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클럽 사장이 너야?”한지훈이 주변을 경계하며 물었다.“나?”여자가 웃으며 말했다.“나를 너무 높게 평가했네. 여긴 일반인이 차릴 수 있는 가게가 아니야.”그 말을 끝으로 2층에서 섬광이 번뜩이더니 가녀린 인영이 밖으로 걸어 나왔다.한지훈은 어둠 속에 있어서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이 여자가 강우연의 차와 고의로 추돌사고를 냈던 여자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내가 간판을 다 뜯어버렸는데 감상이 어때?”한지훈은 한편으로 말을 하면서 술잔에 반사된 빛을 통해 2층으로 통하는 통로를 확인했다.“나쁘지는 않네.”여자가 말했다.“하지만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는 마. 너와 나의 겨룸은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네 딸이 누구 손에 있는지만 생각해 봐도 이제 뭘 해야 하는지 알겠지?”여자는 더 이상 공격성을 감추지 않았다.고운이가 이들에게 잡혀간 게 틀림없었다.한지훈은 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상대가 이 여자처럼 주제파악을 못하는 인간들이었다.그는 갑자기 몸을 공중으로 솟구쳐서 미약한 빛을 따라 2층에 가볍게 착지했다.“악!”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주춤 물러섰다.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어느새 그녀와 한발자국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역시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실력이네. 하지만 네 딸은 우리들 손에 있어. 경거망동하면 네 딸이 위험해질지도 몰라.”여자가 생긋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한지훈은 그제서야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영롱한 곡선을 이루는 몸매와 강우연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이 화려한 외모로 얼마나 많은 남자들을 홀렸을지 가늠도 가지 않았다.한지훈의 시선이 그녀의 손에 닿았다.그녀의 오른손 무명지에 뱀 머리로 포인트를 준 은반지가 끼여 있었다. “역시 뱀이었네.”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여자의 두 눈이 흠칫 떨리더니 말했다.“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등 뒤로 감추었다.“정말 몰라?”한지훈
한지훈은 바닥에 쭈그려 앉아 여자의 무명지에서 은반지를 빼냈다.아까 봤던 반지랑은 조금 다르게, 뱀이 혀를 내밀고 있는 모양이었다.자세히 살펴봤더니 반지 안쪽에 혈월이라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아마 청사파에서 불리는 이름 같았다.한지훈은 반지를 주머니에 넣고 술집을 나와 대문을 닫았다.그리고 부하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와서 무지개 클럽 청소 좀 해줘.”말을 마친 그는 밟고 있는 간판을 내려다보며 한마디 덧붙였다.“적당한 시기에 이 클럽 인수해.”그 말을 끝으로 그는 다시 차에 올랐다.창운동 48번지.한지훈은 길게 심호흡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고운아, 아빠 곧 가니까 조금만 버텨줘.”아침 출근 시간이라서 그런지 거리에 차들이 즐비하며 도로가 막혔다. 빠른 시간 안에 창운동까지 도착하기는 이미 그른 것 같았다.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차에서 내려 창운동이 있는 방향을 향해 뛰었다.얼마 후, 한지훈은 창운동 단지에 도착했다.곳곳에 골목이 있는 작은 단지였다.주변 환경을 둘러보니 달동네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었다.한지훈은 한집 한집 돌아다니며 53번지까지 도착했다.건물 다섯 개만 지나면 48번지였다.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53번지의 지붕으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자세를 숙인 채, 조용히 48번지 옥상으로 진입했다.아이의 울음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이 나쁜 놈들아! 우리 아빠가 와서 너희들 다 혼내줄 거야!”고운이의 목소리였다.“아빠?”남자의 거친 목소리도 같이 들려왔다.“네 아빠 아마 지금쯤 시체가 되었을걸? 그러니까 넌 얌전히 입 다물고 있어! 자꾸 시끄럽게 하면 그 입 찢어버릴 수도 있으니까!”겁에 질린 아이가 훌쩍이며 울기 시작했다.한지훈은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느낌이었다.그가 애지중지 소중히 키운 딸을 이렇게 대하다니!“혈월은 왜 아직도 소식이 없는 거야?”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오전에 이쪽으로 와서 모이기로 하지 않았어? 설마 한지훈 그 놈이랑 놀아난 건 아니겠지?”이어서 남자들의 음흉
남자는 여유만만한 얼굴로 테이블에 놓인 사과를 집어들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오늘이 너희들 제삿날이야.”말을 마친 한지훈은 들고 있던 사과를 창문을 향해 던졌다.커튼이 휘날리며 테이블에 있던 촛불에 닿아 불이 옮겨 붙었다.“너 누구야!”한 사내가 거칠게 고운이의 목덜미를 움켜쥐고는 불 달린 커튼을 노려보며 물었다.불이 났으니 이 공간을 탈출하는 게 급선무였다.지금 당장 불을 끄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낡은 집은 잿더미가 될 것이다.남자의 거친 손이 고운이의 뒷덜미를 꽉 잡고 있었지만 고운이의 눈에는 더 이상 두려움이 없었다.아이는 한지훈만 빤히 바라보았다.한지훈은 아이에게 신호를 보냈다.눈치 빠른 고운이는 끝까지 그에게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다.“나한테 물었어?”한지훈이 앞으로 다가서며 날 선 미소를 지었다.“너희를 염라대왕 곁으로 보내줄 사람.”“너 혼자 왔어?”사내가 경계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당연하지.”한지훈이 피식거리며 말했다.“너희들 상대하는 거 나 혼자로 충분해. 시간낭비 하지 말자고.”그 말을 들은 조폭들이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내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너처럼 주제 파악을 못하는 녀석은 처음이네. 오늘 얘 아빠가 와도 혼자서는 우리 다섯 명을 못 당해! 청사파 다섯 사자 앞에서 이딴 건방진 소리를 지껄인 녀석은 네가 처음이야.”다섯 사자?어딘가 귀에 익은 이름에 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잔인하고 비열하기로 악명이 높은 단체였던 걸로 기억이 났다.하지만 한지훈의 눈에는 그냥 벌레들일 뿐이었다.“그래?”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그럼 청사파 다섯 사자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한번 봐야겠는걸?”말을 마친 그는 점점 불길이 거세지는 커튼 쪽을 힐끗 바라보고 커튼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내에게 달려들었다.쾅!요란한 소리와 함께 상대는 한지훈의 연속된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고작 이거야?”살짝 당황했던 사내가 생각보다 가벼운 공격에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대단한 녀석인
“죽고 싶어? 당장 내 동생 내려줘!”남은 네 명의 건장한 사내가 험악하게 인상을 구기며 고함치더니 등 뒤에 있던 도끼를 들고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한지훈은 인상을 확 찌푸리고는 온몸으로 살기를 뿜어냈다.쾅!그는 다리를 뻗어 잡고 있는 사내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사내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좌측에 있는 벽에 몸을 부딪히며 쓰러졌다.동시에 한지훈은 몸을 뒤로 꺾어서 남자의 도끼 공격을 피했다.분노에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사내가 고함쳤다.“피해? 언제까지 피하나 두고 보자! 죽어!”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내의 도끼가 기둥에 박히며 돌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었다.남자는 한지훈의 급소만 노리고 집요하게 공격했다.하지만 아무리 휘둘러도 한지훈이 요리조리 피해 다니자 점점 화가 치밀었다.한지훈은 미간을 확 찌푸리며 몸 안의 기를 끌어올려 잔상만 남기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사내가 한지훈을 발견했을 때, 그는 이미 사내의 등 뒤에 서 있었다.한지훈은 그대로 주먹을 뻗어 사내의 어깨를 힘껏 내려쳤다.단순해 보이는 공격이었지만 힘이 실린 공격은 단단한 전차도 부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쾅!굉음과 함께 도끼를 든 사내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기둥에 몸을 부딪히며 폐허 속으로 파묻혔다.푸흡!사내는 입에서 피를 토하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조금 전 단 한방의 공격으로 사내의 늑골은 이미 산산이 부서진 상태였다.아마 살아 있더라도 평생 스스로 몸을 가누지도 못할 것이다.한지훈은 담담한 눈빛으로 쓰러진 사내를 힐끗 보고는 나머지 세 명에게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살고 싶으면 배후가 누가 있는지 불어!”남은 세 사람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무식하게 덤비기에는 너무도 강한 상대였다.바닥에 쓰러진 두 사내는 무려 3성 군왕급의 실력자였다.“야, 너무 거만 떨지 마! 오늘 넌 살아서 이곳을 못 나갈 테니까!”“같이 덤비자! 한 명씩 덤볐다가는 승산이 없어!”“그래!”남은 세 명이 동시에 한지훈의 급소를
그 말을 끝으로 한지훈의 손에 들려 있던 오릉군 가시가 사내의 숨통을 끊었다.“둘째 형!”“윤석아!”남은 네 사내는 죽어버린 동료를 보고 분노에 온몸을 떨었다.한지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맨 먼저 공격했던 사내에게 다가갔다.“너는 어떻게 할래?”사내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겁에 질린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고개를 돌리자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버린 둘째 형이 보였다. 결국 그는 눈을 질끈 감고 한지훈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다 말씀드릴 테니 목숨만 살려주십시오….”“김채호 이 멍청한 자식! 지금 고용주를 배신하겠다는 거냐!”“김채호, 네가 그러고도 우리 다섯 사제의 일원이야? 어떻게 고작 저런 놈한테 고개를 숙일 수 있어!”“김채호! 죽어서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한지훈은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놈들 중 한 명의 목을 베어버렸다.털썩하며 그자가 눈을 부릅뜬 채로 목에서 피를 뿜으며 무너졌다.순식간에 현장이 조용해졌다.김채호는 겁에 질려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소리쳤다.“형님! 저는 죽이지 마세요! 말할게요! 저희도 칠사파 상부에서 내린 지시를 받고 움직인 겁니다. 고용주가 누군지는 저희도 진짜 몰라요….”그 말에 한지훈이 인상을 찌푸리며 오릉군 가시를 꽉 잡았다.그 모습에 겁에 질린 김채호가 다급히 소리쳤다.“하지만 저희 두목은 아마 고용주와 아는 사이일 겁니다.”그 말에 한지훈은 입을 다물었다.주변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김채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형님, 저는 이제 살려주실 거죠?”한지훈은 입가에 음산한 미소를 머금었다.“내가 언제 살려준다고 했지?”“뭐라고? 아까는 분명….”조급해진 김채호가 욕설을 퍼부으려는 찰나, 목덜미에서 차가운 느낌이 느껴지더니 울컥하며 무언가가 쏟아져 나왔다.그는 그대로 목을 부여잡고 뒤로 쓰러졌다.한지훈은 남은 두 사람도 순식간에 처리해 버렸다.모든 일을 끝낸 뒤, 그는 이미 체력 저하로 기절한 고운이에게 달려갔다.그리고
청산.오군에서 2백 키로 떨어진 이곳은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편벽한 시골마을이었다. 하지만 주변 풍경이 수려해서 최근에는 관광지로 급부상했다.청산의 여행업이 발달하면서 현지 경제발전을 이끌었다.청산 근처에는 귀금속이나 광물 자원도 풍부해서 일각에서는 광산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그리하여 생겨난 비밀 업체가 있었는데 바로 도박장이었다.주로 광석에 희귀 광물 함유량에 따라 돈을 벌거나 잃는 유형의 도박 방식이었다.수많은 암흑세력들이 도박장에 투자하면서 도박 규모는 점점 커져만 갔다.청사파도 그들 중 한 개의 세력이었다. 그들은 청산에서 가장 큰 암흑 세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청사파는 청산의 4대 광맥 중 두 곳을 점유하고 있었고 무려 5만의 조직원들이 전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었다.그 시각, 청산 근교의 한 산기슭에 위치한 호화 별장.거실에 청사파 핵심 인물들이 앉아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상석에는 체구가 건장한 중년 사내가 앉아 있었는데 그가 바로 청사파의 수장 서청용이었다.서청용은 심기가 굉장히 불편한 얼굴로 부하들에게 질문했다.“오군에 애들 보낸 건 어떻게 잘 해결됐어?”깡마른 체구의 중년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대답했다.“혈월과 다섯 사제를 보냈으니 아무 문제 없을 겁니다.”그제야 서청용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래도 연락해서 자세히 확인해 봐. 고용주가 성질이 급하신 분이라.”“알겠습니다.”말을 마친 사내는 다섯 사제에게 연락을 시도했다.하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중년 사내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무슨 일이야?”서청용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조직의 넷째인 신재훈이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연락을 안 받습니다.”그 말에 서청용이 미간을 확 찌푸렸다.그리고 이때,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조직원으로 보이는 자가 안으로 들어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형님, 밖에 누가 선물을 보내왔던데요?”“선물?”그 말을 들은 서청용이 좌중
시체의 얼굴을 확인한 신재훈은 분노에 치를 떨며 물건을 가져온 부하들에게 물었다.“이거 가져온 놈 지금 어디 있어?”“혀… 형님, 물건만 전해주고 바로 돌아갔습니다.”한 부하가 답했다.“당장 잡아와!”신재훈이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아니야! 그럴 거 없어!”서청용이 굳은 목소리로 말하며 상자를 가리켰다.“산에 가져가서 묻어!”말을 마친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신재훈을 노려보며 물었다.“네가 그렇게 믿던 녀석들이 고작 이 정도야?”신재훈이 다급히 변명했다.“형님, 혈월과 다섯 사제는 저희 조직에서도 상위 그룹에 속하는 애들입니다.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요.”서청용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저쪽에서 시체를 돌려보냈다는 건 분명한 도발이야. 놈을 상대할 대책부터 마련해야 해!”“걱정 마세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신재훈이 공손히 허리를 숙이며 답했다.“깨끗이 처리해! 고용주 쪽에도 우리 답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서청용은 싸늘한 말을 내뱉고는 거실을 나갔다.사람들이 다 떠난 뒤, 신재훈은 음침한 얼굴로 부하에게 명령했다.“당장 일을 벌인 놈이 누군지, 어느 가문인지 알아내! 내 직접 놈을 도륙할 거야!”“네, 형님!”부하가 공손히 대답하고 밖으로 나갔다.처음에 상부에서 지시가 내렸을 때, 신재훈은 딱히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혈월에게 전권을 맡겼다.그런데 이런 일이 생겼으니 그의 불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부하들에게 각자 임무를 나눠준 뒤, 그는 광산으로 향했다.고찰이 끝난 뒤, 그는 광산 업계 사장들과 청산에 있는 유흥업소에서 모임을 가졌다.이 유흥업소 역시 신재훈이 관리하는 업소였는데 청산에서는 남자의 천국이라 불리는 꽤 유명한 업소였다.업소의 VIP룸에는 고급 양주와 아슬아슬한 짧은 옷을 걸친 여자들이 즐비했다.신재훈은 여자들을 옆에 끼고 사장들과 술잔을 들며 고충을 토로했다.“젠장! 오늘은 정말 재수없었어!”“형님, 무슨 일인데 안색이 이리도 안 좋으신 겁니까?”몸집이 비대한 한 광산업계
그 말에 룸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사람들은 긴장한 얼굴로 입구를 바라봤다.그곳에는 뒷짐을 지고 싸늘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는 한지훈이 있었다.사람들은 진한 살기에 저도 모르게 가쁜 숨을 내쉬었다.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신재훈이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고함쳤다.“넌 또 누구야? 여기가 어디라고 허락도 안 받고 들어와? 죽고 싶어?”곧이어 정신을 차린 다른 사람들도 한지훈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야, 너 누구야? 여기가 어딘 줄 알아? 죽자고 작정했어?”“경비는 어디서 뭐 하는 거야? 당장 저 놈을 내쫓지 않고!”“아주 간덩이가 부은 녀석이네!”사람들의 협박과 욕설에도 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안으로 들어와 그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앉았다. 그리고 품에서 담배를 꺼내더니 입에 물고 태연하게 연기를 흡입하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본 신재훈은 분을 참지 못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야! 너 죽고 싶어?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 테니 당장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빌어! 안 그러면 네 가족들까지 다 죽여버릴 거니까!”한지훈은 피식거리며 신재훈에게 말했다.“청사파의 넷째 신재훈이라고 했나?”“그래! 알면 당장 살려달라고 빌어! 나한테 무례를 저지른 놈치고 살아 남은 놈은 한 명도 없었으니까!”신재훈이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옆에 있던 광산 업계 사장들도 비웃음 가득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봤다.그들의 입장에서는 허락도 없이 들어와서 신재훈을 자극하는 한지훈이 가소롭기만 했다.한지훈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날 건드린 놈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려줄까?”그 말에 사람들이 박장대소하기 시작했다.누군가가 청산파의 신재훈 앞에서 이토록 당당히 허세를 부린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야! 너 혹시 망상증 있어?”“여기 청산이야! 청사파의 세상이라고!”“네 앞에 있는 사람이 청사파의 수장 중 한 명인 신재훈 형님이야! 청용 형님의 심복이자 청사파의 2인자인 분이란 말이야!”신재훈마저 기가 차서 웃음이 나왔다.“네가 무슨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