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무능력해서 가문에서 쫓겨난 주제에 무슨 수로 위기를 해결하겠어? 계속 버티고 있어봐야 웃음거리만 될 뿐이지!""회장님, 지금 당장 강우연을 민학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합니다!"사람들은 너도나도 일어서서 강우연을 물어뜯었다.강우연 역시 긴장되고 두려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그녀는 계속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며 한지훈이 빨리 도착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가자 그녀는 점차 희망을 잃어갔다.‘지훈 씨가 나한테 거짓말한 걸까?’서경희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게 내가 진작 뭐라고 했어? 한지훈 그 자식은 믿을 게 못 된다니까? 내 말을 그렇게 안 듣더니! 이제 어떡할 거야? 그 자식은 나타나지도 않고 너만 여기서 사람들한테 비난 받고 있으니… 당장 그 자식이랑 이혼해. 내가 제대로 된 혼처 알아봐 줄 테니까."강신도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누나, 그냥 포기하고 둘이 짐 싸서 나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사람들의 압박에 강우연은 눈물을 머금고 울먹이며 그들에게 사정했다."저는 지훈 씨 믿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잠자코 듣고 있던 강준상이 버럭 화를 냈다."그만! 지금부터 민학 프로젝트는 희연이가 담당한다. 희연아, 지체할 시간 없어. 무슨 수를 써서든 공급업체 다섯 곳을 찾아서 계약해."그 말을 들은 강희연은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미리 준비한 계약서를 내밀었다."이럴 줄 알고 제가 미리 준비했죠. 할아버지, 이것 좀 보세요."강준상은 흐뭇한 표정으로 계약서를 확인하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주 좋아!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다른 임원들도 아부 섞인 웃음을 지으며 맞장구를 쳤다."정말 잘됐네요! 희연이가 그룹을 살렸어요!""희연이가 업무 능력이 워낙 출중하긴 했죠. 실력도 없으면서 버티고 있는 누구보다는 훨씬 낫네요!""주제를 알면 진작 회사를 떠났어야지! 월급만 축내는 밥통도 아니고!"회의실에는
강준상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소리쳤다."빨리! 빨리 마중을 나가야지!"강가의 친인척들과 고위 임원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런데 바깥에서 어지러운 발소리가 들리더니 근엄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5인의 거장이 각자 비서를 거느리고 회의실에 들어섰다.회의실에는 고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S시의 원자재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거물들이었다.자산만 다 합치면 10조를 훨씬 넘었고 강운그룹 같은 중소기업은 열 개도 더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강대한 부와 권력의 소유자, 강운그룹 회장마저 긴장하게 만드는 거물들이었다.더욱 그들을 긴장하게 만든 건 이들의 배후에 있는 이안그룹의 이 회장이었다. S시에서도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한 거물!이 다섯 명의 거장 역시 이한승을 등에 업고 지금의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어떻게 다섯 분이 이 누추한 곳으로 함께 오셨습니까? 미리 알지 못해서 마중 나가지 못한 점 사죄드립니다."강준상은 당장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로 고개를 바짝 숙였다. 그런 그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나머지 사람들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공손히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아부 섞인 웃음을 지었다.필두에 선 영진그룹 방 회장은 이들 중에서도 같은 업계 탑으로 꼽히는 재력가였다.그는 싸늘한 시선으로 강준상을 힐끗 보고는 입을 열었다."강 회장님,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인사치레는 사양하겠습니다. 강운그룹에 강우연 씨가 누구시죠?"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강준상은 물론이고 현장에 있던 모두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구석에서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 강우연에게 시선을 돌렸다. 강우연 역시 심장이 철렁해서 자신이 혹시 거장들에게 실수한 거라도 있는지 기억을 되짚어 보고 있었다."강우연, 부르잖아!"강희연은 강우연이 저들의 눈밖에 난 것이 분명하다고 고소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불렀다.강우연이 잔뜩 긴장한 표정을 하고 앞으로 나섰다.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방 회장은 곧장 다가가서 지극히 공
“설마 한지훈이?”회의실 여기저기서 술렁이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강준상 역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강우연에게 다가가 계약서를 빼앗아 들었다.“장하다, 장해! 이 다섯 업체가 우리 강운그룹에 원자재를 납품해 준다면 우리도 S시에서 한자리 당당히 차지할 수 있겠어! 수고했어, 우연아!”강우연은 여전히 넋이 나간 상태였다. 그러다가 어제 한지훈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설마 저 사람들이 그의 지인이란 말인가?하지만 나이로 따지면 아까 회장님들은 한지훈의 아버지뻘이었다.도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지?서경희도 달려와서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버님, 약속 지키셔야죠? 우리 우연이가 납품 업체랑 계약까지 따냈으니 총 책임자는 여전히 우리 우연이한테 맡겨야죠.”강준상도 감동을 금치 못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 우연아, 열심히 해봐. 할아버지는 널 믿는다!”반면 강희연 일가는 똥 씹은 표정이 되었다.성공이 눈앞에 있었는데 갑자기 납품 업체가 제 발로 찾아올 줄은 몰랐다.“망할 한지훈,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분통이 터진 강희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떠받드는 사람들을 노려보았다.강우연은 겸손한 자세로 더 노력하겠다고 사람들에게 말했다.한편, 강운그룹을 나선 다섯 회장님들은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한지훈에게 곧장 다가갔다.그들은 한지훈의 뒤에서 공손한 자세로 서 있는 이한승을 보고 다급히 고개를 숙였다.S시의 재벌 1위가 젊은 청년 앞에서 고개를 조아리고 있다니! 이 청년이 무슨 신분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비범한 인물인 건 확실했다.“이 회장님, 말씀하신 대로 처리했습니다.”방 회장이 말했다.이한승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인 뒤, 한지훈에게 말했다.“한 선생님이 원하신 대로 다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한지훈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고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잘하셨어요.”말을 마친 그는 다섯 회장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자리를 떠나 버렸다.“이 회장님, 저분은 누굽니까?”궁금증을
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예전에 우리 가문과 친하게 지내던 선배님들이야. 예전의 친분을 봐서 내 부탁을 들어주신 거지.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해봐. 잘될 거야.”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 지훈 씨.”한지훈은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우리 사이에 감사는 무슨. 삼계탕 다 끓은 것 같아. 가서 보고 올게.”잠시 후, 한지훈은 향긋한 냄새가 풍기는 삼계탕을 식탁에 대령했다.“자, 밥 먹자.”고운이는 의자에 앉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삼계탕을 바라보며 말했다.“엄마, 고운이도 아빠가 해준 삼계탕 먹고 싶어.”강우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살코기만 골라내서 고운이의 그릇에 담아주었다. 그렇게 일가족은 오붓한 분위기 속에서 수저를 들었다.식사 중, 강우연이 잠시 수저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오후에는 공장에 다녀와야겠어요. 파괴된 장비가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 보고 필요한 부품들도 구매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폭행당한 직원들 문안도 다녀와야겠어요. 고운이 좀 부탁해요.”말을 마친 그녀는 다시 숟가락을 들고 쑥스럽게 웃었다.한지훈은 커다란 닭다리 하나를 뜯어 그녀의 접시에 놓아주며 말했다.“내가 같이 가줄게.”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눈을 반짝 빛냈다. 사실은 같이 가자고 말하고 싶었다. 그와 같이 다니면 어딘가 안정감이 들었다.“그럼 고운이는 어쩌죠?”강우연의 질문에 한지훈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용일이 부르면 되지.”“고운아, 오후에는 용일 삼촌이랑 잠시 놀고 있을래?”그는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물었다.“좋아! 고운이는 용일 삼촌이 너무 좋아!”한고운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그날 오후, 용일은 약속한 시간에 저택으로 와서 아이를 데리고 놀이공원으로 향했다.한지훈은 강우연과 함께 공장으로 갔다.난동사건으로 운영이 중단된 공장 상태는 처참했다.공장 직원들도 무서워서 도망간 인원이 태반이었다.강우연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공장 상
건장한 체구를 가진 대머리가 입에 담배를 물고 부하들 틈을 비집고 앞으로 나왔다.그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더니 누런 금니를 드러내며 야비한 미소를 지었다."왕 공장장, 어제 그렇게 경고했는데 왜 그렇게 사람 말을 못 알아들어? 지금 저 오합지졸들을 데리고 우리랑 한판 붙겠다는 거야?"강우연은 왕재석을 제치고 앞으로 나가서 웃으며 물었다."안녕하세요, 강우연입니다. 저는 본사 직원인데 이번에 공장 재건을 담당했습니다. 얼마면 조용히 물러나 주실 수 있을까요?"순진한 강우연은 그들에게 적당한 돈만 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대머리는 미모의 여인을 보자 홀린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오전 회의 때문에 각별히 메이크업에 신경 써서인지 강우연의 미모는 오늘따라 더 눈부셨다."이름을 들어보니 강씨 가문인가? 강가에 이런 미인이 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는데. 예쁜이, 오늘 오빠랑 나가서 술 한잔할래?"대머리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강우연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순간 겁에 질린 강우연이 뒤로 뒷걸음질쳤다.그 순간!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대머리의 손이 허공에서 한지훈에게 잡혔다."내 마누라야.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한지훈은 살기등등한 기세로 앞으로 나서며 대머리의 손목을 꺾어버렸다.감히 누구를 희롱해!대머리는 골절된 손목을 잡고 흉악한 목소리로 소리질렀다."이놈이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다 같이 덤벼! 저 여자만 제외하고 한 놈도 살려두지 마!"강우연은 홀로 수십 명을 상대하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겁에 질려 소리질렀다."지훈 씨, 빨리 피해요!"하지만 한지훈은 태연하게 대답했다."그래 봐야 동네 양아치야. 내가 혼자 해결할 수 있어!"말을 마친 그는 가공할 속도로 달려나가 발차기를 날렸다. 순식간에 한놈이 중심을 잃더니 뒤에 있는 네댓 명의 장정들과 같이 멀리 튕겨져 나갔다.그 뒤로는 일방적인 전투가 진행되었다. 눈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홀로 가볍게 놈들을 제압해 버렸다.난봉꾼들은 저마다 바닥을
그 말을 들은 왕재석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장해성이라는 인간을 잘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 일대에서 오성파는 무법자로 통해요. 슬하에 무려 백 명이 넘는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고 예전에 사건을 저질러서 감옥에 갔다가 석방됐다고 하는데 조폭 세계에서는 굉장히 발이 넓은 자입니다. 근처 공장들을 돌아다니며 보호비를 받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해요. 오늘 남편분께서 팔을 부러뜨린 그놈은 장해성의 직속 부하예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더 늦기 전에 강 부장님이랑 어서 돌아가세요. 두 분이 여기 없으면 장해성도 우리한테 뭐라고 하지는 못할 겁니다."옆에서 듣고 있던 강우연이 말했다."공장장님, 저희는 돌아갈 수 없어요. 어차피 일은 이미 발생했고 사건의 발단은 저 때문에 생겼으니 제가 책임지고 해결하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뒤돌아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지훈 씨는 일단 좀 피해 있어요. 난 여자니까 놈들도 나한테 뭐라고 하지 못할 거예요. 안 되면 신고해야죠, 뭐."한지훈은 피식 웃고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신고로 해결될 문제였으면 놈들이 이렇게 대놓고 설치지는 않았을 거야. 사람을 때린 건 나이니 내가 남을게. 당신은 공장님이랑 여기 정리 좀 부탁해.""그렇지만…."강우연은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지만 한지훈은 급기야 그녀의 등을 떠밀었다.그녀가 떠나자 한지훈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핸드폰을 꺼내 송호문에게 전화를 걸었다."송 청장님, S시 치안관리가 이 정도로 실망스러울 줄은 몰랐네요!"그 시각 송호문은 S시 각 관할 경찰서 서장들, 강력계 팀장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다.그들은 한자리에 모여 어떻게 하면 S시의 치안 수비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맨 앞에서 브리핑을 듣고 있던 송호문이 당황한 말투로 한지훈에게 물었다."한 선생님,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요.""강운그룹 산하의 공장이 조폭 조직의 습격을 받았어요! 두목이 장해성이라고 하더군
"송 청장님,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나신 겁니까? 아까 전화 온 분은 누구신데요?"간이 배 밖으로 나온 인원 중 한 명이 용기를 내서 물었다.송호문은 싸늘한 시선으로 상대를 쏘아보며 말했다."내가 화를 내? 아니, 난 화난 게 아니야! 두려운 거라고! 그분 앞에서는 이 송호문이도 벌벌 떠는 개미에 불과하다고! 그분 한 마디면 S시 전체가 발칵 뒤집힐걸? 한민학, 소지성 같은 인물들도 그분 앞에서는 고개도 들지 못해! 금조그룹이 어떻게 됐는지 잊었어? 그분 작품이야!""그분 사모님이 관리하는 공장이 지 서장 관할구에 있는데 조폭들의 습격을 받았다잖아! 지 서장 자네 이거 제대로 해결 못하면 큰일 나! 모가지가 날아간다고! 도대체 치안 관리를 어떻게 했으면 조폭이 대낮에 판을 치고 돌아다녀?!"지찬웅은 머리가 어지럽고 당장이라도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경찰청 청장인 송호문까지 벌벌 떨게 하는 존재라면 관할서 서장 옷을 벗기는 건 일도 아닐 터!그들 모두 금조그룹 사건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건경과는 기밀로 분류되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그 사건기록지를 본 사람은 송호문밖에 없었다.그것만으로도 그들은 이 사건이 거대한 세력과 깊게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소문으로만 들은 소리지만 나중에 용각에서 직접 그 사건자료를 인계 받아 가져갔다는 얘기도 돌았었다.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기에?‘설마 용경 사람인가?’지찬웅뿐만 아니라 다른 인원들도 착잡한 표정으로 고민에 잠겼다.그리고 이때, 핸드폰 진동음과 함께 지찬웅은 다급히 전화를 받았다."결과 나왔어?"양규혁의 긴장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서장님, 결과 나왔어요. 이 장해성이란 놈이…."결과를 전해들은 지찬웅은 송호문에게 그대로 전했다. 서림구의 장해성은 조폭 세계에서는 꽤 유명인사였다. 수하에 백 명이 넘는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었는데 관리하는 유흥업소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다.장해성이 이렇게 기고만장할 수 있었던 건 배후에 정도현
공장 밖을 지키던 직원들은 놀라서 다리에 힘이 풀렸다.악명이 자자한 장해성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그의 등 뒤에는 백 명이 넘는 조폭들이 살기를 뿜으며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매일매일 성실하게 일해서 밥벌이나 하는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겁에 질린 일부 직원들은 부리나케 도망쳤다.장해성은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며 뚜벅뚜벅 한지훈 일행에게 다가왔다. 그가 단추를 풀고 외투를 벗자 옆에 대기하고 있던 부하가 나와서 외투를 받았다.장해성은 각진 얼굴에 사나운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후!”그는 하얀 담배연기를 내뿜으며 앞에 있는 공장 직원들에게 물었다.“내 애들 건드린 자가 누구지?”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지훈에게로 향했다.한지훈은 싸늘한 목소리로 대꾸했다.“나야. 내가 그랬어.”장해성은 한지훈을 힐끗 쳐다보더니 담배를 바닥에 던지며 말했다.“이놈 다리 두 개 부러뜨려서 내 앞에 무릎 꿇려. 어린 놈이 건방지네.”장해성이 살아온 인생에서 한지훈처럼 대드는 자들의 말로는 다 비슷했다.그의 뒤에서 쇠파이프를 든 장정들이 나오더니 험악한 표정으로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소리를 들은 강우연은 다급히 공장 밖으로 달려 나왔다. 그 순간 그녀의 눈에 보인 건 한지훈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조폭이었다.“지훈 씨!”하지만 그 순간!요란한 소리와 함께 쇠파이프가 바닥에 떨어졌다.한지훈에게 달려들었던 네 명의 장정이 공중을 날아 바닥을 뒹굴었다. 한 명은 기절해서 정신도 못 차리고 있었다.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뒤에서 느긋하게 상황을 지켜보던 장해성은 제자리에 꿋꿋이 서 있는 한지훈을 보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싸움 좀 하네? 그래도 혼자서 백 명은 무리지 않겠어?”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등 뒤에서 수십 명의 조폭들이 칼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달려나왔다.한지훈은 피식 냉소를 짓고는 그들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등골이 오싹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