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연도 이 장면에 놀라서 한지훈에게 말했다. "여보... 저 사람들이랑 싸우지 마요."정오석은 강우연의 말을 마음에 두지 않고 한지훈의 앞에 가서 그를 훑어보았다."네가 내 부하를 다치게 했나?" 정오석이 물었다."네 부하가 내 아내의 회사에 가거 행패 부린 거야?"한지훈은 지지 않고 반문했다. "좋아, 너 용기 있네. 감히 나한테 이렇게 말하다니."정오석은 주먹을 쥐고 한지훈의 복부를 향해 날렸다.한지훈은 손바닥을 아래로 눌러 상대방의 주먹을 막은 뒤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강우연에게 접근하기 위해서일 뿐만아니라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였다.한지훈은 상대방이 갑자기 충동적으로 행동해 그녀를 다치게 할까 봐 무서웠다.그는 더 이상 강우연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한지훈이 뒤로 물러선 걸 보며 정오석은 매우 기분이 좋았다. 한지훈이 강한 줄 알았던 그는 한지훈이 자신의 주먹 한 방에 뒤로 몇 걸음이나 물러날 줄은 몰랐다. '지금 보면 한지훈도 석우가 말한 것 처럼 그렇게 세지 않잖아? 분명 석우의 실력이 모자란 거야.' "흥, 네가 내 부하들을 다치게 해서 난 지금 매우 화가 나있지만 병원에서 싸울 생각은 없어."정오석은 한지훈의 앞에 와서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너에게 기회를 줄게. 오늘 저녁 9시, 너 혼자 화풍 클럽에 와, 거기서 쌓인걸 다 풀어보자구.""만약 네가 오지 않으면, 부하들을 병원에 보내 너의 사람들을 모두 한 대 때리게 할 거야.""그리고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한테 잡힌 뒤 우리가 무정하다고 생각하지 말라고."정오석은 이 말을 남긴 뒤, 손가락을 튕겨 자신의 부하들을 데리고 병원을 떠났다.전에 그는 석우에게서 그들이 먼저 고운 그룹에 가서 직원들을 때려 강우연과 한지훈이 모습을 드러내게 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이는 한지훈과 강우연이 직원들의 안전을 중요시 생각하고 있음을 말해줬다.그러니 지금 다시 직원들로 협박한다면 한지훈은 틀림없이 올 것이었다.그때가 되면 그는 석우 등을 병원
한지훈이 화풍 클럽에 도착했다.정오석은 그의 부하들과 함께 이미 클럽 안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다.정오석은 원래 한지훈이 오지 않을까봐 걱정했었던 터라 그가 혼자 걸어오는 것을 본 순간 참지 못하고 미소 지었다."네가 정말 감히 혼자 올 줄은 몰랐어. 용기가 가상하다고 말해야 할까, 아니면 순진하다고 말해야 할까?"정오석은 말을 하면서 자신의 뒤의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몇 명의 대원들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이 나보다 더 대단하다고 했었지? 그럼 오늘 내가 너희들에게 누가 진정한 강자인지 똑똑히 알려줄게!"말을 마친 정오석이 한지훈의 앞으로 걸어갔다."네가 내 대원들을 다치게 했으니 그 대가는 반드시 치러야 할거다."한지훈도 웃으며 말했다. "네 대원들도 마찬가지로 내 와이프와 우리 회사 직원들을 다치게 하지 않았나? 그들은 또 무엇을 잘못했는데?""그들이 잘못한 건 내가 징벌한다. 하지만 네가 내 사람들을 때리는 건 용납 못해!"정오석의 말투는 매우 사나웠다.그의 말을 들으면 석우 등이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았으나 사실은 그가 배후에서 모든걸 지휘했었다.이때 클럽에 갓 도착한 김도진은 한지훈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한지훈이 곧 혼쭐날 것이라고 여긴 김도진은 매우 흥분했다."네 부하들이 내 와이프의 회사에 와서 소란을 피운 건 모두 네 말을 들었기 때문이지?"한지훈은 정오석을 싸늘하게 쳐다보았다."방금 병원에서는 싸우기 그랬지만 지금은 내 와이프가 너네들 좀 크게 혼내줘라고 했거든."한지훈은 자신의 주먹을 꽉 쥐고 손을 들었다."정말 자신만만하네. 네가 내 부하들의 뼈를 총 14대 부러뜨렸으니 조금 있다가 네 뼈도 14개 부러뜨려 줄게!"정오석은 싸움 자세를 취했다."만약 네가 그렇게 계산한다면, 너의 부하들이 내 직원들 뼈를 부러뜨린게 합쳐서 총 40여 대니까 나도 네 몸에서 40여 대의 뼈를 부러뜨려야 하는 거지?"한지훈도 뒤로 한 발짝 물러나 싸움 자세를 취했다."네가 그럴 능력이 된다면 말이야."정오석은 다리를 들어 한지훈을
그의 말이 막 끝나자마자 그의 뒤에서 갑자기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손에 방폭방패를 들고 빠른 속도로 한지훈의 앞으로 돌진했다. 그 후 다른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로 클럽 내부로 돌진했다.모두 전신 무장을 하고 보호안경을 끼고 총을 들고 있었다.정오석은 크게 놀라 자신의 대원들과 함께 미친듯이 총을 쏘았다. 총을 방패에 쏘았지만 방패는 깨지지 않았다.병사들은 빠른 속도로 정오석의 사람들을 제압했고, 30초도 채 되지 않아 정오석 등은 수갑이 채워진 채 압송차량에 탑승했다."너희들은 어느 전역구 사람이야? 너네들이 무슨 권력으로 날 체포하는데?"정오석은 비록 상대방이 어느 세력의 사람들인지 몰랐지만, 매우 강한 부대라는 걸 어렴풋이 알아차릴 수 있었다.게다가 동원전역구의 병사들과는 달리 이 사람들은 손놀림이 깔끔하고 행동속도도 빠르며 몸에 살기도 띠고있었다.'북양구.'북양구 병사들을 제외하고는 어느 부대도 이 정도에 도달할 수 없었다.정오석은 이 점을 깨닫자마자 매우 당황했다. 소문에 의하면 북양구는 악룡과도 같아 북양구 총사령관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그들을 다스릴 수 없다고 했다. '북양구 병사들이 어떻게 이곳에 나타났을까?'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도 전에 정오석은 복면이 씌워진 채 어딘가로 잡혀갔다.가는 도중에 그의 귓가에는 많은 소리가 들렸는데 그중엔 총이 장전되는 소리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가 어느 전역구의 무기 창고에 왔을 거라고 여겼다.복면이 벗겨졌을 때 그는 이미 감옥에 앉아 있었다."여기가 어디지?"정오석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여기는 오군 주군 본부다. 당신들은 잠시 수감되었고, 내일 동원전역구 본부로 보내질 거야. 당신들은 그곳에서 군사법정을 열게 될거다."그들을 지키는 병사가 대답했다."나를 군사법원에 보내겠다고? 당장 동원전역구 9분구의 총사령관님께 연락해, 할 말이 있으니까!"정오석은 급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원래 그에겐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겨우 그정도
"그래, 그리고 우리가 고운 그룹에 손을 댄 것도 대장의 허락을 받은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그들에게 손을 대지 않았어.""이번 임무도 처음에 대장이 제기했잖아. 이 일을 물어보려면 차라리 대장한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는 것이 나아."아직 처벌이 집행되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이미 어떻게 책임을 회피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모든 사람들은 마지막에 이 책임을 정오석에게 밀었다. 정오석은 속으로는 화가 났지만 차마 반박하지 못했다.그도 이 일이 자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정오석은 마음을 먹고 벌떡 일어섰다.그는 자신의 팔을 움직였다. 비록 여러 군데 골절되어 있었지만, 몸을 아직 움직일 수는 있었다.정오석은 경계를 하며 현재 상황을 관찰했다.그들은 지금 감옥에 있고 주위에는 씨씨티비가 설치되어 있으며 눈앞에 있는 이 장교만이 이곳을 순찰하고 있는 것 같았다.'이 문지기만 해치우면 자유를 얻을 수 있어.'여기까지 생각한 정오석은 자신의 허리를 잡으며 감옥을 지키는 장교 앞에 걸어갔다."화장실 가고 싶은데, 내가 몸이 불편해서 혹시 좀 도와줄 수 있을까?"정오석이 다가가서 물었다.먼 길을 걸은 탓에 그의 입술은 매우 건조했으며 부상을 당했기에 말투도 무기력했다.결국 모두 재판에 보내질 범인들이기 때문에 동정할 가치가 없어 장교는 처음에 그를 풀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정오석이 동원전역구의 병사이고 부상을 입었으니 부상자라고 할 수 있기에 풀어주기로 했다."여기서 기다려."장교는 다른 병사를 찾아와 함께 막대기를 들고 감옥 문을 연 뒤 정오석을 데리고 화장실을 가려했다.그러나 문이 열리자마자 정오석은 뛰어올라 두꺼운 문을 걷어찼다.철문이 병사와 부딪혔고, 그 병사는 날아가 땅에 쓰러졌다.놀란 장교가 총을 꺼내들자 정오석이 곧바로 그의 곁에 붙었다.두 손에 모두 수갑이 채워졌지만 정오석은 수갑을 앞으로 놓고 그 장교의 손을 가볍게 잡은 뒤 힘껏 잡아당겨 권총을 빼앗았다."어?"일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정오석의 말에 대원들은 모두 망설였다.그 후 일부 사람들은 일어나서 정오석과 함께 가기로 했고, 또 일부는 감옥에서 징벌을 받기로 했다.정오석은 자신을 따라가는 사람이 절반에 불과한 것을 보고 그들에게 말했다. "그럼 언젠간 다시 보지."다른 몇 사람도 손을 흔들어 정오석에게 작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곧이어 정오석이 갑자기 남겨진 사람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더니 총을 쏴서 모두를 죽여버렸다.정오석이 자기 사람들을 죽이는 모습을 본 옛 부하들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그들은 정오석이 마음만 먹으면 자기 사람들까지 죽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죽은 사람들은 비록 마지막에 정오석과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와 여러 해 동안 함께 한 오랜 부하들이었다.정오석은 미치면 정말 가차 없었다."가자, 빨리 가자!"정오석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열쇠를 건네주고, 뒤이어 각 감옥에 가서 안에 있는 범인들을 모두 풀어주었다.이 상황을 발견한 오군 주군 본부 사람들은 곧바로 사람을 보내 진압했다.그러나 정오석은 초보적인 규모의 대오를 이루었고 그 인원들은 모두 망명자들 이었다.오군 주군 본부의 병사들은 며칠 전에 오군을 떠나 훈련하러 떠났기에 지금 남아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다른 군졸들이 간다고 하더라도 결국 죽는 길 밖에 없었기에 그들은 정오석이 범인들을 데리고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날 저녁, 정오석은 바로 김도진을 찾아가 그가 반드시 이 일을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김도진도 자신이 사촌 형의 앞길을 망친 것에 대해 매우 당황해 했다. "지금 내 쪽에는 15명의 부하가 있고, 나머지 30여 명은 모두 범인들이야.""만약 네가 우리를 정착시킬 방법이 없다면, 난 지금 널 죽이겠어."정오석의 눈에는 살기가 어려있었다. 그는 경호원 옷을 입고 있었는데 호텔의 경호원을 기절시키고 갈아입은 것이었다. 그 덕분에 그는 성공적으로 호텔에 섞여 들어와 김도진을 만날수 있었다.김도진은 지금 얼굴이 온통 멍들고 부어올라 있었다. 정
한편, 오군의 경찰들도 김도진을 호텔에서 체포하였다.김도진은 끝난 셈이었다. 그는 심문이 끝날 때까지도 자신이 왜 잡혔는지 몰랐다....이틀이 지난후 강우연과 일부 직원들은 모두 퇴원했으며 사업도 재빨리 정상 궤도에 들어섰다.한지훈은 지금 별장 안에서 용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며칠이 지나면, 우리는 다시 검은 흑뢰로 간다. 너는 용이와 용삼에게 돌아와서 오군을 지키라고 통지해. 나는 내가 없을 때 우연이에게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해. 또한, 강씨 가문 쪽에도 사람을 보내서 지켜보라고 해. 약간의 움직임이라도 보이면 바로 체포하고."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용일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사령관님.""참, 원씨 가문 일은 어떻게 됐지?" 한지훈이 물었다.용일이 대답했다. "신룡전에서 보낸 사람들이 지금 비밀리에 수색하고는 있습니다만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부 소식을 전해 오긴 했습니다, 신룡전 본부에서 현재 정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원씨 가문 일은 흑뢰에서 돌아온 후에 다시 처리해.""예!" 용일은 대답하고나서 내려가서 준비를 했다.잠시 후 한지훈은《천산서록》잔권, 즉 잔본의 내용을 계속해서 터득했다.한편,약도, 강중.강중 주군 본부.사영 도석형의 사무실에서 그는 두 다리를 테이블 위에 걸치고 담배를 피우며 싸늘하게 앞에 있는 몇 통의 밀서를 보고 차갑게 웃었다. "좋아! 아주 좋아! 이번 약 전시회는 꼭 화려하게 열어서 전체 강중을 놀래킬 거야!"도석형 앞에 서 있던 한 부관은 웃으며 말했다. "장군님, 그럼 전 먼저 준비하러 가겠습니다.""그래."도석형이 이어 말했다. "맞다, 파이터 킹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걸 잊지 마.""예, 장군님!" 부관이 대답했다.부관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군사가 들어와 도석형에게 경례했다. "장군님, 문 밖에서 누가 장군님을 찾습니다."도석형은 그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가 나를 찾는데?"군사가
도석형은 잠시 침묵한 뒤, 손에 적염옥패를 쥐고 말했다. "좋습니다!"이날 도석형과 왕효강은 전용차를 타고 용경 부근의 칠룡산에 갔다.차가 산기슭에서 멈추자 순찰하는 병사들이 와서 검문하였다. 그 후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산중턱의 산장으로 걸어갔다."도 장군님, 이쪽으로."왕효강은 도석형을 데리고 계단을 따라 지하로 향했다.도석형은 눈살을 찌푸리고 뒷짐을 지며 왕효강의 뒤를 따라 지하로 갔다.지하에 들어가자마자 그의 눈엔 옛 식의 공간 구조와 물을 뿜는 용 조각상들이 눈에 들어왔다.그리고 그 순간, 휘장 뒤에서 그림자 하나가 나타났다.왕효강은 아래에 서서 몸을 굽혀 말했다. "왕이시여, 도 장군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그래."휘장 뒤에서 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도석형은 왕효강의 뒤에 서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얼굴엔 의혹스러움과 긴장함이 섞여있었다. '왕?''왕효강에게 왕이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은 천하에 적염왕 밖에 없는데?''그런데 적염왕은 얼마 전에 죽지 않았나?'도석형이 의혹스러워 할 때, 휘장이 누군가에 의해 열렸고, 곧이어 몸이 구부러진 늙은 남자가 얇은 베일을 쓴 두 여자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휘장 뒤에서 걸어 나왔다.그 사람을 본 순간 도석형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적염왕 님?! 살아계셨습니까?!"'이게 말이 돼?!'눈앞의 이 병약한 남자는 적염왕과 매우 닮았다.적염왕은 기침을 몇 번 하고는 여자의 부축 하에 도석형 앞에 가서 혼탁한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도 장군, 오랜만입니다."도석형은 속으로 크게 놀라 얼른 손을 내밀었다. "적염왕 님을 뵙습니다!"적염왕은 웃으며 말했다. "도 장군, 필요 없습니다. 저는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적염왕이든 뭐든 이젠 저랑 관계가 없습니다."말하면서 적염왕은 소파에 앉아 도석형에게 앉아서 차를 마시라고 표시했다.도석형은 그제야 불안하게 소파에 앉아 의문스럽고 긴장한 표정으로 눈앞에 이 노쇠하고 퇴폐한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적염왕은 허허 웃으며
이 늙은 여우의 목표는 사실 오대 주국의 대원수로, 오대 주국을 통일하고 전역 총사령관을 전복시키려는 것이었다! "적염왕 님, 당신의 목표는 매우 숭고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저는 그다지 야심이 있지 않고, 단지 한 구의 사령관이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럼 실례 많았습니다!”도석형은 영리한 사람이었기에 즉시 일어나서 떠나려 했다.그러나 왕효강은 도석형의 앞길을 직접 막으며 냉랭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도 장군님, 저희 총사령관님의 말씀을 끝까지 들어주십시오.”그러자 도석형은 굳어진 얼굴을 한 채 돌아서서 소파에 앉아 있는 적염왕을 바라보았고, 적염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도 장군, 장군이 걱정하는 게 뭔지 잘 압니다. 하지만 내가 당신을 선택한 이유를 아십니까?” 도석형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이유가 뭐죠?”“왜냐하면, 장군은 충분히 무자비하고 비양심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실수를 한 것 같네요, 장군의 야망은 아직 부족합니다! 도 장군께서 떠나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적염왕은 이 말을 한 뒤 왕효강에게 그를 놓아주라는 신호를 보냈고, 도석형도 미간을 찌푸린 뒤돌아서서 몇 걸음 걸어갔다.하지만 몇 걸음을 내딛자,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다시 돌아서서 적염왕에게 다가가 그의 앞에 앉은 뒤 물었다.“만약 적염왕께서 성공한다면, 내가 총사령관이 될 수 있는 겁니까?”"물론이죠!"적염왕이 미소를 지었다....같은 시각, 한지훈은 잔본을 연구한 뒤 회사에 왔다.강우연은 한지훈이 오는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여보, 부탁이 하나 있어요. 마침 사촌 여동생이 오군에 와서 한동안 우리와 함께 지낼 예정이에요.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그러는데 당신이 나 대신 역으로 동생을 마중 나가줄 수 있어요?”"사촌 여동생? 알겠어.”한지훈이 대답하자, 강우연은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고마워요, 여보.”그러자 한지훈은 강우연을 껴안으
천생서문 전체 문장 중 총 6곳에서 이 네 글자가 나타났고, 한지훈은 줄곧 이 단어가 후손들을 격려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삼절진의 묘사와 결부하여 다시 읊어보게 된 한지훈은 이 단어 속에, 반드시 숨겨진 뜻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 이른바 인성승천이란, 인체 속에 포괄된 만상이 우주와 통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 말은 즉, 인력은 사실 우주와도 연관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인체의 잠재력만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면, 충분히 천지를 뒤흔들 수도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이른바 자연계를 이루게 된다. 생각에 잠긴 한지훈은 두 손을 뒤로 젖힌 채 서재를 서성거렸다. 바로 그때, 도청 전인이 주전자 하나를 들고는 나타나 한지훈의 옆 책상에 올려놓았다. “주상, 차 한 잔 하시죠!”“그래!”“와이프는 잠들었고?”한지훈이 담담하게 물었다.“요 며칠 간병인이 항상 사모님을 저녁 8시 전에 잠들게끔 도와주고 있습니다. 아마 이쯤이면...”도청 전인은 고개를 들어 벽시계를 흘깃 보았다. “이미 잠들었겠네요.”그제야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자신이 써 내린 그 종이를 도청 전인에게 건네주었다. “도청, 이것 한번 좀 봐봐. 자네는 몇십 년 전에 출가하여 도를 배웠으니 이런 것에 대한 이해는 나보다 강할 거라 생각해.” 두 손으로 공손히 종이를 받은 도청 전인은 내용을 자세히 읽고는 연이어 고개를 저었다. “주상, 자세한 내용은 너... 너무 복잡해서 잘 모르겠지만, 이 안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두 글자가 있습니다!”“그 두 글자가 뭔데?”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도청 전인을 바라보았다. “보세요, 여러 곳에서 자기장을 언급하긴 했지만 사실 제가 보기에는 이 '인'자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기장이야 어디든 다 있죠. 자연계든 인체든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혈액은 정상적으로 흐를 수도 없고, 숨도 쉴 수 없게 됩니다!”“그럼 과연 인체 안의 자기장을 끌어들일 것인가, 아니면 인체 밖의 자기장을 끌어들일
궁인은 황급히 재빠른 걸음으로 천자각을 뛰쳐나왔고, 국왕은 다시 고개를 돌려 양성우를 흘깃 보고는 손을 흔들었다. “이만 물러가!”“네!”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양성우는 더 이상 이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 빠른 걸음으로 물러났다. 약 30분이 흐르고 나서야, 진우는 재빨리 천자각에 들어섰다. “폐하!”진우는 도착하자마자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 “이것 봐 봐! 한지훈 이놈, 이번에 제대로 큰일을 저질렀더구나!”국왕은 비보를 진우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진우는 비보를 확인하자마자 두 손을 덜덜 떨며 비보를 땅에 떨어뜨렸다. “어... 어떡하면 좋죠! 장 씨 집안은 동방 가문과는 차원이 다른데요!”진우도 몹시 당황해 보였다. 자고로 용국 사람들은 누구 하나 천산 장 씨 집안의 특권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설사 한지훈이 북양 왕이라는 신분이 있다 하더라도, 장 씨 집안사람을 죽이게 된 이상 장 씨 집안이 찾아와 복수라도 하게 된다면 용국은 절대 간섭해서는 안 됐다. 수천 년 동안 탄탄한 바탕으로 계승해 온 장 씨 집안을, 한지훈 한 사람이 어찌 당해낼 수가 있겠는가? “폐하, 이번 일은 어떻게 하실...”진우는 미간을 찌푸린 채 조심스레 물었다. 지금으로서는 국왕뿐만 아니라 진우도 속수무책이었다. “이번 일에 대해 우리가 정면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거야. 하지만 여전히 미리 준비는 좀 해야 해. 일단 한지훈한테 전해, 요즘 조심하라고. 그리고...” 국왕은 왔다 갔다 서성거리며 나지막이 말했다. “가능하면 사람을 보내서 한지훈을 지키고 있어!”그 말에 진우는 참지 못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사람을 보내 한지훈을 지키라고? 무신종이든 천산 장 씨 집안이든 한지훈을 죽이고 복수하려 마음먹고 사람을 보낸다면,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을 파견할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흑병대에서는 웬만한 강자들은 다 막아낼 수 있는 고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예!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그러나 어찌 됐든 국왕의 명령이었기에 진우는 무조
한지훈은 눈앞의 노인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차갑게 말했다. “내가 대체 무슨 사고를 저질렀다는 건지 도통 모르겠네. 장월동 이놈이 날 사칭하고 그동안 돌아다니면서 악행을 저질렀기에 내가 혼내준 것뿐이야!”“비록 난 거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라를 지키는 북양 왕으로서 감히 우리 용국을 모독한 것에 대해서는 내가 응당 벌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해. 장월동 한 사람만 죽인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말을 마치자마자 한지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점점 멀어져 가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노인은 주먹을 꽉 쥐었다. 장월동조차도 한지훈의 적수가 될 수 없는 상황에, 자신이 괜히 나섰다가는 죽음을 자초하는 일 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유 씨 어르신, 이젠 어떡하죠? 만약 천산 장 씨 집안이 장 씨 도련님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알게 되면 반드시 추궁할 텐데요!”이내 유 씨 어르신 뒤에 서 있던 한 젊은 남자가 다가와 말했다. “우리 무극문은 결코 한지훈을 대신해서 이 책임을 짊어질 수는 없지. 당장 가서 차 한 대 준비하고, 장월동의 시체를 그대로 천산에 돌려보내. 반드시 장 씨 집안에...”말을 이어가던 노인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손을 흔들었다. “됐어, 내가 직접 갈 거야!”이번 일은 꽤나 중요한 일이었기에 유 씨 어르신 감히 부하들에게 맡길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한 마디라도 잘못 말했다가는 무극문이 멸망의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아 뒤쪽 차에서 내린 젊은 남자 몇 명은 들것을 들고 와서, 장월동의 시체를 올려놓고는 차에 올라탔다. 곧이어 검은색 승용차들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마치 방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같은 날, 강릉은 발칵 뒤집히게 됐다. 십여 명의 대 가문의 가주들, 그리고 상속자들이 모두 죽게 되었다. 심지어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죽음을 당하게 됐다. 최고 부자의 아들인 낙소종마저 호텔에서 처참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강릉 상류
그리하여 장월동은 결국 삼절진의 비법을 흔쾌히 공유하기로 마음먹었다. 삼절진이야말로 한지훈을 망설이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 “어디 있는데?”그러자 장월동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재빨리 대답했다. “내 속옷 안에 있어! 내가 속옷 위에 꿰매어 놨거든.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져갈 수 있어!”장월동은 직접 건네고 싶었지만, 두 어깨가 이미 부서진 상황이라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이내 한지훈이 손을 뻗어 장월동의 옷을 찢고 그의 속옷까지 찢었다. 그의 말대로 속옷 안에는 흰 비단 한 장이 꿰매어져 있었고, 그 위에는 오래된 문자로 삼절진에 대한 설명이 빽빽이 쓰여 있었다. 한지훈은 잠시 훑어보고는 그 내용들을 곧바로 마음속에 아로새겼다. “한지훈! 이제 날 풀어줄 수 있지?”장월동은 고개를 들어 긴장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한지훈의 표정은 조금도 미동이 없었다. “그래도 너를 이렇게 풀어줄 수는 없을 것 같아. 미안하지만 넌 그냥 죽어줘야겠어!”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뭐라고?”그 말을 들은 장월동은 벌컥 화를 냈다. 원하는 걸 내주면 날 풀어주기로 했잖아? 그런데 왜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건데? “한지훈, 너 이렇게 뻔뻔하게 말을 바꿀 수가 있어!”장월동은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뭐라고? 난 너랑 뭔 약속 같은 건 안 한 것 같은데?”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장월동을 바라보았다. 젠장! 잔뜩 격분한 장월동은 하마터면 이를 깨뜨릴 뻔했다. 방금 마음이 너무나도 급했던 그는 한지훈이 약속을 하기도 전에 삼절진을 넘긴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후회하더라도 이미 늦었다. “한...”장월동이 입을 떼기도 전에, 오릉군 가시가 차가운 빛을 반짝이며 장월동을 향해 찔렀다. “푸!”그렇게 오릉군 가시는 아예 그의 몸을 뚫고 지나갔다. 장월동의 미간을 뚫어 아예 바닥으로 내리꽂았다. “푸!”이내 장월동의 몸은 힘없이 쓰러졌고, 그는 죽는 순간까지도
사실 장월동 그조차도, 천산 장 씨 집안을 떠난 후 현재의 절진이 뜻밖에도 이렇게나 큰 위력을 지니고 있을 줄은 몰랐다. 과거 그가 천산에 있을 당시, 역시나 천절진을 사용했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그 위력은 매우 약했었다. 그러나 눈부신 전광과 굉음과 함께 한지훈을 덮치기 시작하는 토네이도의 모습에, 장월동은 이미 한지훈의 죽음을 확신했다. “쏴!”그런데 바로 그때, 갑자기 하늘의 별들이 빛을 번쩍이더니 한지훈이 오릉군 가시를 던지자 한줄기 유광이 토네이도의 중심으로 날려갔다. “찢어!”이내 한지훈이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한 줄기 유광이 오릉군 가시로 몰리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오릉군 가시는 순식간에 토네이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쾅! 얼마 지나지 않아,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토네이도 속에서는 잇달아 비명이 들려왔다. 순식간에 토네이도는 육안으로 보아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약화되었다. 장월동은 눈앞의 이 장면이 믿기지가 않았고, 그가 멍하고 있는 틈을 타 오릉군 가시는 날카롭게 곧장 그를 향해 날려갔다. 쿵! 이번만큼은 장월동의 몸 앞을 가로막고 있던 푸른 광막은 쉽게 뚫리게 됐고, 오릉군 가시는 바로 그의 왼쪽 어깨를 뚫었다. “푸!”이내 한 줄기 핏물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더니, 장월동의 몸은 다시 한번 거꾸로 날아갔다.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장월동은 땅에 힘없이 떨어지게 됐고,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그는 거의 질식할 것 같았다. 어려서부터 곱게 자라온 그는 한 번도 이렇게 큰 부상을 입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왼쪽 어깨 전체가 거의 부서진 상황이었다. 장월동이 땅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손으로 그의 또 다른 어깨를 꽉 잡았다. “철컥!” 무서운 소리와 함께, 장월동의 또 다른 한쪽 어깨도 깨져버렸다. “아악!”너무 아픈 나머지 장월동은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쇼크 할 뻔하여, 몸을 끊임없이 벌벌 떨기도 했다. “한... 한지훈, 살려줘! 나... 나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가
한지훈은 어느새 저도 모르게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암만 봐도 장 씨 집안은 확실히 탄탄한 바탕이 있는 것 같았다. 한편 장월동은, 고층 건물 18층의 높이에서 지면으로 떨어지게 됐다. 그 광경을 목격한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한바탕 비명을 질렀다. “아악! 누군가 위층에서 떨어졌어!”“다들 비켜요!”“얼른 앰뷸런스 불러요!”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때, 장월동은 힘껏 허리를 비틀어 겨우 발을 땅에 착지하였다. 하마터면 뒷걸음질 쳐 넘어질 뻔했으나 다행히 그의 뒤에 있던 검은색 승용차를 한 손으로 짚고 나서야 겨우 자리를 잡았다. 바로 그때, 한지훈도 몸을 훌쩍 날려 18층 고층 건물 위에서 뛰어내렸다. 필경 장월동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기에 설령 10여 층의 고층 건물에 아무런 반항 없이 떨어지게 되더라도 그에게 타격을 입힐 수는 없었다. 그 누구든지 일단 천왕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육체는 금강석을 훨씬 능가할 정도로 단단해지니까. 넘어지기는커녕, 포격으로 공격한다고 해도 쉽게 다칠 일은 없게 된다. 그리하여 한지훈이 끝까지 쫓아온 것이었다. 장월동은 다시 또 다가오는 한지훈의 모습에,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한지훈! 설마 너 정말 나랑 죽기 살기로 해보자는 거야!”그제야 장월동은 단단히 화가 폭발했다. 한지훈을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이 반격을 당하게 됐으니, 장 씨 집안은 이미 체면을 구기게 됐다. 게다가 지금의 한지훈은 더 이상 용서하지도 않고 기어코 그를 사지로 몰아넣으려 하니 장월동의 내심 두려웠다. 지금으로선 한지훈을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남은 천절진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아직 펼쳐보지 못한 남은 천절진의 진법을 시전 하게 되면, 어쩌면 예상치 못한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네 두 손은 이미 피로 가득 물들었잖아. 그러니 넌 오늘, 반드시 죽어야 해!”이내 한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비록 그는 부자 상인들을 좋은 사람들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엄연히 그
보라색 번개가 거침없이 창문으로 돌진하는 모습에, 한지훈은 두 눈을 살짝 감고는 자신의 마음을 최대한 안정시키기로 했다. 사실 한지훈은 동방 오우와 맞붙을 때도 비슷한 진법을 쓰긴 했지만, 장월동이 펼친 이러한 진법은 한지훈도 아직 파악해내진 못한 상황이었다. 오직 감각에 의해서만 발휘해 내는 진법은, 물론 동방 오우와 장월동에게 있어 안정적이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지훈에게 남겨진 시간은 점점 짧아지기만 했다. 일단 보라색 번개를 맞게 되면, 설령 5성 용급 천왕계인 한지훈이라 할지라도 중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필경 천위는 인간이 맞설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뒤이어 보라색 번개가 룸을 덮치는 순간, 앞쪽에서 무릎 꿇고 있던 10여 명의 재계 거물들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이 장면만으로도 보라색 번개의 위력을 충분히 맛볼 수 있었다. 무자비하게 천지를 파괴하는 위력에 한지훈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다시금 공명감이 엄습하게 되자, 한지훈의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내 한줄기 금빛이 한지훈의 가슴에서 솟아올랐다. 만연한 금빛에 한지훈은 갑자기 홀가분함을 느끼게 됐다. 곧이어 한지훈의 몸에서는 한 줄기 광막이 뿜어져 나와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동방 오우가 펼쳐 보였던 진법이었다. 비록 한지훈은 그중 일부만 배워냈을 뿐이었지만, 장월동의 진법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했다. “쾅!”바로 그때, 흰색의 기랑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한지훈의 곁에 가장 가까이 있던 담효운만이 금빛 광막 속에서 다행히 목숨을 건지게 됐다. 그에 반면 무릎 꿇고 있던 나머지 부자 상인들은 거의 모두 피투성이가 되었다. “우르르!”“쾅쾅!” 연이은 번개가 일제히 한지훈에게로 몰려들었다. 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번개는 금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지게 됐다. “아니...”방금까지만 해도 득의양양하던 장월동은, 뜻밖의 모습에 동공이 흔들렸다. 그는 천절진의 위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 위력은 천산 산기슭에 있는 수십
안타깝게도 천생 서문에는 삼절진에 관한 내용은 수록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록은 매우 상세히 돼 있었다. 삼절진은 조룡으로부터 전해져 내려왔지만, 조룡 이후로는 더 이상 삼절진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자고로 삼절이란 바로 하늘, 땅 그리고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천절전이 가장 포악했고, 지절전이 가장 오묘했으며, 인절진이 가장 잔인했다. 장월동은 삼절진 중에서도 오직 천절진만을 수련해 왔었고, 그가 선보인 이 남색의 광막이 바로 천절진의 기운이었다. 이 기운은 심지어 천둥과 번개와도 같은 엄청난 위력과 효과를 만들 수도 있었다. 그 기운에 타격을 입게 되면, 그 어떤 만물이든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이외에도 천절진은, 당시 금용왕이 펼친 진법과도 비슷한 점이 꽤나 많았다. “훗! 그래, 네가 영리한 건 인정할게. 하지만 애석하게도, 넌 젊은 나이에 일찍 죽게 됐네!”장월동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우레와 같은 소리가 들렸다. 자고로 인간 세상에서 가장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천위였다. 그 어느 속박에도 얽매이지 않은 천위는 얼마든지 하늘과 땅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불길한 생각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고, 먼 허공에는 어두운 구름만 은은하게 모였다. 검은 먹구름들은 하늘과 해를 가렸고, 구름층 속에는 짙은 남색의 전광이 누비며 노닐고 있었다. “어?”“아니... 도련님, 저희 모두 결백합니다!”“도련님, 살려주십시오! 저희는 모두 도련님을 맞이하러 이곳까지 온 겁니다!”어느새 수십 명의 부자 상인들은 그의 기운에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깜짝 놀란 낙소종도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먹구름이 그들의 머리 위로 날아오르게 된 이상, 룸에 있던 사람들은 그 누구도 살아나갈 생각은 할 수가 없었다. “한 선생님!”이내 담효운도 고개를 들어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한지훈은 이미 온몸이
장월동은 자신의 진법이 정말 효과를 거두고, 게다가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까지 쉽게 튕겨낸 걸 보고는 갑자기 신심이 크게 높아졌다. 그동안 집안의 어른들이 줄곧 이 진법을 열심히 연습해라고 충고를 한 이유를 그제야 깨닫게 됐다. 사실 장 씨 집안이 세속 사람들로부터 지금까지 존경을 받게 된 것은 단지 수천 년간 줄곧 조룡 묘지를 수호해 온 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장 씨 집안은, 조룡부터 시작하여 모든 오묘한 진법들을 수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룡이 남긴 진법은 그 위력을 가히 짐작하기도 어려웠다. 심지어 5대 명산도 쉽게 등한시할 수가 없었다. “하하하!”그제야 장월동은 득의양양하게 크게 웃기 시작했다. 5성 룡급 천왕계와의 맞대결이 뜻밖에도 이렇게나 쉬울 줄은 몰랐다. 그동안 자신이 한지훈을 정말 과대평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 다시 한지훈의 손아귀로 돌아온 오릉군 가시는, 알 수 없는 강한 위력과 함께 다시 돌아오게 됐다. 예상치 못한 기운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뒤로 몇 걸음 물러서고 나서야 비로소 몸을 굳힐 수 있었다. “한지훈, 지금 기분이 어때?”장월동의 얼굴에는 방금 전까지의 당황함은 전혀 없고, 오히려 여유롭게 한지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었다. “한 선생님, 괜찮으세요?”겨우 한 라운드밖에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밀려나게 된 한지훈의 모습에, 담효운은 다소 걱정되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지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비록 현재로선 불리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제 겨우 대결이 시작되었기에 아직 승패를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했다. “천산 장 씨 집안, 역시 내 예상 밖 실력이었어!”한지훈도 결코 이 강한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만약 장월동 또한 동방 오우만큼 5성 용급 천왕계 경지까지 도달했다면, 오늘 정녕 누가 죽게 될지는 정말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다행히 장월동의 실력은 동방 오우에 비해 하늘땅만큼의 차이가 났다. 어쩐지 천생 서문의 기록에 따르면, 천산 장 씨 집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