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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아 그게 고데기였구나! 시연 씨, 내가 고데기랑 면도기도 본 적 없을까 봐 이러는 거야?”

그 면도기는 부승민이 쓰던 것과 똑같은 것으로 표식이 아주 눈에 띄었다.

온하랑은 일부러 실눈을 뜨고는 김시연에게 말했다.

“솔직히 말해봐.”

김시연은 작게 한숨을 쉬고는 어쩔 수 없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나 그럼 다 말할게. 연도진이 불쌍해서라도 하나하나 따지지 못하겠어.”

온하랑은 잔뜩 의아해하며 물었다.

“불쌍하다고? 이게 무슨 소리야?”

“너 연도진이 왜 돌아왔는지 알아?”

“왜 돌아왔는데?”

“쫓겨난 건 아니야. 이엘리아가 집에서 꾀병을 부리면서 부모님 관심과 걱정은 혼자 다 받았거든, 뭐가 어찌 됐든 집에서 애지중지 키운 딸이니까. 그리고는 병이 다 나으니까 마음도 다잡고 회사에 들어가서 배우겠다고 했대. 결국, 연도진네 아버지는 한 치 망설임도 없이 연도진과 함께했던 직원은 물론이고 그동안 맡아온 프로젝트도 모두 이엘리아한테 넘겼어.”

“하!”

온하랑은 기가 찬 듯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연도진 아버지가 그렇게 무능했다고?”

“무능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엘리아 같은 딸을 키울 수 있겠어.”

아무튼, 김시연은 연도진을 제외한 그의 가족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연도진은 그냥 이렇게 뒷전으로 밀려난 거야?”

“모르겠어. 일단 우리 회사로 들어올 거라고 했어, 계약도 이미 했고…. 그다음 일은 때가 되면 다시 생각해볼 계획이야, 지금으로서는 연도진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말이야.”

김시연은 슬며시 화제를 전환했다.

“출산까지 석 달 남았지? 먼저 예약해둬야지, 난 아기의 수양어머니가 돼줄 거야.”

“그래, 일단 사례금부터 내 봐.”

“하하하! 하랑아 임신 힘들지?”

“임신 초기에는 괜찮아 후반부로 갈수록 힘들어. 잘 때도 불편하고 가끔은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려. 근데 관리 잘 해주면 나름 견딜 만해.”

김시연은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로 온하랑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나 아직 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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