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어르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세 사람은 한지훈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곧이어 유영아는 유 어르신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저 사람 정체가 북양 왕인 거 알고 있었어요? 왜 저한테는 얘기 안 했어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아까 그랬는데... 아, 창피해 죽겠네...”유 어르신은 마냥 장난기 가득한 자신의 손녀를 보며 귀엽다는 듯 그저 웃기만 했다. 어릴 때만 해도 영리하고 교활한 성격이 몸에 배었는데, 지금은 뜻밖에도 부끄러워하고 수줍어할 줄도 알다니. ‘역시 여자들은 다 똑같네.’ ...... 얼마 뒤, 별장으로 돌아온 한지훈의 머릿속에는 줄곧 광명파가 맴돌았다. 광명 십존은 모두 천왕 강자인 데다가, 그중 가장 낮은 계급도 무려 삼성 지급 천왕이었다. 심지어 호천 육존은 전부 천신 강자였다. 그야말로 너무나도 무서운 현실이었다. 그 어떤 강한 실력자라 하더라도, 천신과 비교하면 모두 그저 개미 같은 존재일 테니까. 그들의 전력이라면 충분히 이 세계를 정복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중에서도 광명파 창세주의 위력은 아예 차원이 달랐다. 무려 인왕계에 다다르다니...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른 강자였다. ‘그나저나 할아버지는 대체 왜 광명파에 가입하신 거지? 정말 단지 용족의 유적을 찾기 위해서인 건가? 그럼 그 용족의 유적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한참을 고민하던 한지훈은 결국 용운에게 전화를 걸었다. “용운아, 지금부터 신룡전의 정보 부문에서 몇 명의 인원을 동원하여 광명파의 소식과 용족 유적에 대해 전문적으로 조사하도록 명령해.”“네, 용왕님.”용운은 그대로 명령을 받아들였다. 곧이어 한지훈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이내 회사로 향하기로 했다. 그가 회사에 도착할 무렵, 강우연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삐 돌아다니고 있어 한지훈은 감히 그녀를 방해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는 결국 사무실에 앉아 휴대폰을 보며 국제 뉴스를 살펴보았다. 한참을 살펴보던 그는 심상치 않은 기사 하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나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보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유청이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갈 줄이야. 곧이어 한지훈은 말했다. “그래, 유청이 안배하는 대로 명령 잘 따르고 있어. 명심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유청의 명령을 따라야 해! 갓 위임한 사령관의 속을 썩여서는 안 돼!” 용일은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유 사령관님께서는 이미 저희랑 일심동체가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사령관님께서는 언제 돌아오실 건가요? 저희 모두 매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그러자 한지훈은 한숨을 내쉬며 복잡한 눈빛을 보였다. “나라를 잘 지키는 것이야말로 너희들의 직책이야. 더 이상 할 말 없으면 내가 먼저 끊을게.” 말이 끝나자마자 한지훈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이내 그는 소파에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남은 생에, 정녕 북양에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그 귀여운 부하들을 평생 다시 볼 수 있을지. 바로 그때, 강우연이 문을 밀고 들어왔고 그녀는 심각해진 한지훈의 표정을 보아냈다. “여보, 왜 그래요? 기분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은데.”한지훈은 애써 웃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회사는 요즘 어때?”회사를 언급하자 강우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름 괜찮아요. 그냥 좀 바빴을 뿐이에요. 아, 맞다, 여보. 저녁에 우리 어디 나가서 밥 먹을까요? 오랜만에 이런 기회가 생긴 것 같은데.”한지훈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나야 좋지. 네가 정해.” 강우연은 들뜬 마음으로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 “최근 새로 연 분위기 좋은 식당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먼저 예약을 잡아놓고 고운이도 데리고 갈게요. 오래간만에 저희 세 식구, 제대로 한 끼 먹자고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강우연은 바로 그의 옆에서 전화를 걸어 자리를 예약했다. 이때 비서 한 명이 사무실 문을 두드리며 들어섰다. “강 회장님, 의약 대표단이 찾아오셔서 회장님이랑 만
건방진 한지훈의 태도에, 노인의 곁에 있던 한 부하는 즉시 화가 나 한지훈을 삿대질하며 호통 쳤다. “이 어린놈이! 감히 어디 우리 약왕파 칠장로한테 이렇게 무례하게 굴어!”“네가 북양 왕인건 다 과거의 일일뿐, 지금은 아무런 직위도 없는 그저 일반적인 평민에 불과할 뿐이야! 그런데 무슨 자격으로 감히 우리 칠장로한테 말대꾸해?”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미간을 비틀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 칠장로라는 노인의 뒤에 숨은 몇 명의 젊은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럼 네 말은, 내가 칠장로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맞이해야 한다는 거야?”“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그저 허리 굽혀 차 한 잔 따라드리면 돼.”그중 한 젊은 남자가 팔짱을 끼고는 거만하게 나서며 말했다. “그렇구나.” 한지훈은 영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그의 눈동자에서는 차가운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그의 손바닥에서는 갑자기 웬 바늘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이내 쑤욱하는 두 번의 소리와 함께, 바늘은 순식간에 그 젊은 남자의 무릎을 관통했다. 곧이어 그 젊은 남자는 털썩하며 바로 바닥에 쓰러져 일어설 수가 없게 되었다. “여긴 엄연히 우리 회사야. 그런데 감히 그런 폭언을 해? 아직도 내가 너한테 차를 대접해 줘야 돼?” 한지훈은 단호한 태도를 보였고, 차가운 눈빛으로 조용히 앉아 있는 칠장로를 바라보며 말했다. “후배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은데, 내가 너 대신해서 한 마디 할게. 괜찮지?” 그러자 칠장로의 안색이 굳어졌고, 그는 땅에 쓰러진 채 무릎을 잡고는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부하를 바라보며 분노가 끓어올랐다. “한지훈! 너 어떻게 우리 약왕파를 이렇게까지 무시할 수가 있어?” 칠장로는 씩 씩 화를 내며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던 한지훈은 그저 담담하게 말할 뿐이었다. “내가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너희 약왕파한테 최대한 체면을 세워준 것 같은데!”칠장로 뒤에서 이 말을
칠장로는 웃으며 말했다. “맞잖아! 너희들은 우리 약왕파와 협력하는 것 자체를 영광으로 알아야지! 우리와 협력해야만 너희 회사도 성장할 수가 있어!”“한지훈, 잘 생각해 봐! 우리 약왕파는 용국 의약계에서도 최상위권이야. 전체 용국에서도 80%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60%의 의약 시장, 의약 기업들은 전부 우리 약왕파와 관련돼 있어!” “한마디로 우리 약왕파는 용국 의약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존재야. 그런데 만약 너희들이 우리랑 협력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내가 언제든지 너희 우연 그룹을 상대로 제재할 수도 있어! 그렇게 되면 너희 회사는, 용국에서 그 어떠한 약재도 받을 수 없게 될 거야!”그의 단 몇 마디에서도 위협의 뜻을 강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한지훈은 불쾌한 표정을 보이며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옆에서 마찬가지로 듣고 있던 강우연은 벌컥 화가 나 먼저 입을 열었다. “이봐, 영감. 약왕파를 대표하여 여기까지 찾아와 협력을 논하려 한다면서, 정작 난 당신한테서 그 어떠한 협력의 성의도 보아내지 못했어! 자신의 세력으로 사람들을 압박하고, 그저 자신이 약왕파 출신이라는 사실 하나로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람을 괴롭힐 수가 있는 거지? 내 남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무조건 반대야!”“약왕파가 그렇게나 대단해? 정말 용국 전체의 약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거야? 너희 약왕파랑 협력하지 않으면 우리 회사가 망하게 될 거라고? 난 믿기지가 않는데.”이내 강우연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보, 더 이상 이야기 할 필요도 없어요. 협력은 없던 일로 해요. 애초에 우리도 협력할 생각이 없었잖아요.”생각보단 단호한 강우연의 태도에 한지훈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네 말대로 하자.”곧이어 한지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칠장로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와이프 말 들었지? 당장 꺼져줬으면 좋겠네.”그 말을 들은 칠장로는 분노로 가득 찼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책상을 탁 두드리고는 한지훈을 가리키며 노호하였다.
“왜, 무서워?”한지훈이 웃으며 물었다. 강우연은 그런 그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요. 그저 걱정될 뿐이에요. 어찌 됐든 지금으로서 회사는 저희 두 사람의 것도 아니고, 그렇게나 많은 주주들과 직원들이 있는데...”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도 알아. 그래도 안심해. 놈들이 어떻게 공격을 해오든지 우린 어떻게든 막아낼 방법이 있을 테니까.”그제야 강우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그 시각, 강중 전체의 의약 시장, 의약회사 그리고 의약 협회는 긴급히 한차례 회의를 소집하였다. 바로 약왕파가 우연 그룹에 대한 봉쇄령을 내린 것이었다. “그나저나 왜 이렇게 갑자기 봉쇄령을 내린 거예요? 우연 그룹이 약왕파한테 미움이라도 산 거예요?”“저도 잘 모르겠어요. 확실히 이번 봉쇄령은 뭔가 긴급하긴 했어요. 하지만 약왕파가 직접 내린 조치인 이상 누가 감히 반박할 수가 있겠어요?”“그럼 저희는 이제 어떡하죠? 다들 우연 그룹과 어느 정도 협력 관계를 갖고 있는데, 설마 이젠 그 관계를 아예 끊어야 되는 건 아니겠죠?”회의실 내부는 웅성거렸다. 자리에는 백 명도 안 되는 사람들이 앉아있었는데, 모두 강중 의약계의 대표들과 회사 사장들이었다. 곧이어 칠장로가 부하들을 데리고 회의실로 들어섰다. 그러자 장내는 즉시 조용해졌다. 칠장로는 곧바로 회의실 중심에 우뚝 서고는 입을 열었다. “자기소개를 할게요. 저는 약왕파의 칠장로라고 합니다.”그의 신분을 알게 되자마자, 회의실 안의 사람들은 모두 일제히 허리 굽혀 공손하게 칠장로에게 인사를 올렸다. 칠장로는 흐뭇한 표정을 짓고는, 손을 흔들며 모두더러 자리에 앉으라고 하였다. “이번에 여러분들을 소집한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우연 그룹을 제재하려 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 모두, 우연 그룹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앞으로는 저희랑 협력하면 되거든요.”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다
‘실시? 대체 무슨 행동을 실시하라는 거지?’ 현재로서는 약왕파가 용국의 절대다수의 약재 출입 경로를 장악하고 있다. 그들과의 협력을 진행하지 않는 한 청운 종주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그는 한지훈의 계획이 너무나도 궁금했지만 감히 묻지를 못했다. 탁! 이내 한지훈은 핸드폰을 내려놓고는 다시 편안한 자세로 앉아있었다. 곧이어 약왕파 봉쇄령이 내려진 지 3시간 만에, 용국 전체 의약계를 충격에 빠뜨린 더욱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세계 3대 의약 회사 중 하나인 미연 의약이, 곧 용국 강 중에서 의약 합작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통보가 내려진 것이었다. 미연 의약은 이국 및 서방 국가에서도 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었고, 누적 천억 딸라의 방대한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의약계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라고 말할 수가 있다. 심지어 용국의 10대 의약 회사들도 그들의 배후에는 미연 의약의 지원이 있었다. 자세히 말하면, 용국의 모든 의약 회사의 수출은 거의 미연 의약이 장악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강중 의약계는 큰 혼돈에 빠지게 됐다. 한편 한지훈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비서!”바로 그때, 사무실 방문이 열리더니 비서는 서류 한가득을 안고는 공손히 들어왔다. “한 선생님, 무슨 분부라도 있으신가요?”“지금 당장 모든 강중 매체에 연락하여 뉴스 하나 내보내. 단 이틀 줄 테니까 약왕파 칠장로는 빠른 시일 내에 우리 우연 그룹을 찾아와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하루라도 늦게 찾아오면 기다리지 않을 거라고.” ‘어?’ 그 말을 들은 비서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 역시 어리둥절했다. 심지어 청운 종주조차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강우연 역시 의아한 표정을 보였다. 비록 한지훈이 왜 이러한 뉴스를 내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나름 그만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었다. “강 회장님...”어쩔 바 몰라하던 비서는 결국 고개를 돌려 강우연을 바라보았다. 일단 이 소식을 신문에 보도하게
칠장로는 단호하게 명령했다. “네!”곧이어 이 회장은 재빨리 비서에게 분부하였고, 이내 각 의약 회사의 대표들에게 연락하여 천강각의 칠장로를 찾아오게끔 했다. 바로 그때, TV에서 흘러나오는 한 뉴스가 이 회장과 칠장로의 귀에 들려왔다. 그 뉴스는 바로 우연 그룹이 발표한 소식이었다. 그들은 약왕파 칠장로를 실명으로 지목하고는, 앞으로 단 이틀 사이에 자신들을 찾아와 사죄하기를 요구했다. “푸!”뜻밖의 소식에 놀란 칠장로는 마시고 있던 차를 뿜어냈고, 이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찻잔을 TV 쪽으로 던졌다. 쾅! 결국 TV는 칠장로에 의해 아예 부서져버렸다. 이때 칠장로 뒤에 서있던 세 명의 젊은 남자는 일제히 이를 갈며 말했다. “강우연 이 여자, 회사가 망해가는 와중에도 감히 이렇게 건방지게 굴다니! 칠장로님, 저희가 가서 제대로 혼내줄 겁니다!”그러자 칠장로는 어두운 표정으로 머리를 돌려 세 사람을 힐끗 보았다. 그제야 세 사람은 심상치 않은 칠장로의 표정을 알아채고는 급히 물러섰다. “마치 전쟁터와도 같은 이 사업 경쟁에서, 글쎄 나랑 한 판 해보자는 건가? 어린놈 주제에 감히 너더러 무릎 꿇고 사죄하라니... 건방진 놈!”그렇게 칠장로의 눈빛은 점점 날카로워졌고, 그는 내심 은근히 독기를 품었다. 이번 미연 그룹과의 합작만 원만하게 진행되면 국내외 시장에서 우연 그룹을 전면적으로 배제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되면 약왕파도 보란 듯이 우연 그룹을 상대로 위세를 떨칠 수가 있으니까. 한편 우연 그룹 쪽에서는, 방금 청운 종주를 떠나보던 강우연은 이내 한지훈과 함께 학교로 향하여 고운이를 마중하고는 차를 몰고 천강각으로 향하고 있었다. 천강각은 강 중에서 개업한 지 반년도 안 됐지만 그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심지어 천강각 내부에는 실제와도 매우 비슷한 아름다운 산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조각상들도 배치되어 있어 매우 웅장해 보였다. 그중에서도 1층의 대청 정중앙에는, 길이 6 메터에 너비가 약 5 메터인 네모난 석대가 있는데 그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회장은 한 무리의 의약 회사 대표들과 함께 기세등등하게 기린대에 나타났다. “한지훈, 강우연! 얼른 칠장로님한테 자리 양보하지 않아? 당장 회사가 파산할 위기에 놓여있으면서, 대체 뭔 자격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는 거야?”이 회장은 노발대발하며 한지훈과 강우연을 가리키고는 소리쳤다. “그러게나 말이야. 지금이라도 기회를 놓치지 말고 얼른 칠장로님한테 용서를 빌거지. 이러다가 미연 의약이 정말로 약왕파와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너희 회사는 단번에 파산이야!”뒤이어 몇 명의 의약 회사 대표들도 따라서 한마디 거들었다. “내가 예약한 자리인데, 왜 그쪽들한테 양보해야지?”하지만 강우연은 조금도 두려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예리한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보았다. “이런 천박한 놈 같으니라고... 좋아. 감히 나한테 말대꾸를 하다니, 내가 제대로 널 혼내주겠어!”이내 이 회장은 이를 갈며 앞으로 다가가 손바닥을 치켜들고는 강우연의 얼굴을 호되게 후려쳤다. “팍!”순간 우렁찬 따귀소리가 홀 전체를 뒤덮었고, 놀랍게도 이 회장이 몸을 휘청거리며 하마터면 계단에서 떨어질 뻔했다. 한편 한지훈은 제자리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고, 강우연은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이 회장의 얼굴에는 어느새 선명한 다섯 손가락의 자국이 생겼다. 바로 강우연이 먼저 손을 쓴 것이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수십 명의 의약 회사 대표들은 모두 멍하니 그 자리에서 서있었다. 그들은 강우연이 이렇게나 강할 줄은 몰랐다. “이 회장, 직위에 맞게끔 말도 좀 예쁘게 해 줬으면 좋겠는데. 다시 한번 날 모욕하려 한다면 그때는 겨우 남은 목숨도 없을 줄 알아!”강우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의 강우연은, 더 이상 예전의 나약했던 그녀와는 달랐다. 이 회장은 벌겋게 부어오른 얼굴을 감싸고는 한껏 상기된 얼굴로 강우연을 노려보았다. “너... 네가 감히 나를 때려?”“꺼져!”이 회장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한지훈이 담담하게 한마디 뱉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