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용왕사위 / 제359화

Share

제359화

Author: 봄가을
강희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찾았어.”

말을 마친 그녀는 강우연과 고운이의 사진을 파일로 첨부해서 주소와 함께 마상철에게 전송했다.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마상철은 문자를 확인하고 눈이 번쩍 뜨였다. 주소와 함께 1억이 계좌로 입금된 것이다.

마상철은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더니 문자 내용을 확인하고 동료들에게 말했다.

“일이 또 생겼어. 자 이 잔만 마시고 바로 출발하자!”

술잔을 부딪치는 소리가 방 안에서 시끄럽게 울렸다.

30분 뒤, 마상철은 동료 열 명을 이끌고 병원으로 왔다.

병원 입구에 도착한 뒤에야 그들은 근처에서 순찰을 돌고 있는 경찰 인력들을 발견했다.

“형님, 어떻게 된 거죠? 주변에 경찰이 너무 많아요!”

한 부하가 긴장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마상철은 부하의 귀뺨을 때리더니 다짜고짜 욕설부터 퍼부었다.

“멍청한 것! 뭘 그렇게 당황해? 우리가 뭐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냥 들어가!”

말을 마친 그는 인원들을 이끌고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강희연의 문자대로 곧장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에 올라간 뒤에야 병실 앞에 두 명의 형사가 지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상황이 좀 어려워졌다.

“어떻게 된 거지? 병실 앞에 웬 형사가 있어?”

구석진 곳에 몸을 숨긴 마상철 일행의 손에는 신문지로 감싼 방망이가 들려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부하들에게 말했다.

“죽고 싶어? 당장 그거 치워! 저기 형사들 있는 거 안 보여?”

부하직원들이 다급히 무기를 품으로 숨겼다.

마상철은 턱을 매만지며 잠시 고민하다가 두 부하에게 명령했다.

“너희들이 가서 형사들을 유인해!”

“네? 형님, 저희도 무섭습니다….”

두 부하가 당황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마상철은 발로 차서 그들의 등을 떠밀며 욕설을 퍼부었다.

“가라면 갈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죽고 싶어?”

두 부하는 어두운 표정으로 억지로 형사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난동을 부리는 척 접근하며 형사들의 주의를 끌었다.

마상철은 동료들을 이끌고 기세등등하게 병실 입구까지 갔다.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용왕사위   제360화

    제복을 입은 형사들과 마주한 마상철은 당황했다.이마에 식은땀이 흐르고,다리가 덜덜 떨렸다.“형사님들, 제가 병실을 착각했네요. 나중에 다시 봅시다. 아… 아니! 다시는 보지 맙시다!”마상철은 다급히 고개를 숙이고 뒤로 후퇴했다.그의 등 뒤로 제복을 입은 형사가 와서 입구를 봉쇄했다.“뭐 하는 자식들이야!”등 뒤에 선 형사가 욕설을 퍼부으며 마상철의 정강이를 걷어찼다.놈들은 겁에 질려 병실을 뛰쳐나온 뒤,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형사님들, 저희 정말 병실을 착각하고 들어온 거예요. 저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무릎을 꿇은 마상철은 눈물 콧물 흘려가며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았다.그의 부하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자리에서 일어선 송호문이 싸늘한 표정으로 다가와서 말했다.“마상철, 여긴 어떻게 온 거지?”마상철은 자신의 이름이 들리자 당황하여 고개를 들었다. 그의 앞에는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송호문이 있었다.마상철은 등골이 오싹했다.송호문 청장이 왜 여기 나타났을까?마상철은 머리속이 하얘져서 소파에 앉은 남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강희연이 줬던 사진에서 봤던 그 남자였다.그런데 남자가 송호문과 같이 차를 마시는 사이라니!마상철은 그제야 상황이 이해되었다.그는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아우성쳤다.“송 청장님, 제가 잘못했어요! 마침 지나가던 길이었어요! 송 청장님이 여기 계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대화를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철수할게요….”마상철은 아직도 빠져나갈 구멍을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송호문이 버럭 화를 내며 섬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마상철, 논점 흐리지 말고 똑바로 대답 안 해?”마상철은 가슴이 철렁했다.“누가 보냈는지 똑바로 말해!”송호문이 다시 질문을 던졌다.마상철은 경찰서 단골 손님이었다. 매번 폭행으로 잡혀 오고 다시 풀려나기를 반복했다.그는 반성을 모르는 놈이었다.조금 전, 그는 한지훈과 병원 보안 문제를 의논하고 있었고

  • 용왕사위   제361화

    그 순간 마상철 일행은 전부 당황했다!송호문이 저 젊은 남자에게 극존칭을 쓰다니!강희연은 그가 무능한 백수에 데릴사위라고 했다.그런데 이게 무슨 상황인 거지?한지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마상철을 노려보았다. 마상철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보고 순간 겁을 집어먹었다!그는 다급히 고개를 숙이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형사님들이 알아서 처리하세요.”그는 담담히 이야기하고는 병실을 나갔다.병실을 나가자마자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했다.강희연!정말 악랄하고 끈질긴 여자였다!‘우연이를 건드리려고 했으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그는 그 길로 택시를 타고 강운그룹으로 왔다. 그리고 태연하게 로비를 지나 강희연의 사무실로 직행했다.밖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직원들은 갑자기 나타난 한지훈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한지훈은 곧장 달려가서 강희연의 사무실 문을 발로 걷어찼다.쾅!원목재질로 된 문이 순식간에 박살 났다.오관우와 통화 중이던 강희연마저 겁에 질려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는 입구에 서 있는 한지훈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사납게 표정을 바꾸고 그에게 삿대질하며 소리쳤다.“한지훈! 너 미쳤어?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나 알아? 여기 강운그룹이야! 당장 꺼져!”강희연은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사무실 문을 박살 내다니!용서할 수 없었다!한지훈은 저승사자 같이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한발 한발 강희연에게 다가갔다.싸늘한 그 눈빛에서 진한 살기가 느껴지자 놀란 강희연이 당황한 표정으로 뒷걸음질 쳤다.“너… 지금 뭐 하자는 거지? 한지훈, 여기 회사야! 당장 멈춰! 안 그러면 너랑 강우연, 그리고 네 딸까지 모두 가문에서 쫓아낼 거야!”강희연은 무시무시한 그의 눈빛에 완전히 압도당했다.두려워서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볼 수도 없었다.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강희연, 충고 하나만 하지. 내 아내와 고운이 가만히 내버려 둬. 또 뒤에서 이상한 짓하면 그때는 살아 있는 걸 후회하게 만들어

  • 용왕사위   제362화

    전화를 끊은 강희연은 두 눈을 부릅뜨고 험악한 표정으로 한지훈에게 소리쳤다.“한지훈! 너 오늘 잘 만났다! 감히 나를 협박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서 난동이야? 당장 그 요망한 다리부터 부러뜨릴 테니까 딱 기다려!”한지훈은 태연한 표정으로 자리에 서서 싸늘하게 말했다.“마상철은 경찰에 붙잡혔어. 지금 여기서 소리를 질려도 아무 소용없다고. 네가 저지른 짓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죽여 버리고 싶은 거 참고 있으니 조용히 해!”그 말을 들은 강희연은 가슴이 철렁하며 당황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마상철이 잡혔다니!그럴 리가 없었다!동료들을 데리고 가서 강우연과 한고운만 처리하라고 했는데 어떻게 잡힌 거지?‘마상철,이 멍청한 자식! 1억이나 받아놓고 일을 이렇게 허술하게 처리하다니!’강희연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인정할 수 없었다.“뭐라고 지껄이는지 하나도 모르겠어! 사람 모함하지 마! 마상철이 누군데? 난 모르는 사람이야. 네가 가만히 있는 내 사무실에 들어와서 문을 박살 내고 날 협박한 건 너야!”한지훈은 이 여자와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가치를 못 느꼈다.밖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건장한 사내 네 명이 몽둥이를 들고 사무실로 달려 들어왔다.맨 앞에 선 경호팀장은 이마에 식은땀을 훔치고 헐떡이며 강희연에게 물었다.“강 실장님, 무슨 일이십니까?”강희연은 바로 한지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저놈이야! 저놈이 내 문을 박살 내고 나한테 협박까지 했어! 당장 저놈을 끌어내!”경호팀장은 즉각 뒤돌아서더니 험악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향해 소리쳤다.“당신이 문을 걷어찼어?”한지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맞아.”“젠장! 뭐가 이렇게 당당하지? 당장 놈을 끌어내!”경호팀장이 손짓하자 뒤를 따르던 팀원들이 위협적으로 방망이를 흔들며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에게 달려들었던 팀원들이 나가떨어지며 주변에 있던 테이블과 사무실 책상에 부딪혔다.경호원들의 고

  • 용왕사위   제363화

    송지민이 싸늘하게 말했다.“조사에 협조해 주세요!”말을 마친 그녀가 한지훈을 향해 손을 뻗었다.한지훈은 살짝 몸을 비틀어 피하고 굳은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송지민 형사님, 자중하시죠. 난 법을 위반한 적 없는데 무슨 근거로 날 체포하려는 겁니까?”허탕을 친 송지민이 굳은 표정을 짓더니 차갑게 말했다.“병원 사건으로 참고인 조사가 필요합니다! 몇 가지 질문만 할 거예요! 뭐 찔리는 거라도 있어서 안 가고 버티는 겁니까?”한지훈은 약간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송지민은 악한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조급하고 불같은 성격이 좀 짜증을 유발했다.그녀는 그의 신분이 궁금한 것 같았다.“죄송합니다만 딸이 내가 사준 케이크를 기다리고 있어서요. 병원 사건에 대해 의문이 있으시다면 송 청장님을 찾으시면 됩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한 뒤, 뒤돌아섰다.그 행동이 송지민의 분노를 유발했다.명색이 형사인데 일반 시민에게 무시당한 것 같아 그녀는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었다.형사를 무시하는 시민이라니!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지훈의 신분을 낱낱이 밝혀야겠다고 다짐했다.5년 전, 한정그룹 오너 일가 사망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현재는 강운그룹의 데릴사위 신부을 가진 남자.송지민은 그의 신상 관련 조사 결과를 받았을 때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인데 왜 삼촌은 그에게 극존칭을 쓰며 상전처럼 모시는 걸까?게다가 그녀에게는 한지훈의 말은 절대복종하라고 주의를 주었다.송지민은 직접 조사해 보기로 다짐했다. 그러던 와중에 병원 인질극이 발생했고 그녀에게도 좋은 핑계가 생겼다.“이대로 도망치려고요? 그렇게는 안 되죠! 경찰서로 가서 조사받으세요!”송지민은 이를 악물고 다가가서 상체를 재빨리 기울이고 한지훈의 팔뚝을 잡아서 뒤로 꺾었다.경찰대를 다닐 때 배운 권술이었다.매번 현장에 출동할 때면 이 권법으로 양아치 무리를 일망타진했었다.하지만 놀라운 장면이 발생했다.한지훈은 손쉽게 그녀의 공격을 피하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 용왕사위   제364화

    강학주 일가가 세 사람과 함께 병실에 와 있었다.얼굴을 모르는 중년 남녀와 젊고 잘생긴 남자가 시야에 들어왔다.강학주와 서경희가 세 사람에게 굽신거리는 것으로 보아 일반인은 아닌 것 같았다.걸치고 있는 옷만 해도 죄다 비싼 명품이었다.젊고 잘생긴 남자는 손목에 B사의 한정판 시계를 차고 있었다.어림짐작해도 가치가 1억 이상이었다!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한 중년 남녀의 표정도 아주 거만했다.한지훈이 들어서자 세 사람은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말했다.“경희야, 이 사람 누구야?”중년 여성은 손에 든 L사 핸드백을 자랑스레 치켜들며 거만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그녀의 옆에 선 중년 남자는 말없이 한지훈을 쓱 훑어보더니 고개를 돌려버렸다.그녀의 뒤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던 남자가 고개를 들더니 가소로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서경희가 어색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저 사람이 한지훈이야. 우연이 남편.”그 말을 들은 중년 여자가 피식 비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우연이 남편이었구나. 우린 S시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몰랐지. 사람들이 얘기하는 건 들었어. 우연이가 백수 남편이라고 같이 산다던데… 처음에는 안 믿었어. 강운그룹 손녀가 어떻게 저런 거지랑 결혼했다는 건지… 그런데 지금 보니까 사실이 맞았구나.”중년 여자는 한지훈에 대한 경멸과 멸시를 남김없이 드러냈다.소파에 있던 남자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장모님, 우연이도 있는데 그만하시죠.”강우연은 난감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미안한 눈빛을 보냈다.한지훈은 태연하게 사람들을 둘러보고는 강우연에게 물었다.“이분들은 누구셔?”강우연이 힘없이 대답했다.“지훈 씨, 우리 둘째 이모랑 이모부예요. 저쪽은 내 사촌형부.”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이모부에게 손을 내밀며 인사했다.“반가워요. 저는 우연이 남편 한지훈이라고 합니다.”왕태훈은 그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미안하지만 자네는 나랑 악수할 급이

  • 용왕사위   제365화

    서경희는 그가 말이 없자 웃는 얼굴로 언니에게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둘째 언니는 이번에 무슨 일로 S시에 왔어?”솔직히 서경희는 이렇게까지 아부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운이 좋았던 그녀의 언니는 돈 많은 갑부와 결혼하고 재벌 사위까지 등에 업었다.서연은 팔짱을 끼며 거만하게 말했다.“별거 아니야. 우리 사위가 S시에서 사업을 새로 하게 되었거든. 그래서 같이 고찰을 와봤어. 마침 네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오늘 저녁에 가족 모임이 있을 건데 너희도 와서 밥이나 먹고 가.”말을 마친 서연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그의 사위 기태식은 H시 J그룹의 셋째 아들이었다.J그룹은 H시에서 비록 일류 기업까지는 아니었지만,강운그룹에 비하면 그 실력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J그룹 셋째인 기태식은 스탠포드 대학을 석사 졸업한 수재에 젊은 나이에 자신의 사업체를 가진 성공 인사였다.J그룹은 기태식에게 경험을 쌓으라고 S시에 작은 회사 하나를 설립하고 그를 대표로 임명했으며 60억 거금을 한꺼번에 투자했다.그녀는 딸이 기태식 같이 성공한 재벌가와 결혼한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서연의 말을 들은 서경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언니는 젊었을 때부터 그녀와 비기기를 좋아하고 양보를 몰랐다.가족 모임에 초대한 것도 자신들의 재력을 한껏 뽐내려는 수작에 불과했다.서경희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서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이게 다 저 백수 놈 때문이야! 저 인간만 없었어도 내가 이렇게 무시당할 일은 없었는데!’잠시 고민을 거듭한 서경희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언니, 우린 안 갈래. 보다시피 우연이가 아직 입원 중이라 좀 그래.”동생의 생각을 꿰뚫어 본 서연이 말했다.“우리가 S시에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가 왔는데 안 오면 섭섭하지. 너희한테 물어볼 일도 많단 말이야. 너희는 그래도 이 도시에 오래 살았으니까. 앞으로 우리 사위 회사도 너희 도움이 많이 필요해.”서경희는 난감했다.옆에 있던 기태식이 나서며 말했다.

  • 용왕사위   제366화

    저녁 일곱 시.한지훈은 아직 안색이 창백한 강우연과 고운이를 데리고 레드 레스토랑에 도착했다.입구에 도착하자 강우연은 수려한 풍경에 시선을 빼앗겼다.아주 웅장한 분위기가 풍기는 건물이었다.붉은색 원목으로 지어진 건축물은 고대의 궁전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로비를 지키는 직원들마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정교한 화장을 한 늘씬한 미녀들이었다.“진짜 올 줄은 몰랐는데 뻔뻔하기는.”등 뒤에서 싸늘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강학주와 서경희, 그리고 강신이 주차장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서경희는 그를 보자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무능하니까 자존심도 없는 거지! 한지훈, 미리 경고하는데 이따 들어가서 입도 벙끗하지 말고 먹기만 해. 알았어?”옆에 있던 강우연이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지훈 씨,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자.”한지훈은 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서경희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안으로 들어갔다.그들도 레드 레스토랑은 첫 방문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인테리어의 호화로움에 또 한 번 놀랐다.하지만 오늘 서연 일가가 사는 날이었기에 서경희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그들은 미리 예약한 룸으로 들어갔다. 서연 일가는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경희 왔구나. 어서 편하게 앉아.”만면에 미소를 띠고 자신을 향해 손짓하는 모습이 서경희는 꼴사나웠다.하지만 가족이라 싫은 티를 낼 수도 없었기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로 가서 앉았다.한지훈이 아이를 안고 자리에 앉자 맞은편에 앉은 여자가 경멸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엄마, 이 사람은 누구야?”서연이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참, 소개를 깜빡했구나. 저쪽은 우연이 남편 한지훈 씨야! 5년 전 한정그룹 일가가 사고를 당했을 때 유일한 생존자라고 들었어. 별로 능력은 없어서 지금은 강운그룹에 데릴사위로 들어갔어. 한 서방, 이쪽은 우리 딸 왕소연이야. 처형이라고 부르면 되겠네.”서연의 소개에 서경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소개를 빗

  • 용왕사위   제367화

    왕소연이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아무 능력 없는 백수 주제에 무슨 수로 보상하지? 뭐로 보상할 거야? 입으로만? 웃기네!”한지훈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가만히 있던 서경희가 싸늘한 목소리로 호통쳤다.“그만해, 한지훈! 여긴 네가 대화에 낄 자리가 아니야! 가만히 앉아서 밥이나 먹어! 다시 그 입 벙긋하면 내쫓을 거야!”한지훈은 얕은 한숨을 쉬며 강우연을 바라보았다.서경희가 미안한 얼굴로 왕소연에게 말했다.“소연아, 저 인간이랑은 말도 섞지 마.”왕소연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강우연에게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 강우연의 앞에서 멈춰 선 그녀는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강우연에게 말했다.“우연아, 오랜만에 만났는데 우리끼리 한잔하자.”강우연은 왕소연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당황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언니, 나 아직 술은 못 마셔.”그리고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왕소연이 갑자기 자세를 앞으로 숙이더니 술잔에 든 와인이 강우연의 몸에 쏟아졌다.왕소연은 일부러 크게 당황하며 그녀에게 말했다.“미안해, 우연아. 내가 갑자기 발을 헛디뎌서… 너 괜찮아?”강우연은 멍한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다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괜찮아. 화장실 좀 다녀올게.”뒤돌아선 그녀의 눈에서 끝끝내 눈물이 흘러내렸다.한지훈은 차갑게 식은 시선으로 왕소연을 쏘아보고는 다급히 강우연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강우연은 입을 틀어막고 복도에서 달리고 있었다.그녀를 따라잡은 한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괜찮아?”강우연은 그를 보자마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는 서러운 아이처럼 그의 품에 안겨 흐느끼며 말했다.“지훈 씨, 우리 그냥 가요. 더 이상 여기 있기 싫어요….”한지훈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그래. 돌아가자.”한참을 울고 난 강우연은 그의 품을 빠져나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아니다. 지훈 씨 먼저 돌아가요. 난 화장실로 가서 이거 좀 닦고 나올게요. 이대로 가는 건 예의상 아닌

Latest chapter

  • 용왕사위   제2346화

    동방 오우가 손을 휘두르자, 백일봉 전체가 진동하며 땅에서는 우르릉거리는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수많은 바위들이 이 거대한 흔들림에 의해 절벽에서 굴러떨어졌고, 이 장면에 모두가 놀란 눈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백일봉은 용경 서쪽에 위치한 진령 산맥의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산봉우리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곳은 진령 산맥 전체와 연결되어 있었기에, 백일봉의 진동과 함께 북방의 대지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수많은 새와 짐승들이 놀라 사방으로 달아났고, 마치 하늘의 재앙이 곧 닥쳐올 것만 같았다.“이... 이것이 천지를 흔든다는 것인가? 나는 이런 존재가 신화 속에나 나올 법하다고 생각했는데, 천왕계 강자가 정말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이오?!”좌항도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망원경을 들고 멀리 내다보며, 진령 산맥 전체가 진동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방금 전의 구름과 안개는 단순한 환영일 수 있었지만, 천 리에 걸친 진령 산맥이 모두 흔들리는 것은 결코 환각일 수 없었다.“그래, 이제야 믿어지는군. 천왕계가 정말 이렇게 두려운 경지에 이를 수 있다니! 이제 보니 우리는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진우는 쓰라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는 이전까지 천왕계를 기벽 같은 자연의 일부 힘을 다루는 경지로만 이해했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자신이 천왕계를 얼마나 미미하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아마 동방 오우는 이미 삼성 천왕계에 있을 때부터 자신보다 훨씬 강했을 것이다.명산에 이르지 않으면 자신의 미미함을 알지 못하고, 명산에 들어가 고행하지 않으면 자신의 나약함을 알지 못한다는 옛말은 틀리지 않았다! 명산의 제자들과 비교하자면, 자신은 마치 연줄을 이용해 억지로 따낸 자격증 같은 존재였다.이것이 삼성 천왕계의 차이라면, 오성 천왕계는 어떻겠는가?그렇다면 천신계는 또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아무도 몇몇 명산에 단 한 명의 천왕계 강자만 있을 것이라 장담하지 못했고, 아무도 천왕계가 명산의 진정한 내력이라는 보장도 할 수 없

  • 용왕사위   제2345화

    지금이 한여름임에도, 주변의 모든 풍경은 마치 늦가을처럼 변해 있었다.이 기술은 단순히 신묘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했다. 그야말로 귀신이 빚어낸 솜씨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어떠나, 한지훈! 너와 나는 동갑이지만, 몇 년 전부터 나는 이미 이러한 신적 경지에 이르렀다. 그런데 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발끝조차 따라올 수 없지 않느냐?”“네가 말해보아라. 내가 이렇게 자부심을 가질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느냐?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와 같은 자리에 서 있느냔 말이지!”동방 오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극도의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의 시선은 천하를 굽어보는 듯했고, 발아래 모든 사람들은 그저 미미한 벌레에 불과한 듯 보였다.적어도 겉보기에는 동방 오우가 이미 인간을 초월한 존재임이 분명해 보였고, 그는 사계절을 통제하고 천기를 움직이는 손길을 가진 사람이었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껏 아무도 그의 진정한 실력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다.심지어 흑병대조차 그의 실체를 알아내지 못하고, 그가 오성 용급 천왕계라는 사실만 알았을 뿐이다.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비로소 동방 오우가 왜 그렇게 오만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그는 진정으로 오만할 자격이 있었다.“그리고 또 하나 알려주지! 내가 너와 싸우려는 이유는 결코 동방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다! 더군다나 사대 가문을 위해서도 아니지!”이 말에 동방소와 원상용 등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동방소는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동방 오우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동방 오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소와 원상용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나는 화산 진종의 직계 제자로, 사대 가문 따위가 함부로 부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내 눈에, 동방 가문은 물론이고 사대 가문 또한 하찮게 보일 뿐! 내가 너와 싸우려는 이유는 단 하나, 나 동방 오우가 너의 피로 내 검을 제사 지내기 위해서다!”“오늘부로, 나 동방 오우가 용국의 최고 존재가 될

  • 용왕사위   제2344화

    한지훈의 말이 끝나자, 그는 한 걸음 내디뎌 몸을 순식간에 공중으로 띄워 백일봉의 꼭대기에 올랐다.동방 오우도 백장산 벼랑을 올려다보며 경멸적인 미소를 지었고, 곧 천천히 몸을 날려 정상으로 올라갔다. 한지훈과 달리, 동방 오우는 거의 바람에 날려 올라간 듯 천천히 떠오르며, 마치 신선과 같은 자태를 보였다.이 놀라운 장면에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이것이야말로 기적이지 않은가!“말도 안 돼! 저건......마치 바람에 밀려 올라간 것 같잖아?”“바람에 밀려간 게 아니라, 저건 날아간 거지!”“후, 역시 동방 오우가 한 수 위로군!”사람들은 저마다 의견을 내며 수군거렸고, 이들의 말소리를 들은 동방 오우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지훈, 죽기 전에 이 찬란한 세상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라보도록 해라. 이것이 네가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다. 너 같은 놈은 정말 말할 가치도 없다!”“하지만, 네놈도 거의 백 년 동안 젊은 세대들 중 뛰어난 인물인 건 인정하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미 세상을 뒤흔들고 군림할 정도의 위세를 가졌으니, 널 죽이는 것은 내 명예를 깎는 일도 아닐 테야.”동방 오우는 한 손을 뒤로 한 채 깔보는 듯한 태도로 소리쳤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진법을 더해 수십 리 밖까지 전달되게 했고, 그의 목소리는 산 아래뿐 아니라, 용경 전체에 울려 퍼졌다.용각과 무종의 여러 장로들은 이 소리를 듣고 얼굴을 일그러뜨렸다.몇몇 종묘의 장로들은 분노에 치를 떨며 탁자를 두드리고 말했다. “동방 오우, 저 오만한 놈! 자신이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아는군! 만약 계속해서 이렇게 오만하게 굴었다간, 우리가 합심해서라도 그를 없애 버려야 할 것입니다!”이 시각, 백일봉 꼭대기에 서 있던 한지훈은 평온한 시선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자신감이 대단한 듯하군.”동방 오우는 오만하게 한지훈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기세를 순식간에 사성 천급 천왕계까지 끌어올렸다!주변

  • 용왕사위   제2343화

    “한용 아닌가!”“한용이라고?!”“정말 한용인가?!”모든 시선이 한용에게 쏠렸고, 대다수의 눈빛에는 경악이 담겨 있었다.몇십 년 전, 용경에서는 한용이 이미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그런데 지금, 비록 나이가 들어 보이기는 했지만 한용이 살아 있는 모습으로, 그것도 천하를 내려다보는 듯한 태도로 나타났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하하! 오늘 사람들이 잘 모였군그래!”한지훈은 우천존과 사신 쪽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았다.“한용!”우천존은 불꽃이 튀는 듯한 눈빛으로 한용을 노려보았다.“우천존, 흥분하지 마시오. 오늘은 두 후배의 비무를 관전하기 위해 온 자리 아니겠소?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나설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우리가 나서기라도 한다면, 무고한 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지 않겠소.”궁본 현일이 자리에서 일어나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분명히 살기가 스며 있었다!“쳇...”동방소는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올 줄 몰랐다는 듯, 불안한 눈길로 우천존 일행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우천존과 사신의 안색도 매우 어두웠다. 궁본 현일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그는 한용의 편에 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기에, 2 대 2의 상황에서 그들은 승산이 없었다.동방 오우가 당당히 일어서더니, 차갑게 맞은편을 응시했다.한지훈 측의 위세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는 자신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그는 어린 시절부터 화산에서 자라며 수많은 고난과 고통을 겪었다.그가 맞아서 부러진 회초리만 해도 백 개가 넘었고, 오늘 한지훈은 반드시 그의 발 아래 밟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는 동방 가문을 위해서, 더욱이 사대 가문을 위해서가 아닌 오직 자신의 앞날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그의 몸에서 분노와 위엄이 뒤섞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 순간 하늘에는 먹구름이 몰려들어 이곳 하늘을 뒤덮었다. 한지훈은 느릿느릿 백일봉의 공터로 걸어 나와, 동방 오우를 조용히

  • 용왕사위   제2342화

    “저 사람은 누구길래 저렇게 성대하게 나타나는 거요?!”좌항도는 아래쪽에 있는 차량 행렬을 바라보며 말했고, 심지어 공중에는 헬리콥터까지 따라다니며 경호를 맡고 있었다.경호원만 해도 백 명이 넘는 듯했으며, 산 정상으로 향하는 모습은 꽤 위압적이었다.“러셀로란 가문의 2순위 후계자이니, 저자는 결코 쉬운 인물이 아니오. 오륙 최대 암흑 조직의 수장이자, 그의 손아귀 안에는 몇 개의 다국적 기업도 있소!”진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좌항도에게 설명했다.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른 차량 행렬이 천천히 멈췄고, 차에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백인 남자가 나왔다. 그를 본 순간, 진우는 미간을 찌푸려지며 말했다.“저 사람은 왜 온 거지?!”“저 사람은…”좌항도도 중년 남자를 힐끗 보았다. “세계 최대 킬러 조직인 암전의 창립자이자 수장인 빅터가 아니오! 저 사람은 정말 전설적인 인물이오. 열 살에 몇 차례나 탈옥에 성공했고, 열다섯 살에는 천왕계 강자의 고수를 쓰러뜨렸소. 지금은 몇 안 되는 삼성 천왕계 경지의 암살자이기도 하오!”“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큰 킬러 조직의 창립자이기도 하지요!”말을 마친 진우는 이를 악물었다. 동방 가문의 인맥이 이렇게나 넓었다니!그때, 산을 걸어 올라오는 두 사람이 주변 강자들의 시선을 모두 끌었고 심지어 몇몇은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우천존! 사신!”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아무리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화려하게 등장해도 이는 허울에 불과했지만, 진정한 강자는 격식을 차릴 필요 없이 등장만으로 엄청난 분위기를 내뿜었다! 우천존과 시신은 길을 따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마치 산책을 나온 듯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이 백일봉 근처에 다다랐을 때 우천존은 좌항도 일행 쪽을 한 번 바라봤고, 그 눈빛에는 잠시 후 상대방을 모조리 저세상으로 보내줄 거라는 각오가 담겨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통복 차림의 부상 사람 무리도 산

  • 용왕사위   제2341화

    진우는 자신의 신분이 특별하지만 않았다면, 진작에 동방 소를 처단할 생각이었다. “좋습니다! 어르신 나중에 후회하지 마세요! 그럼 저는 이만!”말을 마치자마자 진우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별장을 떠났다. 저 멀리 떠나가는 진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동방 오우의 얼굴에는 하찮은 기색이 역력했다. “이제 와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다니, 정말 가소롭기 그지없네! 한지훈 이놈... 흥!”악에 받친 동방 소는 진우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중얼거렸지만, 주변의 분위기는 매우 싸늘했다. 그날 밤, 이미 백일봉 부근에 도착하여 미리 좋은 자리를 선점한 사람들이 적지 않게 나타났다. 용경의 사람들은 그 누구도 이 역사적인 대전을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마찬가지로 나계홍 또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는 강중에서 비행기까지 타고 도착하였다. 족히 20여 명은 되는 나 씨 집안 친지들은 오직 한지훈을 응원하기 위해서 온 것이었다. 나 씨 집안은 오늘날까지 줄곧 한마음 한뜻으로 한 씨 집안과 협력을 해왔기에, 그들은 이번 대전에 반드시 한지훈이 이기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사실 도청 전인 또한, 한 씨 별장을 지켜야 하는 임무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그들과 함께 이곳으로 왔을 것이다. 한편 천검종 역시 제자 수십 명과 함께 백일봉에 도착하여 벌써 아지트까지 만들었다. 낙구영 또한 본인에게 주어진 임무가 있긴 했지만, 일단 이번에는 백일봉으로 오게 됐다. 하지만 그는 한지훈을 응원하기 위해 온 것도 아니고, 그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려 온 것도 아니다. 그는 단지 자신이 그동안 추앙해 온 용국 천교의 위엄 가득한 풍채를 보고 싶었다. 그 시각 용경에서는, 이른 아침에 위수군 무리를 데리고 백일봉에 도착한 좌항도는 역시나 아지트를 만들고는 조용히 앉아서 대전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뒤이어 진우 일행도 선후로 도착하였고, 양 씨 어르신과 양령아의 좌항도의 초대를 받고는 관전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백일봉 주변에는 어느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거물들이

  • 용왕사위   제2340화

    “국왕이 내린 명령에 대해서는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용경성 내에서 대군이 이동한 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알고 계시겠죠!”“그래서 말인데 가능만 하다면 내일 일전은 취소했으면 합니다. 제가 어르신께 충고를 하나 하자면, 굳이 동방 가문과 국왕 사이의 관계를 깨뜨리지 마시죠!”진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동방 소는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혹시 진 선생은 한지훈을 대신해서 사정하러 여기까지 온 건가?”“그런데 정작 한지훈이 우리 동방 자제를 죽일 때는, 왜 진 선생이 나서서 사정하지 않았지? 동방 자제가 백골이 되어 돌아왔는데, 내가 대체 왜 한지훈에게 살 길을 남겨줘야지?”“이제 와서야 우리 동방 가문까지 찾아와서 부탁하는 건 이미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미 엎질러진 물, 다시 담을 수는 없어. 그러니 진 선생은 이미 돌아가게!”어느새 동방 소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그는 더 이상 진우의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지금 국왕은 누가 봐도 의도적으로 4대 가문을 압박하고 있었기에, 동방 가문은 결코 한지훈의 일에 관해서는 누구와도 타협할 생각이 없었다. 일단 한지훈을 죽이기만 하면, 국왕은 신심을 잃게 되고 앞으로 4대 가문과의 관계가 다시 재정리될 거라 믿었다. 하물며 황약파 또한 한편에서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한지훈만 죽이게 되면 국왕은 4대 가문에 무조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넓은 시야를 보는 것에 능통한 동방 소가 진작에 이런 이치를 알아채지 못할 리는 없었다. “어르신, 고작 본인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우천존 게다가 광명파와 손잡는 것을 마다하지도 않고, 저희 용국의 군신을 말살하고 이렇게까지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만약 한지훈이 정말 죽게 되면 동방 가문이 여전히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진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한지훈

  • 용왕사위   제2339화

    동그랗게 뜬 창안백의 눈동자에서는 두 줄기의 정광이 뿜어져 나왔다. “선생님, 방금 말씀하신 무도에는 국경이 없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저 아직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이내 동방 오우가 조심스레 앞으로 나아가 물었다. 최근 몇 년 동안 화산이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광명파와 비밀리에 무엇을 의논하고 있는지 동방 오우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여태 그는 줄곧 동양 가문과 자신의 미래에만 관심을 갖고 있었다. 태어난 순간부터 화산에서 자라온 동방 오우,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친 부모에 대한 감정조차도 극히 옅었다. “자고로 세계에는 양극이 있어. 바로 서방의 교황청과 동방의 곤윤이지. 우리 명산들도 그리고 무종들도 결국 모두 이 양극에 복종해야 하는 거야!”“만약 서방이 협의를 체결하여 천신계의 강자가 세속에 개입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곤윤도 압박에 못 이겨 결국 협의를 체결할 거야. 때가 되면 드디어 난 세속에 들어서서 내 진가를 발휘할 수가 있지.”“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출세야. 내 나라? 흥!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는 나라든 뭐든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 이 세상은 언제나 강자들이 움직이게 되는 거야!” “그러나 선견 지명이 확실한 사람만이 이 이치를 깨달을 수가 있지. 그래서 내가 너더러 하산하고 한지훈을 유인하여 죽이라고 한 거야! 그의 손에 있는 용심과 천생 서문, 우리 화산이 반드시 얻어야 되거든!”창안백은 그윽한 눈빛으로 입구 쪽을 바라보며 한편으론 주먹을 꽉 쥐었다. 이는 또한 화산이 그에게 직접 맡긴 사명 중 하나였기에, 만약 명령대로 이행하지 못한다면, 그는 자결하여 사죄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동방 오우든 동방 소든 누구든지 마찬가지였다. 비록 동방 가문은 줄곧 화산을 자신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여기고 있었지만, 사실 화산의 눈에 그들은 세상에 널린 수많은 바둑돌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런 바둑 돌은 일단 효력을 잃게 되면 결국 모래알이 되는 것이다. “그럼 음양존은...”동방 오우는 여전히

  • 용왕사위   제2338화

    한편 그 시각, 동방 가문의 별장에서는 동방소와 동방 오우의 두 사람이 한 노인의 양 측에 서있었다. 그리고 노인의 맞은편에는, 우천존과 기모노를 입은 또 다른 중년 남자가 한 명 앉아있었다.그가 바로 사신이었다. 그는 부상국에서, 궁본 현일에 버금가는 신비스러운 존재였다. 게다가 이미 수십 년 전에 천신계를 돌파하여 세상 사람들이 우러러볼 수 없는 높이에 이르기도 했다. “우천존, 우리 둘 사이의 약속, 혹은 화산과 광명파 사이의 약속을 이제는 지켜야겠지?”이내 가운데에 앉은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노인은 바로 화산과 세속 사이를 지키는 장로로서, 화산과 세속의 모든 사무 결책권을 쥐고 있었다. 화산과 광명파 사이에 암암리에 체결된 계약 역시 바로 이 노인이 주도하는 것이다. “어르신, 저희 광명파가 화산을 도울 거라는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겁니다. 하지만 여기 남은 반쪽의 흑룡심을 얻어내려면 여전히 어느 정도 인내심이 필요합니다!”“게다가 저희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피라미드에는 인왕급 강자가 한 명 더 있다고 하는데, 과연 화산이 정말 무사히 용심을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우천존은 미소를 띤 얼굴로, 남은 반쪽 용심의 행방이 적힌 종이 한 장을 건넸다. “그럼 한지훈 그 몸에 있는 두 개의 용심을, 대체 어떻게 나눌 생각인 건가?” 창안백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물었다. “저희 광명파는 금룡심만 있으면 됩니다! 적룡심은 얼마든지 화산한테 넘겨줄 수 있습니다! 다만, 천생 서문의 내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저희가 서로 공유를 해야 합니다!”“어르신도 아시다시피 천생 서문 없이는, 설령 용심을 쥐고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쓸모도 없고 스스로 융합의 방법을 깨달을 수도 없습니다!”우천존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동방 오우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천존 님 그리고 창 씨 어르신, 제가 듣기로는 무적천도 한창 흑룡심을 융합시키고 있다고 하던데요? 그럼 차라리 그의 손에 있는 그 용심도...”그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