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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비가 하늘을 뒤덮고, 어두컴컴해진 하늘에 천둥이 치며, 사합원을 환하게 비췄다.

한지훈의 얼굴에는 한기가 서려 있었고, 이때는 그 어느 때보다 짙었다.

마치 빗줄기가 이 한기를 더해주는 듯했다.

하늘의 우물에는 중앙에 있는 3개의 다리가 달린 솥, 콩을 볶는 듯한 빗소리가 토도독 소리를 내고 있었다.

분위기에 압도되어 숨도 못 쉴 것 같았다.

교구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빗줄기 사이로 차가운 시선을 한지훈의 몸에 고정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한참 만에 어두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한지훈? 허허, 좀 재미있네, 네가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어! 보아하니, 내가 널 우습게 봤나 보네!”

한지훈의 얼굴은 냉랭했고, 미간에 실린 살기는 비바람과 구름을 뚫고 점점 더 짙어지고 있었다.

“교구연, 오늘부로 너희 구룡당은 해산한다.”

한지훈은 마치 같잖은 일을 대하듯,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 말에 교구연과 부하들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다.

그러자 교구연은 하하 웃으며 되물었다. “뭐라고? 내 구룡당을 해산시키겠다고? 너 지금 네 놈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건지 알고는 있는 거냐? 강씨 가문 사위 주제에, 한씨 가문 상갓집 개 주제에,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이런 망언을 하는 거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말이 끝나자, 교구연의 앞에 서 있던 왕호와 부하들도 포악한 얼굴로 한지훈과 일행들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건방지게 감히 구 사장님께 이런 말을 하다니! 주제넘은 줄도 모르는구나!”

“충고하는데,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 구 사장님 화나시면 너희들 다 여기에 생매장당할 거야.”

“진짜 재밌네! 구룡당 해산까지 들먹이다니, 신도 이런 말은 안 하겠어!”

순식간에 긴장되는 분위기였다.

한지훈은 태연히 검은색 우산 아래 서서, 차가운 시선으로 약 10미터 떨어진 교구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구룡당을 해산시키겠다는데, 과연 누가 그걸 막을 수 있을까?”

“어어어~ 역시 시건방지네!”

교구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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