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그대로 허공에 날아가 피를 내뿜으며 땅바닥으로 추락해 버리고 말았다.잠시후 그는 손에 쥔 오릉군 가시로 땅을 짚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한지훈은 입가에 피가 묻은 채로 씩 웃었다. 그의 눈에서 분노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당 가주의 상태도 별로 좋지 못했다. 건장한 몸은 그대로 공기 중에 드러났는데 온몸에 상처가 가득했다.그는 분노의 눈빛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호통쳤다.“북양왕! 그냥 패배를 인정해! 결과는 이미 정해졌어! 무릎 꿇고 살려 달라고 빌면 한번 고민은 해보지!”“하!”한지훈은 냉소를 짓고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네 가주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용국의 북양왕이 감히 무릎을 꿇을 수 있나? 내가 죽더라도 황천길로 두 명은 데리고 갈 거야!”“주제를 모르는 고집쟁이 꼬마 녀석이라고!”동 가주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그를 비웃었다.“하하! 그렇게 죽고 싶다면 내가 소원을 이루게 해줘야지!”당 가주의 주변에 음산한 기운이 용솟음쳤다.4인은 진한 살기를 담고 다시금 한지훈을 향해 달려들었다.하지만 이번에 한지훈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사람들에게서 시선을 돌려 피못에 쓰러진 용린을 바라보았는데, 그의 주변의 살기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그러자 그를 향해 달려들던 네 명의 가주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당황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한지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곧이어 기운은 재빨리 반보천왕 절정에 이르렀다.당 가주는 당황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외마디 비명을 질러댔다.“큰일이야! 돌파를 하려나 본데…!”동 가주 역시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어떻게 이런 일이… 이미 돌파의 계기를 단절해 버렸는데 왜 이렇게 갑자기 진행되는 거야?”“이대로 가다가 저 녀석이 천왕경을 돌파하는 날에는 우리가 힘을 합쳐도 저놈의 상대가 되지 않아!”4인은 심각한 표정으로 침묵에 빠졌다.당장이라도 다가가서 한지훈을 막아야 하는데 그들은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원천걸은 고개를 숙이고 가슴에 박힌 단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푸흡..!동시에 그의 입에서 대량의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경악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진짜로… 천왕경을 돌파한 건가?”쾅!한지훈은 그대로 다리를 뻗어 원천걸을 걷어차 멀리 날려버렸다.원천걸은 끈 떨어진 연처럼 공중을 날다가 중력에 의해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가 추락한 자리는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웅덩이가 생겼고 원천걸은 먹구름이 가득 낀 하늘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그 광경을 목격한 다른 가주들의 얼굴도 경악으로 물들었다.그들은 바짝 긴장해서 한지훈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한지훈의 주변 공기도 이미 바뀌어 있었다.그에게서 비정상적인 압박감이 느껴진 것이었다.그것은 천지를 압도하는 기운이었고 세 사람의 영혼을 빨아들일 것처럼 강력했다. 한지훈이 이대로 천왕경을 돌파해 버릴 줄이야!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천왕경을 우러러보고 수련에 뛰어들었던가!세 가주들도 반평생을 수련에 쏟았고 수많은 자원을 끌어다가 소비했지만 반보천왕에 그쳐야만 했던 경지였다.그런데 고작 20대에 불과한 한지훈이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지금의 경지까지 돌파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세 가주들에게 천왕경은 가고 싶지만 꿈속에서도 갈 수 없는 금기된 영역이었다.4대 가문 내에서 속세를 떠나 수련에 미쳐 사는 스승님들도 이 나이에 이 정도의 업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세 가주는 동시에 물러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오늘의 싸움은 그들의 완벽한 패배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기 더 남아 있다가는 그들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일 것이다.한지훈이 아직 안정화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철수해야 했다.세 가주는 동시에 시선을 교환하고 미친 듯이 뒤돌아서 뛰기 시작했다!그들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원천걸을 챙길 여력도 없었다.천왕경을 돌파한 강자를 만나면 도망치는 게 정답이었다.한지훈은 도망치는 이들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담담히
당 가주가 쓸려나간 자리에는 깊은 홈이 패여 있었다.그의 팔은 충격으로 인해 뻘겋게 부어올라 이미 감각이 모두 마비된 상태였다.힘겹게 몸을 일으킨 당 가주는 음침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북양왕! 거기까지 해! 오늘 우리가 자네한테 실수한 건 인정하지!”한지훈은 냉소를 짓고 당 가주를 날카롭게 노려보며 소리쳤다.“거기까지 하라고? 내가 오늘 천왕경을 돌파하지 못했으면 난 당신들 손에 죽었을 텐데도? 난 당신들을 살려 보낼 마음이 없어!”그 말을 들은 당 가주의 얼굴은 그만 사색이 되어 버렸다.“지금 우리 4대 가문을 완전히 적으로 돌리겠다는 건가? 잊지 마. 용국 경내에 4대 가문의 세력은 넓게 분포되어 있어. 자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국왕이라고 해도 섣불리 건드리지 못하는 우리라고!”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비웃음을 터뜨렸다.“국왕께서 못하신다면 내가 하지! 내가 바로 4대 가문을 향해 칼을 빼든 첫 번째 사람이 될 거야!”말을 마친 그는 다시 주먹을 움켜쥐고 당 가주를 향해 달려들었다.당 가주의 얼굴이 급변했고, 그 순간 수십 개의 은침이 한지훈을 향해 날아갔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허공에 손을 뻗어 오릉군 가시로 은침을 막아냈다.멀리 있던 동 가주가 다급히 소리쳤다.“당 가주, 가자!”그 외침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손을 뻗어 한지훈의 앞에 연막탄을 마구 던져댔다.펑!수십 개의 연막탄은 바닥에 떨어지며 즉시 폭파해 한지훈의 시야를 가리는데 성공했다. 그는 길게 숨을 들이마시고 신속히 코와 입을 틀어막았다.안개 중에는 대량의 마취제 성분이 들어 있었다. 잘못 흡입하면 일시적으로 행동력을 잃게 하는 약이었다.안개가 사라진 뒤, 한지훈은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세 가주의 모습은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한지훈은 긴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를 감싸고 있던 무시무시한 기운이 사라지고 그의 입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압도적이던 그의 기운은 순식간에 천왕경에서 다시 반보천왕으로 돌아왔
한편, 강중에서는 비가 끊이지 않고 내리고 있었다.대낮인데도 불구가고 먹구름이 하늘을 장악해서 음침하고 어두웠다.강우연은 불안한 표정으로 거실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별장 내부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용운과 용형, 용월까지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심지어는 별장 안팎으로 수백 명의 신룡전 전사들 까지도. “어떡하죠? 지훈 씨는 왜 아직도 안 돌아오는 걸까요? 설마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죠?”강우연이 다급한 어조로 물었고, 용운 역시 무거운 표정으로 답했다.“사모님, 너무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세요. 주군께서는 아무 일 없을 겁니다. 주군 옆에 용린도 있으니 정말 무슨 일이 생겼다면 그에게서 연락이 왔겠죠.”“하지만….”강우연은 아까부터 강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그리고 이때, 밖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군께서 돌아오셨습니다!”“주군께서 오셨대요!”강우연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쏜살같이 뛰쳐나갔고 용운 일행도 다급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정원에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한지훈이 용린을 업고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주변에는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신룡전 호위들이 엄숙한 표정으로 그를 따르고 있었다.그 순간 갑자기 하늘에서 번개가 치며 별장 주변이 순식간에 밝아졌다.신룡전 인원 모두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한지훈의 등에 업혀 있는 용린에게서 생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양팔은 이미 절단된 상태였고 핏물과 빗물이 섞여 온몸은 흠뻑 젖어 있었다.한지훈은 처량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았다.용운 일행은 비를 맞으며 달려 나와 한지훈의 등에서 싸늘한 주검이 된 용린을 부축해서 내렸다.그들의 눈에 진한 슬픔이 드리워져 있었다.그리고 그 순간, 신룡전 호위 전체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손을 가슴에 얹은 채 소리쳤다.“싸운다! 복수한다! 불태운다!”“싸운다! 복수한다! 불태운다!”“싸운다! 복수한다! 불태운다!”그들의 함성은 하늘을 찌를 것처럼 울렸다. 비록 간략한 말이었지
말을 마친 한지훈은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깊은 불안감에 휩싸였다.용운이 나서서 분노한 목소리로 명령했다.“당장 신룡전 모든 인원을 소집하고 경계 태세에 들어간다! 그 어떤 무인도 강중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 강중 주군 본부에 연락해서 당장 모든 병사를 동원하여 강중을 수호하도록 해!” “그리고 북양에 연락해서 북양왕이 현재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전하고 30만 북양대군은 1급 경비 체제로 돌입하고 즉시 강중으로 지원을 오라고 전해! 용각의 장로들께도 주군이 중상을 입었다 전하고!”명령은 신속히 전달되었다.잠시 후.강중 주군 본부의 온병림은 연락을 받고 큰 충격에 빠졌다.“뭐라고요? 북양왕이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라에 빠졌다고요? 그럼 지금 당장 병사를 동원하겠습니다!”순식간에 강중의 5만 사병은 지시를 받고 강중으로 통하는 여섯 개 성문으로 출발했다.그와 동시에 신룡전의 무사들을 포함한 전국의 강자들이 명령을 받고 강중으로 향하고 있었다.수많은 신룡전 무사들이 비밀 리에 강중에 잠입하여 불의의 침공을 대비했다.현 시점의 강중은 성문을 닫고 경계 태세에 돌입했기에 모든 출입은 엄격한 절차와 통제를 받았다.한편, 북양에서 소식을 전해들은 용일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뭐라고요? 사령관님께서 혼수상태에 빠졌단 말입니까?”쾅!용일은 무섭게 포효하며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망할 원씨 가문! 4대가문 나부랭이들! 북양 30만 대구는 당장 1급 경계 체제로 돌입한다!”지시를 들은 북양군은 순식간에 무장을 하고 전투 체제로 전환했다.그 시각, 용각.신룡전에서 소식을 전해들은 용각의 장로들도 충격에 빠졌다.“뭐라고? 지훈이가 중상을 입었다고? 어떻게 된 거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신한국은 다급한 목소리로 용운에게 물었다.“어르신, 주군께서는 이번에 원씨 가문 원천걸의 초대를 받고 복용골에 가셨거든요. 조금 전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원천걸은 4대가문 가주들과 짜고 주군을 암살하려
놀라움을 잠재운 뒤, 강만용은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실 안을 왔다 갔다 했다.그리고 고민을 마친 그는 고개를 돌려 비서에게 말했다.“즉시 용각의 명령을 전한다. 5만 금위군을 동원하여 4대가문 아지트를 면밀히 주시하도록! 다만 그들과 충돌을 일으켜서는 안 돼! 그들의 이상한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가 나한테 보고해!”“네, 장로님!”비서는 고개를 끄덕인 뒤, 신속히 명령을 전달하러 나갔다.신한국은 굳은 표정으로 강만용에게 말했다.“이제 우린 뭐 하지? 4대가문은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원천걸은 죽었어. 놈들이 화가 나서 무슨 짓을 저질러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고! 지훈이 그 녀석, 대체 무슨 수로 원천걸을 쓰러뜨린 거야?”“누가 아니래? 원천걸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반보천왕을 돌파한 무인인데 지훈이 녀석이 네 명이나 되는 반보천왕을 상대하면서 원천걸까지 죽이고 살아서 돌아왔다니! 나도 믿겨지지가 않다고!”팽진국도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며 말했다.“어쨌거나 우린 그들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해. 특히나 원씨 가문! 반보천왕이 죽었으니 어떻게든 지훈이한테 보복하려고 들거야! 원가의 대 선배인 원효천마저 출관했다는 건 그저 간단하게 볼 문제가 아니라고!”강만용도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원효천은 원씨 가문의 5대 시조 중 한 명으로, 이미 10년 전에 반보천왕까지 돌파한 인물이었다.그는 오래 전부터 폐관수련에 들어갔기에 어쩌면 이미 천왕경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컸다.그리고 원효천은 원씨 가문 5대 시조 중에서 가장 잔인하기로 이름난 인물이었다.“맞아. 우린 원효천을 경계해야만 해. 과거 그놈은 혼자 힘으로 세 명이나 되는 외국 사령관의 목을 친 강자야! 그리고 4대 국왕의 찬양을 받았지. 잔인하고 교활한 놈이야!”신한국도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일단 국왕께 먼저 이 사실을 알려드려야겠어.”말을 마친 강만용은 다른 장로들과 함께 재빨리 천자각으로 향했다.천자각.소식을 접한 국왕은 뜻밖에도 딱히 놀라거나 경악
“그럼 저희는 뭘 해야 합니까? 4대가문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원효천마저 출관했습니다. 지금 상황에 저희로써 나중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어요.”그러자 잠깐 침묵하고 있었던 국왕이 입을 열었다.“내 기억이 맞다면… 원효천은 4대 국왕 시기에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라지?”“네, 맞습니다. 왕년에는 4대 국왕의 찬양을 받기도 했었죠.”강만용이 말했다.국왕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잠깐 고민한 후 결정을 내렸다. “이렇게 하지. 내 직접 명령을 내려 3개월 이내에 원씨 가문의 아무도 한지훈을 공격하지 못하게 하겠네. 하지만 3개월이 한계야. 3개월 뒤에는 한지훈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네.”“3개월이요? 너무 짧은 것 아닙니까?”강만용이 미간을 찌푸리자 국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게 내 최선이야. 4대 가문은 자네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하지가 않아. 만약 그들이 힘을 합친다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어. 그래서 가끔은 나도 무기력함을 느낀다네.”그 말을 들은 장로들은 모두 침묵에 빠졌다. 그 시각, 원씨 가문 별장.거대한 거실 안에 수십 명이나 되는 가문의 핵심 인물들이 자리했다.그들은 가문에서 새로 선발된 지도자급 인물들이었다.원천걸이 있어야 할 가주의 자리에는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는 노인이 앉아 있었다.그가 바로 원씨 가문 5대 시조 중 한 명인 원효천이었다.수십 명의 핵심 인물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공손히 원효천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수련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르신!”원천걸은 음침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앉으라 손짓하고는 말했다.“이건 수십 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린 내부에서 단합하여 외적을 물리쳐야 할 것이다! 오늘 회의 요점은 딱 두 가지야. 첫째, 새로운 가주를 선발하는 것. 둘째, 북양왕과 북양을 토벌할 대책을 세우는 것!”말이 끝나기 바쁘게 거실에 있던 인원들은 흥분과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어르신, 그 망할 북양왕이 감히 우리 가주의 목숨을 빼앗아갔습니다! 절대 놈을 살려둘 수 없어요
그 말을 듣고 원효천은 잠깐의 고민 뒤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괜찮은 제안이었어! 너 이름이 뭐지?”“어르신, 저는 원상용이라고 합니다.”건장한 체구의 사내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당당한 목소리로 답했다.“좋아! 아주 좋아! 우리 가문에 너 같이 똑똑한 녀석이 있었다니! 가문의 행운이로다!”원천걸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내가 시조의 신분으로 선포한다. 원상용에게 가문의 대업을 물려주고 가주로 임명한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거실에서는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원상용 역시 놀라서 멍한 표정으로 원효천을 바라보기만 했다.다른 핵심 인원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가주를 이렇게 정해 버리다니!“왜, 싫어?”원상용이 멍 때리고 있자 원효천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아… 아닙니다! 너무 기쁩니다!”원상용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다짐했다.“저를 좋게 봐주시고 이런 중임을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르신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가문을 잘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원씨 가문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원효천은 껄껄 웃고는 그에게 말했다.“알았어, 일어나. 지금부터 네가 바로 우리 원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이다.”그 순간, 원상용은 비장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눈빛마저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마음 속에만 간직했던 야망이 깨어난 것이다!가문의 다른 멤버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히 원상용에게 고개를 숙였다.“축하드립니다, 가주님!”원상용은 자신의 부하가 된 사람들을 둘러보며 야망을 불태웠다.“앞으로 자네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네. 잘 부탁해.”인사치레가 오간 뒤, 원효천이 말했다.“상용아, 대결 관련한 건 네가 맡아. 7일 내에 난 한지훈 그놈의 모가지로 죽은 천걸이와 다섯 장로의 영혼을 기릴 거니까!”“예, 어르신.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원천걸이 공손히 답했다.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문밖을 지키던 호위무사가 안으로 들어오며 다급히 소리쳤다.“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