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권력자들의 병기에 불과할 뿐이었다.사람들 틈을 비집고 나온 주원성이 소리쳤다.“도련님, 일단 멈춰보세요! 이분은 우리 서촉의 귀한 손님이에요. 경찰총국과 동 총장님 체면을 봐서라도 이번은 조용히 넘어가요.”주원성의 신분증을 확인한 오경용이 음침한 얼굴로 호통쳤다.“서촉 사람? 동 총장이 내 앞에 있어도 감히 내가 하려는 일에 태클을 걸지는 못할 거야!”“내가 한다면 하는 거지! 불만 있으면 남촉 오씨 가문으로 찾아와! 저리 안 비켜?”오경용이 분노한 고함을 지르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병들이 우루루 달려들어 주원성을 포위했다.주원성은 다급한 얼굴로 소리쳤다.“도련님, 안 돼요! 이분을 잡아들이면 큰일 나요! 게다가 남촉과 오씨 가문에 큰 재앙을 불러올 거라고요!”그 말을 들은 오경용은 냉소를 지으며 콧방귀를 뀌었다.“웃겨! 남촉에서 우리 오씨 가문에 대적할 존재는 없어! 저 인간을 잡아들인다고 세상이 멸망하기라도 한다는 거야?”오경용은 옆에 선 군 장교에게 소리쳤다.“저놈 잡아!”“네!”군인 장교는 고개를 끄덕인 뒤에 병사들을 시켜 한지훈을 포박하려 했다.한지훈은 냉소를 짓고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병사들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 순간 호기롭게 달려든 병사들이 맥없이 튕겨져 나가더니 바닥에 쓰러져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그 광경을 목격한 군 장교는 화가 나는지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한지훈을 향해 겨누었다.“이 자식이! 감히 반항을 해? 총탄이 무섭지도 않아?”한지훈은 무섭게 굳어진 얼굴로 군 장교에게 다가가며 말했다.“한발 쏴봐.”그 한마디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군 장교는 한지훈이 당당히 자신에게 다가오자 순간 당황하며 방아쇠를 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하지만 어쩐 일인지 아무리 힘을 주어 당겨도 총탄이 발사되지 않았다!“젠장!”군 장교는 낮게 욕설을 터뜨렸다. 어느새 한발 앞으로 다가온 한지훈은 그대로 손을 뻗어 상대의 목을 움켜쥐고 비틀어 버렸다.군 장교는 그대로 목이 비틀려 숨을 마감했다.
가장 먼저 달려나온 사람은 주원성이었다. 그는 바닥에 쓰러진 오경용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숨을 확인했지만 죽은 게 확실했다.그 순간 주원성은 겁에 질려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는 온몸을 떨며 자리에서 일어나 한지훈에게 말했다.“한 선생, 이번에 큰 사고 치셨어요! 이… 이사람은 남촉 오씨 가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셋째 아들이라고요!”“그런 사람을 죽였으니 남촉 전체가 선생을 적으로 돌리려고 할 거예요. 여기 더 머물러서는 안 돼요. 어서 떠나세요!”주원성은 너무 두려웠다.남촉 오씨 가문의 권세는 아무도 건드리지 못할 경지에 이르렀고 그 누구도 그들에게 반기를 들지 못했다.서촉은 남촉에 비하면 전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평가받고 있었다.그런데 한지훈이 오경용을 죽여버렸으니 오씨 가문을 상대로 선전포고한 것과 다름없었다!상대는 남촉 전쟁부와 경찰 총국, 그리고 상계까지 섭렵한 오씨 가문이었다!그 세력과 인맥은 감히 상상도 가지 않았다.한지훈이 북양 출신이라고 해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오경용을 처형했으니 남촉이 뒤집어질 건 안 봐도 뻔했다.주원성은 당장이라도 이 사고뭉치를 멀리 보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그는 그제야 한지훈을 막으라고 했던 동진해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야말로 사고뭉치가 따로없었다.유청과 사씨 가문 사람들 역시 입을 다물지 못했다.너무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장면이었다.무법천지에 자기밖에 모르던 오경용이 이렇게 쉽게 죽어 버릴 줄이야!게다가 하필이면 사씨 가문 저택에서 죽었다는 게 문제였다.이건 그들에게 큰 화를 불러온 것과 마찬가지였다.사서은은 유청의 손을 꽉 잡고 두려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유청도 인상을 찌푸리며 말없이 한지훈을 바라봤다.한참이 지난 뒤, 그가 입을 열었다.“한 선생, 어서 도망가세요. 오경용을 죽였다는 건 오씨 가문에 대놓고 전쟁 선포를 한 것과 같아요. 남촉에서 오씨 가문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존재고요. 그 집 가주이자 오경용의 아버지는 남촉
지시를 들은 부 장교는 바로 명을 전달하러 밖으로 나갔다.그 시각, 사씨 가문 저택.오경용이 데려온 사병들과 경호원은 한지훈의 기세에 완전히 눌려 전부 바닥에 쭈그려 앉아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사씨 가문의 사람들은 걱정 때문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주원성 역시 수시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훔쳤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동진해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총장님, 어디까지 오셨나요?”“곧 도착해. 그쪽 상황은 어때? 한 선생이 오경용과 충돌한 건 아니지?”전용차에 탄 동진해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주원성은 옆에 있는 한지훈을 힐끗 쳐다보고 마른침을 삼키고는 소리를 낮춰서 말했다.“큰일 났어요! 완전 세상이 뒤집힐 일이요!”차에 타고 있던 동진해의 표정도 싸늘하게 굳었다.“무슨 일이야? 빨리 말해!”“한 선생이 오경용을 죽여버렸어요….”말을 마친 주원성은 못 참겠다는 듯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뭐?”동진해도 경악한 표정으로 눈을 부릅떴다. 도무지 주원성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오경용은 오씨 가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셋째 아들이잖아. 그런 인간을 죽였다고?”동진해는 믿기지 않아 재차 확인했다.주원성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맞아요, 총장님. 그러니 세상이 뒤집어질 거라고 말하죠. 사람 좀 많이 불러야 할 것 같아요. 한 선생은 오경용을 죽이고도 도망치지 않고 지금 정원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어요. 오씨 가문의 권력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보고 싶다면서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그 말을 들은 동진해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뭐라고? 그 난리를 치고도 지금 그 집에 앉아서 오씨 가문 사람들이 오길 기다린단 말이야?”“그렇다니까요. 지금 상황에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완전히 통제가 안 돼요. 이분 정말 사고뭉치 맞아요… 오씨 가문과 충돌이 생기면 북양군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텐데요?”주원성은 볼을 타고 흐르는 땀을 닦았다.만약 북양과 남촉이 전쟁을 하게 된다면 정말로 세상이 뒤집힐 일이었다.동진해 역시 긴장한 목
“셋째 도련님이… 살해를 당했어요!”그 경호원이 다시 한번 말했다.쾅!순식간에 오용훈은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기를 방출했다.“내 아들이 죽었다고?”그는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재차 물었다.여긴 남촉, 오씨 가문의 아지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에서 오씨 성을 가진 가주의 아들이 살해를 당했다니!게다가 오경용은 오용훈이 가장 총애하는 아들이었다.이건 오씨 가문에 대놓고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대체 누굴까?어느 간덩이가 부은 놈이 이런 미친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거실에 함께 있던 장교와 장군들 역시 벌떡 일어서며 분노를 표출했다.“사령관님, 제가 3천 사병을 데리고 도련님을 살해한 놈을 처벌하러 가겠습니다!”“저도 가겠습니다!”“저도 가서 도련님의 복수를 하겠습니다! 그 놈에게 오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을 살해한 업보가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 알려주고 오겠습니다!”오용훈은 부하들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그 경호원을 노려보며 물었다.“대체 내 아들을 죽인 놈이 누구더냐! 그놈은 어디 있어?”경호원은 거실 안에 진동하는 살기에 기가 눌려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가… 가주님, 저도 모르는 놈입니다. 말투를 봐서는 지방에서 올라온 것 같은데… 지금은 사씨 가문 저택에 있습니다.”“지방에서 올라왔어? 좋아! 아주 좋아! 감히 내 아들을 죽이다니! 그게 누구든 난 놈과 그놈 가족들의 피로 내 아들의 영혼을 기릴 것이다!”오용훈은 분노한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말했다.“지금 당장 주군 본부로 가서 1만 사병을 집결하고 사씨 가문 저택으로 간다! 오늘 거기서 파리 한 마리도 못 빠져나가게 해야 할 것이다!”“예, 알겠습니다!”순식간에 일곱 명의 군인 장교들은 거실을 나가 입구에 대기 중이던 차를 타고 주군 본부로 향했다.오용훈은 분노에 치를 떨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차 대기시켜! 당장 사씨 가문 저택으로 출발한다!”그렇게 오씨 가문 사람들은 살기를 풀풀 풍기며 사씨 저택으로 향했다.그 시각, 저택.사
이 작은 남촉에 사령관급의 강자가 있다는 건 놀라운 사실이었다.그래서 과거 2대 국왕마저도 촉지를 단독으로 구분한 것 같았다.촉지는 사실 상 세간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강자들이 많이 숨어 있었다.그 시각, 사씨 가문 대문 앞에 대량의 병사가 집결되었다.수많은 군부의 트럭이 위풍당당하게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었다.족히는 백 대가 넘는 트럭이 저택 근처의 골목 골목을 가득 채웠다.총을 든 병사들이 차에서 뛰어내려 저택 근처의 반경 3km 이내에 자리를 잡고 경계 태세를 취했다.그와 동시에 병사들은 끊임없이 몰려와 저택 주변을 포위하고 총알을 장전했다.입구에서 그 광경을 지켜본 주원성은 겁에 질려 이마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는 바로 뒤돌아서 오용훈의 옆으로 가 공손하게 말했다.“오 사령관님이 직접 오실 줄은 몰랐네요. 저는 서촉 4분대 국장 주원성입니다.”오용훈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주원성을 노려보고는 싸늘하게 말했다.“서촉 사람이 우리 남촉에는 무슨 일로 온 거지?”주원성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써 해명했다.“뭔가 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이웃인 우리 서촉의 체면을 봐서라도 한 선생을 그만 용서해 주시죠. 고의로 사령관님 아들을 살해한 건 아니었습니다. 사실은….”주원성은 최대한 한지훈이 실수로 죽인 쪽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오용훈은 콧방귀를 뀌고는 주원성의 멱살을 잡고 호통쳤다.“주 국장! 자네가 서촉 사람인 걸 봐서 자네만은 봐줄 수 있어! 하지만 저 미친놈이 내 아들을 죽인 죄는 절대 용서 못해! 내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저놈의 목숨을 취하고 말 거야! 누구든 날 말릴 생각하지 마!”말을 마친 오용훈은 주원성을 밀치고 아직도 태연히 앉아 있는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내 아들을 죽인 범인이 너야?”오용훈이 고함치듯 물었다.한지훈은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래. 나야.”“아주 좋아! 자기가 한 일을 인정하는 게 남자다워! 하지만 안타깝지만 넌 건드리지 말아야 할 존재를 건드렸어!”오용훈
오용훈은 너무 당황스러웠다.혼자 힘으로 초식 하나에 두 명의 전신 강자를 베어버리다니!2성 현급 사령관인 자신의 실력으로도 상대가 언제 공격을 어떻게 휘둘렀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너무 무시무시한 실력이었다.‘이 녀석 보통내기가 아니야!’어쩌면 상대는 2성 현급 사령관의 실력을 초월했을 수도 있었다.‘설마 3성지급 사령관?’남촉에 이런 막강한 무인이 걸음했는데 자신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오용훈은 또 한번 놀랐다!게다가 말을 들어보니 서촉에서 온 사람 같았다.‘서촉에서 남촉을 먹으려고 준비하는 건가?’그런 생각을 하며 오용훈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고 눈에서 진한 살기가 방출되었다.눈앞의 인간이 누구든, 자신의 아들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갚는 게 당연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눈앞의 오용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누군지 궁금해?”오용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호통쳤다.“내 검은 무명인을 베지 않는다! 네놈이 한방에 내 호위 무사를 죽여버렸다는 건 그만큼 너도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뜻이겠지! 너 같은 사람이 남촉에 나타난 이유가 분명 있을 거야! 그러니 네가 여기 온 목적을 말해!”한지훈은 냉소를 짓고는 일어나서 싸늘한 눈빛으로 오용훈을 쏘아보며 말했다.“일개 남촉 군부의 총지휘관 따위는 내 이름을 알 자격도 없어!”그 말에 현장에 삭막한 정적이 감돌았다.오용훈의 얼굴은 거의 흙빛이 되었다.수십 년을 살면서 이토록 그를 무시하는 발언은 처음이었다.이곳은 남촉이고 오씨 가문의 아지트였다.오용훈은 크게 분노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건방진 자식! 죽음을 재촉하는구나!”총을 든 병사들은 바로 총알을 장전하고 총구를 한지훈에게 겨누었다.그 순간 분위기는 고도로 긴장되었다.옆에서 지켜보는 주원성은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한지훈이 이 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을 누가 알았을까!게다가 오용훈의 호위를 죽여버리다니!그 두 사람은 남촉에서 오용훈을 제외하면 최강자로 불리는 사람들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너무도 쉽게 그들을 썰
오용훈의 광기와 분노는 극에 달했다.하지만 한지훈은 그 말을 듣더니 비웃음을 머금고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남촉 오씨 가문이라! 정말 건방지고 무식한 족속들이었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다니! 처음엔 나도 안 믿었는데 지금 보니까 너희는 지금 권력의 힘을 더럽히고 있어! 그렇다면 내가 용국 전쟁부를 대신해서 너희 오씨 가문을 소멸시킬 거야!”그 말을 들은 오용훈은 고개를 돌리고 증오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웃겨! 지방에서 올라온 촌놈 주제에 그런 건방진 발언을 하다니! 우리 오씨 가문을 네가 소멸해? 남촉 땅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몰라? 우리 가문이 없었으면 남촉의 오늘도 없었어!”“우리 가문이 쓰러지면 가장 타격을 받는 쪽은 남촉 시민들이 될 거야! 다들 거리로 나앉을 거라고!”촉지의 현지인들은 그의 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물론 한지훈은 제외였다.그는 피식 냉소를 짓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오용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남촉의 군왕이라도 된다는 건가? 오용훈, 남촉은 용국의 땅이지 너희 오씨 가문의 땅이 아니야! 남촉에 오씨 가문이 사라져도 다른 가문들이 일어날 거야! 그들이 어쩌면 너희보다 운영을 더 잘할 수도 있겠지!”“너희는 자신들의 세력을 등에 업고 백성들을 억압하고 권력을 남용하고 있어! 하지만 용국에서 이런 만행이 벌어지는 건 용납할 수 없지! 나라에서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범죄 사안이라고!”“너희가 그래도 말을 못 알아듣고 욕심만 채운다면 내가 오늘 나라를 대신해 남촉의 최대 암덩어리인 너희를 뿌리뽑을 거야!”오용훈은 충격에 인상을 마구 구겼다.하지만 곧이어 그는 큰 웃음을 터뜨렸다.“웃겨! 네 말 몇 마디로 남촉에서 우리 오씨 가문의 영향력을 부정할 셈인가? 정말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 솔직히 말해주지! 지금 이 문을 나가면 반경 3km 안에 모두 내 병사들이 진을 치고 있어. 내 명령이 떨어지면 그들은 이 저택을 폐허로 만들어버릴 거야!”오용훈이 과장
그 말을 들은 오용훈은 훈간 당황했다.곧이어 그는 의심의 눈초리로 동진해를 노려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동진해! 지금 나한테 한 소리야? 나한테 병사를 철수하라고? 그게 지금 남촉 총사령관 앞에서 할 소리야?”오용훈은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했다.남촉 주군 본부 총사령관인 자신이 지방에서 올라온 촌놈의 눈치를 봐야 한다니!동진해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에게 말했다.“오 사령관, 장난으로 하는 말 아닙니다! 이분을 건드려서는 안 돼요! 이분을 건들면 남촉 전체가 뒤집어질 겁니다!”오용훈은 그 말을 듣고 분노한 목소리로 호통쳤다.“그래? 내가 꼭 건들겠다면 자네가 뭘 할 수 있는데?”동진해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는 한지훈의 눈치를 힐끗 살피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한 선생, 제가 처리하겠습니다.”한지훈은 미심쩍은 눈초리로 동진해를 바라보며 물었다.“가능하겠어요?”동진해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시도는 해봐야죠.”곧이어 그는 오용훈의 옆으로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오 사령관, 저분의 신분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건들 수 없는 분이에요!”분노한 오용훈이 따지듯 물었다.“대단한들 얼마나 대단하겠어?”동진해가 말했다.“북양 출신입니다.”짤막한 대답에 오용훈은 흠칫하며 안색이 급격히 굳어졌다.‘저 건방진 녀석이 북양 출신이었다니!’오용훈은 진지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물었다.“정말 북양 출신이야?”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오용훈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북양의 위상을 용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전임 총사령관이 총살을 당한 일은 촉지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오용훈뿐이 아니고 옆에서 듣고 있던 사씨 가문 사람들과 유청도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한지훈이 북양 출신이었다니…사람들이 오용훈이 한지훈 토벌 작전을 포기할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가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쳤다.“북양이면 뭐! 여긴 남촉이야. 우리 오씨 가문 아지트라고. 북양 사병 따위가 지금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