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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9화

한지훈은 그대로 허공에 날아가 피를 내뿜으며 땅바닥으로 추락해 버리고 말았다.

잠시후 그는 손에 쥔 오릉군 가시로 땅을 짚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한지훈은 입가에 피가 묻은 채로 씩 웃었다. 그의 눈에서 분노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당 가주의 상태도 별로 좋지 못했다. 건장한 몸은 그대로 공기 중에 드러났는데 온몸에 상처가 가득했다.

그는 분노의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호통쳤다.

“북양왕! 그냥 패배를 인정해! 결과는 이미 정해졌어! 무릎 꿇고 살려 달라고 빌면 한번 고민은 해보지!”

“하!”

한지훈은 냉소를 짓고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네 가주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용국의 북양왕이 감히 무릎을 꿇을 수 있나? 내가 죽더라도 황천길로 두 명은 데리고 갈 거야!”

“주제를 모르는 고집쟁이 꼬마 녀석이라고!”

동 가주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그를 비웃었다.

“하하!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소원을 이루게 해줘야지!”

당 가주의 주변에 음산한 기운이 용솟음쳤다.

4인은 진한 살기를 담고 다시금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한지훈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사람들에게서 시선을 돌려 피못에 쓰러진 용린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주변의 살기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그러자 그를 향해 달려들던 네 명의 가주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당황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한지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곧이어 기운은 재빨리 반보천왕 절정에 이르렀다.

당 가주는 당황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외마디 비명을 질러댔다.

“큰일이야! 돌파를 하려나 본데…!”

동 가주 역시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미 돌파의 계기를 단절해 버렸는데 왜 이렇게 갑자기 진행되는 거야?”

“이대로 가다가 저 녀석이 천왕경을 돌파하는 날에는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의 상대가 되지 않아!”

4인은 심각한 표정으로 침묵에 빠졌다.

당장이라도 다가가서 한지훈을 막아야 하는데 그들은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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