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 사장이 교구연 사장을 말하는 거였다니!그리고 저 사람은 최근에 출소한 그 왕호?몇 년 전에 사람을 찔러서 감방에 들어갔다고 들었는데 벌써 풀려났을 줄이야!순간 왕호를 비난했던 직원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겁 많은 여직원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왕호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좌중을 둘러보았다.“다시 묻는다. 꺼질래? 아니면 죽어서 들려 나갈래?”직원들은 다급히 고개를 숙이고 침울하게 말했다.“저희가 나갈게요.”강우연은 기죽은 직원들을 보자 분노가 치밀었다. 그녀는 싸늘한 표정으로 왕호를 바라보며 따졌다.“여긴 우리가 먼저 왔는데 무슨 자격으로 나가라 마라예요? 그쪽이 누군지는 관심 없고 계속 소란 피우면 경찰 부르겠어요!”강우연은 악의 무리에게 고개를 숙일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그녀의 직원들은 크게 당황하며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강 부장님, 그만하세요! 저 사람 교 사장 사람이라잖아요. 우리 어서 나가요!”“그래요, 강 부장님.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에요!”“왕호 저 사람 손에 죽은 사람만 수두룩해요. 참아요, 강 부장님.”모두가 강우연을 말렸다. 어차피 회식도 어느 정도 진행되었고 조폭들과 시비가 붙어봐야 그들에게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왕호는 음산한 표정으로 강우연을 쏘아보며 말했다.“꼴에 부장이라고 자존심은 있네. 안 간다 그거지? 그럼 나도 어쩔 수 없지!”말을 마친 왕호는 테이블에 놓인 비수를 다시 집어 들고 악마의 미소를 지었다.“다시 한번 기회를 주지. 당장 꺼지든가, 아니면 그 예쁜 얼굴에 칼 맞고 꺼지든가! 선택해!”강우연도 상대의 폭력적인 행동에 순간 당황했다.왕호의 비수가 직선으로 강우연의 볼을 향해 날아왔다.순간 그녀는 놀라서 눈을 꼭 감았다.하지만!비수는 그녀의 얼굴에 생채기 하나 내지 못했다.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그림자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줄곧 말이 없던 한지훈이 왕호의 팔목을 잡고 있었다.왕호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손목에서 느껴
달려오는 건장한 사내들을 보고 강우연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은 겁에 질려 구석진 곳으로 몸을 숨겼다.한지훈만 혼자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그들을 마주 보고 있었다.사내 중 한 명이 비수를 휘두르며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한지훈은 가볍게 몸을 날려 피한 뒤, 상대의 팔목을 뒤로 꺾어 부러뜨렸다.그리고 다리를 들어 복부를 걷어차자 상대는 힘없이 멀리 나가 떨어지며 뒤에 있던 동료들까지 덩달아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다른 두 명의 사내가 측면에서 비수를 휘두르며 공격해 왔다.하지만 그들은 한지훈의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한지훈은 곧장 술병을 들어 그들의 머리를 가격했다. 진한 알코올 냄새와 함께 상대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바닥에 쓰러진 사내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고통스럽게 신음했다.한지훈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깨진 술병을 왼쪽 측면에서 돌진해 오는 사내의 목에 찔러 넣었다!상대는 두 눈을 부릅뜬 채, 당황한 표정으로 멍하니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의 가슴팍을 걷어차 멀리 날려보냈다.그렇게 5분도 채 되지 않아 왕호가 데려온 부하들이 하나둘씩 심각한 부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신음했다.왕호는 당황했다. 살면서 이처럼 무식하게 센 놈은 처음이었다. 그는 벽에 허리를 붙인 채,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 나 왕호야! 교구연 형님의 오른팔! 내 새끼들을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네가 무사할 것 같아? 내 밑에 있는 애들만 200명이 넘어. 상황파악 했으면 당장 무릎 꿇고 나한테 사과해! 안 그러면 지원군 도착하면 네 동료들까지 다 죽여 버릴 거야!”겁에 질린 강우연의 직원들이 한지훈을 말렸다.“한지훈 씨, 그만해요! 상대는 왕호라고요! 저 사람들에게 밉보이면 우리 다 살아서 못 나가요!”“강 부장님, 남편분 좀 말려보세요! 이러다가 정말 다 죽어요!”“한지훈 씨, 그만해요! 상대는 교구연 무리라고요!”사람들의 고함과 원망 섞인 목소리에도 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강우연은 울고만 싶어졌다.한지훈이 이 정도로 경솔하게 행동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왕호 무리를 건드리다니.하지만 자신을 구하려고 나서준 그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구경이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물었다.“강 부장님, 한 선생님, 두 분 괜찮으시죠?”강우연은 구경을 보자 다급히 말했다.“사장님, 죄송해요. 룸이 아수라장이 되었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손해배상은 저희가 다 부담할게요.”구경은 당연히 강우연의 돈을 받을 수 없었다. 그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요, 괜찮아요. 지금 애들 불러서 청소하면 돼요.”말을 마친 구경은 룸을 나가고 곧이어 레스토랑 직원들이 안으로 들어와서 방 안을 깔끔히 청소하고 메뉴도 새로 내왔다.자리에 다시 앉은 사람들은 걱정과 분노에 찬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리에 앉아 태연하게 식사를 했다. 물론 조금 전 혼란을 틈타 화장실로 가서 정도현과 송호문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사람들은 모든 분노를 한지훈에게 쏟았다.“한지훈 씨! 지금 큰 사고 친 거 알아요? 상대는 왕호라고요! 교구연의 오른팔! 그런 사람을 쳤으니 데스노트에 이름을 올린 것과 같아요! 저들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요!”“강 부장님, 이를 어쩌면 좋아요? 왕호가 사람들 데리고 오면 우리 정말 끝장이에요! 저는 연로하신 부모님과 돌봐야 할 자식이 있단 말이에요.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요!”강우연은 이 자리가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직원들의 불만과 걱정은 점점 산처럼 쌓여만 가고 팽팽한 분위기가 지속되었다.한지훈은 전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것처럼 태연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여러분은 가만히 있었고 사고는 제가 쳤으니 제가 혼자 책임질게요.”“당신이 무슨 수로 책임져? 정말 못 말려! 가문에서도 쫓겨난 거지 새끼가 뭘 믿고 그렇게 나대는지 몰라!”“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강 부장님도 따라서 고생하잖아! 회사에서 시도 때도 없이 저격 당하고 밖에서까
교구연의 도착을 알리는 소리에 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강우연을 포함한 직원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서서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아니나 다를까,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안으로 들어서더니 그 뒤로 흰색 한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들어왔다. 흰머리가 듬성듬성 보이고 금색 안경을 쓴 남자는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좌중을 둘러보았다.그는 숨막히는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했다.그가 바로 4대천왕 중 한 명인 교구연이었다.교구연의 등장에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공손히 인사했다.“형님!”유독 한지훈만 태연히 자리에 앉아 상대를 빤히 관찰하고 있었다. 강우연과 그녀의 직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손에 땀이 났다.“지훈 씨, 지훈 씨, 빨리 일어나요!”강우연은 다급히 한지훈을 재촉하며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옆에 있던 직원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를 흘겨보았다.“젠장! 이제 끝장이야! 한지훈 저 자식은 뭘 믿고 저렇게 당당하지? 교 사장이 왔는데 아직도 한가히 밥이나 먹고 있다니!”“이제 어떡하죠? 우리 이러다 다 죽는 거 아니에요?”“다 한지훈 저놈 때문이야! 교 사장이 왔으니 이제 아무도 도망 못 가겠네….”당황한 직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누군가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교 사장님, 우린 아무것도 안 했어요. 다 한지훈 저 인간이 했어요! 저 인간이 왕호 형님에게 주먹을 휘둘렀어요. 보복을 하려면 저 인간한테만 하세요. 우린 아무 잘못 없어요!”“그래요, 교 사장님. 우린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니까요?”사람들의 질타에도 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앉아 교구연 일행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발끈한 왕호가 다가가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야! 우리 구연 형님이 오셨는데 지금 여기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 당장 일어나서 인사 올리지 않고 뭐 해!”말을 마친 그는 테이블을 신경질적으로 걷어찼다. 거대한 진동에 테이블에 있던 반찬이 바닥에 쏟아졌다.한지훈은 인상을 쓰며 싸늘하게 한마디 했다.
S시 지하세력의 4대천왕으로 불리는 그의 앞에서 보란 듯이 부하의 다리를 절단한 상대가 멀쩡히 살아서 시내를 돌아다니면 그만큼 수치스러운 일이 없었다!순식간에 검은색 정장을 입은 무리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한지훈을 압박해 왔다.겁에 질린 강우연과 직원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한지훈은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현장을 둘러보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뭐야? 고작 이거야? 이거 너무 시시한데.”분노한 교구연이 소리쳤다.“같이 덤벼! 당장 저 놈의 간사한 혀를 뽑아버리라고!”조폭들이 순식간에 달려들었다.그런데 이때, 분노한 고함소리가 룸을 찢어버릴 듯이 크게 울렸다.“한 선생 몸에 손대는 자는 내가 죽여버릴 거야!”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입구를 바라보니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파이프를 들고 안으로 달려 들어오고 있었다.그 뒤로 체크무늬 정장을 입은 정도현이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입장했다.“교 사장, 안 본새에 많이 컸네. 감히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워? 이 정도현이가 그렇게 만만해?”안으로 들어선 정도현은 한지훈과 시선을 교환한 뒤, 교구연을 향해 싸늘하게 경고했다.정도현이 누군가.S시의 최강 세력의 정점에 선 사람이 아닌가!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강우연의 직원들은 공포에 질려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교구연 한 명으로도 벅찬데 정도현 회장까지 나타날 줄이야!이제 끝장이야!그들은 살아서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아버리고 말았다.교구연이 음침한 표정으로 정도현을 바라보며 따지듯 물었다.“정 회장, 지금 이게 뭐 하는 거지? 저 녀석을 감싸겠다는 거야?”정도현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저분을 위해 친히 걸음했는데 할 말 있어?”정도현은 기세로 교구연을 압도했다.교구연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정 회장, 잘 생각해! 저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놈 때문에 나를 적으로 돌리려는 거야?”정도현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교 사
위풍당당하게 부하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온 송호문은 곧장 교구연을 지목했다.그 시각, 스타이 타운 바깥에는 이미 수십 대의 경찰차가 물샐 틈 없이 현장을 포위했고 무장을 한 특수부대원들이 신속히 안으로 침투했다.“1팀 제압 완료!”“2팀 제압 완료!”“3팀 제압 완료!”잠깐 사이에 경찰들이 스카이 타운 전체를 장악했다.위기 상황을 감지한 교구연은 음침한 표정으로 정도현을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정도현 이 비겁한 자식이! 감히 나를 음해하려고 들어?”정도현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무슨 그런 섭섭한 말을 해? 난 아무것도 안 했어.”말을 마친 정도현은 송호문에게 다가가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송 청장님, 야밤에 수고 많으십니다.”송호문은 고개를 끄덕인 뒤, 한지훈과 시선을 교환하고는 교구연에게 물었다.“교구연, 조금 전에 누굴 죽이려고 했다던데, 그게 누구야?”교구연은 분노에 치를 떨다가 결국 고개를 떨어뜨리며 대답했다.“송 청장님, 오해십니다. 그냥 장난 좀 쳐본 거였어요.”송호문이 싸늘한 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장난이었다고? 그래. 그럼 나랑 같이 서로 가서 얘기하지.”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경찰들이 다가가서 교구연 일당의 손에 수갑을 채워 끌고 나갔다. 교구연은 끌려 나가면서도 정도현과 한지훈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나 이대로 넘어갈 생각 없어! 비겁하게 감히 날 모함해? 두고 봐!”송호문은 정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정 회장님도 같이 가시죠.”정도현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죠.”강우연과 직원들은 갑자기 정리된 상황에 다들 어안이 벙벙했다.교구연과 정도현은 경찰에 잡혀갔으니 이제 무사한 건가?송호문이 다가와서 강우연 일행에게 물었다.“다들 괜찮으세요? 다친 데는 없어요?”강우연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저희는 괜찮아요. 형사님들이 제때에 나타나 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안 그랬으면 정말 큰일 났을 거예요.”송호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게 저희 일이잖아요.
“한지훈, 네가 무슨 낯짝으로 여길 와? 네가 아니었으면 우리 상황이 이 지경이 되지도 않았어! 너 보고 밥맛 떨어졌으니 썩 꺼져!”사람들의 비난에도 강우연은 그저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모임은 기분 안 좋게 끝이 났다.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강우연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한지훈은 따뜻한 꿀물을 타서 그녀에게 가져다주며 말했다.“아까 술을 좀 마셨으니까 이거 마셔.”“고마워요.”강우연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가 내민 컵을 받아 꿀물을 들이켰다. 그러고는 여전히 걱정되는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지훈 씨, 길씨 가문을 어떻게 상대할지 생각해 봤어요? 정말 문제없겠어요?”한지훈은 그녀의 옆에 앉아 느긋한 태도로 답했다.“응, 걱정하지 마. 내가 다 해결할게.”강우연은 하고 싶은 말은 참 많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지훈은 일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피로가 몰려와 잠에 들었다.한 시간 뒤, 서류를 다 검토한 강우연은 소파에서 잠든 한지훈을 보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그 자세로 턱을 괴고 잠시 그의 얼굴을 관찰했다.선 굵은 이목구비에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눈썹, 그리고 오똑한 콧날….보면 볼수록 그녀의 얼굴에는 저도 모르게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그런데 이때, 한지훈이 갑자기 눈을 떴다. 그는 새빨갛게 상기된 그녀의 얼굴을 보고 무심하게 물었다.“얼굴이 왜 그래?”강우연은 황급히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시간도 늦었으니 어서 쉬러 가요.”말을 마친 그녀는 서류를 품에 안고 도망치듯 침실로 돌아갔다. 침실에 들어온 그녀는 벽에 기댄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렸다.“아… 창피해. 강우연, 이건 너무 바보 같잖아….”그 시각 한지훈은 소파에서 얼굴을 어루만지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는 방으로 가서 이불을 하나 챙긴 뒤, 소파에서 잠을 청했다.다음 날 아침, 강우연이 다 씻고
강준상은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상황이 어떤지 뻔히 알면서 내게 도움을 청하는 의도가 뭐야? 가문까지 끌어안고 지옥으로 떨어지겠다는 소리야? 사고는 한지훈이 쳤으니 책임도 걔가 져야지. 자기가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잖아? 그 방법이 안 먹히니까 널 나한테 보낸 거야?”강우연은 울며 고개를 저었다.“그런 거 아니에요. 제가 여기 온 거 지훈 씨는 몰라요. 그래도 고운이 아빠잖아요. 그 사람을 이렇게 잃을 수는 없어요.”“허!”강준상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며 강우연에게서 등을 돌렸다.“녀석은 가문에서도 버림받은 무능한 놈이야! 우리 가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5년 전 그 사고가 없었으면 우리 강운그룹도 일류 그룹으로 자리매김했을 거야! 그 인간이 없었으면 네가 지금 이 지경이 됐겠어? 내가 그렇게 예뻐하던 손녀가 왜 이렇게까지 바보가 됐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한 놈을 위해 무릎까지 꿇다니! 나가! 다시는 네 얼굴 보고 싶지 않아!”강우연은 구슬피 울며 애원했다.“할아버지, 제발요. 지훈 씨 좀 도와주세요. 저와 고운이는 그 사람이 필요해요….”쾅!그런데 이때, 사무실 문이 거칠게 열리고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강희연이 거들먹거리며 안으로 들어섰다.“강우연, 너 사람 말 못 알아들어? 할아버지가 꺼지라잖아? 너 무슨 염치로 할아버지한테 도움을 구걸하는 거야?”“언니가 날 싫어하는 거 알아. 하지만 이번에는 제발 나 좀 도와줘. 지훈 씨를 도와주기만 한다면 민학그룹과의 프로젝트는 언니한테 전권을 넘길게.”강우연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 말에 강희연은 구미가 동했다. 그녀는 생긋 웃으며 강준상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이번만 좀 도와줄까요? 그래도 우리 가문 사위인데 물론 우린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있잖아요. 한지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람들이 우리 가문을 비웃지 않겠어요?”강준상은 인상을 쓰며 고개를 저었다.“아무 소용없어. 길씨 가문은 나도 안중
이소비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그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었다. 바로 그때, 서 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 서 씨의 이 남자는, 이미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그래서 방금 단 한 수만으로 삼성 전신계 고수를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눈에 한지훈은, 응당 고수라면 지니고 있을 강자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에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 거라고 믿었다. “꼬맹아, 어디 한번 말해 봐. 어떻게 하려고...”오만한 표정을 한 서 씨가 주먹을 꽉 쥐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며 치명타를 가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한지훈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의 말을 가로챘다.. “그러니까 네 말은, 그렇게 잘난 너희 천산 운검각이 마음대로 누군가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거야?”한지훈의 물음에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서 씨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봐, 천산 운검각으로부터 미움을 사게 되면 넌 사망 증명서를 받은 거랑 마찬가지야! 너희 같은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건 개미 짓밟는 것과 같다고!”“게다가 네 목숨은 값어치도...”“쾅!”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순식간에 10여 미터 밖으로 날아가 호텔의 돌기둥에 부딪혀 쓰러졌다. “털썩!”서 씨의 몸은 땅에 심하게 떨어지게 되면서, 대리석 바닥에는 사람 모양의 큰 구덩이까지 생겼다.“너...”서 씨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분노 가득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는 죽게 되었다. 순식간에 펼쳐진 장면에 이소봉 일행은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아는 서 씨는 비록 절정의 고수는 아니지만, 삼성 천왕계 고수 하나쯤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한지훈의 공격도 알아채지 못하고 죽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사실 서 씨는 천산이 이소비의 아버지에게 파견하여, 그의 안전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게끔 하였다.즉 그는 천산의
이소비의 말에, 호텔 지배인은 순간 멍해졌다. 그들의 말은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설령 지배인이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여 그들을 법정에 세운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며칠 동안 구류될 뿐이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놈들은 뱉은 대로 얼마든지 실행한 사람들이었다. 일시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온 가족을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니. 때가 되어 수많은 종문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더라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묘당이 현재 무종을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지만, 그것도 단지 큰 범위에서뿐이었다. 지배인 같은 일반인은 묘당의 보호 대상이 아니다.그렇게 지배인이 망설이는 사이에 한지훈은 천천히 찻잔을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 지배인에게 말했다. “저희가 예약한 방, 지금 입주할 수 있나요?”한지훈의 말에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사람은 바로 육천릉이였다. 잇달아 이소비 일행도 한지훈을 향해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방금 이소비가 말했듯이 상대는 천산 운검각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그들의 손에 장악되었는데 한지훈은 뜻밖에도 이 상황에 입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소비는 바로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지훈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방금 경비원이 서 씨로부터 일격을 당하여 살해될 당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지만 한지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심지어 방금 그가 천산 운검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뱉을 때에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허겁지겁 도망쳤지만 한지훈은 줄곧 침착하고 태연자약했다. 이는 한지훈이 필연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소비는 굳어진 표정으로 한지훈을 훑어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천산 장 씨 집안사람인가?”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한지훈은 천산 장 씨 집안의 사람이 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한 경비원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순간, 서 씨가 손을 들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경비원은 순식간에 7~8미터 밖으로 날아가 피를 토하며 죽었다.단 한 방에 동료가 죽게 된 것을 목격한 다른 한 경비원은 깜짝 놀라 거듭 뒤로 물러섰다. 감히 다시 앞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다. “당... 당신들 어떻게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야? 이 세상은 아직 무종의 천하는 아니야, 용국의 국법을 따라야 한다고!”호텔 지배인은 눈앞에서 경비원이 살해되자, 벌컥 화를 냈다. 무종의 세력은 비록 강하긴 하지만, 현재로서 용국의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여전히 묘당이었다.그렇기에 무종이 막무가내로 선을 넘어서는 안 됐다. 방금 그들이 행패를 부린 것 또한, 이미 국법을 위반한 행위였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호텔은 우리가 전세 낼 테니까 즉시 사람들 치워버려!”이소비는 지배인을 차갑게 쳐다보며, 그가 방금 한 위협은 조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당신...”“왜, 당신네 사장님의 배후가 그렇게 든든해? 우리 천산 운검각보다도 더 강하냐고?” 이소비는 다리를 꼬고는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에 지배인은 갑자기 멍해졌다. 한편 서 씨는 차가운 눈빛으로 다른 경비원을 쳐다보았고, 그러자 경비원은 놀라서 급히 뛰어나갔다. 천산 운검각이라는 이 다섯 글자는, 그야말로 신과도 같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주숙객들은 곧이어 짐을 챙기고는 급히 프런트로 달려가 체크 아웃했다. 로비에서 입주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들도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렇게 얼마 안 되어 호텔 로비 전체는 텅 비어버렸다. 영기가 소생한 이후로 무종은 세상을 휩쓸고 있었다.뿐만 아니라 5대 명산의 각종 원과 종문을 역시 세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산이 새로 설립한 천산 운검각은 가장 극악무도한 조직의 대명사였다. 운검각에는 사실 부유한 상인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천산과 그들의 관계도
그 말에 육천릉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호텔에도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게다가 지금 양산시는 호텔은커녕,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비는데 대체 어디 가서 묵으라는 거지? 육천릉은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 씨 집안은 천산과는 깊은 관계를 갖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전과는 달리, 무종 세력은 이미 세속 곳곳에 스며들었다. 육천릉은 사업가로서 이루어낸 성과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여러 큰 명산들 앞에서 그의 재부는 조금도 볼품없는 먼지와도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산은 얼마든지 세속의 자신들의 세력을 동원하여 그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었다. 육천릉이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선 채 전혀 체크아웃할 의사가 없어 보이자 이소비는 미간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 당신 내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다는 거야?”“아니면, 육씨 집안은 이젠 우리 천산을 안중에 두지도 않는다는 건가?”그 말에 육천릉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이소비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면, 그 후과를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천산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단지 소상인일 뿐인 그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천성 갑부가 이소비의 앞에 서있더라도 감히 큰소리를 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새 이소비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의 몇몇 사람들까지도 모두 좋지 않은 눈빛으로 차갑게 그를 보고 있었다. 이소비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 하나 기세가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방금 가장 먼저 입을 연 그 여자는, 전혀 상상도 못 할 거물의 여자 친구이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라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육천릉 같은 사람 하나는 쉽게 끌어내릴 수 있었다. “도련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육천릉이 말을 떼기도 전에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갑자기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누가 날 찾는 거야?”중년 남자는 무리 앞에 다가와 이소비 일행을 힐끗 보았다. “당신
자소화의 등장 소식은, 수많은 구경꾼들을 몰려들게 하여 어느새 인산인해를 이루게 되었다. 고급 호텔은 물론이고, 웬만한 작은 여관들도 사람들로 붐볐다. 다행히 육천릉은 출발하기 전에 일찍이 호텔을 예약해 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들은 아마 차 안에서 비집고 누워 밤을 보내야 했을 것이다. “한 선생님, 바로 앞에 제가 예약한 호텔이 있습니다. 저희는 오늘 밤, 여기서 묵는 거로 하죠.”육천릉은 저 멀리에 보이는 호화로운 한 호텔을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다시 보니 육천릉은 정말 세심한 사람인 것 같아, 그에 대해 약간의 호감도 가지게 되었다. 곧이어 자소화가 완전히 피어나게 되고 약효 역시 절정 상태에 이르게 될 무렵, 천릉자와 장령풍 두 사람도 대양산 기슭에 모이게 됐다. 두 사람의 등장에 이내 또 수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였다. 필경 두 사람은 바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천릉자는, 인터넷상에서 줄곧 사기를 펼쳐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한지훈이라 간주하고 있었다. 곧이어 천릉자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양산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공항에 둘러서서 천릉자와 기념사진을 찍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더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상황에 천릉자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그렇게 짧은 몇 킬로미터를 무려 세 시간이나 달려서야, 한지훈 일행은 비로소 망천 호텔에 도착하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은 급히 마중 나와, 육천릉을 도와 주차를 해주고 한지훈을 데리고 함께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육천릉은 일단 한지훈을 휴식 구역으로 모시고는, 그는 운전기사와 함께 직접 한지훈을 도와 체크인까지 하였다. 곧이어 육천릉이 체크인을 마치고 한지훈에게로 다가가는 순간, 몇 명의 젊은 남녀들도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섰다. 최신 트렌드에 맞춘 옷차림에 하나같이 당당한 기세가 가득한 젊은이들은, 한눈에 봐도 출신이 심상치 않은 부잣집 자녀들이었다. “아이고, 피곤해 죽겠네.
낙천기가 차갑게 웃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건 그의 계략이 아니라, 오히려 오대 명산이 뒤에서 조종한 일이었다.심지어 이번 일에는 무신종의 그림자까지 얽혀 있었다!그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용국 백성들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한지훈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만들어야만, 무종이 국왕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그가 보기엔, 설령 한지훈이 아직 살아 있다 한들 뭐 어쩌겠는가?지금의 오대 명산에는 고수들이 즐비하고, 심지어 그의 사부 천릉자 또한 이미 한지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한지훈이 다시 무슨 큰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그는 손짓으로 주변의 젊은 남녀들을 물러가게 한 뒤, 곧바로 전화를 꺼내 천릉자에게 걸었다.신호음이 들리자마자, 그는 아부하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부님, 이미 지시하신 대로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기자들도 저희 쪽 인물로 배치했습니다.”“다만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한지훈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굳이 그를 끌어들이는 것이 혹여 한지훈의 지지자들을 자극해 반발을 사지는 않을까요?”실제로 요 몇 년간, 한지훈이라는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게다가 이번 천릉자와 장령풍이 벌이는 자소화 쟁탈전은 전혀 한지훈과 관계가 없었다.이 시점에서 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언급한다는 건 오히려 그의 존재를 사람들 뇌리에 더 강하게 새기는 게 아닐까?“흥!”천릉자의 콧소리가 전화를 타고 전해졌다.“이 안의 현묘한 계책을 네 놈이 어찌 알겠느냐?”“한지훈의 이름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억해 내게 하기 위함이다. 단지 일성 준천신 경지에 머물러 있는 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말이다!”“그래야만 그의 위상을 점차 약화시켜, 민심 속 신망을 걷어낼 수 있지!”“게다가, 넌 아직도 한지훈이 용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구나. 예전의 한씨공관은 지금도 군대에서 특별히
사실 한지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두 가지 진법은 통달하고 있었다.비교하자면 장씨 가문의 삼절진이 더욱 오묘하고 무궁무진했다.하지만, 둘 중 누구라 해도 한지훈 앞에서는 감히 견줄 수조차 없었다!비록 똑같이 일성 준천신계 강자라 해도, 그 내실은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한지훈이 그동안 더 이상 돌파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기초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함이었다!한지훈 일행이 대양산에 도착했을 때, 이곳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게다가 많은 언론 매체들 역시 정보를 입수하고는 가장 먼저 최고의 촬영 위치를 선점하며, 이 천하제일의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대양산에서 15리 떨어진 곳부터는 이미 각 대명산이 구역을 나눠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버렸다.일반인은 산기슭 근처조차 접근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리고 여러 명산의 제자들 역시 모두 구경을 위해 몰려들었다.그중에는 자신의 제자들을 데리고 경험을 쌓게 하려는 거물급 인사들도 있었다.이런 명산 제자들 앞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한 선생님, 제 생각에는 저희도 여기까지만 가죠.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제 먼 친척 중 한 명이 명산 제자를 한 번 잘못 봤다가, 결국 그쪽 사람들에게 가문 전체가 몰살당했어요!”육천릉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친척도 나름 지역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지만, 단지 그 사소한 실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오? 그 후 어떻게 됐습니까? 설마 명산 제자라고 해서 사람을 함부로 죽여도 되는 겁니까?”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 몇 년간, 한지훈은 줄곧 은거하며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의 명산 제자들이 이토록 오만방자하게 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 그 뒤야 뭐 있겠습니까. 그냥 아무 핑계 하나 대더니, 무슨 문파간 원한이었다나 뭐라나…… 그러더니 결국 흐지부지됐죠.”
최근 몇 년간 영기가 회복되면서, 몇몇 명산들은 그야말로 제자들이 넘쳐날 정도로 번창했다.그 안에서도, 하늘이 내린 듯한 재능을 지닌 자들도 드물지 않았다.그중에서도 천릉자는 항산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새로 받아들인 제자였지만, 그의 성장 속도는 말 그대로 공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불과 3~4년 만에, 병왕계의 풋내기에서 항산의 젊은 세대 중 유일하게 천신계 경지에 도달한 자로 우뚝 선 것이다!“사실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어.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천릉자와는 비교가 안 되지. 걔는 고작 3년 조금 넘는 시간 안에 병왕계 경지에서 일성 준천신까지 올라갔으니까!”“그래, 저런 성장 속도만 보면 한지훈도 감히 따라갈 수 없지!”“예전에 한지훈이 천신계 경지에 도달하는 데 거의 10년 가까이 걸렸잖아!”이때, 양령아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댓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마침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쟤네가 뭔데 한지훈이랑 비교를 해?!”“당시에 지구는 아직 영기가 복원되지도 않았어! 그런 환경에선 3년이 아니라 300년을 줘도 천신계는 불가능했다고!”흑병대의 정예였던 양령아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 시절에는 사령관 경지 하나만 도달해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것을!지금의 사령관 경지 강자들에겐 그 고통이 뭔지도 느껴보지 못한 허울뿐이었다.하물며 천신계 경지라니?“흥, 내 생각엔 한지훈도 이미 오래전에 미래를 내다봤기 때문에 은거를 선택한 거야!”“은거라기보단, 도망친 거겠지. 그때 걔는 명산들과 생사를 걸 정도의 원한이 있었으니까!”이런 비아냥이 양령아의 댓글 아래 붙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 이상 한지훈을 언급하지 않았다.대신 화제는 바로 장씨 가문의 장령풍으로 옮겨갔다.왜냐하면, 이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자소화였고, 이걸 손에 넣는 자는 단시간 내에 이성 현급 천신계 경지로 돌파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장씨 가문은 항상 명산들 사이에서 거리를
각 대명산과 무신종에서 탐내는 보물을 어찌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겠는가?!설령 대명산과 무신종 같은 초대형 세력이랄지라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한순간의 방심으로, 단 한 송이 자소화 때문에 양대 세력 간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육천릉이 보기에, 비록 한지훈의 실력이 각 세력에서 정성껏 길러낸 젊은 세대들에 미치진 못해도,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감히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혹여 운이 좋아서 한몫 챙기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일이겠는가?!설령 얻지 못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감사를 품게 될 것이다.그때 나씨 가문이 약재 방면의 몫을 자기 가문에 더 많이 나눠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음, 알겠습니다. 우선 먼저 돌아가세요, 필요하면 제가 사람을 보내 부르겠습니다.”한지훈은 미묘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자소화만큼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리라!누가 탐내든, 한지훈은 결코 이 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좋습니다, 한 선생님. 준비되시면 언제든 연락만 주세요. 제가 직접 모시러 가겠습니다!”육천릉은 정중하게 고개 숙이며 물러갔다.육천릉이 멀어지자, 앞마당 옥기 상점의 한 점원이 한지훈을 힐끔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보통 사람은 아니신 것 같네요?”한지훈은 그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도 너랑 똑같은 평범한 용국 국민일 뿐이야.”“한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한 씨이시고, 나 대표님조차 선생님께 그렇게 공손한 걸 보면… 설마 그분은 아니시겠죠?”점원은 조용히 물었다.그가 말한 '그분'이란, 물론 세계에 명성을 떨쳤던 북양왕 한지훈을 가리킨 것이다!한지훈이 은거한 뒤로, 수많은 이들이 그의 행방을 추측해 왔다.조정에서도 끊임없이 한지훈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그의 실체를 본 사람은 없었다.“말했잖아, 나도 너처럼 평범한 사람이야. 북양왕이 어떻게 이런 작은 가게에서 일하겠니?”한지훈은 담담히 설명했다.“그래도 제 눈에 선생님은 평범해 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