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권력자들의 병기에 불과할 뿐이었다.사람들 틈을 비집고 나온 주원성이 소리쳤다.“도련님, 일단 멈춰보세요! 이분은 우리 서촉의 귀한 손님이에요. 경찰총국과 동 총장님 체면을 봐서라도 이번은 조용히 넘어가요.”주원성의 신분증을 확인한 오경용이 음침한 얼굴로 호통쳤다.“서촉 사람? 동 총장이 내 앞에 있어도 감히 내가 하려는 일에 태클을 걸지는 못할 거야!”“내가 한다면 하는 거지! 불만 있으면 남촉 오씨 가문으로 찾아와! 저리 안 비켜?”오경용이 분노한 고함을 지르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병들이 우루루 달려들어 주원성을 포위했다.주원성은 다급한 얼굴로 소리쳤다.“도련님, 안 돼요! 이분을 잡아들이면 큰일 나요! 게다가 남촉과 오씨 가문에 큰 재앙을 불러올 거라고요!”그 말을 들은 오경용은 냉소를 지으며 콧방귀를 뀌었다.“웃겨! 남촉에서 우리 오씨 가문에 대적할 존재는 없어! 저 인간을 잡아들인다고 세상이 멸망하기라도 한다는 거야?”오경용은 옆에 선 군 장교에게 소리쳤다.“저놈 잡아!”“네!”군인 장교는 고개를 끄덕인 뒤에 병사들을 시켜 한지훈을 포박하려 했다.한지훈은 냉소를 짓고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병사들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 순간 호기롭게 달려든 병사들이 맥없이 튕겨져 나가더니 바닥에 쓰러져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그 광경을 목격한 군 장교는 화가 나는지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한지훈을 향해 겨누었다.“이 자식이! 감히 반항을 해? 총탄이 무섭지도 않아?”한지훈은 무섭게 굳어진 얼굴로 군 장교에게 다가가며 말했다.“한발 쏴봐.”그 한마디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군 장교는 한지훈이 당당히 자신에게 다가오자 순간 당황하며 방아쇠를 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하지만 어쩐 일인지 아무리 힘을 주어 당겨도 총탄이 발사되지 않았다!“젠장!”군 장교는 낮게 욕설을 터뜨렸다. 어느새 한발 앞으로 다가온 한지훈은 그대로 손을 뻗어 상대의 목을 움켜쥐고 비틀어 버렸다.군 장교는 그대로 목이 비틀려 숨을 마감했다.
가장 먼저 달려나온 사람은 주원성이었다. 그는 바닥에 쓰러진 오경용을 바라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숨을 확인했지만 죽은 게 확실했다.그 순간 주원성은 겁에 질려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는 온몸을 떨며 자리에서 일어나 한지훈에게 말했다.“한 선생, 이번에 큰 사고 치셨어요! 이… 이사람은 남촉 오씨 가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셋째 아들이라고요!”“그런 사람을 죽였으니 남촉 전체가 선생을 적으로 돌리려고 할 거예요. 여기 더 머물러서는 안 돼요. 어서 떠나세요!”주원성은 너무 두려웠다.남촉 오씨 가문의 권세는 아무도 건드리지 못할 경지에 이르렀고 그 누구도 그들에게 반기를 들지 못했다.서촉은 남촉에 비하면 전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평가받고 있었다.그런데 한지훈이 오경용을 죽여버렸으니 오씨 가문을 상대로 선전포고한 것과 다름없었다!상대는 남촉 전쟁부와 경찰 총국, 그리고 상계까지 섭렵한 오씨 가문이었다!그 세력과 인맥은 감히 상상도 가지 않았다.한지훈이 북양 출신이라고 해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오경용을 처형했으니 남촉이 뒤집어질 건 안 봐도 뻔했다.주원성은 당장이라도 이 사고뭉치를 멀리 보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그는 그제야 한지훈을 막으라고 했던 동진해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야말로 사고뭉치가 따로없었다.유청과 사씨 가문 사람들 역시 입을 다물지 못했다.너무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장면이었다.무법천지에 자기밖에 모르던 오경용이 이렇게 쉽게 죽어 버릴 줄이야!게다가 하필이면 사씨 가문 저택에서 죽었다는 게 문제였다.이건 그들에게 큰 화를 불러온 것과 마찬가지였다.사서은은 유청의 손을 꽉 잡고 두려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유청도 인상을 찌푸리며 말없이 한지훈을 바라봤다.한참이 지난 뒤, 그가 입을 열었다.“한 선생, 어서 도망가세요. 오경용을 죽였다는 건 오씨 가문에 대놓고 전쟁 선포를 한 것과 같아요. 남촉에서 오씨 가문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존재고요. 그 집 가주이자 오경용의 아버지는 남촉
지시를 들은 부 장교는 바로 명을 전달하러 밖으로 나갔다.그 시각, 사씨 가문 저택.오경용이 데려온 사병들과 경호원은 한지훈의 기세에 완전히 눌려 전부 바닥에 쭈그려 앉아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사씨 가문의 사람들은 걱정 때문에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주원성 역시 수시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훔쳤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동진해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총장님, 어디까지 오셨나요?”“곧 도착해. 그쪽 상황은 어때? 한 선생이 오경용과 충돌한 건 아니지?”전용차에 탄 동진해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주원성은 옆에 있는 한지훈을 힐끗 쳐다보고 마른침을 삼키고는 소리를 낮춰서 말했다.“큰일 났어요! 완전 세상이 뒤집힐 일이요!”차에 타고 있던 동진해의 표정도 싸늘하게 굳었다.“무슨 일이야? 빨리 말해!”“한 선생이 오경용을 죽여버렸어요….”말을 마친 주원성은 못 참겠다는 듯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뭐?”동진해도 경악한 표정으로 눈을 부릅떴다. 도무지 주원성의 말이 믿기지 않았다.“오경용은 오씨 가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셋째 아들이잖아. 그런 인간을 죽였다고?”동진해는 믿기지 않아 재차 확인했다.주원성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맞아요, 총장님. 그러니 세상이 뒤집어질 거라고 말하죠. 사람 좀 많이 불러야 할 것 같아요. 한 선생은 오경용을 죽이고도 도망치지 않고 지금 정원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어요. 오씨 가문의 권력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보고 싶다면서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그 말을 들은 동진해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뭐라고? 그 난리를 치고도 지금 그 집에 앉아서 오씨 가문 사람들이 오길 기다린단 말이야?”“그렇다니까요. 지금 상황에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완전히 통제가 안 돼요. 이분 정말 사고뭉치 맞아요… 오씨 가문과 충돌이 생기면 북양군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텐데요?”주원성은 볼을 타고 흐르는 땀을 닦았다.만약 북양과 남촉이 전쟁을 하게 된다면 정말로 세상이 뒤집힐 일이었다.동진해 역시 긴장한 목
“셋째 도련님이… 살해를 당했어요!”그 경호원이 다시 한번 말했다.쾅!순식간에 오용훈은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기를 방출했다.“내 아들이 죽었다고?”그는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재차 물었다.여긴 남촉, 오씨 가문의 아지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에서 오씨 성을 가진 가주의 아들이 살해를 당했다니!게다가 오경용은 오용훈이 가장 총애하는 아들이었다.이건 오씨 가문에 대놓고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대체 누굴까?어느 간덩이가 부은 놈이 이런 미친 짓을 저질렀단 말인가!거실에 함께 있던 장교와 장군들 역시 벌떡 일어서며 분노를 표출했다.“사령관님, 제가 3천 사병을 데리고 도련님을 살해한 놈을 처벌하러 가겠습니다!”“저도 가겠습니다!”“저도 가서 도련님의 복수를 하겠습니다! 그 놈에게 오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을 살해한 업보가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 알려주고 오겠습니다!”오용훈은 부하들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그 경호원을 노려보며 물었다.“대체 내 아들을 죽인 놈이 누구더냐! 그놈은 어디 있어?”경호원은 거실 안에 진동하는 살기에 기가 눌려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가… 가주님, 저도 모르는 놈입니다. 말투를 봐서는 지방에서 올라온 것 같은데… 지금은 사씨 가문 저택에 있습니다.”“지방에서 올라왔어? 좋아! 아주 좋아! 감히 내 아들을 죽이다니! 그게 누구든 난 놈과 그놈 가족들의 피로 내 아들의 영혼을 기릴 것이다!”오용훈은 분노한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말했다.“지금 당장 주군 본부로 가서 1만 사병을 집결하고 사씨 가문 저택으로 간다! 오늘 거기서 파리 한 마리도 못 빠져나가게 해야 할 것이다!”“예, 알겠습니다!”순식간에 일곱 명의 군인 장교들은 거실을 나가 입구에 대기 중이던 차를 타고 주군 본부로 향했다.오용훈은 분노에 치를 떨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차 대기시켜! 당장 사씨 가문 저택으로 출발한다!”그렇게 오씨 가문 사람들은 살기를 풀풀 풍기며 사씨 저택으로 향했다.그 시각, 저택.사
이 작은 남촉에 사령관급의 강자가 있다는 건 놀라운 사실이었다.그래서 과거 2대 국왕마저도 촉지를 단독으로 구분한 것 같았다.촉지는 사실 상 세간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강자들이 많이 숨어 있었다.그 시각, 사씨 가문 대문 앞에 대량의 병사가 집결되었다.수많은 군부의 트럭이 위풍당당하게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었다.족히는 백 대가 넘는 트럭이 저택 근처의 골목 골목을 가득 채웠다.총을 든 병사들이 차에서 뛰어내려 저택 근처의 반경 3km 이내에 자리를 잡고 경계 태세를 취했다.그와 동시에 병사들은 끊임없이 몰려와 저택 주변을 포위하고 총알을 장전했다.입구에서 그 광경을 지켜본 주원성은 겁에 질려 이마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는 바로 뒤돌아서 오용훈의 옆으로 가 공손하게 말했다.“오 사령관님이 직접 오실 줄은 몰랐네요. 저는 서촉 4분대 국장 주원성입니다.”오용훈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주원성을 노려보고는 싸늘하게 말했다.“서촉 사람이 우리 남촉에는 무슨 일로 온 거지?”주원성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써 해명했다.“뭔가 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이웃인 우리 서촉의 체면을 봐서라도 한 선생을 그만 용서해 주시죠. 고의로 사령관님 아들을 살해한 건 아니었습니다. 사실은….”주원성은 최대한 한지훈이 실수로 죽인 쪽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오용훈은 콧방귀를 뀌고는 주원성의 멱살을 잡고 호통쳤다.“주 국장! 자네가 서촉 사람인 걸 봐서 자네만은 봐줄 수 있어! 하지만 저 미친놈이 내 아들을 죽인 죄는 절대 용서 못해! 내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저놈의 목숨을 취하고 말 거야! 누구든 날 말릴 생각하지 마!”말을 마친 오용훈은 주원성을 밀치고 아직도 태연히 앉아 있는 한지훈에게로 다가갔다.“내 아들을 죽인 범인이 너야?”오용훈이 고함치듯 물었다.한지훈은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래. 나야.”“아주 좋아! 자기가 한 일을 인정하는 게 남자다워! 하지만 안타깝지만 넌 건드리지 말아야 할 존재를 건드렸어!”오용훈
오용훈은 너무 당황스러웠다.혼자 힘으로 초식 하나에 두 명의 전신 강자를 베어버리다니!2성 현급 사령관인 자신의 실력으로도 상대가 언제 공격을 어떻게 휘둘렀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너무 무시무시한 실력이었다.‘이 녀석 보통내기가 아니야!’어쩌면 상대는 2성 현급 사령관의 실력을 초월했을 수도 있었다.‘설마 3성지급 사령관?’남촉에 이런 막강한 무인이 걸음했는데 자신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오용훈은 또 한번 놀랐다!게다가 말을 들어보니 서촉에서 온 사람 같았다.‘서촉에서 남촉을 먹으려고 준비하는 건가?’그런 생각을 하며 오용훈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고 눈에서 진한 살기가 방출되었다.눈앞의 인간이 누구든, 자신의 아들을 죽였으면 목숨으로 갚는 게 당연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눈앞의 오용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누군지 궁금해?”오용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호통쳤다.“내 검은 무명인을 베지 않는다! 네놈이 한방에 내 호위 무사를 죽여버렸다는 건 그만큼 너도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뜻이겠지! 너 같은 사람이 남촉에 나타난 이유가 분명 있을 거야! 그러니 네가 여기 온 목적을 말해!”한지훈은 냉소를 짓고는 일어나서 싸늘한 눈빛으로 오용훈을 쏘아보며 말했다.“일개 남촉 군부의 총지휘관 따위는 내 이름을 알 자격도 없어!”그 말에 현장에 삭막한 정적이 감돌았다.오용훈의 얼굴은 거의 흙빛이 되었다.수십 년을 살면서 이토록 그를 무시하는 발언은 처음이었다.이곳은 남촉이고 오씨 가문의 아지트였다.오용훈은 크게 분노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건방진 자식! 죽음을 재촉하는구나!”총을 든 병사들은 바로 총알을 장전하고 총구를 한지훈에게 겨누었다.그 순간 분위기는 고도로 긴장되었다.옆에서 지켜보는 주원성은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한지훈이 이 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을 누가 알았을까!게다가 오용훈의 호위를 죽여버리다니!그 두 사람은 남촉에서 오용훈을 제외하면 최강자로 불리는 사람들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너무도 쉽게 그들을 썰
오용훈의 광기와 분노는 극에 달했다.하지만 한지훈은 그 말을 듣더니 비웃음을 머금고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남촉 오씨 가문이라! 정말 건방지고 무식한 족속들이었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다니! 처음엔 나도 안 믿었는데 지금 보니까 너희는 지금 권력의 힘을 더럽히고 있어! 그렇다면 내가 용국 전쟁부를 대신해서 너희 오씨 가문을 소멸시킬 거야!”그 말을 들은 오용훈은 고개를 돌리고 증오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웃겨! 지방에서 올라온 촌놈 주제에 그런 건방진 발언을 하다니! 우리 오씨 가문을 네가 소멸해? 남촉 땅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몰라? 우리 가문이 없었으면 남촉의 오늘도 없었어!”“우리 가문이 쓰러지면 가장 타격을 받는 쪽은 남촉 시민들이 될 거야! 다들 거리로 나앉을 거라고!”촉지의 현지인들은 그의 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물론 한지훈은 제외였다.그는 피식 냉소를 짓고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오용훈을 노려보며 말했다.“남촉의 군왕이라도 된다는 건가? 오용훈, 남촉은 용국의 땅이지 너희 오씨 가문의 땅이 아니야! 남촉에 오씨 가문이 사라져도 다른 가문들이 일어날 거야! 그들이 어쩌면 너희보다 운영을 더 잘할 수도 있겠지!”“너희는 자신들의 세력을 등에 업고 백성들을 억압하고 권력을 남용하고 있어! 하지만 용국에서 이런 만행이 벌어지는 건 용납할 수 없지! 나라에서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범죄 사안이라고!”“너희가 그래도 말을 못 알아듣고 욕심만 채운다면 내가 오늘 나라를 대신해 남촉의 최대 암덩어리인 너희를 뿌리뽑을 거야!”오용훈은 충격에 인상을 마구 구겼다.하지만 곧이어 그는 큰 웃음을 터뜨렸다.“웃겨! 네 말 몇 마디로 남촉에서 우리 오씨 가문의 영향력을 부정할 셈인가? 정말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 솔직히 말해주지! 지금 이 문을 나가면 반경 3km 안에 모두 내 병사들이 진을 치고 있어. 내 명령이 떨어지면 그들은 이 저택을 폐허로 만들어버릴 거야!”오용훈이 과장
그 말을 들은 오용훈은 훈간 당황했다.곧이어 그는 의심의 눈초리로 동진해를 노려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동진해! 지금 나한테 한 소리야? 나한테 병사를 철수하라고? 그게 지금 남촉 총사령관 앞에서 할 소리야?”오용훈은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했다.남촉 주군 본부 총사령관인 자신이 지방에서 올라온 촌놈의 눈치를 봐야 한다니!동진해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에게 말했다.“오 사령관, 장난으로 하는 말 아닙니다! 이분을 건드려서는 안 돼요! 이분을 건들면 남촉 전체가 뒤집어질 겁니다!”오용훈은 그 말을 듣고 분노한 목소리로 호통쳤다.“그래? 내가 꼭 건들겠다면 자네가 뭘 할 수 있는데?”동진해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는 한지훈의 눈치를 힐끗 살피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한 선생, 제가 처리하겠습니다.”한지훈은 미심쩍은 눈초리로 동진해를 바라보며 물었다.“가능하겠어요?”동진해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시도는 해봐야죠.”곧이어 그는 오용훈의 옆으로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오 사령관, 저분의 신분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건들 수 없는 분이에요!”분노한 오용훈이 따지듯 물었다.“대단한들 얼마나 대단하겠어?”동진해가 말했다.“북양 출신입니다.”짤막한 대답에 오용훈은 흠칫하며 안색이 급격히 굳어졌다.‘저 건방진 녀석이 북양 출신이었다니!’오용훈은 진지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물었다.“정말 북양 출신이야?”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오용훈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북양의 위상을 용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전임 총사령관이 총살을 당한 일은 촉지 사람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오용훈뿐이 아니고 옆에서 듣고 있던 사씨 가문 사람들과 유청도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한지훈이 북양 출신이었다니…사람들이 오용훈이 한지훈 토벌 작전을 포기할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가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쳤다.“북양이면 뭐! 여긴 남촉이야. 우리 오씨 가문 아지트라고. 북양 사병 따위가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