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염은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생존 욕망으로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오릉군가시 앞에서 그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푸!”바로 그때, 오릉군 가시는 눈부신 빛을 뿜어내며 동방염의 왼쪽 어깨를 찔렀다. 크게 놀란 동방염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고, 오릉군에 의해 강하게 찔린 어깨는 엄청난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어깨 통증에, 동방염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가 비명을 지를수록, 통증은 더욱 깊어져만 갔다. 철컥! 그 순간, 웬 부드러운 물체가 땅에 떨어졌다. 이내 동방염이 고개를 숙이고 확인해 보니, 새빨간 핏물이 그의 시선을 가렸다. 그러고는 충격적이게도, 양복으로 감싸진 한 팔이 땅에 널브러져 있었다. ‘어? 누구의 팔이 빠진 거지? 잠깐만... 팔이라고?’ “아악!”바로 그때, 동방염의 어깨에서는 갑자기 찢어지는 통증이 전해졌다. 돼지 멱따는 듯한 우렁찬 비명과 함께, 동방염은 털썩 소리를 내고는 땅에 넘어져 그 자리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한지훈은 한 손으로 강우연의 눈을 막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허공에서 머물고 있던 오릉군 가시를 다시 거두었다. “일단 네 목숨만은 남겨둘게!”“우린 이만 가자!”곧이어 한지훈은 강우연을 부축하고는 재빠른 걸음으로 주선 빌딩 밖으로 걸어갔고, 동방염은 여전히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그 자리에 남아 뒹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방 가문 사람들이 도착하여 동방염을 구하려고 했지만 그는 일찍이 출혈이 너무 많아 기절한 상태였다. 한지훈 일행은 주선 빌딩을 나서자마자 택시 한 대를 잡고는 자리를 떠났다. 우선 운전기사에게 주소를 얘기한 후, 한지훈은 바로 강우연을 품에 안았다. “다음부터는 외출할 때 더더욱 조심해. 너 지금 임신한 상황이잖아. 다른 일반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고!”강우연은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 또한 이국호가 자신에게 소개한 사람이 뜻밖에도 짐승만도 못한 동방염이라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한지훈은 “천생서문”을 한쪽으로 거두어놓고는 손을 뻗어 강우연을 자신의 품에 안았다. ...... 한편 용경에서는, 어깨에 세 개의 별을 단 한 장군이 빠른 걸음으로 천자각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멈춰! 그 누구도 천자각으로 들어오는 건 금지야!”이때 천자각을 지키는 병사 두 명이 앞으로 나와 장군을 가로막았다. “전보를 전하러 왔어. 지금 그 무엇보다도 급한 전보야, 한시도 늦출 수 없다고! 만약 이러다가 큰일을 그르치게 된다면 너희가 감당할 수 있어?”이내 장군은 손을 뻗어 두 명의 병사를 밀어내고는 다시 빠른 걸음으로 천자각 방향으로 달려갔다. “전보를 전하러 왔습니다!”그 장군은 천자각의 방문을 열자마자 손에 든 전보를 흔들었고, 마침 책을 읽고 있던 국왕의 앞으로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 “뭐야?”그러자 국왕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 장군을 바라보았다. “천자각 규정을 몰라? 뭘 이렇게 허둥지둥 달려오고 그래?”“폐하! 북양의 군보를 전하러 왔습니다!” 곧바로 장군은 쿵 하고 국왕 앞에 무릎을 꿇었고, 이내 두 손으로 전보를 건넸다. 그러자 낙로가 앞으로 나아가, 대신 군보를 건네받고는 내용을 확인하였다. 그는 전보를 확인하자마자 저도 모르게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급히 전보를 국왕 앞에 건네주며 말했다. “폐하, 군정이 심상치 않습니다!”그 말을 들은 국왕은 순간 표정이 어두워진 채 군보를 한 번 읽었다. 곧이어 그 또한 마찬가지로 깜짝 놀라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역시나 유청이 전에 보고한 그대로, 5개국 연합군의 훈련은 단지 용국을 공격할 돌파구를 찾으려는 목적이었다. 그리하여 유청의 명령에 따라, 이미 20여만 명의 파룡군은 진을 치고 대기하면서 변 경 지대를 사수하고 있었다. 그러나 5개국 연합군이 뜻밖에도 또 다른 수를 써서, 동시에 7명의 오성 용수를 파견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 결과, 용일부터 용팔까지 잇달아 중상을 입게 되었다. 심지어 유청 또한 중상을 입고는 혼수상태에
낙로의 명령과 함께, 이내 8명의 호위병들이 일제히 달려와 한쪽 무릎을 꿇고는 소리쳤다.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저 자식 당장 끌어내서...”“그만해!”낙로의 말이 끝나기도 전, 국왕은 갑자기 그의 말을 끊었다. “조정옥의 말도 일리가 있어. 만약 정말 그들이 계획하고 짠 판이라면, 지금 용일이 중상을 입은 건 자해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잖아. 자고로 이전부터 한지훈은, 북양에서 있는 내내 용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하들을 매우 아꼈어.” “그런 그가 우리한테 복수를 하려고, 용일의 목숨으로 카드로 바치지는 않을 거야!”이내 국왕은 조정옥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방금 땅에 떨어진 전보를 주시하며 말했다. “북양 대군이 적군에 의해 포위된 상황에 누가 감히 나설 수가 있겠어. 이럴 때는 내가 직접 나서서 도와주는 게 맞는 것 같아!”“폐하, 차라리 북양 왕을 청하여 다시 부대를 이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 북양 20만 파룡군 모두 위태롭게 됩니다! 아무리 그래도 파룡군은 저희 용국에서도 최고 정예 부대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결국 조정옥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동안 20여만 명의 파룡군이 항상 전방에서 용국을 위해 세운 수많은 공을 떠올리게 되면,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비록 그는 북양에 가 본 적이 없지만, 본인은 북양 왕의 부하도 아니지만, 이대로 파룡군이 전멸되는 건 가만히 볼 수가 없었다. “낙로, 네가 보기에는 한지훈을 다시 소환하는 게 옳은 선택인 것 같아?”국왕은 담담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러자 낙로는 차가운 표정으로 조정옥을 노려보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국왕을 향해 말했다. “폐하, 넓고 넓은 저희 용국의 땅에서 북양은 고작 한 구역에 불과합니다!”“북양 군을 잃는다고 해서 저희 용국이 이젠 다시는 싸우지 못한다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저는 굳이 이렇게 심각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정세에 따라 전
얼마 지나지 않아, 낙로는 국왕을 대신하여 명령을 전한 뒤 다시 천자각으로 돌아와 국왕에게 보고를 올렸다. 이 시각, 용각도 이미 북양의 형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마침 오늘 밤 당직을 서고 있던 강만용은 이 전보를 보고는 혼비백산했다. “무관이 함락되었다니... 곧 용국도 크게 흔들릴 텐데!”털썩. 이내 강만용은 멍하니 의자에 주저앉아 갑자기 하얘진 머릿속을 식혔다. 여태 용각을 이끌어온 지 수십 년이 되었지만 지금만큼 이렇게 위급한 적은 없었다. 마찬가지로 크게 놀란 신한국 또한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 망설일 필요도 없이, 당장 한지훈을 소환해야 할 것 같았다. “강로, 더 이상 이렇게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어. 북양의 여섯 군데의 요충지가 모두 적의 손에 넘어가게 된 이상, 우리라도 최대한 빨리 국왕을 만나야 돼!”“그래! 지체하지 말고 얼른 국왕을 만나러 가자!”강만용은 말을 마치고는 급히 그 전보를 주워 신한국과 함께 용각 방향으로 달려갔다. 곧이어 두 사람은 천자각 문 앞에 도착했다. “꺼져! 우린 국왕을 만나러 왔어!”강만용은 천자각 문밖을 지키던 두 병사를 밀어내고는 노발대발했다. “군정이 매우 위급한 상황인 거 너희도 잘 알잖아. 지금 이 상황에, 설령 낙로가 나타나더라도 절대 우리를 막을 수는 없어!”그렇게 강만용과 신한국은 바람처럼 재빠른 걸음으로 천자각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들이 들어설 무렵, 조정옥은 고개를 숙인 채 국왕의 앞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탄식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20여만 명의 파룡군도 뚫어내지 못한 포위를, 10만 명의 위수군에게는 더더욱 희망이 없을 것 같았다. “폐하! 이 전보를 확인하셨나요?”신한국은 곧바로 손에 든 전보를 앞으로 건네며 물었다. “신한국, 아무리 그래도 군신으로서는 예는 좀 갖춰야 하지 않겠어? 용각 4로라고 해도 그렇게 멋대로 굴어서는 안 되지!”낙로는 차가운 눈빛을 띠며 신한국을 주시하고 있었다. “
이내 국왕은 그 전보를 땅에 내팽개치고는 성큼성큼 대전 밖으로 나갔다. “조정옥, 내가 경고하는데 더 이상 한지훈을 위해 나서지 마. 그렇지 않으면 너도 죽을 위기에 처하게 돼!”국왕이 자리를 뜬 후, 낙로는 조정옥에게 다가와 차가운 소리로 위협했다. “너...”“훗. 목숨 부지하고 싶으면 몸 좀 사려!”한마디의 충고를 남긴 뒤, 곧이어 낙로 또한 성큼성큼 대전 밖으로 나섰다. 한편 천자각 뒤뜰의 점성대 앞에서는, 국왕은 손을 뒤에 짊어진 채 주먹을 살짝 쥐고는 고개를 들어 온 하늘의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에는 어느새 반짝이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제발 저희 북양 병사들을 지켜주십시오!”급기야 국왕은 주먹을 세게 꽉 쥐고는 이까지 악물었다. “무신종, 사대 가문, 약왕파 네 놈들... 내 절대 너희들을 잊지 않으마!”생각할수록 너무나도 답답하고 비통한 마음에, 국왕은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무렵, 10만 위수군은 어느새 무장을 한 채 기세등등하게 무관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 절대다수는,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미래가 어떠한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단순히 열병식에 참가하러 가는 줄 알고 있었다. “임 장군, 우린 정말 단순히 무관 열병식에 참가하러 가는 거야?”이때, 어깨에 세 개의 별을 달고 있던 한 장군이 고개를 돌려 뒷줄에 앉아 있는 다른 장군에게 물었다. “노전영! 너 왜 이렇게 단순해? 우리는 폐하의 명령대로 어쩔 수 없이 움직일 뿐이야. 파룡군마저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온통 큰 부상을 입게 됐잖아. 심지어 유청 부사령관마저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됐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흥!” 임광조는 쓴웃음을 몇 번 지으며 행군하고 있는 자신의 위수군들을 다시 한번 흘깃 보았다. 그는 내심 정말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 그 말은 즉 우리가 그곳으로 가는 건, 곧 토끼가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거랑 마찬가지인 일이네?”깜짝 놀
사실 낙로와 마찬가지로, 전부터 북양 왕에 대해 뼈에 사무칠 정도로 원한을 품고 있는 문신들이 많았지만 전쟁 앞에서 어쩔 수 없이 그들 또한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폐하, 속히 북양 왕을 소환하여 전쟁을 이끌게 해 주십시오!”그 어떤 개인의 이익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사람의 목숨이었다. 아무리 많은 걸 이루어내더라도 허무하게 죽게 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될 테니까. 뜻밖의 문신들의 태도에, 낙로는 말문이 막혀 그들을 말리려 했다. 그러나 대전 안에는 어느새 수많은 문신들도 가득 차 있었고, 낙로 한 명으로서는 그들을 전혀 설득할 수가 없었다. “폐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북양 왕을 속히 소환하여 복직시켜 주십시오!”낙로는 내심 이 상황이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일단 군신들과 함께 폐하에게 청원할 수밖에 없었다. “다들 모두 저한테 북양 왕을 소환하라고 간청하고 있는 이상, 저 또한 여러분들의 뜻대로 하겠습니다!”말이 끝나자마자 국왕은 필을 들고는 천천히 글을 써 내려가더니, 이내 강만용에게 전달하였다. 국왕의 친필 결재를 받은 강만용은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재빠른 걸음으로 용각으로 달려갔다. 한편 그 시각, 멀리 강 중에 있던 한지훈은 이미 하룻밤 내내 풀이 죽은 채 있었다. 그의 몸은 비록 먼 곳에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북양에 남아있는 것 같았다. 곧이어 강우연은 좁쌀죽 한 그릇을 들고는 한지훈 앞에 다가와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뭐라도 좀 먹어요. 이렇게 안 먹고 안 마셔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그리고, 뭐가 됐든 몸을 잘 챙겨야 나중에 싸움터에 나가도 적을 잘 물리칠 수가 있죠!”하지만 한지훈은 고개를 흔들었다. “고맙긴 하지만 난 먹고 싶지가 않아. 그리고 나를 굳이 이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어.”마냥 걱정하는 와이프의 표정을 읽은 한지훈은 애써 미소를 지었다. 북양 장병들이 목숨 걸고 전투를 펼치는 이 와중에, 자신이 여유롭게 죽 한 그릇을 먹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점점
그러나 오늘만큼은, 그는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이 넘쳤다. “꼭 내가 바란대로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네. 만약 정말 이 망경관 앞에서 한지훈을 처단하고 죽일 수만 있다면, 그때는 제가 반드시 여러분들한테 감사의 인사를 올립겁니다!”용국 남자는 지그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마르스는 의미심장한 웃음만 보일 뿐이었다. 사실 그가 듣기에는 이건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들은 설령 용국의 국왕을 생포하게 되더라도 순순히 물러나 땅을 용국에 돌려줄 생각은 없었다. 그때가 되면 더 이상 용국은 이전에 알던 용국이 아니게 될 테니까. 머지않아 북양은 웅국의 소유가 될 테고, 용국의 중심지는 이국의 소유가 될 게 뻔했다. 그리고 남은 모든 섬은 대일국의 소유가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꿍꿍이를 알 리가 없던 용국 남자는 혼자서 김칫국만 마실 뿐이었다. 이때 전투기 한 대가 상공 위로 날아왔다. 큰 굉음에 마르스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확인했다. 그런데 하늘에는 단 한 대의 전투기만 있었다. 그 말은 즉, 이 전투기는 전쟁이나 공습을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이곳으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그럼 설마 저 비행기 안에 한지훈이 있는 건가?’ 마르스는 천천히 착륙하는 그 비행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수년간의 숙원을 끝낼 순간이 다가오게 되자, 그는 괜히 긴장 해났다. 한편 그 시각 용경에서는, 수많은 문무들이 용경 군용 비행장의 활주로 주위를 에워싸고는 한지훈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어제부터 얘기했잖아. 한시라도 빨리 북양 왕을 소환해야 한다고!”조정옥은 여전히 낙로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누가 소환하지 말자고 했어? 만약 용경이 함락된다면 우리 가족들도 다 길바닥에 나앉게 되는 거라고!”“맞아. 심지어 내 땅굴에는 여전히 50여 톤이나 되는 금괴가 있어! 이틀, 사흘의 시간으로서는 전혀 다 옮길 수가 없단 말이야. 승패와 상관없이 한지훈이 이 참에 5일 정
“북양 왕께서 도착하셨습니다!”바로 그때, 문어귀를 지키고 있던 궁인이 소식을 알리자 국왕과 강만용은 일제히 긴장한 표정으로 문어귀 쪽을 바라보았다. 한지훈은 머리를 높게 쳐들고 기세등등하게 천자각 대전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뒤이어 조정옥은 청문 금룡 전포를 안은 채 숙연한 표정으로 한지훈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한지훈은 천자각에 들어서자마자 한쪽 무릎을 꿇고는 인사를 올렸다. “북양 왕 한지훈, 폐하께 인사드립니다!”“얼른 일어서게, 한 사령관. 현재 북양 형세에 대해서는 내가 더 이상 자세히 얘기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겠지?” 국왕은 그제야 안심되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저한테 한 가지 계략이 있습니다...”그러자 국왕은 손을 살짝 들어 한지훈이 하려던 말을 멈추게 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리고는 말했다. “모두들 물러가거라!”곧이어 대전 안을 지키고 있던 시녀들과 병졸들은 잇달아 물러났다. 뿐만 아니라 국왕은 조정옥에게 눈짓을 보냈다. “누가 감히 이곳으로 발을 들여놓으려 한다면 바로 죽여도 좋아!”“네!”이내 조정옥은 몸을 돌려 대전 밖으로 걸어 나가 문 앞을 지키기 시작했다. “이젠 말해봐!” 그제야 국왕은 본격적으로 한지훈의 계략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사실 국왕은 전부터 자신의 곁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중, 반역자가 있는 것 같아 의심을 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방금 대전 안 모든 사람들을 밖으로 내쫓은 것이었다. “폐하, 만약 망경관이 함락하게 된다면 남쪽에서 들어오고 있는 적군들을 아마 후퇴하게 될 겁니다. 즉 제 말은, 먼저 6진을 빼앗는 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곧이어 한지훈은 말을 이어가면서 용서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오더니 이내 품 속의 북양 지도를 꺼내 펼쳤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무관입니다. 하지만 관 외를 지키고 있는 적군들은 관 내의 적군들을 고립시키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제자리에 남아 아군의 작전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뿐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