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뒤에 있던 용병 한 명이 허리춤에서 20센치 길이의 칼을 꺼낸 뒤 한지훈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한지훈의 팔을 베기 위해 그는 칼을 높이 들고 휘둘렀다.그러나, 곧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용병은 한 방에 벽을 부수고 나가 떨어져 폐허 속에 쓰러져버렸다. 그의 앞가슴은 움푹 들어갔고 얼굴은 피투성이었다!순식간에 룸 전체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콘래드는 눈살을 찌푸리며 폐허 속에 쓰러진 부하를 쳐다본 뒤 한지훈의 곁에 서 있는 용일을 바라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실력은 좀 있지만 당신들은 잘못된 선택을 한 겁니다."말을 마친 콘래드가 손을 들자 십여 명의 용병들이 방아쇠를 잡아당겨 총을 쏠 준비를 했다. 하지만 바로 이 순간!화가 난 소리가 들려왔다. "콘래드! 내 땅에서 감히 나, 바루크의 손님을 건드리다니, 죽고 싶은 거야?!"곧이어, 그들은 사람 몇을 대리고 온 바루크를 발견했다. 콘래드는 빠르게 안색을 굳히고 갑자기 나타난 바루크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바루크, 너가 왜 여기 있지?"바루크는 찬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왜 내가 여기 있지 말아야 되지? 왜, 카사 마을이 콘래드 너 혼자거야?"그 말을 들은 콘래드의 얼굴은 보기 흉해졌다.바루크는 한지훈에게 걸어갔다. "한 선생, 한 걸음 늦게 와서 미안하군."한지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장면을 보고 콘래드는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바루크, 너 지금 나랑 엇나가려는 거야?"바루크는 몸을 돌려 콘래드를 도발적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렇다면?"화가 난 콘래드는 총을 들고 바루크를 가리키며 경고했다. "바루크, 이건 내 일이야. 즉시 너의 사람을 데리고 떠나! 후에 가서 내가 널 공격했다고 탓하지 말고!"바루크는 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콘래드, 네가 감히 나를 공격하겠다고? 그때 가서 카사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너랑 엇나갈지 걱정은 안되나 보지?"그의 말을 들은 콘래드의 안색은 무거워졌다!
같은 시각.용경.이화 호텔 꼭대기 층, 300여 평의 회의실.용국 48개 도시에서 온 사업가들이 현재 한자리에 모여 교류회를 진행하고 있었다.회의에 참가한 사람들은 용국 48개 도시의 저명한 사업가들과 일부 명문 세가의 가주, 그리고 대표들이었다.그중에는 각 도시 상회에서 추천한 적지 않은 신인들도 있었는데, 모두 이곳 교류회에서 무언가를 배우려고 왔다.강우연은 이른 아침부터 비서인 서은정과 함께 오군상회 사업가 행렬을 따라 회의실에 도착했다.이번에 오군은 모두 12명의 사업가 대표를 파견하였는데 10명은 모두 오군에서 이름을 날린 사업가들로서 늙은 편이었고, 강우연과 다른 젊고 잘생긴 남자는 상회에서 추천한 신인이었다.그 남자의 이름은 민윤석이었는데, 오군신성그룹의 사장이며 최근 2년간 비약적으로 급부상한 신인으로서 몸값이 이미 억대를 초과했다.오군상회의 회장, 유국중은 이번에 특별히 강우연과 민윤석을 데리고 교류회에 참가하였다.한지훈의 신분도 있거니와 요즘 미친듯한 발전 추세를 보여주고 있는 강우연의 회사가 외국상회 집단과의 계약을 달성한 일은 오군에서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기에, 그녀는 말할 것도 없었다.지금 회의실에는 거의 500명의 사람들이 50테이블을 가득 채웠다.맨 앞에는 강단과 세 메인 테이블이 있었는데,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48개 도시 상회의 회장들, 사업가 대표 인물들, 명문 세가의 대표 인물들로, 모두 신분이 높고 이름을 날린 사람들로서, 현지에서 명망이 높았다.강우연 등 다른 오군기업 대표들은 지금 메인 테이블과 조금 떨어진 26번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오군의 유명한 사업가들로, 서로 인사를 나눈 사이었다.민윤석은 강우연에게 매우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강 부장님, 이따 교류회가 끝나면 어디로 가려고 하세요?"강우연은 고개를 돌려 웃는 얼굴로 민윤석을 쳐다보았다. "당연히 호텔로 돌아가야죠."민윤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강 부장님 같은 미인 분이 방에 박혀있는
민윤석은 당시 비할 데 없이 괴로웠었다. 왜 자신이 강우연을 일찍 알지 못했는지, 그랬다면 자신이 이 아름다운 여자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생각하며 말이다.곧 교류회가 시작되고, 뭇 사람들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경험을 말했다.그러나 대다수는 아부하거나 말을 아꼈다.교류하는 내용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그만일 정도로 별 의미가 없었다.하지만 그 48개 도시에서 뽑힌 총 대표가 강단에서 발표한 연설은 매우 뜻깊어 많은 사업가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잡아주었을뿐더러, 미래 기업의 변혁도 불러일으켰다.회의장에서 박수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다.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박수를 치고 있을 때, 갑자기 회의실의 문이 폭력적으로 열리더니 연속으로 이어진 발자국 소리가 전체 회의장에 울려 퍼졌다.현장에 있던 500명의 사업가들은 모두 놀라 멍해졌다. 고개를 돌려 입구를 바라본 그들은 한 팀 또 한 팀의 중무장한 군인들이 총을 메고 돌진해서 들어와 전체 회의장을 포위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매 테이블 옆에는 모두 10명의 군인들이 총을 들고 앉아 있는 여러 사업가들의 머리를 겨누고 있었다.이 순간 모두가 당황해서 현장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강단에 있던 대표가 일어서려고 했으나 곧 달려든 군인들에 의해 의자에 눌려졌다."이게... 이게 뭐야? 웬 병사야?""무슨 일이야? 총을 든 병사가 왜 이렇게 많아?!""맙소사! 우리가 무슨 일을 저지른 건 아니겠지?"많은 사람들이 당황해서 의론이 분분하였다.강우연의 테이블도 당연히 다를게 없었다. 총을 든 10명의 병사들이 그들 또한 에워싸고 있었다. 강우연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그리고 이때, 입구에서 전투화가 타일을 밟는 소리가 들려왔다.현장에 있던 500명에 가까운 사업가들의 눈빛 속에서 어깨에 별 한 개를 단 도위소병이 허리춤에 총을 차고 걸어들어왔다.도위소병의 얼굴색은 약간 싸늘하고 엄숙했는데, 그는 강단에 올라 마이크를 들고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서서 아래에 있는 50테이블의 사업가들
이 말에 회의장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모두들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오군기업 대표들을 찾기 시작했다."26번 테이블!"누가 소리를 질렀는지 순식간에 모두의 시선은 26번 테이블에 쏠렸다.이때 강우연과 민윤석 등은 모두 멍해져 서로를 쳐다보았다."이게... 무슨 일이에요?""왜 우리 오군기업 대표를 따로 부르는 거죠?""유 회장은요? 무슨 문제 생긴 거 아니죠?"오군의 사업가들이 당황하고 두려워 할 때 쯤, 강단에 있던 도위소병은 이미 싸늘한 낯빛으로 그들한테 걸어갔다.곧이어, 도위소병이 명령했다. "모두 끌고 가!"오군의 기업 대표들이 모두 당황했다!"어? 왜 우리를 끌고 가라는 거야?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데?""맙소사!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우리는 그냥 교류회에 참가하러 왔을 뿐인데, 왜 군인에게 잡혀가야 해...""유 회장님, 살려주세요..."모두들 당황했다. 강우연도 지금 몸을 약간 떨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유국중은 황급히 달려와 다급하게 물었다. "장군님, 장군님, 무슨 일이십니까? 왜 저희 오군 기업 대표들만 체포하려는 거예요? 저희가 혹시 어딘가 잘못한 게 있나요? 저희는 모두 정직한 장사꾼들입니다. 지금까지 법을 어기고 규율을 위반한 일을 한 적이 없어요. 무슨 오해가 있는 것 아닙니까?"도위소병은 고개를 돌려 초조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국중을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은 누구시죠?"유국중은 서둘러 대답했다. "저는 오군상회의 회장, 유국중 입니다."그의 말을 들은 도위소병은 바로 차갑게 말했다. "유 회장? 좋네요. 같이 끌고 가!"순간, 십여 명의 병사들이 앞으로 나가서 유국중을 포함한 오군 상회의 기업 대표들을 모두 체포했다.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반항하려고 했지만, 군인들의 적수가 아닌 그들은 곧 땅에 눌러졌다."으아악! 잡지 마.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맙소사! 너희들 어떻게 사람을 마구잡이로 잡을 수가
강우연과 유국중 등은 끌려간 뒤 호텔 아래층 입구에 주차된 군용차 몇 대에 폭력적으로 압송됐다.곧이어 군용차를 출발하더니 곧 그들을 전부 부근의 군사기지의 감방에 가두었다.그곳은 하늘이 보이지 않았고, 음침하고 습하며 모기도 많아 환경이 매우 나쁘다고 말할 수 있었다.강우연이 세게 밀쳐져 들어간 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은 굳게 닫혔다.그녀는 다급하게 난간을 잡고 소리쳤다. "저기요, 가족이랑 말 좀 해두게 통화하게 해줄 수 없나요?"그러나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병사들은 조각품처럼 문 앞에 서 있었다.강우연이 무엇을 외쳐도 그들은 명령 없이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한편, 도위소병은 지금 이미 용경 교외의 한 저택에 도착했다."왕님, 이미 다 잡아왔습니다."도위소병은 거실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는 중년 남자를 향해 몸을 굽혀 말했다.이 남자는 바로 적염왕으로서, 웃 옷을 벗어 드러낸 건장한 상체엔 적지 않은 붕대들이 감겨져 있었다.이것들은 모두 얼마 전 한지훈과의 싸움에서 생긴 부상들이었다.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음 행동은 내가 명령할 때 해.""네!"도위소병은 이에 응한 뒤 묵묵히 적염왕의 곁에 서서 명령을 내리길 기다렸다.얼마 후 한 병사가 종종걸음으로 뛰어들어 오다니 멈춘 후 경례했다. "사령관님, 원 선생께서 도착하셨습니다.""빨리 들어오라고 해." 적염왕이 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회색 양복을 입은 한 중년 남성이 경호원 두 명과 함께 뒷짐을 지고 들어와 웃으며 물었다. "적염왕, 우리 원씨 가문이 당신에게 하라고 한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적염왕은 일어나서 웃으며 말했다. "원 선생, 모두 안배했습니다.""좋습니다! 적염왕께선 과연 행동이 빠르시군요."원 선생은 웃으며 마다하지 않고 바로 소파에 앉았다.적염왕은 생각하다가 말했다. "원 선생, 쓸데없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왜 이번에 오군에서 온 기업 대표들을 잡으라고 하신거죠? 찾아보니까 그들은 전혀 법을
"원 선생, 당신들의 목표는 처음부터 파이터 킹의 와이프인 강우연이었습니까?"적염왕은 멍청하지 않았기에 바로 알아차렸다.원 선생은 담담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저희 원씨 가문의 목표는 처음부터 강우연이었습니다!""하지만 그 강우연의 남편이 전임 파이터 킹일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더 생각지도 못한 것은, 이 전임 파이터 킹이 당시 오군 한씨 가문의 생존자라는 겁니다!"여기까지 말한 원 선생의 눈동자 속에는 한기가 어려 있었다!이건 원씨 가문이 최근에야 얻은 소식으로, 원씨 가문 고위층 전체는 물론 다섯 명의 장로들까지도 놀라게 했다.한씨 가문의 사람이 아직 살아있는 데다가, 용국의 영광스러운 파이터 킹이 될 정도로 잘 살고 있었다니!그해 한씨 가문이 전멸된 후, 원씨 가문은 여러차례 한씨 가문에 생존자가 있는지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얻은 소식은 모두 한씨 가문에 생존자가 없다는 것이었다.최근에서야 원지용 쪽에서 한씨 가문에 생존자가 있다는 새로운 소식이 전해져 왔으나, 쓰레기에 불과하여 오군 강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었다고 했다.이 일은 처음에 원씨 가문의 중시를 받지 못했다. 필경 쓰레기 따위를 신경 쓸 필요는 없으니까.최근에 나머지 3대 가문이 원씨 가문과 한차례 비밀 회담을 가지고서야 오직 한씨 가문의 인재만이 그들이 얻은 《천생서문》의 잔권을 해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를 위해 원씨 가문은 거대한 정력을 들여 한씨 가문의 일을 다시 조사하였는데, 마침내 그들은 그들이 전에 보았던 한씨 가문과 한지훈의 자료가 모두 가짜이며 고의적으로 그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임을 알게되었다. 그 후에야 원씨 가문은 이 한지훈이 북양구 총사령관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강우연은 그의 와이프고.그러나 한지훈은 신중한 편이었기에 자신의 신분을 여러 사람 앞에서 드러내지 않은데는 다 준비가 되어 있었다.결혼식 당일 강씨 가문과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한지훈의 신분을 알게 되었지만, 모두 대외적으로 말
그는 곧바로 곁에 있던 도위소병에게 말했다. "사람 데리고 오군기업 대표가 묵는 호텔에 가, 뭘 해야 되는지는 알겠지?"도위소병은 명령을 받고 즉시 저택을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용경엔 이번 기업 교류회에서 오군기업 대표단이 호텔내에 금지품과 총기를 은닉하여 군구에 정식으로 체포 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이밖에 더욱 많은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는데, 오군기업 대표 중, 고운 그룹의 강우연이 전역구의 기밀 및 국가 기밀을 훔친 혐의로 심문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이 소식은 용경을 뒤흔들었다. 일반인들은 강우연이 누군지 몰랐지만 용경의 고위층들은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특히 용각은 지금 이미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올랐다."말도 안되는 소리! 전역구 기밀과 국가 기밀을 훔쳤다고? 이런 상상도 할 수 없는 죄명을 한 여자에게 마음대로 씌울 수 있다니! 그것도 전임 북양구 총사령관의 와이프에게 그런 죄명을 씌워? 이 멍청한 놈들,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용각 회의실에서 신한국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손바닥으로 책상을 세게 두드렸다. "즉시 조사해, 어느 부대에서 오군기업 대표를 잡아갔고, 또 누가 강우연에게 이런 죄명을 씌웠는지!""네!"장교 한 명이 즉시 대답하고는 황급히 회의실을 뛰쳐나갔다.회의실을 뛰쳐나오고 나서야 그 장교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방금 회의실 분위기, 너무 시한폭탄 같았어!그는 용각 원로가 그렇게까지 크게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한편, 회의실에서 신한국은 화풀이를 한 뒤, 몸을 돌려 앉아 있는 강만용을 바라보며 물었다. "강씨, 지금이 언젠데 아직도 앉아 있는 건가? 이 일, 한지훈 그놈이 알게 되면 용경 전체를 뒤집어엎고도 남지 않겠어?"강만용은 어두운 얼굴색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나는 이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 같아. 한지훈의 와이프를 잡아서 전역구 기밀과 국가 기밀을 훔쳤다는 죄명을 씌운 거 보면 노리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아..."이 말을 들은 신한국 등 세 사람은 안색이 변하더니
같은 시각.9호 감옥에서 지독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매 소리마다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아악, 그만 때려요. 우린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 우리는 모함을 당한 겁니다. 금지품인지 뭔지 전혀 몰라요...""우릴 왜 잡으신 거예요... 아아악, 그만, 그만해요, 인정할테니까..."감옥의 가장 안쪽에는 크지 않은 취조실이 있었다.'찰싹찰싹' 하는 채찍 소리는, 한번 울릴 때마다 듣는 사람이 몸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윽! 난 몰라,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내가 한게 아니야, 난 스파이가 아니야...""나는 기밀을 훔치지 않았어. 나는 정말 모른다고... 당신들이 틀림없이 잘못 안 걸거야...""여보, 어디 있어? 살려줘... 악, 내가 아니야..."처절한 울음소리가 취조실에서 들려왔다. 그 소리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취조실. 강우연의 두 손은 공중에 매달려 있었는데 온몸이 피투성이었다. 옷은 이미 채찍에 의해 찢어졌고, 부드러운 팔, 다리, 허리는 피부가 찢어져 피범벅이가 되었다. 한 방울, 한 방울의 피가 그녀의 발을 따라 땅에 떨어졌다.온 바닥이 븕게 물들었다.강우연은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었는데, 하얗게 질린 입술로 온 힘을 다해 소리쳤다. "내가 아니야. 나는 스파이가 아니야. 나의 남편도 아니야. 나는 평범한 사업가야. 상회를 따라 교류회에 참가했을 뿐이라고. 당신들이 틀림없이 잘못 알고 있는 걸거야..."웃통을 벗은 건장한 남자 한 명이 피가 가득 묻은 가죽채찍을 한쪽의 소금물통에 담그고 꺼낸 다음, 철썩하는 소리와 함께 강유리의 등을 다시 한번 후려쳤다."악!"등의 피부가 찢어지고 피가 흘러나오자 강우연은 짧은 비명을 지른 뒤, 고개를 숙이고 쓰러졌다.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고, 한쪽에 앉아 있는 장교를 보며 말했다. "장관님, 기절했습니다. 이 여자는 입이 너무 무겁습니다. 분명히 매우 연약한데, 남자들 보다 더 잘 견디니..."남자는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30번의 채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