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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유재호는 냉랭한 눈빛으로 가소롭다는 듯이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가문에서 쫓겨나고 마누라 집에 얹혀서 사는 주제에 무슨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린다고!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유재호는 당장 그를 뿌리치고 가고 싶었지만 어렵게 찾아온 한지훈을 모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과거 그에게서 느꼈던 굴욕감을 되갚아 줄 절호의 기회였다.

한지훈의 얼굴도 차갑게 일그러졌다.

“아니면 이렇게 하자. 네 꼬라지 보니까 여기서 소비할 능력도 안 되는 것 같은데 나한테 무릎 꿇고 빌면 내가 작은 룸 하나 내줄게. 음식도 내가 대신 결제하고. 어때? 대박이지 않아?”

유재호가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가문에서 내쳐진 한지훈을 마음대로 짓밟는 이 느낌은 정말 통쾌했다.

한지훈이 자기 앞에 무릎을 꿇은 모습을 찍어서 동창생 단톡방에 올리면 애들이 분명 난리 나겠지?

허나 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대꾸했다.

“유재호, 내가 전에 너한테 뭘 잘못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 이러는 거 정말 기분 안 좋아. 난 이 가게를 통째로 빌리러 왔어. 너한테 업신여김이나 당하려고 여기 온 게 아니라고. 그리고 4천만 원,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야.”

말을 마친 그는 당장 지갑을 꺼내려 호주머니에 손을 가져갔다.

유재호가 소리 내어 웃더니 말했다.

“한지훈, 아직도 허세야? 4천만 원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모를 줄 알아? 너 강운그룹에서도 사람 취급 못 받잖아! 고아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내 앞에서 허풍을 떨지? 한씨 가문은 5년 전에 이미 망했어. 넌 그냥 집 잃은 개와 같다고! S시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인데 왜 잘난 척이야?”

유재호가 보기에 한지훈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었다. 여전히 저 기분 나쁜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꼴이라니!

저 눈빛이 유재호는 마음에 안 들었다.

분명 가문도 망하고 처가에서도 대접 받지 못하는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아직도 허세를 부리는지!

한지훈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는 분노를 억누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유재호,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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