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 딱히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의 이어폰에 귀를 기울였다."여보세요? 여보세요? 내 말 들려?"그런데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건 뜻밖에도 한지훈의 목소리였고, 그 소리에 사람들은 저절로 멍해졌다."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날 찾아온 이 놈들, 삼사자 제국의 놈들 맞지? 바로 그 은사 소대말이야. 상대하기 꽤나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난 또 무사히 살아남았네?"한지훈의 경멸적이고 무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삼사자 장군의 얼굴은 먹구름이 낀 것처럼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공적을 과시하려 했는데, 오히려 부하들이 한지훈에 의해 전부 사살될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공적 과시가 아니라 그야말로 창피하게 된 상황이었다. 그로 인해 자신의 체면을 구겼을 뿐만 아니라 나라의 체면까지 구겨버렸다.한지훈은 통화를 끊자마자 손에 든 통신 이어폰을 들고양이의 몸에 묶어 들고양이를 밖으로 내보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현혹시키려 했다.삼사자 제국 장군이 이어폰을 회수하려는 순간, 이어폰 너머로 또 누군가의 메시지가 들려왔다.바로 삼사자 제국 대황제의 목소리였다."이번 계획 한 치의 실수도 없을거라고 했잖아. 대체 은사 소대가 어떻게 전부 몰살당한거야?""아... 대황제 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북양 왕의 실력을 과소평가했습니다."삼사자 제국 장군은 끊임없이 사과했다."나한테 사과해서 무슨 소용이 있어? 나 말고 희생된 정예 군인들한테 사과해!""네 계획이 실패하게 되면서 우리 나라가 이렇게 허무하게 5명의 정예 군인을 잃게 됐잖아. 너, 반드시 이번 일에 대해서 책임 져야 돼.""상대는 무려 용국 북양 왕이잖아. 그런데 네가 감히 그의 실력을 과소평가해? 대체 뭘 믿고 그렇게 나댄거야?""너 명심해. 북양 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다시 귀국할 생각 하지도 마." 삼사자 제국 대황제는 그야말로 잔뜩 화가 나있었고 이를 듣고 있던 회의실의 다른 장군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삼사
곧이어 그들은 포위 노선을 계획하기 시작했고, 또한 병력을 재배치하여 한지훈의 노선을 어떻게든 가로막기로 했다. "이젠 완전히 타깃을 포위했습니다. 더이상 도망갈 수 없을겁니다."이미 거리 옆에서 매복하고 있던 한 팀은 무전기를 들고는 거리 끝에서 한지훈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끊임없이 천천히 앞으로 접근하여 한지훈의 위치를 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골목 입구를 지날 시점, 그들은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총기 소리를 듣고는 바로 경계하며 정신을 가다듬었다."GPS에 뜨는대로 타깃이 위치한 곳에 도착하긴 했는데, 아직 타깃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다른 팀 군인들도 곧바로 무전기를 통해 보고했다."저희도 이 곳에 도착하긴 했는데 아직까지는 의심스러운 사람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총 사령관인 헨리 로버트는 일단 지체하지 않고 바로 명령했다."카운트 다운 3초 후 바로 돌격헤.""셋, 둘, 하나!"카운트 다운이 끝나자마자 대기 중이던 두 팀이 동시에 총을 들고 골목 양쪽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보이는 거라곤 들고양이 한 마리가 골목을 뛰어가는 모습이었다."아무도 없는건가?"그들 모두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 곧이어 심상치 않은 낌새를 알아챈 누군가가 들고양이를 붙잡아 들고양이의 몸에 붙은 위치 추적기를 발견하였다."역시 한지훈은 이곳에 없었어요. 어쩐지 사방으로 포위했는데도 그림자 하나 안 보이나 했네요."소식을 접한 헨리 로버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사실 그 또한 한지훈을 잡는게 그렇게 쉽지는 않을거라 짐작했었다.하지만 한지훈이 이국에 남아있는 한 그에게는 아직도 기회가 있었다.그리하여 헨리 로버트는 그리 조급해 하지는 않았다."한지훈의 동선을 신속히 분석하고 난 뒤, 주변 전체 지역을 분리하여서 일일이 감시하도록 해.""다들 두 눈 똑바로 뜨고 찾아내. 절대로 그 누구든지 봉쇄 지역을 마음대로 통과할수는 없어. 파리 한 마리도 빠뜨려서는 안돼. 만약 방심하고 타깃을 놓치게 되면 너희들이 전부 알아서 책임져
그러나 뜻밖에도 다른 나라의 병력까지 이번 작전에 참여했을거라고 한지훈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사실 자신이 살해한 다섯 명의 군인이 모두 삼사자 제국에서 온 병사라는걸 알았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이때, 한지훈의 눈빛이 어딘가로 쏠렸다. 바로 이국 도시와도 가장 가까운 곳이었다.또한 이곳은 수비가 가장 엄격한 전선이기도 하다. 주위에는 이미 울타리가 쳐져 있었고, 심지어 거대한 골짜기까지 파인 채 전반 지역을 에워싸고 있었다.그러나 교외에 위치한 곳이라 이 지역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모두 빈민들이었다.그리하여 토벌 작전을 펼치는 사령관들의 눈에는 이들의 목숨이 북양 왕에 비해 전혀 값어치가 없어보였다.그 중에서도 한지훈이 가장 가까이 위치한 곳은 서남 방어선이라고 불리우는 구역이었다.이 곳은 플랜지 제국 7사단이 점령한 전선으로서, 누구든지 전선으로 가까이 다가오게 되면 병사들은 길을 막고 있었다. 그리고 이 군단을 지휘하는 군단장 마스터는 한창 회의실에 앉아 다른 나라의 장군들과 함께 앉아 작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사실 각 나라의 장군들이 함께 오래 앉아 있을수록 헨리 로버트에게만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 장군들은 자신에겐 아군일 뿐만 아니라 이 틈을 타 그들의 군대까지 통제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결국 이번 토벌 작전은 총 8개 나라와 8개 군대가 함께 하게 된 셈이다.그들은 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끝까지 8개 나라가 함께 힘을 모은다는 보장은 없었다.엄연히 이곳은 이국의 땅이기에, 만약 상대 부대가 갑자기 민간인을 습격하거나 그들의 지역에서 악행을 저지른다면 매우 골치 아픈 상황이 될게 뻔했다.그리하여 헨리 로버트는 각 나라 군부대의 최고 지도자, 즉 군단장들을 모두 회의실로 집합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이렇게 해야만 헨리 로버트가 그들 군단장들의 목숨을 자신의 손에 쥐고 좌지우지할 수도 있고, 혹여나 누군가 배반을 하게 되면 언제든지 협박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그너는 사실 이번 임무의 성공 여부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설령 이번 임무가 실패하더라도 그들에게 어느 정도 좋은 점이 생기긴 하니까.한편.지금 시간은 티타임이었다. 티타임을 꽤나 중요시 여기는 플랜지 제국 사람들은 이 시간만 되면 커피나 차를 마시곤 한다.그렇게 다들 방심하고 있을 무렵, 한지훈과 부하들은 조용히 그들의 방어선 앞에 다가와 몰래 그들의 방어선을 관찰하고 있었다."이렇게나 사람이 많이 있을 줄은 몰랐네."한지훈은 먼 곳에서 숨어 눈을 반쯤 감고는 저격총의 조준경으로 관찰하고 있었다.만약 머리를 내밀거나 방어선 주위에 접근하기만 하면 바로 발각될 위험이 있으니까.심지어 병사들은 모두들 총을 들고 수시로 사격 대기 상태에 있었다.사람들은 흔히들 자고로 공격이 수비보다 훨씬 어렵다고 말한다. 공격 측은 항상 몇 배의 병력을 들여야만 수비 측을 물리칠 수가 있으니까.그러나 지금 한지훈과 부하들, 단 세 사람만으로는 상대의 방어선을 뚫기가 거의 불가능했다.일단 방어선에 접근하게 되면 상대에게 발각되여 뒤이어 수많은 병사들로부터 포위되어 공격을 당하게 될게 뻔했다.심지어 한지훈은 방금 몇 대의 장갑차도 발견하였다. 아마도 상대 방어선 뒤에 대량의 강력 무기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용왕님, 병력이 좀 많은 것 같은데요. 이국이 이번에 단단히 벼르고 협력해서 저희를 상대하려는 것 같아요. 그런데 회의 참석까지 아직 하루나 남았는데 어떡하죠?"한쪽 켠에 있던 용운은 수시로 사방의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다."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재미있는 거지. 어라? 플랜지 제국 사람들이잖아?"곧이어 한지훈은 반대편에 있는 병사들이 모두 플랜지 제국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이국이 플랜지 제국 병사들을 자신의 영지에 들어오게 허락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분명히 두 나라는 원수 사이인데. 정말 나 하나 잡기 위해서 평화롭게 지내기로 한거야?"한참 생각에 잠긴 한지훈은 뭔가 계략이 떠올랐다. 얼마 뒤, 세 사람은 다시 마을
"습격 당했습니다!"곧이어 다른 초병의 머리도 총알에 의해 관통되었고, 신음소리와 함께 쓰러졌다.대체 총알이 어디에서 날아오는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명중율이 대단한 저격수라는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상대가 정확히 몇 명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일반적으로 한 명뿐이라면 총알한 발을 쏜 뒤 두 번째 총을 발사하기까지 일정한 시간차가 존재하곤 한다. 그런데 방금 전 그 상황은, 전혀 반응할 새도 없이 총알이 연달아 날아왔다. 그만큼 상대의 사격술은 놀라울 정도로 매우 빠르고 정확했으며, 웬만한 사람들은 피할 수가 없었다.재빨리 자리를 피한 일부 병사들은 이미 벙커를 찾아 큰 나무 뒤에 숨긴 했지만, 그마저도 쉽게 들켜 바로 총살을 당하게 됐다.곧이어 누군가가 그너의 앞에 다가와 적의 습격을 보고했다."뭐? 감히 내 사람들을 죽이다니... 지금 당장 모든 병사들을 동원시키고 방폭 방패까지 챙겨서 어떻게든 무조건 상대를 제압시켜. 절대 이렇게 쉽게 물러설 수는 없지."그렇게 그너는 모든 병사들에게 전방으로 돌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곧바로 그너도 자신의 군단장인 마스터에게 연락하여 현재의 상황을 보고했다.소식을 접한 마스터도 크게 놀라 벌떡 일어섰다.영문 모를 상황에 다른 사령관들은 잇달아 그를 쳐다보았다."화장실 갔다올게요."마스터는 화장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회의실을 나온 그는, 조용히 이어폰을 향해 말했다."감히 우리를 향해 총을 쐈다는거야?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어떻게든 전력을 다해서 놈을 죽여버려!"마스터는 이 말을 남기고는 조용히 화장실에 앉아 그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한편 그 시각, 서북 방어선을 지키고 있던 플랜지 제국 수비군은 방폭 방패와 무기를 들고는 한지훈이 있는 방향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한지훈, 용일과 용운은 각자 총을 들고는 나무 뒤에 얌전히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그들은 자신들을 향해 몰려오는 수많은 병사들을 발견하였다. 한지훈은 재빨리 총을 챙기고는 용일과 용운에게 조용히 손짓을
하지만 다행히도 플랜지 제국 대장과 이국의 순찰 대장은 이 상황에 일단 이성을 차리고는 더이상 말다툼을 이어가지 않았다."한 번 크게 싸울 줄 알았는데 꽤나 이성적이네... 그럼 이왕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조금 더 이간질을 해줘야겠네.모든 상황을 멀리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한지훈은 곧바로 손에 총을 들고는 플랜지제국 대장을 향해 겨누었다.쾅!곧이어 큰 굉음과 함께 대장이 쓰러져버렸고, 그 순간 모두가 경계 태세에 들어서게 되면서 얼굴은 공포로 가득했다."적이 또 습격했어. 이번엔 우리 대장을 죽여버렸다고! 이 놈, 절대 가만 두지 않을거야!"그렇게 플랜지 제국 대장은 초점없는 눈빛으로 땅에 쓰러졌다.이를 지켜보던 이국 순찰병 대장은 순간 멍해졌다.곧이어 플랜지 제국 대장은 철철 흘러넘치는 피와 함께 숨을 거두었다. 놀랍게도 양측 대장을 모두 잃게 된 두 부대는 결국 다시 갈등이 깊어지기 시작했다.지금 이 순간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이었고, 방폭 방패를 든 플랜지 제국 병사들은 손에 든 총기로 거침없이 이국 군을 공격했다.방폭 방패가 없던 이국 순찰군은 어떠한 방어도 하지 못한 채 순식간에 연달아 쓰러졌다."사령관님께 보고 올립니다. 방금 이곳에서 플랜지 제국 부대의 공격을 받았습니다!""화력이 너무나도 강해서 저희가 끝까지 버텨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플랜지 제국 놈들, 정말 믿을 놈이 하나도 없으니 조심하세요."으윽... 로버트 사령관님, 제발 저희를 대신해서 복수해 주세요!"소식을 접한 헨리 로버트는 크게 놀라 어안이 벙벙해졌다.‘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어떻게 플랜지 제국 군인들을 만나게 된거지? 그리고 플랜지 제국 군인들은, 왜 우리 군인들을 암살하려고 한 거지?’안 그래도 플랜지 제국에 대해 어느 정도 불평을 갖고 있던 이국인들은 더더욱 불만이 커져갔다. "이런 배은망덕한 놈들... 감히 내 뒤통수를 쳐?잔뜩 화가 난 헨리 로버트는 주먹을 꽉 쥐었다."서북 방어선에 있는 모든 군인들,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싸움을 말리고 싶었던 상관호는 크게 소리 쳤다.하지만 마스터는 여전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는 헨리 로버트를 가리키며 막말했다."틀림없이 네가 용국 부대랑 연합해서 우리들을 이곳으로 유인해 일부러 우리를 몰살하려고 한 거야. 이런 비열한 놈!"그제서야 삼사자 제국 장군도 뭔가 문득 깨달은 기색을 드러냈다."어쩐지 우리 은사 소대가 쉽게 당했다 했어... 바로 네가 사전에 설계한 이 함정때문이었어!""헨리, 이제서야 네 꿍꿍이를 알겠어. 우리 군사력을 전부 소모하게 만든 뒤, 그 후에우리를 제압하려고 하는 거잖아."삼사자 제국 장군의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 안 그래도 서로에 대한 믿음이 별로 없었던 그들은 더더욱 경계심을 키웠다. "우린 너희 이국이랑 전쟁을 선포할거야.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너한테 당할게 뻔하니까." 마스터의 선전포고와 동시에 8개국 연맹은 와해되었다.그렇게 30분이 흐른 후, 회의실에서는 갑자기 총소리가 한바탕 들렸다.한바탕 아수라장이 된 회의실에는 헨리와 상관호 두 사람만 남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있었다.한편 그 시각, 이국 변경 지역에서도 8개국 부대의 다툼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나라의 군대가 이곳에 온 원인은 단지 한지훈을 처리하기 위해서였기에 그들이 챙겨온 무기와 장비는 별로 많지 않았다. 그렇게 이국 군대는 손쉽게 그들을 전부 처리해버렸다.회의실에 남은 헨리의 얼굴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그러더니 그는 갑자기 일어나 잔뜩 흥분한 말투로 상관호를 향해 화를 냈다."이 모든게 당신 때문이잖아요!"잔뜩 어두워진 안색의 상관호는 손에 든 권총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차가운 눈빛으로헨리 로버트를 쳐다보았다."이건 장군님께서 직접 선택한 길이잖아요. 8개국 연합도 장군님이 결정하신 거고요. 그게 저랑 뭔 상관이죠?" 헨리는 크게 화가 났지만 뭐라 반박할 것도 없었다.상관호가 한 말이 틀린게 하나도 없었으니까. 심지어 방금 혼자서 회의실 안의 모든 사람을 죽여버리
여섯 국로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자세는 달랐지만 표정은 엄숙하고 위엄이 있었으며 눈빛은 매우 날카로웠다. 그중 몸집이 좀 큰 노인 한 명이 긴 얼굴에 올라간 눈썹과 풍성한 수염을 갖고 있었고, 눈을 번뜩이며 국왕에게 물었다. "용국은 현재 가장 위급한 순간이 이르렀는데, 제가 나서야 할 때가 된 겁니까?"그러자 국왕이 대답했다."국로, 한왕이 돌아왔네.""한왕이라니요?!"이 말을 들은 여섯 국로는 얼굴을 찌푸렸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첫째 국로는 유난히 험악해진 얼굴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했다."한왕 그 녀석은 훌륭한 인재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야망이 너무 크고, 용국의 의지와 어긋났죠.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그가 다음 국왕이 될 수 있도록 도왔을 겁니다."이 말에 나머지 5명의 국로들도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첫째 국로의 뜻에 동조하는 듯했다. 하지만, 현실은 한왕이 자신의 야망에 눈이 멀어 용국의 의지와 다른 길을 걸었고, 용국을 배반하고 용국의 수억 명의 서민들을 배반한 것이다. 곧이어 첫째 국로가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한왕 한 명을 국왕께서 상대하실 수 없는 겁니까? 당시 그놈은 국왕 폐화와 한용에 의해 용국을 빼앗기지 않습니까? 그리고 지금 그가 다시 세력을 회복하고 돌아왔지만, 국왕 폐하의 상대가 될 수는 없는 법입니다."그러자 국왕이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말했다." 한왕의 배후에는 그의 세력만이 있는 것이 아닐세.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해외에서 칩거하며 이미 20만 명의 사사 부대를 거느리고 있고, 여러 국가의 고위 지도자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이번에 그가 돌아온 것이 용국에 불리하게 작용할까 걱정되고, 그가 용국의 판도를 뒤집으려 하는 것 같네."이 말을 들은 여섯 국로는 한동안 침묵했다. 그러자 키가 크고 마르며, 검은 눈동자를 한 둘째 국로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한낮 한왕 따위가 용국이 백 년 동안 어렵게 발전시킨 안정된 판도를 뒤엎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