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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이 클럽 사장이 너야?”

한지훈이 주변을 경계하며 물었다.

“나?”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나를 너무 높게 평가했네. 여긴 일반인이 차릴 수 있는 가게가 아니야.”

그 말을 끝으로 2층에서 섬광이 번뜩이더니 가녀린 인영이 밖으로 걸어 나왔다.

한지훈은 어둠 속에 있어서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이 여자가 강우연의 차와 고의로 추돌사고를 냈던 여자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간판을 다 뜯어버렸는데 감상이 어때?”

한지훈은 한편으로 말을 하면서 술잔에 반사된 빛을 통해 2층으로 통하는 통로를 확인했다.

“나쁘지는 않네.”

여자가 말했다.

“하지만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는 마. 너와 나의 겨룸은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네 딸이 누구 손에 있는지만 생각해 봐도 이제 뭘 해야 하는지 알겠지?”

여자는 더 이상 공격성을 감추지 않았다.

고운이가 이들에게 잡혀간 게 틀림없었다.

한지훈은 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상대가 이 여자처럼 주제파악을 못하는 인간들이었다.

그는 갑자기 몸을 공중으로 솟구쳐서 미약한 빛을 따라 2층에 가볍게 착지했다.

“악!”

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주춤 물러섰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어느새 그녀와 한발자국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

“역시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실력이네. 하지만 네 딸은 우리들 손에 있어. 경거망동하면 네 딸이 위험해질지도 몰라.”

여자가 생긋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한지훈은 그제서야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영롱한 곡선을 이루는 몸매와 강우연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이 화려한 외모로 얼마나 많은 남자들을 홀렸을지 가늠도 가지 않았다.

한지훈의 시선이 그녀의 손에 닿았다.

그녀의 오른손 무명지에 뱀 머리로 포인트를 준 은반지가 끼여 있었다.

“역시 뱀이었네.”

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

여자의 두 눈이 흠칫 떨리더니 말했다.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

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등 뒤로 감추었다.

“정말 몰라?”

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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