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에서 내린 백기영은 자신을 마중 나온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백찬웅에게로 시선을 돌렸다.백찬웅은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다.“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해. 이 형이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말을 마친 그는 두 팔을 벌려 백기영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백기영도 그를 뿌리치지 않고 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청강이 상태는 어떤가요?”백찬웅이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이미 폐인이 되었어. 유명한 의사는 다 찾아가 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대.”그 말을 하는 백찬웅의 두 눈이 원한으로 사무쳤다.백기영이 서늘한 눈빛을 빛내며 말했다.“일단 돌아가서 이야기하죠.”그 말을 끝으로 백씨 일가는 공항을 떠났다.백기영은 공무를 가지고 복귀했지만 겸사겸사 백가의 일을 도울 예정이었다.저택으로 돌아온 그는 자초지종을 들은 뒤, 굳은 표정으로 형에게 물었다.“그러니까 군왕급 살수를 세 명이나 이미 보냈다는 거죠?”백찬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 세 명 다 군왕급 무인들이야. 한지훈 그놈이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가 있어도 그들의 손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울 거야. 이 일은 굳이 네가 나설 필요 없어. 넌 저택에서 중심만 지키고 있으면 돼. 안 그래도 외부에 우리 백영을 넘보는 세력이 많아. 그럴 때일수록 우리 백가에 전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걸 알려야지!”백기영은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난 굳이 끼어들지 않을게요. 이번에 휴가를 길게 받은 게 아니라서 여기서 허비할 시간이 별로 없어요.”백찬웅이 웃으며 말했다.“굳이 네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어. 오늘밤에 한지훈 그 놈의 목을 따올 테니까!”백기영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군인 출신 장교가 이런 일에 낄 수는 없지요.”말을 마친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청강이 좀 보고 올게요.”그 시각, 식사를 마친 한지훈은 용이를 만날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한편, 세 명의 살수가 집 앞에 도착했다.그들은 서로 눈빛으로 신호를 교환했다.그들 중 실력이 가
상대의 주먹이 날아온 순간, 한지훈도 주먹을 날렸다.우드득!순식간에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섬뜩하게 들려왔다.한지훈에게 달려들었던 살수가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순식간에 뒤로 물러섰다. 그는 믿기지 않는 눈으로 뼈가 으스러진 자신의 주먹을 바라봤다.“너… 대체 누구냐?”그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3성 지급 군왕의 실력을 갖춘 자신이 상대의 한주먹에 뼈가 부러지다니!남은 살수들도 동료의 첫 공격 실패에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이 자식, 역시 평범한 인간은 아니었어!”4성 천급 군왕의 실력을 가진 중년 남자가 신속히 판단을 내렸다.한지훈은 그들의 시선을 받으며 담담히 미소 지었다.“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너희는 오늘 여기 나타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점이지. 그리고 내 아내와 아이에게 살기를 드러내면 안 됐어. 실수한 거라고.”“건방진 자식! 네가 대체 무슨 배짱으로 우리에게 그딴 말이나 지껄이는 건지 실력을 한번 보겠어!”검은색 야행복을 입은 남자가 순식간에 허리춤에서 표창을 꺼내 한지훈의 목을 노리고 던졌다.네 개의 표창이 한지훈의 급소를 노리고 날아들었다.하지만, 한지훈이 손을 들어 오릉군 가시를 휘두르자 표창은 그대로 방향을 바꿔 반대방향으로 날아갔다.그에게 표창을 던졌던 남자가 아연실색하며 허리춤에서 여덟 개의 표창을 빼들고 한지훈에게 던졌다.하지만 표창이 제대로 날아가기도 전에 번뜩이는 오릉군 가시가 남자의 가슴을 찔렀다. 순식간에 뻘건 피가 사방으로 튕겼다.푸흡!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으며 힘없이 쓰러졌다.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야행복을 입은 사내가 피 웅덩이로 쓰러졌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도 눈을 감지 못하고 자신의 두 동료를 바라봤다.지켜보던 두 명의 살수도 경악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봤다.일격에 3성 지급 군왕의 실력을 갖춘 동료를 베어버리다니!여기 오기 전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장면이었다.그들의 대장인 중년 남자는 그제야 무거운 압박감을 느꼈다.사냥꾼이 사냥감이
하지만,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은 덤덤하게 상대의 발목을 꽉 잡았다.그리고 손에 살짝 힘을 주자 남자의 발목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악!”중년 남자의 처참한 비명이 어두운 골목에 울려퍼졌다.남자는 퍼렇게 질린 얼굴로 멀쩡한 다리로 땅을 차고 한지훈과 거리를 벌렸다.그의 이마에서는 벌써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그는 이미 감각이 마비된 자신의 오른다리를 쳐다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살면서 이렇게 무시무시한 저력을 뽐내는 상대는 처음이었다.이 나이도 어린 청년은 도대체 뭐 하다 온 사람일까?어떻게 어린 나이에 이 정도의 경지까지 도달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맨손으로 사성 천급 군왕의 실력을 가진 살수의 발목을 꺾어버리다니!전신급 이상의 무인이나 가능한 일이었다.중년 남자는 임무고 나발이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상대는 최소 일존전신이었다.더 이상 그와 싸움을 벌이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같았다.당황한 사내가 도망치려고 뒤돌아섰다.하지만, 푸슉 하는 소리와 함께 섬광이 비치더니 한지훈이 들고 있던 오릉군 가시가 날아와서 살수의 오른쪽 무릎을 관통했다.“악!”순식간에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앞으로 기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하지만 등뒤에서 뚜벅뚜벅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쾅!한지훈은 발을 들어 남자의 등을 지그시 밟았다. 순식간에 뼈가 부서지는 섬뜩한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남자의 입에서는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지그시 밟았을 뿐인데 오장육부가 파열된 느낌이었다.“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저희도 명령을 받고 온 거예요.”남자가 비굴한 표정으로 한지훈에게 애원했다.한지훈은 위에서 아래로 남자를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그래서 살려달라? 내가 오늘 멀리 나갔더라면 내 아내와 아이는 너희들 손에 죽었을 텐데?”말문이 막힌 중년 남자는 한참 머뭇거리다가 애원하듯 말했다.“잘못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하지
한 시간 뒤.백가의 저택.SUV 차량 한 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대문 앞에서 멈췄다.한지훈과 용이는 차에서 내려 등불이 찬란한 이 고급 저택을 바라봤다.전형적인 유럽식 저택이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앞을 향해 걸었다.입구를 지키던 경호원들이 그들에게 달려오며 길을 가로막았다.“당신들 뭐야? 여기 백영그룹 회장님 댁이야. 소란 부리지 말고 돌아서 가!”한지훈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싸늘하게 말했다.“너희 가주님 좀 만나러 왔어. 한지훈이 목숨을 거두러 왔다고 하면 알아들을 거야!”그 말을 들은 경호원들은 신속히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며 소리쳤다.“무례한 자식! 당장 저놈들을 제압해!”순식간에 열 명에 가까운 경호원들이 한지훈과 용이를 에워쌌다.하지만 섬뜩한 섬광이 지나가더니 용이가 그들에게 달려들어 순식간에 놈들을 격파했다.우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굳게 닫혔던 대문이 쩍 갈라지며 쓰러졌다.바닥에 쓰러진 경호원들은 입에서 피를 뿜으며 의식을 잃었다.한지훈은 그들을 담담히 바라보고는 성큼성큼 저택 안으로 향했다.들어가서 얼마 되지 않아 사방에서 수십 명의 무기를 든 경호원들이 쏟아져 나왔다.경호팀장이 음침한 얼굴을 하고 무단침입한 한지훈과 용이를 바라보며 말했다.“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무단침입을 시도해? 죽고 싶어? 당장 저놈들을 죽여버려!”순식간에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한지훈과 용이를 향해 달려들었다.용이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는 밤을 달리는 표범처럼 적진으로 쳐들어가서 상대의 급소를 노리고 하나씩 격파해 나갔다. 눈깜짝할 사이에 용이의 앞에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용이는 맨 앞에서 호령하던 경호팀장의 머리를 지그시 밟으며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가주 어디 있어?”경호팀장이 입에서 피를 뿜으며 답했다.“뒤쪽에 있는 별채에… 있습니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용이는 다리를 들어 경호팀장을 걷어차서 멀리 날려버렸다.그리고는 한지훈의 앞을 서서 주변을 경계하며 별채로 향했다.
그가 말을 마치자 별채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었다.백찬웅은 퍼렇게 질린 얼굴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소리쳤다.“뭐라고? 셋이 다 죽었단 말이야? 그럴 수는 없어! 절대 불가능한 일이야! 셋 다 군왕급 실력자라고! 4성까지 돌파한 애도 있었어! 너 혼자 그 녀석들을 다 해치웠단 말이야?”백찬웅은 절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세 명의 살수는 H시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실력을 가진 자들이었다.마음만 먹으면 한 개 군단도 날려버릴 수 있었다.그런데 한지훈 혼자서 셋의 목숨을 빼앗았다고 하니 믿기지 않았다.“안 믿겨?”한지훈이 싸늘하게 물었다.그가 용이에게 눈짓하자 용이가 핸드폰을 백찬웅에게 던졌다.백찬웅은 다급히 핸드폰을 받아 화면을 켰다. 화면에는 세 살수가 처참한 모습으로 죽은 모습이 담겨 있었다.“이건….”당황한 백찬웅의 동공이 확장되었다.“너희 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충격도 잠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백찬웅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세 명이나 되는 군왕급 살수를 전부 처리해 버리고도 멀쩡히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건 한지훈의 실력이 그만큼 범상치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한지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백찬웅을 바라보며 말했다.“놈들도 똑같은 질문을 했었는데 죽을 때까지 답을 알지는 못했지.”그 말을 들은 백찬웅의 얼굴이 매섭게 일그러졌다.“건방진 자식, 네가 뭐 그리 대단한 줄 알아? 여기가 어디라고 겁도 없이 여기까지 찾아왔어? 너 설마 나까지 죽이려고 찾아온 거니?”백기영이 뒤에 버티고 있었기에 백찬웅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남령구의 전신급 장교가 여기 앉아 있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을까!한지훈이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동생의 상대는 되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아마 동생의 신분을 밝히는 순간 한지훈이 겁을 먹고 도망칠지도 모른다.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굳이 널 죽이는데 내 손을 더럽힐 필요가 있을까?”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용일이 앞으로 나서
그 말을 들은 모두가 저도 모르게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백찬웅은 격분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이런 건방진 자식이! 감히 전신 앞에서 그런 무례한 발언을 해? 죽고 싶어?”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백찬웅은 눈앞이 캄캄해졌다.용이가 언제 다가왔는지 그의 코앞까지 다가와서 그의 목을 움켜잡아 공중으로 들어올렸다.그리고 무표정한 얼굴로 싸늘하게 말했다.“감히 우리 사령관님께 그딴 말을 지껄여? 당신이야말로 죽고 싶어?”백찬웅의 두 눈에 당황함이 서렸다. 죽음의 공포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옆에 있던 백기영은 용이가 공격을 개시한 순간, 그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엉덩이가 의자를 떠나기 바쁘게 용이가 백찬웅의 목덜미를 먼저 잡아챈 것이다.섬뜩함이 느껴질 정도의 무서운 속도였다.백기영은 눈앞의 남자가 자신보다 실력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그는 일존일성 전신이라면 눈앞의 남자는 최소 이성 현급 전신의 실력을 가진 자였다.백기영의 이마에 식은땀이 삐질삐질 돋았다.용이의 눈빛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 걸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었다.‘사령관이라고 한 것 같은데?’헉!백기영은 급하게 숨을 들이마시며 옆에 서 있는 한지훈을 응시하다가 물었다.“당신 대체 누구요?”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로 강렬한 기운을 뿜어대며 말했다.“흑용은 대체 아랫사람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사령관을 봤으면 무릎 꿇고 인사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일개 3성 상관 주제에?”“무례한 녀석, 감히 우리 사령관의 존함을 함부로 입에 담다니!”백기영이 발끈하며 한지훈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하지만!쾅 하는 소리와 함께 튕겨져 나간 건 백기영이었다.그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더니 경악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봤다.“당신… 대체 뭐야?”한 주먹에 일성전신인 그를 날려버린 인물이었다.한지훈은 덤덤히 백기영의 앞으로 다가가더니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넌 흑용 밑에서 대체 뭘 배운 거야? 고작 이 정도 실력이라니!”“너 대체 누구냐고?”백기영
바닥에 무릎을 꿇은 백기영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존재가 북양의 총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홀로 아홉 명의 전신을 무찌르고 5대 주국의 5만 병사를 전멸시킨 인물이 S시 같은 소도시에 거주하고 있을 거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백기영을 바라보며 말했다.“3성 상관이나 달고 일성전신까지 올라온 인물이 사리사욕을 위해 백성의 일에 참견한다고? 그리고 감히 지위를 이용해서 날 협박하려고 했어? 내가 오늘 북양 총사령관이 아니라 일반인이었으면 살아서 여길 나가지 못했겠네?”“아… 아닙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봐주십시오!”백기영은 곧바로 고개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하!”한지훈은 그를 싸늘하게 비웃어 주고는 고개를 돌려 백찬영을 바라봤다. 그 시각 백찬영은 이미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털썩!용이가 그를 놓아주자마자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당신이 북양의 왕?”백찬웅은 온몸의 힘을 쥐어짜서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한지훈은 차가운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되물었다.“왜? 안 믿겨?”백찬웅은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참회의 눈물을 쏟았다.“제가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너그러이 잘못을 용서해 주시고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백찬웅의 이마에도 식은땀이 삐질삐질 돋았다.멍청한 아들이 하필 건드려도 이런 거물급 인사를 건드렸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자칫 잘못하면 가문이 멸망할 수도 있는 대형 사고였다.백찬웅은 차라리 이 자리에서 죽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말했다.“백찬웅, 넌 살수를 세 명이나 보내 내 아내와 딸의 목숨을 취하려 했어. 용서를 구한다고 죄가 없어질까?”백찬웅은 순간 가슴이 철렁해서 떨리는 목소리로 횡설수설했다.“제가 귀인을 몰라 뵙고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말을 마친 그는 이마에서 피가
곳곳마다 그들의 변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그거 들었어? 백영 일가가 어젯밤에 짐을 싸서 H시를 떠났대!”“정부 고위직이라도 건드린 걸까? 하룻밤 사이에 회사도 공중분해 되었잖아. 일가족은 무슨 죄를 지었는지 하룻밤 사이에 짐 싸서 H시를 떠났다던데?”“그 가문에 전신급 장군 한 명이 있지 않았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전신? 그 장교는 이미 흑용 사령관께서 친히 직위를 강등하고 최전방으로 보내버렸다던데?”순식간에 H시의 권력 구조가 바뀌었다.백가에 관한 소식은 자연스럽게 S시까지 흘러 들어오면서 강운그룹 일가의 귀에까지 들어갔다.“아빠, 좋은 소식 있어!”아침부터 소식을 접한 강희연이 다급히 강문복의 사무실을 찾았다.강문복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여기 회사야! 품위는 지켜야지!”“진짜 좋은 소식이라니까? 지금 도시 전체가 이 소식 때문에 난리야. 백양그룹 일가가 고위직 한 명을 잘못 건드렸다가 하룻밤 사이에 망하고 고향을 떠났대.”강희연이 잔뜩 들뜬 목소리로 말헀다.“뭐라고? 그게 사실이야?”강문복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강희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확실해. 뉴스에까지 났어. 백가의 서른 명이나 되는 일가 친척들이 전부 H시를 나갔대. 재산도 전부 사회에 환원했다던데? 백가의 자랑이던 그 전신 장교도 직위가 강등되었어.”강문복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좋은 소식 맞네. 드디어 그들의 압박에서 벗어났으니까. 그런데 대체 누구한테 얼마나 밉보였길래 그 지경까지 된 거야?”강문복이 물었다.강희연은 눈썹을 꿈틀거리다가 고개를 저었다.“그건 몰라. 아무런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어. 내 친구한테 들은 소식에 의하면 전쟁부 사람을 건드렸다던데. 직위가 그 백가의 장군보다 높은 사람이래.”그 말을 들은 강문복이 미간을 찌푸렸다.“백기영 장군보다 높은 분이라고?”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참, 아빠. 설마 한지훈 때문은 아니겠지?”강희연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물었다.“한지훈?”강문복이 피식 웃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