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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5화

작가: 봄가을
칠장로는 단호하게 명령했다.

“네!”

곧이어 이 회장은 재빨리 비서에게 분부하였고, 이내 각 의약 회사의 대표들에게 연락하여 천강각의 칠장로를 찾아오게끔 했다.

바로 그때, TV에서 흘러나오는 한 뉴스가 이 회장과 칠장로의 귀에 들려왔다.

그 뉴스는 바로 우연 그룹이 발표한 소식이었다. 그들은 약왕파 칠장로를 실명으로 지목하고는, 앞으로 단 이틀 사이에 자신들을 찾아와 사죄하기를 요구했다.

“푸!”

뜻밖의 소식에 놀란 칠장로는 마시고 있던 차를 뿜어냈고, 이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찻잔을 TV 쪽으로 던졌다.

쾅!

결국 TV는 칠장로에 의해 아예 부서져버렸다.

이때 칠장로 뒤에 서있던 세 명의 젊은 남자는 일제히 이를 갈며 말했다.

“강우연 이 여자, 회사가 망해가는 와중에도 감히 이렇게 건방지게 굴다니! 칠장로님, 저희가 가서 제대로 혼내줄 겁니다!”

그러자 칠장로는 어두운 표정으로 머리를 돌려 세 사람을 힐끗 보았다. 그제야 세 사람은 심상치 않은 칠장로의 표정을 알아채고는 급히 물러섰다.

“마치 전쟁터와도 같은 이 사업 경쟁에서, 글쎄 나랑 한 판 해보자는 건가? 어린놈 주제에 감히 너더러 무릎 꿇고 사죄하라니... 건방진 놈!”

그렇게 칠장로의 눈빛은 점점 날카로워졌고, 그는 내심 은근히 독기를 품었다.

이번 미연 그룹과의 합작만 원만하게 진행되면 국내외 시장에서 우연 그룹을 전면적으로 배제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되면 약왕파도 보란 듯이 우연 그룹을 상대로 위세를 떨칠 수가 있으니까.

한편 우연 그룹 쪽에서는, 방금 청운 종주를 떠나보던 강우연은 이내 한지훈과 함께 학교로 향하여 고운이를 마중하고는 차를 몰고 천강각으로 향하고 있었다.

천강각은 강 중에서 개업한 지 반년도 안 됐지만 그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심지어 천강각 내부에는 실제와도 매우 비슷한 아름다운 산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조각상들도 배치되어 있어 매우 웅장해 보였다.

그중에서도 1층의 대청 정중앙에는, 길이 6 메터에 너비가 약 5 메터인 네모난 석대가 있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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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회장은 한 무리의 의약 회사 대표들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기린대에 나타났다. “한지훈, 강우연! 얼른 칠장로님한테 자리 양보하지 않아? 당장 회사가 파산할 위기에 놓여있으면서, 대체 뭔 자격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는 거야?”이 회장은 노발대발하며 한지훈과 강우연을 가리키고는 소리쳤다. “그러게나 말이야. 지금이라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얼른 칠장로님한테 용서를 빌거지. 이러다가 미연 의약이 정말로 약왕파와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너희 회사는 단번에 파산이야!”뒤이어 몇 명의 의약 회사 대표들도 따라서 한마디 거들었다. “내가 예약한 자리인데, 왜 그쪽들한테 양보해야지?”하지만 강우연은 조금도 두려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예리한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보았다. “이런 천박한 놈 같으니라고... 좋아. 감히 나한테 말대꾸를 하다니, 내가 제대로 널 혼내주겠어!”이내 이 회장은 이를 갈며 앞으로 다가가 손바닥을 치켜들고는 강우연의 얼굴을 호되게 후려쳤다. “팍!”순간 우렁찬 따귀소리가 홀 전체를 뒤덮었고, 놀랍게도 이 회장이 몸을 휘청거리며 하마터면 계단에서 떨어질 뻔했다. 한편 한지훈은 제자리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고, 강우연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이 회장의 얼굴에는 어느새 선명한 다섯 손가락의 자국이 생겼다. 바로 강우연이 먼저 손을 쓴 것이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수십 명의 의약 회사 대표들은 모두 멍하니 그 자리에서 서있었다. 그들은 강우연이 이렇게나 강할 줄은 몰랐다. “이 회장, 직위에 맞게끔 말도 좀 예쁘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다시 한번 날 모욕하려 한다면 그때는 겨우 남은 목숨도 없을 줄 알아!”강우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의 강우연은, 더 이상 예전의 나약했던 그녀와는 달랐다. 이 회장은 벌겋게 부어오른 얼굴을 감싸고는 한껏 상기된 얼굴로 강우연을 노려보았다. “너... 네가 감히 나를 때려?”“꺼져!”이 회장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한지훈이 담담하게 한마디 뱉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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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뜻밖의 거절을 당한 레슬리첸과 그의 비서는 모두 어리둥절했다. 사실 그들이 우연 그룹에 제안한 조건은 매우 후했다. 웬만한 의약 회사들도 충분히 부러워할 만한 조항들이었다. 하지만 강우연은 체결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어... 강 회장님, 혹시 저희가 제안한 이 계약서에 맘에 들지 않은 조항이라도 있으신가요? 따로 요구하는 게 있으시면 저한테 말씀해 주세요.”레슬리첸은 애써 웃는 얼굴로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 마찬가지로 한지훈 또한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아 의아한 표정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 사실 그는 진작에 이 계약의 구체적으로 조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강우연이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았다. “대표님께서 제시한 조건들은 매우 후하긴 합니다. 저도 딱히 까다롭게 요구하고 싶은 것도 없어요. 그런데, 생각보다도 계약 조항이 너무 간단해서 저는 서명하고 싶지가 않네요.”강우연은 입술을 깨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는 지난번에 겪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 또한 지금처럼 이렇게 후한 조건을 받아들이게 됐는데, 결국 그녀는 하마터면 올가미에 걸릴 뻔했다. 그리하여 후한 조건을 마주할수록, 강우연은 오히려 더욱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했다. “저...”당황한 레슬리첸은 침을 꼴깍 삼켰고,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흘깃 한지훈의 눈치를 살폈다. “그나저나 대표님께서는 왜 저희한테 이렇게나 좋은 조건을 제시하려고 하는 겁니까? 저희 회사는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는데요!”이때 한지훈이 강우연을 도와 먼저 나서서 물었고, 한편으론 레슬리첸에게 일깨워주고 있었다. 한지훈의 질문을 들은 레슬리 첸은 곧 깨달았고, 이내 웃는 얼굴로 침착하게 말했다. “한 선생님, 사실 저희 미연 의약은 우연 그룹에서 개발한 고혈압 치료 약물에 대해 줄곧 큰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부 약품은 용국에서 수출을 허용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저희가 강중으로 오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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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요. 미연 의약과 함께 약물 조제법을 공유할 의향이 있습니다.”드디어 강우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자 레슬리첸은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서 강우연을 손을 힘껏 잡으며 인사하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강 회장님이야말로 저희 미연 의약의 가장 훌륭한 파트너입니다!”곧이어 레슬리첸의 비서는 급히 노트북을 꺼내 들어, 방금 레슬리첸이 언급한 자세한 내용들을 계약서에 보충해 넣고는, 다시 계약서를 인쇄하여 강우연에게 건네주었다. “여보, 어떻게 생각해요?” 강우연은 고개를 들어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나는 괜찮다고 봐. 그리고 우리한테 제시한 조건들도 매우 좋은 것 같아!”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제야 강우연은 펜을 들어 자신의 이름을 서명하였고, 또한 회사의 도장까지 찍고 나서야 계약서를 다시 레슬리첸에게 건네주었다. “강 회장님, 저희의 합작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자리에서 일어선 레슬리첸은 강우연과 매우 정중하게 악수를 나눴다. 곧이어 그는 회의실을 떠나면서, 강우연에게 오늘 오후 3시에 진행되는 의약 협회 계약회에 참가하는 것을 절대 잊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사실 그들이 계획한 계약회란, 용국 전체의 의약계에 미연 의약의 유일한 동업자를 선포하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우연 그룹을 노리려는 다른 회사들을 저격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공개적으로 자신들을 우연 그룹의 배후라고 선포하고는, 이젠 그 누구도 우연 그룹을 건들지 못하게 할 작정이었다. “여보, 혹시 전에 레슬리 첸이 당신을 찾아왔었어요?”곧이어 강우연은 레슬리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강하게 부정했다. “나한테 찾아왔든 아니든, 이 계약은 오로지 너의 개인의 능력으로 따내게 된 거야. 이러한 대형 기업들은 오직 이익만 따질 뿐이지, 인정은 따지지 않아!”그러자 강우연을 입을 오므리고는 쑥스럽게 웃었고, 이내 우연 그룹의 미래 운명을 결정하게 될 이 중요한 계약서를 소중히 금고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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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국가가 필요로 한다는 한마디 말로, 일을 크게 과장시켰다. 이 상황에 만약 강우연이 단방을 내놓지 않는다면 국면을 돌보지 않는 사람으로 취급받게 된다. 만약 그녀가 단지 평범한 여자였다면 별 문제는 없었겠지만, 그러나 그녀는 엄연히 북양 왕 한지훈의 아내이다. 그렇게 단 한마디로, 강우연은 궁지로 몰리게 됐다. “그래, 낙천우의 말이 맞아. 이건 우리가 너희들더러 단방을 내놓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단지 많은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서야! 북양 왕은 줄곧 백성들을 지키느라 애를 썼는데, 설마 강 대표는 이 백성들이 비참하게 죽는걸 빤히 보고만 있을 거라는 거야?”이때 나장명과 낙천우의 뒤에 서있던 한 노인이, 수염을 매만지며 흉악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주시하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강 대표, 고작 처방전 하나뿐으로도 백성들을 구해낼 수 있다잖아. 만약 나였다면 진작에 목숨까지 바쳤을 거야?” 또 다른 한 노인이 무리를 비집고는 앞으로 나와 늠름한 척하며 말했다. “고작 처방전 하나요?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네요. 이 팔극연명단방, 실제로 사람의 피가 들어있긴 합니다. 방금 말씀하신 어르신, 그럼 차라리 흔쾌히 피를 내주시죠!”“본인이 스스로 뱉은 말이니, 백성들의 생명을 구해내고 싶다면 어디 한번 목숨 바쳐 봐!”유준혁은 이를 갈며 강우연의 몸 앞을 막고는, 눈앞의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너!”방금 그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냅다 말을 내뱉은 노인은, 사실 목숨을 바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피 한 방울 바치는 것도 매우 꺼려하는 사람이었다. “당신들 대체 뭔데? 날 만만하게 보지 마. 설령 내가 여기서 죽는다 하더라도 너희들 단방 얻을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마! 게다가 강 대표는 엄연히 북양 왕 한지훈의 와이프인데, 너희들이 이렇게까지 핍박하는 건 더 이상 북양 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거야?”유준혁은 이 틈을 타, 강우연의 정체를 들먹이며 그녀의 배후에 북양 왕 한지훈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유 문주, 이번에 얼마나

  • 용왕사위   제2483화

    황약사는 그저 차갑게 웃었다. “문주 님, 하지만... 만약 저희 약왕파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저희의 명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이내 대장로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게 아니라, 적당한 시기를 찾아 모습을 드러내려는 거야. 그냥 내가 말한 대로 해!”황약사는 대장로를 향해 손짓을 하였다. “네!”황약사의 단호한 태도한 태도에 대장로는 황급히 물러났다. 한편 그 시각, 강우연과 유준혁은 이미 천부성에 도착하였고 제1병원으로 향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병실에는 이미 시독에 중독된 환자들이 가득 누워 있었다. “아이고...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차라리 통쾌하게 죽여줘. 나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정말 너무 괴롭다고!” 병상에 누운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에 강우연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신문에서 봤던 기사 내용 그대로, 환자들은 온몸에 검은 고름이 흐르고 피부와 근육까지 짓무르고 있었다. 너무 참담한 나머지 한 번 보고 나서는 다시는 차마 직시할 수가 없었다. “사모님, 이 사람들 너무 안타까워요. 아니면 저희 먼저 팔극연명단방으로 한번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요?”유준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 그렇게 하죠. 안 되면 다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죠!”강우연은 유준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내 유준혁은 급히 작은 병 하나를 꺼내 그 속에서 10여 알의 팔극연명단방을 쏟아내고는, 간호사더러 펄펄 끓는 물을 좀 가져 다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는 팔극연명단방을 끓는 물에 완전히 녹인 후, 증상이 가장 심한 몇 명의 환자들에게 탕약을 복용하라고 말했다. 약효를 증강하기 위해 유준혁은 특별히 또 몇 알의 일반 단약까지 녹여, 환자들을 도와 몸에 발라주었다. 그날 밤, 병세가 위중했던 환자들은 다행히 뚜렷하게 호전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몸에서는 더 이상 고름도 나지 않았다. 단 오후의 처치만으로도 이렇게나 좋은 효과를 거두게 되자, 이 소식은 병원을 떠들썩하게

  • 용왕사위   제2482화

    “맞아요, 시독의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른 상황에 게다가 현재 병원은 전혀 속수무책입니다. 매일 거의 수백 명이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어요. 이 상황에 저희가 손을 떼는 건 말도 안 돼요!”유준혁도 나서서 변명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제가 보기에는 이번 일은 한 선생님과 다시 한번 상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도청 전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강우연은 빠른 걸음으로 2층 침실로 올라가, 자초지종을 한지훈에게 털어놓았다. “어떻게 생각하세요?”며칠간의 요양을 거쳐 한지훈의 상황은 이미 많이 좋아졌다. 다만 실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을 뿐이다. 적어도 밖으로 나가 돌아다니는 것은 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가끔 주먹도 몇 번 내뻗을 수 있긴 하지만 여전히 몸은 피곤했다. “시간은 절대 저희를 기다리지 않아요. 반드시 지금 즉시 천부성으로 가야 해요. 만약 팔극연명단방이 정말 해독할 수 있다면 저희는 수많은 백성들을 구하는 것과 같은 거예요.” 강우연이 정색하며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내심 뿌듯함을 느꼈다. 강우연은 평범한 여성이긴 하지만 나라를 걱정하고 백성을 걱정하는 마음은 가득했다. “네 생각도 괜찮은 것 같아. 다만 현재 내 몸 상태로는 나설 수가 없어. 차라리 이렇게 하자고. 일단 유 문주 님이랑 같이 먼저 천부성으로 가. 난 며칠 후에 도청전인과 함께 갈게!”한지훈은 한참 동안 생각에 잠긴 후에 의견을 밝혔다. “좋아요. 그럼 내일 아침 전 유 문주 님이랑 천부성으로 갈게요!”강우연은 말을 마치자마자 유준혁에게 다가가 한차례 교대했다. 이튿날 아침, 강우연과 유준혁은 천부성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가 막 이륙하자마자 낙씨 집안은 정보를 받게 되었다. “할아버님, 좋은 소식 있습니다. 강우연이 역시나 저희 계략에 걸렸습니다! 이제 그들이 비행기에서 내릴 때...”낙천택은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아니야! 이 시독은 팔극연명단방만 해독시킬 수 있어. 강우연이든 황약사든

  • 용왕사위   제2481화

    게다가 시독에 중독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온몸이 짓눌리는 듯한 고통을 받으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시독은 매우 오래된 큰 무덤을 파헤쳐진 뒤 방독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이유로 대규모의 전파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낙씨 집안이 꾸며낸 음모라고는 의심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날 밤, 낙씨 집안 수십 명의 문인 제자들은 일제히 천부성의 각 수원으로 향하여 흰색의 물약 한 병을 수원에 내다 부었다. 그렇게 짧디짧은 이틀 사이에 천부성에는 수천 명이 병으로 쓰러지게 됐고, 또 하나같이 온몸에 검은 반점이 돋기도 했다. 이 검은 반점들은, 밖으로 고름까지 흘러나올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피부가 벗겨지게 되어 어떤 약물을 써도 속수무책이었다. 이내 이 소식은 아주 빠르게 천성에 퍼지게 됐다. “사모님, 큰일 났습니다! 이것 좀 보세요...”도청 전인은 강중의 신문을 들고는 재빨리 강우연에게 건네주었다. 그 위에 실린 헤드라인 기사는 바로, 천부성의 괴질에 관한 보도였다. “사모님, 지금 천성 내의 각 약종들 그리고 제약 기업들이 모두 천부성으로 향하고 있는 중입니다!”“대부분의 약종들은 이것이 일종의 시독이라고 추측하고 있는데, 각 병원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치료 방안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고 이 괴질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더욱 영문을 모르고 있습니다!”“저희도 사람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강우연은 신문지를 들고는 고개를 숙인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유 문주 님은 어디 계세요? 당장 저 찾아오라고 하세요!”강우연이 정색하며 말했다. “이미 이쪽으로 달려오고 계십니다. 제가 보아하니 이번 일은 전반 용국에 일으킨 파장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이 괴질은 전파속도도 아주 빨라 환자의 피가 묻게 되어도 전염된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건 시독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도청 전인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 말에 강우연도 고개를 끄덕였다. 약종은 비록 기기와 설비 방면에서는

  • 용왕사위   제2480화

    한지훈이 독이 풀렸다는 말을 듣게 되자마자, 낙천우는 더 이상 의지할 곳을 잃게 되고는 거듭하여 용서를 빌었다. “사모님, 이 놈 어떻게 처리할까요?”도청 전인은 천천히 보검을 꺼냈다. 낙천우는 심상치 않은 상황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는 고작 일성 준사령관의 실력에 머무를 뿐이었다. 강우연을 상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하물며 5성 용급 천왕계의 도청 전인이라니? “사모님, 한 선생에게 독을 먹인 건 제가 아닙니다! 저... 저는 그저 낙씨 집안의 보잘것없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제발 살려주세요!”낙천우는 강우연의 앞에 무릎을 꿇고는 연신 절을 하며 용서를 빌었다. 사실 강우연은 방금까지만 해도 그를 죽일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확실히 낙천우가 말한 바와 같이, 그는 진정 독을 넣은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른 이상 낙씨 집안과의 관계는 최대는 완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필경 맺힌 원한은 풀어야 하니까. “됐어요, 어르신. 돌려보내세요! 그리고 방금 내가 한 말 그대로 낙씨 집안에 전해. 더 이상 허튼 생각하지 말라고!”강우연은 말을 마치고는 더 이상 낙천우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로 몸을 돌려 2층 침실로 돌아갔다. 도청 전인은 낙천우를 차갑게 쳐다보았고, 손에는 장검을 들고 있었다. “선배님, 방금... 방금 강 대표께서 저를 풀어주라고 하신 거 들으셨죠! 그러니... 이렇게...”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청 전인은 다시 한번 따귀를 때리고는 그를 마당으로 쫓아냈다. “낙씨 집안으로 꺼져! 다시는 내 눈에 띄지는 마!”낙천우는 이를 악문 채, 땅에서 구르며 겨우 몸을 일으켰다. 한편으론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도청 전인을 바라보았다. “흥!”뒤이어 낙천우는 발을 동동 구르며 몸을 돌려 한 씨 별장을 성큼성큼 떠났다. 밖에 나오자마자 낙천우는 급히 전화를 꺼내 낙씨 집안 가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연락을 보낸 사람은 바로, 낙씨 집안 제2세대의 가주인 낙천택이었다. “일은 어

  • 용왕사위   제2479화

    “낙천우? 낙씨 집안사람이 찾아왔다고요?”강우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당장 만나! 대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 건지 한번 지켜봐야겠어!”한지훈은 무기력하게 강우연을 향해 말했다. 사실 도청 전인이 이 자리에 있는 한, 낙씨 집안사람들은 큰 일을 일으킬 수 없었다. “좋아요!”그 말에 강우연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도청 전인을 향해 말했다. “어르신, 낙천우더러 거실에서 저를 기다리라고 하세요!”“네!”도청 전인은 짧은 대답과 함께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우연은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거실에 도착할 무렵, 스물 다섯 정도로 보이는 한 젊은이가 무덤덤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강우연이 위층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도 일어서지 않고 차갑게 웃었다. “당신이 바로 강우연이지? 내 예상이 맞는다면, 지금 한지훈은 혼수상태에 빠졌을 거야. 게다가 반쪽 발은 이미 저승길 문턱에 들어섰겠지!”“너!”강우연은 낙천우가 이렇게까지 도발적일 줄은 몰랐다. 심지어 연기를 할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너희 낙씨 집안사람이 내 남편한테 독을 먹인 거지?”강우연이 싸늘한 눈빛으로 물었다. “에이, 그건 더 이상 비밀도 아니지.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 나한테는 치료제가 있어! 만약 날이 밝기 전에 한지훈에게 먹인다면, 아마도 생명을 지켜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만약 시간이 지체된다면, 그때는 속수무책이 될 거야!”낙천우는 강우연을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감히 한 선생에게 독을 먹이고 직접 집까지 찾아오다니, 담이 아주 크구나!” 도청 전인은 그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자 낙천우는 개의치 않는 듯한 표정으로 도청 전인을 힐끗 쳐다보았다. “왜, 너 나랑 싸우고 싶은 거야? 우리 낙씨 집안의 유일무이한 해독제가 아니라면 내일 아침 날이 밝자마자 한지훈은 저승길에 오르게 될 거야!”“그리고 눈치라도 있다면 당장 팔극연명단방을 내놓아. 그렇지 않으면 해독제를 얻을

  • 용왕사위   제2478화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덧 깊은 밤이 되었다. 로비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황 약사는 눈을 감은 채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강우연이 갑자기 급하게 뛰어내렸다. “큰일 났어요, 지훈 씨... 지훈 씨가 피를 토하고 있어요!”강우연은 초조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 말에 황 약사는 급히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한지훈의 침실로 향했다. 한편 한지훈은 검은색의 피를 크게 토하고 있었다. 그제야 황약사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모님,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검은색의 피를 토해내면 한 선생은 회복하실 수 있습니다!”이내 황약사는 은침 두 개를 꺼내 한지훈의 큰 혈 두 곳에 힘껏 찔렀다. “푸!”황약사의 은침이 한지훈의 혈도를 찌르자마자, 한지훈은 큰 피를 뿜어냈다. 강우연은 한껏 긴장한 얼굴로 한지훈과 황약사를 번갈아보았고, 유준혁조차도 감히 입을 떼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히 검은 피를 토하고 나서야 한지훈의 상황은 많이 안정되었다. 강우연은 고개를 숙인 채 병상의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한지훈의 얼굴색은 조금씩 붉어지기 시작했다. “여보!”그제야 강우연은 급히 병상 앞으로 다가와 한지훈의 손을 잡았다. 한지훈은 천천히 눈을 뜨고는 주위 사람들을 흘깃 보았다. “나... 나 지금 어디 있는 거야?”방금 깨어난 한지훈은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어있었다. “한 선생께선 중독되셨습니다. 지금 누워계신 건 당신의 침실이고요. 비록 독이 풀리긴 했지만, 너무 깊게 중독됐었기에 한동안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황약사는 한지훈의 맥박을 짚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한지훈은 더 이상 생명의 위협을 받지는 않았다. 다만 아직 체력이 회복되지 않았을 뿐이다. “황 문주 님 감사합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황약사에게 말했다. 그러자 황약사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한 선생님, 이 모든 건 우리가 응당 해야 할 일입니다. 비록 한 선생의 실력이 매우 높긴 하지만, 무종 특히는 약종에서는 독을 사용하는 고수들이 너무나

  • 용왕사위   제2477화

    이내 도청전인은 급히 대장로를 데리고는 한지훈의 침실로 향했다. 대장로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고는 자신의 품에서 대나무 통 하나를 꺼냈다. 조심스럽게 대나무 통을 한지훈의 입에 갖다 대고서는, 천천히 탕약을 그의 입에 넣었다. “대장로 님, 이 약을 먹고 나서 얼마나 지나야 한 선생이 깨어날 수 있는 건가요?”도청전인이 상냥하게 물었다. 그러자 대장로는 난처한 표정을 보였다. “저도 사실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한 선생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여 저 또한 감히 확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게다가 문주께서는, 그 누구도 한 선생의 병세를 함부로 의논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까지 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곳에서 쫓아낼 거라요! 그러니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대장로는 말을 마치자마자 고개를 숙이고는 빠른 걸음으로 한지훈의 침실을 떠났다. “사모님, 황 약사가 아직 떠나지 않은 이상 구원받을 기회가 남아 있을 겁니다!”이때 옆에 서있던 유준혁도 작은 소리로 강우연에게 말했다. 물론 강우연은 도청전인과 유준혁 모두 자신을 위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겨우 눈물을 참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에게 손을 살짝 흔들고는, 혼자 있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게 로비로 돌아온 도청전인과 유준혁은, 마침 소곤소곤 속삭이고 있는 황약사와 대장로를 발견하고는 앞으로 나아갔다. “황 문주 님, 대체 어떻게 된 일인건지 얘기해 주실 수 있나요? 한 선생님의 상황은 대체 어떤가요?”황약사는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 “두 분께서 알아차렸는지 모르겠지만 한 선생은 심한 중독에 빠지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색은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왜 그런지 아시나요?”유준혁은 고개를 저었다. “이런 상황은 제가 평생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어서, 그 이유를 모르겠네요!”“그 이유는, 독이 기절음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안색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겁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중독은 오히려 더욱 심해지게 됩니다. 만약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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