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무릎을 꿇은 백기영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존재가 북양의 총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홀로 아홉 명의 전신을 무찌르고 5대 주국의 5만 병사를 전멸시킨 인물이 S시 같은 소도시에 거주하고 있을 거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백기영을 바라보며 말했다.“3성 상관이나 달고 일성전신까지 올라온 인물이 사리사욕을 위해 백성의 일에 참견한다고? 그리고 감히 지위를 이용해서 날 협박하려고 했어? 내가 오늘 북양 총사령관이 아니라 일반인이었으면 살아서 여길 나가지 못했겠네?”“아… 아닙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봐주십시오!”백기영은 곧바로 고개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하!”한지훈은 그를 싸늘하게 비웃어 주고는 고개를 돌려 백찬영을 바라봤다. 그 시각 백찬영은 이미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털썩!용이가 그를 놓아주자마자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당신이 북양의 왕?”백찬웅은 온몸의 힘을 쥐어짜서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한지훈은 차가운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되물었다.“왜? 안 믿겨?”백찬웅은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참회의 눈물을 쏟았다.“제가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너그러이 잘못을 용서해 주시고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백찬웅의 이마에도 식은땀이 삐질삐질 돋았다.멍청한 아들이 하필 건드려도 이런 거물급 인사를 건드렸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자칫 잘못하면 가문이 멸망할 수도 있는 대형 사고였다.백찬웅은 차라리 이 자리에서 죽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백찬웅, 넌 살수를 세 명이나 보내 내 아내와 딸의 목숨을 취하려 했어. 용서를 구한다고 죄가 없어질까?”백찬웅은 순간 가슴이 철렁해서 떨리는 목소리로 횡설수설했다.“제가 귀인을 몰라 뵙고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말을 마친 그는 이마에서 피가
곳곳마다 그들의 변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그거 들었어? 백영 일가가 어젯밤에 짐을 싸서 H시를 떠났대!”“정부 고위직이라도 건드린 걸까? 하룻밤 사이에 회사도 공중분해 되었잖아. 일가족은 무슨 죄를 지었는지 하룻밤 사이에 짐 싸서 H시를 떠났다던데?”“그 가문에 전신급 장군 한 명이 있지 않았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전신? 그 장교는 이미 흑용 사령관께서 친히 직위를 강등하고 최전방으로 보내버렸다던데?”순식간에 H시의 권력 구조가 바뀌었다.백가에 관한 소식은 자연스럽게 S시까지 흘러 들어오면서 강운그룹 일가의 귀에까지 들어갔다.“아빠, 좋은 소식 있어!”아침부터 소식을 접한 강희연이 다급히 강문복의 사무실을 찾았다.강문복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여기 회사야! 품위는 지켜야지!”“진짜 좋은 소식이라니까? 지금 도시 전체가 이 소식 때문에 난리야. 백양그룹 일가가 고위직 한 명을 잘못 건드렸다가 하룻밤 사이에 망하고 고향을 떠났대.”강희연이 잔뜩 들뜬 목소리로 말헀다.“뭐라고? 그게 사실이야?”강문복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강희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확실해. 뉴스에까지 났어. 백가의 서른 명이나 되는 일가 친척들이 전부 H시를 나갔대. 재산도 전부 사회에 환원했다던데? 백가의 자랑이던 그 전신 장교도 직위가 강등되었어.”강문복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좋은 소식 맞네. 드디어 그들의 압박에서 벗어났으니까. 그런데 대체 누구한테 얼마나 밉보였길래 그 지경까지 된 거야?”강문복이 물었다.강희연은 눈썹을 꿈틀거리다가 고개를 저었다.“그건 몰라. 아무런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어. 내 친구한테 들은 소식에 의하면 전쟁부 사람을 건드렸다던데. 직위가 그 백가의 장군보다 높은 사람이래.”그 말을 들은 강문복이 미간을 찌푸렸다.“백기영 장군보다 높은 분이라고?”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참, 아빠. 설마 한지훈 때문은 아니겠지?”강희연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한지훈?”강문복이 피식 웃더니
그 장면을 목격한 강희연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강우연이 왜 로열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거지?로열 호텔은 S시 랭킹1위의 최고급 호텔이었다.가격대가 너무 비싸고 회원제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아쉽지만 글라운드 호텔을 선택한 강희연이었다.그런데 자신이 그렇게 무시하던 강우연이 로열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니 분통이 터졌다.그녀는 씩씩거리며 맞은편으로 건너가서 강우연의 앞을 가로막고 비아냥거렸다.“강우연, 진짜 여기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너 일부러 내 결혼식장 맞은편에 호텔을 예약한 거야? 나 엿 먹이려고?”강우연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언니, 나도 언니가 저기서 결혼식 하는 줄 몰랐어. 지훈 씨가 여기로 오라고 해서 온 거야.”“한지훈이?”강희연의 목청이 높아졌다.“웃겨 죽겠네. 강우연, 눈 똑바로 뜨고 제대로 봐. 여기가 어딘지! 여기 로열 호텔이야! 우리 시에서 가장 유명한 그 호텔! 여기서 결혼식을 올리려면 무조건 VIP회원이어야 해. 한지훈 그 무능한 녀석이 그럴 능력이 된다고 생각해?”강희연의 친구와 지인들도 이쪽으로 다가와서 합세했다.“저 여자가 강우연이야? 그렇게 예쁘다고 하더니 실물은 별로네.”“저 드레스 못 보던 드레스인데? 동대문 작품 아니야?”“희연 언니네 맞은편에서 결혼식 올린다면서 동대문 드레스를 입고 온 거야?”사람들의 비웃음에 강우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녀는 어떻게 된 것인지도 모르고 집으로 찾아온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화장을 받고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곳으로 온 것뿐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로열 호텔을 바라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운전기사가 길을 잘못 들어선 게 아닐까?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다급히 운전기사에게 말했다.“기사님, 혹시 우리 주소를 잘못 찾아온 게 아닌가요?”운전기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아니에요. 이곳 맞아요.”그 말을 들은 강희연 일행이 웃음을 터뜨렸다.“웃겨 죽겠네. 호텔 앞에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결혼식을 여기서 올린다는 거야
그들은 나오자마자 문 앞에 레드카펫을 깔았다.다이아 가루로 포인트를 준 레드카펫이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이 났다.20층짜리 고층 건물에서 거대한 결혼사진으로 만든 현수막이 드리워졌다.현수막에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한지훈과 강우연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호텔의 창문마다 풍선이 날아오르고 있었고 상공에 거대한 열기구가 날고 있었다. 거기에도 둘의 결혼사진이 걸려 있었다.그 모습을 본 강운가 사람들과 오관우의 가족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게 어떻게 된 거지?강우연도 당황해서 멍하니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는데 로열 호텔 지배인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강우연 씨,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신부를 맞이하는 대오가 곧 도착할 거예요.”“신부를 에스코트하는 대오가 따로 있었다고?”그 모습을 본 강희연의 목청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이거 뭔가 잘못 된 거 아닌가요? 얘네가 무슨 돈이 있어서 여기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건가요?”정장을 입은 오관우도 다가와서 호텔 지배인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지배인님, 전에 내가 예약하러 왔을 때는 거물급 인사가 이미 호텔 전체를 예약해서 예약이 안 된다면서요? 어떻게 된 겁니까? 설마 그 거물급 인사가 오늘 결혼하는 한지훈이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오관우는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다.로열 호텔 매니저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오 대표님, 오늘 저희 로열은 신부 강우연 씨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정성 들여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그 말씀 삼가해 주시죠!”그 말을 끝으로 호텔 입구에 정장을 입은 건장한 경호원들이 나타났다.그들은 싸늘한 표정으로 오관우 일행을 에워쌌다.그 모습을 본 오관우는 씩씩거리며 강희연을 끌고 맞은편 글라운드 호텔로 건너갔다.그들이 떠나자 홀로 남은 강우연은 헛웃음이 나왔다.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모습에 강희연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왔던 사람들마저 냉소를 지었다.잠시 후, 글라운드 호텔 입구에는 백 명이 되는 S시 거물급 인사들이 모였다. 그에 반해 로열
대낮에 화려한 불꽃쇼가 시작되면서 모두의 시선을 빼앗았다.불꽃이 터지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하늘에서는 오색찬연한 꽃잎이 날아다니며 S시의 상공을 아름답게 장식했다.“세상에! 불꽃쇼에 꽃잎쇼라니!”“오 대표님, 이벤트에 공 좀 들였는데요? 오 대표님 정도 되는 재력가나 가능한 일이죠! 대단합니다!”“강 회장님, 손녀 사위가 정말 대단하시네요.”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도 강준상 일가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을 수 없었다.오관우마저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당연히 그가 준비한 이벤트가 아니었다.장갑차와 끝이 보이지 않는 외제차 행렬도 그의 작품이 아니었다.반면 강희연은 잔뜩 감동한 얼굴로 오관우의 팔짱을 꼈다.“여보, 날 위해 준비한 이벤트야? 나 너무 감동했잖아!”오관우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지만 자존심에 아니라고 할 수도 없었다.“마음에 들어?”오관우가 물었다.“당연하지! 사랑해!”강희연은 고개를 돌려 맞은편에 있는 강우연을 바라보며 소리쳤다.“강우연, 봤지? 이게 우리 남편 실력이야! 한지훈 걔는 언제 온대? 설마 너 혼자 결혼식 치르게 할 건 아니겠지?”그 말을 듣자 부풀었던 강우연의 기대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모든 게 자신을 위한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상실감마저 들었다.외제차 행렬이 그녀의 앞을 스치고 앞으로 지나갔다.외제차에서 거물급 인사가 내렸다.용국의 천주시를 대표하는 유명인사였다.북양 총사령관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사람들이었다.“저분… 한성시 재계 1위 아니야? 오찬그룹에서 저분까지 모셨다고?”“저기 봐! 저 분은 조 회장님 아들 같은데? 용경의 조 회장님! 세상에!”“어떻게 된 거야? 전부 다 유명 인사들이잖아!”순식간에 현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오관우를 비롯한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들의 눈앞에 용국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강희연이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이 정도쯤 되면 수상함을 느끼고 있었다.“여보
불꽃쇼가 다시 시작되었다.고개를 든 사람들의 시야로 여덟 대의 헬기가 상공을 날더니 현수막을 드리웠다.[남령 전쟁부 일동, 한지훈님과 강우연 씨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동원 전쟁부 일동, 한지훈님과 강우연 씨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서경 전쟁부 일동, 한지훈님과 강우연 씨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용경 전쟁부 일동, 한지훈님과 강우연 씨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북양 전쟁부 일동, 한지훈님과 강우연 씨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5대 주국의 축하 인사가 담긴 현수막이었다.사람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어떻게 된 거지? 5대 주국이 왜?”“세상에! 내가 뭘 본 거지? 5대 주국에서 축하 인사를 보냈어!”“대체 이게 다 뭐야? 현재 용국에서 이토록 성대한 결혼식을 치른 사람이 있어? 이건 국혼급 행사잖아?”이 이벤트의 여주인공 강우연 역시 당혹스러운 얼굴로 그 현수막을 올려다보고 있었다.그 시각, 보헤미 별장.한지훈은 5성 사령관 군복을 입고 어깨에 다섯 개의 빛나는 별을 달았다. 그리고 용국 5대 권력의 상징인 창용검을 허리에 찼다.이것은 천자가 패악을 부리면 천자까지 벨 수 있는 권력을 가진 검이었다.현직 5성 용수만이 가질 수 있는 검이었다.그의 등 뒤에는 북양의 8대 장군이 군복을 입고 기대에 들뜬 얼굴로 대기하고 있었다.그들의 사령관이 혼례를 올리는 날에 그들이 들러리를 서기로 한 것이다.“출발하자!”한지훈은 어느 때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걸음을 옮겼다.우연아, 조금만 기다려 줘!아홉 사람은 용국의 마크가 새겨진 군용 밴에 올라탔다.국가의 대형 행사 때만 등장하는 군용 밴이었다.차 앞 머리에는 붉은색 장미 화환 장식이 달려 있었다.아홉 대의 군용 밴이 천천히 보헤미 별장에서 출발했다. 그 뒤를 북양의 3천 정예 군단이 따랐다.군복을 입은 병사들의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가슴을 웅장하게 했다.차에 오른 한지훈이 운전을 맡은 용일에게 물었다.“다른 사람들은 다 준비된 거지?”용일이 공손히
모두가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용국의 마크를 단 아홉 차량 그 뒤로 삼천의 무장 군인이 행군하고 있었다.평생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장면이었다.오관우와 강희연도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설마 저게 신부를 에스코트하는 대오라고?”“세상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망한 재벌가 후손 주제에 어디서 저런 능력이 생긴 거야?”“5대 주국의 축하 인사에 용국을 대표하는 차량에 북양 전쟁부의 1호차라니….”모두가 한지훈이 대체 누굴지 궁금해했다.로열 호텔 입구에 선 강우연은 눈물을 머금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차량을 바라보았다.그와 동시에 S시 모든 건물의 광고판에 그들의 웨딩 사진이 걸렸다.모든 언론 매체가 현장에 도착해서 생중계를 시작했다.거대한 형광판에 허공에 걸리고 상공에 헬기가 떠다녔다.형광판에서 용국 각 도시 대표 인물들이 강우연과 한지훈의 결혼을 축하하는 축하 인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모든 도시의 광고판에 그들의 결혼 사진이 걸리고 만 백성이 거리에 나서서 결혼을 축하해 주었다.동시에 각 도시의 상공에서도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었다.용국의 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던 규모의 결혼식이었다.그리고 스크린에 용국의 네 장로와 각 전쟁부 총사령관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의 등장에 현장이 숙연해졌다.용국의 네 장로와 네 명의 총사령관!그들이 스크린에서 강우연에게 축하인사를 보내고 있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 신랑은 대체 누구야?”“우리가 뭘 잘못한 걸까?”“용각 네 장로와 사령관들이라니! 대체 누가 이런 걸 준비한 거야?”순식간에 사람들의 머릿속에 무시무시한 가설이 스치고 지나갔다.한지훈이 바로 북양의 총사령관이 아닐까?그 시각, 에스코트 차량들이 로열 호텔 입구에 도착했다.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가운데 여덟 명의 군복을 입은 장군들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어깨에 별 세 개를 단 3성 장군들이었다.그들은 저마다 반짝이는 선물함을 들고 있었다.3성 장
세상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그 시각 한지훈은 손에 꽃다발을 들고 사람들 틈을 지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강우연에게로 다가갔다.그 시각 강우연은 행복에 겨워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지훈을 바라봤다.이 순간만큼은 그가 바로 자신의 백마 탄 왕자님이었다!그리고 평생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남편 그 자체였다.비록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두 사람에게는 너무도 멀게만 느껴졌다.드디어 한지훈은 눈물범벅이 된 강우연의 앞으로 다가가서 부드럽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우연아, 나랑 결혼해 줄래?”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각 도시의 대표들과 북양의 병사들이 목청을 높여 외쳤다.“결혼해! 결혼해!”허공에 걸린 스크린에서는 S시 근교에서 외치고 있는 30만 북양 대군의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었다.그 시각 하늘과 땅이 진동하는 듯한 30만 대군의 목소리가 이 도시 전체가 다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우렁차게 울렸다.같은 시각, 3천 신룡전의 무인들이 로열 호텔의 각 창구에서 생화와 현수막을 흩뿌리며 소리쳤다.“사모님, 저희 전주님과 결혼해 주세요!”그 순간 현장은 뜨겁게 들끓었다.강우연은 눈물을 머금고 오늘따라 사뭇 멋져 보이는 남자를 바라보며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말을 마친 그녀는 달려가서 한지훈의 품에 안겼다.한지훈은 두 팔을 벌려 그녀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사람들 틈에서 군복을 입은 홍장미가 공주 드레스를 입은 고운이를 안고 그들에게 다가왔다.고운이가 활짝 웃으며 그들을 향해 팔을 벌렸다.“아빠, 엄마!”너무도 화기애애한 장면이었다.하지만 글라운드 호텔 입구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강희연은 똥 씹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왜?그녀는 자신이 광대가 된 기분이었다.한지훈이 북양의 총사령관이었다니!그 만천하를 호령하며 북양의 왕이라고 불리는 남자!그녀뿐이 아니라 강운가 사람들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한지훈이 북양의 총사령관이라면 전에 자신들이 했던 행동에 대해 복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