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연이 잡혀갔다는 소식에 한지훈마저 화들짝 놀라며 차갑게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용이는 자초지종을 자세히 설명했고 설명을 다 들은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분명 뭔가 있어! 현장에 한번 가보자!”그는 그 길로 박 대사와 작별하고 용이와 함께 시공 현장으로 달려갔다.하지만 이미 시공 현장은 폴리스라인이 둘러졌고 관계자외 아무도 출입할 수 없었다.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송호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송호문도 당황하며 다급히 말했다.“사령관님,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제가 가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송호문은 곧장 현장 감식반에 연락해서 명령을 하달했다.“당장 그분을 안으로 들여보내!”현장을 지키던 경찰관들은 지시를 받고 의아했지만 주저없이 길을 비키고 한지훈과 용이를 현장으로 들여보냈다.한지훈은 용이와 함께 신속히 사고 현장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잠시 후, 송호문이 허겁지겁 현장에 도착했다.“총사령관님, 제가 알아본 바로는 이번 안전사고의 조사는 특별조사단에서 맡았고 팀장은 본청 안전관리국의 부국장 주연승입니다.”송호문은 도착하자마자 즉각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한지훈에게 알렸다.한지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현장을 둘러보다가 구석진 곳에 있는 카메라를 가리켰다.“자재가 현장에 들어오려면 저기를 경과해야 하니까 CCTV에 찍혔겠네요.”송호문은 즉각 형사들을 불러 물었다.“CCTV 영상은 확보했어?”형사들이 다급히 말했다.“청장님, 그게….”“뜸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송호문이 짜증스럽게 재촉했다.북양 총사령관의 예비신부와 연관된 사건이니만큼 속도와 정확성은 생명이었다.“CCTV는 이미 망가졌고 최근 찍은 영상은 복구불가 상태입니다.”한 경찰관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카메라가 망가져? 중요한 증거가 될 수도 있는 영상이 사라졌단 말이야?”보고를 들은 송호문이 버럭 화를 냈다.형사들도 난감한 표정으로 답했다.“저희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망가진 상태였습니다.”한지훈은
“네? 북양의 총사령관이요?”소식을 들은 주연승이 화들짝 놀라며 인상을 썼다.갑자기 나를 보자고 한 이유가 뭘까?그와 북양군은 예전에 그 어떤 접점도 없었다.어떻게 된 거지?주연승은 즉시 시공 현장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송호문과 함께 서 있는 젊은 남자의 얼굴을 보고 그가 바로 천하를 호령하는 북양 총사령관이라는 것을 직감했다.“안전관리감독국 소속 주연승, 북양의 총사령관님을 뵙습니다!”주연승은 그에게 다가가서 정중한 자세로 인사했다.한지훈은 담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강운그룹에서 일전에 안전사고가 터졌다던데 부국장님 담당 맞습니까?”주연승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북양 군부의 총사령관께서 왜 한낱 중소기업의 안전사고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는 공손한 말투로 대답했다.“예. 제가 담당하고 있는 사건이 맞습니다. 단 하루 안에 다섯 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지금은 특별조사팀이 조사에 착수 중이고 지휘를 제가 맡았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안전 사고 관련 모든 증거품과 단서를 내 사람에게 인계하세요.”그 말을 들은 주연승은 불쾌한 표정으로 송호문을 노려보다가 정색하며 말했다.“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총사령님과 이번 사건 관계자인 강운그룹은 어떤 특별한 관계라도 있나요?”한지훈은 솔직하게 사실을 말했다.“특별조사팀에서 잡아간 강우연 씨가 내 아내입니다.”그 한 마디에 주연승은 하늘에서 날벼락이 내려친 느낌이었다.강우연이 북양 총사령관의 사모님이었다고?어찌… 이럴 수가!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그가 아무것도 모르고 잡아들인 여자가 이 나라 주군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아내였다니.주연승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잠깐 고민하다가 정색하며 말했다.“총사령관님, 비록 강우연 씨가 사령관님의 사모님인 건 맞지만 이번 안전 사고 문제의 증거가 속출하였고 강우연 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사령관님께서
30분 뒤, S시 모 지방 경찰서 조사실.몸에 문신을 새긴 젊은 남자들이 조사실에 끌려왔다.“무슨 근거로 저희를 잡아들인 겁니까? 증거 있어요?”남자들이 꽥꽥 불만을 터뜨렸다.그리고 이때, 주연승이 안으로 들어오고 그의 뒤를 한지훈이 따랐다.안으로 들어간 한지훈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넣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1분 줄 테니까 너희들 사주한 사람 불어.”문신남들이 바로 며칠 전 몰래 시공 현장에 저질 자재를 운반한 자들이었다.그들은 한지훈을 보자 가소롭다는 듯이 비웃음을 터뜨렸다.“넌 또 뭐야?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1분 준대.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우리가 조사실 경력이 몇 년인데 이런 걸 두려워할 것 같아?”남자들은 대놓고 한지훈을 무시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시간을 확인하고는 말했다.“30초 남았다.”그 말에 남자들이 당황했다. 그들은 험악하게 인상을 구기며 소리쳤다.“젠장! 너 대체 누구야? 당장 우릴 풀어줘! 이거 공권력 남용이야! 신고할 거라고!”“맞아! 우린 죄없는 백성이야! 당장 우리를 풀어줘!”“제한시간 끝났어!”이렇게 말하는 한지훈에게서 강력한 기백이 용솟음쳤다.쾅!그가 다리를 들자 남자들 중 한 명이 발에 맞아 그대로 벽에 처박혀 버렸다.순식간에 벽에 금이 가면서 먼지가 우수수 떨어졌다. 바닥에 추락한 남자는 가슴을 부여잡고 시뻘건 피를 토해냈다.남은 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경찰이 사람 때린다! 이거 미원 넣을 거야! 고소할 거라고!”“짝!”하지만 한지훈은 무자비하게 손을 들어 소리치는 남자의 귀뺨을 후려쳤다. 조금 전까지 빡빡 우기던 남자가 그대로 바닥을 구르더니 입에서 부러진 이빨 두 대가 주르륵 흘러내렸다.“악!”바닥에 쓰러진 남자는 얼굴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러댔다. 그는 다가오는 한지훈을 겁에 질린 눈으로 바라보며 소리쳤다.“오… 오지 마! 오지 마! 경찰이 사람 잡네!”하지만 한지훈은 옆에 있던 의자를 집더니 그대로 놈의 팔목을 찍어버렸다.남
강문복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반면 강준상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그 시각, 리양제약 대표 사무실.뉴스를 확인한 송천우는 분노에 치를 떨며 찻잔을 바닥에 집어던졌다. 그는 곧장 허임호에게 전화를 걸어 분노를 터뜨렸다.“허 관장,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절대 잘못 될 리 없다고 하셨잖아요? 왜 이렇게 된 겁니까?”그 시각 뉴스를 보고 있던 허임호도 싸늘하게 말했다.“송 대표, 강운그룹의 배후에 거물급 인사가 있는 것 같네요.”“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요.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내가 이 일 제대로 하라고 2억이나 줬잖아요!”분노한 송천우가 소리쳤다.허임호는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 일은 내가 직접 해결하겠습니다. 송 대표한테까지 피해가 가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었다.허임호는 푹신한 의자에 앉아 훈련 중인 제자들을 노려보며 한숨을 쉬었다.“아룡아, 가서 누가 배후에서 손을 썼는지 좀 알아봐.”“그리고 그게 누구든 즉시 처결해 버려! 감히 내가 하려는 일을 방해하다니! 간이 배밖으로 나왔군!”허임호의 신변을 지키던 건장한 남자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예, 관장님!”말을 마친 아룡은 성큼성큼 사무실을 나갔다.쾅!누군가가 대문을 발로 차서 열었다.성인 남성 두 명이 당당한 걸음걸이로 칠성파 도장으로 들어섰다.맨앞에 선 남자는 다름 아닌 한지훈이었다. 그의 두 눈은 이미 살기로 번뜩이고 있었다.그의 뒤로 싸늘한 냉기를 내뿜는 용이가 따르고 있었다.한지훈이 도장에 들어선 순간, 마당에서 훈련 중이던 제자들은 신속히 집결하고 전투 태세를 취했다. 아룡은 그들을 지나쳐 싸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맨 앞으로 가서 섰다.한지훈은 뒷짐을 지고 싸늘한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다가 내전의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는 허임호를 발견했다.“너희들 누구야? 감히 허락도 없이 칠성파 도장으로 들어오다니!
도장 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사람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경악한 표정으로 용이를 바라보았다.하얀 도목을 입은 제자들은 누구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았다.아룡은 칠성파 도장에서 허임호를 제외하고 실력이 가장 뛰어난 무인이었다.이미 준 병왕급을 돌파한 실력자가 이렇게 힘도 한번 못 써보고 쓰러진 경우는 없었다.대체 어느 정도의 실력이면 아룡 같은 사람을 한 주먹에 쓰러뜨릴 수 있는 거지?도장 제자들의 얼굴에 짙은 두려움이 서리더니 이마에 식은땀이 돋기 시작했다.한지훈은 성큼성큼 내전을 향해 걸어갔다.용이는 그의 뒤를 바짝 쫓으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경계했다.한지훈이 한발 다가설수록 도장의 제자들은 뒤로 뒷걸음질쳤다. 그러다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 때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 있던 허임호가 고개를 들고 입을 열었다.“칠성파 도장을 침입해서 내 애제자를 쓰러뜨리다니! 너희는 곱게 죽지 못할 거야! 당장 저놈들을 잡아 사지를 찢어버려! 놈들을 제압하는 자를 나 허임호의 후계자로 임명하겠다!”지시가 떨어지기 바쁘게 겁먹었던 제자들의 눈에 이채가 서리기 시작했다.칠성파 두목 허임호의 수제자로 승급하고 나중에 도장을 물려받을 수 있는 후계자가 된다는 건 크나큰 유혹이었다.도복을 입은 제자들은 갑자기 흥분제라도 먹은 것처럼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한지훈과 용이에게 덤벼들었다.“같이 공격하자! 아무리 강해봐야 상대는 단 두 명이야!”“죽여 버려!”“아룡 형님의 복수를 하자!”오십 명에 달하는 제자들이 살기를 방출하며 두 사람에게 달려들었다.용이가 음침한 표정으로 욕설을 내뱉었다.“주제도 모르는 것들!”그는 온몸으로 강력한 기백을 방출시키며 주먹에 내력을 담아 마주오는 적들을 향해 휘둘렀다. 그들을 향해 달려들던 칠성파 제자들이 하나둘씩 바닥에 쓰러지고 뼈가 부러진 놈들의 비명이 도장을 진동했다.그렇게 순식간에 40명 정도가 제압되었고 남은 놈들은 온몸을 벌벌 떨며 겁에 질린 눈으로 용이를 바라보았다.저게 인간인
사령관?분명 강운그룹의 백수 데릴사위라고 들었는데 저 호칭은 대체 뭐지?하지만 허임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패기는 마음에 드는군! 그렇게 죽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말을 마친 허임호가 마당으로 나왔다. 그는 뒷짐을 지고 서서 거만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어른인 내가 열 수는 양보해 주지. 열 수 안에 내 몸에 주먹이 스친다면 배후를 가르쳐주겠다.”일개 도관의 관장 치고는 정말 거만한 말투였다.감히 북양 총사령관 앞에서 열 수 양보한다는 말을 하다니!물론 허임호는 한지훈이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일을 시작하기 전에 한지훈이라는 인물에 대해 충분히 조사를 마쳤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유독 거슬리는 게 있다면 그의 곁을 든든히 지키고 서 있는 용이였다.대체 저 정도의 실력자를 언제 경호원으로 매수했는지 궁금해질 정도였다.하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허임호가 어떻게 한지훈을 괴롭힐지 속으로 고민할 때, 한지훈이 담담히 말했다.“필요 없어. 널 상대하는데 한방이면 충분해. 한방, 네 주먹이 내 몸을 스치면 내가 진 거로 하고 처분에 따르지.”그 말을 들은 허임호의 얼굴이 분노로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건방진 녀석! 나 허임호, 칠성파 도장을 창설한 이래로 너 같이 건방진 자식은 처음이야. 그렇게까지 날 자극한다면 죽어서 날 원망하지 마!”말을 마친 허임호는 온몸에 살기를 두르고 한지훈의 목을 향해 손을 뻗었다.단단한 돌마저 부셔버릴 수 있는 위력이 담긴 손아귀었다.일반인이 당했더라면 아마 그대로 목뼈가 부러졌을지도 모른다.한지훈은 실망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는 그대로 상대의 손목을 낚아챘다.허임호가 당황하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어떻게 이게 가능하지?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우드득 소리가 나더니 한지훈이 그의 팔목을 부러뜨렸다.뼈가 으스러지는 섬뜩한 소리가 도장 내에 울려퍼졌다.“악!”허임호는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눈을 부릅뜨고 다시 한지훈을 향해 주먹을 날렸
한지훈이 도장을 나올 때, 강우연과 관계자들도 조사를 끝내고 석방되었다.그녀는 입구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서 있는 한지훈을 보자 눈시울을 붉히며 달려가서 그의 품에 안겼다.한지훈은 가볍게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했다.“이제 괜찮아. 울지 말고 집에 가자.”“네.”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지훈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사건 관련해서는 주연승이 제때에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을 진행했기에 더 이상 그녀를 폄하하는 여론은 없었다.다음 날.“좋은 아침입니다.”한지훈은 상쾌한 기분으로 도영그룹 1층에 있는 커피숍으로 왔다. 커피만 사고 올라가려는데 마침 다급히 올라가는 이안영과 마주쳤다.이안영은 언제 봐도 예뻤다.하얀색 블라우스에 몸매를 강조하는 H라인 스커트를 입고 어울리는 구두까지 신은 그녀에게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었다.“지훈 씨?”이안영이 그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다.“제가 별로 반갑지 않은가 봐요.”한지훈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이안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빤히 바라보더니 피식, 미소를 지었다.“뭘 착각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오늘 좀 바빠요. 리양제약에서 오늘 손님이 왔는데 커피 사러 나왔거든요. 너무 바빠서 미처 보지 못했어요.”“그런 거였군요….”한지훈이 얼굴을 붉히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대표실 비서에게 뭔가 밉보인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마침 올라가던 길이었는데 그거 저 주세요.”한지훈은 매너 있게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궁금증이 발동한 한지훈이 물었다.“리양제약이 갑자기 우리 회사에는 어쩐 일이래요?”“네.”이안영은 어딘가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내용을 들어보니까 리양 쪽에서 일방적으로 모든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 일로 대표님이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계약 해지?한지훈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 어딘가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그는 이안영을 대표실까지 데려다준 뒤, 생각
마케팅부로 돌아온 한지훈은 별로 할 일도 없고 해서 장신혁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시청했다.그런데 주변이 어수선하더니 갑자기 마케팅 부서 직원들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일렬로 들어오더니 양 옆으로 비켜섰다. 그들 사이로 도설현과 한 중년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도설현은 중년 남자에게 마케팅 부서가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사오십 대로 추정되는 중년 남자는 짐짓 근엄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분위기 싸한데요. 역시 성공한 사업가는 뭔가 다른가 봐요.”장신혁이 한지훈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저분이 리양제약 송경림 회장이래요. 이번에 프로젝트 때문에 왔다고 하던데요?”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송경림을 훑어보다가 이한승에게 문자를 보냈다.곧이어 이한승에게서 송경림에 대한 정보가 답장으로 왔다.시가 총액 1조 규모!도설현보다 더 부자였다.“저런 거물급 인사가 우리 회사랑 협약을 체결한다니, 뭔가 이상한데요.”한지훈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도설현 성격에 만약 리양 쪽에서 위협적인 조건을 내걸었다면 저렇게 평화롭게 시찰까지 시켜주지는 않을 것 같았다.“뭐가 이상해요? 어떻게든 협약을 체결하는 게 중요하죠. 회장이 직접 왔다는 건 그만큼 이 사업을 중시한다는 거 아니겠어요? 혹시 우리한테도 인센티브 나오려나?”장신혁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지훈이 리양제약의 의도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마케팅 부장 조민아가 나와서 그들을 맞았다.그녀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회장님께서 직접 오실 줄은 몰랐는데요. 준비가 미흡해서 죄송합니다.”조민아는 직장 내 엘리트답게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이끌었다.하얀색 블라우스에 레드와인 컬러의 스커트는 섹시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번 회담을 위해 단장에도 신경을 꽤 쓴 모양이었다.송경림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조 부장이 직접 마중을 나올 줄은 몰랐네요. 나도 영광입니다. 우리 S시 기업판의 여자 엘리트로 불리잖아요.”“과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