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왕은 순식간에 화를 내며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깨트리고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고, 한지훈을 등지며 차갑게 말했다."난 오늘 자네와 이런 일에 대해 논하지 않겠다! 한지훈 사령관, 모든 이룡 산장에는 이미 오천 도룡 군단의 사사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자네 생각에 오늘 밤 이곳을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느긋하게 일어나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한왕님께서는 저와 끝장을 낼 생각인 겁니까?"한왕은 몸을 돌려 입가에 냉소를 띠며 말했다."결국 내가 용국으로 복귀하고 싶다면 한지훈 사령관과 북양 30만 파용군은 내 첫 번째 장애물이 될 테지! 그러니 이곳에서 자네를 죽이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야!"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뒷짐을 진 채 담담하게 웃었다. "한왕의 말씀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오기 전 저도 준비를 했죠. 이룡 산장 밖에는 완전 무장한 일만 명의 남영 흑용군이 서 있습니다. 만약 산장 안에서 특수한 상황이 생긴다면 이 일만 흑용군이 산장을 완전히 불태워버릴 겁니다. 그때가 되면 한왕과 저 한지훈의 결말은 같아지겠죠.""일만 흑용군의 화력 아래에서는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겁니다!""한왕이 천왕 강자라고 해도, 불가능한 일입니다."한지훈은 눈을 번뜩이며 말했고, 그의 몸에서 기세가 폭발하고 있었다! 한왕의 눈썹이 일그러졌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잠시 후, 한왕이 말을 꺼냈다."역시 한지훈 사령관은 보통내기가 아니군. 오늘은 이만하지, 손님을 모셔라!"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대문이 열렸고, 한지훈도 지체 없이 돌아섰다. 이룡 산장을 빠져나온 한지훈은 어둠 속을 거닐며 곧장 차를 타고 떠났다. 이때, 이룡 산장 위층에서 한왕은 창문을 통해 차를 타고 떠나는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의 뒤에 있던 검은 재킷을 입은 중년 남성에게 말했다. "네 생각에는 이 자가 변수일 것 같나?"검은 재킷을 입은 중년 남자는 마른 체형에 긴 얼굴, 치켜
"아니, 그럴 필요 없다. 광명파는 우리가 그렇게 쉽게 손댈 수 있는 조직이 아니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악한 존재들이야! 나조차도 광명파에 들어가려면 매우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해."한왕은 그윽한 눈으로 말했다. 광명파는 글로벌 조직이며, 사람 수가 많지 않고 듣기로는 10명뿐이라고 한다. 이 열 사람은 광명십존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모두 천왕계 강자이다!게다가 이 십존은 모두 고유한 칭호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한 명이 죽더라도 그를 대신할 새로운 사람이 있을 것이다. 광명파의 선서에 따르면, 광명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만 봐도 모두가 광명파는 정파의 대표라고 생각할 테지만, 광명파가 실제로 어떤 존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 이렇게 포기하는 겁니까?"검은 재킷의 중년 남성이 약간 망설이며 묻자, 한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포기한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잘하도록 해. 광명파와 같은 세계 이면에 숨어 있는 조직은 관여하지 않는다. 한용이 광명파에 들어가는 목적이 무엇이든, 우리의 다음 행동과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야.""예, 알겠습니다!"검은 재킷의 중년 남성은 정중하게 대답한 뒤 회의실을 떠났다.한편, 한지훈은 이룡 산장을 떠난 후 한 별장에서 흑용을 만났다. 별장 주변은 이미 흑용군에 의해 계엄령이 내려졌다. "한왕을 만났어? 그자가 뭐라고 하던가?"흑용이 다급하게 묻자, 한지훈은 태연하게 대답했다."별 말 안 했어, 그냥 개인적인 생각만 얘기했지.""개인적인 생각? 무슨 말이지?"흑용은 이해하지 못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말하자면 길어. 흑용, 한왕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야! 그자는 분명 뭔가 대단한 음모를 꾸미고 있어! 우린 반드시 미리 준비해야 한다! 오늘 한왕과 나눈 대화로 봐서 이 사람의 야망은 더욱 부풀려진 것 같아, 분명 용국에 나쁜 영향을 끼칠 거다!""나쁜 영향이라니?"흑용의 눈썹이 일그러졌고, 안색이 어두워지며 말했다."그 말은,
신한국은 현재 용각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고, 한지훈의 전화를 받자 놀라며 물었다."무슨 일이야?""방금 한왕을 만났습니다."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뭐라고?!"전화기 저편에서 신한국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충격받은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네 이놈아, 한왕을 만났다고? 그자가 너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은 거야?"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당분간은요. 하지만 원로님, 저는 한왕이 비밀리에 행동을 할 것 같습니다, 용각은 서둘러 경계 태세에 들어가야 합니다!"이 말을 들은 신한국은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한왕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게 확실한 건가?"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합니다!""좋다! 용각에게 바로 전달하고, 천자각에도 알리마!"신한국은 말을 한 뒤 지체하지 않고 즉시 전화를 끊으며 용각의 다른 세 장로에게 알렸다. 강만용은 이 소식을 듣고 눈썹을 찌푸리고는 뒷짐을 진 채 용각 대회의실을 서성거리더니,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화를 냈다. "한왕! 멸망을 자초하는구나! 즉시 각 전역구에 알려 경계를 강화하도록! 난 지금 바로 천자각에 가겠네!" 그 후 강만용은 하룻밤 사이에 천자각에 도착했다. 이때, 국왕은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었고, 강만용을 보자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강 원로, 이렇게 늦은 시각에 어인 일이오?"강만용은 몸을 약간 숙인 뒤 말했다."국왕 폐하,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지훈이 오늘 서사에서 한왕을 만났다고 합니다! 비록 한지훈은 안전하게 돌아왔지만, 그가 한왕이 행동을 취할 것 같다고 하니 저희는 서둘러 경계를 강화해야 합니다!"이 말을 들은 국왕은 미간을 찌푸렸고, 담황색 가운을 입고 대전을 서성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즉시 용경 전역구에 계엄령을 내린다! 그리고, 금위대에게 24시간 용경을 순찰하라고 명하도록!""예!"강만용은 대답하고 즉시 돌아서서 천자각을 나왔다. 대전 안, 국왕은 홀로 발코니에 서서 바깥의 옛 황성을 바라보며
국운의 세례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이는 한 나라의 기운을 받는 것이며 특별하게 결단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면 이를 감당해 낼 수 없었다! 게다가, 이 국운은 전역의 군대에 세례를 내림으로 병사들의 신체적 자질과 전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10만 명이 국운의 세례를 받고 5만 명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매운 좋은 결과에 해당한다. 국왕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일단 이렇게 배치를 하도록 하지, 각 전역구에게 경계를 강화하도록 하라. 장로 몇 명을 시켜 성문을 지키게 하고, 만약 국외자가 침범한다면 반드시 사살하도록!!! 또한, 영토 밖의 4대 전장의 상황을 주시하고, 강자가 침입해 올 경우 신속하게 나에게 알린다.""예, 국왕 폐하!"용 선생은 대답한 뒤 돌아서서 천자각을 떠났다. 그가 천자각에서 걸어 나오자, 어둠 속에서 한 형체가 나타나 용 선생의 뒤에서 정중하게 무릎을 꿇었다."너는 당장 무신종으로 돌아가 한왕이 돌아왔다는 사실과, 그가 20만 명의 사사를 거느리고 용국에 대항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라! 그리고, 국왕께서는 이미 종묘 장로들을 불러내어 성 안의 사문과 성 밖의 육문을 지키도록 명했다! 국왕께서 성 밖 전장의 강자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시니 종주님께 결단을 내리시라고 전하거라!"용 선생은 안색이 굳어진 채로 신속하게 말했다."예!"그 형체는 휙 소리와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용 선생은 고개를 들어 그윽한 눈으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았다.같은 시각. 한지훈은 흑용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한지훈, 나 대신 일 하나만 해줘."흑용은 미소를 지으며 눈썹을 찡그렸고, 한지훈을 형제로 삼았으니 최대한 그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너도 위풍당당한 흑용 사령관인데, 내가 도울 일이 뭐가 있어?"한지훈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흑용은 어깨를 으쓱했다."원래는 네 도움이 필요가 없었는데, 곧 6개국 합동 군사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물론 흑용은 한지훈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킬까 봐 두려웠고, 한지훈을 경계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와 한지훈의 계획은 매우 간단하다.즉, 적을 유인해 일망타진하는 것! 외세가 이 궤도 변경 미사일의 연구 기술을 탐내고 있으니, 용국에 잠입한 외세들은 철저히 용국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왕천성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그는 매우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선생님께서 북양의 귀화 장교라고 들었습니다. 저희가 매우 존경하는 분이고, 빨리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알겠습니다."한지훈은 맞은편에 있는 흑용을 힐끗 쳐다보고는 짧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흑용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 난 이만 갈 테니 너는 여기 머물도록 해."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흑용을 배웅했다. 동시에 그는 강우연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안부를 전하며 2, 3일 정도 늦을 거라고 말했다. 이튿날 아침, 왕천성은 운전기사와 특수 차량을 별장 근처로 보내 한지훈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은 왕천성의 별장에 도착했다. 한지훈은 별장에 들어가자마자, 그곳의 배치와 보안 시스템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왕천성은 별장 안팎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많은 수의 경호원을 배치하는 등 보안을 철저히 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건 너무 저급합니다! 이런 보안 역량과 감시 시스템은 외세는 말할 것도 없고, 전문 도둑도 성공적으로 침입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이 말을 들은 왕천성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고, 그의 뒤에 있던 몇몇 경호팀 팀장들도 안색이 일그러졌다! "이 사람은 누구입니까? 경호원에 지원하러 온 사람 아닌가요? 그런데 이렇게 말을 거칠게 한다니요?""우리의 보안 시스템은 해외에서 가장 선진적인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저런 말을 하는 거죠?!""저 자식이, 잘난 체도 정도껏 해야지! 네가 무슨 전문가라도
"와…… 정말 놀랍군.""프로 사격수조차도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거야.""너무 무섭군."경호원들의 감탄이 끊이지 않았고, 한지훈은 총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방금 전 한지훈이 보여준 실력으로 왕천성은 이미 그를 매우 존경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지훈의 기세가 매우 강했고, 사장인 그의 면모를 이미 무색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는 조금 불편했다. 어쨌든 어떤 경호원도 상사에게 총을 겨누지 않을 것이고, 한지훈의 행동은 자신에 대한 시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약간 화가 났지만, 동시에 이는 매우 정상적이라고 느꼈다. 한지훈은 다른 군인들과 달리 뼛속까지 이런 오만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오만함은 그를 오싹하게 만들었고, 그를 두렵게 했다. 동시에 한지훈이 정말로 그의 경호원이 될 수 있다면 분명 용맹한 장군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또 다른 테스트가 있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왕천성이 줄 또 다른 테스트를 기다렸다."우리 집 거실에는 총 3개의 감시카메라와 2개의 도청 장치가 있는데, 30분 안에 모두 찾을 수 있다면 이 두 번째 테스트는 합격입니다."어쨌든 왕천성은 깡패가 아닌 경호원을 모집했으니, 경호원은 자신의 안전을 돌보고 개인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 감시카메라와 도청 장치를 찾는 것은 기본 기술이고, 결국 자신과 딸이 연구하는 것은 군비 프로젝트이니 도청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고용주의 신변 안전과 프로젝트의 기밀을 보호하는 것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30분도 걸리지 않을 겁니다. 저에게 1분만 주시죠."한지훈은 능숙하게 탁자 아래를 보며 즉시 도청기를 꺼냈고, 소파 아래와 TV 옆의 어항 화병에서 감시카메라를 찾아냈다. 그의 움직임은 조금의 지체나 망설임도 없이 마치 그가 이 카메라들을 모두 직접 설치한 것처럼 물 흐르듯 행동했다. 곧 카메라 3대와 도청기 두 대를 모두 찾아냈지만, 한지훈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고 실제로
왕천성은 한지훈의 눈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번에 그가 발견한 보물은 그야말로 만능 병사이지 않은가! "한지훈 선생님, 일단 앉아서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죠. 급여에 관해서는 선생님께서 먼저 제시해 주십시오."왕천성은 이미 한지훈이 어떠한 숫자를 제시해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돈은 한 푼도 필요 없습니다. 저는 돈이 부족하지 않고, 제가 이렇게 하는 것은 그저 친구의 일을 돕기 위해서입니다."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왕천성은 고개를 끄덕였고, 한지훈과 흑용 사령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참, 한지훈 선생님, 저녁 식사를 준비했는데 같이 식사하지 않겠습니까?"그 사이에 가정부는 이미 접시를 하나씩 가져와 식탁에 올려 놓았고, 한지훈도 거절하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왕천성은 손을 뻗어 한지훈에게 술을 따라 주었고, 이는 다른 경호원에게는 없는 대접이었다. 그 순간, 맑고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내 방에 허락 없이 들어와서 내 물건을 함부로 만지작거린 거야?"말이 끝나기 무섭게, 청바지에 캐주얼 차림의 예쁜 여성이 방에서 나왔다."여긴 제 딸, 왕유성입니다."왕천성은 기회를 틈타 한지훈에게 자신의 딸을 소개했다. 왕유성은 스물대여섯 살이며, 미모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여성 총재의 냉염한 기질도 가지고 있었다. 아마 한지훈이 카메라를 찾고 있을 때, 그녀의 방에 들어가 물건을 엉망으로 만들었을 것이다.그녀는 이 일로 매우 화가 났고, 들어오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그러자 왕천성은 다급하게 딸에게 설명했다."한지훈 선생님께서 네 방에 들어간 건 방에 있는 카메라랑 도청 장치를 찾으려고 했던 거다.""네 방에서 감시 카메라를 두 대나 발견했다! 한 선생님께서 발견하셔서 다행이지, 만약 네 사생활이 몰래 촬영됐다면 정말 끔찍했을 거라고!"왕천성이 이 말을 했을 때, 그는 속으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뭐? 우리가 정말 감시당하고 있었다고?!
왕천성의 격앙된 말은 단숨에 많은 경호원들의 호감을 샀다. 한지훈조차도 왕천성을 감탄의 눈길로 바라보았고, 그가 이토록 대의명분을 잘 알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왕유성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악문 뒤 한지훈에게 다가가 차갑게 말했다."미안해요.""진심을 담아 사과할 수 없겠니? 네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거야?"왕천성은 마지못해 사과하는 딸의 모습을 보고 화가 났다.딸은 프로젝트 리서치에 매우 능숙하지만, 이로 인해 사람들과 거의 접촉하지 않았기에 대화하는 방법을 모르며 오만한 성격이 발달했다. 왕유성은 정말 그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자신은 단지 집안의 경호원을 꾸짖었을 뿐이며, 경호원은 돈이 있으면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왕천성의 딸인데, 어째서 아버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아버지는 외부인을 도와주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왕유성은 억울해서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았다. 그러자 한지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저는 괜찮습니다. 이만하죠."물론 그는 이 아가씨와 말다툼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럴 마음도 없었다."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딸을 잘못 가르친 탓입니다. 제가 술 한 잔 따라 드릴 테니 저를 봐서라도 딸을 용서해 주시지요."왕천성은 한지훈에게 다시 술을 따라 주었다. "다들 천천히 드세요. 난 배가 불러서요!"왕유성은 자신의 아버지가 경호원을 정중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라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방으로 돌아온 왕유성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심지어 가정부를 찾아가 아버지가 경호원에게 왜 그렇게 좋은 태도를 보이는지 물었다."그건 한지훈 선생님께서 정말 실력이 있기 때문이죠. 아가씨께서는 아버지의 성격을 모르시는 것도 아닌데, 만약 한지훈 선생님께서 기술이 없다면 사장님께서 이렇게까지 하실까요?""한지훈 선생님은 북양의 귀화 병사이고, 싸움도 잘할 뿐만 아니라 사격술도 매우 뛰어나고 역수색 능
뭐라고? 자결하는 것도 모자라 한지훈의 모든 재산을 장 씨 집안에 넘기라니? 장도령의 뒤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거물들은, 순간 안색이 변했다. 상대는 무려 북양 왕 한지훈이다. 무종 강자는커녕 국왕도 감히 그 앞에서 막말을 할 수가 없다. 순간 장내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고, 도청전인과 진우는 잇달아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장도령이 있는 한 그들에게는 전혀 발언권이 없었고, 그 누구도 감히 한 글자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뭐라고? 자결하고 내 모든 재산을 너희 장 씨 집안에 넘겨야 한다고? 대체 뭘 믿고 이렇게 큰소리치는 거야?”한지훈은 장도령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왜? 설마 너 아직도 고집부리려는 거야? 용국 수천 년 역사 이래 우리 장 씨 집안이 왜 만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는지, 왜 역대 통치자들이 모두 우리 장 씨 집안을 특별히 대우했는지 그 이유를 몰라?”“오늘날의 국왕도 우리 장 씨 집안에 예우를 하고 있어. 게다가, 너도 봤지? 내가 하산하고 나서는 무종뿐만 아니라 무맹 또한 사람들을 보내 직접 날 맞이했지. 넌 설마 그 이유가 뭔지 모르는 거야?”“그건 바로 우리 장 씨 집안이 곧 용국의 하늘이기 때문이야! 우리 장 씨 집안은 조룡을 지키는 공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필적할 수도 없는 실력도 갖고 있어!”“너의 그 보잘것없는 기량은, 내 눈에는 전혀 여겨볼 가치도 없어! 하지만 너더러 자결하라는 것은 곧 너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고, 네 주변 사람들에게도 한 번쯤은 살 기회를 주는 거야!”장도령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너의 마지막 기회가 될 거야. 만약 굳이 내가 손을 쓰게 만든다면, 너뿐만 아니라 저 놈도 죽을 거야! 그리고 네 곁의 모든 가족들을 죽일 거야!”장도령의 말에 진우는 반박하지도 못했다. 도청 전인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장도령은 그동안 두 손에 수많은 피를 가득 묻혔었고, 심지어 사람을 죽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잔인한 사람이었다.
장도령의 기운은 순식간에 하늘 전체에 퍼졌다. 이내 경계가 낮았던 천검종의 제자 두 명은, 그 기운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쓰러진 제자 두 명을 본 도청 전인은 화가 나 주먹을 꽉 쥐었지만 결국 나설 수는 없었다. 필경 그가 가진 모든 실력은 장도령이 물려준 것이다. 장도령 앞에서 그는 전혀 손을 쓸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뭐야? 대체 누가 날 이렇게 찾는 거야? 어떤 미친놈인 건데!”이내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동시에, 한지훈이 별장을 나섰다. 그의 눈길은 장도령과 그 뒤에 서있는 한 무리의 거물들에게로 향했고, 그 시선의 끝은 결국 장도령에게 떨어졌다. 그가 보기에도 장도령은 확실히 범상치 않았다. 단지 기세만으로도 결코 일반적인 5성 용급 천왕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채게 됐다. 게다가 그의 손에 들린 칠성 상문검은 반짝반짝 빛을 뿜어내는 게, 심지어 한낮의 햇빛보다도 더욱 강렬했다. “한 선생님, 이 분이 바로...”이내 도청 전인이 앞으로 나서려고 하자, 한지훈이 손을 흔들었다. 한지훈이 입구에 나타나게 되자, 강중과 강릉의 거물들은 저도 모르게 잇달아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심지어 강중의 시수는 한지훈을 쳐다보는 내내, 손수건으로 머리 위의 식은땀을 닦기도 했다. 그의 얼굴에는 어색한 웃음도 드러났다. 그 표정은 마치 사실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강요당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한지훈과 장도령은 조용히 서로를 훑어보기만 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장도령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입을 떼려 했다. 바로 그 순간, 한 줄기 그림자가 갑자기 나타나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는 바로 무맹의 장로인 노 씨 어르신이었다. “한지훈, 넌 오늘 같은 이런 날이 있을 거라고 상상이나 해봤을까? 그러게 내가 그때 너더러 순순히 죄를 인정하라고 했잖아. 하지만 넌 도리여 뻔뻔하게 당문주를 죽이고 감히 내 뺨까지 때렸지!”“어떻게 오늘 같은 날이 올 거라고 예상했겠어!”“너 이
옆에 있던 사람들은, 장도령의 말을 듣고는 모두 깜짝 놀랐다. 어쩐지 도청 전인이 장도령에게 매우 공손하더라니, 알고 보니 그들 사이에는 심상치 않은 과거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제야 사람들은 머릿속으로 장도령의 실력에 대해 재평가를 하기 시작했다. 단지 간단한 가르침으로, 도청 전인을 단번에 무적천에 버금가는 무종 강자로 만들고 심지어 검경까지 깨닫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장도령의 공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순간 많은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장도령에게 흠모의 눈길을 보냈다. “선배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 선배님과 적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장 씨 도련님이 그동안 한 선생을 사칭하여 천성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다가 결국 한 선생에게 발견되었는데, 어찌나 뻔뻔하고 고집이 강한지 끝까지 한 선생을 사지로 몰아넣으려고 했습니다!”“그렇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한 선생이 결국 손을 댄 겁니다. 정말 의도치 않게 장 씨 도련님을 죽이게...”“닥쳐!”도청 전인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장도령은 노호하였다. “네가 뭔데 감히 내 앞에서 이러쿵저러쿵 따지려 하는 거야!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도 감히 우리 장 씨 집안의 잘못을 나무라다니! 설령 도련님이 정말 한지훈의 신분을 사칭했다 하더라도, 심지어 나아가 한지훈을 죽였다 하더라도 너희들은 그저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존재야!”“우리 장 씨 집안사람들은, 너희 같은 놈들이 마음대로 죽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우리 장 씨 집안이 없었더라면, 용국은 이미 수백 년 전 전란 속에서 아예 사라지게 됐을 것이야. 우리 장 씨 집안의 공적과 비교하면, 너희들 중 대체 누가 감히 우리 장 씨 집안을 경멸할 자격이 있는 건데!”“명심해, 우리 장 씨 집안이야말로 바로 너희들이 하늘처럼 모셔야 할 존재야! 너희들은 하늘이 시키는 대로, 죽음을 명령하면 반드시 죽기도 해야 돼!”장도령의 목소리는 하늘을 진동시켰다. 한 씨 별장은 말할 것도 없고, 강중
장도령은 그저 차갑게 웃기만 했다. 한지훈은 어린 나이 치고는, 확실히 남다른 점이 있었다. 설령 5대 명산 제자라 할지라도 무도나 진법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한지훈은 두 가지를 전부 장악할 수 있었다. 그 덕에 그에게는 적수가 없었다. 사실 진법을 수련하는 강자들은, 초기에는 무도를 수련하는 강자들에 비해 실력이 다소 약한 편이다. 그러나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서, 특히 사령관 그 이상의 실력에 이르게 되면 결코 무도와는 비교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한지훈이 바로 가장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확실히 인재이긴 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장 씨 집안사람을 죽이지는 말았어야 했어!”장도령은 거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진법이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장도령의 눈에는 그저 소꿉장난일 뿐이었다. 그 어떤 진법도 삼절진을 능가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듣기로는 도청 전인도 여기 있다던데?”이내 장도령이 담담하게 물었다. “맞습니다! 도청 전인 이 놈, 그야말로 무맹 중에서도 패륜입니다! 줄곧 한지훈의 곁을 따르면서 무종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있습니다!”노 씨 어르신은 이를 악문 채 노발대발하며 말했다. 그 말에 장도령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한 씨 별장의 대문 앞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도청 전인 그놈 지금 어디 있어? 왜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고 나를 맞이하지도 않는 거야!”그의 목소리에는 진법이 섞여 있었다. 그의 단 한마디로, 큰 굉음이 폭발함과 동시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고막이 윙윙거리기 시작했다. 자리에 있던 거물들은, 그 기운에 모두 깜짝 놀랐다. 역시나 천신은 대단해, 이건 평범한 인간은 절대 할 수 없는 거잖아? 심지어 강중 시내 한복판에서도 그 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씨 별장의 대문이 열렸다. 도청 전인은 억지로 웃는 모습을 보이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는 저 멀리 서있는 장도령을 향해 살짝 몸을 굽혀 인사하였다. “천검종 도
한씨 가문은 또 한 명의 아들을 얻으니 집안에 경사가 가득했다!도청전인을 비롯한 모두가 등불을 밝히고 집안을 장식하며, 얼굴마다 웃음이 가득했다.나씨 가문의 사람들 또한 소식을 듣고 직접 찾아와 축하를 전했다.“한 선생님, 이는 저희 나씨 가문의 작은 성의입니다. 꼭 받아주십시오.”나계홍이 말하며 돈봉투를 한지훈에게 건넸다.한지훈은 돈봉투를 쳐다보지도 않고 옆에 있던 천검종 제자에게 넘기고는 웃으며 물었다.“나계홍 씨, 이 시점에 축하하러 올 용기가 있었습니까?”나계홍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해 있다가, 이내 한지훈의 말 속뜻을 깨닫고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한 선생님, 농담도 지나치십니다. 나씨 가문이 오늘날의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한 선생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이 시점에 한 선생님을 떠난다면, 그것이야말로 배신이고 의리를 저버리는 것입니다!”“배신과 의리를 저버리는 자는 하늘이 용납할 수 없는 법이지요!”나계홍은 지금 이 순간, 한지훈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것 외에는 더 좋은 말을 떠올릴 수 없었다.한지훈은 나씨 가문의 유일한 의지였고, 죽더라도 한지훈과 함께 죽는 것 외에는 길이 없었다!“좋습니다. 그대가 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니, 나씨 가문이 받은 은혜는 헛되지 않았네요. 밤이 깊었으니, 어서 돌아가 쉬시지요.”한지훈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강우연은 갓 출산한 몸이라 휴식이 필요했기에, 나계홍과의 접견은 불가능했고 나계홍도 더 머물지 않고 한지훈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강중에서 나씨 가문과 몇몇 이름 없는 작은 가문만이 축하 선물을 보냈고, 다른 모든 가문은 모른 척하거나 심지어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다.심지어 강중의 시장조차도 장씨 가문의 복수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이전에는 결코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더불어 강릉의 많은 거물들도 고속도로로 모여들어 차 앞에 서서 조용히 장도령의 도착을 기다렸다.천성의 분위기는 전례 없는 긴장감에 휩싸였고, 모두가 서둘러 줄을 서거나 아첨하기에 바빴다.하지만
“명산도, 장씨 가문도 괜찮습니다. 만약 이 세상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들은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합니다. 누구든지 먼저 국법을 지키는 것이 국가에 대한 충성의 길이지요!”“그들 장씨 가문은 조룡의 무덤을 지킨다고 해서 용국에 은혜를 베푼 것이 아닙니다! 무덤 수호자로서 조룡의 무덤을 지키는 것은 그들의 의무일 뿐입니다!”“자신들이 해야 할 일만을 다하고, 전국 백성들의 머리 위에 올라타서 특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그런 자들은 죽여야만 합니다!”한지훈은 대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진우는 무력하게 한숨을 내쉬었지만, 다른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한지훈의 말이 분명히 맞았고, 장씨 가문은 이미 너무나도 거만해졌다. 국왕은 장씨 가문을 눈여겨보지 않은 것이 아니었지만, 그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따라서 국왕은 장씨 가문을 적대 세력으로 분류하지 않았고, 그들이 저지르는 일들에 대해서도 그저 눈감아 주거나 지나쳐 버렸다!“주군, 이분이 말씀하신 대로 장씨 가문은 상대하기 쉽지 않으니, 장도령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도청전인도 조용히 조언했다.하지만 한지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한지훈의 마음이 확고해지자, 진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렇다면, 나 진우는 여기서 오래 머물게 될 것입니다. 아마 장도령은 천자각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관대한 처신을 했을지도 모릅니다!”“한 선생님…”그때, 한 명의 간호사가 빠르게 대청으로 달려와 초조하게 말했다.“강 대표님의 양수가 터졌습니다. 곧 출산할 예정입니다! 이미 병원에 연락을 했고, 산부인과 의사가 곧 도착할 것이니 문을 열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뭐라고?!한지훈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정말입니까?! 그럼… 빨리! 선생님, 경비원에게 알리고, 의료진은 무조건 출입을 허용해 주세요. 절대로 막지 말아야 합니다!”“알겠습니다!”도청전인은 급히 대청을 나와 문 쪽으로 온 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한지훈은 검은빛 명함을 한 번 흘낏 보고는, 물어볼 필요도 없이 그것이 진우의 것임을 알았다.이 명함은 흑병대에서만 사용하는 특별한 물건으로, 쉽게 꺼내지 않는 것이다.한지훈은 명함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를 안으로 모셔라!”잠시 후, 진우가 천검종 제자의 뒤를 따라 대청으로 들어섰다.“진 씨 형님, 먼 길을 오느라 수고했습니다. 어서 앉으시지요!”한지훈은 태연한 태도로 다과상이 있는 쪽을 가리켰다.진우는 먼저 한지훈을 살펴본 뒤, 도청전인을 한참 동안 주의 깊게 관찰하고 나서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이 먼 길을 직접 오시다니, 여행을 온 것은 아니겠죠?”한지훈은 차를 따라주면서 웃으며 물었다.“아이고, 한 씨 형님, 이번에 저는 국왕 폐하의 명을 받고 급히 온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매우 긴급합니다!”진우는 한지훈이 내준 찻잔을 받았지만,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옆에 내려놓았다.“무엇이 그리 급합니까?”한지훈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아이고!”진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손등을 쳤고, 곧장 한지훈에게 대답했다. “장도령이 이미 천산에서 하산하여 지금 천성에 도착한 것을 모르십니까? 그가 지금 오고 있는 중입니다!”진우는 말을 하며 한 문서를 꺼내 한지훈에게 건넸다.“이것은 국왕께서 친히 명령한 일입니다. 한 씨 형님께서 직접 오륙으로 가서 무도 학원을 감시하고, 즉각 출발할 것을 명하셨습니다!”한지훈은 넋을 잃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명령은 너무도 시기가 절묘했고, 문서에는 큼지막하게 기밀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이는 분명 국가 일급 기밀로, 이번 작전에 참여하는 이들 외에는 누구에게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했다.국왕은 사실 한지훈에게 오륙으로 가서 위기를 피하라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한지훈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곧바로 국왕의 의중을 이해했고, 고개를 살짝 저으며 대답했다. “오륙의 무도학원은 아직 설립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중요한 소식이 있다면 누군가는 제일 먼저 저에게 통지
장도령의 위명은 허언이 아니었다.그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어르신들에게 들은 이야기만으로도 그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더구나 이번에는 장씨 가문의 복수를 위해 나선 만큼, 더욱 가차 없는 행동을 보일 것이 분명했다.“그렇다면 한지훈 선생님께 알리는 것이 좋을까요?”나한비가 고뇌에 찬 얼굴로 물었다.이번에도 나씨 가문은 어쩔 수 없이 모두의 반대편에 서게 되었다.이 얼마나 기구한 운명인가! “우리보다 더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 게다가, 우리가 직접 나서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한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거리를 두실 수도 있으니 말이야.”나계홍은 말을 마친 후 천천히 눈을 감았고, 고개를 연신 저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 며칠간의 상황이 도청전인에게 보고되었다.그중에서도 '장도령'이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 도청전인의 표정은 단숨에 굳어졌다.“어서, 한 선생님을 뵈러 가자!”이때, 한지훈은 서재에서 삼절진의 진수를 연구하고 있었다.겨우 약간의 깨달음을 얻으려던 찰나,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한 선생님! 큰일입니다! 천산 장씨 가문의 대변인인 장도령이 이미 하산했으며, 게다가...”천산 장씨 가문?!생각보다 빨리 왔군!한지훈은 고개를 들며 도청전인을 바라보았다.“게다가 뭐라고 했죠?”“그가... 그가 선생님께 양팔과 양다리를 스스로 끊고 장씨 가문에 가서 사죄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가문 전체를 멸족하겠다고 했습니다!”도청전인의 목소리는 몹시 낮았고, 얼굴은 극도로 어두웠다.“오, 그래요? 장씨 가문 놈들은 다들 정신이 나갔나 보군요, 걸핏하면 남의 다리를 끊으라고 하는 걸 보니 말입니다. 그 사람의 말을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한지훈은 손을 휘저으며 도청전인에게 신경 쓰지 말라는 듯 말했다.도청전인은 뒤에 서 있던 천검종의 제자들에게 눈짓해 물러나라는 신호를 보낸 뒤, 한지훈에게 다가와 정중히 말했다.“주상, 그자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한때 용
그 말을 듣자, 대장로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사실, 모든 정보 중에서도 무신종과 국왕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조정 역시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무적천 또한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보였다!“그 뜻은...?”그러자 황약사는 뒷짐을 진 채 천천히 걸으며 대꾸했다. “자네는 진왕의 반란이 왜 실패했는지 알고 있는가?”“그건... 소인도 잘 모르겠습니다!”대장로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곤륜에 한 노인이 있었지. 그자는 손을 한 번 드는 것만으로도 무적천을 얌전히 물러서게 만들었는데, 장도령은 말할 것도 없지. 그런데도 자네는 장도령이 정말 무적천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가?”“겉모습만 봐선 안 되는 법일세. 무적천조차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건, 그 역시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지! 그가 두려워하는 자가 누구일 거라 생각하는가?”그 말을 들은 대장로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한지훈에게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비장의 카드가 있다는 말씀이군요?”황약사는 살짝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 노인이 한지훈의 비장의 카드가 아닐 수도 있고, 한용이 한지훈의 의지처라고 보기도 어렵네. 다만, 한지훈과 조정 모두 이렇게 고요하다는 건 분명 비범한 기운이 숨어 있다는 뜻이지!”“그러니 약왕파를 위해선 더더욱 참고 견뎌야 하네. 상황이 명확해지기 전까진 절대로 함부로 수를 두어 선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위험천만한 처지에 빠질 걸세!”대장로는 황약사의 입에서 '위험천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처음이었다.그렇다면 지금의 국면은 겉보기엔 일방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에 숨은 파도가 요동치고 있다는 뜻이었다.황약사조차도 위험을 느끼고 있을 정도라니!“곡주님, 정말로 한지훈이 그토록 대단한 인물입니까?”대장로는 여전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러자 황약사는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한 영상을 보여주었다.그 영상은 서로 다른 두 장면을 이어 붙인 것이었고, 첫 번째 장면은 한지훈이 동방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