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 사장이 교구연 사장을 말하는 거였다니!그리고 저 사람은 최근에 출소한 그 왕호?몇 년 전에 사람을 찔러서 감방에 들어갔다고 들었는데 벌써 풀려났을 줄이야!순간 왕호를 비난했던 직원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겁 많은 여직원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왕호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좌중을 둘러보았다.“다시 묻는다. 꺼질래? 아니면 죽어서 들려 나갈래?”직원들은 다급히 고개를 숙이고 침울하게 말했다.“저희가 나갈게요.”강우연은 기죽은 직원들을 보자 분노가 치밀었다. 그녀는 싸늘한 표정으로 왕호를 바라보며 따졌다.“여긴 우리가 먼저 왔는데 무슨 자격으로 나가라 마라예요? 그쪽이 누군지는 관심 없고 계속 소란 피우면 경찰 부르겠어요!”강우연은 악의 무리에게 고개를 숙일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그녀의 직원들은 크게 당황하며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강 부장님, 그만하세요! 저 사람 교 사장 사람이라잖아요. 우리 어서 나가요!”“그래요, 강 부장님.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에요!”“왕호 저 사람 손에 죽은 사람만 수두룩해요. 참아요, 강 부장님.”모두가 강우연을 말렸다. 어차피 회식도 어느 정도 진행되었고 조폭들과 시비가 붙어봐야 그들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왕호는 음산한 표정으로 강우연을 쏘아보며 말했다.“꼴에 부장이라고 자존심은 있네. 안 간다 그거지? 그럼 나도 어쩔 수 없지!”말을 마친 왕호는 테이블에 놓인 비수를 다시 집어 들고 악마의 미소를 지었다.“다시 한번 기회를 주지. 당장 꺼지든가, 아니면 그 예쁜 얼굴에 칼 맞고 꺼지든가! 선택해!”강우연도 상대의 폭력적인 행동에 순간 당황했다.왕호의 비수가 직선으로 강우연의 볼을 향해 날아왔다.순간 그녀는 놀라서 눈을 꼭 감았다.하지만!비수는 그녀의 얼굴에 생채기 하나 내지 못했다.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그림자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줄곧 말이 없던 한지훈이 왕호의 팔목을 잡고 있었다.왕호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손목에서 느껴
달려오는 건장한 사내들을 보고 강우연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은 겁에 질려 구석진 곳으로 몸을 숨겼다.한지훈만 혼자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그들을 마주 보고 있었다.사내 중 한 명이 비수를 휘두르며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한지훈은 가볍게 몸을 날려 피한 뒤, 상대의 팔목을 뒤로 꺾어 부러뜨렸다.그리고 다리를 들어 복부를 걷어차자 상대는 힘없이 멀리 나가 떨어지며 뒤에 있던 동료들까지 덩달아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다른 두 명의 사내가 측면에서 비수를 휘두르며 공격해 왔다.하지만 그들은 한지훈의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한지훈은 곧장 술병을 들어 그들의 머리를 가격했다. 진한 알코올 냄새와 함께 상대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바닥에 쓰러진 사내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고통스럽게 신음했다.한지훈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깨진 술병을 왼쪽 측면에서 돌진해 오는 사내의 목에 찔러 넣었다!상대는 두 눈을 부릅뜬 채,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의 가슴팍을 걷어차 멀리 날려보냈다.그렇게 5분도 채 되지 않아 왕호가 데려온 부하들이 하나둘씩 심각한 부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신음했다.왕호는 당황했다. 살면서 이처럼 무식하게 센 놈은 처음이었다. 그는 벽에 허리를 붙인 채,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 나 왕호야! 교구연 형님의 오른팔! 내 새끼들을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네가 무사할 것 같아? 내 밑에 있는 애들만 200명이 넘어. 상황파악 했으면 당장 무릎 꿇고 나한테 사과해! 안 그러면 지원군 도착하면 네 동료들까지 다 죽여 버릴 거야!”겁에 질린 강우연의 직원들이 한지훈을 말렸다.“한지훈 씨, 그만해요! 상대는 왕호라고요! 저 사람들에게 밉보이면 우리 다 살아서 못 나가요!”“강 부장님, 남편분 좀 말려보세요! 이러다가 정말 다 죽어요!”“한지훈 씨, 그만해요! 상대는 교구연 무리라고요!”사람들의 고함과 원망 섞인 목소리에도 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강우연은 울고만 싶어졌다.한지훈이 이 정도로 경솔하게 행동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왕호 무리를 건드리다니.하지만 자신을 구하려고 나서준 그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구경이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물었다.“강 부장님, 한 선생님, 두 분 괜찮으시죠?”강우연은 구경을 보자 다급히 말했다.“사장님, 죄송해요. 룸이 아수라장이 되었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손해배상은 저희가 다 부담할게요.”구경은 당연히 강우연의 돈을 받을 수 없었다. 그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요, 괜찮아요. 지금 애들 불러서 청소하면 돼요.”말을 마친 구경은 룸을 나가고 곧이어 레스토랑 직원들이 안으로 들어와서 방 안을 깔끔히 청소하고 메뉴도 새로 내왔다.자리에 다시 앉은 사람들은 걱정과 분노에 찬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리에 앉아 태연하게 식사를 했다. 물론 조금 전 혼란을 틈타 화장실로 가서 정도현과 송호문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사람들은 모든 분노를 한지훈에게 쏟았다.“한지훈 씨! 지금 큰 사고 친 거 알아요? 상대는 왕호라고요! 교구연의 오른팔! 그런 사람을 쳤으니 데스노트에 이름을 올린 것과 같아요! 저들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요!”“강 부장님, 이를 어쩌면 좋아요? 왕호가 사람들 데리고 오면 우리 정말 끝장이에요! 저는 연로하신 부모님과 돌봐야 할 자식이 있단 말이에요.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요!”강우연은 이 자리가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직원들의 불만과 걱정은 점점 산처럼 쌓여만 가고 팽팽한 분위기가 지속되었다.한지훈은 전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태연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여러분은 가만히 있었고 사고는 제가 쳤으니 제가 혼자 책임질게요.”“당신이 무슨 수로 책임져? 정말 못 말려! 가문에서도 쫓겨난 거지 새끼가 뭘 믿고 그렇게 나대는지 몰라!”“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강 부장님도 따라서 고생하잖아! 회사에서 시도 때도 없이 저격 당하고 밖에서까
교구연의 도착을 알리는 소리에 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강우연을 포함한 직원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서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아니나 다를까,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안으로 들어서더니 그 뒤로 흰색 한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들어왔다. 흰머리가 듬성듬성 보이고 금색 안경을 쓴 남자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좌중을 둘러보았다.그는 숨막히는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했다.그가 바로 4대천왕 중 한 명인 교구연이었다.교구연의 등장에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공손히 인사했다.“형님!”유독 한지훈만 태연히 자리에 앉아 상대를 빤히 관찰하고 있었다. 강우연과 그녀의 직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손에 땀이 났다.“지훈 씨, 지훈 씨, 빨리 일어나요!”강우연은 다급히 한지훈을 재촉하며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옆에 있던 직원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를 흘겨보았다.“젠장! 이제 끝장이야! 한지훈 저 자식은 뭘 믿고 저렇게 당당하지? 교 사장이 왔는데 아직도 한가히 밥이나 먹고 있다니!”“이제 어떡하죠? 우리 이러다 다 죽는 거 아니에요?”“다 한지훈 저놈 때문이야! 교 사장이 왔으니 이제 아무도 도망 못 가겠네….”당황한 직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누군가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교 사장님, 우린 아무것도 안 했어요. 다 한지훈 저 인간이 했어요! 저 인간이 왕호 형님에게 주먹을 휘둘렀어요. 보복을 하려면 저 인간한테만 하세요. 우린 아무 잘못 없어요!”“그래요, 교 사장님. 우린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니까요?”사람들의 질타에도 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 교구연 일행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발끈한 왕호가 다가가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야! 우리 구연 형님이 오셨는데 지금 여기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 당장 일어나서 인사 올리지 않고 뭐 해!”말을 마친 그는 테이블을 신경질적으로 걷어찼다. 거대한 진동에 테이블에 있던 반찬이 바닥에 쏟아졌다.한지훈은 인상을 쓰며 싸늘하게 한마디 했다.
S시 지하세력의 4대천왕으로 불리는 그의 앞에서 보란 듯이 부하의 다리를 절단한 상대가 멀쩡히 살아서 시내를 돌아다니면 그만큼 수치스러운 일이 없었다!순식간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무리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한지훈을 압박해 왔다.겁에 질린 강우연과 직원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한지훈은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현장을 둘러보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뭐야? 고작 이거야? 이거 너무 시시한데.”분노한 교구연이 소리쳤다.“같이 덤벼! 당장 저 놈의 간사한 혀를 뽑아버리라고!”조폭들이 순식간에 달려들었다.그런데 이때, 분노한 고함소리가 룸을 찢어버릴 듯이 크게 울렸다.“한 선생 몸에 손대는 자는 내가 죽여버릴 거야!”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입구를 바라보니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파이프를 들고 안으로 달려 들어오고 있었다.그 뒤로 체크무늬 정장을 입은 정도현이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입장했다.“교 사장, 안 본새에 많이 컸네. 감히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워? 이 정도현이가 그렇게 만만해?”안으로 들어선 정도현은 한지훈과 시선을 교환한 뒤, 교구연을 향해 싸늘하게 경고했다.정도현이 누군가.S시의 최강 세력의 정점에 선 사람이 아닌가!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강우연의 직원들은 공포에 질려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교구연 한 명으로도 벅찬데 정도현 회장까지 나타날 줄이야!이제 끝장이야!그들은 살아서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아버리고 말았다.교구연이 음침한 표정으로 정도현을 바라보며 따지듯 물었다.“정 회장,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지? 저 녀석을 감싸겠다는 거야?”정도현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저분을 위해 친히 걸음했는데 할 말 있어?”정도현은 기세로 교구연을 압도했다.교구연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정 회장, 잘 생각해! 저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놈 때문에 나를 적으로 돌리려는 거야?”정도현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교 사
위풍당당하게 부하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온 송호문은 곧장 교구연을 지목했다.그 시각, 스타이 타운 바깥에는 이미 수십 대의 경찰차가 물샐 틈 없이 현장을 포위했고 무장을 한 특수부대원들이 신속히 안으로 침투했다.“1팀 제압 완료!”“2팀 제압 완료!”“3팀 제압 완료!”잠깐 사이에 경찰들이 스카이 타운 전체를 장악했다.위기 상황을 감지한 교구연은 음침한 표정으로 정도현을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정도현 이 비겁한 자식이! 감히 나를 음해하려고 들어?”정도현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무슨 그런 섭섭한 말을 해? 난 아무것도 안 했어.”말을 마친 정도현은 송호문에게 다가가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송 청장님, 야밤에 수고 많으십니다.”송호문은 고개를 끄덕인 뒤, 한지훈과 시선을 교환하고는 교구연에게 물었다.“교구연, 조금 전에 누굴 죽이려고 했다던데, 그게 누구야?”교구연은 분노에 치를 떨다가 결국 고개를 떨어뜨리며 대답했다.“송 청장님, 오해십니다. 그냥 장난 좀 쳐본 거였어요.”송호문이 싸늘한 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장난이었다고? 그래. 그럼 나랑 같이 서로 가서 얘기하지.”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경찰들이 다가가서 교구연 일당의 손에 수갑을 채워 끌고 나갔다. 교구연은 끌려 나가면서도 정도현과 한지훈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나 이대로 넘어갈 생각 없어! 비겁하게 감히 날 모함해? 두고 봐!”송호문은 정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정 회장님도 같이 가시죠.”정도현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죠.”강우연과 직원들은 갑자기 정리된 상황에 다들 어안이 벙벙했다.교구연과 정도현은 경찰에 잡혀갔으니 이제 무사한 건가?송호문이 다가와서 강우연 일행에게 물었다.“다들 괜찮으세요? 다친 데는 없어요?”강우연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저희는 괜찮아요. 형사님들이 제때에 나타나 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안 그랬으면 정말 큰일 났을 거예요.”송호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게 저희 일이잖아요.
“한지훈, 네가 무슨 낯짝으로 여길 와? 네가 아니었으면 우리 상황이 이 지경이 되지도 않았어! 너 보고 밥맛 떨어졌으니 썩 꺼져!”사람들의 비난에도 강우연은 그저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모임은 기분 안 좋게 끝이 났다.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강우연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한지훈은 따뜻한 꿀물을 타서 그녀에게 가져다주며 말했다.“아까 술을 좀 마셨으니까 이거 마셔.”“고마워요.”강우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가 내민 컵을 받아 꿀물을 들이켰다. 그러고는 여전히 걱정되는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지훈 씨, 길씨 가문을 어떻게 상대할지 생각해 봤어요? 정말 문제없겠어요?”한지훈은 그녀의 옆에 앉아 느긋한 태도로 답했다.“응, 걱정하지 마. 내가 다 해결할게.”강우연은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지훈은 일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피로가 몰려와 잠에 들었다.한 시간 뒤, 서류를 다 검토한 강우연은 소파에서 잠든 한지훈을 보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그 자세로 턱을 괴고 잠시 그의 얼굴을 관찰했다.선 굵은 이목구비에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눈썹, 그리고 오똑한 콧날….보면 볼수록 그녀의 얼굴에는 저도 모르게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그런데 이때, 한지훈이 갑자기 눈을 떴다. 그는 새빨갛게 상기된 그녀의 얼굴을 보고 무심하게 물었다.“얼굴이 왜 그래?”강우연은 황급히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시간도 늦었으니 어서 쉬러 가요.”말을 마친 그녀는 서류를 품에 안고 도망치듯 침실로 돌아갔다. 침실에 들어온 그녀는 벽에 기댄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렸다.“아… 창피해. 강우연, 이건 너무 바보 같잖아….”그 시각 한지훈은 소파에서 얼굴을 어루만지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는 방으로 가서 이불을 하나 챙긴 뒤, 소파에서 잠을 청했다.다음 날 아침, 강우연이 다 씻고
강준상은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상황이 어떤지 뻔히 알면서 내게 도움을 청하는 의도가 뭐야? 가문까지 끌어안고 지옥으로 떨어지겠다는 소리야? 사고는 한지훈이 쳤으니 책임도 걔가 져야지. 자기가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잖아? 그 방법이 안 먹히니까 널 나한테 보낸 거야?”강우연은 울며 고개를 저었다.“그런 거 아니에요. 제가 여기 온 거 지훈 씨는 몰라요. 그래도 고운이 아빠잖아요. 그 사람을 이렇게 잃을 수는 없어요.”“허!”강준상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며 강우연에게서 등을 돌렸다.“녀석은 가문에서도 버림받은 무능한 놈이야! 우리 가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5년 전 그 사고가 없었으면 우리 강운그룹도 일류 그룹으로 자리매김했을 거야! 그 인간이 없었으면 네가 지금 이 지경이 됐겠어? 내가 그렇게 예뻐하던 손녀가 왜 이렇게까지 바보가 됐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한 놈을 위해 무릎까지 꿇다니! 나가! 다시는 네 얼굴 보고 싶지 않아!”강우연은 구슬피 울며 애원했다.“할아버지, 제발요. 지훈 씨 좀 도와주세요. 저와 고운이는 그 사람이 필요해요….”쾅!그런데 이때, 사무실 문이 거칠게 열리고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강희연이 거들먹거리며 안으로 들어섰다.“강우연, 너 사람 말 못 알아들어? 할아버지가 꺼지라잖아? 너 무슨 염치로 할아버지한테 도움을 구걸하는 거야?”“언니가 날 싫어하는 거 알아. 하지만 이번에는 제발 나 좀 도와줘. 지훈 씨를 도와주기만 한다면 민학그룹과의 프로젝트는 언니한테 전권을 넘길게.”강우연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 말에 강희연은 구미가 동했다. 그녀는 생긋 웃으며 강준상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이번만 좀 도와줄까요? 그래도 우리 가문 사위인데 물론 우린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있잖아요. 한지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람들이 우리 가문을 비웃지 않겠어요?”강준상은 인상을 쓰며 고개를 저었다.“아무 소용없어. 길씨 가문은 나도 안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