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가주가 쓸려나간 자리에는 깊은 홈이 패여 있었다.그의 팔은 충격으로 인해 뻘겋게 부어올라 이미 감각이 모두 마비된 상태였다.힘겹게 몸을 일으킨 당 가주는 음침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북양왕! 거기까지 해! 오늘 우리가 자네한테 실수한 건 인정하지!”한지훈은 냉소를 짓고 당 가주를 날카롭게 노려보며 소리쳤다.“거기까지 하라고? 내가 오늘 천왕경을 돌파하지 못했으면 난 당신들 손에 죽었을 텐데도? 난 당신들을 살려 보낼 마음이 없어!”그 말을 들은 당 가주의 얼굴은 그만 사색이 되어 버렸다.“지금 우리 4대 가문을 완전히 적으로 돌리겠다는 건가? 잊지 마. 용국 경내에 4대 가문의 세력은 넓게 분포되어 있어. 자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국왕이라고 해도 섣불리 건드리지 못하는 우리라고!”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비웃음을 터뜨렸다.“국왕께서 못하신다면 내가 하지! 내가 바로 4대 가문을 향해 칼을 빼든 첫 번째 사람이 될 거야!”말을 마친 그는 다시 주먹을 움켜쥐고 당 가주를 향해 달려들었다.당 가주의 얼굴이 급변했고, 그 순간 수십 개의 은침이 한지훈을 향해 날아갔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허공에 손을 뻗어 오릉군 가시로 은침을 막아냈다.멀리 있던 동 가주가 다급히 소리쳤다.“당 가주, 가자!”그 외침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손을 뻗어 한지훈의 앞에 연막탄을 마구 던져댔다.펑!수십 개의 연막탄은 바닥에 떨어지며 즉시 폭파해 한지훈의 시야를 가리는데 성공했다. 그는 길게 숨을 들이마시고 신속히 코와 입을 틀어막았다.안개 중에는 대량의 마취제 성분이 들어 있었다. 잘못 흡입하면 일시적으로 행동력을 잃게 하는 약이었다.안개가 사라진 뒤, 한지훈은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세 가주의 모습은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한지훈은 긴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를 감싸고 있던 무시무시한 기운이 사라지고 그의 입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압도적이던 그의 기운은 순식간에 천왕경에서 다시 반보천왕으로 돌아왔
한편, 강중에서는 비가 끊이지 않고 내리고 있었다.대낮인데도 불구가고 먹구름이 하늘을 장악해서 음침하고 어두웠다.강우연은 불안한 표정으로 거실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별장 내부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용운과 용형, 용월까지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심지어는 별장 안팎으로 수백 명의 신룡전 전사들 까지도. “어떡하죠? 지훈 씨는 왜 아직도 안 돌아오는 걸까요? 설마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죠?”강우연이 다급한 어조로 물었고, 용운 역시 무거운 표정으로 답했다.“사모님, 너무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세요. 주군께서는 아무 일 없을 겁니다. 주군 옆에 용린도 있으니 정말 무슨 일이 생겼다면 그에게서 연락이 왔겠죠.”“하지만….”강우연은 아까부터 강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그리고 이때, 밖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군께서 돌아오셨습니다!”“주군께서 오셨대요!”강우연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쏜살같이 뛰쳐나갔고 용운 일행도 다급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정원에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한지훈이 용린을 업고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주변에는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신룡전 호위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그를 따르고 있었다.그 순간 갑자기 하늘에서 번개가 치며 별장 주변이 순식간에 밝아졌다.신룡전 인원 모두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한지훈의 등에 업혀 있는 용린에게서 생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양팔은 이미 절단된 상태였고 핏물과 빗물이 섞여 온몸은 흠뻑 젖어 있었다.한지훈은 처량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용운 일행은 비를 맞으며 달려 나와 한지훈의 등에서 싸늘한 주검이 된 용린을 부축해서 내렸다.그들의 눈에 진한 슬픔이 드리워져 있었다.그리고 그 순간, 신룡전 호위 전체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손을 가슴에 얹은 채 소리쳤다.“싸운다! 복수한다! 불태운다!”“싸운다! 복수한다! 불태운다!”“싸운다! 복수한다! 불태운다!”그들의 함성은 하늘을 찌를 것처럼 울렸다. 비록 간략한 말이었지
말을 마친 한지훈은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깊은 불안감에 휩싸였다.용운이 나서서 분노한 목소리로 명령했다.“당장 신룡전 모든 인원을 소집하고 경계 태세에 들어간다! 그 어떤 무인도 강중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 강중 주군 본부에 연락해서 당장 모든 병사를 동원하여 강중을 수호하도록 해!” “그리고 북양에 연락해서 북양왕이 현재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전하고 30만 북양대군은 1급 경비 체제로 돌입하고 즉시 강중으로 지원을 오라고 전해! 용각의 장로들께도 주군이 중상을 입었다 전하고!”명령은 신속히 전달되었다.잠시 후.강중 주군 본부의 온병림은 연락을 받고 큰 충격에 빠졌다.“뭐라고요? 북양왕이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라에 빠졌다고요? 그럼 지금 당장 병사를 동원하겠습니다!”순식간에 강중의 5만 사병은 지시를 받고 강중으로 통하는 여섯 개 성문으로 출발했다.그와 동시에 신룡전의 무사들을 포함한 전국의 강자들이 명령을 받고 강중으로 향하고 있었다.수많은 신룡전 무사들이 비밀 리에 강중에 잠입하여 불의의 침공을 대비했다.현 시점의 강중은 성문을 닫고 경계 태세에 돌입했기에 모든 출입은 엄격한 절차와 통제를 받았다.한편, 북양에서 소식을 전해들은 용일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뭐라고요? 사령관님께서 혼수상태에 빠졌단 말입니까?”쾅!용일은 무섭게 포효하며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망할 원씨 가문! 4대가문 나부랭이들! 북양 30만 대구는 당장 1급 경계 체제로 돌입한다!”지시를 들은 북양군은 순식간에 무장을 하고 전투 체제로 전환했다.그 시각, 용각.신룡전에서 소식을 전해들은 용각의 장로들도 충격에 빠졌다.“뭐라고? 지훈이가 중상을 입었다고? 어떻게 된 거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신한국은 다급한 목소리로 용운에게 물었다.“어르신, 주군께서는 이번에 원씨 가문 원천걸의 초대를 받고 복용골에 가셨거든요. 조금 전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원천걸은 4대가문 가주들과 짜고 주군을 암살하려
놀라움을 잠재운 뒤, 강만용은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실 안을 왔다 갔다 했다.그리고 고민을 마친 그는 고개를 돌려 비서에게 말했다.“즉시 용각의 명령을 전한다. 5만 금위군을 동원하여 4대가문 아지트를 면밀히 주시하도록! 다만 그들과 충돌을 일으켜서는 안 돼! 그들의 이상한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가 나한테 보고해!”“네, 장로님!”비서는 고개를 끄덕인 뒤, 신속히 명령을 전달하러 나갔다.신한국은 굳은 표정으로 강만용에게 말했다.“이제 우린 뭐 하지? 4대가문은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원천걸은 죽었어. 놈들이 화가 나서 무슨 짓을 저질러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고! 지훈이 그 녀석, 대체 무슨 수로 원천걸을 쓰러뜨린 거야?”“누가 아니래? 원천걸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반보천왕을 돌파한 무인인데 지훈이 녀석이 네 명이나 되는 반보천왕을 상대하면서 원천걸까지 죽이고 살아서 돌아왔다니! 나도 믿겨지지가 않다고!”팽진국도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며 말했다.“어쨌거나 우린 그들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해. 특히나 원씨 가문! 반보천왕이 죽었으니 어떻게든 지훈이한테 보복하려고 들거야! 원가의 대 선배인 원효천마저 출관했다는 건 그저 간단하게 볼 문제가 아니라고!”강만용도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원효천은 원씨 가문의 5대 시조 중 한 명으로, 이미 10년 전에 반보천왕까지 돌파한 인물이었다.그는 오래 전부터 폐관수련에 들어갔기에 어쩌면 이미 천왕경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컸다.그리고 원효천은 원씨 가문 5대 시조 중에서 가장 잔인하기로 이름난 인물이었다.“맞아. 우린 원효천을 경계해야만 해. 과거 그놈은 혼자 힘으로 세 명이나 되는 외국 사령관의 목을 친 강자야! 그리고 4대 국왕의 찬양을 받았지. 잔인하고 교활한 놈이야!”신한국도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일단 국왕께 먼저 이 사실을 알려드려야겠어.”말을 마친 강만용은 다른 장로들과 함께 재빨리 천자각으로 향했다.천자각.소식을 접한 국왕은 뜻밖에도 딱히 놀라거나 경악
“그럼 저희는 뭘 해야 합니까? 4대가문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원효천마저 출관했습니다. 지금 상황에 저희로써 나중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어요.”그러자 잠깐 침묵하고 있었던 국왕이 입을 열었다.“내 기억이 맞다면… 원효천은 4대 국왕 시기에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라지?”“네, 맞습니다. 왕년에는 4대 국왕의 찬양을 받기도 했었죠.”강만용이 말했다.국왕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잠깐 고민한 후 결정을 내렸다. “이렇게 하지. 내 직접 명령을 내려 3개월 이내에 원씨 가문의 아무도 한지훈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겠네. 하지만 3개월이 한계야. 3개월 뒤에는 한지훈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네.”“3개월이요? 너무 짧은 것 아닙니까?”강만용이 미간을 찌푸리자 국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게 내 최선이야. 4대 가문은 자네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하지가 않아. 만약 그들이 힘을 합친다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어. 그래서 가끔은 나도 무기력함을 느낀다네.”그 말을 들은 장로들은 모두 침묵에 빠졌다. 그 시각, 원씨 가문 별장.거대한 거실 안에 수십 명이나 되는 가문의 핵심 인물들이 자리했다.그들은 가문에서 새로 선발된 지도자급 인물들이었다.원천걸이 있어야 할 가주의 자리에는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는 노인이 앉아 있었다.그가 바로 원씨 가문 5대 시조 중 한 명인 원효천이었다.수십 명의 핵심 인물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공손히 원효천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수련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르신!”원천걸은 음침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앉으라 손짓하고는 말했다.“이건 수십 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린 내부에서 단합하여 외적을 물리쳐야 할 것이다! 오늘 회의 요점은 딱 두 가지야. 첫째, 새로운 가주를 선발하는 것. 둘째, 북양왕과 북양을 토벌할 대책을 세우는 것!”말이 끝나기 바쁘게 거실에 있던 인원들은 흥분과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어르신, 그 망할 북양왕이 감히 우리 가주의 목숨을 빼앗아갔습니다! 절대 놈을 살려둘 수 없어요
그 말을 듣고 원효천은 잠깐의 고민 뒤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괜찮은 제안이었어! 너 이름이 뭐지?”“어르신, 저는 원상용이라고 합니다.”건장한 체구의 사내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당당한 목소리로 답했다.“좋아! 아주 좋아! 우리 가문에 너 같이 똑똑한 녀석이 있었다니! 가문의 행운이로다!”원천걸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내가 시조의 신분으로 선포한다. 원상용에게 가문의 대업을 물려주고 가주로 임명한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거실에서는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원상용 역시 놀라서 멍한 표정으로 원효천을 바라보기만 했다.다른 핵심 인원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가주를 이렇게 정해 버리다니!“왜, 싫어?”원상용이 멍 때리고 있자 원효천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닙니다! 너무 기쁩니다!”원상용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다짐했다.“저를 좋게 봐주시고 이런 중임을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르신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가문을 잘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원씨 가문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원효천은 껄껄 웃고는 그에게 말했다.“알았어, 일어나. 지금부터 네가 바로 우리 원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이다.”그 순간, 원상용은 비장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눈빛마저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마음 속에만 간직했던 야망이 깨어난 것이다!가문의 다른 멤버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히 원상용에게 고개를 숙였다.“축하드립니다, 가주님!”원상용은 자신의 부하가 된 사람들을 둘러보며 야망을 불태웠다.“앞으로 자네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네. 잘 부탁해.”인사치레가 오간 뒤, 원효천이 말했다.“상용아, 대결 관련한 건 네가 맡아. 7일 내에 난 한지훈 그놈의 모가지로 죽은 천걸이와 다섯 장로의 영혼을 기릴 거니까!”“예, 어르신.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원천걸이 공손히 답했다.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문밖을 지키던 호위무사가 안으로 들어오며 다급히 소리쳤다.“어르
원효천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잠깐 침묵하다가 고개를 숙였다.“명을 받들겠습니다!”사내는 고개를 끄덕인 뒤에 조용히 별장을 나가버렸다.사내가 떠난 뒤, 사람들은 분노에 찬 얼굴로 너도나도 바쁘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어르신, 폐하도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왜 우리만 3개월이나 가만히 있으라는 거죠?”“맞아요! 폐하는 편애가 너무 심하세요!”“3개월이면 한지훈 그 녀석에게 숨돌릴 시간을 주는 거 아닙니까!”사람들의 불만을 들으며 원효천도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다들 입 다물어! 사사로이 폐하에 대해 의논하는 건 중죄야! 다들 죽고 싶어?”그의 호통에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다.원효천은 뒤에 있는 원상용에게 말했다.“국왕께서 지시를 내렸으니 한지훈에게 3개월 시간을 더 줄 수 밖에! 난 3개월 동안 계속 폐관 수련할 것이다! 넌 가문을 안정시키고 3개월 뒤의 토벌을 준비하거라. 약속 시간이 지나면 난 출관해서 북양왕을 도륙하러 갈 것이다!”말을 마친 원효천은 손을 휘휘 내저으며 거실을 나갔다.원상용 일행은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 대고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살펴 가십시오!”그 시각, 약왕파.약왕파 종문의 저택 내부에 장로와 장교들이 모여 있었는데, 그들의 표정도 음침하게 굳어 있었다.황학용은 목에 핏대를 세우며 불만을 토로했다.“장로님들, 장교 여러분, 북양왕은 정말 괘씸한 놈이예요. 이 기회에 놈의 기세를 꺾어야 합니다. 놈이 4대 가문과 척을 지고 중상을 입은 지금이 바로 기회입니다. 정예를 파견해서 놈을 암살하여 돌아가신 종사님들의 복수를 해야 합니다!”오허청도 옆에서 거들었다.“저는 도련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번 강중 행으로 알아본 바, 북양왕은 정말 거만하고 예의 없는 놈이었어요. 우리 약왕파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고요! 심지어 저와 도련님을 협박까지 했었죠. 놈이 중상을 입은 지금이 혼쭐을 내줄 기회입니다!”장로들과 장교들의 표정이 음침하게 굳었다.그들은 약왕파 장로들 중의 극히 일부분이고 황학용을 지지하는 세력이
그 시각, 강중.강중에는 봉쇄령이 내려졌고 모든 출입이 제한되었다.성 안의 백성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기에 거리를 순찰하는 무장 경찰대오를 보고 긴장감에 떨었다.온병림은 강중에서 한 달 동안 군사 훈련이 있을 거라고만 공지했다.물론 적지 않은 사람들은 강중에서 뭔가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예감했다.한편, 한지훈은 3일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세 명의 신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그의 부상을 치료하고 있었다.바이탈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내상이 심각하여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우리 남편 괜찮은 거죠?”강우연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신의에게 묻자 손강수가 잠깐 고민하다가 답했다.“사모님, 아직까지 상태는 양호합니다. 하지만 체내에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강력한 기가 계속 오장육부를 자극하고 있는 상태예요. 그 기운이 조금 이상해요. 만약 스스로 이 힘을 통제할 수 있다면 깨어나게 될 겁니다. 지금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강우연은 잔뜩 낙담한 얼굴로 고개를 떨구었다.신의들을 각자 방으로 안내한 뒤에 강우연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한지훈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온몸에 붕대를 감고 있는 한지훈을 보자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강우연은 침대로 다가가 작은 손으로 상처투성이인 그의 손을 잡았다.한지훈이 쓰러진 3일 동안 그녀는 매일 눈물로 하루를 보냈다.“여보, 내 말 들려..? 제발 무사히 깨어나 줘! 나랑 고운이한테는 당신뿐이잖아. 제발 우리를 버려두지 마….”강우연은 그의 손을 꽉 잡고 눈물을 흘렸다.“당신에게 무슨 일 생기면 나랑 고운이는 어떻게 살라고…! 우리한테는 당신이 필요해. 당신을 깨울 수 있다면 내 목숨도 바칠 수 있어….”결국 그녀는 더는 참지 못하고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울음을 터뜨렸다.바로 그때, 검은색 도포를 입은 사내가 갑자기 방 안에 나타났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강우연에게 말했다. “지훈이는 아무 일 없을 거야.”소리를 들은 강우연은 고개를 번쩍 들고 놀란 눈으로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