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 한 남자가 절뚝거리며 건물 2층 화장실에서 바깥 화단으로 뛰어내렸다.남자는 다리의 총상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친 듯이 뛰었다.2층에서 그를 쫓던 군졸들의 분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거기 서!”탕탕탕!남자는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군졸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젊은 남자는 곧장 큰길로 뛰어가서 택시를 잡았다. 택시에 탄 그가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다급히 소리쳤다.“오군 주군 본부로 가주세요! 빨리요!”운전기사는 다리에 피를 흘리고 있는 남자를 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일단 병원으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요?”남자가 싸늘한 목소리로 대꾸했다.“아니요! 당장 오군 주군 본부로 가야 합니다!”운전기사는 어쩔 수 없이 그가 시키는 대로 방향을 틀었다.30분 뒤, 젊은 남자는 오군 주군 본부에 도착했다.본부 입구에는 군졸들이 교대해 가며 지키고 있었다.남자가 피를 뚝뚝 흘리며 다가가자,입구를 지키던 군졸이 총구를 그에게 겨누며 싸늘하게 물었다.“여긴 일반인 출입 금지입니다!”봉천호는 다급히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소리쳤다.“최고 장관님을 뵈러 왔습니다. 한민학 군단장님을 만나야 해요!”군졸이 다가와서 그의 양손을 비틀어 제압했다.봉천호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거친 목소리로 소리쳤다.“빨리 한민학 군단장님을 봬야 합니다! 긴급 상황이에요!”군졸이 그를 끌고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일단 의무실에 옮겨서 상처부터 확인해!”조급해진 봉천호가 다시 소리쳤다.“안 됩니다. 군단장님부터 만나야 해요. 급하게 전달해야 할 소식이 있어요! 군단장님 만나게 해주세요!”팀장으로 보이는 군인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무례하다! 아무나 군단장님을 만날 수 있는 줄 알아? 일단 의무실로 데려가서 상처부터 치료해! 그리고 조사 들어갈 거야!”“이거 놓으세요! 급한 일이라니까요? 군단장님 뵙게 해주세요!”봉천호는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군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의무실로 끌고 갔다.“뭐야, 이 자식! 총상인데?
봉천호가 다급히 말했다.“알아요.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로 한민학 군단장님을 봬야 해요!”“그렇게 급한 일이면 우리한테 얘기해. 우리가 군단장님께 보고 올릴 테니까.”군인이 싸늘하게 봉천호를 쏘아보며 말했다.봉천호는 난감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도망쳐 나오기 전, 정도현은 무조건 한민학 군단장을 직접 뵙고 얘기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다.머리를 굴리던 그가 결단을 내린 듯, 말했다.“됐습니다. 군단장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지 않을 테니 저를 풀어주시죠.”“풀어줘? 오군 주군 본부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곳이야?”화가 난 군인이 테이블을 쾅쾅 두드리며 소리쳤다.조급해진 봉천호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전 법을 어기지도 않았고 여기 잡혀 있을 이유가 없어요! 무슨 자격으로 절 여기 잡아두는 겁니까! 지금 당장 나갈 거예요! 아까는… 잠이 덜 깨서 헛소리를 한 것뿐이니 당장 풀어주세요!”“앉아! 앉아!”군인이 다가와서 봉천호의 어깨를 눌려 의자에 앉혔다.“법을 위반한 적 없어? 그럼,총상은 어떻게 생긴 거야? 조폭 싸움에 휘말린 거 아니야? 사실대로 고하지 않으면 보내줄 수 없어!”봉천호는 결국 입을 다물고 아무런 응대도 하지 않았다.군졸이 짜증스러운 얼굴로 재촉했다.“봉천호, 바른대로 대답해!”봉천호가 말했다.“더 이상 할 얘기 없습니다. 제가 길을 잘못 들어섰어요.”그리고 이때, 취조실 문이 열리고 제복을 입은 형사들이 안으로 들어왔다.군인들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마침 잘 오셨습니다. 이 자식 아무리 심문해도 입을 열지 않아요. 취조는 우리 전문이 아니니 전문가님들에게 맡기겠습니다.”형사들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두 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머지는 우리에게 맡기세요.”군인들은 봉천호를 노려보며 말했다.“봉천호, 형사님들 오셨어. 조사에 협조하도록!”군인들이 취조실을 나가자,형사들이 자리에 앉으며 노트북을 꺼냈다.중년으로 보이는 한 형사가 근엄한 표정으로 같이 온 여 형사에
도국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커피잔을 든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봉천호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지훈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하다.섣부른 판단은 독이라지만 그의 예리한 직감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그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서 취조실을 나가 양규혁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들의 상사인 양규혁은 평소에도 한지훈이나 그의 사모님을 만나면 꼭 깍듯이 대하라고 여러 번 일러준 적 있었다.그래서 이번 사건이 한지훈과 그의 가족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파악한 그는 곧바로 결단을 내렸다.사무실에서 사건을 정리하던 양규혁이 느긋한 자세로 전화를 받았다.“도 형사, 어쩐 일이야?”도국영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팀장님, 큰일 났어요. 오군 본부에서 난동을 피운 시민 한 명을 검거했는데….”“오군 주군 본부 말이야? 도 형사가 거기까지 어쩐 일이야? 우린 군부랑 시스템 자체가 다르잖아?”양규혁이 인상을 쓰며 추궁하듯 물었다.도국영이 말했다.“팀장님, 검거된 봉천호라는 용의자는 태산그룹 정도현 회장 밑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다리에 총상을 맞은 상태로 군부에 쳐들어와서 한민학 군단장을 뵙겠다고 난동을 부렸습니다. 군부에서 저희에게 취조를 부탁했고요.”“정도현 회장? 정 회장 직원이 거긴 왜 갔대?”양규혁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팀장님, 봉천호의 말을 들어보면 길정우 중장이 부대를 동원해서 태산그룹을 봉쇄했다고 합니다. 정도현은 이 직원에게 도망쳐서 한민학 군단장께 소식을 전하라고 지시했고요. 정도현 회장은 길 중장이 한 선생과 사모님께 위협을 가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듯합니다.”한지훈 얘기가 나오자,양규혁은 바짝 긴장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알았어! 지금 상부에 보고를 올릴 테니 거기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말을 마친 양규혁은 곧장 지찬웅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찬웅은 경찰청에서 송호문과 함께 치안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불과 얼마 전에 한지훈의 딸 고운이가 대낮에 오군 지하세력에 납치당한 사건 때문이었다.이 사건은 그
지찬웅이 긴장한 기색으로 보고를 올렸다.“청장님, 길정우 중장이 부대원을 동원해서 태산그룹을 봉쇄했다고 합니다. 정 회장 직원 중에 도망쳐 나온 직원이 오군 주군 본부로 달려가서 한민학 군단장을 뵙겠다고 난동을 부렸는데 정 회장 추측에 따르면 한 선생과 사모님 신변에 변고가 생긴 것 같다고 하네요!”우지끈!송호문은 쥐고 있던 볼펜을 부러뜨리며 눈이 시뻘겋게 된 채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뭐라고? 확실해?”지찬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 정 회장 직원은 오군 본부 취조실에 감금되어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군에서는 한민학 군단장께 바로 보고를 올린 것 같지는 않고요. 청장님께서 결단을 내려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송호문은 불안한 얼굴로 사무실을 왔다 갔다 했다.한쪽은 길정우, 이틀 뒤면 그의 승진 파티에 참석해야 한다.한쪽은 한지훈, 아직까지 길정우가 그의 처자식에게 위협을 가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만약 길정우가 정말 그런 짓을 저질렀다면 당장 형사들을 이끌고 그의 집을 포위하러 갈 수도 있었다.관할서 서장들도 자리에서 일어서서 송호문의 지시를 기다렸다.비록 상부에서 한지훈의 진짜 신분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지만 한민학이 그에게 극존칭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인물임은 확실했다.최소한 군단장보다는 위에 있는 인물일 것이다.탁!걸음을 멈춘 송호문이 싸늘한 얼굴로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당장 사람을 보내 조사부터 진행해! 한지훈 씨의 사모님과 아이가 길정우 중장에게 잡혔는지 확인부터 해야 해! 만약 그쪽에서 사람을 데려간 거면 당장 인원을 소집하고 내 지시를 기다려! 정신 바짝 차려야 해! 이건 큰 사건이야!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 없어. 한 선생의 사모님과 아이가 사고로 다쳤거나 하면 나와 자네들 모두의 책임이야! 아주 심각한 불이익이 돌아올 수도 있다고!”“네!”관할서 서장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뒤, 사무실을 나섰다.송호문은 모자를 찾아 머리에 쓴 뒤, 직속 부하직원에게 지시했다.“당
송호문이 굳은 표정으로 싸늘하게 답했다.“가서 길 중장한테 전해. 난 지금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으니,다음에 다시 만나자고! 그리고 내 운전기사 좀 풀어줘!”하지만 군인은 요지부동의 자세로 서서 태연하게 말했다.“청장님, 저희도 명령받고 움직인 겁니다. 청장님께서 제안을 거절하시면 화가 저희한테 떨어질 거예요.”송호문의 눈빛이 사납게 빛났다.“지금 뭐 하자는 거지? 난 이 나라 경찰청장이야! 지금 군부와 경찰 세력 간의 충돌을 유발하려는 건가? 당장 비켜!”송호문의 얼굴은 점점 싸늘하게 식었다.길정우는 점점 통제를 잃어가고 있었다.감히 오군 경찰 청장을 상대로 납치극을 벌이다니!‘미친놈이 따로 없군!’길정우는 오군을 자기 집 안방 정도로 생각하는 걸까?선두에 선 군인이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청장님, 기분이 나쁘신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희도 명령받았으니 어쩔 수 없어요. 불만이 있으시면 우리 중장님을 만나서 얘기하세요.”말을 마친 군인은 송호문을 향해 꾸벅 허리를 숙인 뒤, 뒤에 있는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와서 운전해!”“무례하다! 일개 군인이 어찌 감히!”송호문은 크게 화를 내며 차에서 내리려 했다.하지만 군졸 한 명이 날렵하게 차에 오르더니 문을 잠가버렸다.송호문은 뒷좌석 차창을 내리고 운전기사에게 소리쳤다.“신속히 움직여!”운전기사는 군인들에게 끌려가는 송호문을 보고 간담이 서늘했다. 그는 곧장 경찰청에 전화를 걸어 다급히 말했다.“큰일 났어요. 길정우 중장 부하들이 와서 송 청장님을 끌고 갔어요! 당장 움직여야 해요! 저는 지금 당장 오군 본부로 갈 테니 나머지 인원들은 송 청장님의 안전을 확보해 주세요!”전화를 끊은 그는 길 가던 택시를 잡아 오군 본부로 향했다.그 시각, 오군 경찰청 인력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경찰청 내부에 싸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모든 형사들은 총기를 챙기고 대기하고 있던 무장 방탄차에 몸을 실었다.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중년 남자가 앞장서며 말했다.“
그 시각, 송호문의 운전기사인 문영철이 오군 주군 본부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그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곧장 본부로 직행하며 소식을 듣고 달려온 도지천에게 고했다.“큰일 났어요! 당장 한민학 군단장님께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한지훈 선생의 사모님과 딸이 길정우에게 납치되었을 가능성이 있어요. 지금 송 청장님도 길정우의 부하들에게 끌려갔어요!”도지천이 당황한 기색으로 다시 물었다.“뭐라고요? 그게 사실이에요? 길정우가 한 선생의 사모님과 자식을 납치했다고요? 송 청장남까지 끌려갔단 말입니까!”“사모님과 따님을 납치한 직접적인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조사 중인 사건인데 송 청장님은 제가 보는 앞에서 끌려갔어요! 중대한 사건입니다! 이 도시에 피바람이 불지도 몰라요!”문영철이 겁에 질린 얼굴로 재차 말했다.“당장 한민학 군단장님을 만나야 합니다!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분은 군단장님밖에 없어요!”도지천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렸다.“군단장님은 본부에 없어요. 중요한 일정 때문에 오전에 H시로 떠났단 말입니다!”“뭐라고요? 그럼 어떡해요? 군단장님이 안 계시면 아무도 길정우를 통제할 수 없어요!”문영철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도지천이 말했다.“일단 진정하시고 제가 지금 군단장님께 연락을 드려보겠습니다!”말을 마친 도지천은 핸드폰을 꺼내 한민학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사람이 아닌 한 젊은 남자였다.“한민학 군단장님 좀 바꿔주시겠어요? 급한 일로 보고를 올려야 할 게 있어요! 저는 도지천 참모입니다.”수화기 너머로 남자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 참모님, 죄송하지만 군단장님은 지금 비밀회의에 들어가셔서 이틀 정도 외부와 연락이 안 될 것 같습니다.”도지천은 당황했다.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남자에게 말했다.“그럼,오군에 정말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좀 전해주실 수는 있나요? 군단장님이 직접 결정하셔야 할 긴급 사안입니다!”남자가 말했다.“네. 그럼 연락을 시도해 볼 테니 전화 끊지 마시고 기다려
한 시간 전, 강준상의 저택.강씨 가문의 친인척들이 저택에 모였다. 강준상은 긴장한 표정으로 식솔들을 둘러보며 말했다.“빨리 방법 좀 생각해 봐! 학주 일가가 길시아한테 끌려갔어. 이제 그들의 총구는 우리를 향해 겨눌 거야! 한지훈 그 멍청한 자식이 S시를 떠난 걸 보면 미리 알고 도망간 것 같아.”강씨 가문 사람들의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웠다.강문복은 분노한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아버지! 그러게,제가 뭐랬어요! 한지훈 그 자식은 믿을 게 못 된다고 말했잖아요. 진작에 내쳤어야죠! 지금 일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우리가 무슨 방법이 있겠어요!”다른 친척들도 강문복의 말에 힘을 실어주었다.“그래요, 어르신. 길씨 가문은 원래 입지도 우리 가문보다 튼튼하고 길정우는 3일 뒤에 곧 군단장으로 승진하게 될 텐데 앞으로 누가 그 집안에 반기를 들겠어요.”“이제 우린 어쩌죠? 길정우가 집요하게 저격하면 우린 망하는 길밖에 없어요.”“이게 다 강우연이랑 한지훈 때문이에요. 그 둘이 없었으면 길정우가 우릴 공격할 이유가 없잖아요!”사람들이 목소리를 모아 욕설을 퍼부었다.강준상은 굳은 표정을 짓고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리며 말했다.“그만! 불평이나 늘어놓으라고 부른 게 아니야! 어떻게든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아야지. 지금 누굴 탓한다고 문제가 해결 돼? 강운이 무너지면 너희들 인생도 끝나는 거야!”그 말에 사람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강희연이 팔짱을 끼며 거만한 자태로 앞으로 나섰다.“할아버지, 이건 제가 해결할 수 있어요. 제 남자친구 오관우 씨는 오찬그룹 후계자잖아요. 게다가 길정우 씨랑은 둘도 없이 친한 친구라고 했으니 관우 씨가 나서주면 우리한테까지 피해가 오는 건 막을 수 있을 거예요.”그 말에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졌다.강준상이 감격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물었다.“희연아, 그게 사실이야? 그럼 당장 관우한테 전화해서 길 중장한테 얘기 좀 잘해달라고 해봐. 돈이 필요하면 돈으로 해결할 수도 있어.”
그만큼 길정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가 넘쳤다.그는 더 이상 예전의 길정우가 아니었다.길정우가 잠시 고민하는 척하더니 말했다.“그럼 이렇게 전해. 강운그룹에 대한 추궁은 더 이상 하지 않을 수 있어. 하지만 3일 뒤에 열리는 승지 파티에 초대장을 보낼 테니 참석하도록. 원하는 요구조건은 그때 가서 공표하는 걸로 하지.”“감사해요, 중장님. 아, 아니! 군단장님! 승진 미리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S시는 군단장님의 세상이 되겠군요!”오관우가 아부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길정우는 입꼬리를 비뚜름하게 말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저택을 나온 오관우는 곧장 강희연에게 전화를 걸었다.“희연아, 내가 해결했어. 나한테 뭐로 보답할 거야?”강씨 가문 식구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강희연을 바라보고 있었다.“해결했어? 어떻게 해결했어? 그래서 길 중장은 뭘 원한대?”강희연은 스피커폰으로 전환하고 다급히 물었다.차에 오른 오관우가 거드름을 피우며 답했다.“내가 누구야? 오찬그룹 후계자 아니야. 길 중장은 내 친구라고! 길 중장이 말하기를 3일 뒤에 있을 승진 파티에 초대장을 보낼 테니 참석해 달래. 조건은 그때 다시 얘기한다고 하더라고. 아마 그리 각박한 조건은 아닐 거야. 너희 강운그룹 운이 좋은 줄 알아. 나 아니었으면 아마 이렇게 빨리 길 중장 설득하지 못했을 거야!”오관우는 큰일이라도 한 것처럼 한껏 생색을 냈다.강희연은 감격한 얼굴로 폰에 뽀뽀를 하며 말했다.“역시 우리 자기는 대단해! 이따가 내가 그쪽으로 갈게.”“알았어. 늘 보던 곳에서 만나. 우리 예쁜이.”오관우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강씨 가문 식구들은 아무도 그들의 닭살 멘트에 신경 쓰지 않았다.강희연은 턱을 한껏 치켜들고 사람들에게 말했다.“다 들으셨죠? 길 중장이 우리한테는 위협을 가하지 않겠다네요. 게다가 3일 뒤에 열릴 승진 파티에 초대도 받았어요. 이건 절호의 기회라고요! 다들 아시잖아요. 이번 파티에 S시 거물급 인사들이 다 초대를 받은 거!
하지만 아직 장혁선이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한지훈이 손을 뻗어 허공에서 가볍게 움켜쥐었다! “쉭!”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장선혁을 그대로 밀어냈고, 그가 필사적으로 몸을 통제하려 했지만 전히 저항할 수 없이 한지훈의 방향으로 날아갔다.장선혁은 겁에 질려 소름이 돋았고, 자신과 한지훈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걸 보자 그는 거의 바지에 실수를 할 뻔하기까지 했다. “살려줘!”장선혁이 비명을 지르려던 찰나, 한지훈이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윽! 윽!”그는 더 소리치고 싶었으나, 목구멍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대장로의 팔을 부러뜨린 게 너냐? 그렇다면, 네 두 팔을 부러뜨려야겠군.”한지훈은 차갑게 말하며 장혁선의 손을 잡고 아래로 힘껏 내리쳤다.장혁선의 두 다리가 무릎 아래에서 절단되어 그대로 땅에 박혔고, 그는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그 순간, 보이지 않는 강대한 힘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뚜둑!”맑고도 선명한 소리와 함께, 장혁선의 두 팔이 어깨에서부터 절단되었다!“아아악!”다리와 팔에서 찢어질 듯한 고통이 몰려오자, 장혁선은 돼지가 도살될 때처럼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살... 살려... 살려줘!”그는 무릎을 꿇고 이빨을 드러내며 필사적으로 외쳤다.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이 순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질적인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방금 벌어진 장면은 길게 설명하면 길지만, 실제로는 불과 1초도 걸리지 않았다.장혁선이 한지훈의 손에 붙잡힌 순간부터 팔다리가 잘려나가기까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이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실력 차이가 압도적이라는 것이며, 장혁선은 저항할 기회조차 없었다!그가 장씨 가문의 평범한 일원이라곤 하나, 오성 용급 천왕 경지의 강자였다!게다가, 그는 장씨 가문의 절학인 삼절진까지 익힌 자였다.그런 그조차 한지훈에게 무력하게 당했다면, 여기 있는 자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단해룡은 두 눈으로 한지훈을 응시하고 있었고, 이 순간 그는 한
“장혁선 이 뻔뻔한 자식! 장씨 가문에 너 같은 파렴치한이 있었다니, 정말이지 역겹구나!”대장로가 피를 토하며 분노에 차 욕설을 내뱉었다.이런 짓거리는 거리의 불량배조차도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그런데도 장씨 가문은 오랜 용국의 역사 속에서 특권을 누려온 가문이 아닌가?그런 장씨 가문의 자손이 이런 짓을 벌이다니, 대장로는 더 이상 장씨 가문을 존경할 수 없었다.“하하! 내가 저 여자와 즐긴 뒤 한씨 일가를 멸문한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하겠어? 게다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나와 가은 생각을 한 사람이 과연 나뿐일까?”장혁선이 혀로 입술을 핥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순간, 스무 명이 넘는 사내들이 눈에 이글거리는 욕망을 품고 강우연을 바라보았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움직여!”단해룡이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했다.“슈슉!”어둠 속에서 십여 개의 그림자가 번개처럼 움직여 강우연을 완전히 포위했다.“차라리 죽는 한이 있어도, 너희들에게 당하진 않겠다!”강우연의 눈에 분노와 절망이 뒤섞인 눈물이 맺혔고, 그녀는 단호하게 단검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찌르려 했다.“우연아! 멈춰!”절체절명의 순간, 멀리서부터 날카롭고 청명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를 듣자, 강우연뿐만 아니라 단해룡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순간 얼어붙었다.이 익숙한 목소리…한지훈이 아닌가?! 그런데 한지훈은 죽지 않았던가?단해룡이 경악하며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한 줄기 하얀 그림자가 눈부신 섬광처럼 번쩍이며 단해룡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동시에, 강우연을 포위하고 있던 십여 명이 피를 내뿜으며 공중에서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장혁선이 즉시 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강력한 충격을 받아 7~8미터를 땅에서 구른 후에야 멈출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즉사하고 말았다! “여… 여보…!”강우연은 충격에 넋이 나간 채 한지훈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단검은 아직도 가슴 쪽을 향하고 있었다.“우연아, 네가 이런
“무도 세계에서는 강자가 존경받고, 강자의 말이 곧 하늘의 도리이며, 강자가 하는 일이 곧 정의로운 행동이다!”“오늘, 내가 무종 동문들과 함께 한씨 가문을 멸문시키는 것은 하늘의 뜻에 부합하고, 백성의 마음에 화답하는 일이다! 그러니 누구든지 이를 방해하면, 하늘에 맞서는 것이다!”단해룡의 목소리는 마치 큰 종소리처럼 울려 퍼졌으며, 그의 말은 수리 밖까지 전달되었다.“단 문주님, 멸문하기 전에 이 여자를 먼저 제가 시험해 볼 수 있겠습니까?”이때, 50대 중반의 남자가 군중 속에서 걸어 나오며 음흉한 시선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짐승 같은 놈들! 너희들 이게... 콜록콜록!”대장로는 손으로 단해룡 일행을 가리키며, 격분해 욕설을 내뱉었다.설령 그의 두 눈이 멀고 팔이 부서졌더라도, 대장로는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그때, 이순풍도 힘겹게 일어나 몸을 이끌고 몇 발자국 걸어가며 말했다. “오늘, 누구든지 한씨 가문을 멸한다고 큰소리면, 내 시체 위로 지나가시오!”이 말이 떨어지자, 단해룡은 차가운 두 눈빛을 이순풍에게로 돌렸다.“자네 시체 위로 지나가라고? 그럼 좋소!”단해룡은 발끝을 땅에 딛고, 마치 토끼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거대한 손을 휘둘러 이순풍의 가슴을 향해 강력하게 내리쳤다.이미 중상을 입은 이순풍에게는 피할 능력이 없었으며, 단해룡의 일격을 맞고 마치 끊어진 연처럼 하늘로 날아갔다.“푸헉!”땅에 떨어지자마자 이순풍은 피를 한 움큼 토한 뒤 곧바로 쓰러졌다.단해룡은 이순풍과 대장로, 그리고 중상을 입은 도청전인을 흘끗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강우연, 이제 누가 널 도와줄지 두고 보겠다!”“누군가가 너를 탐하고 있다는 걸 잘 들었겠지. 하지만 만약 한지훈의 두 아이들만 넘겨준다면 기꺼이 너에게 통쾌함을 주지!”“네가 임종할 때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오쟁이를 지지 않게도 해 주겠다! 하하하!”단해룡은 말을 하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주변 사람들도 모두 고개를
“한씨 가문을 멸문한다고?!”대장로는 이 말을 들은 순간, 화살처럼 달려가서 강우연 앞에 선 뒤 단해룡을 향해 말했다.“단해룡,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퍽!”단해룡은 아무 말없이 손을 휘둘러 대장로에게 뺨을 날렸다.그 순간, 단해룡은 대장로에 대한 어떤 경의도 느끼지 않았다.예충기가 죽었고, 한지훈도 죽었으니 이제 누가 한씨 가문을 지켜줄 수 있겠는가?오늘, 그는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가진 채 누구든 그의 앞길을 막으면 죽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대장로님, 이미 여러 번 참아줬습니다. 그런데 대장로님은 계속 제 앞에서 나이를 내세워 버티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 한지훈의 가문을 멸망시키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단해룡은 손으로 장혁선의 방향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저자는 장씨 가문의 대표이자, 조룡의 묘를 지키는 장씨 가문의 후계자입니다! 장씨 가문 사람의 체면이 당신보다 크지 않겠습니까?!”“내가 말하는데, 당신뿐만 아니라 무종의 대장로들이 모두 모여 있어도 한씨 가문은 오늘 반드시 멸문당할 것입니다!”“퍽!”그 말이 끝나자, 매우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며 은백색의 후광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온 사방에 모래와 돌멩이가 흩날리며, 대장로의 몸이 몇 미터나 날아가며 땅에 무겁게 떨어졌다.“푸헉!”대장로는 일어나기도 전에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너무 컸고, 단해룡은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일 뿐만 아니라 진법에 대한 이해도 대장로보다 훨씬 뛰어났다.그 한 방에 대장로의 내장이 거의 갈라질 뻔했지만, 그가 무종의 대장로라는 신분이었기에 치명타를 주지 않은 것이었다. 장혁선은 비웃으며 한 걸음 다가가 대장로 옆에 섰고, 한 발을 들어 대장로의 가슴을 짓밟으며 말했다. “죽을 줄도 모르고 우리 장씨 가문과 한지훈의 원한을 알면서도 끼어들다니.”“사람을 죽이면 목숨으로 빚을 갚는 게 당연한 일이다! 너 같은 늙은이가 무슨 무종의 대장로라는 자격으로 방해하려 하는 거지?”
동시에, 모두가 보이지 않는 살기에 휩싸이며 마치 거대한 그물이 드리워진 듯, 모든 이들이 그 안에 갇혀버렸다!“도청, 너 혼자 힘으로 우리를 어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장혁선이 오만한 표정으로 군중에서 걸어 나왔다.장씨 가문의 삼절진은 천하에 이름난 진법이었고, 설령 도청전인일지라도 삼절진에 갇힌다면 살아남기는 어려울 터였다.한지훈을 제외하면, 수천 년 동안 이 진법을 깨뜨린 자는 없었다!“도청, 그토록 죽고 싶다면, 우리가 너를 저승으로 보내주마!”화산파의 대표 또한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했고, 도청전인은 여전히 냉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나의 검역 안에서 너희는 그저 죽어 마땅한 혼령일 뿐이다! 각오해라!”그 말과 함께 도청전인이 장검을 크게 휘둘렀고, 그 순간 하늘에서 땅까지 거대한 검의 그림자가 내려앉았다!동시에 거대한 검영이 겹겹이 쌓이며 마치 거대한 그물처럼 사람들을 덮쳐갔다!“천절진! 뇌운 기!”장혁선이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뻗자, 검은 뇌운이 순식간에 몰려들며 구름 속에서 이리저리 휘몰아쳤다.“복광대진, 기!”화산의 대표가 손을 들자, 황금빛 장막이 모두를 감싸안았다.무수한 검영이 장막 위로 쏟아졌지만, 그 장막은 마치 모든 것을 삼키는 듯 검영을 순간적으로 지워버렸다!“도청, 너의 검역이 어찌 우리 복광대진의 상대가 되겠나? 이제야 우리 명산 제자들과 너의 차이를 알겠느냐?”화산파 대표는 비웃음을 터뜨렸다.“천뢰, 격!”장혁선이 손짓하자, 은백색의 번개가 도청전인을 향해 번뜩이며 내리꽂혔다!“콰광!”하늘이 울리고 천지가 흔들릴 만큼 그 위력이 엄청났다!“어르신, 조심하세요!”은백색 번개가 도청전인에게 떨어지기까지 반걸음도 채 남지 않았을 때, 강우연이 놀라 소리쳤다. “콰직!”도청전인은 즉시 장검을 휘둘러 번개와 맞부딪쳤다.그러나 한순간, 도청전인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갔다!그 역시 진법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었지만, 전투 경험은 한지훈과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장씨 가문의 삼절진을
단해룡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수십 명의 천왕계 고수들이 일제히 검을 뽑았다.단해룡을 중심으로 한 무리는 더 이상 강우연과 말다툼을 벌이지 않았고, 행동으로 강우연에게 한씨 가문이 반드시 멸할 것이라고 알렸다! “너희들…… 정말 내 스승님이 돌아오시는 게 두렵지 않다는 말이냐?!”천검종의 한 제자가 급히 앞으로 나서서 강우연을 가로막으며 창백한 얼굴로 외쳤다.도청전인은 이제 단해룡과 무리를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단해룡 일당에게 있어 초천서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도청전인은 대화조차 나눌 자격이 없는 존재였다.“네가 말하는 게 도청전인이냐?! 그가 내 앞에 선다 해도, 감히 나를 반하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냐?!”단해룡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말과 함께, 단해룡의 몸이 번개처럼 움직이며 순식간에 강우연을 향해 돌진했다.“멈춰라!”단해룡이 강우연으로부터 다섯 걸음도 채 떨어지지 않았을 때, 무리 뒤에서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왔다. 사람들은 일제히 뒤를 돌아보았고, 그곳에는 도포를 두른 한 노인이 있었다.백발이 바람에 휘날리며, 선인과 같은 풍모를 자아내며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였다.“도청전인?!”그를 알아본 사람들이 놀라서 소리쳤다.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도청전인이 강우연을 위해 직접 나설 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문제는, 과연 단 한 명의 도청전인이 단해룡을 포함한 수십 명의 고수들을 상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모두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였고, 도청전인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혼자서 이 모든 적을 상대할 수는 없을 터였다.“도청전인, 나는 불필요한 살생을 원치 않는다. 천검종과 한씨 가문은 본래 아무런 연관도 없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강우연과 초천서의 자식들을 위해 이 많은 무림인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냐?”단해룡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도청전인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빠르게 강우연에게 다가갔다. 그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예를 갖춘 채 말했다.“노비가 늦게
그때가 되면 누가 국왕의 자리에 오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단해룡은 이렇게 거리낌 없이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단해룡! 감히 국왕 폐하를 무시하다니, 네 놈은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이순풍이 분노를 터뜨리며 손을 들어 단해룡의 가슴을 향해 공격했고, 사성 천왕계의 강대한 힘으로 주변 공기가 요동치며 거대한 소용돌이가 형성되었다. 그 기세는 단해룡을 단숨에 제압할 듯했지만, 이순풍의 손바닥이 단해룡에게 닿기 불과 세 치 거리에서 단해룡이 주먹을 내질렀다! 그 주먹에는 강력한 진법의 위력이 담겨 있었다.이순풍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그가 채 손을 떼기도 전에, 단해룡의 주먹이 이미 그의 가슴에 명중했다!“푸욱!”이순풍은 즉시 피를 토하며 공중으로 튕겨 나갔고, 그의 몸은 무려 7~8미터가 날아가 거대한 고목을 들이받고서야 땅에 나뒹굴었다.“이 장로님!”대장로는 재빨리 앞으로 달려가 쓰러진 이순풍을 부축했다.“이 장로님, 괜찮으십니까? 상처가 깊습니까?”이순풍은 이미 숨이 가빠져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는 힘겹게 손가락을 들어 단해룡을 가리켰지만 단 한 마디도 내뱉을 수 없었다.“흥! 난 이미 경고했다. 당신 따위는 감히 나와 싸울 자격조차 없다고!”그는 거만하게 고개를 젖히고 큰소리로 웃었다.“단해룡! 감히 종묘의 장로를 해치다니, 그 대가가 얼마나 클지 알고나 있느냐!”대장로는 이를 악물며 쏘아붙였다. 그러나 단해룡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흥, 아직도 이해를 못 한 것 같군. 그 계약이 폐기되는 순간, 세상은 완전히 뒤바뀔 것이다!”“그때가 되면 무력만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가 올 텐데, 너희 같은 종묘나 무종 장로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그리고 한 가지 확실히 말해주지, 그날은 멀지 않았다!”이 말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정신이 번쩍 들었다.무종과 명산들은 그동안 산속에 틀어박혀 세속과 단절된 삶을 살아야 했었기에, 그들에게 있어서 이 말은 마치 구원의 빛과도 같았다.
용국을 배반한다니?!이순풍의 흰 눈썹이 살짝 꿈틀거리더니, 차가운 시선으로 단해룡을 바라보았다.“용국을 배반한다고? 단 맹주, 자네 간이 참으로 크구려!”말이 끝나자마자, 이순풍은 사성 천왕계 강자의 기운을 뿜어내며 단해룡을 응시했다.무종의 대장로 또한 손에 든 지팡이를 힘껏 쥐며, 차디찬 눈빛으로 단해룡을 주시했다.'배반'이라는 단어는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대역죄다.단해룡이 어떤 신분이든, 이 말을 내뱉는 순간 곧바로 역적이 되는 것이며, 역적이라면 누구든 죽여 마땅했다!“흥! 겨우 사성 천왕계 따위가 감히 내 앞에서 거들먹거리는 거요?!”단해룡은 이순풍을 전혀 눈에 두지 않았다.종묘 장로가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어도, 그들의 권위는 단해룡 같은 무종 강자 앞에서는 무의미했다.무종에서 통하는 것은 오직 주먹뿐이며, 힘이 곧 정의였다! “쾅!”단해룡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거센 돌풍이 평지를 휩쓸었다.이때 하늘엔 먹구름이 몰려들며 대낮의 태양마저 어둠 속에 가려졌다.곧이어 하늘에서 천둥이 울려 퍼지더니, 맑았던 하늘에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비록 아직 싸움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승부는 갈린 것이나 다름없었다.두 사람은 비록 서로 손을 대지 않았지만, 이미 우열을 가리기에는 충분했다. 단해룡이 아무렇지도 않게 진법을 펼쳐, 기후마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이순풍과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 드러나는 것이었다!“이 씨 어르신, 어찌 생각하오?”단해룡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얼굴이 굳어진 이순풍을 보고 비웃듯 말했다.“자네는 아직도 내가 예전과 같은 경지일 거라 생각한 거요?”“지난 수십 년간, 나는 단 하루도 단련을 멈춘 적이 없소. 비록 옛날에 내가 자네에게 한 수 밀렸던 적이 있긴 했지. 하지만 지금 자네는 나와 싸울 자격조차 없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오!”쿠궁!단해룡의 이 말은 그야말로 극도로 거만했다!종묘 장로조차 자신과 싸울 자격이 없다는 듯이 내뱉다니!이순풍의 호흡이 한층 거칠어졌다.강우
한지훈의 아이들도 반드시 죽어야 한다!이곳에 모인 자들은 애초부터 강우연과 말로 해결할 생각이 없었고, 그들의 신분만으로도 강우연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바로 그때, 검은색 SUV 한 대가 달려와 한지훈의 저택 정문 앞에서 멈춰 섰다.문이 열리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차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는 바로 무종의 대장로였다! “이 많은 인원이 모여서 고아와 과부를 괴롭히려 하다니, 너무한 것 아닌가? 더구나 한지훈의 시신이 아직도 식지도 않았거늘, 국왕 폐하의 조명이 내려진 상태에서 국부인인 강우연을 감히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대장로는 지팡이를 짚고 서서 묵직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동시에, 반대편 차 문이 열리며 종묘의 한 장로도 차에서 나와 단해룡 무리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무종이든 무맹이든, 국가의 법도를 따를 줄 알아야 할 것이다!”“혹시, 자네들은 천성종의 사례를 잊은 것이냐? 설마 국왕 폐하께서 다시 한번 천성종의 비극을 자네들에게도 반복하게 만들지 않을 거라 믿는 게야?!”종묘 장로가 뒷짐을 진 채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응시했다. 천선종은 30년 전에 국가의 대군에 의해 멸망한 무종의 종문이었다. 그 당시 천성종의 한 제자가 사소한 자존심 싸움 끝에 한 도위소병을 살해했고, 무종 제자의 신분인 그는 조정이 이 일을 그냥 넘길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뜻밖에도 국왕은 즉시 명을 내려 두 개의 야전 군단을 출동시켜 천성종을 포위했고, 살인자를 넘기지 않으면, 천성종을 평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당시 천성종의 문주는 무종의 고위층 및 무맹 맹주와 친분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조정의 행동이 그저 경고일 뿐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다음날, 두 전투 군단은 만 개 이상의 포를 동시에 쏘아 올리며 심지어 공군까지 동원했다. 무종의 제자들이 강하다고 한들, 이런 급이 다른 공격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게다가, 당시 국왕은 작전부에 포탄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