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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오성호의 안색이 눈에 띄게 변했다.

“관용을 베풀 수 있을 때 베풀어야지 너무 매정하게 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저도 오군의 차장이고 어느 정도의 지위와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청장님은 이미 자리에서 물러나셨고 지금은 아무런 힘이 없으시잖아요? 그러니 제가 보기엔...”

오성호는 말을 끝맺지 않았다. 그는 요점만 간단히 집었다.

이 말을 통해 현장에 있던 모든 이들이 전직 북양구 총사령관이긴 하나 지금은 아무런 권력이 없고 그저 보통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오성호는 오군의 차장으로서 지위와 권력 면에서 모두 한지훈보다 높음을 암시했다.

오성호의 말에 송호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오성호! 지금 뭐라고 했어! 감히 북양구 총사령관 앞에서 이런 말을 지껄여? 네 눈엔 내가 안 보여?”

송호문은 격분했다.

오성호는 법도 하늘도 업신여기고 있었다.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 감히 법을 무시하고 북양구 총사령관에게도 너무 무례했다.

하지만 오성호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청장님. 제가 지금 총사령관님과 얘기 나누고 있지 않습니까? 사소한 일이고 서로 양보만 한다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잖습니까? 아니면 오늘 밤 제가 거하게 대접할 테니 노여움을 푸시는 게 어떻습니까?”

송호문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지훈은 차가운 시선을 그를 보았다.

“만약 내가 그를 구금하고 해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모든 이들의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특히 오성호의 안색이 심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같잖게 여기기 시작했다.

“지금 저를 협박하시는 겁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

전직 북양구의 우두머리일 뿐인데 너무 주제넘다고 생각했다.

송호문은 낮은 소리로 귀띔했다.

“오성호는 차장으로 그의 보직 변경은 우리가 손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윗분들이 결정해야 합니다. 게다가 그를 체포하려면 법을 위반한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구속할 수 있습니다.”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오성호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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