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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0화

원천걸은 고개를 숙이고 가슴에 박힌 단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푸흡..!

동시에 그의 입에서 대량의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경악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진짜로… 천왕경을 돌파한 건가?”

쾅!

한지훈은 그대로 다리를 뻗어 원천걸을 걷어차 멀리 날려버렸다.

원천걸은 끈 떨어진 연처럼 공중을 날다가 중력에 의해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가 추락한 자리는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웅덩이가 생겼고 원천걸은 먹구름이 가득 낀 하늘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다른 가주들의 얼굴도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들은 바짝 긴장해서 한지훈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한지훈의 주변 공기도 이미 바뀌어 있었다.

그에게서 비정상적인 압박감이 느껴진 것이었다.

그것은 천지를 압도하는 기운이었고 세 사람의 영혼을 빨아들일 것처럼 강력했다.

한지훈이 이대로 천왕경을 돌파해 버릴 줄이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천왕경을 우러러보고 수련에 뛰어들었던가!

세 가주들도 반평생을 수련에 쏟았고 수많은 자원을 끌어다가 소비했지만 반보천왕에 그쳐야만 했던 경지였다.

그런데 고작 20대에 불과한 한지훈이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지금의 경지까지 돌파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세 가주들에게 천왕경은 가고 싶지만 꿈속에서도 갈 수 없는 금기된 영역이었다.

4대 가문 내에서 속세를 떠나 수련에 미쳐 사는 스승님들도 이 나이에 이 정도의 업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세 가주는 동시에 물러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싸움은 그들의 완벽한 패배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 더 남아 있다가는 그들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일 것이다.

한지훈이 아직 안정화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철수해야 했다.

세 가주는 동시에 시선을 교환하고 미친 듯이 뒤돌아서 뛰기 시작했다!

그들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원천걸을 챙길 여력도 없었다.

천왕경을 돌파한 강자를 만나면 도망치는 게 정답이었다.

한지훈은 도망치는 이들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담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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