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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흥, 너한테만 착해서 무슨 소용 있는데? 완전 맛도 못 보는 그림의 떡이 따로 없다고. 아쉽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선을 베풀면서 사는 수밖에.”

김시연은 또 입을 삐죽이고는 연도진을 눈으로 흘겼다.

연도진은 머쓱하게 웃었다.

“고기 맛은 못 봤지만 어젯밤 네 표정으로 봐서는 곁들어진 채소도 먹을 만 해 보이던데?”

“하지만 난 고기를 먹고 싶은걸.”

김시연은 여전히 투덜거리며 완탕 하나를 입에 넣었다.

“... 채소 요리도 종류가 다양해, 고기 요리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네가 한 건 맛이 없어.”

“뭐라고?”

김시연은 코웃음을 쳤다.

“흥, 네가 한 채소 요리는 별로라니까? 어젯밤은 다 연기였다고!”

도발하는 듯한 김시연의 눈빛을 알아챈 연도진은 작게 웃었다.

“연기한 거라고?”

“그래, 내 연기 봐줄 만 하지?”

“좋아, 이따가 그 연기 다시 보여줘.”

이 말을 하는 연도진은 한치 흔들림 없이 너무나 평온했다. 하지만 무서우리만치 차분한 그의 태도에서 오히려 김시연은 직감적으로 위험한 무언가를 느꼈다.

김시연은 눈썹을 들썩였다.

“어림도 없지. 아무리 채소 요리라지만 너무 담백해서 연기할 마음도 사라지는걸? 고기를 대접한다면 모를까.”

“연기하고 싶지 않은 거야, 아니면 애초에 연기가 아니었던 거야?”

“당연히 전자지.”

김시연은 표정의 변화도 없이 입가를 닦고는 포장 용기를 연도진 앞으로 밀었다.

“너 먹어, 난 씻고 자야겠어. 내일도 일찍 촬영장 나가야 하거든.”

씻고 나온 김시연은 잠옷으로 갈아입고 욕실에서 나왔다. 금방 말린 머리를 빗으며 거울 앞에 서서 오른쪽과 왼쪽을 번갈아 가며 이리저리 돌아보았다.

방은 에어컨을 켜놓은 탓에 아주 따뜻했다. 김시연이 입은 잠옷은 얇은 검은색 미니 원피스였다. 흰 어깨에는 얇은 원피스 끈이 걸려있었고 흰 피부와 검은 원피스는 흑백의 선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깊게 파인 넥라인은 얇은 천 아래 가슴을 보일 듯 말 듯하게 했다. 허벅지는 하얗고 길었으며 조금의 군살도 없었다.

김시연은 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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