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말에 강우연의 마음은 단번에 굳어졌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하영철을 보며 말했다."네 그 독선적인 성격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네. 내 남편은 쓸모없는 인간이 아닌, 너보다 훨씬 더 훌륭한 사람이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내 남편은 내가 싫어하는 걸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는 거고!""내 눈에는 너와 지훈 씨는 비교도 안 돼, 정말 역겨울 뿐이라고!""여보, 가요!"강우연은 이 말을 남기고 떠나려 했고, 하영철은 즉시 말을 바꾸었다."우연아, 다시 얘기해 보자. 네가 이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하영철이 계속해서 붙잡으려 하자, 한지훈이 그의 앞에 서서 강우연을 바라보는 그의 시야를 막았다. "하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해도 이곳 땅을 다 살 수는 없겠지.""당신이 우리에게 건물을 임대해 주지 않아도, 우린 다른 사람을 찾아 임대를 할 수 있어.""하지만 이거 하나는 기억해, 당신이 강중의 땅 전체를 사든, 심지어 오군의 땅까지 사더라도 결코 우연이를 얻을 수 없어. 우연이가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나이기 때문이지."한지훈은 이 말을 남기고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강우연을 끌어안고 떠났다.하영철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감히 쓸모없는 자식 따위가 나에게 도전하다니! 이 생각을 한 그는 즉시 보안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다들 잘 들어, 절대 그 두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하영철의 눈에는 악의가 스쳐 지나갔다. 어차피 두 사람은 이미 자신의 건물 안에 들어왔기에 폭력을 사용해 그들을 강제로 가두어도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강우연은 분명 한지훈에게 세뇌를 당한 것이고, 자신의 곁에 머물게 한 뒤 자신의 좋은 점을 알려준다면 그녀는 반드시 한지훈을 잊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그녀를 도와 회사를 설립한다면, 반드시 자신과 사랑에 빠지게 되겠지.동시에 그는 한때 오만했던 한씨 가문의 도련님인 한지훈을 심하게 모욕할 수도 있다.그는 속으로 자신의 뜻대로 될 거라는
“강우연, 이 남자는 네 남편이 될 자격이 없어. 딱 봐도 널 지켜줄 사람이 아니잖아. 차라리 나한테 와. 나 외출할 때면 경호원들과 동행해서 안전해.”하영철은 자신의 등 뒤에 선 경호원들을 가리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반면 강우연의 옆에는 한지훈 한 사람뿐이었다.하영철은 한지훈에 비하면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했다.“녀석을 사랑하면 나한테 와. 네가 거절한다면 경호원 시켜서 저 녀석 무릎을 꿇리고 바닥을 기게 만들 거니까.”하영철이 협박 가득한 어투로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강우연은 전혀 두려움 없는 얼굴로 한지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지훈 씨 혼자 날 지켜줄 수 있어. 네 경호원들은 내 남편의 상대가 아니야. 내 남편은 혼자 일당 백을 하는 사람이니까!”강우연은 한지훈의 비범한 실력을 알고 있었기에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냥 떠나자고 했던 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하지만 계속되는 하영철의 도발에 짜증이 치밀었다.“여보, 사정 봐줄 필요 없겠어요. 당장 저 녀석들을 쓸어버려요.”강우연이 이렇게 대놓고 한지훈에게 뭔가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만큼 그녀가 화가 많이 났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녀는 자신의 옛날 동창이 자신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경호원들을 앞세워 자신에게 협박을 가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너무 역겨워서 그와는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이런 인간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의 기만 살려주는 꼴이었다.한지훈의 두 눈에 살기가 스치고 지나가더니 이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알았어. 당신 명령인데 그렇게 해야지.”부부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하영철이 웃음을 터뜨렸다.“저런 무능한 녀석이 일당 백을 한다고? 웃겨 죽겠네. 이따가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지나 마.”“너희들 들었지? 저 녀석들에게 본때를 보여줘. 여자는 건드리지 말고 저 녀석은 죽기 전까지 때려!”하영철은 등 뒤의 경호원들에게 손짓하며 명령했다.그는 아주 태연한 얼굴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옆에 있는 비서에게 눈치를 주었다
한지훈은 하영철의 넥타이를 잡아당겨 가볍게 공중으로 들어올렸다.“나… 무능한 건 나야. 내가 무능한 녀석이야.”겁에 질린 하영철이 헛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아까는 내가 강우연 지켜주지 못할 거라며? 그런데 지금은 어때? 넌 네 목숨 하나 지키기 힘든 것 같은데?”한지훈은 하영철을 한 손으로 들고 벽으로 압박했다.무시무시한 힘을 눈앞에서 목격한 하영철은 반항할 생각을 아예 포기해 버렸다.마치 수림 속 맹수를 닮은 사내의 눈빛을 마주하고 있자니 두려워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다시 우연이 귀찮게 하면 오늘처럼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거야.”한지훈은 경고장을 날린 뒤에 가소롭다는 듯이 하영철을 그대로 던져 버렸다.“가자.”깔끔히 마무리한 뒤, 한지훈은 강우연의 손을 잡고 뒤돌아섰다.녀석들의 목숨을 취하는 건 일도 아니었지만 강중에 오자마자 귀찮은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적염왕의 행방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너무 많은 것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다.그런데 이때,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리더니 호화 외제차 한 대가 회사 앞에 멈춰섰다. 입에 담배를 문 중년 사내가 차에서 내리고 그의 뒤로 건장한 경호원들이 뒤를 따랐다.사내가 정문 입구로 다가가자 안내데스크 직원이 공손히 사내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대표님 오셨습니까!”사내가 바로 만영그룹의 대표였다.바닥에 쓰러져 있던 하영철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사내에게로 다가갔다.“아버지, 저 녀석들이 저 쳤어요. 저 녀석들 그냥 보내면 안 돼요!”외근을 나갔다가 돌아온 만영그룹 대표는 하영철의 부친이기도 했다.하 대표는 고개를 들고 한지훈과 강우연을 바라보다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지?”부친의 질문에 하영철은 저도 모르게 긴장해서 목을 움츠렸다.강우연이 먼저 나서서 해명했다.“하 대표님, 저희도 소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아드님께서 너무 무례한 행동을 하는 바람에….”그녀는 하영철이 했던 일을 당당히 하 대표에게 들려주었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하영철은 겁이
“닥쳐! 내가 어쩌다가 너 같은 멍청이를 아들로 둔 건지!”하 대표는 버럭 화를 내며 하영철의 귀뺨을 때렸다.하영철은 의아한 얼굴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따졌다.“아버지! 어떻게 아들한테 이럴 수 있어요?”하영철은 억울했다.“맞을만한 짓을 했으니까 때린 거지. 너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미쳐버리겠어!”하 대표는 한지훈을 가리키며 말을 계속했다.“한씨 가문은 우리의 은인이야. 귀빈 대접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그런데 넌 은인의 부인에게 찍쩝거리기나 하고 말이야!”그 말을 들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지훈은 의아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강우연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하 대표가 계속해서 말했다.“우리가 강중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빚을 가득 떠안았을 때 병원 갈 형편도 안 되는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신 분들이 지훈이 부모님이셔!”“그분들이 없었으면 난 진작에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야! 이런 불효자식, 당장 지훈이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지 못할까!”너무 갑작스러운 반전이라서 하영철은 물론이고 강우연도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착잡했다.“지금… 나한테 무릎 꿇고 저 녀석한테 사과하라고 하셨어요?”하영철은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하 대표는 바로 손을 뻗어 아들의 뒤통수를 후려쳤다.“꿇으라면 꿇는 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그 동안 네가 회사에서 갑질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게 한두 푼이야?”“말 안 들을 거면 당장 직위 내려놓고 회사에서 꺼져!”그 말을 들은 하영철은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한지훈과 강우연에게 사과했다.어차피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기에 한지훈은 딱히 하영철을 곤란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 대표가 먼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사무실을 빌리려는 거지? 마침 잘됐다. 내 명의로 된 부동산이 몇 개 있거든. 빈 건물도 많으니까 둘러보고 결정해.”하 대표는 아주 열정적으로 그들을 끌고 사무실로 들어갔다.“면적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하 대표는 입
그런데 면적이 800평이나 하고 게다가 15층 건물에 인테리어까지 완벽하게 되어 있는 건물을 고작 월세 2백에 넘긴다니!거의 거저 주는 거나 다름없었다.상사의 말을 들은 비서도 얼굴이 급변했다.이 건물은 만영그룹이 본사를 옮기려고 준비하면서 이미 점 찍어둔 건물이었다.그룹 내부에서 사용하려고 이미 내정된 건물을 강우연에게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으로 월세를 준다니 대체 한씨 가문에게 어떤 은혜를 입었기에 상사가 이러는지 궁금해질 정도였다.“정말 2백에 주실 건가요?”강우연이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물었다.“내가 2백이라면 2백인 거지. 걱정 마. 우리 회사 가진 건물 많아.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다니 첫해는 싸게 주지. 일년에 2천만 원만 줘. 나중에 잘되면 그때 가서 다시 가격을 올리든 마음대로 하라고.”하 대표는 능력도 능력이지만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말재주가 있는 사람이었다.강우연은 하영철이 아버지의 반만 닮았어도 한지훈에게 맞을 짓을 하지 않았을 거라며 속으로 감탄했다.“그럼 이렇게 하는 거로 하고 내일 사람을 보낼 테니까 건물에 한번 가봐. 계약 마무리하면 바로 사람을 구인하면 되겠네.”하 대표가 호쾌하게 말했다.“지훈아, 이따가 시간 있어? 같이 술 한잔 하고 싶은데 어때?”“대표님이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당연히 가야죠.”하 대표의 열정적인 초대에 한지훈도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했다.“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 아저씨라고 부르면 돼.”“네, 아저씨. 혹시 저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한지훈이 물었다.“딱히 중요한 일이 있는 건 아니고. 네가 고생했을 것을 생각하니 따뜻한 밥이라도 사주려고 그래.”하 대표는 자상한 웃어른처럼 한지훈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강우연을 바라보았다. 강우연이 웃으며 말했다.“편하게 먹고 와요. 너무 늦게 오지는 말고요. 다른 여자한테 눈길도 주지 말고요.”강우연은 한지훈이 자신에게 그의 가문에 대해 별로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기에
하 대표와 작별한 뒤, 한지훈은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그렇게 시간이 지난 뒤, 그는 신룡전에 연락을 취하여 과거 한씨 가문 사건과 4대 가문이 얽힌 사건에 대해 재조사를 지시했다.처음부터 다시 조사하다 보면 어쩌면 놓친 게 있을지도 모른다.이어지는 며칠 간, 한지훈은 강우연과 함께 회사에서 일을 도왔다.그들은 새 회사의 이름을 우연제약이라고 명명했다.처음에 강우연은 창피하다며 극구 반대했으나 결국 한지훈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그렇게 일주일이 지난 뒤, 서경희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한지훈, 지금 어디야? 당장 집으로 돌아와!”수화기 너머로 서경희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인데요?”한지훈이 물었다.“무슨 일이긴! 우연이 아버지가 맞았어. 이 일 그대로 내버려 둘 거야?”대체 무슨 일인 걸까?한지훈은 의아한 마음을 품고 자세히 상황을 물었다.그들이 강중에서 새 회사를 창립한다는 사실을 알고 강학주도 한지훈이 준 돈으로 강중에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모양이었다.강학주는 요식업을 할 생각으로 번화가 근처에 가게를 내고 고깃집을 차렸다.위치가 좋아서 그런지 장사는 꽤 괜찮았다.강학주는 회사를 관리한 경험이 있었기에 고깃집 운영도 손쉽게 익혔다.그런데 장사가 너무 잘돼서 경쟁 업체들의 앙심을 산 건지 어제 누군가가 갑자기 가게로 들어오더니 막무가내로 가게를 부수며 여기서 고기를 먹고 배탈이 났다고 진상을 부렸다.그러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다쳤는데 강학주는 나서서 일을 해결하려다가 양아치에게 맞은 모양이었다.그들은 강학주에게 4천만 원의 의료비를 배상할 것을 요구했고 돈을 주지 않으면 3일 뒤에 또 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깃집 이미지가 달린 일이었기에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어서 한지훈을 찾은 것이었다.“한지훈, 너 싸움 잘하잖아? 당장 그 진상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서경희가 씩씩거리며 말했다.요 며칠 사이에 치고 오르는 매출을 보며 싱글벙글 했는데 가게 오픈한지 며칠도 안 돼서 이런 변을 당했으니 화가 나지
“장모님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한지훈의 물음에 서경희가 울며 말했다.“어제 네 장인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놈들이 조금 전에 병원에 와서 장인을 데려갔어. 빨리 방법 좀 생각해 봐!”한지훈은 놈들이 시퍼런 대낮에 장인을 납치했다는 소식에 놀랍기도 하고 대체 누구에게 밉보였기에 놈들이 이렇게까지 하는지 의아했다.“일단 울지 마시고 자세히 얘기해 보세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그는 어쩔 수 없이 우는 장모를 달랬다.“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있는데 놈들이 찾아오더니 갑자기 발길질을 막 하는 거야. 그러다가 결국 끌려갔어.”“난 그때 병원에 없었는데 의사한테 들은 거야. 쪽지를 남기고 갔는데 사람을 찾아가려면 4천만 원을 들고 찾아오래.”서경희가 울며 말했다.평소에 항상 능력 없다고 무시하던 남편이지만 최근 강학주가 보여준 달라진 모습에 서서히 정이 붙기 시작했던 서경희였다.같이 살면서 싸움이 끊이지 않은 날도 있었지만 누가 뭐래도 그들은 수십 년을 함께한 부부였다.그런데 남편이 납치를 당했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한지훈은 3일 안에 돈을 준비해서 오라는 쪽지를 읽고 담담히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돈을 보고 달려든 놈들이니 장인어른한테 너무 심한 짓은 하지 않을 거예요.”말을 마친 그는 쪽지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렸다.감히 대낮에 사람을 납치하다니!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다.한지훈은 서경희를 집으로 돌려보낸 뒤에 온병림에게 조사를 부탁했다.소식을 들은 온병림도 크게 놀란 모습이었다.아무리 조폭들이라고 해도 대낮에 병원까지 와서 사람을 납치한 건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경찰에게 조사를 맡기는 게 원칙이지만 한지훈이 도움을 요청했으니 군부가 나서야 할 차례였다.전문가들이 모여서 놈들의 핸드폰을 집요하게 추적한 끝에 그들은 놈들이 있는 위치를 알아냈다.“찾았습니다. 근교에 있는 창고에 있네요. 지금 바로 위치 보내드리죠.”위치를 확인한 전문가는 바로 한지훈에게 문자를 보냈다.경찰에 연락할 거냐는
물론 고객들의 피드백은 사실이었다. 며칠 사이 장사가 안 돼서 냉장고에 냉동했던 고기를 그대로 손님상에 올린 것이 화근이었다.그렇게 되면 고기에서 냄새가 나고 육질이 신선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강한 향신료로 향을 가리는 방식을 택했다.처음에 먹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며칠 지속되자 고기를 먹고 배탈이 났다는 손님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그렇게 되면서 가게에 대량의 신고가 들어왔고 점점 단골들도 잃게 되었다.하지만 서이재는 이 모든 것을 강학주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강학주가 사람을 시켜 이상한 소문을 퍼뜨렸다고 생각했다.그것에 분노한 서이재는 시골에서 친하게 지내던 이웃들을 불러 강학주를 혼내줄 대책을 상의했다.그들은 원래 배운 게 없고 거친 사람들이었기에 가게로 가서 소란을 부리기로 한 것이다.서이재는 겁이 많고 나약한 강학주의 성격을 파악하고 의료비로 4천만 원이라는 거금까지 요구했다.그러다가 혹시라도 강학주가 돈을 주지 않고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아예 병원에 가서 사람을 납치한 것이었다.그리고 쪽지를 남겨 서경희에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협박했다.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강학주는 억울하기 그지없었다.“말했잖아요. 난 당신들 가게 이미지에 흠집을 내는 일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럴 필요도 없고요.”강학주가 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 오군 사람들은 다 비겁하고 이기적인 족속들이야. 내가 모를 줄 알았어?”서이재는 강학주가 한 일이라고 단정지은 듯했다.게다가 이미 납치까지 한 마당에 진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내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야. 이따가 당신 와이프한테 전화해서 빨리 돈을 준비하라고 해. 그러지 않으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서이재는 우악스러운 손으로 강학주의 얼굴을 꼬집고 비틀었다.“알았어요. 일단… 물 한잔만 마시면 안 될까요? 배도 고프고 목이 너무 아파요.”강학주가 거친 숨을 쉬며 말했다.“납치당한 주제에 원하는 게 왜 이렇게 많아?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이 순간, 동방소조차 넋을 잃고 있었다. 저자가 정말 동방 오우란 말인가?! 그의 위세는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수준이었다.동방 가문에서 언제 이렇게 강력한 인물이 나왔단 말이지?그가 동방 가문을 위해 싸우든 아니든, 한지훈을 죽이기만 하면 동방 가문에 엄청난 공헌이 되는 셈이었다.그러니 동방소가 진우의 외침에 귀 기울일 리 없었다.“한지훈, 이제야 내 진가를 알겠느냐! 봐라, 이것이 바로 나의 진정한 실력이다! 놀랍고 두렵지 않은가?”지금의 동방 오우는 천하를 내려다보는 태도로 냉혹한 눈빛을 한 채 한지훈을 응시하고 있었다.이것이야말로 그의 숨겨둔 패이며, 그의 가장 큰 자신감이었다.용국에서 수백 년 동안 천지 대진법을 이해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는 예외였다!그 덕분에 동방 오우는 화산에서 가장 중시받는 신세대 제자 중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이번 전투가 끝난 후, 그는 반드시 이름을 떨치고 강자의 정점에 설 것이라 확신했다.무적천이나 황약사도 그의 눈에는 단지 나이가 많아 허울뿐인 고루한 인물이었다. 그들이 과연 그와 겨룰 자격이 있단 말인가?!그의 재능은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그의 스승이 직접 평가한 바였다.더구나 용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놓고 봐도, 스물여섯 살에 이토록 놀라운 성취를 이룬 자가 또 있을 리 없었다.오직 동방 오우만이 '용국의 천재'라 불릴 자격이 있었고, 용국의 정점에 오를 사람은 그뿐이었다!“용국의 화산이 이렇게 두려운 존재였다니, 스물여섯의 젊은이가 이 정도에 이를 줄이야! 너무도 상상을 초월하는군.”사신은 두 눈을 번뜩이며 동방 오우를 주시했다.적어도 그의 기억 속에서, 부상에서는 지금껏 이렇게 천재다운 인물이 나온 적은 없었다.진법을 이 정도로 운용하는 것은 사신처럼 음양술에 능한 천신급 강자조차 놀랄 만한 일이었다.사신이 동방 오우보다 약한 것은 아니었지만, 천신 경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그의 진법 이해력에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이러니 오륙 각국이 용국이 국운과 함께 부상
그러니 그가 동방 오우를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한지훈이 다시 적색 드래곤 장총을 휘두른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이 정도의 전투는 이미 무기나 특정 무공만으로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을 초월한 지 오래였다.이것은 기세의 대결이었고, 동방 오우 쪽은 이미 압도적인 태세를 형성했으며 한지훈은 그저 계속 물러서며 회피할 수밖에 없었다.마치 누군가가 2천 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저격수에게 계속 저격당하는 상황과 같았다. 초반 몇 발은 피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백 발, 천 발은 어떻겠는가?단 한 발이라도 맞는다면 필멸이었다!한지훈은 회피 중에도 간혹 반격을 시도했지만, 동방 오우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더 이상 버티지 마라! 네 모든 저항은 무의미하다! 한지훈, 네가 고작 천급 천왕이라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지금 오성 용급 천왕 경지에 도달했다 해도 나를 다치게 할 수는 없을 거다!”“내 손에 죽은 동급 강자만 다섯 명이 넘는데, 네놈이 무슨 수로!”동방 오우는 말을 하며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흐음? 결국 진법이 승패를 가르는 열쇠였군.”한지훈은 마침내 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 말했다.지금까지는 한지훈이 동방 오우의 실력을 떠보는 데 불과했고, 이제야 그는 진정으로 본심을 드러냈다.그 순간, 한지훈의 기세가 급변하며 그의 몸 주위에 금빛 광채가 번져 나왔다.“금용의 심장!”우천존이 의자 팔걸이를 세게 치며 벌떡 일어섰다.그날, 바로 이 빛이 나타났을 때 그는 손을 뻗을 용기조차 잃어버렸었다.그 감각은 너무나도 두려웠고, 천신급의 존재인 그조차도 자신의 초라함을 느꼈던 것이다.금빛이 퍼져나가자, 한지훈은 다시금 주먹을 휘둘렀고 이번에는 동방 오우 앞에 펼쳐진 광채가 한지훈의 주먹과 격렬하게 충돌했다.“쾅!”천지를 뒤흔드는 폭음과 함께 동방 오우는 몇 걸음 물러섰다.“한지훈! 네게도 숨겨둔 패가 있었군! 좋다, 오늘은 진법으로 승부를 보자꾸나!”동방 오우는 한지훈의 진법에 놀란 기색이 없었고, 금
“이 사람은 화산 진종의 진정한 전수자군. 보아하니, 한지훈의 이번 비무는 매우 위험할 거야.”궁본 현일이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고, 한용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비록 마음속으로는 그도 매우 긴장했지만, 한지훈이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바로 이번 전투에 달려 있었다!한용은 그저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사실, 많은 진법은 용국에서 이미 천 년 가까이 잊혀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여러 명산에서 기록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용국에서 진정 신비로운 것은 바로 그 몇 개의 명산인 듯했다! 그 명산들의 비밀을 밝혀내야만 천 년 전 진법이 사라진 진짜 이유와, 그때 왜 다섯 개의 용심이 모였다가 흩어진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광명파가 조사하는 것만이 아니라, 용국의 고위층들도 그 진실을 파헤치고 있었다.지금 이 순간, 백일봉 위에서 한지훈은 여러 가지 공격 방법을 시도했지만, 모두 아무 소용이 없었다.아무리 교묘한 기술이라도, 그 광막에 닿기만 하면 마치 함흥차사처럼 모두 소멸되었다.“한지훈,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나? 너와 내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처럼 결코 넘을 수 없는 거리다! 아무리 어떤 수를 써봐도 날 해칠 수 없을 거야!”동방 오우는 자만에 찬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사실, 그의 말 그대로였다. 아무리 많은 수를 써도, 그가 만든 광막을 뚫지 못한다면 모든 것은 헛된 일일 뿐이다!즉, 한지훈이 아무리 모든 기술을 써도 결국 동방 오우와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이제 진법의 묘미를 보여주겠다!”동방 오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말이 끝나자, 광막이 갑자기 사라지며 그의 몸이 빠르게 움직였다.그가 주먹을 내리치자, 주변의 나무들이 모두 강한 기운에 의해 뿌리째 뽑혀버렸다!이런 위세는 천인도 막기 어려울 정도였고, 거의 백일봉 주변 수 리 내 모든 것을 동방 오우가 장악하고 있었다. 하늘과 땅조차 그가 다루는 무기가 되어 주먹과 함께 쏟아져 내렸고, 이 정도 수준의 전투는 더 이상 일반적인 천왕급
그렇다면 본격적인 대전은 얼마나 장관을 이룬다는 것인가! 이때, 한지훈이 손을 휘둘러 오릉군 가시로 은빛 광선을 그리며 동방 오우를 향해 날려 보냈다. 하지만 오릉군 가시가 동방 오우와 불과 한 뼘 정도의 거리에 떨어졌을 때, 갑자기 동방 오우의 몸 아래에서 한 줄기 빛이 솟구쳐 올랐다.그것은 기벽이 아닌, 빛이었다! 이 장면에, 진우와 좌항도는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기벽은 보이지만 닿을 수 없는 물질이다. 즉, 공기는 특수한 장비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이며, 그 안에는 다양한 먼지와 입자들이 떠다니기 때문에 볼 수 있지만 빛은 달랐다.금속이 충돌하는 소리도 없고, 오릉군 가시가 강한 저항을 만나서 나오는 불꽃도 없었다. 오릉군 가시는 그 광막을 통과한 뒤, 순식간에 방향을 틀어 한지훈을 향해 되돌아왔다. “아니! 이럴 수가!”“이... 이건 너무 SF 같잖아?!”“이게 무슨 신선술이지?!”주변에서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이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소리쳤다. 한지훈이 이전에 원성천과 싸울 때 모두가 그의 오릉군 가시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았지만, 지금 이 순간 오릉군 가시는 방향을 틀어 한지훈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수단인 거지?!한지훈은 살짝 손을 휘둘러 오릉군 가시가 다시 손에 돌아오게 했다.그 후, 그의 눈빛에 뭔가 특별한 빛이 스쳤고, 동방 오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너는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 분명히 차이가 있군!”“하하하!”한지훈의 말에 동방 오우는 고개를 들어 웃음을 터뜨렸다.그와 동시에, 한지훈의 두 번째 공격이 이미 다가왔다.이번에는 오릉군 가시가 매우 기묘한 각도로 동방 오우를 향해 날아가며, 이전처럼 눈부신 은빛 광선을 내뿜지 않고, 대신 수많은 차가운 별빛이 흩어져 떨어졌다!이것은 도청전인의 검경에서 터득한 기술로, 수많은 차가운 별빛이 비처럼 쏟아지듯 내리게 된다.하지만 이때, 다시 한번 모두가 실망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동방 오우는 뒷짐을 진 채 차가운 별
동방 오우가 손을 휘두르자, 백일봉 전체가 진동하며 땅에서는 우르릉거리는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수많은 바위들이 이 거대한 흔들림에 의해 절벽에서 굴러떨어졌고, 이 장면에 모두가 놀란 눈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백일봉은 용경 서쪽에 위치한 진령 산맥의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산봉우리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곳은 진령 산맥 전체와 연결되어 있었기에, 백일봉의 진동과 함께 북방의 대지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수많은 새와 짐승들이 놀라 사방으로 달아났고, 마치 하늘의 재앙이 곧 닥쳐올 것만 같았다.“이... 이것이 천지를 흔든다는 것인가? 나는 이런 존재가 신화 속에나 나올 법하다고 생각했는데, 천왕계 강자가 정말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이오?!”좌항도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망원경을 들고 멀리 내다보며, 진령 산맥 전체가 진동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방금 전의 구름과 안개는 단순한 환영일 수 있었지만, 천 리에 걸친 진령 산맥이 모두 흔들리는 것은 결코 환각일 수 없었다.“그래, 이제야 믿어지는군. 천왕계가 정말 이렇게 두려운 경지에 이를 수 있다니! 이제 보니 우리는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진우는 쓰라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는 이전까지 천왕계를 기벽 같은 자연의 일부 힘을 다루는 경지로만 이해했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자신이 천왕계를 얼마나 미미하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아마 동방 오우는 이미 삼성 천왕계에 있을 때부터 자신보다 훨씬 강했을 것이다.명산에 이르지 않으면 자신의 미미함을 알지 못하고, 명산에 들어가 고행하지 않으면 자신의 나약함을 알지 못한다는 옛말은 틀리지 않았다! 명산의 제자들과 비교하자면, 자신은 마치 연줄을 이용해 억지로 따낸 자격증 같은 존재였다.이것이 삼성 천왕계의 차이라면, 오성 천왕계는 어떻겠는가?그렇다면 천신계는 또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아무도 몇몇 명산에 단 한 명의 천왕계 강자만 있을 것이라 장담하지 못했고, 아무도 천왕계가 명산의 진정한 내력이라는 보장도 할 수 없
지금이 한여름임에도, 주변의 모든 풍경은 마치 늦가을처럼 변해 있었다.이 기술은 단순히 신묘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했다. 그야말로 귀신이 빚어낸 솜씨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어떠나, 한지훈! 너와 나는 동갑이지만, 몇 년 전부터 나는 이미 이러한 신적 경지에 이르렀다. 그런데 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발끝조차 따라올 수 없지 않느냐?”“네가 말해보아라. 내가 이렇게 자부심을 가질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느냐?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와 같은 자리에 서 있느냔 말이지!”동방 오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극도의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의 시선은 천하를 굽어보는 듯했고, 발아래 모든 사람들은 그저 미미한 벌레에 불과한 듯 보였다.적어도 겉보기에는 동방 오우가 이미 인간을 초월한 존재임이 분명해 보였고, 그는 사계절을 통제하고 천기를 움직이는 손길을 가진 사람이었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껏 아무도 그의 진정한 실력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다.심지어 흑병대조차 그의 실체를 알아내지 못하고, 그가 오성 용급 천왕계라는 사실만 알았을 뿐이다.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비로소 동방 오우가 왜 그렇게 오만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그는 진정으로 오만할 자격이 있었다.“그리고 또 하나 알려주지! 내가 너와 싸우려는 이유는 결코 동방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다! 더군다나 사대 가문을 위해서도 아니지!”이 말에 동방소와 원상용 등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동방소는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동방 오우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동방 오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소와 원상용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나는 화산 진종의 직계 제자로, 사대 가문 따위가 함부로 부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내 눈에, 동방 가문은 물론이고 사대 가문 또한 하찮게 보일 뿐! 내가 너와 싸우려는 이유는 단 하나, 나 동방 오우가 너의 피로 내 검을 제사 지내기 위해서다!”“오늘부로, 나 동방 오우가 용국의 최고 존재가 될
한지훈의 말이 끝나자, 그는 한 걸음 내디뎌 몸을 순식간에 공중으로 띄워 백일봉의 꼭대기에 올랐다.동방 오우도 백장산 벼랑을 올려다보며 경멸적인 미소를 지었고, 곧 천천히 몸을 날려 정상으로 올라갔다. 한지훈과 달리, 동방 오우는 거의 바람에 날려 올라간 듯 천천히 떠오르며, 마치 신선과 같은 자태를 보였다.이 놀라운 장면에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이것이야말로 기적이지 않은가!“말도 안 돼! 저건......마치 바람에 밀려 올라간 것 같잖아?”“바람에 밀려간 게 아니라, 저건 날아간 거지!”“후, 역시 동방 오우가 한 수 위로군!”사람들은 저마다 의견을 내며 수군거렸고, 이들의 말소리를 들은 동방 오우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지훈, 죽기 전에 이 찬란한 세상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라보도록 해라. 이것이 네가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다. 너 같은 놈은 정말 말할 가치도 없다!”“하지만, 네놈도 거의 백 년 동안 젊은 세대들 중 뛰어난 인물인 건 인정하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미 세상을 뒤흔들고 군림할 정도의 위세를 가졌으니, 널 죽이는 것은 내 명예를 깎는 일도 아닐 테야.”동방 오우는 한 손을 뒤로 한 채 깔보는 듯한 태도로 소리쳤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진법을 더해 수십 리 밖까지 전달되게 했고, 그의 목소리는 산 아래뿐 아니라, 용경 전체에 울려 퍼졌다.용각과 무종의 여러 장로들은 이 소리를 듣고 얼굴을 일그러뜨렸다.몇몇 종묘의 장로들은 분노에 치를 떨며 탁자를 두드리고 말했다. “동방 오우, 저 오만한 놈! 자신이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아는군! 만약 계속해서 이렇게 오만하게 굴었다간, 우리가 합심해서라도 그를 없애 버려야 할 것입니다!”이 시각, 백일봉 꼭대기에 서 있던 한지훈은 평온한 시선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자신감이 대단한 듯하군.”동방 오우는 오만하게 한지훈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기세를 순식간에 사성 천급 천왕계까지 끌어올렸다!주변
“한용 아닌가!”“한용이라고?!”“정말 한용인가?!”모든 시선이 한용에게 쏠렸고, 대다수의 눈빛에는 경악이 담겨 있었다.몇십 년 전, 용경에서는 한용이 이미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그런데 지금, 비록 나이가 들어 보이기는 했지만 한용이 살아 있는 모습으로, 그것도 천하를 내려다보는 듯한 태도로 나타났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하하! 오늘 사람들이 잘 모였군그래!”한지훈은 우천존과 사신 쪽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았다.“한용!”우천존은 불꽃이 튀는 듯한 눈빛으로 한용을 노려보았다.“우천존, 흥분하지 마시오. 오늘은 두 후배의 비무를 관전하기 위해 온 자리 아니겠소?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나설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우리가 나서기라도 한다면, 무고한 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지 않겠소.”궁본 현일이 자리에서 일어나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분명히 살기가 스며 있었다!“쳇...”동방소는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올 줄 몰랐다는 듯, 불안한 눈길로 우천존 일행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우천존과 사신의 안색도 매우 어두웠다. 궁본 현일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그는 한용의 편에 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기에, 2 대 2의 상황에서 그들은 승산이 없었다.동방 오우가 당당히 일어서더니, 차갑게 맞은편을 응시했다.한지훈 측의 위세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는 자신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그는 어린 시절부터 화산에서 자라며 수많은 고난과 고통을 겪었다.그가 맞아서 부러진 회초리만 해도 백 개가 넘었고, 오늘 한지훈은 반드시 그의 발 아래 밟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는 동방 가문을 위해서, 더욱이 사대 가문을 위해서가 아닌 오직 자신의 앞날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그의 몸에서 분노와 위엄이 뒤섞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 순간 하늘에는 먹구름이 몰려들어 이곳 하늘을 뒤덮었다. 한지훈은 느릿느릿 백일봉의 공터로 걸어 나와, 동방 오우를 조용히
“저 사람은 누구길래 저렇게 성대하게 나타나는 거요?!”좌항도는 아래쪽에 있는 차량 행렬을 바라보며 말했고, 심지어 공중에는 헬리콥터까지 따라다니며 경호를 맡고 있었다.경호원만 해도 백 명이 넘는 듯했으며, 산 정상으로 향하는 모습은 꽤 위압적이었다.“러셀로란 가문의 2순위 후계자이니, 저자는 결코 쉬운 인물이 아니오. 오륙 최대 암흑 조직의 수장이자, 그의 손아귀 안에는 몇 개의 다국적 기업도 있소!”진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좌항도에게 설명했다.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른 차량 행렬이 천천히 멈췄고, 차에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백인 남자가 나왔다. 그를 본 순간, 진우는 미간을 찌푸려지며 말했다.“저 사람은 왜 온 거지?!”“저 사람은…”좌항도도 중년 남자를 힐끗 보았다. “세계 최대 킬러 조직인 암전의 창립자이자 수장인 빅터가 아니오! 저 사람은 정말 전설적인 인물이오. 열 살에 몇 차례나 탈옥에 성공했고, 열다섯 살에는 천왕계 강자의 고수를 쓰러뜨렸소. 지금은 몇 안 되는 삼성 천왕계 경지의 암살자이기도 하오!”“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큰 킬러 조직의 창립자이기도 하지요!”말을 마친 진우는 이를 악물었다. 동방 가문의 인맥이 이렇게나 넓었다니!그때, 산을 걸어 올라오는 두 사람이 주변 강자들의 시선을 모두 끌었고 심지어 몇몇은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우천존! 사신!”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아무리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화려하게 등장해도 이는 허울에 불과했지만, 진정한 강자는 격식을 차릴 필요 없이 등장만으로 엄청난 분위기를 내뿜었다! 우천존과 시신은 길을 따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마치 산책을 나온 듯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이 백일봉 근처에 다다랐을 때 우천존은 좌항도 일행 쪽을 한 번 바라봤고, 그 눈빛에는 잠시 후 상대방을 모조리 저세상으로 보내줄 거라는 각오가 담겨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통복 차림의 부상 사람 무리도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