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한 대가 문 앞에 멈춰 섰고, 한지훈은 차에서 내려 눈앞의 고급스럽고 호화로운 이룡 산장을 올려다보며 눈을 번쩍였다. 그 후, 그는 앞으로 걸어 나와 이룡 산장의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한창 연회가 진행 중이었고, 서사 각계각층의 부호와 거물들이 있었다. 현장에는 군복을 입은 장교들도 많이 있었으며, 얼굴에 미소를 띠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본 한지훈은 마음이 가라앉았다. 원칙대로라면 한왕은 이런 자리에 나타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어쨌든 용국 경내에는 현재 한왕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고, 철저히 봉쇄됐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대규모 파티를 개최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이룡 산장의 주인이 연단에 올라 인사말을 했다. 한지훈은 군중 속에 서서 오늘 밤 파티가 이룡 산장에서 열린 목적이 자선 기부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자선 기부라고는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듯했다. "보아하니, 한왕이 배후에 있는 것 같군."한지훈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이때, 검은 양복을 입은 두 명의 경호원이 한지훈에게 다가와 정중하게 말했다."한지훈 씨, 저희 사장님께서 부르십니다.""사장님이요?"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앞에 서 있는 두 명의 경호원을 바라보았다. 그는 고민 끝에 두 경호원을 따라 곧장 산장 3층으로 올라갔고, 어느 개인 회의실에서 소문의 한왕을 만났다! 한지훈의 눈앞에는 위엄 있고 노쇠한 노인이 뒷짐을 지고 있었고, 그는 화려한 머리스타일과 꼿꼿한 몸을 한 채 문을 등지고 창문 앞에 서 있었다."왔군."노인은 담담히 입을 열었고, 그의 목소리는 마치 천둥과 같아서 귀를 먹먹하게 할 정도였다.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을 등지고 서 있는 노인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그는 마치 무신종 종주인 무적천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노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자신보다 몇 배는 더 강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질문을 들은 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렸고, 한왕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한지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말했다."나라를 배반한 자입니다."한지훈의 평가를 들은 한왕은 크게 웃더니 말했다."나라를 배반한 자라……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난 이렇게 악한 사람이었나 보군."이 말을 들은 한지훈의 눈썹이 일그러졌고, 그는 한왕의 말에 깊은 의미가 있음을 느꼈다.마치 세상 사람들이 그를 오해하는 듯했다."한왕님, 당신의 이야기는 이미 들었고, 나라를 배반한 것은 사실입니다."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한왕은 고개를 끄덕였고, 반박도 하지 않으려는 듯했다."그래, 난 확실히 용국과 당시 국왕을 배신했지. 하지만 한지훈 사령관, 자네는 이 모든 것이 무엇 때문인지 아는가?"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당신의 야망 때문이 아닙니까?""야망이라니?"이 두 글자를 들은 한왕의 눈이 깊어지며 말했다."야망이 없다면 내가 용국의 한왕이 될 수 있었겠나? 또 어찌 당시 국왕을 도와 그의 왕좌를 굳건히 할 수 있었겠나?"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침묵했고, 한왕은 계속해서 말했다."용국은 유연한 외교가 아닌, 제국을 겁줄 강대한 장군이 필요했다! 이 세상은 막강한 힘을 지니고, 군사력이 막강해야만 세계의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지! 용국이 세계의 맹주가 될 수 있었는데, 너무 많은 연약한 결의들로 인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나는 그저 한 시대의 개혁자일 뿐이다! 그래야만 용국이 꾸준히 발전할 수 있는 거야!"한왕은 말을 마친 후에도 여운이 남아 있는 듯했고, 한지훈은 담담히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용국은 누군가를 윽박질러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오천 년 된 용국의 문화는 당신의 소위 주먹에 의존해 동방 대국이 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의 이념은 용국의 뼛속 문화와 다릅니다. 당신 같은 사람은 매우 위험하죠, 당신 눈에는 소위 말하는 권력과 폭력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는 가장 저급한 수단이고, 가장 부끄러운
한왕은 순식간에 화를 내며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깨트리고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고, 한지훈을 등지며 차갑게 말했다."난 오늘 자네와 이런 일에 대해 논하지 않겠다! 한지훈 사령관, 모든 이룡 산장에는 이미 오천 도룡 군단의 사사들이 배치되어 있는데, 자네 생각에 오늘 밤 이곳을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느긋하게 일어나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한왕님께서는 저와 끝장을 낼 생각인 겁니까?"한왕은 몸을 돌려 입가에 냉소를 띠며 말했다."결국 내가 용국으로 복귀하고 싶다면 한지훈 사령관과 북양 30만 파용군은 내 첫 번째 장애물이 될 테지! 그러니 이곳에서 자네를 죽이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야!"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뒷짐을 진 채 담담하게 웃었다. "한왕의 말씀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오기 전 저도 준비를 했죠. 이룡 산장 밖에는 완전 무장한 일만 명의 남영 흑용군이 서 있습니다. 만약 산장 안에서 특수한 상황이 생긴다면 이 일만 흑용군이 산장을 완전히 불태워버릴 겁니다. 그때가 되면 한왕과 저 한지훈의 결말은 같아지겠죠.""일만 흑용군의 화력 아래에서는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겁니다!""한왕이 천왕 강자라고 해도, 불가능한 일입니다."한지훈은 눈을 번뜩이며 말했고, 그의 몸에서 기세가 폭발하고 있었다! 한왕의 눈썹이 일그러졌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잠시 후, 한왕이 말을 꺼냈다."역시 한지훈 사령관은 보통내기가 아니군. 오늘은 이만하지, 손님을 모셔라!"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대문이 열렸고, 한지훈도 지체 없이 돌아섰다. 이룡 산장을 빠져나온 한지훈은 어둠 속을 거닐며 곧장 차를 타고 떠났다. 이때, 이룡 산장 위층에서 한왕은 창문을 통해 차를 타고 떠나는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의 뒤에 있던 검은 재킷을 입은 중년 남성에게 말했다. "네 생각에는 이 자가 변수일 것 같나?"검은 재킷을 입은 중년 남자는 마른 체형에 긴 얼굴, 치켜
"아니, 그럴 필요 없다. 광명파는 우리가 그렇게 쉽게 손댈 수 있는 조직이 아니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악한 존재들이야! 나조차도 광명파에 들어가려면 매우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해."한왕은 그윽한 눈으로 말했다. 광명파는 글로벌 조직이며, 사람 수가 많지 않고 듣기로는 10명뿐이라고 한다. 이 열 사람은 광명십존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모두 천왕계 강자이다!게다가 이 십존은 모두 고유한 칭호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한 명이 죽더라도 그를 대신할 새로운 사람이 있을 것이다. 광명파의 선서에 따르면, 광명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만 봐도 모두가 광명파는 정파의 대표라고 생각할 테지만, 광명파가 실제로 어떤 존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 이렇게 포기하는 겁니까?"검은 재킷의 중년 남성이 약간 망설이며 묻자, 한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포기한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잘하도록 해. 광명파와 같은 세계 이면에 숨어 있는 조직은 관여하지 않는다. 한용이 광명파에 들어가는 목적이 무엇이든, 우리의 다음 행동과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야.""예, 알겠습니다!"검은 재킷의 중년 남성은 정중하게 대답한 뒤 회의실을 떠났다.한편, 한지훈은 이룡 산장을 떠난 후 한 별장에서 흑용을 만났다. 별장 주변은 이미 흑용군에 의해 계엄령이 내려졌다. "한왕을 만났어? 그자가 뭐라고 하던가?"흑용이 다급하게 묻자, 한지훈은 태연하게 대답했다."별 말 안 했어, 그냥 개인적인 생각만 얘기했지.""개인적인 생각? 무슨 말이지?"흑용은 이해하지 못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말하자면 길어. 흑용, 한왕은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야! 그자는 분명 뭔가 대단한 음모를 꾸미고 있어! 우린 반드시 미리 준비해야 한다! 오늘 한왕과 나눈 대화로 봐서 이 사람의 야망은 더욱 부풀려진 것 같아, 분명 용국에 나쁜 영향을 끼칠 거다!""나쁜 영향이라니?"흑용의 눈썹이 일그러졌고, 안색이 어두워지며 말했다."그 말은,
신한국은 현재 용각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고, 한지훈의 전화를 받자 놀라며 물었다."무슨 일이야?""방금 한왕을 만났습니다."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뭐라고?!"전화기 저편에서 신한국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충격받은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네 이놈아, 한왕을 만났다고? 그자가 너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은 거야?"한지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당분간은요. 하지만 원로님, 저는 한왕이 비밀리에 행동을 할 것 같습니다, 용각은 서둘러 경계 태세에 들어가야 합니다!"이 말을 들은 신한국은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한왕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게 확실한 건가?"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합니다!""좋다! 용각에게 바로 전달하고, 천자각에도 알리마!"신한국은 말을 한 뒤 지체하지 않고 즉시 전화를 끊으며 용각의 다른 세 장로에게 알렸다. 강만용은 이 소식을 듣고 눈썹을 찌푸리고는 뒷짐을 진 채 용각 대회의실을 서성거리더니,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화를 냈다. "한왕! 멸망을 자초하는구나! 즉시 각 전역구에 알려 경계를 강화하도록! 난 지금 바로 천자각에 가겠네!" 그 후 강만용은 하룻밤 사이에 천자각에 도착했다. 이때, 국왕은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었고, 강만용을 보자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강 원로, 이렇게 늦은 시각에 어인 일이오?"강만용은 몸을 약간 숙인 뒤 말했다."국왕 폐하, 문제가 생겼습니다! 한지훈이 오늘 서사에서 한왕을 만났다고 합니다! 비록 한지훈은 안전하게 돌아왔지만, 그가 한왕이 행동을 취할 것 같다고 하니 저희는 서둘러 경계를 강화해야 합니다!"이 말을 들은 국왕은 미간을 찌푸렸고, 담황색 가운을 입고 대전을 서성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즉시 용경 전역구에 계엄령을 내린다! 그리고, 금위대에게 24시간 용경을 순찰하라고 명하도록!""예!"강만용은 대답하고 즉시 돌아서서 천자각을 나왔다. 대전 안, 국왕은 홀로 발코니에 서서 바깥의 옛 황성을 바라보며
국운의 세례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이는 한 나라의 기운을 받는 것이며 특별하게 결단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면 이를 감당해 낼 수 없었다! 게다가, 이 국운은 전역의 군대에 세례를 내림으로 병사들의 신체적 자질과 전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10만 명이 국운의 세례를 받고 5만 명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매운 좋은 결과에 해당한다. 국왕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일단 이렇게 배치를 하도록 하지, 각 전역구에게 경계를 강화하도록 하라. 장로 몇 명을 시켜 성문을 지키게 하고, 만약 국외자가 침범한다면 반드시 사살하도록!!! 또한, 영토 밖의 4대 전장의 상황을 주시하고, 강자가 침입해 올 경우 신속하게 나에게 알린다.""예, 국왕 폐하!"용 선생은 대답한 뒤 돌아서서 천자각을 떠났다. 그가 천자각에서 걸어 나오자, 어둠 속에서 한 형체가 나타나 용 선생의 뒤에서 정중하게 무릎을 꿇었다."너는 당장 무신종으로 돌아가 한왕이 돌아왔다는 사실과, 그가 20만 명의 사사를 거느리고 용국에 대항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라! 그리고, 국왕께서는 이미 종묘 장로들을 불러내어 성 안의 사문과 성 밖의 육문을 지키도록 명했다! 국왕께서 성 밖 전장의 강자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시니 종주님께 결단을 내리시라고 전하거라!"용 선생은 안색이 굳어진 채로 신속하게 말했다."예!"그 형체는 휙 소리와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용 선생은 고개를 들어 그윽한 눈으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았다.같은 시각. 한지훈은 흑용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한지훈, 나 대신 일 하나만 해줘."흑용은 미소를 지으며 눈썹을 찡그렸고, 한지훈을 형제로 삼았으니 최대한 그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너도 위풍당당한 흑용 사령관인데, 내가 도울 일이 뭐가 있어?"한지훈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흑용은 어깨를 으쓱했다."원래는 네 도움이 필요가 없었는데, 곧 6개국 합동 군사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물론 흑용은 한지훈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킬까 봐 두려웠고, 한지훈을 경계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와 한지훈의 계획은 매우 간단하다.즉, 적을 유인해 일망타진하는 것! 외세가 이 궤도 변경 미사일의 연구 기술을 탐내고 있으니, 용국에 잠입한 외세들은 철저히 용국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왕천성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그는 매우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선생님께서 북양의 귀화 장교라고 들었습니다. 저희가 매우 존경하는 분이고, 빨리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알겠습니다."한지훈은 맞은편에 있는 흑용을 힐끗 쳐다보고는 짧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흑용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 난 이만 갈 테니 너는 여기 머물도록 해."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흑용을 배웅했다. 동시에 그는 강우연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안부를 전하며 2, 3일 정도 늦을 거라고 말했다. 이튿날 아침, 왕천성은 운전기사와 특수 차량을 별장 근처로 보내 한지훈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은 왕천성의 별장에 도착했다. 한지훈은 별장에 들어가자마자, 그곳의 배치와 보안 시스템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왕천성은 별장 안팎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많은 수의 경호원을 배치하는 등 보안을 철저히 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건 너무 저급합니다! 이런 보안 역량과 감시 시스템은 외세는 말할 것도 없고, 전문 도둑도 성공적으로 침입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이 말을 들은 왕천성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고, 그의 뒤에 있던 몇몇 경호팀 팀장들도 안색이 일그러졌다! "이 사람은 누구입니까? 경호원에 지원하러 온 사람 아닌가요? 그런데 이렇게 말을 거칠게 한다니요?""우리의 보안 시스템은 해외에서 가장 선진적인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무슨 근거로 저런 말을 하는 거죠?!""저 자식이, 잘난 체도 정도껏 해야지! 네가 무슨 전문가라도
"와…… 정말 놀랍군.""프로 사격수조차도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거야.""너무 무섭군."경호원들의 감탄이 끊이지 않았고, 한지훈은 총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방금 전 한지훈이 보여준 실력으로 왕천성은 이미 그를 매우 존경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지훈의 기세가 매우 강했고, 사장인 그의 면모를 이미 무색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는 조금 불편했다. 어쨌든 어떤 경호원도 상사에게 총을 겨누지 않을 것이고, 한지훈의 행동은 자신에 대한 시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약간 화가 났지만, 동시에 이는 매우 정상적이라고 느꼈다. 한지훈은 다른 군인들과 달리 뼛속까지 이런 오만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오만함은 그를 오싹하게 만들었고, 그를 두렵게 했다. 동시에 한지훈이 정말로 그의 경호원이 될 수 있다면 분명 용맹한 장군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또 다른 테스트가 있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왕천성이 줄 또 다른 테스트를 기다렸다."우리 집 거실에는 총 3개의 감시카메라와 2개의 도청 장치가 있는데, 30분 안에 모두 찾을 수 있다면 이 두 번째 테스트는 합격입니다."어쨌든 왕천성은 깡패가 아닌 경호원을 모집했으니, 경호원은 자신의 안전을 돌보고 개인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 감시카메라와 도청 장치를 찾는 것은 기본 기술이고, 결국 자신과 딸이 연구하는 것은 군비 프로젝트이니 도청당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고용주의 신변 안전과 프로젝트의 기밀을 보호하는 것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30분도 걸리지 않을 겁니다. 저에게 1분만 주시죠."한지훈은 능숙하게 탁자 아래를 보며 즉시 도청기를 꺼냈고, 소파 아래와 TV 옆의 어항 화병에서 감시카메라를 찾아냈다. 그의 움직임은 조금의 지체나 망설임도 없이 마치 그가 이 카메라들을 모두 직접 설치한 것처럼 물 흐르듯 행동했다. 곧 카메라 3대와 도청기 두 대를 모두 찾아냈지만, 한지훈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고 실제로
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지금의 단해룡은 천왕계 고수를 상대하기는커녕, 일반인으로부터도 충분히 목숨을 빼앗을 수 있었다.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한지훈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사실 무도 학원이란 그저 허울일 뿐이야. 목적은 단지 끊임없이 용국을 압박하여 용국의 국왕이 위신을 잃게끔 하고, 그다음 다시 우리 같은 무종 사람들을 이용하여 국왕을 무너뜨리려는 거야!”“그렇게 마지막에는 무력으로 나라를 세우고, 꼭두각시 국왕을 직위에 올려놓고 다시... 다시 용국을 해체하는 것이 그들의 최종 목적이야. 하지만... 하지만 그들이랑 교섭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야!”“난 단지 그중 평범한 한 사람일 뿐,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있지는 않아. 진정한 권력을 지니고 있는 거물은 화산, 항산, 천산의 장교와 장문들이야. 그들이야말로 이번 일의 진정한 주도자들이거든!”“난 그저 작은 무맹 맹주일 뿐이야. 그들의 옆에 끼어들 수도 없는 존재야. 단지 명령대로 따르고 일을 처리하는 사람일 뿐이지. 그러니 북양 왕, 제발 나 한번 용서해 줘!”이 말을 들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번 일에 단번에 용국 5대 명산 중 세 개 명산이 연루되어 있었고, 천산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니. 다시 말해서, 장 씨 집안도 이번 일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내 한지훈이 물었다. “그럼 놈들은 어떻게 용국을 압박할 작정인 건데?”“3개월에 한 번씩 경기를 치러 용국은 실력이 비교적 약한 사령관 고수들을 파견하게끔 하고 유럽은 삼성 천왕계 고수들을 파견할 계획이야. 그렇게 짧디짧은 3개월 사이에 사령관 고수들을 압박하는 거지!”“그렇게 매번 승부를 보고 패배한 쪽에서는 영토를 넘겨주거나 돈을 승리한 편에 넘겨주는 거지. 이렇게 되면 단 세 번만 반복해도 국왕은 넓은 영토를 넘겨주게 될 거야. 결국 국왕의 위신까지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거지!” “때가 되면 민원이 들끓을 테고 국왕은 물러날 수밖에 없게 되
“네, 단순한 무도 학원이 당연히 이렇게나 큰 영향력을 가질 수는 없죠! 그러나 천신계의 규정 해지 시점과 결합해서 생각해 보면 확실히 심상치 않긴 합니다!”한지훈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맞아요! 만약 규정이 해지된다면, 천신계 강자들은 얼마든지 무도 학원에 가입할 수 있고 그로서 전 세계 수많은 천신계 강자를 모두 한자리에 모을 수 있게 됩니다!”“그렇게 되면 학원의 뜻이 바로 천신계 강자들의 뜻이 되는 거네. 그럼 만약 어느 나라가 감히 명령대로 복종하지 않으면 전 세계의 천신계 강자와 적이 되는 셈이 되는 거고!”이순풍은 한껏 굳어진 표정으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생각할수록 정말 독한 사람들이었다. 안 그래도 어느 나라든 천신계 강자와 대항할 수 없었고 결국 타협만 할 수 있었다. 심지어 용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쩐지 방금 단해룡이 그렇게까지 미쳐 날뛰더라니. “네. 그래서 전 반드시 또 다른 신분 하나를 얻어내 유럽의 무도 학원에 얼른 가야 합니다. 마침 이번 곤륜산 사건에서 사람들이 전부 제가 죽었을 거라고 생각한 테니, 그렇게 일이 번거롭지는 않을 겁니다!”한지훈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그럼... 방금 놓아준 그 놈들은 어떻게...”이순풍은 다소 걱정하는 말투로 말했다. 한지훈이 말한 바와 같이, 놈들을 당장 풀어줄 수는 없었고 설사 죽이지 않더라도 그들을 감금시켜야 했다. “괜찮습니다! 놈들이 결코 이 일을 퍼뜨리지는 않을 겁니다. 퍼뜨렸다간 그들한테만 불리할 뿐이지 유리한 건 하나도 없거든요! 그나저나 전 종묘나 무종이 나서서 이번 일을 인수했으면 합니다!”한지훈의 뜻은 아주 간단했다. 당연히 혼자서는 유럽에 갈 수 없으니 설사 가더라도 다른 일손이 필요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대장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번 일은 아마 쉽지 않을 거야. 무종은 줄곧 묘당을 위해 일해왔어. 이젠 단해룡도 무도 학원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무종은 여전히 이에 대해 전혀 무지해. 이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걸 충분히
한지훈은 몸을 돌려 장혁선에게 다가가 차가운 눈빛으로 장혁선을 힐끗 보았고, 이내 순식간에 장혁선의 몸을 거꾸로 날려버렸다. 털썩! 장혁선은 힘없이 땅에 떨어지게 됐고, 온몸 구석구석의 뼈마디가 부서지게 됐다. 너무 아픈 나머지 장혁선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입만 크게 벌린 채, 두 눈에는 핏발이 터져 있었다. “대장로님, 눈 보여주세요!”한지훈은 대장로에게 가까이 다가가 손을 뻗어 대장로의 두 눈을 어루만졌다. 너무 아팠던 대장로는 참지 못하고 가볍게 신음 소리를 냈다. 눈 안에서 피가 흘러나오자 그제야 한지훈은 일어섰다. “대장로님, 이제 눈은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절대 눈을 뜨면 안 됩니다!”“한 달이 지나고 나서면, 눈이 완전히 회복될 겁니다!”이내 한지훈은 손을 흔들어 하인 2명을 불러 의약 상자를 가져오게 했고, 대장로를 도와 눈 주위를 싸맨 후에야 부하를 시켜 대장로를 거실까지 부축했다. “주상님! 제때에 오셨으니 망정이지요. 그렇지 않았더라면... 사모님께서는...” 한지훈은 문어귀에 늘어진 두 명을 힐끗 보고는 차갑게 말했다. “앞으로 또 이런 무례한 놈들이 나타나면 직접 처단해.” 그가 가리키는 건 다른 종문의 사람이지, 단해룡 같은 거물은 아니었다. 아직까지 도청 전인의 실력은 여전히 단해룡과는 확실히 큰 차이가 있었다. “네, 주상님!”도청 전인은 맥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한지훈은 이순풍의 가까이에 다가와 검은색 알약 한 알을 꺼내, 그에게 건네주어 부상을 회복하게끔 도와주었다. “한지훈, 방금 보니까 손을 한번 들기만 했는데도 단해룡을 무너뜨렸네. 게다가 손을 들자마자 십여 명의 삼성 지급 천왕계를 동시에 박살 냈네. 너 설마 천신계에 도달한 거야?”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하지만 그는 이제 막 천신계에 들어섰을 뿐이다. 말 그대로 준 천신계였다. 게다가 경계 또한 단단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한 달이란 시간을 갖고 경계를 안정시켜야만 했다. “우리 용국에
이들은 그야말로 극악무도한 사람들이었다. 강우연이 독한 것이 아니라, 악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만약 한지훈이 제때에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결백은 물론 자녀들의 목숨, 대장로, 종묘 장로, 도청 전인 그리고 한 무리의 천검종 제자들의 목숨도 보장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아무리 구걸해도 이 사람들이 결코 자신을 용서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지금은 다행히도 한지훈이 천신계에 도달하여 놈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실력이 되었기에, 놈들은 불쌍한 얼굴을 한 채 애타게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나중에 언젠가는, 한지훈이 다시 한번 실수를 하게 된다면 이들은 반드시 가장 먼저 뛰어들어 한 씨 집안을 찾아낼 것이다. “강 대표님! 너그러운 분이시잖아요. 저희도 처음 이런 실수를 한 거니까 제발 저희를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반드시 그 은혜를 잊지 않을 겁니다!”단해룡은 울먹이는 표정으로 빌면서 머리까지 땅에 탕탕 부딪쳤다. “용서해 달라고? 방금 대장로님이 간곡히 빌 때는 너희들 뭐 했어?”“말끝마다 국왕이 와도 한 씨 집안을 지킬 수 없고 우리 자식들도 지킬 수 없을 거라고 큰소리쳤잖아! 게다가 나를 능욕하고 한지훈의 명예를 더럽혔잖아!”“너희들은 웬만한 뱀 새끼보다도 더욱 독해. 정말 끔찍하거든.”“그런데 이제 와서야 용서를 빌다니, 너무 늦은 거 아니야!”이내 강우연은 손으로 대장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니면 너희들이 직접 물어봐. 너희들이 직접 팔을 부러뜨리고 두 눈까진 찌른 대장로님 역시 너희들을 초범이라고 생각할지!”그러자 대장로는 이를 갈며 말했다. “북양 왕! 이 파렴치한 놈들은 마땅히 칼로 다 베어버리고 하나하나 주살해야 돼! 용국을 위해서라도 해로운 놈들은 처단해야 해!”“들었지? 그러니 이제 그만해!” 한지훈은 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바로 손을 흔들었다. “푸! 푸! 푸!”이내 눈앞에는 피안개가 뭉게뭉게 피어올랐고 강우연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한지훈의 발밑에서는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잔물결이 퍼져 나갔다. 동시에, 하늘에 떠 있던 회백색의 구름 또한 요동치기 시작했다.마치 보이지 않는 힘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형성하듯, 주변 백 리 내의 구름이 빠르게 모여들었다. 곧이어,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거대한 검은 소용돌이가 형성되었고, 그 주위를 휘감는 번개가 찢어질 듯 번뜩였다.그러나 더욱 기이한 것은, 모두가 바람 한 점조차 느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단해룡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이 한 방울, 또 한 방울 바닥으로 떨어졌다.그가 정성껏 준비한 천성대진이 무너졌다!“설마... 천신계?!”단해룡의 입술이 파르르 떨려왔고,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뒷걸음질 쳤다.“의외인가? 단해룡, 네놈들은 숫자로 밀어붙이면 원하는 대로 다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 하지만 분명히 해두지. 대장로와 종묘 장로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이곳에서 전부 죽는다!”수십 명의 생명조차도 그에게는 마치 미미한 먼지에 불과한 듯했다.천신 강자는 비록 일성 준천왕이라 해도 그 심성은 천왕계와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 천신계에 도달한 자는, 생사의 윤회를 초월한 존재였다. 운명에 따라 죽을 자는 죽어야 하며, 살릴 자만이 살아남는다.그러니 이 경지의 강자는 더 이상 분노하지 않고, 살기를 쉽게 드러내지도 않는다.그러나 생사의 경계는 단 한 순간, 그들의 한 생각으로 결정된다!“뭐라고?”순간, 화산파의 한 제자가 놀란 듯 물었다. “한지훈!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나 하는 말이냐? 화산파를 적으로 돌린다면, 네놈이 아무리 천신계 강자라고 해도…”푹!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의 손끝에서 은빛 광채가 튀어나왔다. 빛이 번뜩이는 순간, 그 제자의 몸은 곧 피범벅으로 변해버렸다.“허억!”그 광경을 본 이들은 순식간에 숨이 막혔다.단해룡은 다리가 풀린 듯 푹 꿇어앉으며 목소리를 떨었다.“한... 한... 아니, 북양왕님! 제... 제가 한때 어리석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장혁선이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한지훈이 손을 뻗어 허공에서 가볍게 움켜쥐었다! “쉭!”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장선혁을 그대로 밀어냈고, 그가 필사적으로 몸을 통제하려 했지만 전히 저항할 수 없이 한지훈의 방향으로 날아갔다.장선혁은 겁에 질려 소름이 돋았고, 자신과 한지훈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걸 보자 그는 거의 바지에 실수를 할 뻔하기까지 했다. “살려줘!”장선혁이 비명을 지르려던 찰나, 한지훈이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윽! 윽!”그는 더 소리치고 싶었으나, 목구멍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대장로의 팔을 부러뜨린 게 너냐? 그렇다면, 네 두 팔을 부러뜨려야겠군.”한지훈은 차갑게 말하며 장혁선의 손을 잡고 아래로 힘껏 내리쳤다.장혁선의 두 다리가 무릎 아래에서 절단되어 그대로 땅에 박혔고, 그는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그 순간, 보이지 않는 강대한 힘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뚜둑!”맑고도 선명한 소리와 함께, 장혁선의 두 팔이 어깨에서부터 절단되었다!“아아악!”다리와 팔에서 찢어질 듯한 고통이 몰려오자, 장혁선은 돼지가 도살될 때처럼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살... 살려... 살려줘!”그는 무릎을 꿇고 이빨을 드러내며 필사적으로 외쳤다.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이 순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질적인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방금 벌어진 장면은 길게 설명하면 길지만, 실제로는 불과 1초도 걸리지 않았다.장혁선이 한지훈의 손에 붙잡힌 순간부터 팔다리가 잘려나가기까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이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실력 차이가 압도적이라는 것이며, 장혁선은 저항할 기회조차 없었다!그가 장씨 가문의 평범한 일원이라곤 하나, 오성 용급 천왕 경지의 강자였다!게다가, 그는 장씨 가문의 절학인 삼절진까지 익힌 자였다.그런 그조차 한지훈에게 무력하게 당했다면, 여기 있는 자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단해룡은 두 눈으로 한지훈을 응시하고 있었고, 이 순간 그는 한
“장혁선 이 뻔뻔한 자식! 장씨 가문에 너 같은 파렴치한이 있었다니, 정말이지 역겹구나!”대장로가 피를 토하며 분노에 차 욕설을 내뱉었다.이런 짓거리는 거리의 불량배조차도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그런데도 장씨 가문은 오랜 용국의 역사 속에서 특권을 누려온 가문이 아닌가?그런 장씨 가문의 자손이 이런 짓을 벌이다니, 대장로는 더 이상 장씨 가문을 존경할 수 없었다.“하하! 내가 저 여자와 즐긴 뒤 한씨 일가를 멸문한다고 해도 누가 뭐라 하겠어? 게다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나와 가은 생각을 한 사람이 과연 나뿐일까?”장혁선이 혀로 입술을 핥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순간, 스무 명이 넘는 사내들이 눈에 이글거리는 욕망을 품고 강우연을 바라보았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움직여!”단해룡이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했다.“슈슉!”어둠 속에서 십여 개의 그림자가 번개처럼 움직여 강우연을 완전히 포위했다.“차라리 죽는 한이 있어도, 너희들에게 당하진 않겠다!”강우연의 눈에 분노와 절망이 뒤섞인 눈물이 맺혔고, 그녀는 단호하게 단검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찌르려 했다.“우연아! 멈춰!”절체절명의 순간, 멀리서부터 날카롭고 청명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를 듣자, 강우연뿐만 아니라 단해룡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순간 얼어붙었다.이 익숙한 목소리…한지훈이 아닌가?! 그런데 한지훈은 죽지 않았던가?단해룡이 경악하며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한 줄기 하얀 그림자가 눈부신 섬광처럼 번쩍이며 단해룡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동시에, 강우연을 포위하고 있던 십여 명이 피를 내뿜으며 공중에서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장혁선이 즉시 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강력한 충격을 받아 7~8미터를 땅에서 구른 후에야 멈출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즉사하고 말았다! “여… 여보…!”강우연은 충격에 넋이 나간 채 한지훈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단검은 아직도 가슴 쪽을 향하고 있었다.“우연아, 네가 이런
“무도 세계에서는 강자가 존경받고, 강자의 말이 곧 하늘의 도리이며, 강자가 하는 일이 곧 정의로운 행동이다!”“오늘, 내가 무종 동문들과 함께 한씨 가문을 멸문시키는 것은 하늘의 뜻에 부합하고, 백성의 마음에 화답하는 일이다! 그러니 누구든지 이를 방해하면, 하늘에 맞서는 것이다!”단해룡의 목소리는 마치 큰 종소리처럼 울려 퍼졌으며, 그의 말은 수리 밖까지 전달되었다.“단 문주님, 멸문하기 전에 이 여자를 먼저 제가 시험해 볼 수 있겠습니까?”이때, 50대 중반의 남자가 군중 속에서 걸어 나오며 음흉한 시선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짐승 같은 놈들! 너희들 이게... 콜록콜록!”대장로는 손으로 단해룡 일행을 가리키며, 격분해 욕설을 내뱉었다.설령 그의 두 눈이 멀고 팔이 부서졌더라도, 대장로는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그때, 이순풍도 힘겹게 일어나 몸을 이끌고 몇 발자국 걸어가며 말했다. “오늘, 누구든지 한씨 가문을 멸한다고 큰소리면, 내 시체 위로 지나가시오!”이 말이 떨어지자, 단해룡은 차가운 두 눈빛을 이순풍에게로 돌렸다.“자네 시체 위로 지나가라고? 그럼 좋소!”단해룡은 발끝을 땅에 딛고, 마치 토끼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거대한 손을 휘둘러 이순풍의 가슴을 향해 강력하게 내리쳤다.이미 중상을 입은 이순풍에게는 피할 능력이 없었으며, 단해룡의 일격을 맞고 마치 끊어진 연처럼 하늘로 날아갔다.“푸헉!”땅에 떨어지자마자 이순풍은 피를 한 움큼 토한 뒤 곧바로 쓰러졌다.단해룡은 이순풍과 대장로, 그리고 중상을 입은 도청전인을 흘끗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터뜨렸다. “강우연, 이제 누가 널 도와줄지 두고 보겠다!”“누군가가 너를 탐하고 있다는 걸 잘 들었겠지. 하지만 만약 한지훈의 두 아이들만 넘겨준다면 기꺼이 너에게 통쾌함을 주지!”“네가 임종할 때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오쟁이를 지지 않게도 해 주겠다! 하하하!”단해룡은 말을 하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주변 사람들도 모두 고개를
“한씨 가문을 멸문한다고?!”대장로는 이 말을 들은 순간, 화살처럼 달려가서 강우연 앞에 선 뒤 단해룡을 향해 말했다.“단해룡,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퍽!”단해룡은 아무 말없이 손을 휘둘러 대장로에게 뺨을 날렸다.그 순간, 단해룡은 대장로에 대한 어떤 경의도 느끼지 않았다.예충기가 죽었고, 한지훈도 죽었으니 이제 누가 한씨 가문을 지켜줄 수 있겠는가?오늘, 그는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가진 채 누구든 그의 앞길을 막으면 죽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대장로님, 이미 여러 번 참아줬습니다. 그런데 대장로님은 계속 제 앞에서 나이를 내세워 버티고 있지 않습니까! 오늘 한지훈의 가문을 멸망시키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단해룡은 손으로 장혁선의 방향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저자는 장씨 가문의 대표이자, 조룡의 묘를 지키는 장씨 가문의 후계자입니다! 장씨 가문 사람의 체면이 당신보다 크지 않겠습니까?!”“내가 말하는데, 당신뿐만 아니라 무종의 대장로들이 모두 모여 있어도 한씨 가문은 오늘 반드시 멸문당할 것입니다!”“퍽!”그 말이 끝나자, 매우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며 은백색의 후광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온 사방에 모래와 돌멩이가 흩날리며, 대장로의 몸이 몇 미터나 날아가며 땅에 무겁게 떨어졌다.“푸헉!”대장로는 일어나기도 전에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너무 컸고, 단해룡은 오성 용급 천왕계 강자일 뿐만 아니라 진법에 대한 이해도 대장로보다 훨씬 뛰어났다.그 한 방에 대장로의 내장이 거의 갈라질 뻔했지만, 그가 무종의 대장로라는 신분이었기에 치명타를 주지 않은 것이었다. 장혁선은 비웃으며 한 걸음 다가가 대장로 옆에 섰고, 한 발을 들어 대장로의 가슴을 짓밟으며 말했다. “죽을 줄도 모르고 우리 장씨 가문과 한지훈의 원한을 알면서도 끼어들다니.”“사람을 죽이면 목숨으로 빚을 갚는 게 당연한 일이다! 너 같은 늙은이가 무슨 무종의 대장로라는 자격으로 방해하려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