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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6화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회장은 한 무리의 의약 회사 대표들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기린대에 나타났다.

“한지훈, 강우연! 얼른 칠장로님한테 자리 양보하지 않아? 당장 회사가 파산할 위기에 놓여있으면서, 대체 뭔 자격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는 거야?”

이 회장은 노발대발하며 한지훈과 강우연을 가리키고는 소리쳤다.

“그러게나 말이야. 지금이라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얼른 칠장로님한테 용서를 빌거지. 이러다가 미연 의약이 정말로 약왕파와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너희 회사는 단번에 파산이야!”

뒤이어 몇 명의 의약 회사 대표들도 따라서 한마디 거들었다.

“내가 예약한 자리인데, 왜 그쪽들한테 양보해야지?”

하지만 강우연은 조금도 두려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예리한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보았다.

“이런 천박한 놈 같으니라고... 좋아. 감히 나한테 말대꾸를 하다니, 내가 제대로 널 혼내주겠어!”

이내 이 회장은 이를 갈며 앞으로 다가가 손바닥을 치켜들고는 강우연의 얼굴을 호되게 후려쳤다.

“팍!”

순간 우렁찬 따귀소리가 홀 전체를 뒤덮었고, 놀랍게도 이 회장이 몸을 휘청거리며 하마터면 계단에서 떨어질 뻔했다.

한편 한지훈은 제자리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고, 강우연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이 회장의 얼굴에는 어느새 선명한 다섯 손가락의 자국이 생겼다.

바로 강우연이 먼저 손을 쓴 것이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수십 명의 의약 회사 대표들은 모두 멍하니 그 자리에서 서있었다. 그들은 강우연이 이렇게나 강할 줄은 몰랐다.

“이 회장, 직위에 맞게끔 말도 좀 예쁘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다시 한번 날 모욕하려 한다면 그때는 겨우 남은 목숨도 없을 줄 알아!”

강우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의 강우연은, 더 이상 예전의 나약했던 그녀와는 달랐다.

이 회장은 벌겋게 부어오른 얼굴을 감싸고는 한껏 상기된 얼굴로 강우연을 노려보았다.

“너... 네가 감히 나를 때려?”

“꺼져!”

이 회장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한지훈이 담담하게 한마디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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