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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4화

차용증 얘기에 강문복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

하지만 아래층에서 한지훈에게 걷어차인 복부가 아직도 아팠기에 화를 낼 수도 없었다.

그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조카사위, 가족끼리 차용증은 너무하지 않아? 회사가 정상궤도에 들어서기만 하면 돈 돌려줄 거야.”

“하!”

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차라리 해가 서쪽에서 뜬다는 말을 믿지 강문복 당신 말은 전혀 신뢰성이 떨어지는데요?”

“너!”

강문복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하지만 부탁을 하러 온 입장이니 어쩔 수 없이 강우연에게 우는 소리를 했다.

“우연아, 큰아버지도 힘들어. 회사가 나 없으면 안 돌아가. 이번에 운영자금이 부족하게 됐는데 이 사업이 망하면 회사도 파산하게 돼. 그때가 되면 우린 길바닥에 쫓겨날 거고 네 할아버지 무덤도 자리세를 내지 못해 옮겨지게 될 거야.”

“할아버지가 생전에 널 얼마나 예뻐하셨니? 우릴 모른 척할 건 아니지?”

강우연은 깊은 고민에 잠겼다.

오래전의 할아버지가 그녀를 아껴준 것은 사실이나 나중에 그녀에게 상처준 것도 사실이었다.

강문복은 흔들리는 강우연을 보자 계속해서 말했다.

“우연아, 큰아버지가 부탁 좀 할게.”

말을 마친 강문복은 바닥에 무릎을 꿇으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 모습을 본 강우연은 다급히 강문복을 부축하며 말했다.

“이러지 마세요! 돈… 빌려드릴게요!”

그 말을 들은 강문복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는 벌떡 일어나더니 눈물을 쥐어짜며 말했다.

“역시 우연이는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예전에 큰아버지가 미안한 게 많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어.”

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

“지나간 얘기는 이제 하지 말아요.”

말을 마친 그녀는 재무부에 전화를 걸어 개인 명의로 강운 그룹에 천억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곧이어 강문복은 비서의 전화를 받았다.

“회장님, 회사 계좌로 천억 입금됐어요. 그쪽에서 돈을 빌려드렸나 봐요?”

강문복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알았어. 이틀 정도 있다가 돌아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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