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연과 그녀가 데려온 세 명의 직원들은 자재를 사이에 두고 품질센터 직원들과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왜 우리 샘플은 검사를 해주지 않는 거죠?”강우연은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직원에게 따졌다.새로운 원자재 샘플을 가지고 왔건만 직원들이 안으로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그러니까요! 무슨 자격으로 우릴 막는 거죠?”“이 부장님은요? 이 부장 나오라고 해요!”강우연을 따라온 직원들도 옆에서 거들었다.하지만 품질관리 직원들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무슨 헛소리가 그렇게 많아? 당장 안 꺼져? 오늘 기계 고장이라 검사 진행 못 한다는 말 못 들었어? 돌아갔다가 내일 다시 와!”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옆에서 대기하던 기업 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자재를 안으로 나르더니 관리직원에게 샘플을 넘기고는 안으로 들어갔다.그 모습을 본 강우연은 치미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그럼, 저 사람들은 왜 들어간 거죠? 당신들은 지금 저희한테만 시비를 거는 거잖아요! 이 부장님을 만나게 해주세요!”강우연은 더 이상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상대측에서 일부러 시비를 걸어오는 게 보이는데 계속 참기만 하다가는 나중에 어떤 상황이 올지 뻔했다.이때, 싸늘한 목소리가 뒤편에서 들려왔다.“날 만나고 싶다고요? 여기 왔잖아요.”이현식은 뒷짐을 지고 거만하게 걸어오더니 싸늘한 얼굴로 강우연을 노려보았다.강우연도 이 부장을 보자 표정을 수습하고 최대한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이 부장님, 왜 우리 회사 샘플만 안 받는 거죠?”반면 이현식은 강우연의 탐스러운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어제 만난 여자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요염함과 아름다움이었다.만약 강우연과 하룻밤을 함께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이 부장님? 왜 우리 샘플은 안 받아주시냐고요?”이현식의 심상치 않은 눈빛을 눈치챈 강우연도 미간을 찌푸리며 재차 물었다.이현식은 시선을 거두고 싸늘하게 대답했다.“강우연 씨, 내가 말했잖아요. 2주 뒤
강우연은 안전을 생각해서 찻잔에는 손도 대지 않고 그에게 말했다.“이 부장님, 제가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그 말을 들은 이현식의 표정이 순식간에 음침하게 굳었다.“지금, 이 이현식이를 의심하는 겁니까? 나랑 차 한잔 마시는 것도 싫어요? 그렇다면 품질보고서는 받아볼 필요도 없겠네요.”강우연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이 부장님, 그런 뜻이 아니라….”말을 마친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찻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이현식은 강우연이 차를 마시자 이내 표정을 풀고 대놓고 음흉한 눈으로 그녀를 관찰하기 시작했다.그러던 그가 몸을 일으키더니 아예 강우연의 옆으로 가서 앉아 기름기 가득한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손을 만지며 말했다.“강우연 씨, 자재가 왜 품질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는지 이유를 알고 싶나요?”그의 돌발행동에 놀란 강우연은 재빨리 그의 손을 뿌리치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자중하세요, 이 부장님! 계속 이러시면 저 나가겠어요!”이현식은 피식 웃고는 대놓고 속내를 드러냈다.“강우연 씨, 다 같은 성인인데 우연 씨도 그 정도 눈치는 있을 거 아니에요? 나랑 하룻밤만 같이 있어주면 바로 통과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줄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요?”강우연의 동공이 확장되더니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이현석을 바라보았다.“이 부장님이 이런 분인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말을 마친 강우연은 분노한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하지만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시야가 흐릿해지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강우연 씨, 머리가 어지럽고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지 않아요?”이현식은 담담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차를 음미했다.강우연은 빨리 밖으로 빠져나가고 싶었지만, 점점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다.분명 2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문이 있는데 아무리 발을 옮기려고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힘없이 소파에 쓰러져 분노한 눈빛으로 이현식을 바라보며 물었다.“지금 이게 뭐 하는 거예요?”이현식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현식이 쉽게 그녀를 풀어줄 리 없었다.그는 이 여자를 품는 맛은 어떤 맛일지 무척 궁금했다.이현식은 품질보고서를 강우연의 눈앞에 들고 흔들며 말했다.“봤지? 불합격이야! 새 샘플을 가져오면 뭘 해? 전부 불합격인데!”당연하게도 이건 가짜 보고서였다.강우연은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그럴 리 없어요! 이거 오군 본부 군 공장에서 운송한 자재란 말이에요! 군 공장의 품질보고서에도 합격 도장이 있는데 어떻게 불합격이라는 거예요?”그녀는 이 상황이 황당하기 그지없었다.이현식이 인상을 쓰며 그녀에게 물었다.“군 공장에서 자재를 운송해? 강우연, 거짓말하지 마! 강운 같은 중소기업에서 무슨 능력이 있어서 군 공장 자재를 가져다 쓴단 말이야!”이현식이 반신반의하는 태도를 보이자 강우연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가방에서 품질보고서를 꺼냈다.그녀에게서 서류를 받아 든 이현식은 군 공장에서 나온 품질보고서를 확인하고 순간 당황했다.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강우연이 군 공장에서 자재를 보급받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아니야!그럴 리 없어!이현식은 군 공장에서 나온 품질보고서를 그녀가 보는 앞에서 갈기갈기 찢으며 싸늘하게 말했다.“이 보고서는 가짜야! 난 이렇게 생긴 보고서를 본 적도 없어! 강우연, 감히 내 앞에서 군 공장 자재를 가지고 거짓말을 해? 군을 사칭한 죄는 사형감이라는 거 알아 몰라?”“가짜라고요? 그럴 리 없어요. 이건 우리 남편이 친구한테 부탁해서….”강우연은 이현식이 찢어버린 품질보고서를 보고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그 백수 자식이?”그 말을 들은 이현식은 안심하고 폭소를 터뜨렸다.“강우연! 아직도 그 자식 말을 믿어? 당신 남편 백수잖아? 무슨 수로 군 공장 관계자를 알아? 꿈 깨! 내가 보기엔 아무나 찾아가서 군 공장 자재라고 사기 친 거야! 그런 놈을 믿다니!”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었다.“아니! 그럴 리 없어요! 지훈 씨가 날 속였을 리 없어요!”이현식은 싸늘
그는 온몸에 살기를 내뿜으며 이현식을 노려보았다.“지훈 씨….”소파에 누운 강우연은 눈물을 머금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한지훈은 다급히 담요를 찾아서 그녀의 몸에 덮어주며 말했다.“내가 왔으니 이제 괜찮아.”그는 그녀의 몸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했다. 온몸이 시뻘겋게 달아올랐고 이마에는 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으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그는 테이블에 놓인 찻잔을 들고 냄새를 맡았다. 은은한 약 냄새가 느껴졌다.순간, 한지훈의 두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사무실 분위기도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다.숨 한번 잘못 쉬었다가 주먹이 날아갈 것 같은 기세였다.한지훈은 일단 허리춤에서 은침을 꺼내 그녀의 후두부와 이마의 혈 자리에 침을 꽂았다.1분 뒤, 강우연은 마셨던 찻물을 전부 토해내고 온몸에 식은땀을 흘렸다.한지훈은 사람들 앞에서 의술을 잘 보여주지 않았다.의술의 신이 세 명이나 있고 그가 직접 손을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의 의술은 전쟁부에서도 꽤 뛰어난 편이었다.북양의 총사령관은 30만 북양 대군을 거느린 장군인 동시에 5대 주국의 안전을 책임지는 군의관이었다.물론 그의 의술은 대부분 그 세 명의 의술의 신께서 직접 가르친 것이었다.그리고 지금은 그들의 실력을 뛰어넘는 존재가 되었다.강우연은 드디어 편한 숨을 토해냈다. 온몸에서 느껴지던 무기력감이 사라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겁에 질린 얼굴로 한지훈의 등 뒤에 바짝 붙어 있었다.한지훈은 은침을 전부 제거하고 그녀의 손을 다독이며 말했다.“이제 괜찮으니까 먼저 나가 있어. 여긴 내가 처리할게.”강우연이 품질센터에서 이런 일을 당하고 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그가 걱정돼서 공장장한테 연락하고 와보지 않았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도 하기 싫었다.강우연은 담요를 몸에 두른 채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지훈 씨, 조심해요.”한지훈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
이현식은 앞에 저승사자를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무시무시한 공포에 휩싸였다.남자는 피에 굶주린 맹수의 눈빛을 하고 그를 잡아먹을 것처럼 노려보고 있었다.그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겁에 질린 이현식은 연신 뒤로 뒷걸음질 치며 소리쳤다.“너… 뭐 하려는 거야? 여기 정부 기관이야! 나 품질관리 이현식 부장이라고! 넌 도대체 누군데 나한테 이러는 거야?”한지훈은 한발 한발 다가가서 주먹을 꽉 움켜쥐고 싸늘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나 강우연 남편 한지훈이야!”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이현식의 안구를 조준하고 주먹을 휘둘렀다.이현식의 두 눈에 시퍼렇게 멍이 들더니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악! 이 멍청한 백수 자식이! 너 미쳤어?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 나 품질관리센터 이현식 부장이라고! 강우연이 가져온 샘플 내 허락이 있어야 통과시킬 수 있단 말이야! 그런데 네 놈이 감히 내 몸에 손을 대? 앞으로 너희가 보낸 자재는 절대 통과시켜 주지 않을 거야! 절대!”한지훈은 살짝 비웃음을 짓고는 말했다.“이현식 부장? 당신 권력이 그렇게 막강해? 정부 집행관 앞에서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당연하지! 집행관은 내 매제야! 내가 말 한마디만 하면 요구에 따라줄 거라고!”이현식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벌벌 떨면서도 기죽지 않고 한지훈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멍청한 자식! 이제 넌 끝장이야! 강우연도 끝장이야! 오늘 이 일로 정신 손해 배상까지 전부 청구할 거야! 내 말 한마디면 강운은 절대 품질합격 결과서를 받아볼 수 없을걸?”“그래?”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입에 물고 소파에 가서 앉았다.“이 부장, 정말 막대한 권력을 가졌네?”“당연하지!”이 부장은 냉소를 지으며 허리를 곧게 펴고 한지훈을 내려다보았다.“이제 알았으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감이 오지? 내 조건은 네 마누라를 일주일간 나한테 빌려주고 치료비 2억을 배상하는 거야! 그러면 품질보고서에 합격 도장을 찍어주지! 어때? 남는 장사 아니야?”
소지성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회의에 참석했던 고위 공무원들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S시 시장 소지성이 이토록 지극정성으로 대하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인물일지 궁금하기도 했다.“소 시장님, 품질관리센터 손 집행관께서 시장님과 회의 중이시라고 들었는데 맞습니까?”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그 말을 들은 소지성은 움찔하며 사람들 틈에 앉아 있는 손강호를 찾아내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여기 있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겁니까?”손강호는 시장이 자신을 바라보자 덩달아 긴장했다.‘설마 내가 뭘 잘못한 건가?’한지훈은 이현식의 사무실 소파에 앉아 싸늘한 시선으로 이현식을 노려보며 말했다.“지금 자재 품질관리센터에 있는데 우리 집사람이 품질 문제로 두 번이나 샘플을 보내 검사를 진행했거든요? 전부 불합격이 나왔네요.”그 말을 들은 소지성은 큰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한 선생님도 아시겠지만, 품질관리센터는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라 제가 아무리 시장이라도 나서기 힘듭니다. 만약 사모님께서 자재 문제로 고민하신다면 제가 새로운 공급처를 알아봐 드리겠습니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한지훈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그게 아니라 시장님, 이 센터의 이현식 부장이 저한테 그러는데 샘플 품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통과시켜 주기 싫어서 불합격을 줬다고 하네요. 그리고 품질센터는 자기 말이 곧 법이라며 자기가 기분 좋으면 통과시켜 주고 기분 나쁘면 불합격이라는데요? 두 가지 샘플 중에 하나는 내가 군 공장에서 납품한 샘플입니다. 지금 이 부장은 제가 군인을 사칭했다며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네요.”그 말을 들은 소지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네? 이현식 이 자식이 감히 한 선생께 그런 말을 지껄였단 말입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손 집행관을 그리로 보내겠습니다!”“20분 드릴게요. 20분 안에 결과가 없으면 내가 스스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겠군요.”한지훈이 담담하게
손강호의 이마에 식은땀이 뚝뚝 흘러내렸다.이게 다 무슨 소리지?이현식이 군 공장에서 나온 품질보고서를 찢어버렸다니?하지만 한 선생이나 한 선생 사모님은 그가 모르는 인물이었다. 도대체 어떤 인물을 건드렸기에 시장이 이 정도로 화가 나신 걸까?“시장님, 그분들은 도대체 누굽니까? 일이 많이 심각한가요?”손강호는 이마의 식은땀을 훔치며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소지성이 싸늘한 말투로 대꾸했다.“그분들 신분을 자네 같은 말단 공무원이 알 필요 없지! S시에서 시장인 나조차도 눈치를 보는 인물이야. 그분께서 S시에서 정권을 잡겠다고 하면 나도 순순히 물러나야 한다고! 그런데 이현식 그놈이 그런 분을 건드린 거야! 알아들었어?”소지성의 말에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은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한 선생이라는 자는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렇게 무시무시한 권력을 가진 걸까?설마 수도에서 보낸 감찰관?손강호는 고개를 바짝 숙이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시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돌아가서 처리하겠습니다!”“20분이야! 자네한테 주어진 시간은 20분이라고! 20분 안에 모두 처리하고 나한테 연락해! 한 선생이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나한테 전달하면 자네는 그 옷 벗어야 할 거야!”말을 마친 소지성은 씩씩거리며 먼저 회의실을 나가버렸다.손강호는 지체할 시간 없이 회의실을 뛰쳐나갔다. 그는 뛰면서 운전기사를 호출해서 입구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했다.품질센터로 향하는 길에서 손강호는 이현식에게 계속 통화를 시도했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조급해진 손강호는 짜증스럽게 핸드폰을 던지며 욕설을 퍼부었다.“이현식, 이 새끼 때문에 언제 한번 크게 사고 날 줄 알았어!”한편, 이현식의 사무실.이현식은 만면에 음침한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비아냥거렸다.“한지훈, 벌써 15분이 지났는데 손 집행관은 지금 어디쯤 왔대?”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던 한지훈은 번쩍 눈을 뜨고 싸늘한 말투로 대꾸했다.“집행관이 도착하면 넌 목숨 하나는 건질 수 있을 테지만 집행관이 안 오면 넌
그 말을 들은 이현식은 진심으로 당황했다.한지훈의 표정과 말투, 모두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이현식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키며 긴장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래도 체면은 포기할 수 없었는지 그는 헛기침하며 소리쳤다.“헛소리 지껄이지 마! 센터에서 살인하겠다고? 나 품질센터 이 부장이야! 내 매제가 여기 집행관이라고! 감히 내 구역에서 이상한 짓하면 바로 잡혀가서 처벌받아! 그때가 되면 네 마누라랑 네 딸년은 가장을 잃게 되겠지! 강운그룹은 네가 한 짓 때문에 모두의 비난을 받게 될 거야!”“그래? 이 부장, 넌 지금도 내가 한 말이 우습게 들리나 봐?”한지훈은 싸늘하게 말하며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겁에 질린 이현식은 연신 뒷걸음질 쳤지만, 뒤쪽은 창가라서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었다.“오… 오지 마! 계속 다가오면 나 뛰어내릴 거야! 네가 여기서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고 소리칠 거라고!”이현식은 완전히 당황했다. 한지훈은 그가 소문으로 듣던 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정말 이곳에서 살인을 저지르려는 걸까?“이 부장, 아래를 좀 내려다보고 뛰어내릴지 가만히 있을지 결정해.”한지훈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이현식은 당황한 눈빛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그 순간 이현식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아래층에는 네 대의 군용 트럭이 세워져 있었는데 그 옆에 무장 군인들이 총을 들고 이쪽을 겨누고 있었다. 품질센터는 현재 군인들에게 새어나갈 틈도 없이 포위된 상태였다.모든 군인들의 총구는 이현식의 사무실을 겨누고 있었다.무장 군인들의 앞에는 임량이 살기를 번뜩이는 눈으로 사무실 쪽을 노려보고 있었다.품질센터 전체가 아수라장이 되었다.직원들은 안으로 밀고 들어온 군인들에게 제압되었다.강우연과 그녀의 직원들은 호위받으며 밖으로 나왔다.그녀는 멀리서 실탄을 장전한 군인들과 맨 앞에 서 있는 임량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강우연은 멍하니 고개를 들어 이현식의 사무실을 올려
임몽몽은 한지훈을 힐끗 바라보고는, 조롱 섞인 웃음으로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저에게 너무 겸손하실 필요 없어요. 사실 저는 예전부터 당신을 존경했었거든요.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했죠!”“비록 지금은 좀 다르게 보이지만, 그 당시에는 제 꿈이었으니까요. 지금은 조금 떨어진 처지가 되셨지만, 털 뽑힌 봉황은 닭만 못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하지만 저는 착한 사람이니 괜찮습니다!”임몽몽의 말은 비꼬는 의미가 가득했고, 거의 모든 말이 한지훈을 조롱하는 뜻을 담고 있었다.그녀의 의도는 분명했다. 한지훈이 예전엔 위상이 높았을지 몰라도, 이제는 그저 한낱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다.자신이 한지훈을 돕는 것은 단지 길가의 거지에게 잔돈을 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한지훈 선생님, 기억하시나요? 몇 년 전 바로 이 공항에서, 그때 당신이... 아 맞다, 7개국 정상 회담에 참석하고 돌아왔을 때요.”“그날 아침, 저는 공항 입구에서 4시간 넘게 기다리며 당신의 사인 하나 받으려 했는데, 당신의 경호원들이 저를 막았죠.”“그때 정말 실망했어요. 그 일 때문에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죠.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의 저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요. 그 남자 하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했다는 게 정말 가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죠!”“저기, 저 남자 보세요. 지금의 당신보다 훨씬 더 능력 있어 보이잖아요.”임몽몽은 자신의 분노를 숨기지 않고, 한지훈을 조롱하며 말했다.한지훈은 더 이상 이 불쾌한 여자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고, 그는 이승운을 향해 돌아서며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죠? 당신이 여기서 제일 높은 사람이라고?”“그리고 파용군의 공적이 가짜라고 하셨습니까?”한지훈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그가 자신을 모욕하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파용군에 대한 모욕은 용납할 수 없었다.파용군은 이 나라를 위해 싸워온, 수없이 많은 전투 속에서 목숨을 바친 철군이었다! 그들 모두는 존경을 받아야 하는 인물이었
“하하, 임몽몽 씨, 그건 예전 일이죠. 지금은 평화로운 시기니까, 그가 여전히 북양왕이라 해도 특권을 가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이승운은 매우 협조적으로 말을 꺼냈다.“이승운!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양령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눈을 부릅뜨고 주먹을 꽉 쥐었다.“당연히 알지, 내가 뭘 하는지. 그리고 너희 둘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말이야. 나한테 손을 대고 싶으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저기 기자들 많잖아? 네가 손을 대면 한지훈을 패가망신시킬 수도 있다고!”이승운은 이를 드러내며 비웃으면서 말했다.“이 매니저님,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사실 저도 한지훈 선생님을 정말 존경했었는데, 제 체면을 봐서라도 그의 물건을 돌려주도록 하세요!”임몽몽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말을 듣자, 양령아는 화가 치밀었다.이 임몽몽은 도대체 무슨 의미로 이런 말을 한 걸까?“만약 한지훈이 말했다면 무시했을 테지만, 임몽몽 씨가 이렇게 말하니 반드시 들어 드려야죠!”이승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임몽몽과 눈을 맞추고 교묘하게 웃었다.누구나 알 수 있었듯, 임몽몽은 이 기회를 이용해 한지훈을 깎아내리려는 거였다.한지훈이 북양왕이 아니었다 해도, 여전히 평범한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하지만 지금, 그가 여자 한명에게까지 무시당하고 있다니.이 일이 세상에 알려지면, 오늘 한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참고 있더라도 그의 명성은 크게 손상될 것이다!“하하하!”동방영은 과장된 웃음을 터뜨리며, 한참 동안 웃고 난 후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한지훈을 가리키며 말했다.“여러분, 다 들으셨죠? 정말 실망스럽군요!”“이분이 바로 북양왕이었던 분입니다, 한때 파용군의 상장군이었죠!”“자, 여러분들, 파용군의 상장군이 어떻게 이렇게 여자에게만 의지하는 사람인지 보세요! 그동안 한지훈이 우리 평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는지 상상도 못 하실 겁니다!”“파용군에 한지훈 같은 상장군이 있었다니
이승운의 미친 듯한 고함 소리에 곧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한 젊은 미모의 여성이 선글라스를 벗고 군중을 헤집고 나타났다. 그녀는 고급스럽고 섹시한 차림을 하고 있었고, 검은색 롱 드레스 아래에 하얗고 길게 뻗은 다리가 드러나 매우 눈길을 끌었다.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매우 거만하고,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며 짐을 찾는 곳으로 향했다.그녀의 이름은 임몽몽, 임 씨 그룹의 외동딸이었고 용경에서 어느 정도 상류층에 속할 만한 명망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 매니저님, 오랜만이네요!”세계 각국을 오가며 사업을 관리하는 그녀는 공항의 단골이기도 했기에, 이승운과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이승운과 인사하려고 온 것이 아니었다. 어쨌든 이승운은 일개 공항 매니저에 불과했고, 임몽몽과 동급에 있을 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녀는 특별히 한지훈을 보러 온 것이었다! 한때 북양왕이었던 한지훈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존재였고, 반년 전만 해도 임몽몽은 한지훈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당시 그녀처럼 자산이 몇 천억 원 수준인 작은 가문의 후손들이 용경에 얼마나 많았는지 세기도 어려웠다.하지만 한지훈은 용국의 군혼이자 영웅이었으며, 그는 많은 이들에게 신뢰와 숭배를 받는 존재였다.모든 여자가 그런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했고, 모든 여자가 그와 가까워지기를 원했다.하지만 임몽몽은 전혀 한지훈과 마주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 번은 한지훈이 외국의 중요한 회의에 참석한 후 용국으로 돌아왔을 때, 임몽몽은 공항에서 하룻밤을 기다려 그에게 사인을 받으려 했지만 그녀는 한지훈에게 말할 기회조차 없었다. 하지만 오늘, 뜻밖에도 여기서 전설의 남자를 만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임몽몽은 한지훈을 가까이서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의 권력과 지지가 사라지고 나니, 한지훈도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었고 공항 매니저에게 꾸중을 듣는데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역시 모든 남자들은 다 똑같은 것인가? 한지훈도 세속에
“이게 누구 짐인지 알고 하는 말인가요?!”양령아는 얼굴이 차갑게 변하며 말했다.그녀는 이미 자신의 특별 증명서를 꺼내야 할 상황까지 갔다.한지훈은 그녀에게 큰 영웅이었고, 방금 동방영의 조롱을 받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공항 직원까지 그를 괴롭히는 상황에 분노가 치솟았다.“당연히 알지요. 한지훈! 반년 전에는 북양왕이었지만 지금은 평민인데, 어쩌겠어요?”직원은 냉담하게 대답했다.“아가씨, 아직도 한지훈이 북양왕이라 생각하세요? 이제 전쟁도 없고, 용경도 포위되지 않았으니 그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아가씨는 이쁘고 젊으니까, 한지훈 같은 쓸모없는 사람은 멀리하고 동방 도련님 같은 귀인가 가까워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렇게 하면 나중에 큰 이득이 있을지도요.”이승운은 팔짱을 낀 채 담배를 물고, 자신만만하게 다가오며 말했다.이승운은 한지훈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그때는 그가 북양왕으로, 오국 대군이 용경을 포위할 때 그가 직접 마중 나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의 신분으로 한지훈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도 힘들었고, 그에게 50미터 내로 다가가는 것도 거의 불가능했다.하지만 지금 이렇게 한지훈에게 당당하게 말을 걸 수 있게 되었으니, 인생은 참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승운은 점점 더 기분이 좋아지며, 한지훈을 조롱했다.게다가 지금 한지훈은 너무 평범해 보였고, 자신이 그를 모욕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정말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방 가문이 한지훈과 가까이 지내면 일가를 멸한다는 것도 일리가 있었고, 권력을 잃은 한지훈은 이제 약골에 불과했다! “이승운 씨, 그게 지금 무슨 뜻이죠!”양령아는 이승운의 명함을 보고 차갑게 물었다.“그냥 절차대로 하고 있는 거예요. 혹시 모르세요? 최근 이집트에서 기생충이 유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도 여러분과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짐을 잠시 압수하고 필요한 검사를 해야 합니다!”이승운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내가 명령하는데, 지금 당장…”양령
이 말을 들은 한지훈과 양령아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을 찌푸렸다.VIP 휴게실 안에는 이미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쉬고 있었고, 몇몇은 오늘의 신문을 읽고 있었으며, 몇몇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폐쇄되었다는 흔적은 전혀 없었고, 이 매니저가 분명히 한지훈과 양령아를 일부러 난처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매니저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저분은 한지훈, 과거의 북양왕입니다. VIP 휴게실을 사용할 특권이 있으신 분이에요. 이 사실이 윗분들께 알려지면 우린...”한 직원이 다급히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이승운에게 말했다.“윗분?”이승운은 비웃으며 담배를 꺼내 물고 연기를 뿜어냈다.“동방 오우 도련님께서 이미 경고했잖아. 그와 가까이 지내는 사람은 멸문시킨다고!”“윗분들이 알면 어쩔 건데?!”그는 태연히 말을 이어갔다.“솔직히 반년 전이라면 나도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달라. 그는 더 이상 북양왕이 아니고, 게다가 사대 가문과도 등을 졌잖아. 사대 가문 앞에서 그놈은 그저 먼지에 불과하다고!”이승운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자 동방영이 뒷짐을 진 채 다가오며, 한지훈과 양령아를 쓱 훑어보고 비웃었다.“어이쿠, 한 선생님께서 이번에 귀국하신 게 꽤나 순탄치 않으신가 보네요.”“하지만 원인이야 있겠죠. 누구더라, 사대 가문조차 안중에 없으셨던 분? 하도 거만하시니, 이제 공항 매니저도 한 선생님을 경멸하네요!”“그럼 이렇게 하시죠. 우리 북양왕님께 작은 접이식 의자 하나 사드리죠. 여기서 잠시 앉으셔서 쉬시고, 제가 사람을 시켜 컵라면 한 그릇 끓여 드리겠습니다. 어떠신가요?”주변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 “동방영! 누가 너한테 이런 짓을 하라고 했어? 넌 반드시 후회할 거야!”양령아는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며 분노를 터뜨렸다.“흥, 컵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다면 황제급 대우지! 나 같으면 국물 한 방울도 안 줬을 거다!”이승운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만 가지.
동방영의 웃음소리는 곧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지만, 곧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한지훈에게로 쏠렸다.북양왕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아무도 감히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지 못했다.동방 오우가 이미 경고를 내렸고, 한지훈에게 접근하는 자는 가문까지 멸할 것이다! “동방영! 네가 무슨 자격으로 한 선생님을 비웃는 거지! 몇 시간 전만 해도 한 선생님은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고 있었어. 그런데 넌? 즐기기만 할 뿐, 국가를 위해 뭘 한 게 있지?”양령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허허, 나는 국가에 세금을 내지. 소비할 때 세금을 내지 않나? 우리 같은 납세자들의 돈 없이는, 한지훈이 북양에서 뭘 먹고 살았겠어?”“솔직히 말해서, 우리 같은 부잣집 도련님들이 하루에 몇백만, 몇천만씩 기부 안 하면, 그놈은 따뜻한 똥도 못 먹었을 거라고!”동방영은 거리낌 없이 조롱하며 말했다.“저… 괘씸한 놈!”“제기랄, 동방 집안 놈들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흥, 저런 놈은 언젠가 천벌을 받을 거다!”멀리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를 악물며 작게 욕설을 퍼부었다.한지훈은 과거 수차례 용국을 위기에서 구했고, 몇 달 전에는 용경을 구하기까지 했다.한지훈이 없었다면, 오국 연합군은 이미 용경을 점령해 그들은 지금의 평화로운 삶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그렇기에 용국 사람들은 한지훈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를 존경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한지훈조차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데 네가 왜 나서서 소란을 피우는 거지? 설마 내 형제 동방 오우가 내린 통첩을 모른단 말이야? 그러다 양씨 가문 전체를 해치우고 싶기라도 해?”동방영은 입을 삐죽거리며 비웃었다.“동방영! 너... 너...”양령아는 손가락으로 동방영을 가리켰지만, 분노에 차 제대로 말 한마디 내뱉지 못했다.한지훈은 동방영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다가, 곧장 출구 쪽 휴게소로 걸어갔다.“아이고, 북양왕께서 몸이 허약하신가 보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쉬어야 한다니? 어서, 북양왕께 보약을 한 상
“한지훈이 광명존을 생포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동방 오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여전히 고금의 현을 매만지고 있었다. “사실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광명존의 스승인 우천존도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용이 나타나 우천존을 물리쳤고, 한지훈은 광명존을 반신불수로 만들었다고 분석됩니다!”노인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오! 광명존을 이길 수 있다니, 그에게 다른 비장의 카드가 있는 게 분명하군. 진법인가?”동방 오우는 무표정하게 물었다.“들리는 말로는, 한지훈이 진법에 능하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당백성과 그 일당이 한씨 가문 별장에서 죽을 리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도련님께서는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응?”동방 오우는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순식간에 노인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노인은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젊은 남자의 시선을 감히 마주하지 못했다. 비록 이 둘이 모두 오성 천왕 경지였으나, 동방 오우는 어려서부터 용호산에서 진법을 배우며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다.짧은 십여 년 만에 용호산의 핵심을 깨우치며, 진법으로 사람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갈 정도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그런 무형의 살인 기술은 노인의 마음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같은 경지임에도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게 했다.“진법으로 따지자면, 한지훈은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지금쯤 그는 찬란한 명성을 안고 돌아가리라 기대하고 있겠지? 동방영에게 공항으로 가서 북양왕을 맞이해 주도록 해라. 물론, 그에게 적당한 본때를 보여주며 말이다!”“도련님, 그 말씀은…?”노인은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간단해. 북양왕이 귀국했을 때,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고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는 상황에서 그의 체면이 어디까지 떨어질지 보고 싶군! 그리고, 한지훈에게 가까이 가는 자는 그 가족까지 모두 멸할 거라는 소문을 퍼뜨려라!”“알겠습니다!”노인은 서둘러 물러났다.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동방영
“원가주, 무엇이 그리 겁이 납니까!”동방소는 냉랭한 시선으로 원상용을 바라보았다. 비록 그가 자신보다 몇 세대 어린 후손이었지만, 결국 원씨 가문의 가주로서 자신과 대등하게 대화할 자격이 있었다.“겁이 나는 것이 아니라, 저는 원씨 가문에 또다시 상복을 입히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한지훈이 돌아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그가 우리를 청산하기 시작한다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모를 테지만, 진왕의 반란 때조차 무적천도 그를 어찌하지 못했습니다!”“다시 말해, 그가 우리를 건드리면 무신종도 가만히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지요. 이…이것이야말로 중대한 문제가 아니겠습니까?”원상용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점차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허허!”그러자 동방소는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한지훈이 비록 아직 죽지 않았다 해도, 이 동방 가문에서 한 수밖에 두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십니까?”사대 가문의 100여 년 전 가주로서, 동방소는 결코 모든 것을 하나의 계획에 걸지 않았다.“오호? 동방 가주님께서 또 다른 수를 준비해 두셨단 말씀입니까?”원상용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동방소를 바라보았다.“다들 귀를 가까이 대보시오.”동방소는 천천히 입을 열고, 이후 모두의 귀에 대고 몇 마디를 속삭였다.“헉!”모두가 그의 말을 듣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정말입니까, 가주님?”원상용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흥, 조금의 거짓도 없습니다. 동방 가문의 명예를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동방소는 진지한 표정으로 단언했다.“동방 가주님, 동방 가문의 뿌리가 이토록 깊은 줄은 몰랐습니다!”원상용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음산한 표정을 지었다.“하하하... 이 후수가 없다면, 제가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걸었을 거라고 생각하셨던 겁니까?”동방소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천하는 여전히 우리 사대 가문의 것입니다! 겨우 한씨 가문의 남은 잔재가 어찌 우리와 비교
한지훈!동방소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만약 만약 원한을 따지자면, 동방 가문은 결코 원씨 가문에 비해 적지 않았다.더군다나, 얼마 전 동방염이 한지훈의 손에 죽은 치욕을 반드시 갚아야 했다! 4대 가문은 한지훈이 결코 함부로 넘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님을 알려 주어야 했다. 수십 년 동안 4대 가문은 용국의 경제 맥락을 쥐고 있었고, 조정의 대신들도 그들의 체면을 구기지 못했다. 그러나 원성천이 전사한 지금, 4대 가문의 위세는 이미 빛을 잃은 지 오래였다. 많은 이들이 4대 가문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고, 이러한 결과의 원인은 모두 한지훈에게 있었다! 그렇기에 동방염이 죽은 후, 동방 가문은 수십 년 동안 은거해 있던 가주를 불러내기로 결정한 것이다.이번에 한지훈이 이집트로 간다는 정보와 그의 목적, 그리고 그와의 접촉 방식까지 모든 정보를 동방 가문이 직접 광명존에게 전달했다. 광명존 측에서도 한지훈이 이집트에 도착하면, 수많은 함정과 난관이 닥치도록 설계를 해 두었고 이번에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확언했었다.그러나 지금의 결과는 동방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이때, 동방 가문의 대청에는 이미 사람이 가득 차 있었고, 심지어 원씨 가문의 대표까지 자리하고 있었다.“동방 가주님, 제가 기억하기로 반달 전, 당신께서 친히 말씀하셨던 것이죠? 이번에야말로 한지훈이 날개가 달렸더라도 도망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가 무사히 귀국했다니요?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우리 원씨 가문은 가주님의 계획을 위해 적지 않은 인력과 자원을 쏟아부었습니다. 흑병대의 정보라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아십니까?!”원상용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하며, 얼굴 가득 분노를 드러냈다.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하나의 계획이었지만, 그 뒤에는 사대 가문이 얼마나 많은 돈과 인맥을 동원했는지 모른다. 처음에 동방소는 이번에 천신계 강자가 직접 나섰으니, 한지훈이 100명이라고 해도 반드시 이집트에서 죽을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