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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설마 이 일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거야? 나한테 숨기려고...’

그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는 동시에 온하랑은 동공이 급격하게 흔들리며 호흡이 가빠졌다.

온하랑은 아이와 친자확인 검사를 하기 전까지 이 일에 대해 시종일관 일말의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누군가가 고의로 꾸며낸 거짓말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부승민이 끼어들었다는 건 이 모든 게 진실이라는 또 다른 증명이기도 했다. 즉 온하랑은 유학 시절 필라시에서 아이를 낳았다.

마지막 한 가닥의 희망은 비로소 산산조각 났다.

부승민이 퇴근하고 돌아오자 도우미 아주머니는 뜨거운 물 한 컵을 건네주며 말했다.

“사모님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요. 검사받고 돌아온 후로 방에서 나오질 않네요. 식사도 잘 못하고요...”

그 말에 부승민은 표정이 일그러졌다.

“알겠습니다.”

어젯밤 온하랑의 행동과 오늘 오전 기어코 홀로 초음파검사를 받겠다는 반응에 부승민은 대충 눈치를 챘다.

‘설마...’

부승민은 노트북을 내려놓고 재빨리 안방으로 달려가 노크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침대 등받이에 기댄 채 멍하니 앉아 있는 온하랑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온하랑은 부승민의 인기척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왔어?”

“응.”

부승민은 자연스레 침대 옆에 앉아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주머니한테서 들었는데 점심을 별로 못 먹었다며? 무슨 일 있어?”

온하랑은 한참 동안 말없이 부승민의 눈을 바라보다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내 노트북은 아직도 수리 중이야?”

부승민은 차분하게 답했다.

“급하게 쓸 일 생겼어? 내가 다시 한번 연락해 볼게.”

“방금 메일 접속하려고 했는데 비밀번호 잘못되었다고 뜨더라.”

온하랑은 말하면서 부승민의 표정을 관찰했다.

그러자 부승민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내가 비밀번호 바꿨어. 메일함에 보통 업무 관련한 기밀 문서들이 있잖아. 괜히 수리 맡겼다가 유출될까 봐 내가 일부러 변경했어.”

참 그럴듯한 변명이다.

“카톡은 친구 추가가 아예 안 되고 통화랑 메시지도 전부 차단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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