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불문하고 마당 전체가 시체로 가득했다.이 끔찍한 장면에서 끝나지 않고 폭우로 인해 마당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완벽히 겁에 질려 몸을 떨면서 또 다른 번개가 쳤고, 하인은 누군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그의 시야는 이제 어둠에 적응되어 있었고 뒤를 돌아서니 마당 한 가운데 우산을 손에 들고 서 있는 사람을 보았다. 그는 맹세하건대 악마를 보았다고 말할 수 있었다.이 악마 같은 남자가 그를 쳐다보자, 하인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고 이제 악마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그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지만 다리를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사실, 그는 너무 겁에 질려서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든 후, 하인은 그 공포스러운 사람이 사실 훈훈한 얼굴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 사람의 눈이 얼마나 사나운지를 보자 다시 공포로 바뀌었다.악마의 눈동자만으로 살인의 광기가 서려 있었고 마침내 그 남자가 그의 앞에 섰을 때, 그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저택의 현관에 도착하자, 악마는 우산을 접고 흔들더니 그에 어울리지 않는 친절한 목소리로 “나머지는 여기 있나?” 라고 물었다.우산에 묻은 검은 얼룩이 정말 피인지 아니면 가짜인지 모른 채, 하인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네, 네! 모두 안에 있어요!”“고맙습니다. 이것 좀 잡아줘요.” 젊은 남자는 하인에게 우산을 건네며 말했다.“..아..아..네..” 하인은 악마가 저택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몸을 떨며 대답했다.“조 씨, 모 씨, 선 씨 가문의 협력을 위하여 건배! 자 이 세상 누구도 저희를 무너뜨릴 수 없을 겁니다! 하하! 파티를 하는 동안, 이도윤 추적하는 일은 어떻게 됐는지 말씀 좀 나눠 볼까요?” 승범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사실은, 승우 님이랑 승현 님이 조 씨 가문이 이도윤을 찾아 달라고 부탁한 이후로 저희 아버지께서 계속 이도윤 뒤를 쫓고 있었거든요. 그때 이도윤을 그렇게 적극적으로 보호해주는 사람이 없었으면 아버지는 분명
그 둘이 공격하기도 전에, 그들이 가까이 오자 도윤은 그들 머리를 향해 회오리 돌려차기를 했다.눈 깜짝할 새, 모 씨 가문 부하들은 방 반대편으로 날아가며 두개골에서 눈이 거의 튀어나오기 직전이었다. 지금 그 둘은 의식이 없었다!“뭐야?!” 승우와 승현은 동시에 소리쳤다. 그들은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그 두 사람은 모씨 가문 부하들이었는데… 발차기 한 번에 나가 떨어진다고? 하필이면 이도윤한테?만약 그들이 직접 두 눈으로 보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믿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있는 앞에서 일이 벌어졌다.이도윤이 이렇게 셌다고?“그래서 오늘 모씨 가문은 네 명뿐인 거야? 그럼 이제 너희 둘 남은 거네. 자 덤벼!” 도윤이 얼굴에 살짝 웃음기를 보이며 말했다.“경호원! 빨리, 와!” 승범이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명령을 했다.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승범은 다시 도윤을 쳐다보니 도윤이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너.. 너가 다 해치운 거야..? 아니면… 죽인 거야? 너가 모 씨 가문한테 한 짓을 알기나 해! 너나 이 씨 가문 사람들이나 다 죽고 싶어? 이 일로 우리 삼촌이 너네 가문을 무너뜨리고 말 거야!” 승우와 승현이 협박을 했다. 그들은 차분해 보였지만 그 둘은 솔직히 떨고 있었다. 상황이 쉬워 보였다면 모태식의 이름은 꺼내지 않았을 것이었다.“아, 모태식이 지금 우리 가문 뒤를 캐고 있지? 즉, 그 말은 애초에 모태식이 뭘 들었던 지 간에, 목격자가 없는 한, 아무도 내가 네 조카 두 명을 죽였다고 말할 수 없는 거지.” 도윤이 활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이 개새끼가! 삼촌한테 모든 일을 보고하기 전에 당장 그만두지 못해? 정말로 삼촌이 너네 가문을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는 거야?” 승우가 화를 내며 으르렁거렸다.그러자, 도윤은 그저 고개를 저었다.“아직 상황파악 안되지? 너네가 오늘 밤에 이 방에서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그
그때 와인잔과 접시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소리인지 모두가 뒤 돌아보니, 강한, 승범과 연호가 공포에 질려 온 몸을 벌벌 떨며 테이블을 잡고 있었다.그들이 두려워할 만도 했던 게 그 셋은 모씨 가문 사람들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윤은 방금 눈 앞에서 모씨 가문 사람 네 명을 때려눕혔다!도윤이 앞으로 한 발 나서자, 강한은 즉시 땅에 엎드리며 소리쳤다. “제, 제발 살려주세요. 이도윤님! 한번만 봐주세요, 제발요!”70키로가 넘는 건장한 남자는 현재 턱까지 침을 질질 흘릴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다.“봐 달라고? 6개월 전 내가 모천시로 도망갔을 때 기억 나? 그때 내가 애들 30명이랑 같이 있었는데 너네들이 한 명도 안 남기고 싹 다 죽였지. 다 성남시 내 친구들이었어! 그런데 내가 널 왜 살려줘야 하지?” 도윤은 강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무서울 정도로 차분히 말을 했다.“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 제 잘못이에요! 이도윤 님, 제..”그가 말도 끝 마치기 전에, 도윤은 그의 뒤통수를 세게 쳤다. 강한이 뭐라고 하든 도윤에게 중요지 않아 보였다. 다들 예상했다시피, 강한은 외마디 외침을 남기고 생기 없이 땅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의 눈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비명 소리는 공기를 가득 메웠고 선대표와 그의 아들은 얼굴에 핏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둘은 바로 방 구석으로 뒷걸음치고 있었다. 그들 눈 앞에 있는 사람은 더 이상 사람이라고 볼 수 없었다… 마치 악마가 그들을 보고 있는 듯했다!그는 이제 시선을 두 떨고 있는 남자에게로 돌렸고 도윤은 와인잔에 스스로 와인을 따르며 자리에 앉았다.고기를 한 입 물어 뜯고서 삼키고는 말했다. “그래서, 둘이서 모천시 전역을 뒤지면서 날 찾고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알기론 적지 않은 돈을 쓴 것 같은데. 음, 나 지금 여기 있어. 왜 찾았어?” 도윤이 그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아…아무것도 바라는 거 없어… 정말이야! 정말로 아무것도 없어
레완이 일어나며 말을 했다. 채라는 창고를 훑어보며 얼굴을 찡그렸다.그녀는 방 한구석에 피워져 있는 향을 보고 시선을 고정했다.“이거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졸린 거였어!” 채라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가리키며 말했다.“아 그래서 그런 거였네! 그런데, 그 사람들은 뭐였지..? 우리를 구해주고도 왜 누구인지 말해주지 않았을까?” 미연이 대답했다.누군가 대답도 하기 전에, 장소를 샅샅이 보고 있던 일행 중에 한 명이 소리쳤다. “여러분, 여기 보세요, 그 사람들이 저희한테 무언가 남긴 것 같아요!” 그 말을 듣자, 모두가 쪽지가 붙어져 있는 상자로 모여들었다.쪽지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미연이에게’“누가 열어야 할지 알 것 같네요.” 일행 중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미연도 지금 가슴이 뛰며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안에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보다가 일그러져 있는 레완의 얼굴을 보았다.미연이 자신을 쳐다보는 게 느껴지자, 레완은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가서 열어봐! 너가 안 하면 내가 할 거야!”“야, 이거 내 거야! 나만 열 수 있다고!” 미연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화를 냈다.“그럼 열어! 아, 그런데 조심히 열어, 뭐가 있을 지 모르니까!” 레완이 시비를 걸 듯 미연이를 보며 중얼거렸다.사실, 레완은 미연이 상자 안에 들어있는 것을 너무 마음에 들어해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까 봐 걱정이 되었다.말다툼이 일어나기 전에, 채라가 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멈춰봐! 들려? 누가 오고 있어!”그 말을 하고 그녀는 바로 살금살금 창고의 정문으로 향했다.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어쨌거나 밖에 있는 사람이 선씨 가문 사람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짧은 침묵 후에, 상냥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채라? 미연이? 안에 있어..?”채라는 목소리로 바로 누군지 알아챘다.“민지? 응! 우리 여기 있어!”그 말을 듣고 모두의 긴장이 풀렸다.창고의
중대발표라면…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배 씨 가문이 망할 뻔했다는 사실을 안 용섭은 뭐가 됐든지 간에 이 일에 대해 책임을 지려 했다.일이 약간 정리가 된 후, 용섭은 자신들이 부하가문들에 의해 붕괴가 될 뻔했던 사실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그의 지휘 아래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면 그는 자신이 이제 나이가 들었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아님을 인정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상태라면 변화가 필요했다.그래서 이번 배 씨 가문 회의만큼은 전과 분위기가 달랐다. 모두가 용섭이 말하기를 기다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기침소리가 침묵을 깼고 모두가 집중을 했다. 용섭은 목을 가다듬은 후 말을 했다. “제…제가 오늘 중요하게 발표드릴 사실이 있습니다. 이 발표는 제가 가문의 가장으로서 내리는 마지막 결정이 될 것입니다!”그 말을 듣자, 모두가 고개를 들고 용섭을 쳐다보았다.“집중해 주십시요. 다음 배씨 가문 가장은 배채라입니다! 저는 나이가 들 만큼 들었고 둘째와 셋째 둘 다 유능하고 어른스러우나, 저는 이 둘이 너무 현실에 안주할까 봐 걱정됩니다. 리더보다는 보조자 역할이 더 잘 어울릴 것이고 그게 틀렸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만.. 심사숙고 끝에 저는 우리 가문의 영광을 발전시키고 회복하는데 채라가 기여할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습니다!”그의 발표가 끝나자 회의실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크게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채라도 이 회의가 자신에 대한 것일 거라고 꿈에도 몰랐다.일서서서 채라가 말했다. “가장으로 임명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하지만, 제가 그 가장의 자리를 받을 순 없습니다, 할아버지! 저는 아직 너무 어리고 배워야 할 게 너무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아직 리더의 자리를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배씨 가문에는 여성리더가 나온 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아직 그런 책임감을 지닐 준비가 덜 되었다고 솔직하게 느낀 채라가 대답을 했다.그러자 용섭은 그저 손 하나를 들며 모두에게
집사는 차를 준비시키는 동안, 민지는 벌써 선씨 가문 저택 앞에 서 있었다.“저기요, 혹시 복면 쓴 사람 못 봤어요? 키는 이 정도 만하고 마스크 벗으면 눈 쪽에 심한 화상 자국이 있는데요…” 민지는 지나가는 아무 행인이나 붙잡고서 한석의 키를 손으로 나타내며 말을 걸고 있었다.“…아니요..?” 당황한 남자가 대답을 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인 거죠? 우리 찾으러 오겠다고 했으면서 오지도 않고! 천북산에도 없고! 도대체 어디로 가 버린 걸까요…? 휘연한테 전화해봐도 받지도 않고! 휘연이 집에 가보니까, 이사간 것 같던데… 진짜 한석이가 어디 간 건지 누가 저한테 말해줄 사람이 없을까요..?” 민지가 물었다.지나가던 행인은 어떤 여자가 자신에게 그런 직접적인 질문을 하자 깜짝 놀랐다.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고는 그는 고개를 가로젓더니 가버렸다. 이렇게 예쁜 사람이 정신나간 소리를 하고 다니다니.. 안타까워라.“한석아, 어디로 가버린 거야…? 매일 밤 정원에서 나한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잖아… 나한테 거짓말할 사람 아니잖아! 제발, 한석아… 너는 내 유일한 친구이자 최고의 친구야… 이렇게 날 떠나버리면 안돼… 어디에 있니…?” 민지는 혼자 중얼거렸다.이 소녀의 마음 속은 지금 오직 한석뿐이었다. 그녀는 한석이 얼마나 다정하고 꾸밈없는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에게 아무리 말을 많이 하던지 간에, 한석은 귀 기울여 그녀의 말을 들어주고 손짓으로 그녀를 위로해주고 응원해주었다.처음엔 그저 가지고 놀기 쉬워 보이고 수화를 배우고 싶다는 이유로 그에게 다가간 건 사실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의 마음은 점점 바뀌게 되었다.같이 며칠 동안 시간을 보내면서 그녀는 한석이에게 점점 의지하게 되었다. 게다가, 한석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릎 썼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그를 잊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잠시 기다리고서 민지는 벽에 기대서 쪼그려 앉았다.“어디 있는 거니, 한석아..?”방금 그녀가 천북산에
멀리서 앰뷸런스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려오자 민지는 자신의 의식이 서서히 흐려지는 것이 느껴졌다.“..한…한석아..”그러던 중, 급행 열차에 타고 있던 한 젊은 남자가 갑자기 몸을 떨더니 가슴을 움켜쥐었다.“무슨 일이야?” 그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걱정스레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갑자기 가슴 한 쪽이 아프네.. 이제 괜찮아 졌어. 이상하네…” 얼굴에 쓴 웃음을 지으며 남자가 대답했다.그리고 남자는 여자를 쳐다보고서 말했다. “그나저나, 이거 가져가. 일단 성남시에 도착해서 일을 구하고 이 카드에 있는 돈이랑 같이 남은 인생은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말하면서 그는 여자에게 은행 카드 하나를 건넸다.“도윤아, 나 이거 못 받아! 내가 일만 구한 다면, 내 삶은 나 혼자서 감당할 수 있어! 너가 나보다 더 돈이 필요할 거야!” 도윤의 카드를 단칼에 거절하며 여자가 대답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나미였다.“그래, 도윤아. 우리보단 너가 더 돈이 필요할 거다. 오히려 우리가 너한테 돈을 줘야지! 아무 대가도 없이 내 병을 치료해 줬잖니!” 나미의 엄마가 덧붙여 말했다.“괜찮습니다. 이제부터 저는 그렇게 돈 쓸 일이 있을 것 같진 않아요. 이제 많은 임무가 마무리됐거든요… 하하…” 도윤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임무라니, 도윤아..? 아, 너가 왜 더 이상 이 씨 가문 사람이 아니게 됐는지 나한테 얘기 아직 안 해줬어.” 나미가 걱정하며 물었다.“지금 이 시점에선, 모르는 게 나아, 나미야. 그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모르는 게 약이다.” 도윤이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대답했다.도윤은 지금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서 성남시로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가자마자 할 일이 있었다.은행 카드에 대해 말하자면, 이 시점에서 그에겐 부담처럼 느껴졌다. 이에 대해 생각하자, 인생은 참 재밌다고 느껴졌다.이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는 성남시로 가기 위해 이 기차를 탔었다
머지않아 그들은 성남역에 도착했다.도윤은 슬며시 은행 카드를 나미의 주머니에 넣은 후 택시를 불렀다. 대학생때부터 은행 비밀 번호를 알고 있었기에 도윤은 나미가 이 돈을 못 쓸까 봐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비밀번호는 그냥 도윤의 생일이었다.“도윤아, 넌 같이 안 가?” 나미가 택시 창문을 내리며 물었다.“여기서부터 나는 따로 갈 곳이 있어, 나미야 안녕!” 도윤이 차를 떠나보내며 손을 흔들었다.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나미가 소리쳤다. “도윤아! 너가 돈이 많든 적든 정말 상관없어! 우리 그냥 결혼하자! 우리 같이 성남시에서 일 구해서 거기서 우리 미래를 잘 설계해보자! 우리 할 수 있어! 혹시 성남시가 싫다면… 그냥 시골 가서 살자! 우리가 살 작은 집은 구할 수 있을 거야… 거기에 정착하고 남은 여생을 편하게 살자! 내 말 들려?”“뭐라고? 안 들려! 건강하고 잘 살아야 돼!” 도윤이 손을 흔들며 소리치고는 돌아섰다.“우리 결혼하면 안되냐고 말했어! 안 될까? 나 정말 아무 것도 상관 안 해! 아저씨, 차 좀 세워주세요!” 도윤이 자신이 하는 말을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깨닫고서 나미는 초조하게 소리쳤다.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애원을 하던지 간에, 기사는 세우지 않고 달릴 뿐이었다. 깊은 한 숨을 내쉬며 택시 기사는 방금 전 도윤이 몰래 건네준 주머니 속 돈을 툭툭 치고는 액셀을 밟았다.택시가 더 이상 시야에서 보이지 않았지만 도윤은 계속 손을 흔들고 있었다.당연히 나미가 했던 말은 다 들었다. 그녀의 말 또박또박 하나하나 다 들었다.비록 평범한 삶이라는 것이 부자가 된 후 그렇게 바라왔던 것이었지만, 그는 그렇게 살 수 없을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적어도 미나를 찾기 전까진 말이다.미나가 실종되어 있는 한, 그는 인생에서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왜 방금 나미랑 헤어질 때 기분이 그렇게 별로였던 걸까…?잠시 이에 대해 생각하고 도윤은 다시는 나미를