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수십 개의 용병 대우들을 멸망시켰다!이미 늦은 밤이었다!한지훈은 숲풀 속에 잠복하여 압축 과자를 먹고 두 눈은 마치 한밤의 매눈처럼 더없이 고요한 지대를 휘둘러보고 있었다.눈앞의 천 미터나 되는 지대는 온통 초원과 자갈로 뒤덮였고 벙커로 활용할 만한 표적이 전혀 없었다.한지훈은 이곳은 무조건 지세가 매우 험준한 곳이란 것을 알고 있다!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한 번 보고 심호흡을 했다.그리고 그는 숲에 조용히 엎드려 때를 기다렸다.밤 한두 시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늘에 갑자기 커다란 먹구름이 나타났고 달과 별을 가려 더욱 어두워졌다!바로 지금이다!한지훈은 고양이처럼 재빨리 일어나 초원 속으로 뛰어들었고 끊임없이 왔다 갔다하며 자갈 뒤에 숨어서 주위 상황을 관찰했다!그리고 동시에 초원 끝 높은 언덕 위에 용병 대우들이 적외선 망원경을 들고 초원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었다.아무 이상도 없었다.그는 하늘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그는 손을 들어 뒤에 있는 대원들에게 “발포해라!”라고 명령을 내렸다.전쟁터에서 여러 해 동안 일한 노병으로서 그의 직감은 줄곧 정확했다!이렇게 조용한 초원은 예사롭지 않다!순간 팀원들은 초원을 향해 거침없이 총격을 퍼붓기 시작했다!총소리는 사방에 울려 퍼졌다!한지훈은 재빨리 엎드려 큰 바위 뒤에 숨었다!“탕탕탕” 총소리는 눈앞에서 울려 퍼졌다!주위에는 총알이 촘촘히 박혀 있었다!나를 발견한 것일까?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총소리도 멈췄다.한지훈이 다시 전진하려고 할 때 총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고 거침없이 쏴부었다!한지훈은 알았다!이 용병들은 경계심이 아주 강하다는 것을!총소리는 또다시 멈췄다.이번에는 1분 동안 멈췄다가 또다시 울리기 시작했다!그렇게 몇 번을 거쳐 한지훈은 시간을 계산했다!매 한 번의 총소리가 멈출 때마다 1분 30분의 창이 있다!한지훈은 이 빈 창시간을 이용하여 계속 전진했다!그는 곧 초원의 가장자리에 이르렀고 멀지 않아 산비탈에서 초원을 향해
적염왕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알았으니까 그만 나가 보거라.”라고 말했다.“예!”그 부하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적염왕은 혼자 휴식실에 앉아 칼날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문 쪽을 향해 말했다.“이왕 왔으니 들어와 앉으시오.”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지훈의 모습이 천천히 문 앞에 나타나더니 온몸에서 살기가 솟구쳤다.“용병들은 당신이 안배한 것이에요?”한지훈은 적염왕 앞에 서서 차갑게 물었다.적염왕도 숨기지 않았고 “내가 안배한 것이에요.”라고 말했다.“왜요?”한지훈이 물었다.적염왕이 말했다.“왜냐하면 당신은 전임 북양구의 보스이기 때문이에요.”“한지훈이 말했다.“당신도 알다시피 그만한 용병들로 저를 죽일 수 없어요.”“알아요. 그냥 시험해 본 거예요.”“당신은 제가 당장 당신을 죽여버릴 수도 있는데 두렵지 않아요?”“당신은 그럴 용기가 없어요.”“왜요?”“당신은 아내와 아이가 있기 때문에 저를 죽이면 큰 죄를 짓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용국 백성들에게 버림받을 거예요. 당신의 아내와 아이 그리고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모두 당신 때문에 용국의 죄인이 될 거예요.”적염왕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고 한지훈이 자신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고 눈빛은 한없이 냉혹하며 적염왕을 노려보고 잠시 침묵을 지키고 말했다.“당신은 여전히 저를 잘 알지 못해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음모와 협박인데 당신은 단번에 두 가지를 건드렸네요.”말을 마치고 한지훈은 손에 있던 오릉군 가시를 갑자기 꺼내들고 적염왕의 왼팔을 찍었다!순간 피가 뚝뚝 떨어졌다!적염왕은 소리도 내지 않고 자신의 왼팔을 감싼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이제 만족해요?”“이것은 당신에 대한 경고에요. 다음번에는 당신의 목을 자르겠어!”말을 마치고 한지훈은 돌아서 자리를 떴다.적염왕은 제자리에 앉아 흉측한 얼굴로 있었고 눈에는 분노로 가득했다!곧 부관이 뛰어들어오더니 자신의 보스의 모습을 보고 즉시 군의를
이 거리만 지나면 목적지였다.강우연은 신호등을 기다리느라 차를 세웠다.“엄마, 오늘은 왜 아빠가 안 데려다줘?”고운이가 앳된 목소리로 물었다.“왜? 엄마가 데려다주는 거 싫어?”강우연은 백미러로 사랑스러운 딸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아빠는 고운이 지켜줄 수 있잖아.”“엄마도 고운이 지켜줄 수 있어.”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밖에서 굉음이 들렸다.쾅!강우연의 몸이 앞쪽으로 급하게 쏠렸다. 그녀는 다급히 고개를 돌리며 아이의 상태부터 살폈다.“고운아, 괜찮아?”다행히 안전벨트를 하고 있어서 고운이는 무사했다. 아이는 겁에 질린 얼굴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고운이 괜찮아.”강우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후방을 살폈다.뒷차가 와서 차를 박아버린 것이다.직진 신호등이 켜지고 뒤에서 차들이 시끄럽게 경적을 울려댔다.“고운아, 차 안에 얌전히 있어. 엄마가 내려서 볼게.”말을 마친 그녀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사고 차량에서 아주 연약해 보이는 여자가 내렸다.“죄… 죄송해요. 제가 운전 초보라서… 브레이크를 잘못 밟았어요.”여자가 저자세로 나오자 강우연도 괜히 여자와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았다.“일단은 보험사랑 경찰 부르죠.”말을 마친 그녀가 핸드폰을 꺼냈다.그러자 여자가 그녀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더니 뒤로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경찰 부르지 말고 사석에서 해결하면 안 될까요?”“그럼 핸드폰 돌려주세요.”강우연은 짜증을 참으며 그녀에게 한발 다가섰다.결국 두 여자가 길바닥에서 싸우게 되었다.강우연은 안간힘을 써서 여자에게서 핸드폰을 빼앗았다.경찰에 전화하려는 순간,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스치고 지나갔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차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뒷좌석 차 문은 열려 있었고 차 안에 있어야 할 고운이가 보이지 않았다.“고운아!”강우연은 미친 듯이 자신의 차로 달려갔지만 고운이는 어디에도 없었다.그제야 그녀는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렸다.유약해 보이기만 했던 그 여자는 강우연을 쳐다보며 입가에
청사파라는 조직에 대해 한지훈은 과거에 들어본 적 있었다.배후에 아주 거대한 손이 있다고 들었는데 정부 고위관료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큰손의 도움으로 청사파는 빠른 시간 안에 조직을 확장하고 금전적 이득을 위해 사람들을 유린하며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한지훈의 두 눈이 싸늘하게 식었다.“사모님은 찾았어요. 지금 집으로 모시는 길에 있습니다.”“그래, 알았어.”한지훈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5분 정도 지나서 다른 부하가 안으로 들어왔다.“용왕님, 여자의 행적은 파악했습니다. 술집거리에 있는 한 술집 앞에 차를 댔더군요.”“술집 어디?”“신노거리에 있는 무지개 클럽이라는 곳입니다.”“알았어.”한지훈의 두 눈에서 분노의 불길이 치솟았다.그는 싸늘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손으로 목을 가리켰다.죽이라는 신호였다.한지훈의 성격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지금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화산이 폭발하기 전의 징조였다.잠시 후, 한지훈은 홀로 신노거리에 있는 무지개 클럽 앞에 도착했다.모든 클럽이 영업을 마친 새벽 시간이었다. 지금쯤 대부분 가게에서 직원들이 청소를 하고 있을 것이다.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번쩍이는 형광등 간판을 바라보았다.클럽 앞에 사자 조각상 두 개가 비치되어 있었다.“하!”그는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가서 주먹으로 석상을 내리쳤다.쾅!굉음이 들리며 석상이 산산이 부서졌다.그렇게 부서진 돌 조각들은 한 방향을 향해 날아갔다.덜컹!네온등이 반짝이던 간판이 바닥으로 추락했다.한지훈은 다가가서 그 간판을 사뿐히 밟았다.클럽 입구에서 싸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하지만 이렇게 큰 소리가 들리는데도 문 안쪽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입구를 노려보았다. 소리를 들은 주변 상가들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다보았다.하지만 무지개 클럽 안쪽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그는 대문을 힘껏 노려보다가 다리를 들었다.발이 대문에 근접하던 순간
“이 클럽 사장이 너야?”한지훈이 주변을 경계하며 물었다.“나?”여자가 웃으며 말했다.“나를 너무 높게 평가했네. 여긴 일반인이 차릴 수 있는 가게가 아니야.”그 말을 끝으로 2층에서 섬광이 번뜩이더니 가녀린 인영이 밖으로 걸어 나왔다.한지훈은 어둠 속에 있어서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이 여자가 강우연의 차와 고의로 추돌사고를 냈던 여자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내가 간판을 다 뜯어버렸는데 감상이 어때?”한지훈은 한편으로 말을 하면서 술잔에 반사된 빛을 통해 2층으로 통하는 통로를 확인했다.“나쁘지는 않네.”여자가 말했다.“하지만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는 마. 너와 나의 겨룸은 아직 시작도 안 했어.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네 딸이 누구 손에 있는지만 생각해 봐도 이제 뭘 해야 하는지 알겠지?”여자는 더 이상 공격성을 감추지 않았다.고운이가 이들에게 잡혀간 게 틀림없었다.한지훈은 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상대가 이 여자처럼 주제파악을 못하는 인간들이었다.그는 갑자기 몸을 공중으로 솟구쳐서 미약한 빛을 따라 2층에 가볍게 착지했다.“악!”여자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주춤 물러섰다.눈 깜짝할 사이에 한지훈은 어느새 그녀와 한발자국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역시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실력이네. 하지만 네 딸은 우리들 손에 있어. 경거망동하면 네 딸이 위험해질지도 몰라.”여자가 생긋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한지훈은 그제서야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영롱한 곡선을 이루는 몸매와 강우연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이 화려한 외모로 얼마나 많은 남자들을 홀렸을지 가늠도 가지 않았다.한지훈의 시선이 그녀의 손에 닿았다.그녀의 오른손 무명지에 뱀 머리로 포인트를 준 은반지가 끼여 있었다. “역시 뱀이었네.”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여자의 두 눈이 흠칫 떨리더니 말했다.“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말을 마친 그녀는 손을 등 뒤로 감추었다.“정말 몰라?”한지훈
한지훈은 바닥에 쭈그려 앉아 여자의 무명지에서 은반지를 빼냈다.아까 봤던 반지랑은 조금 다르게, 뱀이 혀를 내밀고 있는 모양이었다.자세히 살펴봤더니 반지 안쪽에 혈월이라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아마 청사파에서 불리는 이름 같았다.한지훈은 반지를 주머니에 넣고 술집을 나와 대문을 닫았다.그리고 부하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와서 무지개 클럽 청소 좀 해줘.”말을 마친 그는 밟고 있는 간판을 내려다보며 한마디 덧붙였다.“적당한 시기에 이 클럽 인수해.”그 말을 끝으로 그는 다시 차에 올랐다.창운동 48번지.한지훈은 길게 심호흡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고운아, 아빠 곧 가니까 조금만 버텨줘.”아침 출근 시간이라서 그런지 거리에 차들이 즐비하며 도로가 막혔다. 빠른 시간 안에 창운동까지 도착하기는 이미 그른 것 같았다.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차에서 내려 창운동이 있는 방향을 향해 뛰었다.얼마 후, 한지훈은 창운동 단지에 도착했다.곳곳에 골목이 있는 작은 단지였다.주변 환경을 둘러보니 달동네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었다.한지훈은 한집 한집 돌아다니며 53번지까지 도착했다.건물 다섯 개만 지나면 48번지였다.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53번지의 지붕으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자세를 숙인 채, 조용히 48번지 옥상으로 진입했다.아이의 울음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이 나쁜 놈들아! 우리 아빠가 와서 너희들 다 혼내줄 거야!”고운이의 목소리였다.“아빠?”남자의 거친 목소리도 같이 들려왔다.“네 아빠 아마 지금쯤 시체가 되었을걸? 그러니까 넌 얌전히 입 다물고 있어! 자꾸 시끄럽게 하면 그 입 찢어버릴 수도 있으니까!”겁에 질린 아이가 훌쩍이며 울기 시작했다.한지훈은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느낌이었다.그가 애지중지 소중히 키운 딸을 이렇게 대하다니!“혈월은 왜 아직도 소식이 없는 거야?”또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오전에 이쪽으로 와서 모이기로 하지 않았어? 설마 한지훈 그 놈이랑 놀아난 건 아니겠지?”이어서 남자들의 음흉
남자는 여유만만한 얼굴로 테이블에 놓인 사과를 집어들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오늘이 너희들 제삿날이야.”말을 마친 한지훈은 들고 있던 사과를 창문을 향해 던졌다.커튼이 휘날리며 테이블에 있던 촛불에 닿아 불이 옮겨 붙었다.“너 누구야!”한 사내가 거칠게 고운이의 목덜미를 움켜쥐고는 불 달린 커튼을 노려보며 물었다.불이 났으니 이 공간을 탈출하는 게 급선무였다.지금 당장 불을 끄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낡은 집은 잿더미가 될 것이다.남자의 거친 손이 고운이의 뒷덜미를 꽉 잡고 있었지만 고운이의 눈에는 더 이상 두려움이 없었다.아이는 한지훈만 빤히 바라보았다.한지훈은 아이에게 신호를 보냈다.눈치 빠른 고운이는 끝까지 그에게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다.“나한테 물었어?”한지훈이 앞으로 다가서며 날 선 미소를 지었다.“너희를 염라대왕 곁으로 보내줄 사람.”“너 혼자 왔어?”사내가 경계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당연하지.”한지훈이 피식거리며 말했다.“너희들 상대하는 거 나 혼자로 충분해. 시간낭비 하지 말자고.”그 말을 들은 조폭들이 배를 끌어안고 웃기 시작했다.“내가 오래 산 건 아니지만 너처럼 주제 파악을 못하는 녀석은 처음이네. 오늘 얘 아빠가 와도 혼자서는 우리 다섯 명을 못 당해! 청사파 다섯 사자 앞에서 이딴 건방진 소리를 지껄인 녀석은 네가 처음이야.”다섯 사자?어딘가 귀에 익은 이름에 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잔인하고 비열하기로 악명이 높은 단체였던 걸로 기억이 났다.하지만 한지훈의 눈에는 그냥 벌레들일 뿐이었다.“그래?”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그럼 청사파 다섯 사자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한번 봐야겠는걸?”말을 마친 그는 점점 불길이 거세지는 커튼 쪽을 힐끗 바라보고 커튼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내에게 달려들었다.쾅!요란한 소리와 함께 상대는 한지훈의 연속된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고작 이거야?”살짝 당황했던 사내가 생각보다 가벼운 공격에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대단한 녀석인
“죽고 싶어? 당장 내 동생 내려줘!”남은 네 명의 건장한 사내가 험악하게 인상을 구기며 고함치더니 등 뒤에 있던 도끼를 들고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한지훈은 인상을 확 찌푸리고는 온몸으로 살기를 뿜어냈다.쾅!그는 다리를 뻗어 잡고 있는 사내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사내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좌측에 있는 벽에 몸을 부딪히며 쓰러졌다.동시에 한지훈은 몸을 뒤로 꺾어서 남자의 도끼 공격을 피했다.분노에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사내가 고함쳤다.“피해? 언제까지 피하나 두고 보자! 죽어!”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내의 도끼가 기둥에 박히며 돌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었다.남자는 한지훈의 급소만 노리고 집요하게 공격했다.하지만 아무리 휘둘러도 한지훈이 요리조리 피해 다니자 점점 화가 치밀었다.한지훈은 미간을 확 찌푸리며 몸 안의 기를 끌어올려 잔상만 남기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사내가 한지훈을 발견했을 때, 그는 이미 사내의 등 뒤에 서 있었다.한지훈은 그대로 주먹을 뻗어 사내의 어깨를 힘껏 내려쳤다.단순해 보이는 공격이었지만 힘이 실린 공격은 단단한 전차도 부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쾅!굉음과 함께 도끼를 든 사내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기둥에 몸을 부딪히며 폐허 속으로 파묻혔다.푸흡!사내는 입에서 피를 토하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조금 전 단 한방의 공격으로 사내의 늑골은 이미 산산이 부서진 상태였다.아마 살아 있더라도 평생 스스로 몸을 가누지도 못할 것이다.한지훈은 담담한 눈빛으로 쓰러진 사내를 힐끗 보고는 나머지 세 명에게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살고 싶으면 배후가 누가 있는지 불어!”남은 세 사람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무식하게 덤비기에는 너무도 강한 상대였다.바닥에 쓰러진 두 사내는 무려 3성 군왕급의 실력자였다.“야, 너무 거만 떨지 마! 오늘 넌 살아서 이곳을 못 나갈 테니까!”“같이 덤비자! 한 명씩 덤볐다가는 승산이 없어!”“그래!”남은 세 명이 동시에 한지훈의 급소를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