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사과하라고?’‘대박! 미친놈!’한지훈의 말에 사람들은 들숨을 쉬며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정신이 나가지 않고서는 이런 말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감히 홍철수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것은 죽고 싶어 안달 난 것과 다른 바가 없는 일이다.그의 말을 듣고 홍철수의 얼굴도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지금까지 그는 단 한 번도 이러한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한낱 보잘것없는 놈이 건방 하기 짝이 없어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미친놈! 죽고 싶어 환장했어? 네가 감히 뭔데 철수 도련님보고 무릎 꿇으라 말아야!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넌 철수 도련님 개도 될 자격도 없는 새끼야! 주제 파악 제대로 해!”한지훈을 비아냥거리던 호지명이 벌떡 일어서서 테이블을 “탁” 치며 소리쳤다.홍철수가 할 수 없는 말들을 그가 대신한 셈이다.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호지명을 덤덤하게 훑어보았다.“그래? 아까부터 개 짖는 소리 들었는데, 그게 너였어? 네가 바로 철수 도련님 개야?”“쓰읍!”사람들은 다시금 들숨을 내쉬었다.호지명 또한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면서 이글거리는 두 눈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히스테리를 부렸다.“너…… 진짜 죽고 싶지!”호지명은 대문 지키는 촌놈 경호원이 이렇게 극악무도할 줄은 몰랐다.그는 한지훈을 손 좀 봐주려고 달려들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홍철수가 그를 말렸다.“다들 그만 해요. 기분 좋게 놀러 나온 건데, 사소한 일로 분위기 망칠 필요 없잖아요.”홍철수는 그런대로 사람 됨됨이가 잘 되어 있어 보였다.그는 잔을 들며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했다.“자, 우리 다 같이 건배해요. 설련 씨 생일 다시 한번 축하해요!” 사람들은 눈치를 보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높이 들었다.하지만 한지훈, 소예원, 림려한은 일어서지 않았다.물론, 이미 술에 취한 유현빈도 일어서지 못했다.그는 이미 눈이 풀리고 고개를 제대로 들 수도 없었다.소예원은 지금 화가 제대로 치밀어올라 얼굴까지 일그러졌다.그녀는 오늘 이러한 몰골을 당
한지훈의 말 한마디에 순간 공기마저 흐름을 멈추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다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한지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맙소사!’‘미친놈이 분명해!’‘감히 홍철수보고 자존심 따위를 개한테 줘버렸다고 하다니!’그들은 어처구니없는 말에 두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음속으로 비웃으며 한지훈이 곧 닥칠 불행에 기뻐해 마지 못했다.모두 오늘이 바로 한지훈의 제삿날이라고 생각이 들었다.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홍철수에게 미움을 샀으니 아마 오늘 룸에서 걸어 나가지 못할 것이다.어쩌면 사지를 부러뜨려 창문 밖으로 던져 버릴지도 모른다.홍철수도 이미 인내의 한계에 이르러 얼굴이 차갑기 그지없었다.두 눈에서 차가운 빛이 더없이 반짝이며 한지훈을 노려보고 있다.“한지훈! 지금까지 봐준 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 할 걸 왜 자꾸 들이대는 거야?”그 누구도 홍철수를 이처럼 모욕한 적이 없다.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내 화를 꾹 참고 있었다.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미 한지훈을 내리쳤을 것이다.“철수 도련님, 저 새끼 너무 까불고 있습니다! 도련님을 안중에 두지도 않고 무시하고 있잖습니까! 옷도 촌놈처럼 입고 와서 주제 파악도 못 하고 막말만 하고 있습니다!”한지훈에게 한 방 먹은 호지명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서서 진상을 부렸다.“맞습니다! 저 미친놈 본때 보여줘야 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우리가 한 번 손 보겠습니다. 도련님 앞에 무릎 꿇어 사죄하게 하겠습니다.”홍철수의 얼굴은 비할 데 없이 어두워졌고 차가운 억새가 두 눈에서 번쩍이고 있다.“한지훈, 난 너 같은 놈 안중에 둔 적도 없어,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온 목적은 오로지 소예원씨를 위해서야. 그러니 이쯤에서 당장 대가리 조아리고 사과하고 꺼져! 아니면 네 제삿날로 만들어 주겠어.”홍철수는 종래로 아무에게나 무시당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일단 정색하기만 하면 그가 해낼 수 없는 일이 없다.게다가 홍철수는 평소에도 운동을 빼놓지 않고 태권도 고
허공을 찌를 듯한 소리가 진동했다.“죽어!”홍철수의 분노가 고스란히 담긴 주먹이 한지훈의 얼굴을 향해 다가갔다.그의 두 눈에는 살기가 등등하고 표정까지 일그러졌다.홍철수가 내리꽂은 주먹은 모든 이들의 눈에서는 강하기 그지없었다.역시 홍철수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역시 태권도 검은 띠 고수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H시 홍씨 가문은 듣던 대로 보통이 아니라고 다시금 느껴졌다.‘저 주먹에 맞으면 소라도 힘없이 넘어가겠지?’홍철수는 그들의 놀라움과 숭배하는 시선을 누리면서 험상궂게 웃기 시작했다.한지훈이 피가 터지도록 맞아서 자기 앞에 무릎 꿇고 비는 모습이 보이기라도 하는 듯했다.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빗나가는 상황이 일어났다.한지훈은 시종일관으로 덤덤한 모습으로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대박!’‘이 상황에서 잘난 체하는 거야?’‘정말로 죽고 싶어 환장했어?’‘아니면, 소예원 앞에서 이미지라도 지키고 싶은 걸까?’상대가 홍철수임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한지훈의 모습이 어처구니가 없었다.홍철수는 H시에서 3년 연속으로 킥복싱 우승을 거머쥔 인물이다.조설련, 호지명 그들도 차가운 웃음소리를 내며 앞으로 일어날 광경이 미리 보이기라도 하는 듯했다.하지만 바로 이때 한지훈이 손을 내밀었다.그도 마찬가지로 주먹을 들어 정면으로 맞이했다.이 광경을 목격한 홍철수는 눈가에 경련을 일으키며 하찮다는 듯이 비웃었다.‘죽으려고 환장했어!’‘감히 주먹을 내밀다니,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과 뭐가 달라?’“펑!”삽시간에 우렁찬 소리가 룸 전체에서 울려 퍼졌다.두 주먹이 허공에서 만나 세차게 부딪쳤다.“찰칵!”뼈가 부러지는 소리까지 들려왔다.홍철수 뒤에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한지훈이 끝장났다고 생각했다.‘저놈 분명 팔 부러졌을 거야.’조설련은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지어내며 소예원에게 말했다.“들었어? 뼈가 부러진 소리 맞지? 참, 안 됐다……”그러나 곧 모든 이들이 뒷걸음을 칠 정도로 믿어지지 않은 일이 눈앞에서 일
홍철수 또한 넋이 나갔다.그는 무적에 가까운 한지훈의 모습이 믿어지지 않았다.자신 있게 휘두른 주먹이 이처럼 철저하고도 비참하게 부러진 것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H시 킥 복싱 대회에서 연속 3년 동안 우승을 했었고 H시 홍씨 무술관의 도련님으로 실력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하지만 한지훈이 가볍게 휘두른 주먹이 진동하여 뼈가 갈라진 그와 달리 한지훈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채로 덤덤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이런 모습에 홍철수는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오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때 한지훈은 천천히 걸음을 내디디며 홍철수를 향해 다가갔다.몸에 풍기는 카리스마는 비할 데 없이 날카로워지고 눈빛도 어느새 더없이 차가워졌다.“미친놈! 너…… 너 뭐 하자는 거야! 나 H시 홍씨 가문 도련님이야. 우리 아버지는 홍우용이야! 나한테 손끝 하나 더 대면 우리 아버지는 물론이고 홍씨 가문에서 널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네 가족까지 무사하지 못할 거야!”홍철수는 당황한 나머지 뒷걸음을 치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를 쳤다.그는 이미 한지훈의 얼굴에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차가운 살의를 보았기 때문이다.이러한 살의는 지금껏 아버지인 홍우용한테서만 본 적이 있다.아니!더욱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지훈이 지금 풍기고 있는 살의는 아버지한테서 느꼈던 살의보다 만 배 정도는 더욱 짙다.‘이럴 수가!’홍철수의 아버지는 H시 무술자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다.일대 거장이자 일성 예비 군왕인 강자이기도 하다.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한지훈은 일존 살신 같은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지금, 이 순간 룸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한지훈이 풍기고 있는 기세에 눌려 버렸다.조설련은 멍하니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한지훈을 삿대질하며 욕을 퍼부었다.“미쳤어? 철수 도련님은 경호원밖에 되지 않은 너 같은 놈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분이셔! 너 지금 죽으려고 환장하는 거라고!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이러다가 우리까지 피해 보면 어떻게 할 거야?”“정신
한지훈의 눈빛에 홍철수는 온몸에 솜털이 곤두서고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너…… 뭐 하자는 거야?”“네? 조금 전에 제가 기회드렸잖아요. 무릎 꿇고 사과하면 용서해 드린다고 했었어요.”한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면서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세차게 날렸다.“팍!”우렁찬 소리가 룸에서 울려 퍼지고 모든 이들은 숨이 그대로 멈추는 것만 같았다.다들 어안이 벙벙해졌다.‘저 미친놈, 어떻게 감히 홍철수를 때려?’‘정말로 죽고 싶어 환장한 놈이 맞아.’“소예원! 네 친구 미친 거 아니야? 미쳤어! 어떻게 감히 철수 도련님을 때려? 죽고 싶어 안달난 거 아니야?”그와 동시에 조설련은 들숨을 내쉬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 두 눈을 부릅뜨고 소예원에게 고래고래 소리쳤다.“당장 그만하라고 해! 이러면 네 친구뿐만 아니라 우리까지 피해를 보게 될지도 몰라! 홍씨 가문은 H시에서 무술 명가로 유명한 가문이야. 다들 보통 실력이 아니라고! 홍씨 가문 한마디면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들 다 끝장나!”“닥쳐!” 송예원은 냉랭하게 호통을 치며 조설련을 노려보았다.그러자 조설련은 그 기에 억눌려 즉시 입을 꾹 다물어 버렸다.소예원도 지금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얼굴색이 하얘지고 당황스러웠다.한지훈이 홍철수에게 미움을 산 것은 H시 홍씨 가문에게 미움을 산 것도 같은 것이다.그는 모두 소예원을 위해서 한 것이기에 일단 문제라도 생긴다면 소예원은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생각했다.이러한 생각에 소예원은 점점 불안해져 앞으로 다가가 싸움을 말리려고 했다.하지만 옆에 있던 림려한이 그러는 소예원을 말렸다.“언니, 왜 그러세요?”“조용히 앉아 있어. 한지훈 보통 사람이 아닌 거 같아. 생각 없이 저렇게 무모하게 행동하지 않을 거야. 일단 좀 기다려 봐. 좀만 더 지켜보고 움직여.”림려한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한지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그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많이 돋아난 듯했다.한지훈은 갈수록 신비로운 남자인 것만 같았다.도대체 어떠한 저력과 세력을 등
그러나 한지훈은 덤덤하게 홍철수를 한번 보고는 차갑게 웃었다.“기다리고 있을게요.”말을 마치고 그는 다시 소예원의 옆자리에 앉았다.“정말로 괜찮아요? 홍철수는 H시 홍씨 가문의 도련님이에요. 그리고 홍씨 가문은 H시 무술 명가로 유명하고 휘하에 300여 명의 제자까지 둔 무술관도 있어요. 그중에 병왕급 실력을 지닌 스승이 두 명이나 있다고 들었어요.”소예원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채로 덧붙였다.“홍철수는 H시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대단한 무술 거장이고 실력도 군왕급이 된다고 했어요……”두 명의 병왕급 스승에 군왕급 실력을 아버지까지 둔 홍철수는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정말로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재가 확실하다.하지만 한지훈에게 있어서 그들은 한낱 쓰레기에 불과한다.“제가 걱정이라도 되세요?”한지훈은 눈썹을 들썩이며 웃으며 때때로 그녀가 재미 있는 여자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그래서 한지훈은 분위기도 완화할 겸 소예원에게 농담했다.이 말을 듣고 소예원은 순간 멈칫거리더니 중얼거리기 시작했다.“내가 왜 지훈 씨를 걱정해요. 그냥…… 건들지 말아야 하는 홍씨 가문을 건드려서 일이 번거로워질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그래요?”한지훈은 덤덤하게 대답하고 젓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다른 이유가 없이 확실히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이다.이러한 장면을 본 룸 안에 사람들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특히 홍철수는 얼굴이 당장 터질 것만 같았고 두 눈에는 서리가 앉은 것만 같다.한지훈은 생각을 벗을 날 정도로 겁이 없는 놈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룸 문을 힘차게 걷어차 버렸다.그와 함께 노여움에 가득 찬 목소리도 함께 들려왔다.“누구야? 어떤 미친놈이 우리 철수 도련님한테 무례한 짓을 했어?”곧이어 문신을 한 장한이 7, 8명 정도 되는 괴한들을 이끌고 기세등등하게 쳐들어왔다.그들은 얼굴에 살기가 흘러넘치고 90년대 홍콩 영화에서나 볼 법한 모습이었다.저마다 손에 칼 같은 흉기를 들고 매우 위협적으로 보였다.그들이 나타나고 나
소예원과 유현빈을 제외하고는 다들 아연실색한 얼굴이다.그들은 왕칸의 행동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도도하게 품위를 유지하고 있던 림려한 마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전에도 궁금했지만, 한지훈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짙어졌다.어쩌면 생각보다 더욱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왕칸이 뱉은 지훈 형님이라는 소리는 모든 이들의 가슴을 세차게 흔들었다.다들 한지훈의 정체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정말로 보잘것없는 경호원에 거리끼지 않는 인물일까?어떤 사람이기에 이 지역의 일인자가 그를 높여 부르는 것일까?소예원도 두 눈을 반짝이며 진지하게 옆에 앉아 있는 한지훈을 훑어보고 있다.의술에도 능하고 무술에도 일가견이 있는 사람인데, 한지훈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홍철수의 얼굴은 어둡기 그지없었다.그의 두 눈에서 당장이라도 레이저가 쏘아 나올 것만 같았다.그는 화가 차올라 지금 주먹을 세게 잡아당기고 있다.자기가 불러온 사람이 순식간에 배신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오늘 정말 다양한 일로 창피를 당하고 있는 홍철수이다.한지훈도 홍철수가 부른 사람이 지난번에 교육했던 왕칸일줄은 몰랐다.왕칸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그도 내심 기뻤다.왕칸은 한지훈과 안부를 주고받고 나서 즉시 고래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홍철수 무리를 노려보았다.그리고 그들을 향해 삿대질하며 소리쳤다.“철수 도련님, 지금 이게 무슨 뜻입니까? 저희 지훈 형님은 무슨 일로 찾으시는 겁니까? 제대로 말씀하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을 겁니다.”홍철수는 두 눈에 서리가 다시금 내려앉았다.그는 지금처럼 모두가 보는 앞에서 도발과 모욕을 당한 적이 없다.그는 이를 악물고 거의 한 글자씩 토해내듯이 말했다.“왕칸! 입장 정리 똑바로 해! 넌 지금 내가 있었기에 이곳에 버젓이 서 있을 수 있는 거야. 나야말로 네가 응당 존중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감히 나한테 무례한 짓을 하게 된다면, 난 너는 물론이고 네 휘하에 있는 얘들까지 S시에서 설
”너 뭐 하자는 거야!”홍철수는 부러진 팔을 감싸고 미간을 찌푸렸다.“혹시 그거 아세요? 제가 제일 싫어한 게 바로 협박을 당하는 거예요.”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두 눈에 살의를 떠올렸다.홍철수는 그의 두 눈을 마주하면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너…… 내 몸에 손끝 하나 대지 마!”홍철수는 소리를 치며 스스로 겁먹지 말라고 다독이고 있다.한지훈의 눈빛은 무섭기 짝이 없었다.조금 전에 아주 잠깐 마주친 것만으로도 홍철수는 온몸이 흠뻑 젖었다.“참, 쓸데없는 말이 많네요.”한지훈은 차갑게 말하면서 손을 들어 다시 홍철수의 뺨을 세차게 때렸다.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때린 손을 대고 있는 한지훈의 모습이 미친 것만 같았다.아마 모두가 한지훈을 미친놈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홍철수는 멍하니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갑자기 히스테리를 부렸다.“제기랄……”“팍!”한지훈은 다시 한번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아주 깔끔하게 뺨을 날렸다.다들 거의 기절하기 일보 직전이다.조설련의 표정 변화가 가장 다채로운데, 얼굴이 붉어졌다가 두 눈을 부릅떴다가 입을 크게 벌렸다가 놀라워 마지 못했다.조설련은 소예원의 팔을 끌어당기며 소리쳤다.“네 친구 미쳤어! 얼른 가서 좀 말려 봐! 저러다가 우리 진짜 한 명도 못 나가!”소예원은 그녀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한지훈과 마찬가지로 뺨을 날렸다.“닥쳐!”다들 또다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왕칸은 지금 마음속으로 격동하는 동시에 걱정이 들기도 했다. 왕칸을 안중에 둔 적도 없는 바람둥이 홍철수가 지금 호되게 당하는 것을 보고 격동할 정도로 좋았다.하지만 한지훈이 홍철수를 때리면 그건 홍씨 가문에게 미움을 사는 것과 다른 바가 없다.홍씨 가문에게 미움을 사면 왕칸 자신에게도 무덤을 파는 것과 마찬가지이다.아마 앞으로 S시에서 다시는 살아남지 못할지도 모른다.‘다른 곳에서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야.’왕칸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그들과 같은 사람은 결국에는 무력을
광명 좌사는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아냈지만, 강한 충격에 의해 혈기가 솟구치며 몸을 가누지 못한 채 뒤로 날아갔다. 같은 사성 천왕의 경지에 있던 그와 한지훈 사이에 이렇게 큰 실력 차이가 있을 줄이야!광명 좌사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결국 몸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며 피 한 모금을 내뿜었다. 광명 우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오릉군 가시가 한 바퀴 회전하더니 광명우사의 가슴을 찔렀다. 한차례 강풍이 불며, 방 안의 유리가 모조리 깨졌다! 제이슨은 놀라며 황급히 콘크리트 기둥을 끌어안고, 겁에 질린 채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것이 한지훈의 진짜 전력이란 말인가?! 이것이 사성 천급 천왕의 실력이라고?! 정말이지, 이 정도로 무시무시할 줄이야! 문제는 그가 강풍에 날아갈까 봐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한 걸음만 잘못 디뎌도 18층 높이에서 떨어질 수 있었다! “쾅!”오릉군 가시가 광명 우사를 향해 날아가면서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져 작은 소용돌이까지 만들어냈다! 광명 우사는 소리를 지르며 온 힘을 다해 주먹을 휘둘렀다.“퍽!”하지만 그의 주먹은 오릉군 가시가 만들어낸 소용돌이에 조금도 대항하지 못했다. 강력한 기류가 거꾸로 소용돌이치며, 오릉군 가시는 그의 주먹을 뚫어버렸다!그의 주먹은 강철로 만들어진 주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동안 그는 이 주먹으로 얼마나 많은 고수들을 쓰러뜨렸던가? 세상의 웬만한 칼과 검으로는 그의 주먹에 상처조차 입히지 못했다.그런데도 지금, 그의 손에서 피가 흘렀다!피 한 방울이 떨어지는 순간, 광명 우사는 거대한 충격에 휩싸엿다한지훈!지금 이 이름은 그에게 있어 공포 그 자체였다.물론, 현재 한지훈 또한 편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공격은 도청전인에 비하면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고, 이런 단순한 공격 방식으로는 도저히 한지훈을 상대할 수 없었다.“쾅!”광명 우사의 몸이 그대로 벽에 세차게 부딪혔고, 견고
“그러니 우리는 친구지, 적이 아니다! 친구라면 자원을 공유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우정을 해치는 거지 않은가!”유회원은 부드럽게 협박하며 한지훈에게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한지훈은 모든 상황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이, 결국 이 광명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다!자신이 중상을 입고 생명이 위태로울 때, 한용이 제때 도착해 적룡 심장을 융합시켜 겨우 목숨을 구했다.무적천과의 대결 때에도 광명존이 나서서 자신을 한 번 더 구해준 적이 있었다.하지만, 이 사람은 결코 선한 자가 아니었다!오히려, 그는 끊임없이 자신만의 거대한 덫을 치고 있었으며, 그의 목적은 너무나도 분명했다.천생서문!“보아하니, 오늘 나를 완전히 손에 넣으려는 것 같군.”한지훈은 깊게 한숨을 내쉬며 주위에 있는 두 명의 백인 남자를 곁눈질로 바라보았다.“그렇다고 봐야지. 한지훈, 천왕계도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경지다. 난 이 둘이 손을 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그렇지 않으면 넌 반드시 목숨을 잃게 될 거다! 그렇다면 한용의 노고도 모두 헛된 것이 되고 말겠지!”유회원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두 백인 남자에게 눈짓을 보냈다.휙!순식간에 강풍이 몰아쳤고, 백인 남성 중 한 명이 주먹을 휘둘렀다.그 주먹은 회오리바람처럼 강력한 흡입력을 동반하며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날아들었다.동시에 또 다른 백인 남성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는 어느새 은빛으로 번뜩이는 단검이 들려 있었고, 단검의 날카로운 기운은 공간을 찢을 듯한 살기와 함께 한지훈의 등 뒤를 겨냥했다.이 두 사람의 공격 방식은 매우 기묘했다!특히, 주먹에서 뿜어져 나온 바람에는 어딘가 진법의 기운마저 깃들어 있었다.만약 한지훈이 금룡의 심장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그는 이미 이 협공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좋은 수단이로군!”한지훈은 큰 소리로 외쳤고, 전광석화처럼 움직여 두 사람의 공격을 피해내며 순식간에 그들 사이를 빠져나갔다.이 둘, 매우 강하다!광명십존만이 천왕의 실
유회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명의 백인 남자가 좌우에서 한지훈의 퇴로를 완전히 차단했다.그들의 기운은 사성 천왕계 강자에 필적했고, 순식간에 한지훈을 철저히 압박했다.“유 선생님! 이… 이건 오해입니다! 저 사람은 제가 거액을 들여 제 안전을 위해 고용한 용병일 뿐입니다!”제이슨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얼굴이 창백해져 급히 변명을 늘어놓았다.그러자 유회원은 허리를 젖히며 큰소리로 웃었다.“이 사진 속 인물이 바로 북양왕이 아닙니까?”그는 말하면서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제이슨과 한지훈 앞에서 흔들어 보였다.“당신들은 늘 스스로를 똑똑하다고 여기는군요. 하지만 한지훈과 월영은 적이자 동료였습니다. 그러니 월영이 한지훈을 죽일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지 않나, 북양왕?!”유회원은 손을 뒤로 젖히고 창밖의 경치를 바라보며 얼굴에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18층 전체는 그의 함정이나 다름없었다. 비록 처음엔 고수가 한 명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명령 한 마디면 이곳은 곧바로 한지훈의 무덤이 될 것이다.“유회원, 아니, 당신을 광명존이라 불러야겠군. 당당한 광명존이 이렇게 오래 숨어 지낸 이유가 단지 반쪽짜리 흑룡의 심장이었단 말인가?”한지훈은 이미 자신의 정체가 드러난 것을 깨닫고 숨길 필요 없이 솔직히 말했다.“하하하!”유회원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역시 네놈은 아주 영리하군. 내 진짜 정체를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다섯 명도 안 되는데, 네놈이 그중 한 명이야!”“용국에는 단지 반쪽짜리 흑룡의 심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천생서문도 있지!”“사람들은 용심만 있으면 천하무적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천생서문 없이는 용심은 단지 반쪽짜리 힘일 뿐이다!”“음양존 또한 금룡의 심장을 차지하려 했지만, 내가 짐작하건대, 그가 네 손에 죽지 않았다면 결국 금룡의 심장 때문에 죽게 되었겠지?”유회원은 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그게 네놈이었군?!”한지훈은 눈앞의 얼굴을 보고 화들짝 놀라지 않
따라서 이곳 주민들은 이미 개인용 헬리콥터에 익숙해 있었다. 제이슨은 아시란치 가문 구성원 자격으로 유회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은 유회원은 조금도 놀라지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제이슨 도련님, 듣자 하니 한 씨라는 작자가 산토스의 손에 죽었다고 들었는데, 그게 사실입니까?”뭐라고?!제이슨은 그의 말투에서 약간의 불신을 느낄 수 있었다.“산토스가 그를 죽인 게 아니라, 월영이라는 여자가 한 짓입니다. 그들 사이에 또 무슨 이권 다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죽어 없어졌으니 아시란치 가문에게도 골칫거리가 사라진 셈이지요!”“이번에 제가 온 건 중요한 일을 유 선생님께서 광명존께 전달해 주시길 바라서입니다.”제이슨은 말을 하며, 슬쩍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오? 무슨 일이죠!”유회원의 목소리는 경계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런 중대한 이야기를 전화로 하면 감청당할 위험이 있지 않겠습니까? 셋째 어르신께서 직접 선생님을 찾아뵙고 말을 전하라 하셨습니다!”말을 마친 제이슨은 유회원이 묵고 있는 호텔 주소를 물었다. 유회원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사이먼 호텔, 18층입니다.”그러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고, 통화는 3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유회원은 누군가 전화로 그의 위치를 추적하는 걸 우려하는 듯했다. “저곳이 바로 사이먼 호텔입니다! 도착하시면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천왕계 고수 두 명이 없다면 그때 움직이십시오. 하지만, 이번에는 저를 너무 심하게 다루지 말아주세요.”제이슨은 말을 마치며 교활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헬리콥터의 조종간을 조작해 사이먼 호텔 옥상의 헬리콥터 착륙장으로 향했다.거대한 굉음과 함께 헬리콥터가 착륙하자,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18층으로 내려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두 명의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다가왔다.“제이슨 도련님이십니까?”그들 중 한 명이 차갑게 물었다.“맞습니다.
월영과 창월은 유전의 소유권을 확보한 뒤, 한지훈과 제이슨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로드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제이슨에게 말했다.“역시, 아시란치 가문 사람들은 항상 현명하군요!”그는 서명된 문서를 챙겨 네 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제이슨의 뒤에 서 있던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이 말했다.“제이슨 도련님, 셋째 어르신께서 가능한 빨리 가문으로 돌아오라고 하셨습니다.”그러자 제이슨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경호원을 노려보고는 서명된 문서를 그의 품에 던지며 말했다.“셋째 어르신이라니! 네 눈에는 내가 보이지도 않는 거냐?! 난 아직 카만에 한 번 더 가야 해. 셋째 어르신께서 계획이 바뀐 것을 유회원에게 직접 전하라고 하셨다!”말을 마친 그는 코웃음을 치며 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한지훈을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한 선생님, 헬리콥터를 조종할 줄 아십니까?”“물론이죠, 필수 기술 중 하나 아닙니까!”한지훈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한지훈이 제이슨과 함께 떠나려 다가가자,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이 한지훈의 앞을 막아섰다.“당신의 임무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제부터 제이슨 도련님은 우리가 보호합니다!”그들은 말하며 동시에 뒷짐을 졌다.그들의 의도는 한지훈을 적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이슨 일행의 대화가 지나치게 많은 기밀을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따라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는 한지훈을 제거해 입을 막는 것이었다.그때, 제이슨이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카그, 충고 하나 하지. 이분은 용병들 사이에서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니 목숨을 잃기 싫으면 이 서류를 가지고 돌아가 셋째 어르신이나 뵈러 가라고! 그리고 내 일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제이슨은 몇몇 경호원을 싸늘하게 쳐다본 뒤 문을 밀치고 밖으로 나갔다.그는 방 안의 경호원들의 생사를 신경 쓰지 않았다.한지훈이 있는 한 이 몇 명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 그가 이 말을 남긴 것은 단
제이슨의 눈에는 두려움이 깃들어 있었다.기운의 무서움이 그만큼 실감 난 것이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겉으로 냉소하며 말했다. “로드 씨, 기운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도, 손으로 만질 수도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러셀로란 가문이 교장의 자리를 독점하려는 것은 좀 지나치지 않습니까?”“부교장 세 자리도 당신들 두 가문이 나눠 가졌지요. 동황 선생께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나머지 두 자리는 모두 당신들 아시란치 가문이 마음대로 추천할 수 있죠. 게다가 선생 자리도 아시란치 가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까?!”“우리 여섯 가문은 단 12명의 자리를 요구할 뿐입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만족하시겠습니까?”로드는 여섯 가문 족장의 서명이 이미 적혀 있는 협의서를 꺼내 제이슨에게 건넸다.제이슨은 그 협의서를 받아 든 뒤 한참 동안 침묵했다.교장의 자리도 중요하지만, 러셀로란 가문이 내민 조건 또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 문제는 집안 어른들과 다시 상의해 봐야겠습니다.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제이슨은 말을 마치고 술집을 나와 차에 올라탔고, 한지훈에게 영상 통화를 걸라고 한 뒤 다시 셋째 어르신에게 설명했다. 러셀로란 가문이 교장 자리를 빼앗으려 한다는 소식에 노인의 눈에도 한 줄기 섬뜩한 빛이 번졌다. 하지만 제이슨이 러셀로란 가문이 내놓은 조건을 전하자, 어르신 역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비록 무도 학원이 아시란치 가문에 의해 설립되었다고는 하나, 여섯 가문 역시 각자의 이익을 추구해야 했다.이 정도로 많은 자리를 넘기는 것도 상대방이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고 할 수 있었다. 이익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아시란치 가문은 내부에서 분열을 겪을 위험이 컸다. 이 생각을 하자, 어르신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대답했다. “러셀로란 가문의 제안을 따르는 게 좋겠다. 이 일은 또한 유회원에게도 알리도록 해라. 광명존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니 말이야!”말을 마친 어르신은 전화를 끊었다.광명존도 이 일에 관여하
창월과 월영은 무도 학원과 관련된 문서는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유전 소유권 합의서만 들여다보며 꼼꼼히 살폈다.제이슨은 러셀로란 가문이 제공한 명단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키드가 누구죠, 그가 대체 무슨 자격으로 교장이 될 수 있다는 겁니까?!”교장 자리가 러셀로란 가문에 넘어간다면, 아시란치 가문은 헛수고한 셈이 아닌가!판단을 내릴 위치에 있는 제이슨으로서는 가문의 이익을 지켜야 했다.비록 가문을 파괴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다 하더라도, 그 의도를 드러낼 수는 없었다.“혹시 거대한 곰, 캐럴에 대해 들어본 적 있습니까? 지난 100년간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천신계 강자이지요! 그자가 이전에 키드의 제자로 있었습니다!”“제가 확신하건대, 아시란치 가문이 이 무도 학원을 설립한 이유는 단순히 무인들의 경지를 올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천신 경지의 강자들과의 관계를 위해서일 것입니다.”“연맹의 모든 천신계 강자들이야말로 아시란치 가문의 진정한 목적이며, 반드시 그날에 맞춰 동맹을 성사해야 합니다!”로드의 말은 은근히 암시적이었으나, 창월과 월영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그날이라니요?!”월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로드는 월영을 힐끗 쳐다보더니, 냉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부상은 용국의 이웃 나라인데, 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나고 조룡이 부활하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까?”“두렵다니요?”월영은 본능적으로 로드를 바라보며 물었다.“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나는 게 우리 부상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죠?!”부상은 용국과 바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었다.거의 백 년 동안만 용국과 충돌이 있었고, 이는 이미 과거의 일이었다. “용국 기운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납니다. 용국 기운이 마지막으로 되살아난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로드기 담담하게 물었다.“모르겠군요.”월영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대당 시기입니다!”로드는 전혀 숨기지 않고 말했다.“천 년 전, 용국의 기운이 되살아났을 때,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었습
“네 진심은 믿겠다. 하지만 유회원은 어디에 있지?”한지훈이 담담하게 물었다.“유 선생 말씀이군요... 그분을 만난다고 해도 데려갈 수는 없을 겁니다. 광명존의 두 심복이 항상 그의 곁을 지키고 있지요. 그들 중 한 명만 해도 에먼로와 맞먹는 실력을 지녔습니다.”“그를 빼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습니다!”제이슨은 사실대로 말했다.그 두 사람은 각각 사성 천급 천왕의 경지에 올라 있으며, 더군다나 그들은 광명존이 직접 육성한 정예였다.한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파악한 듯했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거대한 소음과 함께 헬리콥터 한 대가 술집 상공에 나타났다.헬기가 술집에서 불과 백 미터 거리에 착륙하자,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 몇 명이 헬기에서 뛰어내려 술집을 향해 달려왔다.“제이슨 도련님!”그들 중 리더가 큰 목소리로 술집 안을 향해 외쳤다.그들은 제이슨이 살아 있다는 정보는 받았으나, 정확히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몰랐다.“여기 있다! 들어와!”제이슨이 그들에게 손짓하며 부르며, 문을 열고 술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검은 옷의 경호원 몇 명이 술집에 들어서자, 창월과 월영이 무표정으로 한 술상에 앉아 있었고, 중간 체격의 아시아계 남성도 제이슨의 뒤에 서서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 “제이슨 도련님, 저분은…”리더 경호원이 한지훈을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내가 어제 새로 고용한 부하다. 본래 이곳에서 용병으로 활동하던 자이지. 이자 덕분에 어젯밤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어!”“너희는 해야 할 일만 하면 된다. 물어보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말고,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입 다물고 있어라! 지금 내 기분이 매우 안 좋으니 말이야!”제이슨은 음험한 눈빛으로 경호원들을 훑어보고는, 리더에게 물었다.“러셀로란 가문의 사람들은 소식이 없나? 그 빌어먹을 로드 노인네, 설마 다리가 부러지기라도 한 거래? 내가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하루나 기다리게 하다니!”“도련님, 진정하세요. 떠나기 전 셋째 어르신께
“하! 이 탐욕스러운 늙은 개 같으니라고!”제이슨이 이를 갈며 일그러진 표정을 띤 채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일어나, 네가 아직 가치가 있을 때 네 목숨이 보장되는 거다. 알겠나?”한지훈이 고개를 들어 제이슨을 향해 담담히 말하자, 제이슨의 눈동자가 빠르게 회전했다.그는 결코 무능한 자가 아니었다. 아시란치 같은 대가문에서 자란 이들이라면 누구나 세상사를 잘 알고 지혜롭기 마련이었다.한지훈이 지금 이 말을 꺼낸 것은 단순히 제이슨을 위협하려는 것이 아님이 분명했다!지금 이 순간, 칼날이 제이슨의 목에 닿아 있는 상황에서 한지훈이 그를 협박할 필요는 없었다. “한 선생님,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제이슨의 표정이 한결 차분해졌다.방금 전 전화 통화 이후로, 제이슨은 생각이 번뜩이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아시란치 가문은 결코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고, 오직 후계자로 내정된 자들만이 가문의 전폭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그러니 그는 단지 가문의 장난감일 뿐이었다. “아시란치 가문에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네가 마침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거나 그 문제와 연관이 있을 때, 넌 아시란치 가문의 중요한 사람이 되니 그때 네 목숨을 지킬 수 있을 거다!”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제이슨의 푸른 눈동자가 한지훈의 얼굴에 오랫동안 머물렀고,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의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잠시만요! 러셀로란 가문의 사람들이 도착했을 때, 한 선생님께서는 제 경호원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두 분은 우리 아시란치 가문과 이미 내정된 협약이 있다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이는 정말 과감한 배반이었고, 제이슨의 마음속에는 이미 원대한 계획이 자리 잡았다! 그는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고도 방관하는 자들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아시란치 가문이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그 가문의 존폐 따위가 그에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보아하니 이제야 제대로 깨달은 것 같군.”한지훈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