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도련님이… 살해를 당했어요!”그 경호원이 다시 한번 말했다.쾅!순식간에 오용훈은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기를 방출했다.“내 아들이 죽었다고?”그는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재차 물었다.여긴 남촉, 오씨 가문의 아지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에서 오씨 성을 가진 가주의 아들이 살해를 당했다니!게다가 오경용은 오용훈이 가장 총애하는 아들이었다.이건 오씨 가문에 대놓고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대체 누굴까?어느 간덩이가 부은 놈이 이런 미친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거실에 함께 있던 장교와 장군들 역시 벌떡 일어서며 분노를 표출했다.“사령관님, 제가 3천 사병을 데리고 도련님을 살해한 놈을 처벌하러 가겠습니다!”“저도 가겠습니다!”“저도 가서 도련님의 복수를 하겠습니다! 그 놈에게 오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을 살해한 업보가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 알려주고 오겠습니다!”오용훈은 부하들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그 경호원을 노려보며 물었다.“대체 내 아들을 죽인 놈이 누구더냐! 그놈은 어디 있어?”경호원은 거실 안에 진동하는 살기에 기가 눌려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가… 가주님, 저도 모르는 놈입니다. 말투를 봐서는 지방에서 올라온 것 같은데… 지금은 사씨 가문 저택에 있습니다.”“지방에서 올라왔어? 좋아! 아주 좋아! 감히 내 아들을 죽이다니! 그게 누구든 난 놈과 그놈 가족들의 피로 내 아들의 영혼을 기릴 것이다!”오용훈은 분노한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말했다.“지금 당장 주군 본부로 가서 1만 사병을 집결하고 사씨 가문 저택으로 간다! 오늘 거기서 파리 한 마리도 못 빠져나가게 해야 할 것이다!”“예, 알겠습니다!”순식간에 일곱 명의 군인 장교들은 거실을 나가 입구에 대기 중이던 차를 타고 주군 본부로 향했다.오용훈은 분노에 치를 떨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차 대기시켜! 당장 사씨 가문 저택으로 출발한다!”그렇게 오씨 가문 사람들은 살기를 풀풀 풍기며 사씨 저택으로 향했다.그 시각, 저택.사
이 작은 남촉에 사령관급의 강자가 있다는 건 놀라운 사실이었다.그래서 과거 2대 국왕마저도 촉지를 단독으로 구분한 것 같았다.촉지는 사실 상 세간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강자들이 많이 숨어 있었다.그 시각, 사씨 가문 대문 앞에 대량의 병사가 집결되었다.수많은 군부의 트럭이 위풍당당하게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었다.족히는 백 대가 넘는 트럭이 저택 근처의 골목 골목을 가득 채웠다.총을 든 병사들이 차에서 뛰어내려 저택 근처의 반경 3km 이내에 자리를 잡고 경계 태세를 취했다.그와 동시에 병사들은 끊임없이 몰려와 저택 주변을 포위하고 총알을 장전했다.입구에서 그 광경을 지켜본 주원성은 겁에 질려 이마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는 바로 뒤돌아서 오용훈의 옆으로 가 공손하게 말했다.“오 사령관님이 직접 오실 줄은 몰랐네요. 저는 서촉 4분대 국장 주원성입니다.”오용훈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주원성을 노려보고는 싸늘하게 말했다.“서촉 사람이 우리 남촉에는 무슨 일로 온 거지?”주원성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써 해명했다.“뭔가 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이웃인 우리 서촉의 체면을 봐서라도 한 선생을 그만 용서해 주시죠. 고의로 사령관님 아들을 살해한 건 아니었습니다. 사실은….”주원성은 최대한 한지훈이 실수로 죽인 쪽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오용훈은 콧방귀를 뀌고는 주원성의 멱살을 잡고 호통쳤다.“주 국장! 자네가 서촉 사람인 걸 봐서 자네만은 봐줄 수 있어! 하지만 저 미친놈이 내 아들을 죽인 죄는 절대 용서 못해! 내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저놈의 목숨을 취하고 말 거야! 누구든 날 말릴 생각하지 마!”말을 마친 오용훈은 주원성을 밀치고 아직도 태연히 앉아 있는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내 아들을 죽인 범인이 너야?”오용훈이 고함치듯 물었다.한지훈은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래. 나야.”“아주 좋아! 자기가 한 일을 인정하는 게 남자다워! 하지만 안타깝지만 넌 건드리지 말아야 할 존재를 건드렸어!”오용훈
오용훈은 너무 당황스러웠다.혼자 힘으로 초식 하나에 두 명의 전신 강자를 베어버리다니!2성 현급 사령관인 자신의 실력으로도 상대가 언제 공격을 어떻게 휘둘렀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너무 무시무시한 실력이었다.‘이 녀석 보통내기가 아니야!’어쩌면 상대는 2성 현급 사령관의 실력을 초월했을 수도 있었다.‘설마 3성지급 사령관?’남촉에 이런 막강한 무인이 걸음했는데 자신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오용훈은 또 한번 놀랐다!게다가 말을 들어보니 서촉에서 온 사람 같았다.‘서촉에서 남촉을 먹으려고 준비하는 건가?’그런 생각을 하며 오용훈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고 눈에서 진한 살기가 방출되었다.눈앞의 인간이 누구든, 자신의 아들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갚는 게 당연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눈앞의 오용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누군지 궁금해?”오용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호통쳤다.“내 검은 무명인을 베지 않는다! 네놈이 한방에 내 호위 무사를 죽여버렸다는 건 그만큼 너도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뜻이겠지! 너 같은 사람이 남촉에 나타난 이유가 분명 있을 거야! 그러니 네가 여기 온 목적을 말해!”한지훈은 냉소를 짓고는 일어나서 싸늘한 눈빛으로 오용훈을 쏘아보며 말했다.“일개 남촉 군부의 총지휘관 따위는 내 이름을 알 자격도 없어!”그 말에 현장에 삭막한 정적이 감돌았다.오용훈의 얼굴은 거의 흙빛이 되었다.수십 년을 살면서 이토록 그를 무시하는 발언은 처음이었다.이곳은 남촉이고 오씨 가문의 아지트였다.오용훈은 크게 분노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건방진 자식! 죽음을 재촉하는구나!”총을 든 병사들은 바로 총알을 장전하고 총구를 한지훈에게 겨누었다.그 순간 분위기는 고도로 긴장되었다.옆에서 지켜보는 주원성은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한지훈이 이 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을 누가 알았을까!게다가 오용훈의 호위를 죽여버리다니!그 두 사람은 남촉에서 오용훈을 제외하면 최강자로 불리는 사람들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너무도 쉽게 그들을 썰
오용훈의 광기와 분노는 극에 달했다.하지만 한지훈은 그 말을 듣더니 비웃음을 머금고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남촉 오씨 가문이라! 정말 건방지고 무식한 족속들이었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다니! 처음엔 나도 안 믿었는데 지금 보니까 너희는 지금 권력의 힘을 더럽히고 있어! 그렇다면 내가 용국 전쟁부를 대신해서 너희 오씨 가문을 소멸시킬 거야!”그 말을 들은 오용훈은 고개를 돌리고 증오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웃겨! 지방에서 올라온 촌놈 주제에 그런 건방진 발언을 하다니! 우리 오씨 가문을 네가 소멸해? 남촉 땅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몰라? 우리 가문이 없었으면 남촉의 오늘도 없었어!”“우리 가문이 쓰러지면 가장 타격을 받는 쪽은 남촉 시민들이 될 거야! 다들 거리로 나앉을 거라고!”촉지의 현지인들은 그의 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물론 한지훈은 제외였다.그는 피식 냉소를 짓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오용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남촉의 군왕이라도 된다는 건가? 오용훈, 남촉은 용국의 땅이지 너희 오씨 가문의 땅이 아니야! 남촉에 오씨 가문이 사라져도 다른 가문들이 일어날 거야! 그들이 어쩌면 너희보다 운영을 더 잘할 수도 있겠지!”“너희는 자신들의 세력을 등에 업고 백성들을 억압하고 권력을 남용하고 있어! 하지만 용국에서 이런 만행이 벌어지는 건 용납할 수 없지! 나라에서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범죄 사안이라고!”“너희가 그래도 말을 못 알아듣고 욕심만 채운다면 내가 오늘 나라를 대신해 남촉의 최대 암덩어리인 너희를 뿌리뽑을 거야!”오용훈은 충격에 인상을 마구 구겼다.하지만 곧이어 그는 큰 웃음을 터뜨렸다.“웃겨! 네 말 몇 마디로 남촉에서 우리 오씨 가문의 영향력을 부정할 셈인가? 정말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 솔직히 말해주지! 지금 이 문을 나가면 반경 3km 안에 모두 내 병사들이 진을 치고 있어. 내 명령이 떨어지면 그들은 이 저택을 폐허로 만들어버릴 거야!”오용훈이 과장
그 말을 들은 오용훈은 훈간 당황했다.곧이어 그는 의심의 눈초리로 동진해를 노려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동진해! 지금 나한테 한 소리야? 나한테 병사를 철수하라고? 그게 지금 남촉 총사령관 앞에서 할 소리야?”오용훈은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했다.남촉 주군 본부 총사령관인 자신이 지방에서 올라온 촌놈의 눈치를 봐야 한다니!동진해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에게 말했다.“오 사령관, 장난으로 하는 말 아닙니다! 이분을 건드려서는 안 돼요! 이분을 건들면 남촉 전체가 뒤집어질 겁니다!”오용훈은 그 말을 듣고 분노한 목소리로 호통쳤다.“그래? 내가 꼭 건들겠다면 자네가 뭘 할 수 있는데?”동진해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는 한지훈의 눈치를 힐끗 살피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한 선생, 제가 처리하겠습니다.”한지훈은 미심쩍은 눈초리로 동진해를 바라보며 물었다.“가능하겠어요?”동진해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시도는 해봐야죠.”곧이어 그는 오용훈의 옆으로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오 사령관, 저분의 신분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건들 수 없는 분이에요!”분노한 오용훈이 따지듯 물었다.“대단한들 얼마나 대단하겠어?”동진해가 말했다.“북양 출신입니다.”짤막한 대답에 오용훈은 흠칫하며 안색이 급격히 굳어졌다.‘저 건방진 녀석이 북양 출신이었다니!’오용훈은 진지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물었다.“정말 북양 출신이야?”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오용훈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북양의 위상을 용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전임 총사령관이 총살을 당한 일은 촉지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오용훈뿐이 아니고 옆에서 듣고 있던 사씨 가문 사람들과 유청도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한지훈이 북양 출신이었다니…사람들이 오용훈이 한지훈 토벌 작전을 포기할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가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쳤다.“북양이면 뭐! 여긴 남촉이야. 우리 오씨 가문 아지트라고. 북양 사병 따위가 지금
여기서 사태가 더 심각해진다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참사가 벌어질 것이다.오용훈은 인상을 쓰고 이고성을 노려보며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사령관, 지금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여긴 남촉이야. 서촉이 아니라고!”이고성은 냉소를 짓고는 말했다.“오용훈, 그런 말로 날 협박할 생각은 하지 마! 난 협박이 안 통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난 자네와 자네의 가문, 나아가서 남촉을 살리려고 이 자리에 온 걸세!”그 말을 들은 오용훈은 완전히 똥 씹은 표정이 되어버렸다.“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고!”오용훈이 짜증스럽게 물었다.이고성은 냉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그건 알 필요 없고 한 선생은 자네가 건드릴 수 있는 체급이 아니야! 그분을 건드리면 우리 서촉을 적으로 돌리는 거로 간주하겠어!”위엄이 담긴 발언에 오용훈마저 당황하며 그를 쏘아보았다.“이고성! 지금 나랑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오용훈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그는 왜 한지훈 하나 족친다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방해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작 북양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로 이렇게 대접할 일인가?아니면 상대가 정말 대단한 인물이라도 된다는 걸까?“해보자는 게 아니라 충고하는 거야. 오 사령관, 오늘 저분 머리털 하나라도 건드리면 남촉의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모가지가 날아갈 거야! 특히나 당신들 오씨 가문은 아예 남촉에서 사라지게 되겠지!”이고성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번에 급하게 달려온 것도 한지훈의 신분에 관해 들은 게 있었기 때문이었다.이 나라의 기둥과도 같은 인물을 누가 감히 건드린단 말인가!남촉의 오씨 가문이 아니라 촉지 전체가 이 사건에 휘말려도 참사를 면치 못할 것이다.오용훈의 표정이 흉하게 일그러지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알 것 같아. 이고성 이 모든 건 자네의 계략이었어! 북양은 무슨! 대단한 신분? 그거 다 거짓말이지! 이고성 당신이 드디어 욕심을 드러낸 거야! 일부러 시비를 만들어서 우리 남촉을 먹으려는 수작 아니야?
쾅!이고성의 말이 정원에 섬뜩하게 메아리쳤다.지금 뭐라고 한 거지?북양왕?눈앞의 한 선생이 북양왕이었다고?그 순간 오용훈은 충격을 받은 얼굴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를 따라온 병사들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조용히 총을 내렸다.주원성과 사씨 가문의 사람들, 그리고 유청까지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동진해도 눈을 휘둥그레 뜨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한 선생이 이 정도로 거물급 인사일 줄을 누가 알았을까!용국은 물론이고 국제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북양왕이 눈앞에 있다니!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이고성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음산한 눈빛으로 이미 굳어버린 오용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오 사령관, 아들의 복수를 하러 왔다고 그랬나?”“그건….”오용훈은 이마에 땀이 비 오듯 흐르며 온몸을 떨고 있었다.왜 이렇게 된 거지?눈앞에 있는 아들을 죽인 원수가 북양왕이었다니!크게 실수한 느낌이 확 들었다.“당신이 진짜로 북양왕인가요?”용훈은 용기를 내서 한지훈에게 물었다.그 말에 이고성이 분노하며 오용훈에게 삿대질했다.“오용훈! 지금 북양왕의 신분을 의심하는 거야? 아니면 날 의심하는 거야?”오용훈의 표정이 음침하게 굳었다.뒤에 있던 참모가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와 작은 소리로 말했다.“사령관님, 저희는 이제 어쩌죠? 북양왕 눈밖에 났으니 다 죽게 생겼잖아요? 서촉의 전임 총사령관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처형당했는데… 저희도 무서워요. 이러다 우리 다 망하는 거 아닌가요?”잘못을 인정하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던 오용훈은 그 말을 듣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다시 치밀었다.지금 겁을 먹고 물러난다면 오씨 가문은 남촉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살의를 불태웠다.‘그래! 나한테는 3만 사병이 있어!’비록 이곳에 동원된 인원은 만 명 정도이지만 언제든 남은 병력을 동원할 수 있었다.북양군이 이곳에 당도하려면 최소 세 시간 이상 걸릴 것이다!북양의 특수 운송수단을 동원하지 않으면
그의 신변 안전에 문제가 생긴다면 촉지 전체가 폭풍우에 휘말릴 것이다.30만 북양 대군은 8개국의 백만 대군도 쓸어버린 전적을 가진 군대였다.오용훈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사령관, 저 사람이 북양왕이 맞는지 누가 장담해? 남촉에서 북양왕 얼굴 본 사람 있어? 어쩌면 이고성 자네가 데려온 가짜일지도 모르잖아!”“오용훈 미쳤어? 지금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해?”분노한 이고성은 오용훈에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오용훈도 지지 않고 맞섰다.“나 제정신이야. 전원 내 지시를 따른다! 이고성은 반역을 꾸미고 가짜 북양왕을 데려다가 남촉의 땅을 더럽히려 했다. 당장 저들을 사살해! 아무도 살려서 내보내면 안 돼!”그의 고함이 정원에 쩌렁쩌렁 울렸다.오용훈은 완전히 미쳤다.이고성은 부들부들 떨며 오용훈에게 소리쳤다.“오용훈, 넌 미쳤어! 상대는 북양왕이야! 짝퉁이 아니라고!”그는 분노한 눈빛으로 주변에 총을 든 병사들을 둘러보며 소리쳤다.“지금 이게 뭐 하자는 거야! 당장 총 안 내려? 이거 반역이야! 일국의 총수를 암살하려는 거라고! 구족을 멸할 중범죄야!”남촉의 병사들은 그 말을 듣고 당황한 얼굴로 서로 눈치를 살피며 천천히 총을 내려놓았다.그 모습을 본 오용훈은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들고 총을 내린 병사를 겨누며 고함쳤다.“전장에서 도망치는 자는 군법대로 바로 사살한다!”병사는 그 말을 듣고 바로 무릎을 꿇었다.하지만 오용훈은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 병사를 사살했다.순식간에 뻘건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오용훈은 문밖에 있는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여긴 남촉이고 내 명령이 곧 법이야! 총을 내리는 자들은 군법대로 처치하겠다!”말을 마친 그는 총을 들고 한지훈과 이고성 일행을 겨누며 소리쳤다.“이고성, 가짜 북양왕을 데려다가 군대를 농락한 죄는 용국의 법도대로 즉시 사살해야 마땅해!”그 말을 들은 이고성이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오용훈, 당장 그만둬! 남촉 밖에 우리 서촉의 3만 병사
한씨 가문은 또 한 명의 아들을 얻으니 집안에 경사가 가득했다!도청전인을 비롯한 모두가 등불을 밝히고 집안을 장식하며, 얼굴마다 웃음이 가득했다.나씨 가문의 사람들 또한 소식을 듣고 직접 찾아와 축하를 전했다.“한 선생님, 이는 저희 나씨 가문의 작은 성의입니다. 꼭 받아주십시오.”나계홍이 말하며 돈봉투를 한지훈에게 건넸다.한지훈은 돈봉투를 쳐다보지도 않고 옆에 있던 천검종 제자에게 넘기고는 웃으며 물었다.“나계홍 씨, 이 시점에 축하하러 올 용기가 있었습니까?”나계홍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해 있다가, 이내 한지훈의 말 속뜻을 깨닫고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한 선생님, 농담도 지나치십니다. 나씨 가문이 오늘날의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한 선생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이 시점에 한 선생님을 떠난다면, 그것이야말로 배신이고 의리를 저버리는 것입니다!”“배신과 의리를 저버리는 자는 하늘이 용납할 수 없는 법이지요!”나계홍은 지금 이 순간, 한지훈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것 외에는 더 좋은 말을 떠올릴 수 없었다.한지훈은 나씨 가문의 유일한 의지였고, 죽더라도 한지훈과 함께 죽는 것 외에는 길이 없었다!“좋습니다. 그대가 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니, 나씨 가문이 받은 은혜는 헛되지 않았네요. 밤이 깊었으니, 어서 돌아가 쉬시지요.”한지훈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강우연은 갓 출산한 몸이라 휴식이 필요했기에, 나계홍과의 접견은 불가능했고 나계홍도 더 머물지 않고 한지훈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강중에서 나씨 가문과 몇몇 이름 없는 작은 가문만이 축하 선물을 보냈고, 다른 모든 가문은 모른 척하거나 심지어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았다.심지어 강중의 시장조차도 장씨 가문의 복수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이전에는 결코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더불어 강릉의 많은 거물들도 고속도로로 모여들어 차 앞에 서서 조용히 장도령의 도착을 기다렸다.천성의 분위기는 전례 없는 긴장감에 휩싸였고, 모두가 서둘러 줄을 서거나 아첨하기에 바빴다.하지만
“명산도, 장씨 가문도 괜찮습니다. 만약 이 세상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들은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합니다. 누구든지 먼저 국법을 지키는 것이 국가에 대한 충성의 길이지요!”“그들 장씨 가문은 조룡의 무덤을 지킨다고 해서 용국에 은혜를 베푼 것이 아닙니다! 무덤 수호자로서 조룡의 무덤을 지키는 것은 그들의 의무일 뿐입니다!”“자신들이 해야 할 일만을 다하고, 전국 백성들의 머리 위에 올라타서 특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그런 자들은 죽여야만 합니다!”한지훈은 대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진우는 무력하게 한숨을 내쉬었지만, 다른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한지훈의 말이 분명히 맞았고, 장씨 가문은 이미 너무나도 거만해졌다. 국왕은 장씨 가문을 눈여겨보지 않은 것이 아니었지만, 그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따라서 국왕은 장씨 가문을 적대 세력으로 분류하지 않았고, 그들이 저지르는 일들에 대해서도 그저 눈감아 주거나 지나쳐 버렸다!“주군, 이분이 말씀하신 대로 장씨 가문은 상대하기 쉽지 않으니, 장도령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도청전인도 조용히 조언했다.하지만 한지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한지훈의 마음이 확고해지자, 진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렇다면, 나 진우는 여기서 오래 머물게 될 것입니다. 아마 장도령은 천자각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관대한 처신을 했을지도 모릅니다!”“한 선생님…”그때, 한 명의 간호사가 빠르게 대청으로 달려와 초조하게 말했다.“강 대표님의 양수가 터졌습니다. 곧 출산할 예정입니다! 이미 병원에 연락을 했고, 산부인과 의사가 곧 도착할 것이니 문을 열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뭐라고?!한지훈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정말입니까?! 그럼… 빨리! 선생님, 경비원에게 알리고, 의료진은 무조건 출입을 허용해 주세요. 절대로 막지 말아야 합니다!”“알겠습니다!”도청전인은 급히 대청을 나와 문 쪽으로 온 뒤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한지훈은 검은빛 명함을 한 번 흘낏 보고는, 물어볼 필요도 없이 그것이 진우의 것임을 알았다.이 명함은 흑병대에서만 사용하는 특별한 물건으로, 쉽게 꺼내지 않는 것이다.한지훈은 명함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를 안으로 모셔라!”잠시 후, 진우가 천검종 제자의 뒤를 따라 대청으로 들어섰다.“진 씨 형님, 먼 길을 오느라 수고했습니다. 어서 앉으시지요!”한지훈은 태연한 태도로 다과상이 있는 쪽을 가리켰다.진우는 먼저 한지훈을 살펴본 뒤, 도청전인을 한참 동안 주의 깊게 관찰하고 나서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이 먼 길을 직접 오시다니, 여행을 온 것은 아니겠죠?”한지훈은 차를 따라주면서 웃으며 물었다.“아이고, 한 씨 형님, 이번에 저는 국왕 폐하의 명을 받고 급히 온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매우 긴급합니다!”진우는 한지훈이 내준 찻잔을 받았지만,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옆에 내려놓았다.“무엇이 그리 급합니까?”한지훈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아이고!”진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손등을 쳤고, 곧장 한지훈에게 대답했다. “장도령이 이미 천산에서 하산하여 지금 천성에 도착한 것을 모르십니까? 그가 지금 오고 있는 중입니다!”진우는 말을 하며 한 문서를 꺼내 한지훈에게 건넸다.“이것은 국왕께서 친히 명령한 일입니다. 한 씨 형님께서 직접 오륙으로 가서 무도 학원을 감시하고, 즉각 출발할 것을 명하셨습니다!”한지훈은 넋을 잃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명령은 너무도 시기가 절묘했고, 문서에는 큼지막하게 기밀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이는 분명 국가 일급 기밀로, 이번 작전에 참여하는 이들 외에는 누구에게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했다.국왕은 사실 한지훈에게 오륙으로 가서 위기를 피하라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한지훈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곧바로 국왕의 의중을 이해했고, 고개를 살짝 저으며 대답했다. “오륙의 무도학원은 아직 설립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중요한 소식이 있다면 누군가는 제일 먼저 저에게 통지
장도령의 위명은 허언이 아니었다.그를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어르신들에게 들은 이야기만으로도 그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더구나 이번에는 장씨 가문의 복수를 위해 나선 만큼, 더욱 가차 없는 행동을 보일 것이 분명했다.“그렇다면 한지훈 선생님께 알리는 것이 좋을까요?”나한비가 고뇌에 찬 얼굴로 물었다.이번에도 나씨 가문은 어쩔 수 없이 모두의 반대편에 서게 되었다.이 얼마나 기구한 운명인가! “우리보다 더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 게다가, 우리가 직접 나서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한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거리를 두실 수도 있으니 말이야.”나계홍은 말을 마친 후 천천히 눈을 감았고, 고개를 연신 저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 며칠간의 상황이 도청전인에게 보고되었다.그중에서도 '장도령'이라는 이름을 들은 순간, 도청전인의 표정은 단숨에 굳어졌다.“어서, 한 선생님을 뵈러 가자!”이때, 한지훈은 서재에서 삼절진의 진수를 연구하고 있었다.겨우 약간의 깨달음을 얻으려던 찰나,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한 선생님! 큰일입니다! 천산 장씨 가문의 대변인인 장도령이 이미 하산했으며, 게다가...”천산 장씨 가문?!생각보다 빨리 왔군!한지훈은 고개를 들며 도청전인을 바라보았다.“게다가 뭐라고 했죠?”“그가... 그가 선생님께 양팔과 양다리를 스스로 끊고 장씨 가문에 가서 사죄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가문 전체를 멸족하겠다고 했습니다!”도청전인의 목소리는 몹시 낮았고, 얼굴은 극도로 어두웠다.“오, 그래요? 장씨 가문 놈들은 다들 정신이 나갔나 보군요, 걸핏하면 남의 다리를 끊으라고 하는 걸 보니 말입니다. 그 사람의 말을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한지훈은 손을 휘저으며 도청전인에게 신경 쓰지 말라는 듯 말했다.도청전인은 뒤에 서 있던 천검종의 제자들에게 눈짓해 물러나라는 신호를 보낸 뒤, 한지훈에게 다가와 정중히 말했다.“주상, 그자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한때 용
그 말을 듣자, 대장로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사실, 모든 정보 중에서도 무신종과 국왕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조정 역시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무적천 또한 세상과 단절된 것처럼 보였다!“그 뜻은...?”그러자 황약사는 뒷짐을 진 채 천천히 걸으며 대꾸했다. “자네는 진왕의 반란이 왜 실패했는지 알고 있는가?”“그건... 소인도 잘 모르겠습니다!”대장로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곤륜에 한 노인이 있었지. 그자는 손을 한 번 드는 것만으로도 무적천을 얌전히 물러서게 만들었는데, 장도령은 말할 것도 없지. 그런데도 자네는 장도령이 정말 무적천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가?”“겉모습만 봐선 안 되는 법일세. 무적천조차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건, 그 역시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지! 그가 두려워하는 자가 누구일 거라 생각하는가?”그 말을 들은 대장로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한지훈에게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비장의 카드가 있다는 말씀이군요?”황약사는 살짝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 노인이 한지훈의 비장의 카드가 아닐 수도 있고, 한용이 한지훈의 의지처라고 보기도 어렵네. 다만, 한지훈과 조정 모두 이렇게 고요하다는 건 분명 비범한 기운이 숨어 있다는 뜻이지!”“그러니 약왕파를 위해선 더더욱 참고 견뎌야 하네. 상황이 명확해지기 전까진 절대로 함부로 수를 두어 선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위험천만한 처지에 빠질 걸세!”대장로는 황약사의 입에서 '위험천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처음이었다.그렇다면 지금의 국면은 겉보기엔 일방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 속에 숨은 파도가 요동치고 있다는 뜻이었다.황약사조차도 위험을 느끼고 있을 정도라니!“곡주님, 정말로 한지훈이 그토록 대단한 인물입니까?”대장로는 여전히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러자 황약사는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한 영상을 보여주었다.그 영상은 서로 다른 두 장면을 이어 붙인 것이었고, 첫 번째 장면은 한지훈이 동방 오
순식간에 인터넷은 물론, 각 대형 매체에서도 일제히 한지훈의 구설수에 관한 기사를 올렸다. 그렇게 용국 전체는 떠들썩해졌다. 평범한 백성이라면 장도령이라는 사람의 신분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테지만, 한지훈은 그들 마음속의 언제나 영웅이 이었다. “정확히 7일 후, 장도령은 장 씨 집안을 대표하여 직접 강중으로 향하여 한지훈을 만날 예정이래!”얼마 지나지 않아 sns에는, 장 씨 집안 신도라는 닉네임의 한 사람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말은 매우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정보량은 엄청 많았다. 마찬가지로 그 글을 읽게 된 약왕파의 몇몇 장로들은 더 이상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한지훈, 너 이번에는 정말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구나! 장도령이 직접 산에서 내려와 너를 괴롭히려 하겠는데, 과연 네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대장로님, 저희... 드디어 고생길을 끝마치게 됐네요!”“그러게나 말이에요. 장월동을 죽인 이상 한지훈은... 틀림없이 죽음을 당하게 될 겁니다!”“맞아요. 무종과 무맹도 이번에는 절대 그를 도와주지 않을 겁니다. 그럼 이 기회에 차라리 곡주한테 도움을 청하여 저희가...”몇몇 장로들은 점점 더 욕심이 생겼다. 깊이 생각에 잠긴 대장로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빠른 걸음으로 뒤뜰로 향했다. 한편 그 시각, 황약사 또한 모든 상황의 태세 변화를 주시하고 있었다. 인터넷과 수많은 언론에서는 모두 한지훈에 대한 구설수를 언급하고 있었지만, 단 두 명만큼은 여전히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바로 국왕이다. 용국 당국은 여전히 이번 일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비록 이것은 민간의 싸움이긴 하지만, 한지훈의 지위는 특별하고 또한 이는 천자각의 이익과 손실과도 연관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국왕은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한지훈의 편에 서 있을 거라는 명확한 태도를 보였다. 다른 한 명은 바로 무신종의 무적천이었다. 사실 무신종과 천산 사이는 밀접한 관
장도령. 그는 바로 천산 장 씨 집안에서, 유일하게 세속의 일에 개입할 수 있는 대변인이었다. 악명이 자자한 그는, 이미 수십 년 전에도 두 손에 피를 가득 묻힌 적이 있었다. 과거 무종의 한 문주는 단지 말속에 장 씨 집안을 향한 약간의 경멸심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장도령이 직접 찾아가 무종을 멸문시켰었다. 당시 현장은 그야말로 피바다였고, 시체가 수도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 후로 장도령의 이름은 유명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복을 걸친 채 손에는 칠성 상문검을 든 한 중년 남자가 음침한 표정과 함께 저벅저벅 로비로 들어섰다. 그는 땅 위에 놓인 단대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장월동의 시체를 보고는, 눈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조부님! 저 장도령 인사드립니다!”이내 장도령은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흰 눈썹 노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너 잘 봐봐. 우리 장 씨 집안의 자손이 다른 사람에게 잔인하게 살해되고, 게다가 우리 장 씨 집안의 삼절진마저 잃어버리게 됐어. 수천 년 역사 이래, 우리가 언제 한번 조룡의 유물을 다른 사람에게 이런 방식으로 빼앗긴 적 있기나 할까?”흰 눈썹 노인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비치더니, 이내 그 한기는 순식간에 생기로 전환되었다.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유 씨 어르신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역시 장 씨 집안 가주는 보통이 아니었다. 그의 실력은 천왕계보다는 더 위인, 천신계에 있을 거라 확신했다. “조부님, 이놈은 마땅히 처단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저희 장 씨 집안의 위세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장도령이 조용히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장 씨 집안의 위용을 모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설사 상대가 국왕이라 할지라도, 5대 명산이라 할지라도 장 씨 집안의 체면을 멋대로 구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천산이든 화산이든 그 어떤 5대 명산 사람도, 장 씨 집안의 자손을 죽이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비록 용국 무종은 5대 명산 출신이긴 하지만, 정작 5대 명산의 진정한
산에서 참배를 하는 건 곧 조룡을 참배하는 것이었다. “유원룡? 뭐 하러 온 거야?”노인은 유 씨 어르신을 흘겨보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 이내 유 씨 어르신은 급히 고개를 들고는 말했다. “장... 장 씨 도련님께서 강릉에서 참사하셨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저희가 장 씨 집안을 위해 장례를 치르러 온 겁니다.” 장례? 그 말을 들은 노인은 순간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유원룡의 멱살을 잡고 물었다. “뭐? 강릉에서 누가 죽었다고?”깜짝 놀란 유 씨 어르신은 부들부들 떨면서 급히 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장... 장 씨 어르신, 장월동 말입니다!”“뭐?”노인은 장월동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는 순간 얼굴색이 변했다. 필경 장월동은 장 씨 집안의 미래 상속자였기 때문이다. “어디 있어!”이내 노인은 재빠른 걸음으로 승용차로 달려갔다. “여기 있습니다!”유 씨 어르신은 노인을 데리고 단대 옆으로 데리고 향했다. 두 어깨가 부서진 채 이마에는 핏구멍이 뚫려있는 장월동의 처참한 모습에, 노인은 두 눈을 감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따라와!”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두 눈을 뜬 노인은 큰 소리로 말했다. 노인은 유원룡과 함께 장월동의 시체를 들고, 저벅저벅 장 씨 집안 대저택으로 들어섰다. 복도를 지나 골목을 지나 무려 30분을 걷고 나서야 산기슭의 한 웅장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기다려!”노인은 먼저 계단을 걸어 올라가 로비로 들어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모습을 드러낸 노인은 입구에 서있는 유원룡에게 소리쳤다. “시체 들고 들어와!”유원룡은 급히 자신의 뒤에 선 무극문 제자를 향해 손을 흔들고는, 빠른 걸음으로 노인을 따라 로비로 들어섰다. 한편 로비 정중앙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앉아 있었다. 노인의 흰 눈썹은 어깨에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이내 천천히 눈을 뜬 노인은 장월동의 시체를 확인하자마자, 두 눈에는 한기가 돌았다. “월동아!”노인의 목소리는 마치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어르신, 제... 제
천생서문 전체 문장 중 총 6곳에서 이 네 글자가 나타났고, 한지훈은 줄곧 이 단어가 후손들을 격려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삼절진의 묘사와 결부하여 다시 읊어보게 된 한지훈은 이 단어 속에, 반드시 숨겨진 뜻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 이른바 인성승천이란, 인체 속에 포괄된 만상이 우주와 통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 말은 즉, 인력은 사실 우주와도 연관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인체의 잠재력만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면, 충분히 천지를 뒤흔들 수도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이른바 자연계를 이루게 된다. 생각에 잠긴 한지훈은 두 손을 뒤로 젖힌 채 서재를 서성거렸다. 바로 그때, 도청 전인이 주전자 하나를 들고는 나타나 한지훈의 옆 책상에 올려놓았다. “주상, 차 한 잔 하시죠!”“그래!”“와이프는 잠들었고?”한지훈이 담담하게 물었다.“요 며칠 간병인이 항상 사모님을 저녁 8시 전에 잠들게끔 도와주고 있습니다. 아마 이쯤이면...”도청 전인은 고개를 들어 벽시계를 흘깃 보았다. “이미 잠들었겠네요.”그제야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자신이 써 내린 그 종이를 도청 전인에게 건네주었다. “도청, 이것 한번 좀 봐봐. 자네는 몇십 년 전에 출가하여 도를 배웠으니 이런 것에 대한 이해는 나보다 강할 거라 생각해.” 두 손으로 공손히 종이를 받은 도청 전인은 내용을 자세히 읽고는 연이어 고개를 저었다. “주상, 자세한 내용은 너... 너무 복잡해서 잘 모르겠지만, 이 안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두 글자가 있습니다!”“그 두 글자가 뭔데?”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도청 전인을 바라보았다. “보세요, 여러 곳에서 자기장을 언급하긴 했지만 사실 제가 보기에는 이 '인'자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기장이야 어디든 다 있죠. 자연계든 인체든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혈액은 정상적으로 흐를 수도 없고, 숨도 쉴 수 없게 됩니다!”“그럼 과연 인체 안의 자기장을 끌어들일 것인가, 아니면 인체 밖의 자기장을 끌어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