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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나도 들어볼래.”

부승민은 청진기를 귀에 꽂고 1분 동안 심박수가 얼마인지 진지하게 세어보기 시작했다.

온하랑은 그의 진지한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숨을 죽이게 되었다.

식사 도중에 부시아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할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키 작고 힘 약한 아이가 키 크고 덩치 큰 아이한테 괴롭힘을 당해 슬프게 우는 모습말이다.

그러다 오후에 어떤 남자가 전화 와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5살짜리 아이가 영양실조가 와서 체격이 3살짜리 아이랑 비슷해요. 매일 밖에서 쓰레기 주워야 했고 저녁 10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가서 밥 먹을 수 있었어요...”

‘걔도 똑같이 괴롭힘을 당해도 가만히 울고만 있지 않을까?’

“하랑아.”

청진기를 벗었을 때 온하랑이 멍을 때리고 있길래 이름을 불렀다.

“하랑아.”

“응? 아까 뭐라고 했어요?”

온하랑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부승민을 쳐다보았다.

“1분 동안 112번 뛰었어.”

부승민은 청진기를 내려놓고 말했다.

“겨우 정상범위이긴 해. 이따 내가 또 확인해 볼게.”

“그래요.”

“무슨 생각 하고 있었어?”

온하랑은 멈칫하더니 이내 어두운 표정으로 머뭇거렸다.

“정말 알고 싶어요?”

“당연하지. 무슨 일이든 나한테 말해. 속에 꾹 참고 있지 말고.”

부승민의 자상한 모습에 온하랑이 피식 웃었다.

“왜 이렇게 자상해요? 제가 걱정되는 거예요. 아니면 배 속에 있는 아이가 걱정되는 거예요?”

“당연히 하랑이가 걱정되어서 그러는 거지.”

“오후에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어떤 남자가...”

온하랑은 그 남자가 했던 말을 똑같이 반복하고는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 사람 말을 듣고 나서 엄청 속상하더라고요. 고생하는 것도 모르고,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 온하랑은 가슴이 아프기만 했다.

부승민은 온하랑을 품에 안고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위로해 주었다.

“하랑아, 자책하지 마.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나중에 데려와서 잘해주면 되지.”

하지만 부승민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말았다.

‘그 남자 목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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