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서, 당장 내일 입고 갈 옷 좀 준비해 줘. 나 내일 중요한 약속 있어!”박영성은 흥분에 겨워 말했다.옆에서 다 듣고 있던 그의 비서도 감격에 겨워 신속히 옷장을 뒤졌다.하지만 아무리 골라도 마음에 드는 옷이 없었다.박영성이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자 비서가 말했다.“선생님, 가족 식사에 초대를 받으셨다면 소박하게 입고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박 대사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왜지? 역사에 길이 남을 연회에 초대 받았는데 너무 단촐하게 입고 가면 그게 더 실례 아니야? 용국에 북양 총사령관의 초대를 받은 사람이 몇이나 있다고!”비서가 말했다.“선생님, 잊으셨어요? 총사령관께서는 신분에 관해 절대 비밀에 부쳐달라고 하셨잖아요. 그런 분이 가족 식사에 초대하셨다는 건 선생님을 가족으로 인정한다는 뜻인데 너무 화려하게 입고 가는 게 오히려 실례일 것 같아요.”그 말을 들은 박영성은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맞아! 그걸 깜빡하고 있었어! 역시 우리 이 비서 눈치 하나는 빠르다니까! 이번 일정이 끝나면 내 작업실로 출근해!”이 비서의 눈이 감격으로 일렁거렸다.“그게 정말입니까?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비서는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올렸다.다음 날, 한지훈은 아침 일찍 마트로 가서 장을 봐왔다. 잠에서 깬 강우연은 그 모습을 보고 의아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뭘 이렇게 많이 샀어요?”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친한 지인이 점심에 집으로 오기로 했어.”“지훈 씨 지인이요? 진작 얘기하지 그랬어요? 그럼 준비라도 좀 해놓을걸.”강우연이 다급히 말했다.한지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예전에 알고 지내던 지인이야. 어제 당신 일찍 들어가서 자길래 얘기 안 했어.”그가 말하는 사이 강우연은 이미 주방으로 들어와 한지훈을 도와 야채를 씻으며 말했다.“어떻게 알게 된 지인이에요? 뭐 하는 사람이에요?”“그게… 웨딩 드레스 디자이너야.”한지훈이 말했다.“웨딩 디자이너요?”강우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지훈 씨한테
박영성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제가 그 박영성 맞을 겁니다.”강우연의 충격과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박영성 대사…눈앞의 인자한 아저씨가 바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디자이너 박영성이라니!‘이게 어떻게 된 거지?’분명 박 대사는 신비의 인물의 의뢰를 받고 S시에 드레스를 제작하러 방문했다고 했다.그런데 왜 여기 있는 거지?강우연은 의아한 눈으로 주방 쪽을 바라보았다.그 시각, 주방을 나온 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박영성에게 인사를 건넸다.“박 대사님 오셨어요?”박영성은 한지훈을 보자마자 공손히 두 손을 모으고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네, 금방 도착했습니다.”“편히 앉아 계세요. 아직 반찬 다 만들려면 멀었어요.”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네, 그럴게요.”박영성이 비서에게 눈짓하자 비서도 공손하게 소파로 다가가서 앉았다.강우연은 한지훈을 끌고 주방으로 들어가서 작은 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지훈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저분이 진짜 박영성 대사 맞아요? 저런 분이 왜 우리 집에…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궁금증 가득한 그녀의 표정을 본 한지훈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어제 내가 얘기했잖아. 내가 박 대사를 S시로 초대했다고.”“네?”강우연은 충격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신비의 인물이 지훈 씨였어? 어떻게?’“지훈 씨,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히 얘기해요. 저 사람 진짜 박 대사 맞아요? 둘이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강우연이 정색하며 다시 물었다.한지훈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충격적이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저분은 박 대사 맞고 아버지 때문에 알게 되었어. 마침 박 대사님이 S시에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 집으로 초대했고. 당신 드레스 하나 만들어주십사 부탁하려고.”강우연은 그제야 조금 납득이 되는 얼굴이었다.만약 한정그룹의 옛 지인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강우연이 다시 물었다.“정말 박 대사님께 드레스를 의뢰하려고요?”“그래. 왜?
각선미를 뽐내며 검은색 레이스 스커트에 검은색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 걸어 들어오는 기고만장한 강희연이 시선으로 들어왔다.그녀는 득의양양한 모습으로 모델 워킹을 하며 다가가 입을 열었다.“손님 계시네?”강우연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희연 언니, 여기까지 어쩐 일이 세요?”강희연은 앉아 있는 박영성을 보지도 않고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별일 아니고 알려줄 게 있어서 왔어. 내 남편이 박영성 대사 모셨는데, 오늘 저녁 7시에 토이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어. 그러니 너도 늦지 말고 제때 참석해.”그녀의 말에 강우연은 마냥 어리둥절했다.멍한 얼굴로 강희연을 한 번 보고 고개를 돌려 뒤에 앉아 있는 박영성도 보았다.‘뭐? 방 대사께서 토이 레스토랑으로 가셔야 한다고?’앉아 있던 박영성도 강희연의 말을 들었다.그는 눈썹을 들썩이며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하무인인 듯한 강희연을 바라보았다.‘나도 모르는 스케줄이 있어?’“이 비서, 오늘 저녁에 다른 스케줄도 잡았어요?”박영성은 영문을 알 수 없어 비서가 사적으로 스케줄을 잡고 아직 보고를 올리지 않은 줄 알았다.하지만 이 비서 또한 어리둥절하기는 매한가지이다.이 비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정했다.“아니요, 다른 스케줄 잡지 않았습니다.”‘그럼, 어떻게 된 일 거지?’박영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고만장한 강희연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안녕하세요. 외람되지만, 누구신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강희연은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선 박영성을 보게 되었다.처음에는 놀랬으나 낯이 익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다.하지만 도통 누군지 갑자기 기억이 떠올리지 않았다.강우연은 얼른 앞으로 다가가 두 사람에게 서로를 소개하기 시작했다.“박 대사님, 이분은 제 사촌 언니 강희연이라고 합니다.”하지만 강우연의 소개를 채 듣기도 전에 강희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되물었다.“그럼, 그쪽은 누구신데요?”말 한마디에 거실 안은 순간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어색함이 감돌고 무거운 공
닮은꼴 배우?강희연의 말을 듣고 강우연은 두 눈이 휘둥그레져 의문을 품고 옆에 있는 박영성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박 대사님, 이게……”지금 제일 당황한 사람은 박영성이다.자기소개를 했을 뿐인데, 닮은꼴 배우로 오해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게다가 처음으로 이런 황당무계한 소리를 들어본다.“네? 지금 이게 무슨 뜻입니까?”“흥!”강희연은 콧방귀를 끼며 두 팔을 껴안았다.그리고 거만한 모습으로 박영성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답했다.“뭐가 무슨 뜻이라는 겁니까? 그쪽이 박 대사 닮은 꼴 배우라고요! 가짜 박 대사라고요! 이제 알아 들었어요? 살다 살다 가짜 박 대사를 만나게 될 줄은 또 몰랐어요!”가짜 박 대사?박영성은 순간 눈살을 찌푸리더니 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스스로 비웃었다.난생처음으로 자신이 가짜 박 대사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제가 가짜라는 겁니까?”박영성은 강희연에게 반문했다.“그럼요!”강희연은 무척이나 단호하게 말했다.“진짜 박 대사께서는 지금 우리 집에 손님으로 와 계세요. 그럼, 당신이 가짜 박 대사가 아니라면 뭐겠어요?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누가 시킨 거예요? 한지훈이 시킨 거 맞죠? 박 대사로 사칭하고 다니다가 큰코다치게 될 겁니다!”박 대사는 고개를 연신 저을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그제야 모든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다.자기로 사칭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박영성은 해석하고 싶었지만, 강희연은 그의 말을 끊고 차가운 얼굴로 강우연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강우연! 한지훈보고 당장 나오라고 해! 걔 아니면 이런 짓 꾸며낼 사람 없어! 집에 가서 아빠, 할아버지 그리고 진짜 박 대사한테 다 이를 거야! 어디 감히 박 대사를 사칭하고 다녀! 참, 겁도 없어!”강우연은 무거운 표정으로 옆에 있는 박영성을 바라보았다.갑작스러운 상황에 강우연도 판단이 서지 않았다.필경 박영성은 세계적으로 위명한 최고급의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다.한지훈은 예전의 한씨 가문의 관계로 박
”흥! 순순히 인정하지 않을 줄 알았어! 오늘 저녁 7시에 토이 레스토랑에서 박 대사님과 식사 자리를 가지게 됐는데, 여기 서 있는 저 사람이 아니야! 아직도 저 사람이 진짜 박 대사라고 우기고 싶어?”강희연은 도도한 모습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비꼬는 뉘앙스가 가득했다.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냉소를 금치 못했다.“오늘 저녁에 토이 레스토랑에서 박 대사와 식사 자리를 가지게 된다고?”“그래!”강희연은 확신에 찬 모습으로 대답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영성을 바라보았다.“박 대사님, 이게 사실입니까?”박영성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녁에 다른 약속 없습니다.”그래?한지훈은 실마리가 풀린 듯 덤덤하게 웃었다.“그럼, 오관우가 가짜 박 대사를 모시고 온 거네?”“뭐? 아니야! 저 사람이 가짜 박 대사야!”강희연은 화가 치밀어 올라 호되게 호통을 치며 덧붙였다.“한지훈! 너도 이제 그만해! 가짜 박 대사 데리고 와서 쇼하는 주제에 감히 누가 보고 가짜라고 지껄이는 거야! 이렇게 된 이상 저녁에 다 같이 레스토랑으로 와. 삼자대면하면 누가 가짜고 진짜인지 알게 될 거야!”“그래!”한지훈은 단번에 승낙했다.그러나 이때, 강우연은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소리를 쳤다.“그만해요! 지훈 씨!”한지훈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강우연은 당장이라고 떨어질 듯한 눈물을 간신히 참아내며 울먹였다.“저 기쁘게 해주고 가짜 박 대사 데리고 온 거 알겠어요. 지훈 씨 탓한 적 없고 탓하지 않을 거예요. 근데, 지금처럼 이렇게 뻔뻔하게 거짓말하면 안 되잖아요. 이럴수록 제가 더 창피해서 그래요…… 고운이도 있는데, 앞으로 지훈 씨 보면서 고운이도 나쁜 버릇 생길까 봐 걱정돼요……”울먹이는 강우연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지훈은 가슴이 미어졌다.그는 자신을 든든히 오해하고 있는 강우연에게 해석하기 바빴다.“아니야, 우연아, 난 널 속인 적 없어…….”“그만해요. 상황 파악 이미 끝났어요
한편, 강씨 정원.강씨 가문 사람들은 지금 오관우 그리고 호화롭고 부귀하게 차려입은 중년 남자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박 대사님, 누추한 곳까지 이렇게 직접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직접 뵐 수 있게 돼서 너무 큰 영광입니다.”강준상은 흥분한 기색이 역력하다.오관우가 소문으로 만 듣던 저명한 박 대사를 모셔 올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다른 가족들과 덩달아 흥분하며 저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역시 세계적으로 저명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라 그러신지 아우라가 보통이 아닙니다.”“저희 강씨 가문에 직접 왕림해 주신다니, 평생 어깨를 펴고 떳떳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일을 제대로 홍보하여 S시 다른 가문들에게도 보여줘야겠습니다.”“맞아요! 힘을 잔뜩 주어 홍보 해야겠어요. 우리 강씨 가문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뭇사람들의 칭찬에 소파 중간에 앉아있는 박 대사는 하마터면 마시고 있던 물을 뿜어낼 뻔했다.박 대사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채 불안한 눈빛으로 옆에 있는 오관우를 바라보았다.“왜 그러십니까? 차가 너무 뜨거우십니까?”강문박은 걱정스러워하며 물었다.그러자 표정이 어색한 박 대사는 멋쩍게 웃으며 답했다.“네, 조금 뜨겁네요.”하지만 가짜 박 대사의 외형도 용모도 진짜 박영성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만약 일반인이 두 사람을 보게 된다면 어느 사람이 진짜고 어느 사람이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다.그리고 지금 가짜 박 대사는 살려달라는 듯한 눈빛으로 오관우를 애절하게 바라보고 있다.오관우도 그제야 애절한 눈빛에 함유된 뜻을 알아차리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버님, 어르신,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박 대사께서는 명예를 추구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게다가 이번에 S시로 오신 것도 사적인 초청이라 개인 스케줄이 노출되면 많이 번거로워질지도 모릅니다.”이 말을 듣자, 강문박은 아부를 떨며 비위를 맞췄다.“맞아요! 오 도련님 말이 맞아요. 저희가 생각이 너무 짧았습니다. 박 대사님,
”박 대사가 두 명이나 된다는 소리야?”삽시간은 강씨 정원은 떠들썩거리며 열띤 토론이 시작되었다.“희연아, 어찌 된 일인지 어서 말해 보거라.”강문박뿐만 아니라 다들 다급한 모습이 역력하다.하지만 오관우와 그가 데리고 온 박 대사는 제 발에 찔려 서로 마주 보다가 살짝 넋이 나갔다.오관우는 마치 그에게 닮은 꼴 배우가 당신 말고 또 있는가 하고 물어보기라도 하는 듯했다.그리고 가짜 박 대사 역시 눈빛으로 자기도 모르는 일이라고 답하는 듯했다.“박 대사로 사칭하며 살아온 지 벌써 3, 4년이나 돼가는데, 다른 닮은 꼴 배우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용국은 역사가 유구하고 면적도 넓기에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짜 박 대사와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합니까?”가짜 박 대사는 당황한 눈빛으로 덧붙이는 듯했다.그러자 오관우도 눈짓으로 답을 했다.“일단 침착해요. 일단 상황부터 지켜봐요.”따라서 오관우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놀랍다는 척을 하며 물었다.“그 집에도 박 대사가 있다는 게 사실이야? 확실해?”“그래! 장담하는데 거의 똑같아.”강희연은 한껏 오버하며 말했다.오관우도 다른 사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멍해졌다.다들 의문을 풀려고 오관우와 가짜 박 대사를 향해 질문을 끊임없이 날렸다.“어떻게 된 겁니까?”“오 도련님, 박 대사가 여러 명이나 된 다는 말인가요?”“박 대사님, 쌍둥이 형제라도 있어요?”오관우는 즉시 반박했다.“말도 안 됩니다! 세상에 박 대사가 둘이나 있다는 게 가능한 일입니까? 가짜예요! 그 집에 있는 박 대사는 분명 가짜 박 대사입니다! 한지훈이 강우연 환심을 사려고 닮은 꼴 배우를 찾아와서 연기하는 거라고요! 참, 뻔뻔스러운 인간입니다!”“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래서 한바탕 혼내 주고 오는 길이야.”강희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오관우의 의견에 찬성을 보냈다.아니면, 지금 눈앞에 있는 호화롭고 부귀하게 차려입은 박 대사가 가짜라는 말인가?그건 너무 터무
강희연의 말을 듣고 오관우도 차갑게 웃었다.“그래! 아주 좋은 생각이야! 얼마나 초라해지는 내가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거야.”“아주 좋은 구경이 되겠구나!”“마침 박 대사님도 이곳에 계시니 제 발이 저릴 거다.”“참, 한지훈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꾸민 거야? 닮은 꼴을 데리고 와서 연기를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구나.”강씨 가문 사람들은 그렇게 한참을 비아냥거리며 차갑게 웃었다.다들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오관우는 정리환을 한쪽으로 데리고 나왔다.그는 주위를 살피고 나서 목소리를 낮추었다.“자신 있죠?”그러자 정리환은 자신하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박 대사는 이미 제 영혼과 다름없는 인물입니다. 저보다 더 똑같이 흉내 낼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쪽이 진짜 박 대사가 아닌 이상 제가 바로 진짜 박 대사입니다.”자신만만해하는 정리환의 말을 듣고 오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듯 웃었다.“좋아요! 일이 성사되면 200만 원 더 줄게요.”“정말입니까? 감사합니다! 도련님!”정리환은 감격하며 가슴이 뜨거워졌다.50이 넘도록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저녁, 토이 레스토랑.룸 안에는 세상이 차려져 있고 빈자리가 없었다.강씨 가문 사람들은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가짜 박 대사와 오관우에 대해 다시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저분이 오씨 가문의 도련님이라고요? 우리 강씨 가문의 미래 사위? 외모도 수려하고 능력도 뛰어난 아주 보기 드문 훌륭한 청년이네요!”“그러게, 말이에요. S시에서 박 대사님을 모셨다는 소문이 자자했는데, 그게 오 도련님일 줄은 몰랐어요.”“희연 언니 너무 부러워요. 남자 친구가 잘생기고 능력도 뛰어나서 너무 좋겠어요.”강씨 가문 직계 칭찬과 손아랫사람들은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관우과 가짜 박 대사 정리환은 중간 자리에 앉아 흐뭇한 표정으로 모든 것을 누리고 있다.남에게 칭찬을 받고 신처럼 떠받쳐 기분이 좋았다.그러나 이때 모두가 웃고 떠드는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