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말에 강우연의 마음은 단번에 굳어졌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하영철을 보며 말했다."네 그 독선적인 성격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네. 내 남편은 쓸모없는 인간이 아닌, 너보다 훨씬 더 훌륭한 사람이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내 남편은 내가 싫어하는 걸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는 거고!""내 눈에는 너와 지훈 씨는 비교도 안 돼, 정말 역겨울 뿐이라고!""여보, 가요!"강우연은 이 말을 남기고 떠나려 했고, 하영철은 즉시 말을 바꾸었다."우연아, 다시 얘기해 보자. 네가 이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하영철이 계속해서 붙잡으려 하자, 한지훈이 그의 앞에 서서 강우연을 바라보는 그의 시야를 막았다. "하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해도 이곳 땅을 다 살 수는 없겠지.""당신이 우리에게 건물을 임대해 주지 않아도, 우린 다른 사람을 찾아 임대를 할 수 있어.""하지만 이거 하나는 기억해, 당신이 강중의 땅 전체를 사든, 심지어 오군의 땅까지 사더라도 결코 우연이를 얻을 수 없어. 우연이가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나이기 때문이지."한지훈은 이 말을 남기고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강우연을 끌어안고 떠났다.하영철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감히 쓸모없는 자식 따위가 나에게 도전하다니! 이 생각을 한 그는 즉시 보안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다들 잘 들어, 절대 그 두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하영철의 눈에는 악의가 스쳐 지나갔다. 어차피 두 사람은 이미 자신의 건물 안에 들어왔기에 폭력을 사용해 그들을 강제로 가두어도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강우연은 분명 한지훈에게 세뇌를 당한 것이고, 자신의 곁에 머물게 한 뒤 자신의 좋은 점을 알려준다면 그녀는 반드시 한지훈을 잊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그녀를 도와 회사를 설립한다면, 반드시 자신과 사랑에 빠지게 되겠지.동시에 그는 한때 오만했던 한씨 가문의 도련님인 한지훈을 심하게 모욕할 수도 있다.그는 속으로 자신의 뜻대로 될 거라는
“강우연, 이 남자는 네 남편이 될 자격이 없어. 딱 봐도 널 지켜줄 사람이 아니잖아. 차라리 나한테 와. 나 외출할 때면 경호원들과 동행해서 안전해.”하영철은 자신의 등 뒤에 선 경호원들을 가리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반면 강우연의 옆에는 한지훈 한 사람뿐이었다.하영철은 한지훈에 비하면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했다.“녀석을 사랑하면 나한테 와. 네가 거절한다면 경호원 시켜서 저 녀석 무릎을 꿇리고 바닥을 기게 만들 거니까.”하영철이 협박 가득한 어투로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강우연은 전혀 두려움 없는 얼굴로 한지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지훈 씨 혼자 날 지켜줄 수 있어. 네 경호원들은 내 남편의 상대가 아니야. 내 남편은 혼자 일당 백을 하는 사람이니까!”강우연은 한지훈의 비범한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냥 떠나자고 했던 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하지만 계속되는 하영철의 도발에 짜증이 치밀었다.“여보, 사정 봐줄 필요 없겠어요. 당장 저 녀석들을 쓸어버려요.”강우연이 이렇게 대놓고 한지훈에게 뭔가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만큼 그녀가 화가 많이 났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녀는 자신의 옛날 동창이 자신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경호원들을 앞세워 자신에게 협박을 가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너무 역겨워서 그와는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이런 인간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의 기만 살려주는 꼴이었다.한지훈의 두 눈에 살기가 스치고 지나가더니 이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알았어. 당신 명령인데 그렇게 해야지.”부부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하영철이 웃음을 터뜨렸다.“저런 무능한 녀석이 일당 백을 한다고? 웃겨 죽겠네. 이따가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지나 마.”“너희들 들었지? 저 녀석들에게 본때를 보여줘. 여자는 건드리지 말고 저 녀석은 죽기 전까지 때려!”하영철은 등 뒤의 경호원들에게 손짓하며 명령했다.그는 아주 태연한 얼굴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옆에 있는 비서에게 눈치를 주었다
한지훈은 하영철의 넥타이를 잡아당겨 가볍게 공중으로 들어올렸다.“나… 무능한 건 나야. 내가 무능한 녀석이야.”겁에 질린 하영철이 헛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아까는 내가 강우연 지켜주지 못할 거라며? 그런데 지금은 어때? 넌 네 목숨 하나 지키기 힘든 것 같은데?”한지훈은 하영철을 한 손으로 들고 벽으로 압박했다.무시무시한 힘을 눈앞에서 목격한 하영철은 반항할 생각을 아예 포기해 버렸다.마치 수림 속 맹수를 닮은 사내의 눈빛을 마주하고 있자니 두려워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다시 우연이 귀찮게 하면 오늘처럼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거야.”한지훈은 경고장을 날린 뒤에 가소롭다는 듯이 하영철을 그대로 던져 버렸다.“가자.”깔끔히 마무리한 뒤, 한지훈은 강우연의 손을 잡고 뒤돌아섰다.녀석들의 목숨을 취하는 건 일도 아니었지만 강중에 오자마자 귀찮은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적염왕의 행방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너무 많은 것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다.그런데 이때,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리더니 호화 외제차 한 대가 회사 앞에 멈춰섰다. 입에 담배를 문 중년 사내가 차에서 내리고 그의 뒤로 건장한 경호원들이 뒤를 따랐다.사내가 정문 입구로 다가가자 안내데스크 직원이 공손히 사내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대표님 오셨습니까!”사내가 바로 만영그룹의 대표였다.바닥에 쓰러져 있던 하영철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사내에게로 다가갔다.“아버지, 저 녀석들이 저 쳤어요. 저 녀석들 그냥 보내면 안 돼요!”외근을 나갔다가 돌아온 만영그룹 대표는 하영철의 부친이기도 했다.하 대표는 고개를 들고 한지훈과 강우연을 바라보다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지?”부친의 질문에 하영철은 저도 모르게 긴장해서 목을 움츠렸다.강우연이 먼저 나서서 해명했다.“하 대표님, 저희도 소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아드님께서 너무 무례한 행동을 하는 바람에….”그녀는 하영철이 했던 일을 당당히 하 대표에게 들려주었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하영철은 겁이
“닥쳐! 내가 어쩌다가 너 같은 멍청이를 아들로 둔 건지!”하 대표는 버럭 화를 내며 하영철의 귀뺨을 때렸다.하영철은 의아한 얼굴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따졌다.“아버지! 어떻게 아들한테 이럴 수 있어요?”하영철은 억울했다.“맞을만한 짓을 했으니까 때린 거지. 너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미쳐버리겠어!”하 대표는 한지훈을 가리키며 말을 계속했다.“한씨 가문은 우리의 은인이야. 귀빈 대접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그런데 넌 은인의 부인에게 찍쩝거리기나 하고 말이야!”그 말을 들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지훈은 의아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강우연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하 대표가 계속해서 말했다.“우리가 강중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빚을 가득 떠안았을 때 병원 갈 형편도 안 되는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신 분들이 지훈이 부모님이셔!”“그분들이 없었으면 난 진작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야! 이런 불효자식, 당장 지훈이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지 못할까!”너무 갑작스러운 반전이라서 하영철은 물론이고 강우연도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착잡했다.“지금… 나한테 무릎 꿇고 저 녀석한테 사과하라고 하셨어요?”하영철은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하 대표는 바로 손을 뻗어 아들의 뒤통수를 후려쳤다.“꿇으라면 꿇는 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그 동안 네가 회사에서 갑질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게 한두 푼이야?”“말 안 들을 거면 당장 직위 내려놓고 회사에서 꺼져!”그 말을 들은 하영철은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한지훈과 강우연에게 사과했다.어차피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기에 한지훈은 딱히 하영철을 곤란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 대표가 먼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사무실을 빌리려는 거지? 마침 잘됐다. 내 명의로 된 부동산이 몇 개 있거든. 빈 건물도 많으니까 둘러보고 결정해.”하 대표는 아주 열정적으로 그들을 끌고 사무실로 들어갔다.“면적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하 대표는 입
그런데 면적이 800평이나 하고 게다가 15층 건물에 인테리어까지 완벽하게 되어 있는 건물을 고작 월세 2백에 넘긴다니!거의 거저 주는 거나 다름없었다.상사의 말을 들은 비서도 얼굴이 급변했다.이 건물은 만영그룹이 본사를 옮기려고 준비하면서 이미 점 찍어둔 건물이었다.그룹 내부에서 사용하려고 이미 내정된 건물을 강우연에게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월세를 준다니 대체 한씨 가문에게 어떤 은혜를 입었기에 상사가 이러는지 궁금해질 정도였다.“정말 2백에 주실 건가요?”강우연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물었다.“내가 2백이라면 2백인 거지. 걱정 마. 우리 회사 가진 건물 많아.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다니 첫해는 싸게 주지. 일년에 2천만 원만 줘. 나중에 잘되면 그때 가서 다시 가격을 올리든 마음대로 하라고.”하 대표는 능력도 능력이지만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말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다.강우연은 하영철이 아버지의 반만 닮았어도 한지훈에게 맞을 짓을 하지 않았을 거라며 속으로 감탄했다.“그럼 이렇게 하는 거로 하고 내일 사람을 보낼 테니까 건물에 한번 가봐. 계약 마무리하면 바로 사람을 구인하면 되겠네.”하 대표가 호쾌하게 말했다.“지훈아, 이따가 시간 있어? 같이 술 한잔 하고 싶은데 어때?”“대표님이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당연히 가야죠.”하 대표의 열정적인 초대에 한지훈도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했다.“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 아저씨라고 부르면 돼.”“네, 아저씨. 혹시 저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한지훈이 물었다.“딱히 중요한 일이 있는 건 아니고. 네가 고생했을 것을 생각하니 따뜻한 밥이라도 사주려고 그래.”하 대표는 자상한 웃어른처럼 한지훈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강우연을 바라보았다. 강우연이 웃으며 말했다.“편하게 먹고 와요. 너무 늦게 오지는 말고요. 다른 여자한테 눈길도 주지 말고요.”강우연은 한지훈이 자신에게 그의 가문에 대해 별로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기에
하 대표와 작별한 뒤, 한지훈은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그렇게 시간이 지난 뒤, 그는 신룡전에 연락을 취하여 과거 한씨 가문 사건과 4대 가문이 얽힌 사건에 대해 재조사를 지시했다.처음부터 다시 조사하다 보면 어쩌면 놓친 게 있을지도 모른다.이어지는 며칠 간, 한지훈은 강우연과 함께 회사에서 일을 도왔다.그들은 새 회사의 이름을 우연제약이라고 명명했다.처음에 강우연은 창피하다며 극구 반대했으나 결국 한지훈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그렇게 일주일이 지난 뒤, 서경희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한지훈, 지금 어디야? 당장 집으로 돌아와!”수화기 너머로 서경희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인데요?”한지훈이 물었다.“무슨 일이긴! 우연이 아버지가 맞았어. 이 일 그대로 내버려 둘 거야?”대체 무슨 일인 걸까?한지훈은 의아한 마음을 품고 자세히 상황을 물었다.그들이 강중에서 새 회사를 창립한다는 사실을 알고 강학주도 한지훈이 준 돈으로 강중에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모양이었다.강학주는 요식업을 할 생각으로 번화가 근처에 가게를 내고 고깃집을 차렸다.위치가 좋아서 그런지 장사는 꽤 괜찮았다.강학주는 회사를 관리한 경험이 있었기에 고깃집 운영도 손쉽게 익혔다.그런데 장사가 너무 잘돼서 경쟁 업체들의 앙심을 산 건지 어제 누군가가 갑자기 가게로 들어오더니 막무가내로 가게를 부수며 여기서 고기를 먹고 배탈이 났다고 진상을 부렸다.그러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다쳤는데 강학주는 나서서 일을 해결하려다가 양아치에게 맞은 모양이었다.그들은 강학주에게 4천만 원의 의료비를 배상할 것을 요구했고 돈을 주지 않으면 3일 뒤에 또 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깃집 이미지가 달린 일이었기에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어서 한지훈을 찾은 것이었다.“한지훈, 너 싸움 잘하잖아? 당장 그 진상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서경희가 씩씩거리며 말했다.요 며칠 사이에 치고 오르는 매출을 보며 싱글벙글 했는데 가게 오픈한지 며칠도 안 돼서 이런 변을 당했으니 화가 나지
“장모님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한지훈의 물음에 서경희가 울며 말했다.“어제 네 장인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놈들이 조금 전에 병원에 와서 장인을 데려갔어. 빨리 방법 좀 생각해 봐!”한지훈은 놈들이 시퍼런 대낮에 장인을 납치했다는 소식에 놀랍기도 하고 대체 누구에게 밉보였기에 놈들이 이렇게까지 하는지 의아했다.“일단 울지 마시고 자세히 얘기해 보세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그는 어쩔 수 없이 우는 장모를 달랬다.“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있는데 놈들이 찾아오더니 갑자기 발길질을 막 하는 거야. 그러다가 결국 끌려갔어.”“난 그때 병원에 없었는데 의사한테 들은 거야. 쪽지를 남기고 갔는데 사람을 찾아가려면 4천만 원을 들고 찾아오래.”서경희가 울며 말했다.평소에 항상 능력 없다고 무시하던 남편이지만 최근 강학주가 보여준 달라진 모습에 서서히 정이 붙기 시작했던 서경희였다.같이 살면서 싸움이 끊이지 않은 날도 있었지만 누가 뭐래도 그들은 수십 년을 함께한 부부였다.그런데 남편이 납치를 당했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한지훈은 3일 안에 돈을 준비해서 오라는 쪽지를 읽고 담담히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돈을 보고 달려든 놈들이니 장인어른한테 너무 심한 짓은 하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그는 쪽지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렸다.감히 대낮에 사람을 납치하다니!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다.한지훈은 서경희를 집으로 돌려보낸 뒤에 온병림에게 조사를 부탁했다.소식을 들은 온병림도 크게 놀란 모습이었다.아무리 조폭들이라고 해도 대낮에 병원까지 와서 사람을 납치한 건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경찰에게 조사를 맡기는 게 원칙이지만 한지훈이 도움을 요청했으니 군부가 나서야 할 차례였다.전문가들이 모여서 놈들의 핸드폰을 집요하게 추적한 끝에 그들은 놈들이 있는 위치를 알아냈다.“찾았습니다. 근교에 있는 창고에 있네요. 지금 바로 위치 보내드리죠.”위치를 확인한 전문가는 바로 한지훈에게 문자를 보냈다.경찰에 연락할 거냐는
물론 고객들의 피드백은 사실이었다. 며칠 사이 장사가 안 돼서 냉장고에 냉동했던 고기를 그대로 손님상에 올린 것이 화근이었다.그렇게 되면 고기에서 냄새가 나고 육질이 신선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강한 향신료로 향을 가리는 방식을 택했다.처음에 먹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며칠 지속되자 고기를 먹고 배탈이 났다는 손님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그렇게 되면서 가게에 대량의 신고가 들어왔고 점점 단골들도 잃게 되었다.하지만 서이재는 이 모든 것을 강학주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강학주가 사람을 시켜 이상한 소문을 퍼뜨렸다고 생각했다.그것에 분노한 서이재는 시골에서 친하게 지내던 이웃들을 불러 강학주를 혼내줄 대책을 상의했다.그들은 원래 배운 게 없고 거친 사람들이었기에 가게로 가서 소란을 부리기로 한 것이다.서이재는 겁이 많고 나약한 강학주의 성격을 파악하고 의료비로 4천만 원이라는 거금까지 요구했다.그러다가 혹시라도 강학주가 돈을 주지 않고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아예 병원에 가서 사람을 납치한 것이었다.그리고 쪽지를 남겨 서경희에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협박했다.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강학주는 억울하기 그지없었다.“말했잖아요. 난 당신들 가게 이미지에 흠집을 내는 일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럴 필요도 없고요.”강학주가 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 오군 사람들은 다 비겁하고 이기적인 족속들이야. 내가 모를 줄 알았어?”서이재는 강학주가 한 일이라고 단정지은 듯했다.게다가 이미 납치까지 한 마당에 진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내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야. 이따가 당신 와이프한테 전화해서 빨리 돈을 준비하라고 해. 그러지 않으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서이재는 우악스러운 손으로 강학주의 얼굴을 꼬집고 비틀었다.“알았어요. 일단… 물 한잔만 마시면 안 될까요? 배도 고프고 목이 너무 아파요.”강학주가 거친 숨을 쉬며 말했다.“납치당한 주제에 원하는 게 왜 이렇게 많아?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