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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두 사람이 같이 서 있었다. 모두 다 예뻤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김시연에게 더욱 많이 집중되었다.

생얼을 본다면 두 사람 다 비슷했지만 김시연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니 자기 얼굴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고 그에 맞는 메이크업을 해서 그녀의 분위기를 잘 드러낼 수 있었다.

김시연은 눈을 뜨고 이슬비를 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단톡방에서 그렇게 도발하더니. 내가 오니까 두려운가 봐?”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약간 어색해졌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김시연의 성격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다들 연도진과 이슬비가 사귈 거라고 생각했다.

1등과 2등이니까.

하지만 연도진과 김시연이 사귀다니.

1등과 꼴찌의 만남이다.

과묵한 사람과 시끄러운 사람의 만남이다.

그때 반에는 김시연과 대적할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김시연의 별명 중에는 저승사자도 있었다.

하지만 연도진 앞에서 저승사자는 그저 귀여운 양이 되었다.

이슬비는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너 도진이랑 오랫동안 못 만났지? 도진아, 시연이 여기 있어. 아무리 그래도 사귀었던 사이인데 인사라도 할래?”

연도진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김시연은 보면서 천천히 걸어왔다.

기억 속의 마른 몸은 이제 성숙한 남자의 몸이 되었다. 금테 안경은 과묵한 그의 성격을 더욱 도드라지게 해주는 것 같았다.

김시연은 연도진을 슬쩍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혔다.

안경 너머, 연도진의 눈빛은 많은 뜻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김시연이 차갑게 얘기했다.

“해외에서 안 먹히니까 돌아온 거야?”

연도진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물었다.

“아직도 널 데려갈 남자는 없는 모양이지?”

사람들은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말을 듣고 서로 눈치를 보았다.

이슬비가 갑자기 웃었다.

“시연아, 농담도 참. 도진이는 투자 업계의 신이야. 먹히지 않다니. 헤어진지 오래됐는데 설마 아직도 도진이를 미워하는 거야? 그렇게 속 좁게 굴지 마.”

온하랑이 말했다.

“연도진 씨라고 하셨죠? 장난도 정도껏 하세요. 시연 씨를 짝사랑하는 남자들이 길거리에 넘쳐나요. 데려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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