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이 자신들의 곁으로 다가오게 되면, 선수들은 급히 도망가면서 그를 멀리하고 싶어 했다. 그 누구도 살기 가득하고, 온몸에 피비린내 나는 이 남자와 가까이하고 싶지가 않았다. 그런 한지훈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해안가에서 자신을 멀리하기에 급급한 선수들이 아닌, 방금 자신을 기습한 남고려 병사였다. 그 남고려 병사는 방금 자신의 동료가 한지훈에 의해 사살된 것을 보고는 급히 도망을 치긴 했지만, 뜻밖에도 한지훈이 이렇게 무서운 살기를 띠며 다른 사람들까지 죽일 줄은 몰랐다. 그는 여전히 방금 전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 무려 수십 명이 한지훈을 포위하여 공격하였는데, 뜻밖에도 아무도 한지훈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돌이켜보니 처음에 단 두 사람으로 한지훈을 죽이려고 한 것 자체가 너무나도 우스워보였다. “너 이제 죽어야겠다!”바로 이때, 한지훈의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등골이 서늘해난 남고려 병사는 몸을 돌리게 되자, 한지훈이 자신의 뒤에서 다가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살기 가득하고 흉악한 한지훈의 눈빛을 읽어낸 남고려 병사는 감히 반항할 용기조차 내지 못했다. 곧이어 한지훈은 손을 뻗어 그의 발목을 잡고는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겼다. 남고려 병사는 아무리 필사적으로 물을 저어도, 자신의 몸은 앞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오히려 한지훈에게로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남고려 사졸은 재빨리 자신의 머리를 가리려고 손을 뻗었고, 할 수 있는 모든 방어 동작을 펼쳤다. 하지만 한지훈은 듣는 체도 하지 않고 힘껏 펀치를 날려 그의 얼굴을 때렸다. 그의 주먹의 파워는 어찌나 강한지, 남고려 병사는 머리를 감쌌음에도 불구하고 그 주먹을 그대로 맞게 됐다. 놀랍게도 한지훈의 주먹은 직접 그의 팔을 관통해 버렸다. 심지어 그의 팔을 골절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빨마저 날려버렸고,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 병사는 결국 한방에 쓰러졌다. 이 장면을 본 모든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방금 무려 1대 10의 상황에서도 거뜬히 상대들을 제쳐버린 한지훈의 모습에, 그들은 살짝 한지훈이 두렵기도 했다. 속으로는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인 건 한지훈은 언제까지나 그들의 동료였다. 만약 반대로 적수로 만나게 됐다면 정말 안달이 났을 것 같았다. “너희들의 실력도 나쁘지 않아. 다만 아직 나를 이길 수 없을 뿐이지.”한지훈은 잠시 숨 돌리는 틈을 타 짧게 대답했다. 곧이어 세 사람은 체력을 아끼기 위해 더 이상 별다른 말도 하지 않고 전방으로 헤엄쳤다. 얼마 뒤 해안가로 헤엄쳐 올라온 세 사람은 즉시 자전거를 타고는 목적지를 향해 계속하여 나아갔다. 다른 나라의 선수들도 물에서 나와 자전거를 타고는 한지훈을 뒤쫓았다. 이때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지금 저 앞에 서고 있는 세 선수들, 모두 용국의 특전사들이야. 정말 대단해... 저 뒷모습만 보면 2년 전에 북양 왕이 군대를 이끌고 직접...” “그만해! 그 이름은 꺼내지도 마!" "그래! 제발 조용히 좀 해. 용국 북양군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나. 한 마디만 더 하기만 해 봐, 쫓아버릴 거야!”“너 우리 약 올리려고 그러냐? 더 이상 그 악마의 이름을 꺼내지 말라고 했잖아.”북양 왕의 이름이 나오게 되자 다른 사람들은 불쾌한 태도를 보이게 되었고, 먼저 얘기를 꺼낸 병사는 어쩔 수 없이 바로 입을 막고는 감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사실 병사들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들은 북양 왕을 꺼려하는 것만큼, 내심 지울 수 없는 그림자가 드리워진 상황이었다. “역시 북양 왕이야. 저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뒤를 따르려 하다니.”호지해조차도 한지훈의 뒷모습을 보고는 뿌듯해하며 한편으로는 그가 존경스러웠다. 이때 갑자기 한 줄기의 그림자가 날아와 절벽으로 떨어졌다. 호지해가 고개를 들어 자세히 확인해 보니, 뜻밖에도 대열을 따르고 있던 연백이 누군가에 의해 발로 차여 몸이 아예 절벽 밖으로 날아가버린 것이었다. 그는 순식간에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됐다.
순식간에 한지훈은 흑인 앞으로 다가왔고, 두 주먹이 순식간에 뻗어 나갔다! 그의 주먹은 성난 폭풍처럼 연속으로 날아왔고, 무시무시한 괴력을 쏟아내고 있었다! 한지훈이 공격해 오자 상대방은 이미 위험을 감지하고 방어하기 시작했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던 특수병 중 약한 병사는 한 명도 없었고, 그 또한 전장에 나가 본 적이 있으며 여러 번 죽음에 직면하기도 했다.그러나, 단 한 번도 지금처럼 두피가 마비된 것만 같은 위험을 감지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의 방어는 한지훈의 두 주먹을 막는 데 그쳤고, 그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다.한지훈의 공격은 점점 더 세졌고, 상대방의 복부를 강타해 수 미터 높이로 날려버렸다! 반항적이었던 흑인 남성의 초점은 점점 흐려졌고, 충혈된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땅에 그대로 쓰러졌다. 그는 푸른 하늘을 보았고, 헬리콥터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자신이 방금 이 악마를 자극한 것을 극도로 후회하고 있었다. 이 순간 여러 대의 자전거가 이미 한지훈을 추월했지만, 한지훈은 여전히 느긋하게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 결승점을 향해 달려갔다. 헬리콥터가 착륙하자 의료진은 부상 상태를 살핀 뒤 고개를 가로저었고, 흑인 남성의 머리에 이불을 씌웠다. 그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실제로 한지훈의 주먹에 맞아 죽었고, 이 소식을 접한 청중은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사람이 죽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며 처음이 아니었지만, 주먹으로 맞아 죽는 일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그가 악마라고 해도 난 믿을 수 있어.”“누가 저 사람을 막을 수 있겠어? 아무도 없을 거야…”많은 선수가 절망에 빠졌고, 방금 전 한지훈과 싸움을 벌인 흑인의 다른 두 팀원은 현재 상위권에 올랐지만 이미 한지훈의 데스노트에 올랐기 때문에 온몸을 떨고 있었다. 그들은 젖 먹던 힘까지 사용해 한지훈과 최대한 멀어지려 앞으로 잘주했다. 두 사람은 지금 후회하고 있었다,
“죽음이 임박했는데도 입을 놀리다니, 그냥 죽어라!!”강명우는 한지훈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며 두 번째 총알을 쐈다!“딸깍!”방아쇠를 당겼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강명우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한지훈의 손에 총기의 부품이 들려 있는 걸 발견했다! 방금 한지훈은 맨손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총을 모조리 분해한 것이다! “제기랄!”강명우는 총을 버리며 몸에 차고 있던 군도를 꺼내 들었다.그러나 한지훈의 주먹은 이미 그의 얼굴 앞까지 왔고, 강명우는 비수를 꺼낼 틈도 없이 고개를 돌리자 굵은 주먹이 그의 얼굴을 강타했다! 퍽! 한지훈의 주먹 한 방에 얼굴이 일그러져 버렸고, 몸이 통째로 날아가며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의 손에 쥐고 있던 비수는 허공으로 날아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죽어라!”한지훈이 그에게 다가가 가슴을 마구 짓밟기 시작했고, 있는 힘껏 그의 흉골을 밟아버리자 그의 심장은 즉시 음푹 패인 형태로 변했다. “아악! 내가 잘못했어, 난 죽고 싶지 않아! 제발 나를 놔줘, 난 절대 당신들을 일부러 공격한 게 아니라고!”강명우는 피를 토하며 한지훈에게 자비를 구했다. 그는 방금 자신의 뼈가 파열되는 소리를 들었고, 고통이 심해 죽을 것만 같았으며 한지훈의 발바닥에 담긴 힘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한지훈이 여기서 힘을 더 가하면 그는 그 자리에서 죽을 것이다! “한 가지 말해 주자면, 적에 대한 인자함은 자신에 대한 잔인함이다.”한지훈의 얼굴에 싸늘한 미소가 떠올랐다.“안 돼… 넌 날 죽일 수 없어. 이건 그냥 경기일 뿐이고 얘기로 잘 풀 수 있잖아?”강명우의 눈에는 공포가 가득했고, 그는 손을 뻗어 한지훈의 발을 밀며 그가 자신을 놔주기를 바랐다. “너처럼 오만한 놈도 남에게 용서를 빌 줄 알았구나? 하지만 안타깝게도 난 절대 널 놓아줄 생각이 없다!”한지훈은 말을 하며 발에 더욱 힘을 주었고, 강명우는 입가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나며 고개를 숙이자 숨이 멎었다. 한지훈은 땅바닥에서
한지훈은 이 말을 남긴 후 계속 앞으로 달려갔다.그는 이 경기를 끝내지 못하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들은 그저 평범한 적들일 뿐이며, 더 큰 적들은 아직 뒤에 있다. “힘내십시오! 반드시 이기셔야 합니다!”장강은 이 말을 한 후 머리가 핑 돌더니, 과다 출혈로 기절하고 말았다. 한지훈은 꿋꿋이 전방을 향해 질주했고, 10km의 거리는 짧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이미 생사가 걸린 길이었다. 앞에서 달리는 팀도 뒤에 있는 팀을 상대할 시간이 있었고, 결국 팀당 한 사람만 결승점에 골인하면 이기는 것이었기에 다른 팀을 제지하는 것이 필요했다. 한지훈은 길을 가로막는 다른 참가자들을 해결한 뒤, 마침내 1위로 결승선에 도착해 성공적으로 승급했다. 이때, 호지해가 황급히 달려와 한지훈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사령관님!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각국의 대표들이 모두 퇴장했습니다!!! 아마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관령도 부근에 이미 9개 연합군의 군함과 해군이 나타났습니다!”“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한지훈은 이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리더니, 몸에서 한기를 뿜어내며 소리쳤다.“용경으로 돌아간다!!!”“예!”5분 후, 한지훈과 호지해는 참가 팀원들과 함께 곧장 항구로 간 뒤 승선하여 떠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이때, 중무장한 용경 금위군 무리가 갑자기 총을 들고 한지훈 무리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지?!”호지해가 화를 내며 소리치자, 인솔 대장이 전투용 헬멧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두 눈만 살짝 드러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상부의 밀보를 받았습니다! 이곳에 반란군이 출현했으니 섬에 있는 모든 인원을 이곳에 구금하라는 지시입니다! 호 장군님, 한지훈 사령관님, 저희 지시를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반란군? 여긴 모두 용국을 위해 경쟁하는 영웅들뿐이다! 어디서 온 반란군이란 말이지?! 당장 비켜라, 우린 지금 바로 돌아가야 한다!”호지해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 하
이 말을 들은 100명에 가까운 금위병들은 모두 서로를 쳐다보았다. 인솔 대장은 이때 땅에서 일어나 서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화를 냈다. “한지훈 사령관님,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바로 반란입니다!!! 우리는 당신을 이 자리에서 바로 총살할 수도 있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한지훈에게 총을 겨눴다.하지만.퍽!한지훈이 발을 내디뎌 그를 다시 날려버렸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인솔 대장은 곧장 땅에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굳은 얼굴로 소리쳤다. “나를 막는 자는 죽임을 당할 것이다!”그 말과 함께 한지훈은 걸음을 옮겨 총을 든 100명의 금위병이 지켜보는 앞에서 호지해 및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배에 올라탔다. 하지만 100명의 금위병 중 그 누구도 감히 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장병들이여, 만일 용국에 충성한다면 나와 함께 용경으로 돌아가 왕실을 구하자!!”그의 한 마디에, 특전사들은 차례로 총을 들며 소리쳤다. “북양왕을 따르겠습니다!!”그렇게 그들은 잇달아 배에 올랐고, 배는 신속하게 출발해 곧장 용경 항구로 향했다! 하지만, 불과 몇 해리를 항해하자마자 여러 척의 용국 전함에 포위되었다! 하늘에는 전투기가 배 위를 맴돌고 있었고, 모든 전함의 무기는 한지훈이 타고 있던 배를 향하고 있었다. “한지훈 사령관님! 저희는 관령도 부근에 반군이 출현했다는 천자각의 밀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사령관님께서는 이곳에 잠시 머무르십시오!! 천자각에서 원인이 밝혀지면 놓아드리겠습니다!!”바로 이때, 전함 중 한 척에서 어깨에 두 개의 훈장을 찬 해군 중위가 무전기를 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 한지훈은 뱃머리에 서서 병사들로 가득 찬 근처의 전함과, 하늘에 떠 있는 7~8대의 전투기를 훑어본 뒤 한 걸음씩 배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뒷짐을 지며 소리쳤다. “나는 북양왕, 한지훈이다!!! 그대들이 천자각으로부터 명령을 받은 것은 거짓이 아니지만, 내가 아는 바로는
한지훈은 배에서 뛰어내렸고, 모두의 놀란 시선 아래 쾅 소리와 함께 그의 두 발은 전함의 갑판 위에 떨어졌다!!!그 순간, 전함에 타고 있던 금위군은 모두 넋을 잃고 말았다. 이…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배와 전함 사이에는 수백 미터의 간격이 있었는데, 한지훈은 실제로 이 거리를 돌진해 온 것이다!!이 순간, 모두의 시선에서 한지훈은 거센 살기로 가득 차 있었고, 갑판에 서 있는 중위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갔다.그러자, 중위도 당황해서 몇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화를 내며 말했다.“발포, 발포하라!!!”하지만, 아무도 감히 그의 명령을 따를 수 없었다. 그는 북양왕이지 않은가! 불과 한 달 전, 여러 나라와 혼전을 벌였을 때 큰 공을 세워 용국을 영광스럽게 한 북양왕 말이다!!!이때.금위군과 중위의 놀란 눈빛 속에서 한지훈은 곧장 중위의 목을 잡고 갑판에서 들어 올려 차갑게 바라보았다. “기억났군! 당신은 용 선생 측 사람이야, 맞지?”중위는 그 순간 계속 몸부림을 치다 허리에서 권총을 꺼내 한지훈에게 겨눴다. 하지만! 총성이 울리는 순간, 한지훈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총알은 그의 귀를 스쳐 지나갔다! “죽어라!”한지훈은 화가 나서 고함을 지르며 그의 목을 부러뜨렸다! 그 후, 모든 금위군 앞에서 중위의 시체를 땅에 던지며, 차가운 눈빛으로 전함 전체를 훑어보았다! 시선이 가는 곳마다 모든 금위군은 겁에 질려 반걸음 뒤로 물러섰고, 감히 한지훈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한지훈은 그들을 힐끗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 “이제 정식으로 이 부대를 내가 인수하겠다! 모두 나의 명령을 따르라!!”“예!”금위군들이 일제히 그에게 경례했고, 모든 전함이 거의 동시에 한지훈의 명령을 받았다! 즉시 회항하여 용경으로 돌아가, 왕실을 구출한다!바다 위에는 5천 명의 금위군이 있었고, 지금 용경 항구에는 4만 5천 명의 용경 금위군이 대기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천자각 내부.용 선생은 부하들부터 가장 먼저 소식을 접했다
이 말을 들은 용 선생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국왕의 병이 이토록 심각하단 말인가? 오늘 밤을 넘기기 어렵다니?용 선생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독하지 않으면 대장부가 될 수 없는 법! 그가 하려는 것은 모두 용국과, 용국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물러가거라!”용 선생이 차갑게 말하자, 여관은 즉시 천자각을 떠났다. 그 후, 용 선생은 문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방문을 두드린 다음 문을 열었고, 황약사가 침대에서 국왕에게 주사를 놓는 것을 발견했다. “황약사, 국왕께서는…?”용 선생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황약사는 주사를 치우고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용 선생님, 국왕의 명은 이미 결정되었습니다. 선인이 온다고 해도 치료할 방법은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국왕 폐하의 숨통을 이어주는 것뿐입니다.”이때 국왕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창백한 얼굴로 손가락으로 침대 옆을 살짝 두드리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용… 용 선생.”“국왕 폐하, 분부하실 일이라도 있으십니까?”용 선생은 황급히 앞으로 나가 정중하게 물었다. 그러자 국왕은 흐릿한 표정으로 용 선생을 바라보더니, 순간 그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용 선생, 내 명령을 전하도록 해라. 용국의 백성과 7대 전역구에게, 북양왕 한지훈… 한지훈을 용국 대원수로 명하며… 그는 용국 전역구를 제외한 6개 전역구를 관장한다…”국왕이 말을 하자, 용 선생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눈가에 한기가 스쳐 지나갔다!“국왕 폐하, 이 일을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선 푹 쉬시고 병상에서 일어나시면 다시 고려해 주십시오… 어쨌든, 이는 매우 큰 일이며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관련돼 있습니다. 또한 대원수의 자리는 천자각과 용각, 전쟁부 및 무종의 4자 회의를 거쳐서 결정되어야 합니다.”용 선생이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국왕은 용 선생의 팔을 힘껏 잡으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용 선생은 서둘러 국왕을 돕기 위해 앞으로
핏빛 햇살이 지상을 비추니, 수많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족히 10살은 늙어 보일 정도로 얼굴이 초췌해졌다. 이건 대체 무슨 진법이야? 모두들 깜짝 놀랐다. 한편 한지훈의 머리에도 뜻밖에 흰머리가 생기게 됐는데, 노화하는 속도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두 배 이상 빨랐다. 빠르게 늙어가는 한지훈의 모습에 장도령은 미친 듯이 웃어댔다. “하하! 한지훈, 이제야 알겠지! 너를 죽이기 위해서는 난 굳이 이 검을 쓸 필요도 없었어! 네가 뭔데 감히 삼절진을 깨달았다고 으스대는 거야? 이게 바로 삼절진 중의 지절진이라는 거야!”장도령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이내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지절진이 대체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빠르게 노화시킬 수 있는 거지? “천절진은 천둥 번개를 움직여 천위를 장악할 수 있고!”“지절진은 사계절 기후를 이용하여 시간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고! 인절진은 사람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고, 맞지?”한지훈이 고개를 드는 순간, 그의 얼굴 피부는 한없이 구겨지고 목소리마저 많이 늙게 됐다. “한지훈, 너는 확실히 남들보다 능력이 뛰어나긴 해. 삼절진 진법을 깨달은 지 단 10일도 안 되어 그 참뜻을 이해하게 되다니. 역시 난 널 잘못 보지 않았어!” 장도령은 이를 악물었다. 사실 한지훈이 아직 얘기하지 않은 한 가지 사실이 더 있었다. 그건 바로, 장도령이 현재의 실력으로 삼절진을 펼치면 최대 한 시간까지 버틸 수 있긴 하지만 그 후 그는 정력을 다 소모하고 죽게 될 거라는 사실을.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장도령은 자신의 체면을 위해, 장 씨 집안의 명망을 위해 생명을 불태우는 것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한편 도청 전인은 고개를 들어 붉은 해가 하늘에 뜬 것을 바라보고는, 저도 모르게 연이어 고개를 저었다. 오늘 한지훈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비명으로 죽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수십 년 전 당시 그 일전에서도, 부상군 무리는 일찍이 천산에 진입했었다. 당일 정오에도 하늘에는 핏빛이 물들었었다. 핏빛의 땡
다시 말해 인체에 있는 자기장이 폭발하게 된다면, 이런 외력은 더 이상 작용하지 않게 된다. 바로 이때, 한지훈은 다시 깊은 공명 속으로 들어갔다. 전과 달리, 한지훈은 이 와중에 하나의 도리를 깨닫게 되었다. 대체 왜 공명 상태에 들어가야만 완벽한 진법을 펼쳐낼 수 있는 건지. 그 이유는 그 순간이 돼야만 자신의 마음이 우주와 통하고, 몸의 자기장이 우주와 동기화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념원에 따라온 하늘의 별들을 동원할 수 있고 구름을 움직일 수도 있으며 땡볕을 좌우지할 수도 있다. 드넓은 우주에 비해 장도령이 동원한 이런 자연의 힘은 그야말로 보잘것없었다. 이내 광풍이 크게 일면서 무수한 검 그림자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우르릉거리는 천둥소리가 뭇사람들의 귓가에 울림과 동시에 주위에는 울부짖는 소리만 들려왔다. 도청 전인과 진우 두 사람은 한지훈 뒤에 담담하게 선 채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렇게 강력한 수법에 의해 죽게 된다면, 그들 두 사람은 마냥 허무하게 죽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지훈과 함께 황천길을 갈 수 있다는 것도 그들 두 사람은 영광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들의 마음속에는 조금의 두려움이나 아쉬움도 없었고, 다만 조용히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하늘의 별들이여!”이때 한지훈이 갑자기 고함을 지르자, 적색 장총이 다시 나타났다. 이내 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갑자기 빛을 발하며 사람들의 머리 위에 몰려있던 먹구름을 흩뜨렸다. 뿐만 아니라 천둥 번개도 따라서 사라졌다. 지상도 다시 평화를 되찾게 되었다. 심지어 수많은 바람의 칼날들 또한 서서히 미풍으로 변하여 사람들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어? 나... 나 죽지 않았어!”“하느님이 날 살렸어!”“정말 감사합니다!”수많은 사람들은 잇달아 무릎 꿇고 하늘을 향해 절을 하였다. 마찬가지로 진우와 도청 전인도 참지 못하고 천천히 두 눈을 뜨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마치 아무 일도 발생한 적 없는 것처럼 고요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장도령의 분노는 이미 극에 달했다. 그는 데뷔한 이래로 단 한 번도 피를 흘린 적이 없었다. 그동안 수많은 험악한 대전을 치르면서도 장도령은 한 번도 물러선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년 만에 천산에서 내려오자마자 한지훈의 공격을 받고 피를 토해내다니. 비록 그는 자신이 던진 공격이 도리여 반사되어 해를 입게 된 것에 납득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만약 이대로 오늘 한지훈을 놓치게 된다면, 앞으로 장도령의 위신은 추락하게 될 것이다. 유럽의 강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용국에서도 그는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한지훈! 얼른 무기를 내려놓지 못해? 너 설마 너로 인해 이 주위 반경 몇 리 안에 있는 백성들이 모두 죽어도 상관없다는 거야!”노 씨 어르신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는 한지훈의 모습에 잔뜩 화가 났다. 사실 그는 백성들의 안위보다도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 게다가 그뿐만이 이 검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그는 전에 이미 직접 그 위력을 목격했었다. 당시 주변에 있던 몇 명 천왕계 고수들, 그리고 수만 명의 군인들은 거의 동시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하늘에서는 천둥이, 땅에서는 가시가 돋쳤고, 게다가 수도 없이 날려오는 검들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만약 눈에 보이는 도검이라면 피하기 쉽지만, 문제는 무형의 존재였기에 피할 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노 씨 어르신은 조급한 나머지 바지에 실수를 할 뻔했다.“무기를 내려놓으라고?”그 말에 한지훈은 차갑게 노 씨 어르신을 힐끗 쳐다보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한지훈! 너 설마 아직도 지금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 거야? 이제 곧 이곳은 천둥에 의해 초토화되고, 모든 사람들은 가시에 찔려 처참한 시체가 될 거라고. 너는 모든 사람들이 너와 함께 죽기를 바라는 거야?”“네 마누라와 아이는 살리고 싶지 않아? 진우와 도청 전인도 살리고 싶지 않냐고!”“네가 이렇게 고집부리면 뭐
특히나 장도령으로부터 검경을 전수받은 도청 전인은 더욱 놀랐다. 앞서 본 장도령의 두 검은, 자신의 수법과 매우 비슷했다. 그러나 이 세 번째 검은, 도청 전인이 아직까지도 전혀 깨닫지 못한 것이었다. “쓱!”장도령의 거검이 다시 내리 꽂히기도 전에, 한지훈이 먼저 일격을 가했다. 순간 적색 장총의 창끝에서는 눈부신 흰빛이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장도령은 전혀 신경 쓰지도 않았고, 자신이 손을 드는 사이에 한지훈의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달리, 적색 장총은 뜻밖에도 어마무시한 위세와 함께 직접 장도령의 방어막을 깨뜨렸고 그의 손에 들린 장검의 검 끝을 부딪혔다. “땡!”다시 한번 금속이 충돌하는 굉음이 울렸고, 하늘을 가득 채운 천둥 번개의 빛은 갑자기 사라지고 거대한 검 그림자도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푸!”이내 장도령의 팔이 갑자기 저려나기 시작하더니, 형용할 수 없는 통증이 오장육부 전해지기 시작하면서 입가에는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검을 펼치던 도중 한지훈의 총에 맞았기에, 장도령은 그 기운에 눌리게 되어 피까지 토해내게 된 것이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 장도령은 크게 놀랐다. 한지훈이 나의 수법을 아예 차단할 수 있다니? 말도 안 돼! 사실 천둥 번개가 그의 손에 있는 검 그림자 속에 모이게 되는 순간 주위에는 매우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되기에, 장총은 말할 것도 없고 대포 하나도 뚫을 수 없었다. 충격적인 장면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멍하니 있었다. 한지훈이 무려 장도령의 묘기를 차단했다고? “한지훈! 너... 빌어먹을!”장도령의 두 눈에는 분노가 뿜어져 나왔고, 이내 동공은 순식간에 핏빛으로 변했다. 장도령은 그제야 치욕과 모욕을 느끼게 됐다. 그는 과거 15개국의 고수를 상대하면서도 조금의 상처도 입지 않았었다. 그런데 자신보다 한참 어린 20대 후배를 상대로, 뜻밖에 상처를 입게 되다니? “천산칠검! 파룡식!”바로 이때, 장도령이 노호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손에 든 장검은
단 네 개의 검으로 8명의 용급 천왕계 강자들을 죽였다고?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이 사실만으로도 장도령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이때, 장도령이 손목을 뒤집자 무수한 검화가 펼쳐졌고 그 모습은 매우 웅장했다. 곧이어 하늘에는 수많은 거검이 나타났다. 이 장면은 당시 도청 전인이 처음 검경을 펼쳤을 때의 장면과 매우 비슷했다. 그러나 장월동이 펼친 이 위세는 도청 전인의 검경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수많은 거검의 검 그림자는 겹겹이 쌓여 공중에서 합쳐지게 됐다. 수십 미터 높이의 거대한 검은 점점 더 단단해지는 동시에, 검봉 위에는 마치 천둥빛이 반짝이는 것처럼 한 줄기의 전류가 왔다 갔다 하며 노닐고 있었다. 이내 한지훈이 손을 들려하자, 장도령의 검은 바로 한지훈의 정수리를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검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바람 소리도 없이 내리 꽂히고 있었다.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도 그 맹렬한 검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검이 떨어지는 위세는, 마치 수백 개의 검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떨어지는 듯했다. 어떤 각도, 어떤 방식으로 받든 지 결국 참담한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곧이어 검이 한지훈의 몸에 닿으려는 순간, 한지훈의 가슴에서 갑자기 금빛 한 줄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적색의 장총 한 대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땡!”곧이어 적색 장총은 장도령의 손에 들린 칠성 상문검과 제대로 부딪혔다. “우르릉!” 큰 굉음과 함께 하늘에서는 무수한 불꽃이 튀어 육안으로도 보아낼 수 있는 속도로 사방으로 퍼지게 됐다. “뭐야?”장도령은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의 이 검은 누구든지 절대 쉽게 당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검의 오묘한 점은 바로 검에 이미 진법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설사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라 하더라도 이 검은 전혀 당해낼 수 없다. 그 말은 즉, 한지훈의 손에 있는 이 장총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이 장총에도 진법의 위력이
심지어 그의 손을 거쳐 멀쩡히 살아남는 적수도 거의 없었다. 그나저나 한지훈은 이제 몇 살인데? 고작 20대의 나이에도 이렇게나 강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으니, 장도령 또한 절대 무시할 수가 없었다. “너도 만만치 않은 놈이네. 동방 오우였으면 진작에 죽었을 텐데!”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태연하게 웃었다. 그러나 진우는, 한지훈이 뒤로 감춘 팔이 약간 떨리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게 됐다. 게다가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진우는 점점 한지훈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방금 있었던 일전에서, 한지훈은 분명 손실을 입긴 했다. 그러나 장도령을 상대로 무너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매우 큰 기적이었다. “하하하!”이내 장도령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자식, 매우 예리하네! 사실 난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 정말 만만치는 않아. 만약 앞으로 무사히 실력을 닦게 된다면, 정확히 10년 후 넌 반드시 뛰어난 용봉이 될 거야. 하지만 아쉽게도 하늘은 너를 도와주지 않을 거야!”“아무리 네가 강하다 하더라도 우리 장 씨 집안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지!”“지금 국운이 시작된 이상 다들 알고 시피 국운이 한창 높아지고 있을 무렵, 모든 용인들은 모두 적지 않은 이익을 보게 될 거야. 아마도 2년 후가 되면, 그때는 내가 너를 죽이고 싶어도 적지 않은 기력을 쏟아야 되겠지!”“그렇기에 난 결코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거야. 과거 너 같은 인재들 수십 명이 이미 내 손에서 죽게 됐어. 게다가 네가 나더러 직접 손을 써라고 권한 이상 너한테 펼쳐질 엔딩은 단 하나뿐이야!”이 말을 들은 도청 전인과 진우 두 사람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방금 일전은 그저 맛보기 었단 말인가? 장도령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건가? 주위에서 지켜보던 사람들 또한 아연실색하였다. 이 지경까지 되었는데 그저 몸풀기 일뿐이었다니? “진짜 그냥 몸풀기였다고? 하지만...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신선 같은 수법이야!”“아니야. 장 선배가 일단 최선을 다해서 싸
“한지훈, 네가 감히 날 상대로 반격해? 네가 이 검을 쉽게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이건 단지 너한테 보여준 맛보기일 뿐이야!”화가 난 장도령은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곧이어 검 자루는 현장을 휩쓸어버렸다. 순식간에 풍운은 변색되었고, 하늘의 구름 덩어리조차도 모양이 휘어버린 채 나뒹굴기 시작했다. 천지를 뒤흔들 정도로 압도적인 이 기세는, 확실히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20여 년 동안 은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장도령의 위세는 여전히 용국을 압도할 정도였다. 어쩐지 그가 막 산을 내려왔을 무렵, 무종의 많은 문주와 일부 최정상 상업계 거물들은 뭇별같이 달려와 그를 맞이하였다. “어쩐지 장 씨 집안이 그동안 줄곧 이렇게 무종을 업신여겼더라니, 장도령은 세상을 아주 쉽게 보고 있었어!”도청 전인은 눈앞에 펼쳐진 놀라운 장면에 저도 모르게 감탄하였다. 그는 이 검의 위엄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지훈뿐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저 가능성만 있을 뿐이었다. 도청 전인은 한지훈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장도령의 실력에 두려움을 가진 것이다. 확실히 너무나도 강한 실력이니까. 심지어 천신 경지에서는, 아무도 도달할 수 없을 경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유럽의 대부분 강자들도 장도령의 이름을 듣기만 하면 모두 간담이 서늘하다고들 한다. 많은 무종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진법과 검법을 이렇게나 정묘하게 결합할 수 있다니, 이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장도령 한 사람밖에 없을 거야!”적지 않은 종문 종주들도 모두 감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어느새 한지훈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동정심으로 가득했다. 반면 한지훈은 이내 손을 살짝 들고는 흔들었다. 이내 오릉군 가시는 마치 생명체처럼 순식간에 완벽한 호를 그어 장도령의 칠성상문검을 향해 다시 날아갔다. “우르릉!” 곧이어 오릉군 가시와 칠성 상문검이 다시 충돌하였고, 허공에서는 갑자기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법과 진법이 동시에 펼쳐진 것이다. 놀라운 광경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동방 오우 또한 화산의 제자라고 하긴 하지만 장도령과는 전혀 비교할 차원이 안 됐다. 수법이든 진법이든 장도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매우 자연스러웠고, 마치 물 흐르듯이 모든 행동이 이어져 갔다. 지금 이 순간, 강중의 모든 사람들은 하늘 위 구름을 뚫은 흰빛을 보고는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대체 어떤 신위인 거지? 대체 어떤 수법을 쓴 거야! 구세대 사람들은 여태 장도령의 이야기를 마치 호랑이 이야기처럼 받아들였다. 많은 무종 사람들도 장도령의 이야기를 전설처럼만 듣고 자랐지만, 오늘 직접 마주해 보니 전설 속 장도령은 현실에 비해 매우 약해 보였다. “대단하네!” 한지훈은 거듭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장도령은 이미 진법을 능통하게 운용하였지만, 유독 하나 부족한 건 바로 진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였다. 다르게 말해서, 틀린 방법은 백 번 더 써도 결국 틀린 것이 된다. 그렇게 정확한 길을 가기까지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역시나 용국 백여 년 역사의 최고 강자답습니다! 어쩐지 장 씨 집안의 지위가 줄곧 높더라니, 형님과 같은 엄청난 강자와 비교했을 때 전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네요!”노 씨 어르신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아부하였다. “어쩐지 당시 한 사람의 힘만으로 8명의 최고 천왕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더라니, 그것만으로도 세상 사람들은 충분히 놀랄 만해!”잇달아 적지 않은 무종 사람들도 분분히 의논했다. “한지훈, 이제 알겠지? 난 단지 더 이상 살인을 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내가 너보다 실력이 못한 게 아니라!”장도령은 차갑게 웃더니 이내 뛰어올라 한지훈에게로 달려들었다. 그가 몸을 훌쩍 날리며 일어서자, 그의 주변은 온통 은백색의 빛으로 덮이게 됐다. 순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필적할 수 없는 천위를 느끼게 됐다. 눈부신 은빛뿐만 아니라, 구름 속에서 교차하는 천둥과 번개는 더욱 사람들을 놀라게 했
뭐라고? 자결하는 것도 모자라 한지훈의 모든 재산을 장 씨 집안에 넘기라니? 장도령의 뒤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거물들은, 순간 안색이 변했다. 상대는 무려 북양 왕 한지훈이다. 무종 강자는커녕 국왕도 감히 그 앞에서 막말을 할 수가 없다. 순간 장내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고, 도청전인과 진우는 잇달아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장도령이 있는 한 그들에게는 전혀 발언권이 없었고, 그 누구도 감히 한 글자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뭐라고? 자결하고 내 모든 재산을 너희 장 씨 집안에 넘겨야 한다고? 대체 뭘 믿고 이렇게 큰소리치는 거야?”한지훈은 장도령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왜? 설마 너 아직도 고집부리려는 거야? 용국 수천 년 역사 이래 우리 장 씨 집안이 왜 만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는지, 왜 역대 통치자들이 모두 우리 장 씨 집안을 특별히 대우했는지 그 이유를 몰라?”“오늘날의 국왕도 우리 장 씨 집안에 예우를 하고 있어. 게다가, 너도 봤지? 내가 하산하고 나서는 무종뿐만 아니라 무맹 또한 사람들을 보내 직접 날 맞이했지. 넌 설마 그 이유가 뭔지 모르는 거야?”“그건 바로 우리 장 씨 집안이 곧 용국의 하늘이기 때문이야! 우리 장 씨 집안은 조룡을 지키는 공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필적할 수도 없는 실력도 갖고 있어!”“너의 그 보잘것없는 기량은, 내 눈에는 전혀 여겨볼 가치도 없어! 하지만 너더러 자결하라는 것은 곧 너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고, 네 주변 사람들에게도 한 번쯤은 살 기회를 주는 거야!”장도령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너의 마지막 기회가 될 거야. 만약 굳이 내가 손을 쓰게 만든다면, 너뿐만 아니라 저 놈도 죽을 거야! 그리고 네 곁의 모든 가족들을 죽일 거야!”장도령의 말에 진우는 반박하지도 못했다. 도청 전인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장도령은 그동안 두 손에 수많은 피를 가득 묻혔었고, 심지어 사람을 죽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잔인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