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뒷짐을 지며 말했다.“내 말 명심해! 풍운각 삼형제는 강북에서 벌어지는 일에 나서지 마!”박삼수는 멀어지는 두 사람을 노려보며 입에서 피를 뿜었다.너무 강해서 실력이 가늠도 가지 않는 상대였다.게다가 아까 그를 상대할 때는 전력을 다하지도 않은 게 느껴졌다.강북에 언제 저런 강자가 나타난 거지?박삼수는 싸늘한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진 길천호에게 다가가서 상황을 살폈다. 다행히 죽지는 않고 일시적으로 신경이 마비된 상태였다.그는 부하를 시켜 길천호를 집으로 돌려보내며 오늘부터 풍운각은 영업을 중단하고 강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끼지 않겠다는 전갈을 보냈다.그렇게 풍운각은 문을 닫았다.박삼수는 신속히 뒷마당으로 와서 지하통로를 걷다가 지하실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내공을 수련 중인 큰형과 둘째 형이 있었다.“형님들, 풍운각 문 닫았어요.”박삼수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박일수와 박이수가 눈을 뜨더니 싸늘한 표정으로 동생을 노려보며 물었다.“이유가 뭐야?”“한 절세 고수가 찾아와서 나를 한방에 날려버렸어요. 그리고 강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손을 떼라고 경고하고 가더군요.”박삼수가 말했다.“한방에 너를 쓰러뜨렸다고?”박이수도 경악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너는 2성 현급 전신의 실력을 갖추고 있잖아. 그런 너를 한방에 쓰러뜨렸다면 최소 삼성지급 전신이란 소리야!”“아니에요! 그 사람에게서 큰형보다 더 무서운 기운을 느꼈어요. 아마….”박삼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끝을 흐렸다.“아마 뭐?”체구가 건장한 박일수가 담담히 물었다.“아마 큰형을 초월한 것 같아요. 적어도 내 생각은 그래요!”박삼수가 말했다.그 말에 박일수의 두 눈이 섬뜩하게 빛났다.“확실해?”“확실해요!”지하실에 정적이 찾아왔다.한참이 지난 뒤, 박일수가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문을 닫고 조용히 지내는 게 맞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 게 세상의 이치지. 지존급 실력자가 강북에 나타났다니. 강북의 구도가 이제 변하겠군.”
길종문은 얼른 자리에 앉아 입을 열었다.“원 선생, 사절에서 갑자기 배신때렸습니다. 우리 길씨 가문 여러 곳에서 행패까지 부렸습니다.”“이미 예상했던 일입니다.”원지용은 덤덤하게 웃으며 덧붙였다.“어젯밤 봉미산과 맞짱 뜬 사람이 있는데, 한방에 해룡을 이겼다고 합니다.”“네?”순간 길종문은 모든 걸 깨닫게 되었다.“누군가가 뒤에서 모든 걸 판을 두고 있는 겁니까?”원지용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렇습니다.”이에 길종문은 순간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화가 잔뜩 난 모습으로 난간을 탁 치며 말했다.“제길! 도대체 우리 가문을 겨냥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야!”“혹시 다른 5대 명문 대가에서 한 짓이 아닐까요? 아니면 심천하가 꾸민 짓일까요?”원지용은 웃으며 답했다.“둘 다 아닙니다.”“둘 다 아니라고요? 그럼, 그 배후가 도대체 누굽니까?”발끈거리는 길종문을 보며 원지용은 고개를 저었다.“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배치를 보면 매우 신중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손을 쓰는 순서를 보아하니 아마 우리 원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네? 원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다고요?”원지용의 말에 길종문은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누구일까?’‘어떤 미친 X이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걸까? 원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다니, 미친 거 아니야?’원지용은 웃으며 말했다.“원씨 가문은 지금껏 성장해 오면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샀습니다. 그러니 이상한 것도 아닙니다. 길종문 씨는 해야 할 일이나 책임지고 잘하면 됩니다. 오늘 저녁 파티는 잘 준비했어요?”“네, 모든 준비 다 끝마쳤습니다.”“그래요.”원지용은 이내 웃으며 말했다.저녁 7시경.강북 H시의 큰 호텔에서 호족 이브닝 파티가 열리고 있다.무릇 H시에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은 모두 이 파티에 초대되었다.호텔 전체에 불빛이 휘황찬란하고 문 앞에는 수백 미터나 되는 레드카펫까지 준비되어 있으며 호화롭기 그지없는 차들이 연달아 도착했다.파티 현장에는 사람
원지용의 간단한 인사말은 몇 마디로 끝을 맺었다.무대에서 내려온 원지용은 길종문 등 사람들과 뒤쪽에 있는 개인 회의실로 향했다.이에 초대된 사람은 강북 H시의 5대 명문대가의 가주와 갑부 심천하까지 있었다.개인 회의실에서 사람들은 테이블을 에워싸고 앉았다.5대 명문 세가의 가주, 길종문, 길천호 그리고 심천하 등이 함께 하고 있었고, 회의실 분위기는 다소 무거워 보였다.지금 이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강북 H시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거물들이다.6대 명문대가의 가주와 심천하는 지금 저마다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침묵을 깨고 덤덤하게 웃으며 심천하가 입을 열었다.“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나누게 될 대화는 절대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됩니다. 강북 미래의 발전 구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모두 비밀을 지켜줬으면 하는 회의입니다. 하여 지금 가지고 계신 휴대폰과 같은 모든 통신 전자 제품을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경호원들도 잠시 자리를 내주시면 좋겠습니다.”그 말에 다른 5대 명문대가 가주와 심천하는 얼굴이 어두워지면서 의문투성이였다.최씨 가문 가주인 최강민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길종문 씨, 혹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고 족치려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휴대폰도 제출하고 경호원까지 쫓아내고 말이에요. 다른 마음을 품고 우리를 이곳에 가두는 거라면, 강북 전체를 길씨 가문에서 앗아가지 않겠어요?”“맞습니다! 길종문 씨, 우리는 절대 휴대폰을 제출할 수 없습니다. 만약 말로 하고 싶으시면 말로 하세요. 이렇게까지 뜸 들이며 신비롭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그냥 하시면 됩니다. 우린 모두 입이 무거운 사람들입니다.”지금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온씨 가문과 정씨 가문의 가주이다. 두 사람 모두 표정이 차갑기 그지없다.말하는 사이에 길종문의 두 눈에는 차가운 빛이 번쩍이었고 겨우 웃음을 자아내며 덧붙였다.“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여러분을 위해서입니다. 오늘 이 회의
그 말에 이미 몸을 일으킨 세 가주는 서로 마주 보더니 다시 자리에 앉았다.“좋습니다. 원 선생 말만 믿고 한 번 앉아 들어보겠습니다.”지금껏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당씨 가문, 오씨 가문 그리고 심천하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서로 눈짓을 보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들어와 그들의 휴대폰과 같은 통신 장비를 모조리 가지고 나갔다.이와 동시에 가주들의 경호원들도 회의실에서 나갔다.그렇게 커다란 회의실에는 딱 9명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모든 전제 조건이 갖춰지자, 원지용은 웃으며 운을 떼기 시작했다.“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이번 밀담은 해외에서 돌아온 어드벤처러 백 선생에 관해서입니다. 다들 강북 H시에서 명성이 자자한 분들이신데, 백 선생에 대해서 들은 바가 많을 것으로 믿습니다. 백 선생은 헤아릴 수 없는 자본과 해외 인맥을 지니고 계신 분입니다. 이번 500억 달러 투자에 대해서 우리 원씨 가문도 발을 들여놓으려고 합니다. 이는 우리 원씨 가문 어르신들의 뜻이기도 합니다.”“혹시 이에 이의를 제기하실 분 계십니까?”원지용의 질문에 회의실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그러자 길종문이 먼저 나서서 적막을 깨뜨렸다.“우리 6대 명문 세가는 이에 아무런 의의도 없습니다. 원씨 가문에 의지한다면 그 외국 상인과 더욱 순조롭게 합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다른 5대 명문 세가 가주와 심천하도 반대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원지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그럼, 모두 같은 마음인 걸로 알고 진행하겠습니다. 이번 백 선생과의 합작에서 원씨 가문은 길씨 가문에서 대표자로 나서서 합작을 이어 나갔으면 합니다.”순간 다른 5대 명문 세가 가주들은 반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말도 안 됩니다. 길씨 가문에서 대표로 나가는 이유가 뭡니까?”“그러게, 말입니다. 우리는 왜 안 되는 겁니까?”“허허, 이제야 알겠네요. 오늘 이 회의는 길씨 가문이 주인공인 거죠?”길씨 가문을 제외한 다른 가문의 가주들은 어두운 얼굴로 차갑게 웃으며 비아냥거렸다
”원 선생! 강제로 합작하게 만들고 있는 거잖아요!”“길종문 씨 당신도 강북 H시의 명문 세가 가주입니다. 좀 나서서 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5대 명문 세가 가주들은 제대로 노여움이 터져버렸다.원지용의 일 처리 스타일에 제대로 화가 훨훨 타올랐다.노여워하는 그들과 달리 길종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만 저는 원 선생의 의견에 적극 찬성합니다. 여러분도 원씨 가문과 맞서지 않은 것이 좋을 겁니다. 아니면 앞으로 강북 H시에는 온씨 가문, 정씨 가문, 최씨 가문, 오씨 가문 그리고 마지막 당씨 가문까지 모조리 사라질지도 모릅니다.”말을 마치고 길종문은 득의양양한 모습을 드러냈다.옆에 있는 길천호도 그와 마찬가지로 얼굴에 거만한 빛이 가득 그려져 있다.원씨 가문은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빽”이다.그러므로 원씨 가문의 뜻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자연히 따르는 것이다.길종문의 말에 5대 명문 세가 가주들은 점점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오씨 가문 가주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심천하에게 물었다.“심천하 씨, 뭐라고 말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심천하는 어두운 얼굴로 잠시 생각하더니 웃으며 입을 열었다.“이번 이익 분배에 관해서 저 심천하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것 같습니다만.”그 말을 듣고 사람들은 그제야 문득 정신이 드는 듯했다.원지용의 이익 분배에는 심천하의 몫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그들은 일제히 원지용을 바라보았는데, 원지용은 덤덤하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죄송합니다만 이번 이익 분배에는 심천하 씨 몫이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 원씨 가문을 위해 심천하 씨께서 무언가를 해주신다면, 어르신들께 얘기는 해드릴 수 있습니다. 이번 일에 심천하 씨도 함께할 수 있게끔 얘기해 볼 수 있습니다.”그러자 심천하는 웃으며 되물었다.“그 무엇인가가 정녕 무엇인지 알려 주실 수 있습니까?”“심천하 씨의 자본 절반을 우리 원씨 가문에 이바지해 주시면 됩니다.”원지용은 덤덤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회
길종문과 길천호 외의 다른 5대 명문 세가 가주는 저마다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왜냐하면 그들은 문득 뭔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그것은 바로 길종문이 강북 6대 명문 세가를 배신하고 원씨 가문의 앞잡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이는 그들에게 있어서 좋은 일이 아니다.회의가 끝나고 다들 뿔뿔이 흩어지려고 했는데, 갑자기 심천하가 입을 열었다.“잠시만요. 원 선생께서 밤새도록 얘기를 하셨는데, 저도 제 뒤에 있는 분을 모셔 와서 얘기 좀 더 나눠야 하지 않을까요?”그 말에 회의실은 또 한 번 적막이 내려앉았다.‘그분이 오신다고?’다들 심천하 뒤에 있는 보스가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순간 서로 눈을 마주쳤는데, 예외 없이 두 눈에는 놀라운 빛이 가득하다.원지용도 처음에는 놀랬으나 웃으며 말했다.“제법 흥미롭네요. 솔직히 저도 한번 뵙고 싶었습니다.”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심천하는 문 앞으로 다가가 직접 문을 당겼다.그러자 사람들의 시선 속으로 두 줄기의 그림자가 나타났다.한지훈과 용린은 지금 걸음을 내디디며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회의실 문을 넘어 들어올 때, 한지훈은 덤덤하게 심천하의 어깨를 토닥거렸다.그리고 그대로 심천하가 앉았던 자리로 가서 바로 앉았다.6대 명문 세가 가주 그리고 원지용까지 눈살을 찌푸리며 갑자기 들어와서 두말없이 앉아 있는 한지훈을 보고 있다.“외람되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원지용이 먼저 입을 열었다.이에 한지훈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백.”그의 답에 다들 순간 멍해졌지만, 원지용은 웃으며 이어 물었다.“백 선생, 안녕하세요. 심천하 씨 말을 들어보니, 백 선생이 뒤에 있는 보스라고 하는 것 같던데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이렇게 직접 걸음까지 옮겨주신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원지용은 덧붙여 물었다.“네? 저에게 묻고 있는 겁니까?”한지훈은 그의 말에 되물었다.원지용은 순간 멍해지면서 어리둥절해졌다.“백 선생이 하신 말씀은 무슨
한지훈의 말에 원지용은 그만 입이 꾹 다물어졌다.단번에 500억 달러를 내놓을 수 있다는 실력이면 충분하다.게다가 주어진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서 백 선생의 자본은 무려 5000억에 달한다고 한다.이러한 경제적 실력을 그 어떠한 말로 형언해도 무색할 것만 같다.“백 선생님, 유머러스한 모습도 있네요.”원지용은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이윽고 한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뭇사람들에게 뒷모습만 남겨준 채 성큼성큼 떠났다.이에 다른 5대 명문 세가의 가주들도 뒤따라 나가면서 한지훈의 발걸음을 쫓아가려고 했다.회의실 안에 남겨진 원지용의 안색은 어둡기 그지없고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져 있다.원지용은 아직도 백 선생의 정체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백 선생이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원지용의 계획도 원씨 가문의 계획도 엉망진창이 되었기 때문이다.심천하 뒤에 있는 보스가 해외에서 온 어드벤처러 백 선생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백 선생의 500억 달러 투자에 대해서 배분하고 있었다.원지용과 마찬가지로 얼굴이 어두운 길종문은 얼른 다가와 입을 열었다.“원 선생, 우리 이제 어떻게 합니까? 심천하 뒤에 있는 보스가 백 선생일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근데 이제 생각해 보니 그때 공항에서 심천하 반응이 왜 그렇게 심상치 않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원지용의 두 눈에는 차가운 빛이 번쩍이고 있다.“일단은 원씨 가문의 어르신들께 얘기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말을 마치고 원지용은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는 비할 데 없이 공손한 모습을 보였다.“태민 어르신, 저 원지용입니다.”그러자 수화기 너머 5, 60세로 들리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래, 지용아. 근데 이 늦은 시간에 전화까지 하고 무슨 일이냐?””다름이 아니라 제가 지금 강북에 있는데, 계획과 달리 흘러가고 있습니다.”“그래? 뭐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데?
적지 않은 사람은 심씨 가문으로 찾아가 백 선생의 행방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었다.하지만 심천하는 그 누구도 만나지 않고 모조리 돌려보냈다.원지용도 백 선생이 당분간 강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 원씨 가문과 다시 연락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았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한편, 한지훈은 이미 S시로 돌아왔다.며칠 동안 고운이와 강우연을 보지 못한 바람에 그리움이 배로 늘어갔었다.강우연도 요 며칠 동안 위슬린과의 합작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회사도 이젠 길이 제대로 펴졌고 점점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사람까지 더 많이 모집하고 있다.S시로 돌아온 그날 밤, 강우연은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 한지훈을 보고 감격에 겨워 달려가 뒤에서 꼭 안았다.“여보, 며칠 동안 어디에 갔던 거예요? 나도 고운이도 여보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잖아요.”이에 한지훈은 웃음이 멈지 않았다.“일이 생기서 어디 좀 다녀왔어. 얼른 고운이 불러, 같이 밥 먹자.””네.”강우연은 발꿈치를 들고 한지훈이 만든 갈비찜을 몰래 먹고는 위층으로 올라가서 고운이를 데리고 내려왔다.그렇게 일가족은 간만에 다정하게 모여 앉아 식사 시간을 가졌다.“참, 회사는 어때?”한지훈이 묻자, 강우연은 숨을 내쉬며 답했다.“다 괜찮은데, 일이 너무 많아서 혼자서 좀 힘들어요.””새 직원들 좀 들여. 넌 직원이 아니라 네 회사 사장이야. 직원들 관리할 줄도 알아야 하고 그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능력도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해.”이에 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안 그래도 모집하고 있어요.”말을 마치고 강우연은 문득 무엇인가 떠오른 듯했다.“참, 지훈 씨 떠나고 나서 편지 몇 통을 받았어요. 모두 지훈 씨 앞으로 온 편지였어요.”강우연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텔레비전 밑에 있는 수랍장에서 편지 세 통을 꺼내 건네주었다.건네받은 한지훈은 편지를 보았는데, 위에는 주소도 발신자도 아무것도 없었다.하지만 왼쪽 밑부분에 금색 작은 용머리의 마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