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무렵, 길종문은 한지훈을 길씨 가문으로 초청했다.원지용은 웃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백 선생, 원씨 가문 장로 몇분께서 당신의 요구를 동의하셨습니다. 다만, 그《천생서문》의 잔권은 당신에게 보여줄수는 있지만 반드시 저희가 지정한 곳에서 보아야 한답니다. 게다가 30초동안만 보실수 있습니다. 백 선생의 뜻은 어떠합니까?"이 말을 듣고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원씨 가문은 정말 신중하군요. 30초동안의 시간이라니, 큰 인심이라도 쓰는 것처럼 들리네요."원지용은 웃으며 말했다. "백 선생, 이것도 제가 당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쟁취해온 것입니다. 원씨 가문에서는 원래 이 잔권을 쉽게 남에게 보여주지 않아요."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저도 마지못해 승낙해야겠네요."이 말을 들은 길종문은 크게 기뻐하며 바삐 일어나 한지훈과 원지용에게 술을 따르면서 말했다. "그럼, 유쾌한 합작이 되길 기원합니다.""유쾌한 합작이길." 한지훈은 그들과 건배했다.저녁에 호텔로 돌아간후 용린은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다. "용왕님, 겨우 30초동안이라뇨, 원씨 가문도 정말 인심을 크게 썼네요. 정말 그들과 거래를 하실 생각이세요, 용왕님?"한지훈은 어두운 눈빛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천억을 투자하는건 단지 돌다리를 건너기 전에 두드려 보는 행동에 불과해. 원씨 가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용국의 가장 신비한 4대 가문중 하나가 된 데에는 다 그런 이유가 있으니 우리는 천천히 할 수밖에 없어. 내일, 제시간에 약속을 지키러 가자. 원씨 가문의 그 몇 장의 잔권이 도대체 무엇을 썼는지 잘 봐야 하니까."야심한 밤, 한지훈은 방에 앉아 강 어르신이 자신에게 줬던 두장의 《천생서문》의 잔권을 꺼내 연구하기 시작했다.한참 동안 들여다본 한지훈은 안색이 점차 굳어졌다.강 어르신의 말이 맞았다. 이 잔권은 정말 한씨 가문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알아볼수 없다.두 장의 잔권의 내용은 꽤 심오하였다. 옛사람들의 무술 습득
만약 예전의 한지훈이었다면, 의술 실력을 다른 신의들과 비겼겠지만, 지금의 그는 압도적으로 이길 자신이 있었다.그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밤을 새었는데도 한지훈은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설마, 잔권 속의 그 심법들 때문인가?이때, 초인종이 울렸다.용린이 들어와서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용왕님, 출발해도 될 것 같습니다.""알았어."한지훈은 짧게 대답한 다음, 잔권을 거두고 용린을 따라 호텔을 떠났다.용일은 H 시에서 신룡전의 다른 사람들을 맞이하는 임무를 수행했다.왜냐하면 한지훈이 준비할게 두 가지었기 때문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은 원지용과 약속한 천우박물관에 도착했다.그 곳은 강북성 전체에서 가장 큰 박물관으로, 많은 진기한 보물과 문물들이 진열되어 있었다.이른 아침부터 박물관 전체에 계엄령이 내려졌는데, 박물관 안팎 모두 총을 들고 무장한 경호원들이 서있었다.박물관 앞에서 원지용은 옅은 웃음기를 띤 채 뒷짐을 지고 서있었다.그는 한지훈의 차가 오는 것을 보고 앞으로 나가서 맞이했다. "백 선생, 안으로."한지훈은 차에서 내려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었고 안경을 살짝 올린후 박물관 전체의 보안 상황을 훑어보았다.원씨 가문에서 이번 만남을 공 들여 준비한 것이 보였다. 이정도의 보안이라면 한지훈이라고 하더라도 쉽게 드나들수 없었다.원씨 가문이 《천생서문》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은 원지용과 길종문을 따라 박물관의 가장 안쪽에 있는 전시장으로 갔다.이 전시장은 전체 박물관을 통틀어서 경비가 가장 삼엄하고, 도난 방지 설비가 가장 선진적인 곳이었다.그곳에는 적외선 레이저선이 온통 설치되어 있었을 뿐만아니라 홍채 인식을 하는 기계도 있었다.전시장의 가장 중앙에는 투명한 유리카운터가 있었는데 조명 아래쪽에는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얼룩덜룩한 고서의 잔권이 있었다.웃쪽의 필체가 뚜렷한걸 보아 원씨 가문에서 잘 관리하고 있었음을 알수 있었다.그러나 그 내용은 그 어떤 왕조의 문자에도 속하지
한지훈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원씨 가문도 연구해내지 못한 것을 제가 어떻게 알아볼 수 있겠습니까? 이 위의 기호들을 전 하나도 알아볼수 없네요."이 말을 들은 원지용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백 선생이 알아보지 못하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자, 참관이 끝났으니 내정으로 가서 저희의 합작건에 대해 토론할까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갑시다."이때 한지훈은 잔권의 내용을 모두 기억했다.아직 완전히 깨닫지는 못했지만 그 기호들을 기억하는 것은 아주 간단했다.전 북양구 총사령관으로서 그는 한번 보면 잊지 않는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게다가 놀라운 점은 원씨 가문이 보여준 이 잔권이 마침 자신의 손에 있는 두장의 잔권의 뒤장이라는 것이었다. 우에 기재된 내용이 바로 어젯밤 자신이 본 고전의술의 뒷내용이었다.이것은 정말 대단한 수확이었다.그들의 회담은 순리롭게 끝났다.한지훈과 원지용, 그리고 길씨 가문의 합작이 정식으로 달성됐다.이 소식은 강북성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맙소사! 길씨 가문이 백 선생과의 그 합작을 따냈군. 투자금이 무려 천억이라던데!""이러면 길씨 가문의 지위가 또 몇단계 올라가겠군. 강북성 6대 세가중 제일이 될수도 있겠는걸.""백 선생이 심천하 뒷백이라며? 왜 이번에는 심천하와 합작하지 않았지?"강북성 전체에 의론이 분분한 지금, 심천하는 한지훈 앞에 서서 비할 데 없이 공손하게 말했다. "길씨 가문, 원씨 가문과의 합작을 달성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백 선생님. 그들은 아마 이게 모두 선생님께서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모르겠죠."한지훈은 눈썹을 약간 올리고는 찬웃음을 지었다. "강북에는 더 이상 길씨 가문이 없을거야. 심천하, 이 다음을 대처 할 준비해, 곧 피바람이 불테니까.""알겠습니다."심천하는 존경어린 마음을 담아 대답했다.한지훈은 매우 똑똑했다. 이 천억의 투자금은 그렇게 얻기 쉬운게 아니었다.길씨 가문은 지금 분명히 환희의 축제를 벌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를
길종문은 기분이 좋았다. 그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초대한 이유는 바로 라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눈앞의 십여 테이블의 재벌들이 모두 자신을 존경하는 것을 본 길종문은 매우 의기양양해졌다.강북성 도시의 구도도 변할 때가 됐어. 앞으로, 여기, 바로 우리 길씨 가문이 이 강북의 주인이 될거야.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잔을 들어 경축하고 있을 때, 집사 한명이 황급히 뛰어들어와 긴장한 얼굴로 길종문의 귀에 속삭였다. "가주님, 일이 터졌습니다!"술을 많이 마신 길종문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화를 냈다. "방자하다! 오늘은 우리 길씨 가문의 좋은 날이야. 무슨 일이 터질수 있겠어?"소리를 들은 뭇 사람들은 잠시 멍을 때리더니 곧 길 가주와 그 집사를 쳐다보았다.집사는 매우 조급해하며 계속 작은 소리로 말했다. "가주님, 다섯 부문에서 연합해서 저희 본사와 열개 지사들을 압수수색하고 있습니다. 그 뿐만아니라 저희가 해외 세력과 몰래 손을 잡았다며 지금 밖에 수사기관 사람들이 와있습니다.""뭐라고?!"이 말을 들은 길종문은 술이 거의 다 깨서 붉어진 얼굴로 집사를 노려보며 물었다. "다섯 부문이 연합해서 압수수색 한다고? 확실해?""가주님, 정말 확실합니다! 그 사람들이 바로 밖에 있는걸요."집사는 다급하게 소리쳤다.바로 이때,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입구에서부터 들려왔다.족히 수십명의 제복을 입은 수사기관 사람들이 길종문 앞까지 달려와서 영장을 들이밀고 말했다. "길종문 씨, 귀하는 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세력과 손을 잡은 혐의도 있으니 지금 저희와 함께 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협조해주시죠."말을 마친 뒤, 무리의 대장은 옆에 있던 부하들에게 수갑을 꺼내 바로 길종문을 잡으라는 신호를 줬다.그러자 길종문은 당황하여 바삐 발버둥치며 소리쳤다. "불가능합니다! 장관님, 당신들이 틀림없이 잘못 안 것일겁니다! 저는 법을 잘 지키는 사업가예요! 지금까지 법을 어기고 규율을 위반하는 일은 한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총장이랑
"무, 무장군, 어떻게 오셨습니까?"원지용은 바삐 일어나 허리를 굽히며 무림국에게 말했다.무림국은 차가운 콧방귀를 뀌며 원지용을 지나 바로 주위에 앉은 다음 싸늘하게 말했다. "원 선생, 당신이 방금 이 일의 배후에 있는 사람을 찢어버리겠다고 말했었죠?"이 말을 들은 원지용은 식은땀을 흘리며 재빨리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습니까. 무 장군께서는 농담을 참 잘 하시는군요, 장군님께서 틀림없이 잘못 들으셨을 것입니다."퍽!무림국은 책상을 맨 손으로 부시며 소리쳤다. "당신의 뜻은 저, 무림국이 늙어서 귀가 안 좋다는 건가요?"두근!원지용은 놀라서 무릎을 꿇고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 무 장군, 정말 오해십니다. 저, 저는 방금 전에 잠시 분개했을 뿐입니다. 배후의 사람이 당신일 줄은 몰랐습니다..."원지용은 지금도 믿기 어려웠다. 이 일의 배후의 사람이 남용구 흑용 총사령관 옆의 제1 부장군, 무림국이라니!이거 어떡하지?원씨 가문 장로 몇 명은 이 무림국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아도 될지 모르지만, 그는 감히 그럴 담이 없었다.몇 년 전 한 세가의 자식이 무림국에게 무례를 저질러, 무림국이 데려온 만명의 군사들에 의해 가문 전체가 평정된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무림국은 행동파에, 성격도 독한 사람이었다.어디 그 뿐인가, 그는 남용구에서의 지위도 낮지 않았다.아니, 그냥 흑용 총사령관에 버금가는 사람이라고 할수 있었다.강북이 바로 남용구가 관할하는 성 중 하나였다.그래서 무림국이 지금 이곳에 나타난 것에 대해 원지용은 매우 당황했다."흥!"무림국은 콧방귀를 뀌며 소리쳤다. "원 선생, 당신이 나 대신 원씨 가문에게 전해주시오, 강북 길씨 가문의 일은 흑용 총사령관의 뜻이라고. 길씨 가문이 강북에서 나쁜일을 적게 저지르지 않아 흑용 총사령관께서 일찍부터 길씨 가문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셨어요. 오늘 일어난 일은 그저 시작에 불과해요, 앞으로 길씨 가문의 성원들과 그와 관련된 인물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그 말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어르신, 우리 원씨 가문은 용국의 4대 명문가로서 종래로 그 어떤 군주도 두려워한 적 없어요.”“그래요! 그저 작디작은 남령구의 군주일 뿐이잖아요? 우리 원씨 가문은 용국에 큰 업적을 남겼고 오랜 역사를 기록하고 있어요.”“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현재 용국은 변했어요. 특히 국왕은 우리 4대 가문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어요. 이 시점에서 한 지역의 군주와 충돌이 생기면 국왕이 노할 것이고 심지어 연쇄 반응을 일으킬 거예요.”몇몇 어르신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생각에 잠겼다.잠시 후 그 어르신은 책상을 내리치며 결심한 듯 말했다.“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결단을 내릴게요. 오늘부터 우리 원씨 가문은 흑용 총사령관과의 충돌을 피하고자 강북에서 물러나겠어요.”“어르신, 안 돼요. 우리는 강북에 오랜 세월 동안 공을 들여 겨우 입지를 다졌어요. 고작 흑용 총사령관 때문에 포기한다고요?”“정 안되면 제가 그분을 찾아 잘 말해볼게요. 난 욕심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맞아요. 우리가 강북을 포기하면 거액의 투자자금도 포기하는 거예요.”어르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됐어! 모두 알고 있는 사실들이야. 하지만 가주가 계시지 않으니, 누가 흑용 사령관에게 맞설 수 있겠어? 이대로 전쟁을 하고 싶은 거야?”“그게...”모두 대답이 없었다.흑용 사령관과 전쟁을 선포하면 죽으러 가는 거나 다름없다.아무리 강한 원씨 가문이어도 가주가 나서지 않는 한 힘을 겨룰 수 없었다.“거액의 투자자금은 없던 일로 치면 돼.”어르신은 냉담하게 말했다.회의는 끝났다.원지용도 원씨가문이 강북을 철수하겠다는 답변을 공식적으로 받았다.이 결정에 원지용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이렇게 쉽게 물러나?믿을 수 없다.흑용 총사령관의 위험은 실로 어마어마했다.그날 밤, 원지용은 그길로 강북을 떠났고 길씨 가문을 철저히 포기했다.같은 시각, 강북의 어느 한 비밀스러운 찻집.찻집 전체는 중무
“멸망이요?”그의 말은 남령의 흑용 총사령관마저 몸을 떨게 했다. 그의 얼굴이 매우 심각해졌다.어디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거지?상대는 용왕의 4대 가문중 하나였다.총사령관이라 해도 한 개 가문을 멸망시키겠다는 말을 쉽게 내뱉지 못한다.그것은 용국을 뒤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4대 가문은 용국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모든 영역에 4대 가문의 그림자가 빗겨있다.“농당이 아닌 거죠?”흑용은 다소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나에 대해 잘 알지 않아요? 내가 언제 거짓말을 하던가요?”흑용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원한이라도 있는 거예요?”“피의 원한.”차갑게 대답하는 한지훈은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한지훈의 분노를 읽은 흑용이 눈썹을 치겨 올렸다.“알겠어요.”“친구로서 하는 말인데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아요. 생각만큼 쉬운 상대는 아니에요.”한지훈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알고 있어요. 그런데 한가지 얘기해 줄까요?”“뭐죠?”흑용이 물었다.“오늘 국왕이 나를 불러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아요?”한지훈은 담담하게 물었다.흑용은 고개를 저었다.한지훈은 웃으며 말했다.“국왕은 이미 4대 가문에 불만을 품고 있어요.”긴장한 흑용은 얼굴이 경직되었다.“그럼, 국왕이 4대 가문에 대항할 준비를 하고 있단 말이에요?”한지훈: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고 그저 추측일 뿐이에요.”흑용은 고개를 끄덕였다.“어찌 되었든 스스로 조심해요.”“고마워요.”한지훈은 미소로 화답했다.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려는데 흑용이 갑자기 말했다.“꼭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어요.”“그게 뭐죠?”한지훈이 반문했다.“일전에 한씨 가문에 관한 소식을 전해 들었어요.”흑용은 눈살을 찌푸렸다.“한씨 가문이요?”한지훈은 의아해했다.“정확히 말하면 천용 원수에 대한 거예요.”흑용은 진지한 표정이었다.천용 원수?할아버지?!한지훈의 표정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그는 불안한 눈빛으로 흑용을
“고마워요. 돌아오면 술 한잔 대접할게요.”한지훈은 자리를 떠났다.호텔에 돌아온 한지훈은 흑용이 보낸 주소로 흑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진짜 흑뢰에 갈려는 거예요?”용린은 조금 걱정이 되었다.흑뢰에 들어본 적 있는 극악무도한 죄수가 아니라면 거기에 갇힐 리 없다.게다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고수다.성문을 지키는 간수들까지 모두 무신 급 실력자들이다.그리고 장군급 실력자들이 4명이나 있다고 한다.홀로 간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한지훈 피가 들끓는 느낌이었다.“반드시 가야 해요. 할아버지가 만약 아직 살아계신다면 꼭 구해야 해요.”“그럼, 저도 같이 가요.”용린이 덧붙였다.“용인도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라고 할게요.”“아니, 그럴 필요 없어요.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남아서 대신 다음 일을 마무리해야 해요.”한지훈은 목소리를 깔았다.그는 이미 자신만의 계획을 세운듯하다.“하지만...”용린이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한지훈은 물러가라는 신호를 보냈다.늦은 밤, 한지훈은 홀로 방안에서 원씨 가문에 대한 결본을 떠올렸다.회상은 밤새도록 계속되었다.한지훈이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다음 날 정오가 되었다.“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나?”한지훈은 시계를 보았다.결본의 내용은 고전 무술과 고전 의학에 대한 것이어서 그는 매우 흥미를 느꼈다.“의술이 어느 정도 발전했는지 한번 찾아가 봐야 겠어.”혼잣말을 중얼거리던 한지훈이 손짓하자 몇 미터 밖에 있떤 모기들이 은침을 맞고 벽에 못 박혔다.그의 눈썰미와 침술은 아주 놀라웠다.오후, 한지훈은 강북을 떠났고 남은 일은 모두 심천하에게 맡겼다.이제 길씨 가문이 없으므로 하여 강북은 찬도가 크게 바뀌었다.그날, 심천하는 길씨 가문의 자리를 완전히 대체했고 강북에서 새롭게 승격한 가문 중 하나가 되었다.같은 시각, 오 군으로 돌아온 한지훈은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강우연의 새 회가사 타 지방에서 온 재벌 2세의 표적이 되었다는 것이다.상대
임몽몽은 한지훈을 힐끗 바라보고는, 조롱 섞인 웃음으로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저에게 너무 겸손하실 필요 없어요. 사실 저는 예전부터 당신을 존경했었거든요.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했죠!”“비록 지금은 좀 다르게 보이지만, 그 당시에는 제 꿈이었으니까요. 지금은 조금 떨어진 처지가 되셨지만, 털 뽑힌 봉황은 닭만 못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하지만 저는 착한 사람이니 괜찮습니다!”임몽몽의 말은 비꼬는 의미가 가득했고, 거의 모든 말이 한지훈을 조롱하는 뜻을 담고 있었다.그녀의 의도는 분명했다. 한지훈이 예전엔 위상이 높았을지 몰라도, 이제는 그저 한낱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다.자신이 한지훈을 돕는 것은 단지 길가의 거지에게 잔돈을 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한지훈 선생님, 기억하시나요? 몇 년 전 바로 이 공항에서, 그때 당신이... 아 맞다, 7개국 정상 회담에 참석하고 돌아왔을 때요.”“그날 아침, 저는 공항 입구에서 4시간 넘게 기다리며 당신의 사인 하나 받으려 했는데, 당신의 경호원들이 저를 막았죠.”“그때 정말 실망했어요. 그 일 때문에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죠.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의 저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요. 그 남자 하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했다는 게 정말 가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죠!”“저기, 저 남자 보세요. 지금의 당신보다 훨씬 더 능력 있어 보이잖아요.”임몽몽은 자신의 분노를 숨기지 않고, 한지훈을 조롱하며 말했다.한지훈은 더 이상 이 불쾌한 여자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고, 그는 이승운을 향해 돌아서며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죠? 당신이 여기서 제일 높은 사람이라고?”“그리고 파용군의 공적이 가짜라고 하셨습니까?”한지훈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그가 자신을 모욕하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파용군에 대한 모욕은 용납할 수 없었다.파용군은 이 나라를 위해 싸워온, 수없이 많은 전투 속에서 목숨을 바친 철군이었다! 그들 모두는 존경을 받아야 하는 인물이었
“하하, 임몽몽 씨, 그건 예전 일이죠. 지금은 평화로운 시기니까, 그가 여전히 북양왕이라 해도 특권을 가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이승운은 매우 협조적으로 말을 꺼냈다.“이승운!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양령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눈을 부릅뜨고 주먹을 꽉 쥐었다.“당연히 알지, 내가 뭘 하는지. 그리고 너희 둘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말이야. 나한테 손을 대고 싶으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저기 기자들 많잖아? 네가 손을 대면 한지훈을 패가망신시킬 수도 있다고!”이승운은 이를 드러내며 비웃으면서 말했다.“이 매니저님,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사실 저도 한지훈 선생님을 정말 존경했었는데, 제 체면을 봐서라도 그의 물건을 돌려주도록 하세요!”임몽몽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말을 듣자, 양령아는 화가 치밀었다.이 임몽몽은 도대체 무슨 의미로 이런 말을 한 걸까?“만약 한지훈이 말했다면 무시했을 테지만, 임몽몽 씨가 이렇게 말하니 반드시 들어 드려야죠!”이승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임몽몽과 눈을 맞추고 교묘하게 웃었다.누구나 알 수 있었듯, 임몽몽은 이 기회를 이용해 한지훈을 깎아내리려는 거였다.한지훈이 북양왕이 아니었다 해도, 여전히 평범한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하지만 지금, 그가 여자 한명에게까지 무시당하고 있다니.이 일이 세상에 알려지면, 오늘 한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참고 있더라도 그의 명성은 크게 손상될 것이다!“하하하!”동방영은 과장된 웃음을 터뜨리며, 한참 동안 웃고 난 후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한지훈을 가리키며 말했다.“여러분, 다 들으셨죠? 정말 실망스럽군요!”“이분이 바로 북양왕이었던 분입니다, 한때 파용군의 상장군이었죠!”“자, 여러분들, 파용군의 상장군이 어떻게 이렇게 여자에게만 의지하는 사람인지 보세요! 그동안 한지훈이 우리 평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는지 상상도 못 하실 겁니다!”“파용군에 한지훈 같은 상장군이 있었다니
이승운의 미친 듯한 고함 소리에 곧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한 젊은 미모의 여성이 선글라스를 벗고 군중을 헤집고 나타났다. 그녀는 고급스럽고 섹시한 차림을 하고 있었고, 검은색 롱 드레스 아래에 하얗고 길게 뻗은 다리가 드러나 매우 눈길을 끌었다.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매우 거만하고,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며 짐을 찾는 곳으로 향했다.그녀의 이름은 임몽몽, 임 씨 그룹의 외동딸이었고 용경에서 어느 정도 상류층에 속할 만한 명망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 매니저님, 오랜만이네요!”세계 각국을 오가며 사업을 관리하는 그녀는 공항의 단골이기도 했기에, 이승운과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이승운과 인사하려고 온 것이 아니었다. 어쨌든 이승운은 일개 공항 매니저에 불과했고, 임몽몽과 동급에 있을 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녀는 특별히 한지훈을 보러 온 것이었다! 한때 북양왕이었던 한지훈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존재였고, 반년 전만 해도 임몽몽은 한지훈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당시 그녀처럼 자산이 몇 천억 원 수준인 작은 가문의 후손들이 용경에 얼마나 많았는지 세기도 어려웠다.하지만 한지훈은 용국의 군혼이자 영웅이었으며, 그는 많은 이들에게 신뢰와 숭배를 받는 존재였다.모든 여자가 그런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했고, 모든 여자가 그와 가까워지기를 원했다.하지만 임몽몽은 전혀 한지훈과 마주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 번은 한지훈이 외국의 중요한 회의에 참석한 후 용국으로 돌아왔을 때, 임몽몽은 공항에서 하룻밤을 기다려 그에게 사인을 받으려 했지만 그녀는 한지훈에게 말할 기회조차 없었다. 하지만 오늘, 뜻밖에도 여기서 전설의 남자를 만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임몽몽은 한지훈을 가까이서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의 권력과 지지가 사라지고 나니, 한지훈도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었고 공항 매니저에게 꾸중을 듣는데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역시 모든 남자들은 다 똑같은 것인가? 한지훈도 세속에
“이게 누구 짐인지 알고 하는 말인가요?!”양령아는 얼굴이 차갑게 변하며 말했다.그녀는 이미 자신의 특별 증명서를 꺼내야 할 상황까지 갔다.한지훈은 그녀에게 큰 영웅이었고, 방금 동방영의 조롱을 받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공항 직원까지 그를 괴롭히는 상황에 분노가 치솟았다.“당연히 알지요. 한지훈! 반년 전에는 북양왕이었지만 지금은 평민인데, 어쩌겠어요?”직원은 냉담하게 대답했다.“아가씨, 아직도 한지훈이 북양왕이라 생각하세요? 이제 전쟁도 없고, 용경도 포위되지 않았으니 그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아가씨는 이쁘고 젊으니까, 한지훈 같은 쓸모없는 사람은 멀리하고 동방 도련님 같은 귀인가 가까워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렇게 하면 나중에 큰 이득이 있을지도요.”이승운은 팔짱을 낀 채 담배를 물고, 자신만만하게 다가오며 말했다.이승운은 한지훈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그때는 그가 북양왕으로, 오국 대군이 용경을 포위할 때 그가 직접 마중 나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의 신분으로 한지훈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도 힘들었고, 그에게 50미터 내로 다가가는 것도 거의 불가능했다.하지만 지금 이렇게 한지훈에게 당당하게 말을 걸 수 있게 되었으니, 인생은 참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승운은 점점 더 기분이 좋아지며, 한지훈을 조롱했다.게다가 지금 한지훈은 너무 평범해 보였고, 자신이 그를 모욕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정말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방 가문이 한지훈과 가까이 지내면 일가를 멸한다는 것도 일리가 있었고, 권력을 잃은 한지훈은 이제 약골에 불과했다! “이승운 씨, 그게 지금 무슨 뜻이죠!”양령아는 이승운의 명함을 보고 차갑게 물었다.“그냥 절차대로 하고 있는 거예요. 혹시 모르세요? 최근 이집트에서 기생충이 유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도 여러분과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짐을 잠시 압수하고 필요한 검사를 해야 합니다!”이승운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내가 명령하는데, 지금 당장…”양령
이 말을 들은 한지훈과 양령아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을 찌푸렸다.VIP 휴게실 안에는 이미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쉬고 있었고, 몇몇은 오늘의 신문을 읽고 있었으며, 몇몇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폐쇄되었다는 흔적은 전혀 없었고, 이 매니저가 분명히 한지훈과 양령아를 일부러 난처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매니저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저분은 한지훈, 과거의 북양왕입니다. VIP 휴게실을 사용할 특권이 있으신 분이에요. 이 사실이 윗분들께 알려지면 우린...”한 직원이 다급히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이승운에게 말했다.“윗분?”이승운은 비웃으며 담배를 꺼내 물고 연기를 뿜어냈다.“동방 오우 도련님께서 이미 경고했잖아. 그와 가까이 지내는 사람은 멸문시킨다고!”“윗분들이 알면 어쩔 건데?!”그는 태연히 말을 이어갔다.“솔직히 반년 전이라면 나도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달라. 그는 더 이상 북양왕이 아니고, 게다가 사대 가문과도 등을 졌잖아. 사대 가문 앞에서 그놈은 그저 먼지에 불과하다고!”이승운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자 동방영이 뒷짐을 진 채 다가오며, 한지훈과 양령아를 쓱 훑어보고 비웃었다.“어이쿠, 한 선생님께서 이번에 귀국하신 게 꽤나 순탄치 않으신가 보네요.”“하지만 원인이야 있겠죠. 누구더라, 사대 가문조차 안중에 없으셨던 분? 하도 거만하시니, 이제 공항 매니저도 한 선생님을 경멸하네요!”“그럼 이렇게 하시죠. 우리 북양왕님께 작은 접이식 의자 하나 사드리죠. 여기서 잠시 앉으셔서 쉬시고, 제가 사람을 시켜 컵라면 한 그릇 끓여 드리겠습니다. 어떠신가요?”주변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 “동방영! 누가 너한테 이런 짓을 하라고 했어? 넌 반드시 후회할 거야!”양령아는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며 분노를 터뜨렸다.“흥, 컵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다면 황제급 대우지! 나 같으면 국물 한 방울도 안 줬을 거다!”이승운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만 가지.
동방영의 웃음소리는 곧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지만, 곧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한지훈에게로 쏠렸다.북양왕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아무도 감히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지 못했다.동방 오우가 이미 경고를 내렸고, 한지훈에게 접근하는 자는 가문까지 멸할 것이다! “동방영! 네가 무슨 자격으로 한 선생님을 비웃는 거지! 몇 시간 전만 해도 한 선생님은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고 있었어. 그런데 넌? 즐기기만 할 뿐, 국가를 위해 뭘 한 게 있지?”양령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허허, 나는 국가에 세금을 내지. 소비할 때 세금을 내지 않나? 우리 같은 납세자들의 돈 없이는, 한지훈이 북양에서 뭘 먹고 살았겠어?”“솔직히 말해서, 우리 같은 부잣집 도련님들이 하루에 몇백만, 몇천만씩 기부 안 하면, 그놈은 따뜻한 똥도 못 먹었을 거라고!”동방영은 거리낌 없이 조롱하며 말했다.“저… 괘씸한 놈!”“제기랄, 동방 집안 놈들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흥, 저런 놈은 언젠가 천벌을 받을 거다!”멀리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를 악물며 작게 욕설을 퍼부었다.한지훈은 과거 수차례 용국을 위기에서 구했고, 몇 달 전에는 용경을 구하기까지 했다.한지훈이 없었다면, 오국 연합군은 이미 용경을 점령해 그들은 지금의 평화로운 삶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그렇기에 용국 사람들은 한지훈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를 존경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한지훈조차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데 네가 왜 나서서 소란을 피우는 거지? 설마 내 형제 동방 오우가 내린 통첩을 모른단 말이야? 그러다 양씨 가문 전체를 해치우고 싶기라도 해?”동방영은 입을 삐죽거리며 비웃었다.“동방영! 너... 너...”양령아는 손가락으로 동방영을 가리켰지만, 분노에 차 제대로 말 한마디 내뱉지 못했다.한지훈은 동방영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다가, 곧장 출구 쪽 휴게소로 걸어갔다.“아이고, 북양왕께서 몸이 허약하신가 보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쉬어야 한다니? 어서, 북양왕께 보약을 한 상
“한지훈이 광명존을 생포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동방 오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여전히 고금의 현을 매만지고 있었다. “사실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광명존의 스승인 우천존도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용이 나타나 우천존을 물리쳤고, 한지훈은 광명존을 반신불수로 만들었다고 분석됩니다!”노인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오! 광명존을 이길 수 있다니, 그에게 다른 비장의 카드가 있는 게 분명하군. 진법인가?”동방 오우는 무표정하게 물었다.“들리는 말로는, 한지훈이 진법에 능하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당백성과 그 일당이 한씨 가문 별장에서 죽을 리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도련님께서는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응?”동방 오우는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순식간에 노인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노인은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젊은 남자의 시선을 감히 마주하지 못했다. 비록 이 둘이 모두 오성 천왕 경지였으나, 동방 오우는 어려서부터 용호산에서 진법을 배우며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다.짧은 십여 년 만에 용호산의 핵심을 깨우치며, 진법으로 사람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갈 정도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그런 무형의 살인 기술은 노인의 마음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같은 경지임에도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게 했다.“진법으로 따지자면, 한지훈은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지금쯤 그는 찬란한 명성을 안고 돌아가리라 기대하고 있겠지? 동방영에게 공항으로 가서 북양왕을 맞이해 주도록 해라. 물론, 그에게 적당한 본때를 보여주며 말이다!”“도련님, 그 말씀은…?”노인은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간단해. 북양왕이 귀국했을 때,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고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는 상황에서 그의 체면이 어디까지 떨어질지 보고 싶군! 그리고, 한지훈에게 가까이 가는 자는 그 가족까지 모두 멸할 거라는 소문을 퍼뜨려라!”“알겠습니다!”노인은 서둘러 물러났다.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동방영
“원가주, 무엇이 그리 겁이 납니까!”동방소는 냉랭한 시선으로 원상용을 바라보았다. 비록 그가 자신보다 몇 세대 어린 후손이었지만, 결국 원씨 가문의 가주로서 자신과 대등하게 대화할 자격이 있었다.“겁이 나는 것이 아니라, 저는 원씨 가문에 또다시 상복을 입히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한지훈이 돌아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그가 우리를 청산하기 시작한다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모를 테지만, 진왕의 반란 때조차 무적천도 그를 어찌하지 못했습니다!”“다시 말해, 그가 우리를 건드리면 무신종도 가만히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지요. 이…이것이야말로 중대한 문제가 아니겠습니까?”원상용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점차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허허!”그러자 동방소는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한지훈이 비록 아직 죽지 않았다 해도, 이 동방 가문에서 한 수밖에 두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십니까?”사대 가문의 100여 년 전 가주로서, 동방소는 결코 모든 것을 하나의 계획에 걸지 않았다.“오호? 동방 가주님께서 또 다른 수를 준비해 두셨단 말씀입니까?”원상용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동방소를 바라보았다.“다들 귀를 가까이 대보시오.”동방소는 천천히 입을 열고, 이후 모두의 귀에 대고 몇 마디를 속삭였다.“헉!”모두가 그의 말을 듣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정말입니까, 가주님?”원상용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흥, 조금의 거짓도 없습니다. 동방 가문의 명예를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동방소는 진지한 표정으로 단언했다.“동방 가주님, 동방 가문의 뿌리가 이토록 깊은 줄은 몰랐습니다!”원상용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음산한 표정을 지었다.“하하하... 이 후수가 없다면, 제가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걸었을 거라고 생각하셨던 겁니까?”동방소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천하는 여전히 우리 사대 가문의 것입니다! 겨우 한씨 가문의 남은 잔재가 어찌 우리와 비교
한지훈!동방소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만약 만약 원한을 따지자면, 동방 가문은 결코 원씨 가문에 비해 적지 않았다.더군다나, 얼마 전 동방염이 한지훈의 손에 죽은 치욕을 반드시 갚아야 했다! 4대 가문은 한지훈이 결코 함부로 넘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님을 알려 주어야 했다. 수십 년 동안 4대 가문은 용국의 경제 맥락을 쥐고 있었고, 조정의 대신들도 그들의 체면을 구기지 못했다. 그러나 원성천이 전사한 지금, 4대 가문의 위세는 이미 빛을 잃은 지 오래였다. 많은 이들이 4대 가문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고, 이러한 결과의 원인은 모두 한지훈에게 있었다! 그렇기에 동방염이 죽은 후, 동방 가문은 수십 년 동안 은거해 있던 가주를 불러내기로 결정한 것이다.이번에 한지훈이 이집트로 간다는 정보와 그의 목적, 그리고 그와의 접촉 방식까지 모든 정보를 동방 가문이 직접 광명존에게 전달했다. 광명존 측에서도 한지훈이 이집트에 도착하면, 수많은 함정과 난관이 닥치도록 설계를 해 두었고 이번에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확언했었다.그러나 지금의 결과는 동방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이때, 동방 가문의 대청에는 이미 사람이 가득 차 있었고, 심지어 원씨 가문의 대표까지 자리하고 있었다.“동방 가주님, 제가 기억하기로 반달 전, 당신께서 친히 말씀하셨던 것이죠? 이번에야말로 한지훈이 날개가 달렸더라도 도망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가 무사히 귀국했다니요?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우리 원씨 가문은 가주님의 계획을 위해 적지 않은 인력과 자원을 쏟아부었습니다. 흑병대의 정보라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아십니까?!”원상용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하며, 얼굴 가득 분노를 드러냈다.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하나의 계획이었지만, 그 뒤에는 사대 가문이 얼마나 많은 돈과 인맥을 동원했는지 모른다. 처음에 동방소는 이번에 천신계 강자가 직접 나섰으니, 한지훈이 100명이라고 해도 반드시 이집트에서 죽을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