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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김시연이 비틀거리면서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연도진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안경 너머로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넋을 놓았다.

머리 속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그녀는 무슨 조폭 마누라마냥 그를 복도에서 가로막았었다.

“연도진. 나 너 좋아해. 내 남자 친구 해라. 어때?”

지금도 그녀의 성격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는데 호칭은 쓰레기로 변했다.

김시연은 민지훈이 일부러 이슬비의 승부욕을 자극해서 동창회를 열게 만들었다는 걸 알지 못했다. 그는 이슬비가 무조건 도발을 할 것이라 생각했고 김시연이 성격을 참지 못하고 이슬비의 도발에 넘어가서 동창회에 참가할 거란 것도 알았다.

올 때 문 앞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엄청난 정신력으로 겨우 평정을 유지했다.

김시연은 룸 앞에까지 가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룸에 있던 모든 사람이 대화를 멈추고 그녀를 바라봤다.

김시연은 원형 테이블에 사람이 하나도 없고 테이블 근처에도 사람이 안 보이자 이상함을 눈치챘다.

종업원이 이미 테이블을 치웠다고?

온하랑은?

소파에 있던 중년의 남성이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아가씨, 혹시 방 잘못 찾아온 거 아니에요?”

김시연은 말을 한 사람을 바라보면서 어리둥절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언제부터 저렇게 나이 많은 동창이 있었지?

담임이 찾아온 건가?

이주혁은 몸을 일으켜 중년의 남성에게 사과의 뜻을 담아서 웃으면서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데려다주고 올게요. 시연 씨. 나가요.”

중년의 남성은 어느 프로그램의 피디였는데 이주혁은 그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어서 피디를 매니저랑 같이 이번 점심 식사 자리에 초대한 것이었다.

누구도 김시연이 갑자기 쳐들어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가까이 다가서자, 이주혁은 김시연 몸에서 풍기는 짙은 술 냄새를 맡아냈다. 불그스레한 얼굴을 보니 적잖이 많이 마신 듯했다. 어쩐지 조금 어리벙벙해 보였다.

김시연은 고개를 들고 멈칫하더니 눈을 깜박였다.

“이주혁 씨? 어떻게 우리 동창회에 있어요?”

이주혁은 그녀의 팔을 밖으로 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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