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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4화

곧이어 부승민의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러니까 잘 들리네. 규칙적인 거 보니 아주 건강하군.”

그렇게 1분 동안 듣다가 청진기를 떼어냈다.

온하랑은 그제야 온몸의 긴장이 풀렸고 막 잠이 들려던 찰나 차가운 청진판이 또다시 느껴졌다.

온하랑은 심장이 마구 뛰었다.

“우리 하랑이 심장 소리 듣고 싶네.”

부승민은 말하면서 청진판을 점점 더 위로 올렸다.

움직임은 매우 부드러웠는데 차가운 느낌이 깃털처럼 몸 곳곳을 어루만지자 예민함이 극에 달한 온하랑은 호흡이 가빠져 긴장한 채로 눈을 질끈 감았다.

청진판은 그녀의 가슴에서 정확히 멈췄다.

“하랑아, 너 지금 심장이 엄청 빠르게 뛰어.”

부승민은 온하랑에게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혼자말하는 것 같았다.

“숨소리가 왜 이렇게 거칠어? 어디 아픈 거 아니야?”

부승민은 청진판을 이리저리 움직였고 그의 가볍고도 부드러운 손길은 마치 간지럼을 태우는듯 온몸이 나른해졌다.

심지어 잘 들리지 않는지 꾹꾹 눌렀다.

그렇게 몇 분 후, 드디어 청진기를 벗었다.

온하랑은 그가 이번에는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이 가지 않아 조마조마한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 위에 무거운 물건이 올려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정말 청진기를 거뒀다는 생각에 온하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이때 또다시 차가운 뭔가가 가슴에 닿았고 안 그래도 잔뜩 예민해진 온하랑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그 느낌은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온하랑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긴장하면서도 내심 기대하는 것 같다.

테이블 위에 청진기가 놓이는 털컥 소리가 또 한 번 들려왔고 이내 뭔가를 삼키는듯한 소리도 들렸다.

부승민이 물을 마시고 있는 게 분명한데 다 알고 있음에도 방심하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예상대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청진판이 아닌 부드럽고 촉촉한 입술과 차가운 뭔가가 느껴졌다.

입술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자 차가운 그 느낌도 같이 옮겨졌는데 몸 곳곳에 촉촉한 흔적이 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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