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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한승.”

프런트 직원은 멈칫하더니 되물었다.

“죄송하지만 혹시 예약은 하셨습니까?”

한지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프런트 직원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은 현재 회의 중이라 예약이 없으시면 잠시는 만나실 수 없습니다.”

한지훈은 눈썹을 치켜뜨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전화해서 한지훈이 찾는다고 하세요.”

프런트 직원은 깜짝 놀랐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미 경비를 불러 쫓아냈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정기가 돌았으며 피지컬이 우람했다. 특히 뒤에 사나워 보이는 용일에게서는 차가운 살기가 가득 풍겼다.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프런트 직원은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회장님 사무실로 연결해 주세요. 지금 한지훈이라는 분이 회장님을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회색 정장을 입은 중년 남성이 엄격한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

“뭐해?”

“장 부장님, 저기 저분께서 회장님을 만나 뵙길 바랍니다.”

중년 남성의 등장에 프런트 직원은 몸을 떨기 시작하더니 눈빛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그녀의 말에 장 부장은 미간을 찌푸리고 한지훈과 용일을 훑어보더니 프런트 직원에게 삿대질하며 호통쳤다.

“직원 수칙 잊었어? 개나 소나 회장님을 만나겠다면 다 보고할래? 너 일 그만두고 싶어? 하기 싫으면 당장 회사에서 나가!”

장 부장의 호통에 프런트 직원의 표정이 혼란해지더니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죄송합니다, 장 부장님.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

자기의 행동이 이런 큰 파장을 일으킬 줄 몰랐던 그녀는 한지훈이 모질게 원망스러웠다.

‘처음 보는 남자 때문에 직업을 잃게 되면 난 어떡해? 엄마는 아직도 병원에 있고 매달 병원비가 얼마나 나가는데!’

“흥!”

장 부장은 콧방귀를 뀌더니 고개를 돌려 오만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말했다.

“당신들 뭐야? 그 꼴을 하고 회장님을 만나겠다고? 당장 나가! 경비 불러서 쫓아내기 전에!”

‘쓰레기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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