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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정말 단순했다. 민지훈은 자기 아버지가 거짓말할 거라고는 한 치의 의심도 한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이게 바로 경험이 적은 젊은 사람의 전형적인 사고방식이었다.

보통 친구로 지내는 거라면 괜찮지만 미래의 반쪽으로 온하랑은 절대 그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녀는 다른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해 줄 흥미 따위는 없었다. 만약 민지훈이 민성주의 아들만 아니라면 그녀는 이미 깔끔하게 선을 그었을 것이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쇼핑센터에 있는 영화관으로 갔다. 아직 영화 상영 시간이 되지 않았다. 민지훈은 방금 산 팝콘을 온하랑에게 건넸다.

“누나, 먼저 저기 앉아서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요.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온하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민지훈은 영화관에서 나와 쇼핑몰의 표지판을 따라 화장실을 찾았다. 쇼핑몰의 화장실은 외진 곳에 있었다. 민지훈은 모퉁이를 돌다가 갑자기 누군가와 부딪혔다.

이윽고 쿵, 소리와 함께 밀크티가 바닥에 떨어지며 그 충격으로 포장이 터져 밀크티가 사방으로 튀었다.

민지훈은 무의식적으로 두 걸음 뒤로 물러나 엎질러진 밀크티를 보다가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하얀 피부에 예쁘장한 얼굴의 젊은 여자였다. 그녀는 바닥에 엎질러진 밀크티를 바라보며 눈가에는 심란한 기색이 비쳤지만 민지훈을 보며 옅게 웃었다.

“괜찮아요. 그냥 밀크티 한 컵일 뿐인데요. 뭐.”

그리고 그녀는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밀크티 컵을 집어 들고 돌아서서 화장실로 걸어갔다.

쇼핑몰의 남녀 화장실은 세면대를 공유했다. 세면대 옆에는 쓰레기통이 있었고 구석에는 사용하지 않은 걸레 몇 개가 놓여 있었다.

민지훈은 여자가 금이 간 밀크티 컵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구석에 있는 대걸레를 가지러 가는 것을 보았다. 이 모습을 본 민지훈은 다가가서 여자의 손에 있는 대걸레를 뺏으려다가 실수로 여자의 손을 잡았다. 그는 재빨리 손을 놓았다. 귀는 서서히 빨개졌다.

“미안해요. 이리 줘요. 제가 닦을게요.”

여자가 말하려는 순간 대걸레를 씻던 청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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