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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발을 헛디뎌 절벽으로 떨어지는 꿈을 꿈 것이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있었다.

깜깜한 밤, 커튼 사이로 달빛이 비쳐 들어왔다.

‘꿈이었네...’

온하랑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목과 등이 끈적끈적한 것이 너무나도 불쾌했다. 머리마저 땀에 흥건히 젖어있었고, 땀이 증발하면서 으스스 추운 느낌이 들었다.

온하랑은 열을 식히려고 이마에 있던 땀을 닦아내고, 머리를 위로 들어 올려 팔을 이불 밖으로 내놓았다.

그러다 고개돌려 옆을 바라보게 되었다.

달빛이 은은하게 부승민의 완벽한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푹 잠에 빠져들어 있는 모습이었다.

온하랑은 몸을 돌려 눈을 감고 다시 잠을 청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면서 안정을 취하지 못하겠는 것이다.

아무리 자보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자 문득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 왔다.

온하랑은 태동을 느껴보려고 복부에 손을 올려놓았다.

잠도 안 오겠다. 온하랑은 차라리 일어나 청진기를 가져와 심박수를 확인해 보려고 했다.

온하랑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더니 냉큼 청진기를 내려놓고 부승민을 깨웠다.

“오빠, 오빠, 일어나 봐요. 얼른 병원으로 데려다줘요.”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부승민의 목소리는 아직 잠겨있었다.

“응. 왜 그래?”

“방금 심박수를 확인해 보았는데 80회밖에 안 돼요...”

부승민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나 이불째로 온하랑을 안고 밖으로 향했다.

“당황하지 말고 일단 옷부터 입어요.”

며칠 안 지나면 곧 겨울이었기 때문에 밖이 추웠다. 아무리 잠옷이 두껍다고 해도 차가운 밤공기를 이겨낼 수 없었다.

“괜찮아.”

부승민은 차 키를 들고 바로 밖으로 향하려고 했다.

온하랑이 그를 안정시켰다.

“일단 저 좀 내려줘요. 걸을 수 있어요. 엘리베이터 기다리고 있을 테니 신발도 갈아신고 옷부터 챙겨입어요.”

“괜찮아?”

“괜찮아요.”

부승민은 온하랑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온하랑은 이불을 두른 채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을 때, 마침 부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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