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이한승.”프런트 직원은 멈칫하더니 되물었다.“죄송하지만 혹시 예약은 하셨습니까?”한지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프런트 직원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회장님은 현재 회의 중이라 예약이 없으시면 잠시는 만나실 수 없습니다.”한지훈은 눈썹을 치켜뜨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전화해서 한지훈이 찾는다고 하세요.”프런트 직원은 깜짝 놀랐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미 경비를 불러 쫓아냈을 것이다.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정기가 돌았으며 피지컬이 우람했다. 특히 뒤에 사나워 보이는 용일에게서는 차가운 살기가 가득 풍겼다.“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프런트 직원은 바로 어딘가로 전화를 걸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회장님 사무실로 연결해 주세요. 지금 한지훈이라는 분이 회장님을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회색 정장을 입은 중년 남성이 엄격한 표정으로 따져 물었다.“뭐해?”“장 부장님, 저기 저분께서 회장님을 만나 뵙길 바랍니다.”중년 남성의 등장에 프런트 직원은 몸을 떨기 시작하더니 눈빛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그녀의 말에 장 부장은 미간을 찌푸리고 한지훈과 용일을 훑어보더니 프런트 직원에게 삿대질하며 호통쳤다.“직원 수칙 잊었어? 개나 소나 회장님을 만나겠다면 다 보고할래? 너 일 그만두고 싶어? 하기 싫으면 당장 회사에서 나가!”장 부장의 호통에 프런트 직원의 표정이 혼란해지더니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죄송합니다, 장 부장님.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자기의 행동이 이런 큰 파장을 일으킬 줄 몰랐던 그녀는 한지훈이 모질게 원망스러웠다.‘처음 보는 남자 때문에 직업을 잃게 되면 난 어떡해? 엄마는 아직도 병원에 있고 매달 병원비가 얼마나 나가는데!’“흥!”장 부장은 콧방귀를 뀌더니 고개를 돌려 오만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말했다.“당신들 뭐야? 그 꼴을 하고 회장님을 만나겠다고? 당장 나가! 경비 불러서 쫓아내기 전에!”‘쓰레기들도
“하하하!”장 부장은 냉소를 지으며 눈썹을 치켜뜨더니 시큰둥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뭐라고? 사과하라고? 저 자식은 뭐고, 넌 또 뭔데! 난 이 이안 그룹의 마케팅 부서 부장이야. 거지 같은 너희들 두 사람보다 아주 높은 신분이라고. 그런데 나한테 사과하라고?”퍽!한지훈은 손을 들어 장 부장의 뺨을 갈겼고 장 부장은 일 미터쯤 날아가 프런트 테이블에 부딪혀 떨어졌다!순간 장 부장은 피가 나는 입을 틀어막더니 어금니 두 개를 뱉어냈고 험악한 표정으로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댔다.“감히 내 구역에서 나한테 손을 대? 좋아! 너희들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으니 날 탓하지 마!”말을 끝낸 장 부장은 다급히 프런트의 인터폰으로 경비실에 전화를 걸더니 분노하며 소리를 질렀다.“당장 로비로 튀어 와! 잘 들어, 전체 출동이다! 전부! 지금 당장!!”쾅! 말을 끝낸 장 부장은 사납게 전화를 끊고 한 손으로는 아직도 피가 흐르는 입을 틀어막은 채 악랄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삿대질했다.“너희 두 사람, 죽었어! 감히 이안 그룹에서 소란을 피워? 내가 아주 너희 두 사람 사지를 뜯어서 던져버릴 거야!”“다다다다!”5분도 안 돼 십여 명의 제복을 입은 경비원이 진압봉을 들고 멀리서부터 빠르게 달려왔다!“장 부장님?! 이게… 누가 이랬어요?”경비 팀장은 피투성이로 입을 틀어막고 있는 장 부장을 발견하고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이안 그룹 부장직의 사람이 폭행당해 피를 흘리다니, 이것은 그들의 실책이다!퍽!장 부장은 경비 팀장의 뺨을 한 대 치더니 악랄한 눈빛으로 한지훈과 용일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눈은 장식으로 달고 다녀? 저 두 사람이야! 당장 처리해!”그 말에 경비 팀장은 다른 건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큰 소리로 명령했다.“저 두 사람 잡아!”그러자 십여 명의 경비원이 진압봉을 들고 한지훈과 용일을 향해 돌진했다.이때 한지훈이 쌀쌀하게 말을 내뱉었다.“감히 내게 손을 댄다면, 결과를 생각해야 할 거
‘장갑 부대와 공병부대? 미쳤나 봐! 어쩜 저런 말을 내뱉을 수 있지!’놀라서 한쪽에 숨어있던 프런트 직원들 역시 경비들에게 둘러싸인 한지훈을 바라보며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저 사람 미쳤나 봐요! 자기가 뭐 대단한 인물이라고!”“정말 궁상맞아요! 저 사람 때문에 소미 언니 잘릴 뻔했잖아요!”“빨리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요. 아마 조회수 엄청나게 나올걸요?”어느새 보통 직원들도 몰려들어 웃음거리를 기다렸다.갑자기 인파 속에 익숙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바로 방금 로비에 들어온 오관우와 강희연이다.“희연아, 저거 한지훈 아니야? 저 자식이 왜 여기 있어?”오관우가 물었다.강희연은 오관우가 가리키는 곳을 힐끗 보더니 눈빛에 독기가 가득 올라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상갓집 개가 뭐 볼 게 있다고! 보나 마나 누구 건드렸나 보지! 저런 자식은 맞아 죽어도 싸! 빨리 반 부장 만나서 자재 협력에 관해 얘기나 나누자고.”오관우는 냉소를 짓더니 이내 몸을 돌려 접대 비서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같은 시각, 장 부장은 냉소를 짓더니 잔뜩 오버하며 물었다.“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방금 뭐라고? 장갑 부대와 공병 부대? 여기를 쓸어버린다고? 하하하! 다들 들었어? 어디서 이렇게 모자란 놈이 왔어?”‘웃겨 죽겠네! 아직도 이런 얼간이가 있다니. 허파에 바람만 잔뜩 찼네!’경비원들도 비웃음 섞인 표정으로 한지훈을 향해 고개를 젓더니 진압봉을 휘두르며 위협적인 말투로 말했다.“야, 너 지금 실수하는 거야!”십여 명의 경비원은 다시 한지훈을 에워쌌다.하지만!쿵쾅거리는 소리, ‘다다다’ 발걸음 소리가 밖에서 울려 퍼졌다!인파 속의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저것 봐! 저거… 진짜 장갑차 아니야?”“세상에! 진짜 장갑차야. 한 대… 여덟 대!”“백여 명의 군인이 삽을 들고 오고 있어!”순간,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이안 그룹의 유리 벽을 통해 밖을 내다볼 수 있다. 이안 그룹 앞에는 여덟 대의 장갑차와
그 순간 장 부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예전에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위협적인 기세였다.이 사람들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하지만 거만함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장 부장은 쉽게 백기를 들고 싶지 않았다.“그럴 리 없어! 이건 사기야! 다 가짜라고! 당신들 사기꾼이지? 군졸을 사칭하는 건 사형감이라고!”장 부장은 당황한 사람들에게 빽빽 소리지르며 해명하기 급급했다.한지훈은 그 말을 듣고 인상을 확 찌푸렸다.장 부장이라는 인간은 정말 매운 맛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절대 순순히 항복할 것 같지 않았다.“경비원! 뭘 멍하니 서 있어? 빨리 애들 소집해서 저것들 제압해! 다 사기꾼이라니까?”장 부장이 미친 사람처럼 고래고래 소리질렀지만 경비실 직원들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이때, 사람들 틈에서 근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무례하긴! 장 부장 지금 뭐 하는 거야!”사람들 사이로 이한승 회장이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현장으로 달려왔다.장재덕 부장은 이한승을 본 순간 구세주를 발견한 사람처럼 눈을 반짝이며 그에게 뛰어갔다.“이 회장님, 저 사기꾼들이 지금 군졸을 사칭하고 들어와서 우리 회사를 쓸어버리겠답니다!”짝!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이한승이 손을 들어 장재덕의 뺨을 후려쳤다. 장재덕의 입가에서 비릿한 피가 흘러나왔다.“한 선생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이한승의 싸늘한 한마디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당황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 회장은 사람들의 의아한 눈빛을 뒤로한 채, 다급히 한지훈에게 다가가서 허리를 굽혔다.“한 선생,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희 직원들이 결례를 범했군요. 제가 다 처리할 테니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인 뒤, 경악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뒤돌아선 이한승은 분노한 눈빛으로 장재덕을 노려보며 소리쳤다.“당신은 지금 이 순간 부로 해고야! 앞으로 S시에서 그 어떤 회사도 당신을 고용하지 않을 거야!”“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은 절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 비밀을 누설한
“민학그룹과 강우연이 같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중간에 원자재 공급상이 필요해요. 대신 좀 알아봐 주시고 거래에 차질이 없게 준비해 놓으세요. 내가 시켰다는 건 비밀로 하고 일을 깔끔하게 처리할 사람이 필요해요. ”한지훈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한승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회사와 협약을 맺은 원자재 공급회사가 있어요. 내일 사람을 시켜 계약서 준비해 놓으라고 할게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사무실을 나섰다.그를 문앞까지 배웅한 이한승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밖으로 나온 오관우와 강희연이 이한승을 발견했다.“관우 씨, 저기 봐. 저 사람 이안그룹 이 회장 아니야?”강희연은 오관우의 팔을 꼭 붙잡고 흥분에 겨워 말했다.“그러네!”기대에 찬 눈빛으로 이한승을 바라보던 오관우가 갑자기 인상을 썼다.“이 회장이 누구 배웅하나 본데? 그런데 저 차에 탄 사람… 한지훈 닮지 않았어?”그 말을 들은 강희연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차창을 바라보았다.“이상한 소리하지 마. 한지훈 그 인간이 뭔데 이 회장이 배웅까지 하겠어?”강희연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오관우도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네. 젠장! 요즘은 누굴 봐도 한지훈 얼굴이 보여!”말을 마친 그는 강희연을 끌고 이한승에게 다가가 아부 섞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 회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오찬그룹의 오관우입니다. 여기 제 명함이요.”뒤돌아서려던 이한승은 무뚝뚝한 얼굴로 오관우를 힐끗 쏘아보고는 명함을 받았다.“오찬그룹?”말을 마친 그는 명함을 비서에게 건네고는 가던 길을 갔다.반면 오관우는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에 대고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인사했다.“회장님, 조심히 들어가세요!”이한승의 뒷모습이 사라진 뒤에야 오관우는 싱글벙글하며 허리를 폈다.“희연아, 반 부장이랑 계약서를 쓰고 나오면서 이 회장까지 만나다니! 오늘 운이 너무 좋은 거 아니야?”강희연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그런가 봐!”“가자! 지난번에
그 말을 들은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사람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미친 사람 보는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봤다.“좋다! 공급업체 다섯 곳과 계약하지 못하면 우연이는 그날로 회사를 사직하고 이번 프로젝트는 희연이에게 맡기겠다! 그리고 너 한지훈은 실패하는 즉시 우리 집에서 꺼져!”강준상은 분노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으름장을 놓았다.“좋습니다!”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옆에서 조용히 듣고만 있던 서경희와 강신은 조바심이 났다.“한지훈 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게 무슨 미션인 줄 알고 덥석 받아? 이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우연이 본인도 수락하지 않았는데 네가 뭐라고 대답해!”흥분한 서경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강준상에게 말했다.“아버님, 저는 반대예요. 한지훈 이 자식이 무슨 자격으로 우연이 입장을 대변해요!”“맞아요! 이 인간은 누나를 대변할 수 없어요!”강신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한지훈을 힘껏 노려보았다.강희연 일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그들을 보며 웃었다.한지훈은 조용히 강우연에게 다가가서 말했다.“나 한번만 믿어줘.”강우연은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믿을게요.”어쩐 일인지 이 순간 그녀는 한지훈이 너무 믿음직했다. 얼마나 어려운 미션이든 한지훈의 말대로 될 것만 같은 확신이 들었다.강우연마저 고개를 끄덕이자 서경희는 뒷목을 잡으며 욕설을 퍼부었다.“강우연, 너 바보야? 너 왜 그렇게 멍청해? 저 자식이 뭐라고 이걸 덥석 받아? 이 자식이 뭘 할 수 있는데? 아이고… 머리야!”강신 역시 불쾌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멍청한 것들 같으니라고! 내일 무슨 수로 공급업체와 계약을 따내는지 두고 보겠어!”그렇게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자 술렁거리던 소리도 점차 잦아들었다.회의실에는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강우연과 담담하게 웃고 있는 한지훈만 남았다.강우연은 여전히 두려웠지만 용기를 내서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지금 공급업체 사장님들을 만
"흥! 무능력해서 가문에서 쫓겨난 주제에 무슨 수로 위기를 해결하겠어? 계속 버티고 있어봐야 웃음거리만 될 뿐이지!""회장님, 지금 당장 강우연을 민학 프로젝트 총괄 책임자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합니다!"사람들은 너도나도 일어서서 강우연을 물어뜯었다.강우연 역시 긴장되고 두려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그녀는 계속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며 한지훈이 빨리 도착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가자 그녀는 점차 희망을 잃어갔다.‘지훈 씨가 나한테 거짓말한 걸까?’서경희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게 내가 진작 뭐라고 했어? 한지훈 그 자식은 믿을 게 못 된다니까? 내 말을 그렇게 안 듣더니! 이제 어떡할 거야? 그 자식은 나타나지도 않고 너만 여기서 사람들한테 비난 받고 있으니… 당장 그 자식이랑 이혼해. 내가 제대로 된 혼처 알아봐 줄 테니까."강신도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누나, 그냥 포기하고 둘이 짐 싸서 나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사람들의 압박에 강우연은 눈물을 머금고 울먹이며 그들에게 사정했다."저는 지훈 씨 믿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잠자코 듣고 있던 강준상이 버럭 화를 냈다."그만! 지금부터 민학 프로젝트는 희연이가 담당한다. 희연아, 지체할 시간 없어. 무슨 수를 써서든 공급업체 다섯 곳을 찾아서 계약해."그 말을 들은 강희연은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미리 준비한 계약서를 내밀었다."이럴 줄 알고 제가 미리 준비했죠. 할아버지, 이것 좀 보세요."강준상은 흐뭇한 표정으로 계약서를 확인하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주 좋아!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다른 임원들도 아부 섞인 웃음을 지으며 맞장구를 쳤다."정말 잘됐네요! 희연이가 그룹을 살렸어요!""희연이가 업무 능력이 워낙 출중하긴 했죠. 실력도 없으면서 버티고 있는 누구보다는 훨씬 낫네요!""주제를 알면 진작 회사를 떠났어야지! 월급만 축내는 밥통도 아니고!"회의실에는
강준상은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소리쳤다."빨리! 빨리 마중을 나가야지!"강가의 친인척들과 고위 임원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런데 바깥에서 어지러운 발소리가 들리더니 근엄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5인의 거장이 각자 비서를 거느리고 회의실에 들어섰다.회의실에는 고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S시의 원자재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거물들이었다.자산만 다 합치면 10조를 훨씬 넘었고 강운그룹 같은 중소기업은 열 개도 더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강대한 부와 권력의 소유자, 강운그룹 회장마저 긴장하게 만드는 거물들이었다.더욱 그들을 긴장하게 만든 건 이들의 배후에 있는 이안그룹의 이 회장이었다. S시에서도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한 거물!이 다섯 명의 거장 역시 이한승을 등에 업고 지금의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어떻게 다섯 분이 이 누추한 곳으로 함께 오셨습니까? 미리 알지 못해서 마중 나가지 못한 점 사죄드립니다."강준상은 당장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로 고개를 바짝 숙였다. 그런 그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나머지 사람들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공손히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아부 섞인 웃음을 지었다.필두에 선 영진그룹 방 회장은 이들 중에서도 같은 업계 탑으로 꼽히는 재력가였다.그는 싸늘한 시선으로 강준상을 힐끗 보고는 입을 열었다."강 회장님,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인사치레는 사양하겠습니다. 강운그룹에 강우연 씨가 누구시죠?"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강준상은 물론이고 현장에 있던 모두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구석에서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 강우연에게 시선을 돌렸다. 강우연 역시 심장이 철렁해서 자신이 혹시 거장들에게 실수한 거라도 있는지 기억을 되짚어 보고 있었다."강우연, 부르잖아!"강희연은 강우연이 저들의 눈밖에 난 것이 분명하다고 고소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불렀다.강우연이 잔뜩 긴장한 표정을 하고 앞으로 나섰다.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방 회장은 곧장 다가가서 지극히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