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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1화

용경 밖 오십리, 칠룡산 중턱에 있는 산장.

산장 안팎엔 실탄 총을 메고 중무장을 한 잘 훈련된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현재 산장 중앙에 있는 별장 지하 3층.

드넓은 공간은 옛 식으로 꾸며져 있었다. 중간에 있는 수영장 주위엔 용 조각상이 물을 뱉고 있었고 주위에는 청동방정과 사람이 들고 있는 학등이 있었다.

이때 비단 휘장 뒤에서 한 사람이 얇은 베일을 쓴 두 여자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나왔다.

적염왕과 비슷하게 생긴 남자는 병에 걸렸는지 몸이 야위고 얼굴이 누렇게 질려 있었는데, 언제 쓰러져도 이상할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 병약한 남자는 여자들의 부축하에 눈앞에 무릎을 꿇은 두 명의 장군을 보며 쉰 듯한 목소리로 떨면서 물었다. "죽었어?"

무릎을 꿇은 그 두 장군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사령관님, 그는 파이터 킹의 손에 죽었습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인 뒤, 한쪽 소파에 비틀거리며 앉아 힘없이 말했다. "일어나."

말을 들은 두 장군은 몸을 일으켰다. 만약 용각사 원로가 이곳에 있었다면 그들은 꼭 이 두 장군이 적염왕 곁의 12부 장군 중 두명이라는 것을 알아봤을 것이다.

"사령관님,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당신의 대역이 죽어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떡하실 생각이십니까?"

장군 중 한 명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 연약한 남자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기침을 몇 번 하고나서 이상하게 웃었다. "허허, 그것도 좋네. 모든 사람들이 내가, 이 적염왕이 죽었다고 생각하니 우리의 다음 행동에 더 유리하지 않겠어?"

"그냥 좀 아깝네. 내가 20년을 찾고 10년을 키운 그림자가 파이터 킹의 손에 죽었다는게."

"그는 아마 지금도 그가 죽인 게 내 대역이라는 걸 모르겠지."

말을 하는 그의 탁한 눈엔 빛이 어렸다.

"그때 난 한용한테 당한 후 겨우 이 깊은 산 속에 숨어 상처를 치료했었지."

"그리고 지금은 내 그림자가 한지훈한테 당했다. 나, 적염왕이 한씨 가문과 무슨 원한이 있는지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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