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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그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인 부승민이 아니다.

“같이 가자. 마음이 안 놓여서 그래.”

부선월이 어딘가에 숨어서 지켜볼 수 있는 상황에 그녀를 위험을 빠뜨릴 수는 없었다.

부승민의 고집을 꺾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 온하랑도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지만 사진 속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라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누군가의 악의 섞인 장난일 수도 있기에 헛된 생각하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자신의 몸과 뱃속의 아이에 집중해야 할 시기인 만큼 좋은 기분으로 새 생명을 맞이하는 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자기암시를 해도 여전히 헛된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온하랑은 잠을 설쳤다.

다음날 부승민은 양현수에게 연락했다. 운전대를 잡은 양현수의 곁에는 여자 경호원이 앉아 있었고 그들의 뒤를 지키는 차에도 경호원이 가득 배치되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서야 온하랑은 비로소 차에 올랐다.

이 상황이 웃긴지 온하랑은 미소를 머금고 부승민을 바라봤다.

“왜 이렇게 난리야. 누가 보면 황금알을 임신한 줄 알겠어.”

“말이 너무 심하네. 걱정돼서 이러는 거잖아.”

이번 정기검진에는 체중, 혈압, 혈액검사를 제외하고 초음파도 포함되어 있었다.

초음파실 입구에는 경호원이 지키고 있었다.

부승민이 초음파실에 발을 딛은 순간 온하랑이 재빨리 몸을 돌려 손을 가로저었다.

“그만. 넌 밖에서 기다려.”

부승민은 어리둥절했다.

“왜? 난 들어가도 되잖아.”

그동안 검사를 받을 때마다 부승민은 줄곧 온하랑의 곁을 지켰고 가끔 의사가 초음파 화면을 가리키며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었다.

“내가 싫다고 하면 그냥 안 되는 거야.”

온하랑은 그를 힐끗 째려보고선 일부러 진지하게 얘기했다.

“의사 선생님한테 개인적으로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

아무리 진지하게 말한다 한들 부승민의 눈에는 그저 귀여워 보였다. 애교 섞인 목소리에 똘망똘망 반짝이는 두 눈이 더해지자 비밀보다는 생리적인 문제로 의사한테 뭔가를 여쭤보고 싶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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