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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민지훈이 ‘우리 아버지’라는 말을 내뱉을 때 온하랑의 심장 박동이 반 박자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새우를 집어 와 천천히 껍질을 벗기고 입에 집어넣었다. 민지훈이 말을 마치자 온하랑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에 넣은 음식을 삼켰다.

“지훈 씨 말을 들어보니 확실히 일부러 노린 것 같네요.”

민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해요. 그 사람이 저한테 주는 느낌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 아버지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온하랑은 민지훈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설령 자재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은 인테리어 회사에 있지 않나요?”

민지훈이 설명했다.

“회사는 종속적인 관계일 뿐이고 자재 문제는 아버지가 책임지거든요.”

온하랑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새우 한 마리를 집어 들고 민지훈의 눈을 올려다보며 입술을 감쳐물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실례지만, 지훈 씨 아버지가 사용하는 인테리어 재료는 정말 문제없어요? 내가 못 믿어서가 아니라 이게 관건이거든요.”

민성주는 유괴범이다. 도덕적이지 않고 법을 어기는 사람이 불합격 재료를 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민지훈의 눈에 민성주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였기 때문에 무조건 그를 신뢰했다.

민성주는 사건을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미 체념했을 테지만 민지훈은 아무것도 모른 채 속고 있는 것 같았다. 민지훈은 단호하게 말했다.

“문제없어요. 우리 아버지는 매우 성실한 분이에요. 오랜 세월 인테리어를 하며 한 번도 이런 일은 없었어요.”

‘매우 성실하다’는 말을 들은 온하랑은 눈을 내리깔았다. 그녀의 눈에는 설핏 비웃음이 비꼈다.

온하랑은 갈비찜을 집어다가 먹으며 말했다.

“혹시 지훈 씨네 가족이 금방 귀국해서 현재 국내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급하게 일을 받다가 재료 공급업체에 속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민지훈은 멈칫하더니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럴 가능성도 있어요.”

온하랑은 뜨거운 물을 한 입 마셨다.

“이러면 어때요. 제가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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